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쓰는 글 습관 - 회사에서 무조건 통하는 무적의 글쓰기 센스
오쿠노 노부유키 지음, 명다인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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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쓰고 싶은 욕구는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회사 업무에서는 이메일, 기획안, 보고서 등 글쓰기가 중요한 업무 도구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글쓰기 능력이 곧 업무 능력으로 직결되기도 하니까요.


기획안, 이메일, 공지사항, 보도자료, 제품 설명서 등 각종 비즈니스 문서, SNS 등 다양한 장르에서 통하는 글쓰기 노하우를 담은 책 <일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쓰는 글 습관>을 소개합니다. 읽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글을 쓰는 비결을 34가지로 정리해 보여줍니다.


오쿠노 노부유키 저자는 일본 글쓰기 분야에서 50만 부라는 초대형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인기 작가입니다. 독자적인 정보 정리술은 이미 유명하고, 문장 쓰는 법에 관해 수많은 강연, 워크숍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행정기관, 기업, 신문사, 잡지사 등에 다양한 글을 쓰기도 합니다.


문장의 최종 목적은 누군가에게 읽히는 것입니다. 괜히 읽었다는 평가만 돌아와서는 안되겠죠. 의식의 흐름대로 쓴 글, 허세 섞인 글, 시선이 머물지 않는 글이 아니라 매끄러운 글을 쓸 줄 알아야 합니다.


어떤 종류의 글에도 통하는 34가지 방법으로 글쓰기 센스를 높여보세요. <일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쓰는 글 습관>은 끌리는 도입부터 마무리 짓기까지 [사로잡다] - [이어가다] - [전환하다] - [끝맺다] 과정마다 필요한 테크닉을 짚어줍니다.


어쩐지 읽고 싶은 '끌림'을 자극하는 법칙, 멈추지 못하고 '계속' 읽게 하는 법칙, 무심코 빨려드는 유혹의 '전개' 법칙, 기분 좋은 마무리로 끝까지 '납득'시키는 법칙까지 글 쓰는 기술을 누구나 쉽게 터득할 수 있도록 짚어줍니다.


문장의 호감도 하나로 '한 끗 차이'를 느낄 수 있다는 게 정말 신기합니다. '여성 고객이 늘어난 느낌이 든다' 대신 '여성 고객이 증가했다'라고 단언하면 가치가 높아 보입니다.


완곡한 표현은 사회생활할 때 암묵적인 규칙이다 보니 글쓰기 할 때도 습관처럼 등장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일할 때 '~듯합니다.'라는 글을 쓰는 습관이 있지 않은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자신 있게 단정하면 저절로 매혹됩니다. 실제 비즈니스 문서 작성할 때 쓸 수 있는 방법을 예시로 바로 알려주니 이해가 쉽게 됩니다. 두루뭉술한 문장을 생동감 있는 문장으로 수정해서 비교해 보니 확실히 잘 와닿습니다.


방어적인 문장은 오히려 신뢰감을 떨어뜨립니다. 바로 형식적인 사과문이 대표적이지요. 사과문을 어떻게 써야 화를 누그러뜨리고 사과가 받아들여지는지 정말 사소한 문장 차이로 판가름 된다는 걸 짚어줍니다.


<일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쓰는 글 습관>에서 알려주는 호감 끄는 글은 결국 읽는 이를 향합니다. 초등학생도 이해하는 문장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쉬운 문장이 그리 간단히 나오지 않습니다. 전문 용어, 업계 용어에만 익숙하다면 '과연 초등학생도 알아들을까?'라는 기준으로 쓸 단어를 판단해 보자고 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어렵다고요? 어린이 교양도서를 읽으며 초등학생이 이해하는 문장을 접하면 된다고 합니다! 캬... 아동 도서의 재발견입니다. 어린이 교양도서는 이해하기 쉬운 데다 불필요한 말이 없으니 잘 읽히는 문장의 이상적인 모델입니다.


일반적으로 연수 보고서는 잘 읽히지 않는 대표적인 문장이라고 합니다. 긴 문장은 어떻게 써야 술술 잘 읽힐까요? 분명 문장 자체로는 훌륭하지만 읽기 좀 귀찮아지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무심코 빨려 들어가 저절로 읽히는 문장도 있습니다. 저자가 알려주는 테크닉이 그 길로 안내해 줍니다.





