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
마이클 포터 외 지음, DBR(동아비즈니스리뷰) 엮음 / 레인메이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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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관련 도서 표지를 보며 이렇게 두근대는 건 처음이네요. 명실공히 이 시대 최고의 석학 마이클 포터, 마이클 샌델. 두 거장의 이름만으로도 값어치 있겠다 싶어 꼼꼼히 들여다본 책입니다. 

 

경영 사상을 주도하는 세계적인 석학들을 초청해 한국 비즈니스 리더들과 함께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토론의 자리를 갖는 동아비즈니스포럼. 그 자리에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거장들의 담론을 엮은 책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는 기존 자본주의 모델의 문제를 짚고, 새로운 자본주의 모델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경제, 경영 부문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학자인 마이클 포터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만든 공유가치 개념을 이야기합니다. 혁신과 차별화, 창의성의 기회는 어디에서 생겨나고 있는지를 사회적 니즈에서 찾습니다. 전통적인 기존 니즈에 집착하지 않고 다른 각도로 생각해서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며 기업의 비전, 핵심전략 재정립을 요구합니다. 

 

세기의 토론이라 일컬어진 마이클 포터와 마이클 샌댈의 토론은 흥미진진했네요. 자본주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놓고 이 거장들이 한국의 상황을 사례로 들며 (세월호 사건의 비정규직 이야기까지) 토론하길래 더욱 생생하게 와 닿았습니다. '정의' 분야 최고 석학인 마이클 샌델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바람직한 시민상이 자연스레 그려집니다. 시민사회 중심의 토론이 형성되어 공적 담론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마이클 포터의 사회적진보지수 개념도 흥미로웠어요. GDP 비슷한 이란과 코스타리카가 삶의 질에서는 차이 나듯 경제요소를 제외한 사회, 환경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개념이더군요.


『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가장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것, 자신들이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기준은 바로 '기회'입니다. 시민이 이런 기회를 누리는 공정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지가 행복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

- p77 마이클 포터

 

 

전략 혁신 부문 세계적 학자인 리타 맥그레이스는 경쟁우위 개념의 새로운 인식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이제는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란 없으며 경쟁우위의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언제든지 대체할 수 있는 혁신 프로세스의 지속적 실행이 필요한 시대라고 합니다.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시장정보와 고객니즈 정보를 얼마큼 의존해야 할지, 똑똑한 실패에 관한 이야기 등 어렵게 느껴지는 전략혁신에 관한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어 도움이 되었어요. 
 

 

 

 

디지털 비즈니스 전략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인 돈 탭스코트는 디지털 시대 차별화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융통성 있는 구조를 만들어 외부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끌어모으는 기업만이 생존에 필요한 활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려면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고쳐 새로운 대안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10가지 모델을 소개합니다. 이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한다면 기술을 통한 차별화 실현 가능하다고 하는군요. 그 모델은 협업을 통한 공동 지성 창출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디지털 시대의 전략입니다. 

 

디자인 혁신과 차별화 솔루션을 제공하며 기업의 혁신 프로젝트를 담당한 맷 킹돈은 요즘 한창 마케팅 서적의 핵심주제인 스토리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네요. 맷 킹돈이 제안한 '고객 놀이'는 참 흥미로웠어요. 제과회사의 사례를 말해주는데 10대 입장이라 생각하고 임원진에게 질문합니다. 처음엔 임원진이 거부하다가 나중엔 나름 몰입해서 각양각색 답변이 나온다 해요. 그리고 이제 실제 연령대 고객을 데려와 똑같은 질문을 하면, 짐작하듯 전혀 다른 대답들이 쏟아져 나오는 거죠. 이런 비즈니스 연극을 꼭 해보라고 하네요. 고객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런 것이 필요한 이유는 혁신이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자주 접한 분야가 아니어서 쉽게 읽힌 책은 아니었지만 경영전략의 기본이론은 물론 국내 기업의 사례도 많이 다루고 있어 실용적이더라고요. 제 학창시절 교과서에 기업의 목적은 영리추구, 최대 이윤 획득이라 나와 있었어요. 하지만 겨우 한 세대가 넘어가기도 전에 시대는 변했습니다. 이제 기업은 건전한 가치관으로 사회적 참여를 해야 합니다. 기업과 사회의 공유가치 개념이 차별화와 혁신의 기회가 된다는 것을 잘 알려주네요. 처음엔 단순히 브랜드 차별화에 관한 내용을 기대하며 읽었는데 훨씬 더 본질을 파고들었습니다. 자본주의, 한국 사회의 문제점까지 폭넓게 생각하며 건강한 사회를 고민하는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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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학교가 아니다 - 도대체 왜 회사는 학교처럼 가르쳐주지 않을까?
최성락.윤수경 지음 / 아템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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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추천도서, 예비 & 초짜 미생들 필독서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

