나는 요즘 '편가르기'의 끝장판을 보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드라마 <패션왕> 얘기다. 웹툰은 못봤다. 스맛폰이 없고 아이팟은 이제 충전기가 생겨서 이제부터는 볼 수 있겠다. 아, 노트북으로는 하는 게 많아서 웹툰읽기까지는 안.. 생각해보니까 나는 그림을 못 그려서 글을 쓰나 보다. 그림 그리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부럽다. 음악도 글로, 소설도 글로, 그림도 글로.. 아.. 진짜 비극이다. 하루아침에 서해번쩍 동해번쩍 하며 두 남자(두 회사)를 오가는 신세경(가영)이 무의식으로는 얼마나 자신과 싸우고 있을지,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이건 아닌가;;), 사람이 사람답기 위해 '무엇' 위에 '무엇'을 둬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봤다. 재밌기만 한 줄 알았는데(나는 사각관계 매니아;; <여인의 향기>도 김선아 아니었음 그래서 봤을 듯;;) 나도 모르게 심하게 감정이입해서 내 마음 속 깊은 바닥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불완전한 인격, 자존심, 자아성찰, 자아비판까지 뻗어나갈 생각은 없고 그저 나(우리)는 얼마나 쉽게 손바닥 뒤집으며 죄책감 없이 살아가나, 내 선택의 영원성은 어디까지인가 싶어서 내면에 귀를 기울여보았다. 닥치지 않고서야 눈앞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중시하는 가치관에 더 다가갈 수는 있을 듯해서.

 

 

1. 신세경(가영)은 능력이 출중한(전문가에게 타고난 천재 디자이너란 평을 받는) 아마추어 패션 디자이너

2. 천애고아, 부모 원수 부띠끄에서 핍박 속 성장, 쫓겨난 후 숙식제공하는 동대문 봉제공장(유아인)에 디자이너 겸 잡부로 취직

3. 살던 부띠끄에서 간혹 마주치던 패션 대기업 이사(이제훈)와 가느다란 친분

4. 유아인은 가진 것 없이 갓 들어온 여직원 신세경에게 4년 미국유학 비행기표를 선뜻 내밀 만큼 따뜻한 남자

5. 우연한 친분을 가장해 어려운 일이 생길 때 부탁하러 갔던 이제훈은 짜증 내면서 도와줄 건 다 도와주는 고마운 남자

6. 뜻하지 않은 동거에 情 나누기까지, 밑바닥 인생은 밑바닥 인생을 알아보며 차곡차곡 서로의 신뢰를 쌓아감(신세경과 유아인)

7. 전 애인(유리)과 다시 시작했지만 능력 출중하고 의사표현 정확하면서도 순수한 신세경에게 끌리는 대기업 이사(이제훈)

 

+ 7번까지 쓰다가 내가 뭐하고 있나 싶었음

 

사랑의 작대기를 그어보려했지만 크게 의미는 없고,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아는 신세경과 유아인에게서 사랑이 싹트는 중, 이제훈이 신세경을 좋아하는 중, 유리의 마음이 유아인에게 있어 보이고 신분상승욕구 때문에 이제훈을 포기 못하는 중 정도로 정리되는데 전형적인 청춘멜로가 맞구나. 말하다 보니까 이걸 왜 쓰나 싶어진다, 진짜. 표현도 못하고 포기도 못하는, 몸은 달았는데 마음은 못 헤아리는 사랑 앞의 아마추어들. 이들이 주인공이다. 두 남자는 한 여자를 서로 자기 곁에 두고 싶어 일을 빙자한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여자는 능력이 있으니 어딜 가더라도 성공은 보장되어 있는 셈인데, 두 남자는 여자가 자기 곁에 있어야 행복할 거라며 서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을 벌인다. 대기업 이사와 영세업 사장이라니 결과는 뻔해 보이는데도 늘 여자 때문에 번번이 한 쪽이 한 쪽을 끝장내지도 못한다. 인생은 내 것은 물론, 네 것 또한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것이어서(재물 가진 자가 재물 없는 자의 생계를 찍어누를 수도 있지만 이런 치사한 짓까지는 안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종종 한다, 여자를 얻어야 하니까, 남자에게 여자는 자존심일 뿐인가..) 네 명의 청춘의 꿈과 사랑은 시종일관 휘청거린다. 흔들흔들 언제 무너져내릴 지 모르는 건물 같아서 불안이 극에 치닫는다. 오늘 하나되면 내일 분열한다.

 

갈등이 극명하다. 가진 자/못 가진 자, 능력자/능력 미달자, 사랑하는 자/사랑받는 자, <힐링캠프>에 나와서 이효리가 자기에게는 '금'이 있는데 '쌀'을 가진 남자를 만나서 행복하다던 그 마음. '쌀'도 없이 스물 한 살이 된 그녀에게는 아직 '금'은 보이지 않는 걸까. 매슬로의 '욕구단계설'도 아닌데 이건 좀 비약적 평가인가. 신세경은 재벌 2세 이사님(이제훈)이 아무리 구애해도 꿋꿋이 모르는 척 일관하면서(관심 자체가 없음) 가족 같은 사장님(유아인) 곁을 지킨다. 스카웃 제의도, 유학 제의도, 퍼스트 클래스도 모두 단박에 거절하는 용기가 가상할 만큼 사장님을 향한 의리(사랑)가 극명한데, 그럼에도 불안하고 두 남자는 괴롭다. 몸이 머무는 곳에 마음이 없고, 마음이 머무는 곳에 몸이 없으니 남자들은 내내 애닳아한다. 그녀가 떠날까봐, 데려오지 못할까봐. 흔들리지 않고 해결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는 그녀에게 화내고 밀어내고 닦달하니 그녀 또한 '쌀'보다 '금'이 탐나는 순간이 없을까. 나가겠다는 마지막 말 앞에 사장님은 폭풍같은 눈물을 그제서야 흘리며 얘기한다. 우리는 끝까지 같이 가야하는 거 아니냐고. 그렇구나, 금과 쌀. 하물며 사장님은 한 번도 따뜻한 적 없던 그녀에게 처음으로 전기장판 깔린 이부자리를 내어주었고, 화장품 세트를 사서 내밀고, 태어나서 처음 미역국 생일만찬 아침을 만들어준다(위 사진). 신세경에게 유아인은 사장님이자 오빠고 가족이고 사랑이 되어버린 남자다. 먼저 입맞춤도 했고, 이불도 덮어주고, 사장님이 나 오해하는 거 제일 슬퍼요, 나 사장님 좋아하는데 사장님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술주정도 했다. 사장님이 다른 여자를 보고 웃으면 뒤에서 운다.

 

나는 '금'과 '쌀' 중에 무엇을 택해도 신세경의 선택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그들은 자기가 보고/겪고/존재해온 한에서는 최대한 여자를 사랑하고 있으니까. 주는 법이 틀렸다고 주는 마음을 탓할 수 없고(재벌남자 만날 일도 없지만 나는 그래도 너는 그러면 안된다거나 가정교육을 못 받아서 내 말에 꼬박꼬박 토다냐는 일상적 대사에 기절할 뻔;;), '쌀'을 선물한 사람(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기억)에게 '금'을 주지 않는다고 비난할 수 없다. 사랑이 확실했기 때문에 지금껏 그녀는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 늘 그(유아인)를 지키기 위해 뛰어다녔는데 그에게 오해 당하고 비난 당한다. 속상하다. 큰 욕심도 없다. 그런 그녀가 이제 떠나겠다고 선언하니 변한 것일까. 마음에서 어떤 화학작용이 일어났을까. 나는 그녀를 비난할 수 있을까. 바닥에서 위로 올라가야겠다는 욕구는 그야말로 본능 아닌가. 점점 헷갈리고 있었다. 비난하고 싶어졌다. 사랑은 의리가 아닌데, 사랑이 왜 의리로 지켜지면 안되냐고 반문하고 싶었다. 그게 그런 게 아니라는 대답만이 귓가를 맴돌고 있다.

 

'금'을 가진 남자는 능력을 타고난 여자를 가장 높은 곳까지 올려줄지 모른다. 내밀어진 두 손 앞에서 누구의 손을 잡고 뛸 것인지는 그녀의 선택이다. 그녀가 비난 당한다면 남자의 낙하산이 된 것, 능력을 시기하는 자들에게 받는 질투, 가진 것 없는 여자가 대기업 이사님을 욕심냈다는 정도. 사장님과 끝까지 함께 간다면 비극은 길어지겠지만 사랑도, 양심도, 인간성도 모두 보장받아 희망과 청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권력에의 욕구가 있다는 주장은 권력에 욕심 없다고 말하는 사람을 공개적으로 묵살하는 발언이다. '쌀'이 채워지면 '금'사냥에 나서는 것은 욕구의 본능이지만 신세경(가영)이 본능을 눌렀으면, 본능을 누르고 스스로 '금'을 얻었으면 하는 것은 청춘에 기대하는 마지막 희망이자 응원이다. '쌀'과 '쌀'이 만나도 언젠가 '금'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은 갖고 살고 싶다. 앞으로도 내가 펼치는 날개 안에서만 어떤 남자를 만나 사랑할 수 있다는 점을 (최근 미혼여자들 설문조사에서 자기 연봉 두 배 이상의 남자를 배우자로 맞이하고 싶다고 답한 비율이 절반이라는 점을 비판하며) 믿어의심치 않는다. 나도 여잔데 그런 조사는 대체 누굴 대상으로 하는지.

 

 

 

김치찌개백반 대신 날마다 스테이크를 썰게 해주는 남자를 만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쌀'은 '쌀'을 만나고 '금'은 '금'을 만나지 않으면 인생이 꼬일 텐데. 적어도 '쌀'과 '쌀을 만나러 내려온 금'이어야 말이 통하지 않을까, 섞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내가 '금'(재물, 능력)이라고는 갖지 못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신세경(가영)은 나보다 못하게 살지만 능력 하나는 출중한데 나는 뭐, 이것도 저것도 없으니까 가만 보니까 이걸 쓰고있을만 한 위치가 못 되는군,하면서 급 꼬리내림.

 

그래도 생애 처음으로 그가 아침 일찍 일어나 만들어준 생일상은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살든 절대로 못 잊지 않을까. 드문드문 희미한 기억 속에서라도 가장 곧은 '양심'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스카이라운지에서 손쉽게 랍스타 사주는 남자보다 손수 미역국, 계란말이, 고기볶음 해주는 남자를 여자는 더 본능적으로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 금수저 물고 태어난 어떤 남자보다 자기 손으로 금수저를 놓을 줄 아는 남자가 더 멋지다는 걸 요즈음 <패션왕>은 자꾸 깨닫게 해준다. 나는 금수저 물고 태어난 남자가 나 좋다고 죽어라 따라다니면서 구애하지 않으니(할 리도 없고) 한 '봄' 밤의 꿈일 뿐이지만.