<일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쓰는 글 습관>의 글쓰기 기술은 화려한 작문 기술이 아닙니다. 위화감과 지루함이라는 방해물을 없애고 계속 읽게 만드는 글입니다. 프로들은 어떤 기술을 사용하는지 다양한 예시로 소개합니다. 무엇보다 이 책 편집 자체도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잘 읽을 수 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첫 문장만큼이나 어려운 건 끝맺음 말입니다. 마지막 문장이 맥이 없으면 큰일입니다. 이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좋아하는 칼럼이나 에세이의 결말 같은 문장을 몸소 익히는 거라고 합니다. 다만 옛날 표현은 걸러야 합니다. 신선한 감이 드는 마무리 느낌의 표현을 찾아서 여럿 비축해두라고 합니다.


읽으며 피식 웃음이 나오는 소주제도 많습니다. '초반에 흥분하면 중후반이 힘들다', '상투적 표현은 생각보다 더 치명적이다'처럼 평소 제가 고민했던 상황을 건드릴 때 특히 그렇습니다.


​끌리는 도입부터 마무리 짓기까지,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문장을 만드는 법을 알고 싶다면 <일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쓰는 글 습관>을 추천합니다. 실전에서 바로바로 적용할 수 있는 꿀팁이 가득합니다. '회사에서 무조건 통하는 무적의 글쓰기 센스'라는 부제목처럼 '무적'이라는 단어가 주는 든든함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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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카페 멋집 - 머물고 싶은 공간 훔치고 싶은 디테일
공상찻집 도라노코쿠 지음, 김슬기 옮김 / 북폴리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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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를 걷다가도 마음에 드는 카페가 보이면 불쑥 들어가고, 여행 중에도 카페를 들리지 않으면 섭섭합니다. 커피 맛은 물론이고 인테리어, 분위기, 소품까지 완벽한 곳을 발견하면 하루가 행복합니다.


카페 투어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카페 덕후들이 좋아할 만한 책 <도쿄 카페 멋집>. 카페에 진심인 19만 카페 전문 인플루언서 공상찻집 도라노코쿠 저자가 직접 발로 뛰며 찾아낸 도쿄의 빈티지 카페 75곳을 소개합니다.


<도쿄 카페 멋집>의 카페들은 최신식 인테리어보다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빈티지 카페가 대부분입니다. 게다가 프랜차이즈가 아닌 주인장의 개성이 돋보이는 곳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인테리어와 분위기에 대한 미적 기준이 높은 카페 덕후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곳이 가득합니다. 홈카페 인테리어에도 참고할 만한 아이디어가 사진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도쿄 현지 카페 문화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더욱 반갑습니다.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디저트도 등장하기 때문에 맛을 상상하며 보는 재미 또한 큽니다. 로컬과 여행자 모두에게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아기자기한 동화풍 카페, 유럽을 거니는 듯한 앤티크 카페, 위로를 주는 작은 아지트 카페, 색다른 맛과 경험을 주는 찻집, 시간 여행하는듯한 클래식 찻집, 책과 음악이 어우러진 레트로 카페까지 특별한 공간미와 아날로그 감성을 담은 카페들이 소개됩니다. 당장이라도 도쿄로 날아가고 싶어집니다.





기치조지, 긴자, 니시오기쿠보, 니혼바시, 산겐자야, 센가와, 시부야, 신주쿠, 아사가야, 야나카, 요코하마, 우에노, 이케부쿠로, 진보초, 하라주쿠, 하치오지, 하코네, 후지사와 등 이동하기 편한 역 중심으로 카페 위치와 운영 정보, 추천 메뉴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인생 사진을 부르는 카페들을 보니 1일 2카페 정도는 기본으로 들러줘야겠더라고요. 보물상자 같은 저마다의 감성을 자랑하는, 오감을 자극하는 카페들이 가득합니다. 개성과 매력이 넘칩니다. 어느 곳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소중한 나만의 리스트를 만들고 싶어집니다.


자기다움을 오롯이 간직한 도쿄의 카페들. 부디 오래오래 그곳에 남아 있길 바랍니다. 그곳만의 분위기와 색깔을 고스란히 느끼고 싶다면 <도쿄 카페 멋집>과 함께 떠나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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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있는 전쟁 - 국제 정상급 정치인이 직접 경험하고 분석한 미중 패권 경쟁
케빈 러드 지음, 김아영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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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점점 심화되는 오늘날, 국제정치 및 경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케빈 러드의 <피할 수 있는 전쟁>.


저자 케빈 러드는 호주 총리 및 외무장관직을 역임했고, 현재는 주미 호주 대사로 재직 중입니다. 중국학 전공자로 시진핑 연구로 옥스퍼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만큼, 평생 미중 관계를 연구해 중국을 통찰한 서방 최고의 중국통이라 불리는 저자입니다.


국제외교 경험을 바탕으로 미중 관계를 분석하고 시진핑과 중국을 연구한 그 결과물이 <피할 수 있는 전쟁>에 담겼습니다.


