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울지 못한 당신을 위하여 - 이별과 상실의 고통에서 벗어나 다시 살아가는 법
안 앙설렝 슈창베르제 & 에블린 비손 죄프루아 지음, 허봉금 옮김 / 민음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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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건 때문에 책을 읽는 것조차 무기력해진 요즘... 이 책 제목을 보면서도 울컥하네요.

민음인 감정 시리즈 세 번째 책 《차마 울지 못한 당신을 위하여》는 이별과 상실 스트레스 대처법으로 충분한 '애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상실은 우리에게 상당한 트라우마의 원인입니다. 죽음, 실연, 해고, 퇴직, 사고로 신체 상실, 반려동물의 죽음 등 인생에서 크고 작은 상실은 사실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럴 때 제대로 '애도'하지 않으면 그 슬픔의 무게가 차곡차곡 쌓여 상처가 곪아 삶을 제대로 살아갈 수 없게 됩니다.

 

 

 

속으로 삼키는 고통, 홀로 외롭게 큰 고통을 겪고 서서히 변모해 나가는 것은 정신적,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게 마련이니 따뜻한 분위기에서 고통과 변화를 겪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차마 울지 못한 당신을 위하여》는 좋아하는 것과의 이별, 좋아하는 존재의 부재, 영원한 상실 등에 인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과 애도의 단계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소개합니다.

 

『 사회는 우리가 애도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사회는 고통 속에서도 우리가 꿋꿋하게 견뎌 나가기를, 불평을 늘어놓지 않고 빨리 예전처럼 돌아가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를 요구한다. 』 - p10

 

 

 

 

모든 상실은 고통스럽습니다. 회피하거나 고통을 피하려는 것은 상황을 사실 그대로 진실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없음을 의미하며, 우리는 감정적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에 차근차근 애도를 해 나가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인생길에 만나는 충격과 상실에 인한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하지 않고 스스로 잘 보살피며, 슬픔에 잠긴 상황에서 내리는 결정이 긍정적인 결정이 되려면 자신만의 이별의식과 충분한 애도를 거쳐야 한다고 합니다.

 

정신적 안정과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애도 작업. 애도는 한순간 쇼크를 받고 부인하던 시간을 지난 후 여러 단계를 거치며 이루어지는 정신 과정이라고 합니다.

 

 

 

 

『 우리는 괴로움과 애도, 타인의 고통, 심각한 병과 죽음 앞에서 거북함을 느낀다. 그것은 특히나, 요즈음 우리는 아무 일도 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삶을 즐길 시간도 없고, 밥 먹을 시간도 없고, 숨을 쉴 시간도 없다. 우리는 '긴 시간이 필요한 일에 시간을 바치지' 못한다. 그래서 애도를 하고 상처를 어루만질 시간이 없는 것이다. 』 - p135

 

 

 

 

애도를 하는 과정에서 슬픔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발전하는 것이라 합니다. 특히 아이들에게도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가르치면 훨씬 쉽게 상실의 슬픔을 이겨낼 수 있다고 하는데 요즈음 더욱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통과의례 같은 애도 작업이 현실에선 왜 이리 어렵기만 한 것일까요. 제대로 된 애도조차 못 하는 이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비극적인 상실을 겪은 우리나라에서 애도란 것은 그저 빨리 잊어버리는 의미로 쓰이는 것 같습니다.

 

 

 

살면서 상실을 겪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양한 사례와 개인 성향에 따라 책에서 설명한 애도의 단계는 차이 날 수 있지만, 그 중심은 언제나 '충분한' 애도입니다. 치유의 과정으로서 올바른 '애도'를 거쳐 남은 삶을 제대로 살아가는 마음의 힘이 생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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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공부법, 하브루타 - 유대인 아버지들이 수천 년간 실행해온 자녀교육의 비밀
전성수.양동일 지음 / 라이온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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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오바마 대통령에게 질문 하나 못하는 한국기자 이야기가 SNS상에서 뜨겁게 회자되었죠.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한국기자들에게 질문권을 줬음에도 멀뚱멀뚱있기만 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니 낯부끄러울 정도였습니다. 왜 우리는 질문 하나 제대로 못 했을까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촌극을 보며 <공부하는 인간> 방송에서 봤던 시끌벅적하게 토론하던 상호소통의 도서관 예시바의 모습, 유대인 교육법이 자연스레 생각났습니다.


