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푸코의 실존의 미학, 내 삶의 예술가 되기 - 천경의 미셸 푸코 읽기
천경 지음 / 북코리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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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의 말기 저작 《주체의 해석학》을 공부하며 체화해 천경 작가의 언어로 쉽게 풀어낸 책 <미셸 푸코의 실존의 미학, 내 삶의 예술가 되기>.


작가는 동서양 철학을 횡단하는 인문학 공부를 하며 공부란 기존 앎을 버리는 일련의 수행이자 경계를 허물며 결국 사람을 바꾼다는 걸 깨닫습니다. 특히 그 여정에서 만난 푸코의 철학은 자기돌봄의 새로운 발견을 이끌어냈고, 삶을 그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예술로 승화시키는 실존의 미학에 매료됩니다.


철학자 미셸 푸코는 권력, 감시, 사회적 통제와 같은 무거운 주제를 다룬 철학자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후기 사유에서는 실존의 미학으로 진화하며 개인이 자신의 삶을 예술작품처럼 다듬고 창조하는 과정을 다룹니다. 지금과는 다른 실존의 방식을 자발적으로 찾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런데 푸코의 저서는 어렵기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천경 작가의 이 책은 읽을만합니다. 복잡한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만하게 읽히게끔 풀어냅니다.


푸코는 《주체의 해석학》에서 '주체의 자기배려' 개념을 중심으로 자기 자신의 변화를 통한 실존적 미학을 강조합니다. 자기배려란 감정, 인식, 진실, 관계, 성공, 돈 이런 것들을 대하는 태도를 바꿀 때 가능해집니다. 푸코는 그 방법을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실천 기법에서 찾았습니다.


여기서 푸코의 통치 개념이 등장하는데요. 행위에 개입해 그의 품행을 인도하는 것을 통치라고 합니다. 푸코는 지금과 다른 나의 품행을 양식화하고 다른 삶을 꿈꾸는 자들의 윤리로서 자기돌봄의 윤리라는 개념을 선보입니다. 그리고 천경 작가는 푸코의 철학적 개념을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합니다.


"자기배려하기란 일상을 떠나는 것이 아니다. 일상을 다른 힘의 관계로 매일 인도하는 것이다. 매번 유동하는 나와 나, 나와 타자와 세계의 힘 관계의 장에서 어떤 순간 힘을 빼야 하는지, 어떤 통치성으로 나를 다스려야 하는지, 어떤 예속의 힘에 굴복하지 몰아야 할지 우리는 직면한다." - p32 


경쟁과 성과, 끝없는 스트레스 속에서 나만의 색다른 길을 찾고 싶다면, 지금 이 순간 푸코의 철학에 주목하세요. 푸코는 자기수련을 통해 "어떤 주체가 되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합니다.


글쓰기, 독서의 기술, 자기실천, 사유와 표상의 점검기술, 자기인식의 기술과 같은 실존의 기술을 통해서 말입니다. 거듭 새롭게 자기 주체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각자 자기 삶을 작품으로 빚어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려면 많은 도구가 필요합니다. 그 도구들은 자기돌봄이란 개념을 실천하기 위한 것들입니다. 타인의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고유성과 특이성을 발명하며 역량을 펼치는 삶이 기대되지 않으신가요?






우리는 무한 경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는 얼마나 성과를 올렸지?” “내 가치는 얼마나 평가받고 있지?” 이런 생각들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가 많습니다. 스스로가 선택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회적 시스템에 의해 은밀하게 강요되는 것일 수 있습니다.


푸코는 이러한 삶의 방식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취하며, 진정한 자유를 찾기 위해서는 새로운 자기 돌봄의 실천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내 삶을 다른 사람의 기준으로 평가하지 말고, 자신만의 기준으로 살아가라고 말이죠. 나만의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푸코의 자기돌봄 개념은 단순한 자기 관리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예술가가 되어 자신의 삶을 조각하고 빚어내는 것을 상상해 보세요. 여러분이 주인공인 삶의 대작을 만드는 과정을 실천하세요.