저자는 국제정치의 현실주의에 기반한 중립적, 객관적 분석을 보여줍니다. 이론이나 이념보다는 사실과 증거에 근거한 분석을 하기 때문에 더 생생하게 미중 관계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처럼 모두가 생각하지 못했던 국가 간 전쟁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미국 주도하의 세계 질서라는 족쇄를 벗어던지려 한 러시아 푸틴의 사고방식에 중국 시진핑 역시 함께 한다고 합니다.


물론 본토에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타이완을 둘러싼 미중 간의 전쟁 가능성은? 타이완해협, 남중국해, 동중국해에서 무력 충돌이 시작된다면 우리 모두에게 재앙이 될 거라고 경고하는 저자입니다.


<피할 수 있는 전쟁>은 미국과 중국 간 골이 깊은 오래된 오해와 세계관 차이에 대한 해설을 통해 양국 입장을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진단하고, 두 나라가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설명합니다.


중국의 이념, 정치, 경제, 외교 및 안보 정책 방향을 하나씩 살펴보며, '시진핑의 중국'의 현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돕습니다.


2032년까지 통치할 길을 열어둔 시진핑. 무소불위의 권력 앞에서 시진핑이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시진핑의 이념적, 정치적 세계관을 다룬 <피할 수 있는 전쟁>은 미래의 미중 관계 및 정책 문제와 맞물려 있습니다.


외교관으로 활동하던 시대에 중국 고위 관료들을 수차례 대면했고, 여덟 차례 이상 시진핑을 직접 만났던 저자인 만큼 시진핑의 야망을 분석해 열 개의 동심원으로 개념화한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시진핑의 열 가지 우선순위는 정권 유지로 시작해 내부 안보, 경제적 번영, 환경친화적인 경제 발전, 군 현대화, 주변국 관리, 아시아태평양 해역 관리, 유라시아 대륙 관리, 개발도상국 관계 구축 그리고 그 결과 국제 규칙기반질서의 개편에 이릅니다.


2020년 시진핑의 새로운 경제 접근 방식인 신발전이념에 대해 잘 짚어줍니다. 자력갱생, 쌍순환 경제 전략, 공동 번영을 위해 현재 취하고 있는 정책은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외교 및 안보 정책에 있어서는 민족주의 우파로 전환했습니다. 팬데믹으로 끔찍한 경제 성장률을 앞에 두고도 안보가 경제보다 우선순위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를 짚어줍니다. 강력한 중국을 건설하는 데 있어 경제가 아닌 국가 안보를 국가 부흥의 토대로 제시한 시진핑입니다.


미국의 동맹국이자 중국의 주변국인 한국 이야기도 빠질 수 없습니다.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미중 경쟁을 주시해야 합니다. 현재 시진핑의 중국은 해양 전선을 완전히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힘의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전략적 연합 구축인 미국의 쿼드 조치 때문입니다.


쿼드 출범에 대한 시진핑의 대응은 결국 중국을 없어서는 안 될 강국으로 여기도록 만드는 데 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소름 끼치도록 중국이 전략적, 외교적, 경제적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해 전 세계를 상대로 꽤 구체적으로 작업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중 관계의 상호 불신 역사와 현황을 살피며 현대 중국에 대한 이해를 돕는 <피할 수 있는 전쟁>. 미중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는 미래전망까지 짚어줍니다. 미중 관계의 미래를 점치는 열 가지 시나리오에서는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될 대규모 무력 충돌을 수반한 극단적 시나리오까지 있습니다.


타이완뿐만 아니라 남중국해, 동중국해, 북한과 맞물린 군사적 대치 시나리오는 물론이고 군사적 대치 없이 지역 및 글로벌 전략으로 이어지는 상황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전개됩니다.


미국과 태평양 동맹국들이 피할 수 있는 전쟁으로 관계를 안정화하려면 실질적인 가드레일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피할 수 있는 전쟁>에서는 군사적, 경제적, 외교적 정책이 복합적으로 적용된 전쟁 억지 전략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지 살펴봅니다.


저자가 제안하는 '관리된 전략적 경쟁' 해결책보다 더 나은 대안이 있다면 시간이 얼마 없으니 얼른 내놓으라고도 말합니다. 또 다른 세계 전쟁으로 가기 전에 말이지요.


지정학적 긴장이 전 세계에 미치는 위험성을 냉철하게 검토하고, 불가능하다 믿었던 전쟁이 현실이 되는 시점에서 '설마?' 하는 마음으로 막연한 바람만으로 위기를 지켜봐서는 안 된다는 걸 깨닫게 합니다.