 

'하브루타'란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며, 토론하고 논쟁하는 교육방법을 일컫는 말입니다. 끊임없이 "왜"라고 묻고 생각하게 하는 교육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유대인들의 성공 원동력인 교육의 핵심입니다. 그들의 교육은 모두 생각하며 말하고 대화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대화를 나눔으로써 자유로운 사고를 하게 만들고, 그런 유용성이 창의적인 능력과 논리성을 키워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아버지가 있습니다.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살고 교육이 바로섭니다. 우리네 '부재형' 아버지를 생각하면 부러운 생활문화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질문하는 공부법 하브루타》책은 가정을 살리고 자녀를 성공시키고 가족을 행복하게 하는 핵심으로서 하브루타를 이야기합니다. <공부하는 유대인>이라는 책에서도 밥상머리 교육의 힘을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아이가 스스로 사고하는 습관을 가지도록 도와주는 부모 역할로서의 유대인과 반면 아버지의 낮은 돌봄과 어머니의 과잉보호로 이뤄지는 우리나라 자녀교육을 진단합니다. 닮은 듯 다른 우리나라와 유대인의 가족문화를 비교하며 질문하는 공부법 하브루타의 개념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방법과 하브루타의 효과에 관해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교육은 '듣고 외우고 시험 보고 잊어버리는' 교육이고 유대인 교육은 '질문과 토론'의 교육입니다. 우리는 대학 입학을 목표로 하는 공부를 하다보니 아이비리그에 진학해도 중도탈락 비율이 44퍼센트나 될 정도라네요. 삶의 교육, 평생교육을 지향하는 하브루타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봅니다.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텍스트를 읽고 그 의미를 파악해내는 힘을 말합니다. 문제를 읽고, 문제를 낸 의도를 파악하고, 그 문제의 핵심을 짚어내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공부를 잘 하는 비결입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것 역시 리딩을 넘어서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읽은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 그것이 하브루타이기도 하고요. 책 읽기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책을 읽고서 말이든 글이든 생각을 통해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 깊이 있는 논의를 하기 위해서는 매우 다양한 질문들을 한 문장 한 문장에서 뽑아낼 줄 알아야 한다. 그런 훈련없이 하브루타 학습이 성공할 수 없다. 잡담만 하다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 』 - p127

 

저자는 하브루타의 기본 원리를 차근차근 설명하며 부모와의 애착에 성공함은 물론 인성과 사고력, 공동체에 대한 의식을 길러주고 교과 학습 향상에도 결국 도움이 되는 종합 자녀교육 솔루션으로서의 하브루타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지시, 요구, 설명보다 질문을 많이 하는 부모, 대답에서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칭찬하는 태도,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을 격려하고, 모르는 것은 책을 다시 보거나 검색을 통해 아이 스스로 찾아보게 하면서 모든 일상 속에서 대화를 통해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꼭 가르쳐야 하는 원칙이나 가치관 역시 대화를 통해 분명하게 인지하게 하고요. 경제교육도 빠질 수 없는 유대인 자녀교육의 대표적인 특징 중의 하나였습니다. 

삶의 실천 교육을 중시하는 유대인 자녀교육인 하브루타로 두 아이를 키우며 놀라운 변화를 경험한 저자의 사례를 통해 무엇보다 부모 스스로가 변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합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실천하지 않으면 교육이 아니라 위선이기 때문이라고요. 자녀와 부모가 동시에 변화하는 교육인 셈입니다. 