과거에는 권력자의 전유물이었던 분노가 이제는 일상 속 미시권력 속에서 미시분노 상태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좀 더 약하고 만만한 자에게, 접근하기 불가능한 고위층에, 회사의 사주에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얽혀있는 가정에서도 공공연히 발생합니다.


보편화된 분노의 조절이 시급한 시대에 분노를 이기는 내적인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함부로 분노를 폭발하지 않을 만큼 자기제어력이 있어야 합니다. 분노의 극복은 불합리한 세상에 저항하는 더 좋은 방법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 걸까요? 분노는 습관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자주 분노하다 보면 분노를 발생시키는 뉴런 연결 조합이 계속 활성화, 공고화된다고 합니다. 결국 의식적으로 분노 횟수를 줄여야 합니다. 오늘 하루, 이번 한 주 격노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장기적으로 실천하다 보면 분노의 연결 회로는 희미해집니다.


누구나 당장 그러고 싶지만 안 되는 게 행복 아닐까요?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대신 지금 당장 행복해지자고 합니다. 문제는 행복해지려는 생각만으로 감정과 신체가 변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천경 작가는 푸코의 철학을 통해 어떻게 행복해지는 순간을 끌어낼 수 있는지 이 책에서 소개합니다.


자기돌봄 실천의 방법들을 그 외에도 무척 많습니다. 힘들더라도 실존을 살아내며 조금씩 실천을 해보자고 조언합니다. 행위를 매일 조금씩 바꾸면 생각도 바뀌고, 몸의 감각도 바뀐다고 말이죠.


"그러니까 하루치의 삶을 지켜내기가 중요하다! 자기를 내동댕이치고 술의 힘으로, 약물의 힘으로 살아간다면 괴로움의 주도권을 뺏긴 것이다. 일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괴로움 따위가 근접하지 못하게 하면서 내가 일상에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 p263


푸코의 실존의 미학을 통해 삶을 예술로 승화시킬 준비를 안내하는 <미셸 푸코의 실존의 미학, 내 삶의 예술가 되기>. 이 책을 읽고 나면 삶이라는 거대한 캔버스에 무엇을 그리고 싶은지 조금은 더 선명해질 겁니다.


나만의 삶을 새롭게 조각해 나갈 준비가 되셨나요? 미셸 푸코의 실존의 미학과 함께라면 우리의 일상은 그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예술로 빛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일상 속에서 작은 실천을 통해 우리 자신을 예술로 만들어가는 여정에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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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아, 언젠가 너를 만나고 싶었어 - 대자연과 교감하는 한 인간의 순수한 영혼을 만나다
호시노 미치오 지음, 최종호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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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한가운데서 발견한 소중한 교감 <곰아, 언제나 너를 만나고 싶었어>. 알래스카 자연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난 야생사진작가 (고)호시노 미치오의 사진집입니다.


20여 년간 사진작가로 활동했던 그가 캄차카에서 취재 중 곰의 습격으로 생을 마감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얼마나 자연과 가까운 삶을 살았는지를 보여줍니다. 호시노 미치오는 43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그의 유산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줍니다.


아니마 상, 기무라이헤이 사진상 등 여러 상을 수상하며 그 업적을 인정받았고, 그의 작품은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의 유고집 <곰아, 언젠가 너를 만나고 싶었어>는 그가 남긴 소중한 선물 중 하나입니다.


호시노 미치오 작가는 1978년 알래스카대학 야생동물관리학부에 입학해 그곳에 뿌리를 내렸고 자연과 교감하며 사는 삶을 선택했습니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바라본 세상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생명과의 끊임없는 대화였습니다.


알래스카의 툰드라, 숲, 강,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들과 긴밀하게 연결됩니다. 그의 사진에는 대자연과 동물들에 대한 깊은 사랑과 이해가 담겨 있습니다. 자연과 눈을 마주칠 때, 일렁거리는 감정의 설렘을 저도 만끽해 보고 싶습니다.


미치오의 사진에서 곰은 특별한 존재로 등장합니다. 곰은 그에게 단순한 피사체가 아니라 경외감의 대상이었습니다. 곰은 알래스카의 주인이자, 자연의 수호자처럼 보였습니다.