미중 관계의 역사, 현황, 전망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도와주는 <피할 수 있는 전쟁>. 우리나라 역시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 올 텐데요. 미리 대비하고 준비하려면 국제정세를 읽는 눈이 필요합니다. 미중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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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 보스 2 : MZ 킬러 - 세상에서 가장 ‘권위 있는’ 리더십
길군 지음 / 더템플턴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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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는 말이야'라는 말로 대변하는 기성세대와 고분고분하지 않는 MZ세대. 일명 '꼰대'와 '요즘 것들'의 갈등과 문제 해결법에 대해 사이다 발언으로 짚어주는 책, <앵그리 보스 2 MZ 킬러>.


제목은 MZ 킬러이지만 읽고 나면 꼰대 킬러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이 책에 소개된 상급자와 하급자 사례는 우리가 너무나도 흔히 겪고 있는 일터 속 다양한 군상들의 모습입니다.


특히 길군 저자는 개념 없던 하급자에서 죽이고 싶은 상급자가 됨으로써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의 갈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죽이고 싶은 상급자라는 말에 저마다 딱 떠오르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을 텐데요.


저자는 왜 스스로를 죽이고 싶은 상급자라고 밝힐까요? 우리가 생각한 그 죽이고 싶은 상사라는 뜻에 미처 알지 못했던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대부분의 상사들은 여전히 부하직원들을 통제하려고 하고, 부하직원들은 그런 상사에게 반발하며 '조용한 사직'으로 대응하기도 합니다.


상급자들이 ‘권위를 인정받을 자격’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나이가 많다고 해서 저절로 권위가 생기지 않습니다. 길군 저자는 여기서 권위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립니다. '권위'는 책임지는 순서라고 말입니다.


하급자가 감당하지 못하는 책임을 대신해 주는 것, 그것이 관리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이죠. 반면 하급자는 상급자가 내 책임을 대신해 주기 때문에 상급자의 권위를 인정해야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죽여야 할 상급자'가 아니라 하급자에게 무분별하게 호의를 베푸는 무관심한 상급자, 즉 '죽이고 싶지 않은 상급자'라는 겁니다.


식충이 팀장 (멍청하고 게으른 상급자), 불사조 팀장 (멍청하고 부지런한 상급자), 거북이 팀장 (똑똑하고 게으른 상급자)이 그렇습니다.





모든 문제가 '죽이고 싶지 않은 상급자'로 인해 벌어집니다. 자기 책임조차 못하는 무능력한 상급자, 하급자에게 책임 전가하는 상급자, 자기 책임만 하는 상급자가 됩니다. 같이 망하는 길인 거죠. 개인의 성장도, 조직의 성장도 망합니다.


결국 이 책에서 말하는 앵그리 보스는 권위적이거나 폭력적인 상급자를 뜻하는 게 아니라 하급자를 위해 '미움받은 용기'를 실천하는 상급자인 겁니다. 올바른 권위를 가지고 하급자를 움직이게 만드는 사람입니다.


길군 저자는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을 어떻게 발휘할 수 있을지, 권위 있는 리더십에 대해 다양한 사례로 보여줍니다. 이 여정이 무척 흥미진진합니다. 일반적인 자기계발서, 리더십, 비즈니스 도서 서술 형태와는 다른 길군 저자만의 기깔난 입담으로 풀어갑니다. (특히 두툼한 미주 페이지는 더 재밌습니다.)


새로운 세대 용어가 등장하면 어김없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세대 갈등과 맞물린 인간관계 문제는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앵그리 보스 2 MZ 킬러>는 직장생활 속 상급자와 하급자에 포커스 맞췄지만, 책임을 지는 어른다운 행동을 해야 하는 이들과 성장하려고 노력하는 이들 모두 가슴 깊이 새겨야 할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가정에서도 적용할 수 있거든요.


상급자든 하급자든 갈등을 겪고 있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이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될 겁니다.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관계를 위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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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남은 시간 - 인간이 지구를 파괴하는 시대, 인류세를 사는 사람들
최평순 지음 / 해나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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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일까. 각자의 인생에 남은 시간, 인류에게 남은 시간." - 책 속에서


〈인류세〉, 〈여섯 번째 대멸종〉 등 다수의 환경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환경 다큐멘터리 PD 최평순의 <우리에게 남은 시간>. 인류세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인류세는 인류의 활동으로 생겨난 지질시대를 뜻합니다. 노벨 화학상을 받은 파울 크뤼천이 2000년에 주장한 이후 이 용어가 확산했습니다. 지금 신생대 제4기 홀로세가 공인되기까지 50년이 걸렸다는데, 인류세는 언제쯤 공인받을지 궁금합니다.