속이 후련해질 정도로 읽는 내내 어쩜 그리 냉철하게 짚어주는지, 기억해야 할 문장이 수두룩하게 나오더라고요. 스펙에 목숨 건 학생들을 보면 안타까웠는데 사회생활 선배들은 왜 이런 이야기를 더 일찍 해주지 않았던 걸까요. 

어떤 회사인가가 중요하다, 답을 아는 게 중요하다, 못하는 게 없어야 한다, 내면이 중요하다, 열심히 하면 돈을 벌 수 있다, 자격증이 많으면 좋다, 책은 진리다, 학벌은 평생 간다. 돈보다 중요한 것이 많다.

이것은 모두 학생의 사고방식입니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이 책을 꼭 읽었으면 좋겠어요.


학벌, 학점, 영어점수, 자격증이 취준생이 갖춰야 할 전부일까요? 저런 조건이야말로 바로 학생의 사고방식으로 사회생활을 준비하고 있는 현실을 말하는 거라고 합니다.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에서는 학생의 사고방식으로는 사회생활하기 힘들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그렇다면 직장과 사회에서 요구하는 조건은 무엇인지, 그에 대처하는 사고방식을 알려줍니다.

 

먼저 학생의 사고방식과 직장인, 사회인의 사고방식 차이를 알려줍니다.

학교생활 평균 16년 내외. 1만 시간의 법칙에 따르면 우리는 학생생활의 전문가입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한다는 것은 다른 전문 분야로 들어가는 셈인데 문제는 잘못된 점을 알아채지 못한다는 것에 있다고 합니다. 새로운 세계의 사고방식과 기술을 갖춰야 그 세계에서 살아갈 수 있는데 말입니다. 우리는 학생 시절의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 학벌이 그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무리 길게 잡아도 사회초년생까지다. (중략) 사회에서 성공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실적이 어떤가에 의해서 결정된다. 』 - p44


사회에서는 과거에 무슨 일을 했다는 것보다 현재, 그리고 미래를 중요시합니다. 그런데 학생은 현재 학교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학벌, 점수가 현재진행형이고 그래서 중요하게 여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사회인이 되면 학교는 이미 과거이므로 결국 사회생활에서는 학벌이 큰 의미가 없어지는 거죠.

 

 

 

 

스펙이 좋으면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고방식 자체도 학생의 사고방식일 뿐이라는 걸 책에서는 잘 짚어주고 있답니다. 회사에서는 그저 이 사람이 자기 회사와 맞느냐 아니냐가 가장 중요한 조건입니다. 그 사람이 지금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업무와 맞느냐가 첫째 조건이고, 회사와 맞느냐가 두 번째 조건이라고 해요. 회사는 자기와 맞는 사람을 뽑지 점수로 뽑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취업을 못 한 경우 자신과 맞는 회사를 아직 만나지 못했을 뿐이니 너무 기죽지 말라고 하네요.


『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정말 필요한 능력은 얼마나 알고 있는가 하는 지식이 아니다. 상대방을 설득하는 능력이다.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과 이야기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능력이 정말로 중요하다. 사회에서는 이런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 성공을 거머쥘 수 있다. 』 - p82

 

 

 

왜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자영업자 비율이 높을까요. 그것도 한평생 직장에서 나름 전문가라고 자처할 만큼 긴 시간을 보낸 자기분야와는 전혀 무관한 치킨집, 편의점, PC방을 말입니다.


인생의 경쟁력은 어떤 회사에 다니는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업무를 하는가에서 나온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직장에 들어가면 대부분 바쁜 생활에 장기적 목표가 사라진다고 해요. 하루하루 주어진 일만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거죠. 학생 때는 대입이라는 목표와 취직이라는 목표가 있었지만, 직장에 들어가면 장기적 계획과 목표가 없어져 버립니다. 무조건 좋은 대학을 목표로 그 긴 학생 시절을 보내오며 세뇌되어 온 결과입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는 순간이야말로 진짜 자기 인생이 시작되는 것을 의식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을 찾는 것에서 사회에서의 배움은 시작된다고 합니다.
 