무엇보다 생각하는 사고, 질문하는 습관을 끌어내는 각 사례들의 공통점은 이 하브루타가 대화를 회복하는 교육이란 것을 다시한번 느꼈네요. 행복과 성공을 부모 손으로 아이에게 안겨 줄 수 있을까요. 두 마리 토끼를 아이가 스스로 잡을 수 있게 공부의 진정한 목적과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게 만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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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드 - 빅뱅 직전의 우주
프랭크 클로우스 지음, 이충환 옮김 / Mid(엠아이디)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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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드(Void)빈 (우주) 공간, 무 無 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로 《보이드》에서는 진공의 정체를 알아내려고 노력해 온 인류의 역사를 이야기합니다. 텅 비어있는 것 같은 우주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빅뱅 직전의 우주를 생각해봅니다.

 

우주는 약 138억 년 전 빅뱅이라는 대폭발에서 생겨난 후 인플레이션(급팽창)을 거쳤다는 것이 현재 우주를 설명하는 표준모형입니다. 우주가 탄생하던 초기 상태와 관련해 2012년 6월 힉스 입자 존재가 입증되었고, 2014년 3월 빅뱅 직후에 나온 원시 중력파 흔적을 발견했다는 발표는 인플레이션의 직접적 증거가 될 수 있는 상황으로 전개중입니다.

 

 

오늘날의 과학은 빅뱅 이전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사실 시간 자체가 빅뱅에서 창조됐다면 '이전'이란 것의 의미도 없어지지만요) 말할 수 없지만 모든 것이 밖으로 터져 나오는 대폭발 상태인 빅뱅이라는 사건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암시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어디서 왔는가?'라는 질문은 우리가 공간 영역에서 모든 것을 제거한다고 가정한다면, 남는 것은 태고의 무일 것인가? 즉 원물질의 본질에 관한 것입니다. 고대 철학자들의 각종 이론들부터해서 갈릴레오, 토리첼리, 파스칼 등 과학자들의 실험을 소개하며 물질을 없애고 진공을 만들기 위한 과학사를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개발된 기술로 역설적이게도 모든 물질의 기본 입자인 전자가 발견되었고요.

 

《보이드》를 읽으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진공상태가 과학에서 의미하는 진공상태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공기만 제거하는 진공은 가능하지만 진짜 '빈 공간'은 공기 외 그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제거해야 합니다. 공기를 제거하더라도 완벽한 진공을 만드는 것은 현대과학에서 이론상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진공은 텅 비어 있지 않고 에너지, 입자, 장 등으로 들끓으며 '양자 요동' 상태라는 것입니다.

왜이렇게 진공 이야기가 나오냐면, 우주가 팽창한다는 사실 발견 이후 서로 밀어내며 팽창하는 작용을 하는 이 존재는 과연 무엇일까 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현재 유력한 후보가 바로 진공 에너지라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우리가 흔히 생각한 진공과는 달리 진공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것이 이 책에서 중요한 점입니다.

 

은하가 서로 멀어지는 것을 발견한 이후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우주는 무엇으로 팽창하고 있는지, 팽창하고 있는것은 실제로 무엇인지를 밝히기 위해 17세기 뉴턴 역학, 19세기 전기 및 자기에 대한 패러데이와 맥스웰을 파동이야기, 그리고 20세기 아인슈타인의 시공간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마치 우주 차원에서 어떤 척력이 작용하는 것처럼 그 팽창이 점차 빨라지고 있다는데 이 에너지는 초기에 작고 밀집된 우주에 가려져 있었지만,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공간이 증가하기 때문에 커지는데 어느 순간 물질끼리 잡아당기는 중력을 넘어서 이때 이후로 우주는 가속 팽창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이 에너지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작다는 사실은 완전이 0은 아닌 상태로 이것은 진공의 본질과 닿아있습니다. 양자역학에서 볼 때 빈 공간은 활기, 에너지, 입자들로 들끓고 있습니다. 즉 들끓는 진공이란 것입니다. 현대적 관점에서 진공은 에너지양이 가능한 한 최소인 상태이지만 양자요동은 살아남은 것입니다. 들끓는 진공은 빈 공간으로부터의 창조에 대한 본질을 이해하는 데 심오한 암시들을 제공하는 셈입니다.