 

 

 


댓글(34)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4-28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유아인 캐릭터가 저렇군요. 상을 차려주는 싸장님이라니... ㅎㅎ 전 한번에 드라마 한 개씩만 보니..요새는 하지원 나오는 드라마 봐요. 이승기한테는 몰입이 안되긴 하지만요^^ 봄날의 꿈... 아련해요. 요새 성시경 노래만 들으면 심장 근처가 지긋이 시린데 봄 타나봐요~

아이리시스 2012-05-04 20:19   좋아요 0 | URL
생일상도 차려주고 사업수완도 뛰어나고 가는 여자 안 잡고 오는 여자 안 막는 나쁜남자 스타일이라서 최근 드라마에서 드물게 완소 캐릭터예요!!! 요즘 싸장님 심리를 분석하고 있다는ㅋㅋㅋ(저 할 일이 없어가지고..)

<더킹 투 하츠> 첫회 보고 안 보다가 요즘 다시 재밌던데요. 그래도 뭔가 이승기는 매번 2% 부족해요^^ 근데 공주가 호위병을 사랑하나요? 아.. 너무 로맨틱.. 이번주부터 보려구요ㅋㅋㅋ

이제 금세 조금씩 더워져서 집에서도 반팔 입으니까 봄 탄다고 하기에는 점점 여름이 오고 있어요. 여름에 안 좋은 추억이 있었잖아요. 작년에..( '') 아아악!!!

2012-04-28 04: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4 2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28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재밌게 읽었어요. 추천 꾹- 하고 갑니다.^^ (고속버스 안이라 길게 못 써욤...)

아이리시스 2012-05-04 20:25   좋아요 0 | URL
섬님은 고속버스 안에서 알라딘 하는 분이시군요. 부럽게.. 어디를 재미나게 다니시는 거예요?
봄을 만끽하시길..^^ 추천 땡큐~^^

카스피 2012-04-28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아직도 국내회사에선 패션 디자이너에 대한 환상이 있네요.알던 패션 디자인너 왈 "TV에 나오는 패션회사 있은면 얼른 글록 가겠다.디자이너는 3D야...."라고 하시더군요.
몇몇 부띡 디지이너외에는 대부분 해외 카피하는 디자이너가 대부분.특히 대기업 계열 패션회사는 더하다고 하지요.
대기업 패션회사의 경우 이사는 대부분 40~50대 아자씨.. 뭐 오너 자식이 있을수 있겠지만 패션회사는 대부분 계열회사중 하위권이라 당최 그쪽으로 갈 일이 없어요.
아무튼 현실과 다른 직업중이 하나가 바로 빠숑 디자이너^^

아이리시스 2012-05-04 20:29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 아이리시스의 환상을 깨시면 안됩니다, 부디 통촉..........( '')
하하. 어릴 땐 그런 게 있었는데요.. 화장품 회사 드라마 하면 화장품 회사, 의학 드라마하면 의사 되고 싶고 막. 근데 이사든 사장이든 회장이든 로맨스나 멜로가 되려면 적어도 20-30대여야 하는데 실질은 너무 으아으아!!! 대학 때 패션 디자인과 친구랑 같이 다녔는데요. 학교다닐 때도 그렇게 막노동처럼 보이는 과가 없죠ㅎㅎㅎ 그래도 있었으면 좋겠다.. 저런 이사.. 근데 이사가 좀 불쌍해요. 아버지한테 눌려 살아요. 제 생각에는 싸장님이 완소 캐릭^^ (패션의 패..자도 모르는 게 다행이죠. 경쟁에 제일 눌려사는 분야인데 제일 빛나기 어려운 직업이 아닐까 싶어요. 거기다 디자이너들이 이름 걸고 만든 옷들 저는 이쁜 줄도 모르겠고..^^

stella.K 2012-04-28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참 만화였죠?
근데 지난회부터 좀 지지부진한 것 같아 좀 거시기 하더군요.
가영이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상태가 좀.
그래도 옥탑방 왕세자 보다는 아직 볼만 합디다.
왕세자는 벌써부터 제꼈지만.ㅋㅋ

아이리시스 2012-05-04 20:32   좋아요 0 | URL
처음에는 할 말은 똑 부러지게 하는 예쁜 여자아이더만 이사님은 왜 내치지를 못하는 걸까요?
옥탑방은 옥탑방만 이쁘고 이야기가 영 산으로 가서요.. 저도 제낀 거 동감! 근데 아직 못 제꼈어요ㅠㅠㅠㅠㅠ
<패션왕> 시작할 때부터 웹툰 보려고 했는데 웹툰이란 건 정말 시간이 남아야 보겠더라고요. 할 것도 많고 볼 것도 많아서ㅋㅋㅋ

stella.K 2012-05-06 12:00   좋아요 0 | URL
어유, 이 얼마만에 보는 아이님의 댓글입니까?
요즘 바쁘게 사시나봐요.^^

아이리시스 2012-05-06 23:45   좋아요 0 | URL
어유, 이 얼마만에 보는 스텔라님의 댓글입니까? 으하하^^
요즘 귀찮아서 쓰러져 있어요. 사는 게 귀찮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진 2012-04-28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 만화도 인기가 엄청났잖아요.
학교만 가면 애들입에서 오르락내리락 하는것이 '패션왕'이었답니다.
저는 물론 만화도, 드라마도 보고있지는 않지만요.
저도 그림 잘그리는 사람이 너무 부러워요.
제 친구중에 그림에는 도가 틀정도로 잘그리는 친구 둘이 있는데 감탄을 합니다,볼때마다.
그에비해서 저는 글로 표현하는것도 미미하고ㅠㅠ

아이리시스 2012-05-04 20:37   좋아요 0 | URL
소이진님은 어려서 그런 것들이 화제가 되기도 하는군요! 인터넷 세상이 보급된 세상에서의 학창시절은 저의 학창시절과는 확실히 다를 것 같아요. 저는 그때도 드라마를 좋아했는데 그땐 그래도 방송사들 것 중에 하나만 보잖아요. 재방송 안해주면 다시보기 하기도 어렵고.. 어릴 때 본 게 로망처럼 오래오래 남아요. 세상은 그때와 많이 변했는데 감성이 간혹 그때에 머물러 있기도 해요.

그림 잘 그리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그려지기만 해도 좋겠어요. 푸하하. 우린 그저 글쓰기 연습이나 하자고요, 소이진님. 아니다, 소이진님은 아직 어린 꿈나무니까.. 희망을 줄게요. 누나처럼 되지 말고 잘 그리게 해주세요, 하나님,부처님,예수님,성모마리아님,알라신이시여..( '')

맥거핀 2012-04-29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글을 제대로 보기전에 사진만 보고, 아 이거는 애기 입맛과 어른 입맛에 대한 비교글이구나 생각했는데, 뭐 그런 건 아니군요. (저는 애기입맛이라 밑에 같은 찌개와 나물보다는 위와 같은 햄, 계란말이, 고기가 좋음..-_-) 근데, 쌀과 금 중에서 선택하는 건 너무 행복한 고민이 아닌가..뭐 이제훈과 유아인 사이에서의 고민이라도 그렇고요.^^;

아이리시스 2012-05-04 20:40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하하하하. 애기.. 우쭈쭈쭈.. 편하겠네요. 햄 굽고 계란말이하고 고기 볶고 이런 건 밑의 것보다는 쉬운데.. 히히히히히히히. 제가 햄/소시지/맛살을 못 먹거든요. 그.. 김밥 속에 든 코딱지만한 것도 맛이 느껴져서 뺄 정도. 나머지는 저도 다 좋아요!!!

아.......... 고민하고 싶어요. 어차피 이제 유아인도 50억 벌었거든요!!! 일주일 사이에 돈을 벌더라고요. 역시 자수성가한 싸장님이 짱^^

2012-04-29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4 2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신지 2012-04-29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효리의 말... '금'이 (재물, 능력)이라면 '쌀'을 가진 남자는 뭐죠? 저는 아이리시스님 글은. 처음에는 읽고나서 음 내가 지금 뭘 읽었지? 생각이 안 나서, 꼭 두 세 번 읽어보게 돼요;;;;;;

신지 2012-04-30 10:44   좋아요 0 | URL
좀전에 우연히 이효리가 나온 그 방송 재방송으로 보았습니다. ^^ 몰랐는데 이효리가 요즘 공개연애를 하는 모양이더군요. 쌀은 아마도 쌀만 있어도 행복한 남자? (아직도 정확히는 잘 모르겠는데)드라마도 그렇고 배경지식이 없어서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이효리에게 남자의 외모, 경제력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은, 제가 보기에는 당연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녀는 꾸민 듯한 모습이 아니어서 참 좋아보이더군요.

아이리시스 2012-05-04 20:55   좋아요 0 | URL
제가 늦게 와서 신지님이 힐링캠프를 보시게 했군요. 첫번째 댓글의 의미 알겠고요. 방송보고 느끼신 것에도 공감합니다. 두세 번 읽어보게 되는 건 좋은 의미에서여야 하는데, 아하하. 그렇잖아도 저도 '금'과 '쌀'에 대해 길게 생각해봤는데요. 둘 다 가진 좋은 분들도 많을 테니까 양분법으로 저렇게 말한 건 실수일 수도 있겠다 싶어요.