 

 

 

학생 때는 또래와만 관계를 맺어왔지만, 사회에서는 나이 차이 큰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회생활은 곧 인간관계라는 말이 나오듯 관계 맺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해요. 그리고 회사와 나는 계약관계일 뿐 회사를 운명처럼 생각하면 나중에 상처가 커질 수 있다 합니다. 즉 사회에서 요구하는 관계의 특징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지요. 더불어 노력과 보상이 비례적이지 않은 사회 구조를 알아야 하고, 학교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는 경제지식과 투자에 대해서도 꼭 필요한 공부라고 강조합니다.


실제 이 사회를 움직이는 힘은 스펙이 아니라는 것, 학생의 사고방식으로 이 사회는 굴러가지 않는다는 것!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를 참고해 사회에서 정말 요구하는 능력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걸 갖추는 것이 취준생과 미생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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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프랑스 - 유혹에 빠지거나 매력에 미치거나 지금 이 순간 시리즈 2
박정은 지음 / 상상출판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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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개국을 여행한 박정은 저자의 첫 여행지가 바로 프랑스였대요. 1년 동안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시작한 첫 여행은 불운의 연속이라 할 만큼 사연 많고 탈도 많았다고 하는데 어쨌든 그 여행을 계기로 여행과 관련한 글을 쓰고 여행이 인생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주요 도시만 도는 관광여행이 아니라 소도시를 방문하며 그 나라의 음식과 문화를 충분히 즐기며 여유 있게 여행하는 스타일을 추구하는 만큼 <지금 이 순간 프랑스>에는 프랑스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장소와 맛을 듬뿍 느낄 수 있답니다. 『 잠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어 다른 세계에 다녀온 느낌 (p41) 』 을 저도 누리고 싶어졌어요.

 

철학이 가득한 서점, 셰익스피어 & 컴퍼니.

노트르담 성당 지척에 있었지만, 저자도 영화 비포선셋을 보고서야 알게 된 곳이라고 하네요.


 


명소를 소개할 때에도 건축물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그 배경을 많이 다루고 있어요.

직접 그곳을 방문했을 때 이런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것 같아요. 


 

저는 웅장하고 거대한 중세 성, 수도원의 분위기에서 오히려 으스스한 느낌을 받는 편인 데다가, 사람 북적대는 휴양지는 피하는 취향인데 <지금 이 순간 프랑스> 저자의 여행 스타일은 저랑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저를 설레게 하는 장소 소개가 참 많더라고요. 여유롭게 산책하다 우연히 생각지도 못한 장소를 발견하는 것이 바로 낯선 곳을 여행하는 묘미인데 그런 알짜배기가 많이 소개되어 있답니다.


유럽 모나코는 제가 꼭 방문하고픈 1위 장소인데 프랑스 니스에서 모나코로 가는 여정이 마침 나와 있어서 반가웠어요. 속도보다는 보석처럼 빛나는 풍경에 한 표를 던진 버스 코스를 추천하던데 기회 되면 그 루트를 이용해 보려고요.

 

 

유명한 화가들의 집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르누아르, 피카소, 마티스, 샤갈, 빈센트 반 고흐...

어마어마한 예술가들의 흔적이 프랑스에 있잖아요.

우리 아이도 사랑하는 반 고흐의 작품 배경장소는 잊지 말고 다녀와야 할 곳이더라고요.


프랑스는 워낙 유명한 아이템이 많다보니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둘러보면 더욱 알찬 여행이 될 것 같더라고요. 음식에 관심 많은 이들에겐 와인을 포함한 식도락 여행을, 패션에 관심 많은 이들에겐 향수와 화장품 관련 여행을, 연극과 공연에 관심 있는 이들에겐 아비뇽 축제기간 여행을, 미술에 관심 있는 이들은 유명 화가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행을, 산을 좋아하는 이들은 알프스산맥이 이어진 몽블랑을 오르면 됩니다. 로마 시대 유적지도 많아 건축에 관심 많은 이들도 섭섭하지 않을 장소고요.