 

『 아무도 20세기 물리학의 양대 기둥, 즉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을 성공적으로 결합해 수학적으로 일관되고 실험적으로 검증된 통일 이론을 만들지 못했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두 이론이 각자의 무대에서 나무랄 데 없기 때문에 이것을 회피하고 있다. 하지만 빅뱅 이후 첫 10-43초 동안은 우주가 매우 작았고, 중력까지 모든 힘을 아우를 정도여서 양자 중력이론이 지배했을 것이다. 이것이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것이 수리물리학에서 주요한 미해결 도전과제 중 하나로 남아 있다. 』  - p200

 

진공의 본질에 관한 현재 연구의 최전선으로는 빅뱅 후 처음 1조분의 1초동안 우주는 뜨거웠고 그 시기에 힉스 장이 빈 공간을 채우며 기본입자들에 질량을 부여했다는 힉스 진공과 관계가 있고요, 2012년 힉스 입자의 존재 입증으로 인해 현대물리학은 우주가 진공으로부터 생겨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공간 역시 확장되지만 행성과 별처럼 전자기력에 의해 뭉쳐져 있는 물체들은 크기가 변하지 않습니다. 그것들 사이의 공간이 커지는 것 뿐인데 우주가 진공에서의 양자요동으로서 분출된다면 이 요동은 어떻게든 극도로 뜨겁게 팽창하며 이 상황은 방대한 양의 물질과 반물질이 대칭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이어졌을 것으로 봅니다.

 

무엇이 빅뱅을 초래했는지, 그것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우주는 창조전날 어디에 있었는지. 우주는 왜, 무엇으로 존재하는가에 대해 공간과 시간의 본질은 물론 무엇이 양자가능성을 빈 공간에 암호화했는지는 여전히 미스테리입니다. 우리가 관측가능한 우주세계가 과학이란 영역하에 테스트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인간이란 존재가 한없이 작게 느껴지네요. 우리의 사고방식이 시간과 3차원 공간에 대한 관점에 근거한 세계관이기 때문에 이런 정신적 생각 안에서 물질과 에너지를 기술할 뿐입니다.

 

비전문가를 위한 탁월한 과학 글쓰기로 유명한 프랭크 클로우스 저자는 비유를 들어 최대한 쉽게 표현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난해한 주제이지만 그 덕분에 교양과학으로서 지식을 한움큼 쌓아올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리학 용어는 생소하고 단어를 들어봤어도 그 내용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이 많았는데 그래도 비유를 들어 쉽게 풀어낸 부분은 어렴풋이 이해되는 부분도 있길래 스스로 뿌듯해하며 읽었던 책입니다. 2014년 발표자료까지 옮긴이의 말을 통해 소개되어 우주 탄생의 비밀을 고대철학에서부터 현대과학 이슈까지 전반적으로 접할 수 있었네요.


M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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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숲을 누가 만들었나? 와이즈만 환경과학 그림책 6
유다정 글, 민경미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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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저학년이 스스로 읽기에 좋은 와이즈만 환경과학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엄마와 함께 본다면 유치시기에도 충분히 볼 수 있습니다.

 

작년 첫 출간때부터 나올때마다 한 권 한 권 읽어왔는데 어느새 여섯권이나 모였네요.

우리 환경, 푸른 지구를 지켜 나가는 길을 함께 찾아가는 시리즈인 <와이즈만 환경과학 그림책>은 전문적인 느낌이 강한 지식정보글이 많은 책으로 넘어가기 전에 꼭 읽어보면 좋겠더라고요.

풍부한 그림덕분에 아이가 편하게 볼 수 있고 그렇다고해서 정보가 적은 편은 결코 아니어서 그맘때 수준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질문꺼리를 툭툭 던지고 있거든요.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그림책이 아닌 아이가 조금이라도 더 스스로 생각을 해 보게 만드는 구성이어서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 참 마음에 들어하고 있답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책 <푸른 숲을 누가 만들었나?>는 매미의 한 살이를 통해 숲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배울 수 있어요.