벌기만 하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이 있잖아요. 버는 만큼 쓰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주위에 '돈돈돈' 하는 사람들 보면서 한 적이 많은데, 저는 그렇게 이해했더니 확 다가왔던 것 같아요. 결국 둘 다 가지고 있어야 행복해지는 건데.. 갑자기 제가 무슨 말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ㅋㅋㅋ 그런데 이효리가 옥탑방을 예쁘게 꾸밀 줄 아는 남자라서 멋지다고 한 건 무슨 뜻인지 조금 알겠더라고요.. 물론 좋은 사람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못 갖추고 늘 불평불만으로 사니까.. 그러지 말자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알라딘에서 우리가 대가없이 책 선물하고 위로하고 하는 건 '쌀'을 가진 거 맞죠?^^

2012-05-06 2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6 2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7 0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29 1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4 2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별족 2012-04-30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웹툰 '패션왕'은 전혀 다른 이야기예욤... 그건, 학원물이고 또, 음, 패션을 소재로 한 결투물???? ㅋㅋㅋ

아이리시스 2012-05-04 21:00   좋아요 0 | URL
별족님 안녕하세요. 아, 전혀 다른 이야기예요? 근데 왜 그게 원작이래요? 으하하. 아무래도 웹툰이 이런 멜로일 순 없지 않을까 저도 생각은 했는데요. 패션을 소재로 한 결투물이라니, 흥미로운데요. 이러다가 드라마 끝나고 시간 흘러서 보게 되는 건 아닌지.. 지금은 드라마에 한창 빠져있으니까요ㅋㅋㅋ

별족 2012-05-21 10:52   좋아요 0 | URL
유심히 보시면 그 웹툰이 원작,이라고 한번도 안 해요. 그 웹툰을 원작으로 삼은 다른 영화나 드라마가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아이리시스 2012-05-24 01:31   좋아요 0 | URL
그게..그 뭐지.. <메이의 집사>랑 비슷할까요? 그거 엄청 좋아하거든요. 드라마는 처음부터 제목만 같았나 봐요.. 처음에 어디서도 그런 말을 들은 적 없긴한데 사실 웹툰에는 별로 관심도 없어서 뭘 그걸로 드라마를 만드나 그랬던 기억이 나요, 별족님. 이제 그것도 끝나서 슬퍼요ㅠㅠㅠㅠ

2012-05-02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4 2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4 2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06 2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1 때 자우림 노래가사 중에 '엄마, 미안해요. 아무도 내 곁에 있어주지 않았어요. 아무런 잘못도 나는 하지 않았어요.' '사실은 난 더 살고 싶었어요. 이제는 날 좀 내버려두세요.' 하는 부분을 들으면 꼭 학교나 아파트 옥상 위에 한 번쯤 올라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꼭 누가 옥상 끄트머리 어디쯤에 서있을 것만 같은 느낌에. 낮에 학교에서 이어폰을 나눠끼고 함께 듣던 음악이 밤에 독서실에 갇힌 우리의 일상을 파먹고 있었다. 왜 우리는 이래야 할까. 나는 학생이었고,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내몰린 어떤 절망에 처한 아이의 절규를 생생히 상상하며 처음으로 죽음을 배웠다. 이전의 죽음이 추상적인 어떤 것이었다면 이후의 그것은 실체적 두려움이었다고 볼 수 있겠다.

 

 

 

 

 

 

 

 

 

 

 

 

 

 

 

서점에서 너덜거리는 견본을 보고는 집에 와서 얼른 주문했는데, 내가 청개구리 뺨치게 웃긴 애라서, 웃기게도 서점가면 나는 어느 책의 글자 한 자도 제대로 읽지 못한다. 그날도 서점 갔는데 엄청나게 많은 책과 인파 속에 묻혀 한참을 앉아있다가 돌아왔다. 사서 들고 돌아올 힘도 나지 않아, 대충 이런 책이 있구나,하며 실물구경을 하고 왔는데, 이 책의 장르를 전혀 몰랐었던 거다. 받고나서 알았다. 아, 안 죽는 여자에 관한 얘기가 아니고, 불멸하는 세포 이야기였다. 실망했다. 뭘 기대한 거야. 진짜 20년 전에 묻고 온 엄마가 살아있다는 걸로 생각한 거야 뭐야.

 

헨리에타 랙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저자가 말했다. 그게 누군데. 그녀의 사진도 보고 그녀의 가족사진도 보고 그녀는 꽤 오래 전에 내가 사는 지상과는 결별한 사람이란 것도 알았다. 이 책은 이 여자가 남겨놓고 간 '헬라세포'를 둘러싼 온갖 것들을 풀어놓으면서 '생명윤리'와 '불멸하는 생명'을 말한다. 이 여자가 자궁경부암 판정으로 사망한 후, 동의 없이 추출된 '헬라세포'는 끊임없이 분열하는 암세포로서 그동안 소아마비 백신, 항암치료제, 에이즈치료제 개발은 물론, 파킨슨병 연구와 시험관 아기 탄생 등 생명공학과 의학 발전에 결정적 구실을 했다. 보통 세포의 분열은 유한한데, 이 세포의 분열은 영원해서 그녀는 죽어서도 영원히 죽지 못한 것. 그녀는 죽어서도 죽지 못하고 살아서 죽어가는 사람들의 빛이 되고 희망이 된 것. 나는 과학에는 별 흥미가 없는데 작년엔가 '서프라이즈'에도 나오고 이렇게 책으로도 나오고, 누군가의 몸에서 체취된 하나의 세포가 실험동물을 대신해서 이토록 큰 성과를 올리다니 신기하다. 가족들의 삶은 망가질 수밖에 없고, 고통을 겪었을텐데, 연구가 먼저인지, 생명에 대한 예의가 먼저인지 또 한번 답 없는 의문에 휩싸여서 고민. 하지만 희생이 없다면 또 어떻게 발전이 있을까. 연구할 사람은 연구하고, 지킬 사람은 지켜내고 그래야지.

 

 

 

 

 

 

 

 

 

 

 

 

 

 

 

 

 

이 책을 살 때 나는 사실상 '공감'이 아니라 '진화'에 방점을 찍어 샀다. 그런데 당연히 '공감'에 관한 책이다. 정확히 '공감'이 시대에 따라 진화해온 과정을 설명하는 책이다. 고고학 혹은 인류학 적으로 '공감'이 발전해온 길을 살피면 '우리'와 '타자'를 구분할 수 있는데, 이건 단지 석기시대 생존논리일 따름이라는 것. 오늘날에는 '우리'와 '타자'의 거리를 좁히는 것만이 '공감'하는 길이고,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문제점도 이 거리를 좁혀야만 해결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고 한다. 바로 이것이 공감이 진화하는 방향이라는 것이 요점인데, 왜 이렇게 내용이 많지? 물론, 공감하면 살아가기 쉽다. 하지만 반드시 공감해야만 하는가,라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갈등'의 순기능을 나는 매력적으로 본다. '갈등'하는 상황 자체가 좋다는 건 아니고, 내가 감정이 휙휙 변하는 변화무쌍한 성향을 가진데다가 사는 게 무지하게 심심했기 때문에 늘 무슨 일이 일어나야 한다면서 사람을 슬슬, 자극한 건 아니고;; 내가 어딘가로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나를 둘러싼 주변상황을 재미있게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갈등'의 순기능은 그런 게 아니라 긴장감을 높이고 자극해서 상대를 발전하게 한다는 점에서 조직에서 꼭 필요한 것, 없으면 무기력해지는 것(늘 1등하는 사람은 남보기에는 몰라도 스스로 따분하듯이), 그러므로 발전이 없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공감'은 '갈등'의 순기능을 의도적으로 누르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전혀 다른 문제일 수도 있고, 책은 이 둘을 대립관계로 보지 않는다), 일단 이 책이 말하는 것은 두루두루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공감'이 필요하고, 이 공감할 수 없는 이유와 공감해야 하는 이유의 사례들을 들고 있다. '우리'와 '타자'의 관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지구촌 사회에서 굉장히 동시다발적으로 상반된 이해관계를 불러올 수밖에 없으므로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거리를 좁히자,까지만이다. 황당무개하지만 '지구촌 전체를 1국가/1정부로 만들자'는 우스갯소리가 아주 턱없어 보이지도 않는다. 재밌겠다. 카다피는 아프리카 대륙을 통합해서 '왕=신'이 되려고 했다는데. 왜 관계를 나눌 수밖에 없는지, 나누어지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하고, 그 또한 중요하지만, 모든 이해관계가 자발적 공감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타성적 억압에 의해 수용되도록 강요된다면 그 반발은 더 심해지고 대립각은 예상할 수조차 없다.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이 '공감'인지, '타인'을 '우리'로 끌고 오는 것이 '공감'인지 불명확하다.

 

나는 그저 이 책에서 말하는 '연결본능'이나 '개인주의의 종말' 파트가 반가울 뿐이다. 다만, '공감'이 오로지 개인영역 안에서 개개인의 정신작용으로만 일어나는 '동조화'일 뿐인지는 모르겠다. 인종/종교/지역/학연 등으로 '우리'와 '타인'을 발견/구분하는 일련의 예와 거기에서 벌어지는 문제점과 폐해, 무리의 본능과 자/타 구분 본능과 역사, 오늘날 '우리'의 재발견까지 이야기하는 이 책은 딱딱해 보이지만 흥미롭다. 하나 되기 위해 몸부림치며 쫓아내야 할 타의/다양성/자유는 어떻게 지킬 수 있는가,하는 것은 내 근심일 뿐. 둘을 조합하여 공통으로 가능한 '공감'이라면 더없이 좋겠지만 한 두군데 손 봐서 될 일이 아닌 이 모든 분야를 통합/재배치 하여 거대한 70억 인구를 하나의 지구로 만드는 프로젝트가 가능할지 궁금하다.

 

 

나는 '에쿠스'의 실수에 분노했고, 뭘 기대한 내가 바보인지(물론 과대확장한 결론이었으니;;), 법 없는 '범죄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건의 당연한 결과인지, 경찰의 부정부패인지 모르겠다. 하긴 어제 분노하고 오늘은 그런 내가 웃겨서ㅋㅋㅋ(강아지에게 미안한 건 미안한 거고, 고의가 아니라 실수라면(경찰이 조사 후 그렇게 말했으니) 사람을 먼저 감싸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

 

왜냐면 '공감'의 진화를 읽고 있으니까.

 

근데 이효리는 왜 폭풍악성댓글에 시달리는 걸까. 나도 악담은 지워야 할까;; 지우지 뭐.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진 2012-04-24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나도 서점가고 싶어요. 서점가서 책구경하고 책 냄새 맡으면서 정신줄을 놓고 싶어요.
물론 서점가서 책 읽는다는 건 말이 안되는(제 사전에) 일이긴 하지만요.
언제나 서울가면 교보문고가 필수코스 였는데 언젠가부터 안가기 시작했어요.
그 언젠가가 알라딘 입성이 이후인 것 같군요. 인터넷 서점에 맛들이기 시작했더니
이젠 문제집조차 실제 서점에 가서 사는것이 찝찝하지 말이에요 ㅋㅋ

아이리시스 2012-04-24 22:59   좋아요 0 | URL
나는 소이진님을 서점에서 만나고 싶어요. 오늘 아침에 잠을 좀 설쳤더니(광고전화요;; 벨소리가 스무번 울릴 때까지 들고 있어가지고 잠이 확;;) 졸려요. 소이진님은 요즘 야자하고 와요? 안 졸려요?
거기는 큰 서점이 없어요? 하나쯤은 있죠? 하긴 여기도 교보문고.. 말고 그만큼 큰 데가 있나.. 나는 사실 서점 잘 안가서 모르겠어요ㅋㅋㅋ

실제로 가서 사면 안 좋은 건 할인율이잖아요ㅋㅋㅋ 나는 들고 집에오기가 무서워서. 우리집이 좀 산골짜기(?)라서 버스 내리고 걸어서 한참 올라와야해서요. 아, 나 진짜 산골짜기 사는 사람 같네;;