<지금 이 순간 프랑스>에는 소설, 영화, 만화 등에 등장하는 프랑스 곳곳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그렇게 만난 지명으로 떠난다거나 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의 추천으로 방문하는 곳이 많더군요. 이런 여행이야말로 더 추억에 남을 것 같아요. 프랑스 역사와 문화를 함께 소개하며 여행의 중요 배경지식을 더해주기도 합니다. 물론 실질적으로 여행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숙박, 교통, 주의사항 등의 Tip이 함께하는 것은 당연하고요.


흑과 백으로 나뉘지 않고 그 어디쯤에서 조화롭게 버무려진 프랑스의 다양한 얼굴을 만나며 프랑스를 새롭게 보게 되었어요. 두근대는 설렘을 가슴에 품게 되네요. 여유를 가지고 참여행을 즐기는 노하우를 배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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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 - 평범한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꾼 50편의 비밀스러운 이야기
에덤 고프닉.조지 도스 그린.캐서린 번스 엮음, 박종근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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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 Moth는 스토리텔링의 예술성과 기법을 탐구하는 비영리단체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뉴욕에서 가장 강렬하고 신선한 문학을 만날 수 있는 티켓"이라 호평했을 만큼 각계각층 사람들이 대본 없이 즉석에서 공연을 펼치는 형식으로 지금까지 3천 편 이상의 이야기를 전했다고 하네요. 16년간 축적된 이야기 중에서 단 50편이 실린 책 <모스>는 그야말로 진짜 이야기꾼들이 펼치는 스토리텔링의 향연을 맛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들려주는 이야기. 개인적인 추억과 회상을 기본 바탕으로 하는 짤막한 이야기들입니다. 10분짜리로 즉흥성과 생동감이 넘칩니다. 대체로 고백이나 사과와 같은 진솔한 이야기를 주를 이룹니다. 진실이 드러날 때 퍼지는 웃음 요소도 있고요. 게다가 이야기에 담긴 진실 때문에 유대감과 공감이 생깁니다.

 

 

 

 

우리는 왜 남의 이야기에 열광하는 걸까요. 인간적인 약점을 드러내는 일, 그들의 약점을 통해 우리는 훨씬 더 많은 것을 공감한다 해요. 모스를 통해 경청의 자세를 배우고 진심으로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웁니다. 자신을 타인에게 솔직하게 드러내는 행위가 얼마나 의미 있는 것인지도 알게 됩니다.

 

 

 

 

한 편당 5~6장 분량의 이야기들은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사건들임이 분명합니다. 테레사 수녀님을 치료한 의사의 긴박했던 당시의 이야기, 말더듬증이었던 사람이 동물보호를 위해 고위층 면담 자리에서 무려 1시간 반 동안 이야기를 한 일, 말도 안 되는 결혼식 축가 때문에 소중한 친구를 잃게 된 말콤 글래드웰, 헤밍웨이가 투우사 매니저 역할을 한 사건을 이야기한 헤밍웨이의 편집자, 18년간 사형수로 감옥에서 억울하게 지냈던 사람, 순방길에 숙취로 전용기를 놓친 백악관 대변인, 여성 포커 선수의 힘든 결정의 순간, 우주에 있는 허블 망원경 수리하면서 느꼈던 감정을 이야기한 우주인 등 노벨상 수상자, 경찰, 자원봉사자, 자영업자, 간호사, 가수, 작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그중에서 특히 자살예방센터에서 근무한 사람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네요. 본인도 자살하려던 순간이 있었지만 극복했었고요, 그러다 자살예방센터에서 근무 중 수면제 다량 복용 후 전화통화가 이뤄진 여자와의 일은 가슴이 아팠습니다. 한 시간 남짓 대화를 나눴지만 결국 그녀는 생명을 잃었답니다. 끔찍한 순간도 있지만, 더없이 완벽한 순간도 있다는 것을 그녀는 깨닫지 못했다는 걸 안타까워했어요.