 

매미 애벌레가 태어납니다. 그런데 산불이 난 바람에 땅 속으로 들어가서도 애벌레는 걱정되고 두렵기만 합니다.

땅속에서 지내는 매미 애벌레는 바깥세상이 까맣게 변해버린것만 생각하지요.

 



 

매미 애벌레가 한 해, 두 해 땅 속 생활을 하는 동안 타버린 숲은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요.

숲의 자생능력을 보며 자연의 신비로움에 절로 감탄을 하게 됩니다.


 

 

 

드디어 바깥세상으로 나온 매미 애벌레는 도대체 푸른 숲을 누가 만들었는지 어리둥절해 할 뿐이네요.

매미는 짧게는 6년에서 17년여까지 땅 속에 있기 때문에 숲이 만들어지는 초반 과정과 참 잘 맞아떨어집니다.

한두해살이 풀씨들이 바람결에 날아오기도 하고 곤충들에 의해 씨가 옮겨지기도 하면서 조금씩 푸릇푸릇함이 도는 숲.

여러해살이풀이 뒤이어 자리를 잡고 키작은 나무들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합니다.

애벌레가 땅 속에서 변하는 사이 숲도 변해가고 있었군요.

실제로 작은 씨앗이 날아들고 키 큰 나무가 생겨 숲다운 숲이 되는 '숲이 천이'는 100년 이상이 걸린다고 합니다.

 

매미의 한 살이와 숲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푸른 숲을 누가 만들었나?》를 보면서 자연의 재생능력이란게 아무리 탁월하다해도 숲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긴 시간이 걸리니 울창한 푸른 숲이 한 순간에 사라지게하는 잘못이나 나무를 함부로 베어버리며 자연을 훼손하는 일을 하면 안되겠다 싶은 마음이 더욱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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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시대 - 중국 CCTV.EBS 방영 다큐멘터리
중국 CCTV 다큐멘터리 제작팀 (총감독 런쉐안) 지음, 허유영 옮김, 런쉐안 / 다산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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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통해 세계사를 회고한다

중국 CCTV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방영되었고 EBS를 통해 국내에도 방영되었던, 기업의 탄생과 발전의 역사를 조명해 기업의 운명과 미래를 심도있게 분석한 10부작 다큐멘터리가 다산북스에서 《기업의 시대》라는 제목의 책으로 나왔습니다. 경제에 문외한인 저도 어렵지않고 흥미진진하게 읽은 경제교양서로 제격인 책입니다.

 

 

 

우리는 기업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3대륙의 기업 50여곳을 취재했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와 경제 리더, 전문가 등 120여명의 인터뷰를 통해 인류 역사상 가장 광범위하고 효율성이 높은 경제조직인 기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우리의 역사를 살펴보고 미래를 내다봅니다. 인류 생활의 필수불가결한 요소이자 시장경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인 기업의 탄생과 발전, 흥망성쇠를 살펴보며 기업의 힘이 가진 발자취를 짚어봅니다.

 

 

 