이진 2012-04-24 23:0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 야자하고 오지요. 졸리진...군요. 게다가 일요일에 돌밭을 실제로 돌밭을 좀 갈았더니 뒷다리와 어깨와 몸통이 쑤셔서 이틀째 피곤에 찌들어 있어요. 감기까지 재발하니 몸이 쓰러져서 으스러져도 모를지경이랍니다 ㅠㅠㅠ
큰 서점 없어요. 분식집 크기만한 서점이 있긴 해요. 그것도 문제집위주라 신간 몇권 정도는 따로 코너를 만들어 있더군요 저기 구석에요 ㅎㅎㅎ 그런데 읽고싶은 책은 이미 다 인터넷으로 사놓은 터라 입맛은 안다셔요. 새로운 책 보는 재미로 가는 게 서점인데 저한테는, 시골에서는 그런 재미를 느낄수가 없네요 ㅠ

아이리시스 2012-04-24 23:07   좋아요 0 | URL
맞네, 부산에 와요. 누나랑 서점에서 하루종일 책 읽어요. 얼른 커서 대학가면요.호호호. 같이 다니면 누나 아니고 이모겠지만. 우리 몇 살 차이지? 아.. 내 입으로 굳이..안해도 되겠군;;

돌밭 가는 거 뭔지 알 것 같아요. 일찍 자요. 감기 또 오면 누나가 배즙/유자차/매실액기스 보내줄 수 있는데. 뭐가 먹고 싶어요? 난 저거 셋 다 죽기 직전에만 먹어요. 싫어해요-_-;;

이진 2012-04-24 23:18   좋아요 0 | URL
어, 배즙하고 유자차를 싫어해요 누나? 저도 매실액기스는 좋지 않은 뒷맛 때문에 선호하진 않지만 따뜻한 물에 푼 유자차는 너무 좋아해요. 집에 여자가 없게 된 후로는 한 번도 맛을 보지 못했지만요.

아니에요 ㅎㅎㅎㅎ 아마 삼촌과 여조카로 볼 사람들도 더러 있을거여요 ㅎㅎ

아이리시스 2012-04-24 23:33   좋아요 0 | URL
아..아무것도 안 싫어하는구나! 그러면 주문하든지 집에 있는 거 싸든지 해서 보내줄게요. 매실액기스 저거는 우리집에 병으로 몇 개나.. 매년 담그니까.. 나는요, 싫어한다기 보다는 밥 빼고 뭐 잘 안 먹어요. 막 맛있지는 않더라고요ㅋㅋㅋ 초딩입맛ㅋ 굳.이. 안 먹는거죠! 감기 걸려서 골골거리면 엄마가 들이대서 어쩔 수 없이 안 죽을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이제 <패션왕> 보러가요, 얼른 자고 내일 봐요, 소이진님^^
떽!!! 누나 놀리나!!! 여조카라니;;

맥거핀 2012-04-24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분 대화가 무슨 드라마의 한 장면 같은데..요새 그런 드라마 많잖아요. 연하남과의 뭐 어떤...이제 누나라고 부르지마..뭐 그런거.ㅎ (방금 공감의 진화에 대한 글을 읽었으니, 공감해야죠..암...)

아이리시스 2012-04-27 01:18   좋아요 0 | URL
근데 있잖아요, 저는 다른 별에 살고 밍기적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이진님이 한 스무살쯤 되면 갈 지도 모르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연하남자에 대한 환상이 없는데. 동생도 터울이 좀 나서 그런지 모르겠어요.
이제 누나라고 부르지마! 그런 게 해보고 싶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4-25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어제는 문을 모두 열어 놓아도 덥더니, 오늘은 조그만 문틈에서 찬 바람이 들어오네요. 이건 뭐...
서점 가고 싶다....
이런 비 오는 날은 말이예요. 아니, 도서관이 더 나을지도. 그런데 도서관은 오래 앉아 있음 춥고, 왠지 서점에선 집중해서 책이 읽혀지지 않더라구요.게다가 우리 동네 서점은 진짜....ㅎㅎㅎ

이제 나가야 하는데 왜 이렇게 귀찮은거죠? 아직 머리도 안 감았어요.ㅎㅎ
좋은 하루 보내요!!

아이리시스 2012-04-27 01:21   좋아요 0 | URL
저도저도 현맘님이랑 서점 갈래요ㅋ 서점에서는 못 읽겠고 도서관이 좋은 것 같기는 해요.
아님 한 권 사서 따뜻한 공원 벤치요~^^ 그런데 대한민국 직장인에게 그럴 여유가 없으니까요..ㅠㅠ

어디 맨날 가시는 거예요!!! 좋은 데 가시는 거예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4-27 10:16   좋아요 0 | URL
좋은데 가긴요...맨날 맨날 예쁜 옷 입고 멋진데 가면 좋겠지만...ㅎㅎㅎ
아이 운동회, 학부모 모임, 독서 스터디, 도서관, 마트...이런데예요..ㅎㅎㅎ

Shining 2012-04-25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맥거핀님 말씀처럼 두 분 대화가 재밌네요ㅋㅋ 소이진님은 좋겠다, 아이님이 배즙/유자차/매실도 보내주고+_+
그나저나 아이님은 언제 책 읽고 영화 보고 다 해요? 정말 신기해신기해+_+

아이리시스 2012-04-27 01:23   좋아요 0 | URL
아직 안 보냈으니까 좋을 것도 없는데..나 왜 저랬대요..( '') 내가 얼마나 게으른데..ㅠㅠ
그럴리가요, 영화는 토요일 오후 혼자 멜로영화 이후로 안봤고, 책은 좀 노력해도 낮에는 못 읽는 편이에요. 시간이.. 그리고 날이 좋으니까요^^ 저는 굳이 얘기하면 밤에 읽는 편이에요.
그런데 독서량은 샤이닝님이 훨씬 더 신기하고 대단해요. 안 읽은 책이 없잖아요^^

댈러웨이 2012-04-25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번째 책 소개, '이 사실을 알고 난 뒤에 가족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를 보고 급 궁금해졌어요. 유튜브로도 찾아봤는데 흥미있겠어요. 두 번째 책(저도 진화,에 방점을 찍고 싶은데...)도 그렇고 이런 책들 좀 읽어야하는데, 일단은, 눈으로만 고맙게 담아가요.

>>>아, 안 죽는 여자에 관한 얘기가 아니고, 불멸하는 세포 이야기였다. 실망했다. 뭘 기대한 거야.>>> 그죠, 저도 책방에서는 책 내용 눈에 안들어와요. ^^

아이리시스 2012-04-27 01:27   좋아요 0 | URL
재밌더라고요. 세포 이야기. 분열된 세포 무게만 살아있을 때 여자 몸무게 500배라고 하는데 너무 신기해서요.. 장르는 좀 조절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서요.. 노력하는데 책은 아무리 읽어도 항상 모자란 느낌이 들어요^^

정말 저는 책을 찾지도 못하고 방황하다 돌아와요.히히히. 오늘 더블린에 있는 친구한테 엽서와서요.. 댈러웨이님 더 생각났어요. 그곳도 봄이 왔나 싶어서 막 설레더라고요.히히히^^
 

 

 

 

사실 홀딱 벗은 채 배를 부딪치고 신음소리를 내며 결합하는 과정이 더 '중대한'데도 불구하고, 사랑이 뒷받침되지 않은 욕정의 섹스에서 남자나 여자는 한 번쯤 '입에다가는 키스하지 말아요'라는 대사를 내뱉는다. 의아하다. 키스는 섹스의 전 단계인데 섹스하는 중에 키스는 안된다니, 이해할 것 같으면서도 이해할 수 없다. 영화 <여왕 마고>에서 혼란한 시대에 몸소 느끼는 공허를 오빠, 남동생 할 것 없이 온갖 남자들과의 잠자리로 채워가던 정략결혼의 희생자 가톨릭교도(구교도) '마고' 그러니까 이자벨 아자니의 입으로 절정의 순간에 이 대사를 들으니, 언젠가 그애가 했던 웃긴 '말'이 생각났다.

 

나는 남자가 아니므로 남자가 궁금했다. 아마 남자들은 왜 섹스를 안하면 살 수 없냐고 물었던 것 같다. 못하면 왜 승질 내냐고도. 왜 보채냐고도. 나는 어렸고, 막 키스없이도 몸을 내줄 수 있고, 처음보는 사람과도 눈빛만 통해서 잠자리를 할 수 있다는 이전에는 말도 안돼, 했었던 이론들을 가능하다 생각하던 중이었다. 결합이 감정이 아니라 욕망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남자들은 이미 알았는데, 그래도 내 생각은 남자들이 본능적으로 해야 하는 욕망해소와는 좀 다른 '이론'이었다고 스스로 생각. 아님 말고. 더 어릴 때 나는 '사랑하는 것'과 '잠자리'에는 별로 연관이 없지 않냐고 늘 반문하고 있었고(손잡고 잠만 자도 애기가 생기는 줄;;), 그애는 보통의 사람이라면 누구도 내 말에 동의하지 않을 거라고 했었다.

 

얼마 전에는 결혼과 출산 이후 아내의 거부로 횟수가 줄다가 줄다가 자존심 상한 남편이 요구하지 않자, 아내가 자존심 굽히고 들어가 다시 좋은 관계가 되었다, 부부의 잠자리에 밀당은 필요없다, 뭐 그런 기사에 2주만 참아도 큰일나는 남자의 특성상, 몇 년간 관계가 없었던 남자가 분명 어딘가에 해소하고 왔을 거라는 악성 or 저렴 or 편견 댓글이 달린 걸 봤다. 세상 남자들이 다 똑같지는 않을 거라고 나는 여전히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욕망이든 욕정이든 비난한다던가 하는 건 아니다. 그건 그냥 그분의 문제. 그분의 생각. <섹스 앤 더 시티>를 다시 본다면 사만다에게도 몰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역시 섹스는 아직 은밀하고 소중한 감정이지, 절제 안되고 참을 수 없이 열망하는 어떤 것이라고는 말 못하겠다. 갑자기 섹스론.. 이게 뭐지..

 

그렇게 생겼으니까. 라고 답하면서, 그럼 너는 왜 참는데? 라는 연이은 질문에, 가만 생각해보면 그게 큰 의미가 없으니까. 그냥 넣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 뿐이잖아. 사랑한다는 표시내는 건데 니가 좋아하지 않는데 그게 뭐가 중요해.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내가 그때 얼마나 웃었냐면, 남자들이 싸잡아 바보처럼 보이는 거다. 3초의 희열에 목숨을 바칠 수 있는 게 잠자리의 욕정인데, 그냥 흔드는 거라니,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연이은 말은 들리지도 않았다. 그게 그러니까 서로 원할 때 해야 좋은거지, 짐승도 아니고 여자친구가 싫다는데 애원할 일은 아니지. 근데 남자는 그렇게 생긴 거니까 그렇다고 해서 욕하면 안돼. 여자도 나이 들면 남자보다 더 성욕이 강해져.. 어쩌고저쩌고.