스토리텔링을 글로 옮긴 거라 구어체로 이뤄져 이야기 속으로 몰입이 잘 되네요. 그들의 이야기 중에 특히 공감 가는 것들은 그만큼 내 경험과도 맞물려서 그럴 거예요. 이들은 모두 삶에 결정적 순간이 있었습니다. 인생의 최고의 순간이었을 수도, 최악의 순간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 순간을 이야기하고 그 사건이 자신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말합니다. 당신만의 특별한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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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뽀뽀하는 동화 - 소설가 이지민이 현명한 엄마를 위해 쓴 감수성 가득한 “동화 이야기”
이지민 지음 / 레디셋고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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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표지도 참 예쁜 <엄마가 뽀뽀하는 동화>는 그림책 육아서예요. 소설가 이지민의 감성에 엄마 이지민의 육아 경험이 어우러져 읽는 내내 코끝이 뜨끈해지는 책이랍니다. 흔하디흔한 그림책 소개책이 아니랍니다.  얼마나 칭찬해주고 싶은 책이길래 뽀뽀를 하게끔 할까요~ 아이의 책을 읽으며 아이와 더불어 엄마도 함께 성장하는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세상의 빛과 어둠을 함께 가르쳐주는 것은 부모의 숙제라고 해요. 밝음 건너편에 있는 두려움, 상처, 화, 울음, 슬픔, 죽음 주제를 다룬 책을 읽으며 아이를 보듬어주고, 엄마에 관한 책을 보며 엄마 자신을 위로하기도 하고, 가족과 이웃에 관한 책을 보며 주변을 둘러보게 됩니다.

 

 

책이 참 예뻐요. 면지 하나하나 그림이 은은하게 들어있어 정성 가득 담긴 편지를 읽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요.

 

 

 

 

못난 이 엄마는 읽으면서 뜨끔한 순간이 많았어요. 애 낳고 나면 머리 나빠진다더니 시도때도없이 변죽 끓는 엄마의 모습에 반성하게 됩니다. 그저 유명하고 좋다고 소문난 아이 책 고르고자 읽어야 할 책이 아니더라고요.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들을 공감하며 엄마 공부를 다시 하네요. 이 순간은 아이에게도 다시 없는 시간이고 엄마에게도 그러한데 말입니다. 인생에서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합니다.

 

 

 

 

『 어린이란, 어른이 다시 꾸고 싶은 꿈이다. 』 - p47


돌아보면 그때가 참 좋았지 싶은데 이 엄마의 어릴 적은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사는 것 같습니다. 아이 책을 읽으며 내 어린 시절을 기억하고 추억하면서 아이와 공유해야지요. 짧다면 짧은 아이 책 속에는 긴 여운이 있습니다. 육아에 지친 엄마들을 위한 그림책을 보니 다른 파트보다 유독 이쪽에 소개한 책들은 제가 아직도 소장하고 있는 책들이더군요. 아, 나도 알게 모르게 그림책으로 위로를 받아왔었구나 싶었네요.

 

 

 

 

엄마라는 입장에서 공유하는 감정이다 보니 저자의 이야기가 리얼하게 다가옵니다. 책을 읽으며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제대로 봐야겠구나 반성했어요. 지지고 볶든 간에 그래도 엄마로서 행복을 느끼게 해 준 아이니까요. 책 한 권을 아이와 함께 봐도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려는 노력으로 함께해야 한다는 것,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 세상에는 세 가지 종류의 동화가 있다. 읽고 나서 아이가 우는 동화, 아이와 엄마 둘 다 우는 동화, 그리고 엄마만 우는 동화. 』 - p145


다행히 나와 우리 아이 간에도 추억이라 말할 수 있는 책이 한 권 있는데 『엄마는 언제나 네 친구야』 라는 책이에요. 뱃속에서부터 읽었던 책이기도 하고, 밤에도 한두 시간에 한 번씩 깨서 울던 시기에 이 엄마의 화를 애써 누그러뜨리고자 주문처럼 읊조렸던 책이기도 해서 이제는 낡아 너덜거릴 지경이지만 잘 간직하고 있는 책이거든요. <엄마가 뽀뽀하는 동화>를 읽으며 읽는 내내 추억을 꺼낼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아이와 엄마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 책들을 소개한 <엄마가 뽀뽀하는 동화>는 그림책 속으로 아이만 빠져들게 하지 않고 읽어주는 엄마까지 흠뻑 젖게 만들어버립니다. 엄마도 아이였던 시절을 떠올리며 아이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려는 노력하게 되기도 하고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왜 그리도 눈물이 그렁그렁했는지. 아이에게 잘못한 게 많아서인가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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