인간에 의한 지구 시스템의 변화를 드러내는 인류세. 기후위기, 코로나19, 플라스틱 쓰레기 범람 등 인류세 현상은 뚜렷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에라, 모르겠다!' 식으로 살고 있음을 꼬집습니다.


'기후 변화'라는 단어가 당신에게는 어떤 의미인가요? 북극곰이나 코알라가 떠오르나요? 동물과 관련한 환경문제로 인식하기 쉽습니다. 기후 변화라는 단어 앞에서 우리는 '생존'이라는 단어가 떠올라야 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우리는 위기를 위기로 느끼고 있지 않은 겁니다.


2014년 방영된 <하나뿐인 지구 - 기후 변화 특집 히말라야 대재앙 빙하 쓰나미>에서 경고했던 위험이 2021년에 200여 명의 사상자를 낳은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작은 국토를 가진 투발루는 9개의 섬 중 2개가 물에 잠겼습니다. 투발루 외무장관의 수중 연설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아마존 밀림 화재, 호주 화재 등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은 일상적일 정도로 가까이 왔습니다. 2022년 유럽 폭염으로 6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후 위기를 실감하지 못합니다. 역대급 폭염일 땐 에어컨을 틀면 되니까요. 탄소배출? 에어컨 틀 땐 생각나지 않습니다. 미디어에서도 정작 위기의 본질을 다루는 기사는 없습니다. 써봤자 클릭률도 낮다고 합니다. 기후 위기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그야말로 무관심 그자체입니다.


최평순 PD가 언론사 입사 준비를 하던 시기에 만든 <텀블러 라이프>라는 25분짜리 다큐멘터리가 있습니다. 일회용 종이컵을 자주 쓰던 그가 텀블러를 사용하면서 겪은 귀찮음을 텀블러를 잘 쓰는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이겨내는지 호기심에 만든 영상이었습니다. 이 경험을 계기로 환경 PD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여섯 번째 대멸종>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3년 동안 대멸종 문제를 집중 취재합니다. 대멸종은 과거의 일이 아닌, 현재 진행중인 사건입니다. 특히 바다는 지구에서 가장 착취를 많이 당한다고 합니다. 멀리 가지 않고 대한민국 바다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슈화가 되지 않아서 우리는 인식하지 못할 뿐입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점점점점점점'에는 기괴한 형상의 New Rock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장한나 작가가 우리나라 바닷가에서 채집한 자연화된 플라스틱 돌입니다.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이 돌덩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인류세의 증거입니다.


도시 구조물에 부딪혀 죽는 새는 하루 2만여 마리. 그런데 그렇게 죽은 새들을 본 경험은 흔치 않을 겁니다. 까치나 고양이 등 다른 동물이 먹어 치우고 환경 미화원이 치우기 때문입니다. 만약 하루 2만여 개가 붉은 흔적을 남기는 토마토와 유리창을 깨뜨리는 돌멩이였다면 단번에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을 텐데 말입니다.


'활생'이라는 단어 아시나요? 저도 낯설긴 했는데 이번 기회에 그 개념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활생은 다시 자연의 힘에 기대는 것입니다. 영국의 동물학자 조지 몽비오가 쓴 feral 책을 김산하 박사가 활생으로 번역해 국내에 소개했습니다.


자연 스스로가 잠재적으로 가진 치유력을 발휘하고 생명 다양성을 회복하는 겁니다. 옐로스톤의 늑대 복원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우리나라는 야생에 얼마나 호의적일까요? 사람 살 땅도 부족한데 무슨 야생동물이냐는 생각이 만연한 우리의 태도를 생각해보게 합니다.


기후 위기는 회피할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의 기후 위기 대응책은 어떠한가요? 착한 소비자가 되라고 요구할 뿐입니다. 관심 있는 소수의 사람들만 기후 위기에 꾸준한 관심을 보입니다.


저자는 인류세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태도를 짚어줍니다. 돌봄의 전략을 행한다는 개념도 흥미로웠습니다. 숲을 돌보고, 가축을 돌보고, 야생동물을 돌본다. 돌본다는 표현은 '숲은 이용하고, 가축은 잡아먹고, 야생동물은 밀어낸다'라는 문장과 정반대입니다.


개인의 무해한 삶의 태도, 과학기술, 사회 전체적인 돌봄 전략이 함께 진행될 때 지구 위기 문제에 본격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될 거라고 합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지구의 위기를 외면하고 싶지 않았던 최평순 작가의 간절함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감수성이 변화하고, 기후 위기를 외면하지 않는 사회적 움직임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바람이 느껴집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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