 

 

 

 

 

 

 

 

 

 

 

 

 

 

이자벨 아자니 진짜 예쁘다. 일단은 궁중 예복과 드레스 등이 눈에 확 띄지만 그보다 살짝살짝 드러나는 쇄골과 허벅지 같은 게(아.. 이 페이퍼 19금!!! 우리 소이진님 어쩌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자인 내가 봐도 아름다운데, 자연스럽게 성욕을 부르지 않는다면 거짓말 아닌가. 나는 그림만 봐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다고해서 이 영화가 외설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 건 아니다. 역사시대극인데 배경을 모른다면 모르지만 어느 정도 배경을 이해하고 보기 시작하면, 이보다 더 선명한 줄거리로 핏빛 역사를 재현하기란 힘들다. 오히려 뚝뚝 떨어질 듯한 피가 더 외설적이라면 모를까. 사내들의 욕망은 섹시하고, 숨겨진 질주는 가히 매력적이다. 성적인 면 말고. <스파르타쿠스>를 보면서는 느낄 수 없는 예술미까지 느끼고 있다. 미쳤나. 영화는 교육적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역사의 한 획을 제대로 긋는다. 마침 온갖 미남 왕들과 남자들 그리고 그들의 약함, 비열함까지 부수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역사에서 종교는 참 많은 이에게 빚을 졌다. 다양한 종교가 나름 조화를 이루며 살아온 우리나라로선 이해하기 힘든 몇 번의 종교전쟁. 사실 종교에 빗댈 뿐이지, 결국 어떤 명분으로든 서로가 서로를 죽이고 싶어했을 거라는 어설픈 생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빨갱이 이론은 정부를 부정하는 사상 덩어리이기라도 했지, 개인의 삶에 지극히 추상적으로만 자리한다 여기던 종교가 수만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는 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긴 근대에 일어난 천주교 박해에 비하면 이해할 만도 한데, 아무래도 종교는 문화 혹은 문명을 반영할 수밖에 없고, 주도권을 쥐는 순간 권력이 되므로 한편으로 엄청난 무기가 아닌가.

 

<여왕 마고>야 말로 프랑스 구교와 신교,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사이에서 벌어진 종교전쟁을 소재로 하는 대작이다. 시대는 16세기, 배경은 프랑스, 소재로 1572년 파리에서 일어났던 성바르톨로메오의 학살사건을 다룬다.

 

<죽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세계 역사 1001 days>에 이 사건은 이렇게 소개된다. (네이버 지식사전)

 

가톨릭의 위그노 공격으로 수천 명이 거리에서 살해된다.

 

1572년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의 날이 밝기 직전, 교회 종소리를 신호로 학살이 시작되었다. 끔찍한 폭력의 물결이 파리 전역을 휩쓸었다. 프로테스탄트 교도를 추격하여 집 안에서 살해하고 상점을 약탈하며 가족 전체를 몰살했다. 프로테스탄트 왕자인 나바라의 앙리와 프랑스 왕 샤를 9세의 누이인 발루아의 마르그리트의 결혼식이 며칠 전에 열렸으므로, 여기에 참석했던 위그노(프랑스의 프로테스탄트) 지도자급 귀족들은 여전히 파리에 머무르고 있었다. 도시에는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이 결혼은 샤를 9세의 어머니인 카트린 드 메디시스가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간의 불화를 해소하기 위해 주선한 것으로, 가톨릭 설교가들 사이에는 비판의 물결이 널리 일었으며, 파리에는 반 위그노 감정이 팽배했다.

그 전날 위그노의 우두머리인 콜리니 장군을 노린 암살 시도가 있었다. 이후 24시간에 걸쳐 벌어진 사건에 대한 기록은 매우 혼란스럽지만, 8월 23일 밤, 가톨릭에 대한 복수를 두려워한 카트린이 자신이 좌지우지하던 나약한 왕을 설득해 도시에 남아 있는 위그노 귀족을 전부 처단하게 했던 것 같다. 콜리니는 병상에 누워 있다가 급습을 당해 칼에 찔려 죽었다. 다른 귀족들도 곧 목숨을 잃었다. 새신랑인 나바라의 앙리는 개종자인 척하여 목숨을 건졌다. 왕은 뒤늦게 학살을 중단시키려 했지만 이미 다른 도시로 번진 후였다. 10월이 되어 살인이 멈췄을 때에는 파리에서만 3천 명, 프랑스 다른 곳에서는 최대 3만 명의 위그노가 죽은 후였다.

스페인의 펠리페 2세는 대학살 소식을 환영했다.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는 축하 메달을 제조하도록 했고, 화가 조르조 바사리에게 학살에 대한 그림을 그리라는 임무를 맡겼다. 그러나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 대학살은 위그노의 반발을 진압하기는커녕 이러한 상황에 맞서 무장 봉기를 일으키도록 하는 결과를 낳아, 프랑스는 또 한 차례의 내전에 빠져들게 된다.

 

"광분한 군중이 '위그노를 죽여라!'라고 외치는 광경에 나는 공포에 사로잡혔다."
『쉴리 공작의 회고록』, 1638년 출판

 

그리고 '파리가 피로 물들다'라고. 이보다 더 잔인하고 포악하게 콕 집어낸 수식어가 있을 수 있을까. 영화는 이 싸움을 늦추기 위한 정략결혼으로부터 시작할 뿐이다. 아들 대신 통치를 맡게 된 카트린 드 메디치가 평화협정을 위해 딸 마고를 개신교도(신교도) 앙리 4세와 결혼시킨 것이다. 프랑스 역사상 가장 잔인한 대학살이라 여겨지는 종교전쟁의 씨앗을 잉태한 달콤한 알약이었을 뿐인 이 결혼식을 시작으로 이제껏 해온 크고 작은 다툼을 종식시키리라 믿었던 개신교도(신교도)들이 안심한 순간, 카트린의 악랄한 뒤통수치기로 인해 세느강이 피로 물든다. 마고가 진짜 사랑을 알아본 것은 이날 밤이다. 피흘리는 한 남자를 숨겨주며 시작되는 사랑. 여기서 흥미 끝.

 

영화 이미지가 강렬해서 특정 시퀀스가 전체 줄거리보다 붉고 짙다. 차라리 치정 살인이 낫지, 종교가 죽고 죽일 명분이 된다는 게 여전히 의문이지만, 사랑이 이유 없듯, 전쟁도 이유 없는 거여서 여튼 전쟁이 있었기에 이렇게 매력적으로 치장된 영화도 볼 수 있고, 좋지 뭐! 영화는 영화일 뿐, 내 것도 아니니까. 제3자의 시선. 요즘 이러고 늘어져 있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hining 2012-04-16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님, 오늘 하루종일 알라딘에만 계셨군요! 왜 이렇게 글을 많이 쓰셨어요!
전 이제 자야는데, 자고 싶은데 다 읽고 자야만 하잖아요ㅠㅠ 아이님의 내 잠을 뺏어갔어...
라고 투정부립니다ㅋ 차근차근 읽어볼게요^^
저는 일주일에 한 번 글을 던질까 말까 하는 사람인데, 아이리시스님의 이 무한한 글들은 정말-_-b

그런데 이 글, 미성년자 우리 소이진님은 어째요ㅋㅋ

아이리시스 2012-04-16 01:22   좋아요 0 | URL
아..샤이닝님 동물원 다녀왔어요? 다녀온 거예요? ^^
지금 아까 전세 전단지 붙이러 엄마한테 끌려나갔다가 지금 왔어요. 김밥천국에서 김밥 두 줄 사왔어요. 호호호. 다리 아프고 졸려 죽겠어요. 하루종일 시체놀이하면서 뒹굴거리면 이렇게 돼요!!!

소이진님이 나를 순수한 누나라고 생각해야 하는데 아닐까봐 걱정돼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자요. 일요일인데 난 알라딘하고만 놀았어..( '')

맥거핀 2012-04-16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재밌어요. 중간에 빵~ 터졌습니다. 근데 저도 이 영화 봤었는데 중간에 그런 대사들이 있었나 생각이 드네요. 그런 대사보다는 다른 부분에 집중하고 있었던 모양.ㅎ 종교전쟁이라는 것도 사실 웃긴게, 늘 종교는 명분이었고, 대체로 다른 게 훨씬 중요한 문제였던 것 같아요.

아이리시스 2012-04-20 17:06   좋아요 0 | URL
저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렸기 때문에, 20대 초반이었거나 초중반. 아무 것도 잘 모르겠어서 그랬습니다ㅋㅋㅋ 쟤는 가끔 나이에 맞지 않게 너무 할배같은 진지함이 있기 때문에 저런 대답을 했었어요. 그 대답부분이 웃긴 게 아닌 거예요, 맥거핀님? 아하하. 묻지도 않고 혼자 설명하고 있었네요.

서양=종교+과학
동양=인본주의

에서 시작됐다고 요즘 읽는 신영복의 <강의-나의동양고전독법>에 나오던데요. 서양은 철학이든 역사든 늘 그 명분의 종교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종교'의 지점에서 늘 서양문명에 흥미를 갖는 것 같고요. 아이러니하게도 종교나 인종 같은 것들에서요.

이진 2012-04-16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ㅠㅠㅠㅠㅠ 소이진님 어쩌지... 하지만 괜찮아요. 남자인데가 벌써 고1이잖아요. 알건 다 아는 나이고, 뭐. 그래요 ㅋㅋㅋ학교 국어 선생님도 터프하게 막 말하시는걸요 뭐... 그래도 이런 영화는 딱히 보고 싶진 않아요. 포스터의 여자가 예쁘긴 하지만요. 정확히 말하면 여자보다는 옷의 기품과 우아함이 더 아름다워 보인달까요.

나 근데 자주 못온다면서 매일 들어오고 있어요. 하, 이러다 중학교 아니 고등학교 첫 시험인데 망치면 어쩌지 ㅠㅠ

Shining 2012-04-16 23:54   좋아요 0 | URL
이자벨 아자니는 레전드급 외모죠>_< 그러게; 알라딘때문에 시험 망치면 안되는데ㅠㅠ

아이님, 소이진님 괜찮대요ㅎㅎ 근데 이 아이러니한 감정은 뭐죠, 뭔가 다행스러우면서도 아쉬운...
저 소이진님이 더 부끄러워하길 기대했나봐요ㅋㅋ 아이리시스님도 그렇죠?