인류역사의 0.01퍼센트에 불과한 시간동안 인류가 가지고 있는 부의 97퍼센트를 만들어낸 주역이 바로 기업입니다. 우리 생활 구석구석에 파고들어 있는 기업. 기업은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생활습관을 변화시켰습니다. 이익을 좇는 욕망과 이기적인 동기는 기업에 무한한 활력을 불어넣는 원천이기도 하면서 주주의 이익 극대화라는 기업 본분은 비극의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기업의 영향력은 상상외로 파급효과 크다는 걸 책을 통해 다시금 느꼈습니다. 세계화가 진행되는 현대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지요. 금융위기는 세계로 확산되며 기업은 더 이상 한 국가나 지역에만 국한된 조직이 아니라 글로벌 시스템 속에 있습니다. 국력은 단순히 군사력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력의 우위와 선진화된 경제제도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힘으로 화폐와 부를 벌어들이는 중상주의 체제에서 탄생한 기업, 산업혁명을 거쳐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의 사상해방 운동이 이루어낸 결실로 거대 기업의 탄생과 새로운 부의 시대를 겪었고 이렇게 한때 최고의 승리자였던 기업은 급격한 진보에 수반되는 갈등과 충돌의 성장 이면의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노동자 문제와 정육산업의 폐해를 고발한 싱클레어의 책 <정글> 에피소드와 변호사 대로우의 활약 스토리가 특히 인상깊었네요.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음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고 20세기로 들어서면서 시장과 기업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바뀌기 시작하며 권력의 경계선을 긋기 시작합니다.

 

 

 

대공황을 겪은 후 정부는 자유방임주의를 버리고 혼합경제모델 채택이라는 시장경제제도의 중대한 변화가 일어납니다. 현재도 시장경제에서 정부의 위치는 어디일까는 중요한 문제이지요. 1930년대 경제 대공항,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 쓰나미 등 기업의 재앙은 사회를 재편합니다. 이 속에서 창의력을 가진 기업은 위기 속에 기회를 찾게 됩니다. 이렇듯 시장경제의 발전과정에서 경제위기는 필연적인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업의 흥망성쇠는 경제 변동 주기와 발걸음을 나란히 하고, 경제 변동 주기는 인류 사회의 경제 발전과 함께 합니다.

 

 

 

 

일본 기업을 통해서는 고유의 민족문화와 결합된 경영문화를 가진 기업 이야기를 합니다. 제도와 이성외에 사람을 움직이는 문화 말이지요. 특정한 가치관을 통해 기업 내부 구성원들의 행위를 통제하는 관리방식을 통해 기업문화의 힘을 살펴봅니다. 비교적 늦게 발전 궤도에 올라선 신흥시장국가 중국의 기업을 통해서는 중국 근현대사회에 끼친 영향을 분석해봅니다.

『 후발주자는 언제나 앞서 달리는 사람을 따라잡으려 한다. 일본 통산성의 정책으로 일본 기업들은 앞선 기업을 추월해 선두를 낚아챘다. 하지만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기업이 사라지자 곧 넘어지고 말았다. 누가 혁신의 방향을 주도할 것인가? 누가 과학기술자와의 배치를 결정할 것인가? 시장이 내는 새로운 신호를 누가 제일 먼저 감지할 것인가?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 - p334

 

현재는 지식 경제 시대입니다. 우리는 혁신의 주체로서의 기업을 요구합니다. 과학기술을 생산력으로 전환하는 역할로서의 기업은 대학, 기업, 정부간의 새로운 관계를 확립시켰고 창조와 혁신 그리고 사상의 자유를 통합한 바야흐로 기업 생존의 숙명은 혁신으로 모아졌고 인류혁신의 선두에 기업이 서 있게 되었습니다. 글로벌 시대라고 말하며 경제글로벌화를 추진한 것은 바로 기업이기도 합니다. 글로벌화가 안겨준 혜택 이면의 문제들은 글로벌 기업의 과제이자 우리 시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세계사 흐름에 궤도를 맞춘 기업과 기업가를 다양한 에피소드와 인터뷰, 풍부한 이미지 자료와 함께 해 딱딱한 경제 이야기가 아닌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 편집 구성이 돋보이는 《기업의 시대》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나비효과가 생각났습니다. 작은 사건이 발단이 되어 얽히고 설킨 사회, 문화, 경제를 건드리며 현재 관점에서 보이는 과거의 역사라는 타임라인이 형성되더군요. 사회발전의 산물이자 인류가 공유하는 문명의 성과로서의 기업을 통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이해해 보는 시간이 되었고, 과거를 뒤돌아보며 기업의 본질과 가치를 다시한번 생각해보며 그와 동시에 미래를 고민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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