이진 2012-04-17 23:16   좋아요 0 | URL
잉, 아니에요. 부끄부끄하답니다. >3<... 하면 농담이구.
순수문학이랄까요, 문학 작품을 읽다보면 선정적인 장면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데요.
맞죠, 그죠? 우리나라작품은 약간 에둘러서 표현된 감이 많은데, 특히 일본의 작품들은 심하잖아요. 그쵸? 맞아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왜 전 이런걸로 합리화를 하고 있는 걸까요... 후후

아이리시스 2012-04-20 17:12   좋아요 0 | URL
샤이닝님/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특히 예뻐요. 프랑스배우들에게서는 미국배우들에게서 느껴지지 않는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는데 그걸 글로 설명 못하겠어요. 실제 프랑스에서 본 프랑스인들은 그렇게 매력적이거나 별다르게 생기지도 않았던데요.

제가 소이진님 걱정한 건.. 제 이미지가 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행이에요. 아쉽지만요. 네, 저도 소이진님이 부끄러워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저도 부끄러웠어요ㅠㅠㅠㅠㅠ

소이진님/ 자꾸 알라딘에 출몰하지 말고 시험공부 하도록 해요. 시험 잘 못치면 이후가 고생스러워요. 저는 공부를 잘 못했지만 소이진님은 잘 해야해요. 우리 목표는 전국 1등이니까. (나는 꿈에서..)

소이진님은 소설 많이 읽으니까 이 정도에는 꿈쩍도 안해요, 그쵸? 알고 있었어요ㅋㅋㅋ (일본작품 뭐가 특히 그랬어요? 채홍말고..아..이건 한국꺼지?...)

2012-04-20 16: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20 17: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른 삶. 어떤 삶이요? 어째서 다른 삶을 살아야 하나요?

 

 

 

 

 

 

 

 

 

 

 

 

 

 

 

힘겹다면 누구 하나는 묻지 않았을까. 강물이 흐르듯 흘러가는 게 삶인데, 다른 삶을 살라니, 나는 내 삶조차 정의내리기 혼란스러운데, 대체 당신이 얘기하는 다른 삶이란 무엇인가요. 언젠가, 미이라의 전복된 이미지를 설파하는 프리젠테이션 발표자에게 질의자로 예정된 내가 질문했다. 미이라의 왜곡된 이미지를 탓하려면 일단 미이라의 원 이미지를 먼저 다수가 받아들이도록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기는 미이라의 원 이미지에 대한 언급은 없네요. 결국, 아무 것도 '원(original)'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소설 <은교>에서 이적요는 제자 서지우에게 밤하늘의 별이 반짝인다는 것마저도 우리가 만들어낸 허상의 고정된 이미지일 뿐이라며, 전복되지 못하는 사고(생각)로는 어떠한 시적 번뜩임도 찾을 수 없다는 강의록으로, 시, 나아가 문학의 한정된 둘레와 보수적 문학계에 대해 일침을 가한다. 그것은 결국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자, 작가가 등장인물의 입을 빌어 독자, 아니 그보다 더 큰, 세상에 고하는 일침이 된다. 별빛이 반짝인다는 사실마저도 당신들이 만들어낸 거짓된 허상, 고정된 이미지에 불과하다면서. 문학에서는 허상과 실질의 괴리만이 대상을 빛나게 한다. 언어도, 이미지도, 메시지도. 아마 다른 어떤 대상에 대입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간은 안정을 원하는 동시에 변화를 추구한다. 욕망과 열정, 변화와 괴리는 맹물에 뿌려진 달콤한 설탕 아니면 소금 같은 것이다. 어느 하나만 있거나 둘 다 흔들리거나 하는 한, 갈대처럼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안정과 경직된 결혼생활, 고정된 인간관계와 환경 등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또 어떠한가.

 

불변과 변화의 어디쯤. 그것만이 삶을 가능케 한다. 결국 부서질 어떤 삶도, 반짝임이 눈부셔 외려 어두운 어떤 절망도, 침잠하는 고요의 찰나에도 나만 다른 삶을 살아도 될까요, 하는 의문을 품는다. 사랑, 일, 사회, 사상, 신조, 신앙, 가치관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여전히 허락되지 않은, 찢어발겨진 허무의 삶을 나는 이 영화 <이민자>에서 본다. 지독히 열망할 수록 그림자는 훨씬 더 짙은 법. 욕망이 원칙을 능가하는 세상은 아름다운가. 아님 반대가 평화로운가.

 

 

 

 

 

 

 

 

 

 

 

 

 

 

 

 

 

포스터를 보고 영화에 꽂힌 건 오랜만이다. 잡지 표지모델 같은 두 남녀의 깊은 포옹과 입맞춤(입맞춤이 깊었는지 어떤지는 내가 알 수 없..). 여자는 조막만하게, 허리는 더 잘록하게, 허리를 감싼 남자의 손은 의도적으로 더 크게 표현하면서 깊어지는 욕망과 열정의 강도를 표현했다. 사진은 정말로 모든 걸 품고 있다. 이들은 서로를 완벽하게 가졌다. 적어도 갖고 싶어하는 걸로 보인다. 욕망을 욕망하고, 욕망하는 욕망을 더불어 욕망하면서 점점 내가 당신을 원하는지, 당신이 나를 원하는지, 내가 당신을 욕망하는 나 혹은 당신의 욕망을 원하는지 뒤죽박죽 되어버리면서 달리는 방향이 어긋난다. 여자의 안에서 갓 나온 남자가 그러하듯 욕망이 제대로 분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랑은 사랑이라서가 아니라, 일방의 욕망이 향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지켜보는 일이므로 위험하다. 그런 점에서 1930년에 나온 브뉘엘의 <황금시대>는 지독히 매력적이다. 필모그래피 전체가 적절한 성욕분출을 허용하는 작품들이므로, 황홀이 극에 달한다. 한때 내가 베르니니와 클림트를 보며 느꼈던 엑스터시가 내가 태어나기 한 달 전에 사망한 이 감독에 의해 철저히 부활한다.

 

 

 

 

 

 

 

 

 

 

 

 

 

 

 

 

허락되지 않는 사랑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버지가 딸을 사랑하는 것도, 누이를 사랑하는 남자도, 아내 있는 남자를 사랑하는 어린 여자도, 한낱 성욕으로 여자를 범해 아이를 잉태한 억세게 운 좋은 남자도, 사랑하는 행위와 방법에 문제가 있을 뿐, 사랑하고자 하는 자연적 육욕과 좀 더 고결하다 믿는 정신에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 않는다. 버려진 삶을 책임지는 일은 오로지 자기 자신에 의해서만 가능한가. 여자에게 자신의 몸과 몸안에 잉태된 아이까지 모조리 책임지라는 건 얼마나 모질고 가혹한가. 아버지의 아이를 배고 사산하고 낳은 여자라는 말로 이 여자의 벅차고 고된 삶을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은 고귀한 것이기 때문이다. 신은 어째서 하루에 두 끼 이상, 최소한의 잠, 추위,더위를 느끼는 감각, 짐승 같은 짓으로도 생명을 잉태시킬 수 있는 능력을 주셨을까. 오빠나 남동생에게 시집가고, 형이 죽으면 형수를 취하고, 자매가 한 남자에게 안기는 일련의 일들과 아버지가 딸을 범하는 행위는 동급이다. 이것조차 이적요의 말로 이해하면 고정된 이미지, 만들어진 이성일 뿐 본능의 도덕성은 아닐거란 사실이다. 신은 대체 왜. 인간을 어떻게 믿고 이 모든 걸 허락하셨나. 오늘날 욕망이 도덕을 이겨 비극을 낳은 경우, 아무리 예쁘고 건강하고 소중하더라도 생명이 꿈틀거리지 않으면 차라리 좋겠다는 생각을 더러 했다. 도덕적이지 못하게 태어났대서 태어남을 비난한다면, 기회의 평등을 빼앗는 폭력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가장 현대화되고 제일 이성화된 현 사회는 이 모든 폭력을 묵인한다. 어느 쪽이 더 나쁜가. 행위를 단지 형벌로 처벌할 수 있는가. 형벌이 아니라면 무엇으로 되갚아줄 수 있는가.

 

젊음을 원하는 행위가 자연스럽듯, 젊은 여자나 젊은 남자를 품고픈 나이든 이들의 욕망도 자연스러워서, 그건 이성으로 통제될 뿐이지, 자연적으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문학 속에서 너나할 것 없이 설파하고, 실제로도 왕왕 벌어지는 이 '짐승 같은' 일들이 단지 꿈인 게 아닌 걸 보면, 욕망은 내재되어 있지만 욕망을 찍어눌러 억제한다는 이론이 그 반대보다는 더 이해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딸을 욕망하는 아버지는 실제로도 존재한다. 당연히 문학으로도 존재할 밖에.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게 아니라, 이 여자의 삶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아버지를 손가락질 하는 일과는 별개로, 여자의 삶은 이해되어야 한다. 어릴 땐, 아빠나 오빠, 동생에게 꽁꽁 숨겨진 몸을 언제부터 가까웠는지도 모르는 낯선 남자에게는 보일 수 있다는, 평생 보이며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었던 적도 있다. 물론 그 반대의 이론은 성립하지 않는다. 다만, 나를 낳아준 이는 갖지도 얻지도 못하는 몸을 타인에게는 허락한다는 사실이 비이성적이게 느껴졌다. 그때 나는 많은 것에 의문을 품었으니까. 알을 낳고 품는 인고의 과정이 아니라, 단지 욕망을 분출하는 '행위'로 잉태되는, 고귀한 존재의 삶이 늘 불공평하다 여겼다. 책임이 사라진 생명잉태가 가능하게 하려면, 태어난 즉시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해체되어야만 한다. 어떤 동물들처럼. 인간이 벗어날 수 없는 고리는 바로 이게 아니었을까. 끊어낼 수 없는 천륜의 관계가 허락된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선물 받은 전자책은 역시, 가끔 프린트용 자료로, 대부분 예상대로 만화책 보는 일에 쓰이고 있다.

그리고 싸돌아다니는데 재미 들려서, 나는 지금, 놀러간다. 데이트 하러 ^_____________^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12-04-09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삼. 오늘 같이 좋은 날 나는...ㅠㅠㅠㅠㅠㅠㅠ

아이리시스 2012-04-12 02:40   좋아요 0 | URL
그날은 밤바람도 적절하게 시원하고 참 좋았는데 오늘밤은 좀 추웠어요. 투표하고나서 혼자 시내 나가서 서점 좀 둘러보고 돌아오는데, 왜케 피곤한지.. 오는 길에 불고기버거세트 사들고 집에 와서 씻고 먹으면서 개표방송 봤어요 ^______________^

아.......... 절망했어요. 미안해요. 저 부산 살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기 이유도 명분도 없이 1번 밖에 누를 줄 모르는 사람들이 유별나게 많네요. 역시 넘사벽이었어요... 오늘밤 제 코드는 절망........... 뭐 100% 제 절망은 아니지만요.

Shining 2012-04-09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산책하기 딱 좋은 이런 날씨에! 무려 데이트이신겁니까?ㅎㅎ
저도 아이리시스님 댓글에 공감 달고 싶어요, 그런데 저는 모르는 영화와 책들ㅠㅠ
<이민자>가 비토리오 데 시카의 <자전거 도둑>을 리메이크했다는 것 밖에 모르겠어요, 흑ㅠ

아이리시스 2012-04-12 02:45   좋아요 0 | URL
밤산책은 동네 뒷산이나 벚꽃 하늘거리는 공원이나 뭐 그래야 하는데, 늦은 밤에도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무려 시내에 가서 고기 구워먹고, 광안리 가서 바다 보며 카라멜 마키아또 한 잔을.............아................. 시럽과 카라멜이 사람 죽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엔젤리너스에서.....................( '')

저게 리메이크였어요? 저는 그것도 몰랐는데요.. 이상해.. 샤이닝님은 뭐든지 알고 있어요!! 흑ㅠ

맥거핀 2012-04-09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는 고전영화에 관심을 가지시기로 했나봐요. 저 포스터는 정말 인상적이네요. 새로운 땅에 도착한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 저번에 보았던 <정복자 펠레>가 떠오르네요. 분명히 이들은 고난을 겪을 것이고, 아들은 결국 아버지를 넘어서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겠지요. 모든 아버지들은 그것을 원할까요..잘 모르겠네요.

아이리시스 2012-04-12 02:50   좋아요 0 | URL
아..맥거핀님.. 저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제가 많이 좋아할 만한 영화들이더라고요. 물론, 모조리 본 게 아니라서 확신할 수는 없지만요. 그래서 야금야금 구해서 보면 되겠다 싶었어요. 저는 인내도 부족하고 끈기도 없어서 고전영화에 관심을 가져도 짚어내가며 볼 수 있을거란 생각이 안들어요. 생각만 해도 잠이 몰려와요.. 오, <정복자 펠레> 좋은 영화일 것 같네요. 전에 제가 맥거핀님 리뷰를 읽은 적이 있나요? 기억이 안나요. 저는 뭐든 잘 기억을 못하니까...........( '') 오늘 멍청한 티 엄청 내고 가네요. 밤이 되니까 더 심해지는 듯ㅋㅋㅋ

그래도 말이죠, 아버지들이 원하든 그렇지 않든 그게 모든 아들들의 숙명이기도 하니까요. 숙명을 막는다면 그것도 안되는 거잖아요. 부모는 자기가 겪은 시행착오를 물려주기 싫어 어떤 행위를 강요하거나 차단하려 하고 아들(이든 딸이든)은 그걸 알면서도 반드시 직접 해보려 하고.. 제가 후자라서 이걸 잘 알아요. 저는 꼭 제 손으로 만져보고 돌다리를 건너는 타입이거든요. 현명한 건지 바보 같은 건지 잘 모르겠어요.
 

지붕 위에서 희미하게 반짝이는 달들을 셀 수도 없고 

벽 뒤에 숨은 천 개의 찬란한 태양들을 셀 수도 없으리.
 (p.532) 


아프간 태생이지만 전쟁즈음 아프간을 떠나 캘리포니아에서 의사로 살아가던 작가가 영어로 쓴 소설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은 출간 당시 중동,아랍문화권에 무지했던 우리에게 핵폭탄급 서사를 들려주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전쟁. 정서는 달라도 우리도 아는 혼란이다. 옆나라 식민지도 되어봤고, 같은 민족에게 총칼을 겨누어도 봤으며, 여전히 지구 유일 분단국가에 산다. 중동의 슬픔, 중동 여자의 삶과는 이데올로기 자체가 다르지만 우리도 알 만큼은 안다. 전쟁의 서러움과 더러움을 굳이 학습하지 않아도 생생할 만큼 우린 전쟁과 가깝다. 그리고 여기, 전쟁중인 나라를 남자로 살아가는 것만큼이나 여자로 살아가는 일도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두 편의 작품이 있다.

소설의 중심에 목표없이 명분만 있는 '전쟁'이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데 도저히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전쟁 때문에 황폐하게 메말라가는 두 여자의 삶을 담담하면서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수작이지만 반쪽짜리 해피엔딩으로 도저히 희망을 바라볼 수 없을만큼 암울하다. 마리암과 라일라. 누가 그들에게 살인이라는 죄를 물을 것인가. 바로 얼마 전, 전쟁 후 뒤틀린 여자의 삶을 주제로 하는 또 한 편의 작품을 보았다. 영화 <그을린 사랑>과는 '같으면서도 다른' 먹먹함에 전율이 일어난다. 아픔과 절망은 호락하지 않았다. 우린 괜찮은 나라에 살고 있구나. 오랜만의 상대평가. 또 하나의 오리엔탈리즘이 내 안에서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그을린 사랑>이 레바논 내전을 배경으로 한다면,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은 아프간 내전이 배경이다. 그리고 원래 나는 <그을린 사랑>이 아니라 <천 개의 찬란한 태양>에 관한 페이퍼를 쓰려고 했다. 말이 내전이지 미국을 주축으로 하는 선진국들의 중동 식민정책이나 마찬가지라는 건 오늘날 누구나 알고있는 사실. 중동의 공산주의가 북한의 그것과는 다름이 명백한데도 오랜시간 지구촌은 중동을 악의 세력 즉 거대한 테러리스트 조직으로 굳건하게 이미지화했다. 교묘히 기획된 서양의 식민정책 아래, 나약한 중동은 언제나 서양세력에 맞서 싸우는 권력(이슬람 추종자)과 서양에 세력을 기탁하는 권력(기독교 추종자)이 충돌할 수밖에 없는데, 이마저 종교다툼 정도로 인식시켜온 것이 사실이다. 그야말로 눈가리고 아웅.  

 

 

 

 

 

 

 

 


현재까지도 중동에서 일어나고 있는 종교전쟁(이슬람교와 기독교의 대립)은 사실상 서양이 중동국가를 잠식하는 과정일 뿐이다. 근 60년 전부터 시작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대립은 물론이고, 레바논, 파키스탄, 아프간, 시리아, 이란, 이라크 등 많은 중동국가에서 일어나는 전투와 학살이 사실상 같은 맥락에서 처치되고 있는 현실이다. 미국은 일찌감치 이스라엘의 손을 들면서 상상불가능한 엄청난 힘을 보태주었다. 그 와중에 한국처럼 외교적으로 단단하지 못한 나라는 늘 이리저리 휘둘려 왔다. 미국의 명분은 유태인에게 새 보금자리를 찾아준 것이지만, 사실상 멀쩡히 자기 땅에 살던 팔레스타인의 민족성과 국가성을 완전히 몰살하고 가자지구로 몰아내다시피 한 행위라서 어떤 의미를 부여한다 해도 정당성을 찾을 수 없다. 논란이 빈번한 9.11테러, 오사마 빈 라덴 사살, 탈레반 척결, 수많은 중동국가의 공산주의화 정책, 끊이지 않는 내란과 전쟁, 혁명, 이로인해 발생하는 엄청난 수의 국제난민들. 뫼비우스의 띠처럼 지구촌으로 퍼진 중동분쟁은 단지 중동의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지구촌 전체를 아우르는 거대한 학살이다. 더 자세히는 서방국가가 중동국가에 행하는, 종교전쟁의 탈을 쓴 학살.   

 

그렇다면 이슬람은 중동세력, 기독교는 서양 즉 미국세력을 의미하는 다툼으로 봐야 할 것이다. 내전이라 이름 붙여도 사실상 내전이 아닌 셈. 새 식민지를 건설하는 거대한 물밑작전이자 중동을 삼키겠다는 선진국의 야욕일 것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이란, 이라크처럼 석유보유국에는 그나마 관심을 보여도, 이미 망가진 레바논과 팔레스타인에 인도주의를 발휘하는 국가들이 전 세계 어느 하나 없는 걸 봐도 중동을 잠식한 전쟁은 이미 심각한 사태를 넘어섰다. 실제로도 레바논에는 자원이 거의 없는 걸로 알려졌고, 팔레스타인 땅에는 이스라엘을 세우면 그만이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이슬람권의 반발이 심해져 이슬람에 이슬람이 더해지고, 기독에 기독이 더해져 각자의 세력만 커지고 있다. 이슬람 젊은층은 전 세계 각지로 퍼져 유럽계 이슬람은 날이 갈수록 늘고 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유럽이 이슬람화 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전쟁은 이미 한 국가와 국가의 싸움이 아니라 대륙과 대륙의 싸움이자 지구촌의 세력다툼이다. 석유. 이 모든 상황은 석유를 대체하는 획기적 자원이 지구촌 각국에서 쏟아져 나오기만 한다면 과연 종식될 것인가.   

 

<천 개의 찬란한 태양> 속에는 우리의 조선시대를 능가하는 여성탄압이 전반에 걸쳐 등장한다. 시작부터 끝까지. 많은 중동국이 그렇듯, 이슬람 문화를 이해하지 않고는 이해하기 힘든데, 불합리와 부조리가 대부분이라(물론 문화자체를 두고 타인의 눈으로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는 일이고, 그런 행동 또한 지양해야 하지만) 지금 현재도 국제기구와 NGO 등의 부단한 인식노력이 있는 걸로 안다. 여성에 대한 차별, 교육, 할례 등등. 오빠가 간통하면 집안 여동생이 죽어야 하는 그런 비정상적 법들.(법도 아니지 관습)  

   
  "저는 선생님을 존경하지만 아이가 어리석은 생각을 하도록 하시면 안 돼요. 정말로 저 아이를 아끼신다면, 어미와 함께 집에 있는 게 팔자라는 걸 깨닫게 하셔야 해요. 바깥에는 저 아이를 위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배척당하고 가슴앓이를 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고요. 선생님, 저는 알아요. 안다고요." (p.31)   
   

딸이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싶어하는데 엄마가 하는 말이다.  

 

나나는 하라미(사생아)로 마리암을 낳았다. 잘릴은 마리암을 예뻐하여 시간날 때마다 선물을 찾아와 놀아주고 안아주지만, 그는 결국 다른 처자식들이 있는 남자다. 나나는 철저히 숨겨진 여자로 살면서, 그의 사랑은커녕 딸의 탄생 또한 영광스럽지 못하게 하는 삶을 살아간다. 오로지 딸 마리암만이 나나에게는 인생이고, 세상이고, 위로이자 안락이다. 하지만 마리암은 공부를 하고 싶고 아버지에게로 가고 싶다. 마침내 그녀가 아버지에게 가기 위해 엄마를 버렸을 때, 엄마는 스스로의 삶을 버림으로서 마리암에게 복수한다. 딸을 볼모로 자신의 처지를 이겨내야 했던 나나의 삶이 서글프지만, 딸의 미래를 위해 투쟁하는 엄마가 아니라 딸의 미래를 주저앉히는 엄마였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마리암은 결국 잘릴의 집으로 가지만 아버지의 원래 가족들 때문에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다. 서른살이나 많은 남자 라시드에게 던져지는 마리암의 인생은 예나 지금이나 호락하지 않다. 그녀는 고작 열다섯 살이었다.  

 

많은 상반된 가치가 충돌하고, 공산정권과 그것을 무너뜨리기 위한 또다른 유해 정권이 내전을 벌이는 통에 죄 없는 민간인들이 다치고 죽고 희생되는 상황이지만, 그래서 이 곳에는 의식이 깨어있는 현대적인 남성과 여전히 구시대적인 라시드 같은 남성이 존재했다. 마리암의 비극은 라시드가 구시대적인 남자라는 데에 있었다. 한켠에는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여자들의 나체가 실린 잡지를 넣어두면서 한켠으로는 여자는 남자의 소유일 뿐이며, 아내의 얼굴은 남편만 볼 수 있고, 밖에 나갈 때에는 아무도 못 보게 머리에 터번을 두르고 남편과 함께라야 한다는 이슬람 율법을 옳다고 생각하는 남자. 그가 라시드였다. 라시드는 원래 무뚝뚝한 남자였지만, 그가 아들이라 굳게 믿었던 아이가 유산되고나자, 확 달라진다. 폭력적이고 제멋대로에 전형적인 이슬람 문화를 숭배하는 남자로. 남자가 최고, 여자는 남자의 '것'에 불과하다 믿는 바로 그 태도를 본격적으로 나타내게 된다.

같은 동네에는 라시드와는 다르게 자유와 평등을 고수하는 부부가 산다. 아들 둘을 전쟁통에 내보냈다 잃어버리고 딸 라일라만 남았다. 엄마는 아들들의 죽음에 충격받은 나머지, 무기력하게 정권이 바뀌기만을 학수고대하며 살아간다. 아버지는 라일라의 배움과 사랑, 딸이 옳다고 믿는 가치를 적극 지지해준다. 라일라는 얼굴도 모르는 오빠들을 잃었지만 친구이자 사랑하는 타리크와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낸다. 전쟁이 이 모든 것들을 밀어내기 전까지는 라일라와 마리암은 전혀 다른 곳에 사는 여자들처럼 상반된 배경의 삶을 살아간다. 그 중에서도 가장 다른 점은 라일라는 진정한 사랑을 안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남자와 사랑을 나누는 법을 아는 것, 그리고 꿈꾸는 것. 두 여자의 차이였다. 그건 여자의 인생에서 퍽 중요하고, 어쩌면 그녀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일지 몰랐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내 모든 것을 내어주는 것과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갖는 것. 라일라에게는 주어졌지만 마리암에게는 세상 떠나는 날까지 주어지지 못했던 일.   

 

   
  살인이나 약탈과 같은 추한 것들의 와중에서, 나무 밑에 앉아 타리크와 입을 맞추는 것은 무해한 일이었다. 사소한 일이었다. 쉽게 용서받을 수 있는 방종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그가 입을 맞추게 내버려뒀다. 그리고 그가 몸을 떼자, 이번에는 자신이 몸을 기울여 그에게 입을 맞췄다. 심장이 뛰고, 목이 떨리고, 얼굴이 얼얼하고, 뱃속 깊은 곳에 불이 난 것 같았다. (p.239)   
   

어렵지 않게 타리크와의 첫 사랑을 나눈 그녀가 가두고 싶어했던 시간은 이후로 오랫동안 가두어지지 못했다. 이내 심각한 내전이 일어났고, 그들이 있는 동네에서 벗어나야 했다. 먼저 타리크의 가족이 떠났고, 그녀의 가족이 떠나려 했을 때, 로켓탄 폭격이 바로 라일라의 집에 떨어져 그녀는 부모를 잃었다. 이제 그녀에게는 아무도 없었다. 이제야 겨우 제몸을 추스르려 했던 공허한 눈의 엄마도, 자신이 하는 일마다 응원과 사랑을 보내주었던 다정한 아빠도. 그녀를 구한 건 하필 마리암의 남편 라시드였다. 라일라가 라시드의 두 번째 아내가 된 건 뱃속의 아이를 지켜야 했던 엄마로서의 비장함이었다. 그즈음 한 사내로부터 타리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녀들의 인생은 라시드에게로 귀결되어 있었다. 누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얼마 지나지 않아 라일라는 예쁜 딸 아지자를 낳았고, 그녀로 인해 처음에는 데면데면했던 두 여자 사이에 우정 비스무리한 것이 삭트기 시작했다. 여자로서 여자를 이해하는 삶. 동지적 삶. 같은 시대,국면,내전을 이겨내는 삶. 같은 남자의 아내로 사는 삶. 같은 것이었다. 마리암은 여자로서의 인생과 자신으로서의 인생을 모두 내려놓는 삶을 사는 중이었다. 라일라는 그런 마리암이 두려웠다. 훗날 제 인생도 그렇게 될까 두려웠다. 그래서 두 여자는 위험한 탈출을 시도한다. 잡혀온다. 라시드는 돌처럼 딱딱한 공산주의 수장보다 더 무섭고 잔인하게 그녀들을 가두고 때렸다. 탈출실패. 그녀들은 받아들인다. 라시드가 가게를 잃고 돈줄이 끊겨서 밥을 못 먹게 되어 아지자를 고아원에 보냈을 때, 운명적이게도 타리크를 만난다. 그녀는 다시 꿈을 꾼다. 여자로서의 마지막 꿈. 라시드의 아들을 사랑하지만 아지자에게 아빠를 찾아주고자 한다. 그리고 다시 탈출시도. 마리암이 라시드의 등에 삽을 꽂아넣을 때까지 마리암과 라일라는 위태하다. 마침내, 자유로워진다.   

 

   
 

"이 지식과 이 기도가 내가 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모든 것이야. 그것은 내가 갖고 있는 유일한 재산이야." (p.402) 

 
   

전쟁은 계속되고, 남편을 죽인 두 아내의 최후는 뻔하다. 마리암은 급히 라일라와 아이들을 타리크와 같이 떠나도록 한다. 모든 죄는 자신에게 있음을 상기시키며, 마지막까지 라일라의 행복을 빌어준다. 라일라는 행복했을까. 물론 새 가정을 꾸려 안전한 곳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간혹, 혹은 자주, 그녀의 발목을 잡는 어두운 삶의 그림자.  

 

   
 

하지만 라일라에게는 타리크와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러한 불안감은 이겨나갈 만한 가치가 있다. 그들이 사랑을 할 때, 라일라는 안정감을 느낀다. 그들이 같이 사는 삶이 일시적인 축복이고 곧 그것이 다시 산산이 부서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누그러진다. 헤어짐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다. (p.522) 

 
   

그녀는 타리크를 설득해 전쟁과 내전이 막바지로 치닫는 아프간으로 돌아가려 한다. 다른 곳에서 몸이 '안전'할 수는 있겠지만 마음을 안정시킬 수가 없어서이다. 그녀는 아프간이 고향이다. 폭탄이 떨어지고, 로켓탄이 온 마을을 초토화시켜도, 여기가 고향이다. 마음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곳이다. 마리암의 희생은 라일라의 깊숙한 곳에서 아픈 용기로 승화된다. 라일라를 결국 제 고향으로 오고 말게 한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소설이 끝난 후 그에 주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향이다. 라든가.  

그들은 카불로 돌아온다. 라일라는 마리암의 고향집을 찾아가 꽃한 송이 놓고 그녀의 영원한 행복을 빈다. 그녀의 희생으로 그녀가 살아있다.  

 

   
  그들이 카불에 처음 왔을 때, 라일라는 탈레반이 마리암을 어디에 묻었는지 몰라 괴로워했다. 그녀는 마리암의 무덤에 찾아가 머물다가 한두 송이의 꽃을 놓고 왔으면 싶었다. 그러나 라일라는 이제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안다. 마리암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그녀는 이곳에 있다. 그들이 새로 칠한 벽, 그들이 심은 나무, 아이들을 따뜻하게 해주는 담요, 그들의 베개와 책과 연필 속에 그녀가 있다. 그녀는 아이들의 웃음 속에 있다. 그녀는 아지자가 암송한 시편, 아지자가 서쪽을 향하여 절하면서 중얼거리는 기도 속에 있다. 하지만 마리암은 대부분, 라일라의 마음속에 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천 개의 태양의 눈부신 광채로 빛나고 있다. (p.562)   
   

아픔이 대대로 이어지지 않기를 빈다. 잘마이는 결국 타리크에게 익숙해지겠지만, 그가 커서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또다시 비슷한 비극들이 일어나 그들이 절망하지 않기를 바란다. 개인의 잘못은 아니다. 누군가의 피와 눈물로 얻은 아름다운 희망을 밟고 살아가는 일. 개인의 선택은 아니다. 바꿀 수 없는, 바뀌지 않을 듯한 수많은 불합리한 체제 속에서 제도를 올바른 방향으로 바꿔온 건 결국 투쟁과 희망이었다. 마리암은 갔지만 라일라는 살아갈 것이다. 이 땅에서, 죽을 때까지. 아이들을 키우고, 사랑을 나누면서. 사랑은 그만큼 소중한 것이다. 사랑이 희생하게 하고, 사랑이 살아가게 한다. 사랑이 찬란한 태양이다. 사랑이 천 개가 될 때 찬란한 태양이 되어 소중한 것들을 지켜낼 것이다.  

여전히 전쟁중인 중동, 아프간 외 수많은 국가들. 무엇을 위한 투쟁이며, 또 전쟁인가. 그들이 자문해야 할 문제, 우리에게도 질문할 가치가 있다. 무엇을 얻기 위해 누구를 죽이는가. 결국 모두 행복해지는 길인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 모르는 폐허의 잿더미, 그 속에 아직도 우리가 있다. 누군가의 희망을 절망으로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티끌처럼 작은 나조차도 반성될 만큼 소설이 처량하고도 아름답다. 선진국들이 품은 탐욕이 계속되는 한, 전쟁도 계속되겠지. 이슬람 문화도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여성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될 날은 언제일지. 지구촌만이라도 다같이 행복해지면 안되나. 곧 화성에서 외계인이 제 땅 내놓으라며 쳐들어올지도 모르는데( '')..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1-10-13 2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14 0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14 0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14 0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