호시노 미치오의 사진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자연과 생명에 대한 시각적 시입니다. "너와 나 사이에 같은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걸"이라는 글귀처럼 그의 글에는 자연과 생명을 대하는 철학이 드러납니다.





"이대로 초원을 달려가 너의 몸에 닿고 싶어, 하지만 너와 나는 떨어져 있어 밤하늘 별만큼이나 아득히 멀리"라는 구절처럼 때로는 명상적이고, 때로는 감성적인 글귀가 가슴을 두드립니다.


미치오의 사진은 생명의 순간을 포착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줍니다. 그의 사진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서 생명의 소중함과 그 흐름을 담아냅니다.


"서로 가만히 마주 본 채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라는 글귀와 함께 곰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한 모습이 담긴 사진은 생명체와 자연을 하나의 영혼으로 바라보며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순간을 발견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호시노 미치오의 렌즈로 보는 세상, 그것은 진정한 자연의 이야기입니다. 자연과 생명에 대한 깊은 사랑과 경외감을 통해 우리가 삶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메시지를 던지는 것 같습니다. 


자연과 생명에 대한 깊은 철학과 사랑을 담은 사진집 <곰아, 언젠가 너를 만나고 싶었어>. 알래스카에서부터 시작된 그의 여행은 우리의 마음 속에서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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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인문 기행 1 - 고전 들고 떠나는 펠로폰네소스 유랑기 그리스 인문 기행 1
남기환 지음 / 상상출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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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해야 할 시리즈가 생겼습니다. 고전 들고 떠나는 펠로폰네소스 유랑기를 시작으로 ‘그리스 인문 기행’ 시리즈 앞으로의 여정이 기대됩니다. 그리스 신화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입니다.


펠로폰네소스반도는 그리스 신화와 역사의 경계가 흐릿한 땅입니다. 수천 년 동안 이곳은 인간과 신들이 공존하는 이야기로 가득 차 있었죠. 그리스 세계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그리스 고전은 중요한 요소라고 합니다.


<그리스 인문 기행 1>은 고대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리스 고전을 통해 신화와 역사를 넘나드는 매혹적인 스토리텔링을 보여줍니다. 신화 속의 장소를 방문해 신비로운 이야기들을 펼쳐봅니다.


펠로폰네소스는 고대 그리스 미케네 문명과 트로이 전쟁의 배경이 된 장소입니다.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으로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지명이지만 땅과 역사의 연결성을 그리지는 못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코린토스, 미케네, 스파르타, 올림피아 그리고 에피다우로스까지 이곳에서 허구로만 알고 있던 신화 속 얽히고설킨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그리스 여행의 첫 단계는 바로 그리스 고전 읽기입니다. 호메로스 일리아스와 오디에시아, 헤로도토스의 역사, 20세기 그리스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전집까지. 신화와 고전 이야기를 여행하며 풀어내니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인문 기행입니다.


여정은 코린토스에서 시작합니다. 번영했던 만큼 타락하기도 했습니다. 메데이아의 신화를 통해 코린토스의 탐욕과 타락을, 아프로디테 신전 앞에서 과거 신성시한 성매매 관습을 마주하며 이 도시의 화려함과 어두운 면모를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황금의 땅 미케네로 향합니다. 평소 동경하던 그리스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미케네 시골길 풍경이 반겨줍니다. 에게해 문명의 중심지에서 발견된 미케네 유적들은 고대 그리스 문명의 강력함을 보여줍니다.


고대 왕가의 무덤 그리고 복수극 ‘아가멤논의 가면’으로 유명합니다. 이곳은 하인리히 슐리만이라는 고고학자가 발굴해낸 전설적인 장소로, 미케네의 영광과 몰락을 이야기합니다. 


“디스 이즈 스파르타! This is Sparta!” 영화 〈300〉에서 들었던 이 외침을 기억하시나요? 스파르타는 고대 그리스의 강력한 군사 도시국가로, 엄격한 규율과 훈련으로 유명했습니다.






스파르타의 전형을 만든 리쿠르고스의 통치를 통해, 스파르타의 철저한 규율과 그에 따른 자유의 갈등을 들려줍니다. 트로이 전쟁의 시발점이 된 파리스의 신화도 있습니다.


스파르타의 유적지는 오늘날 평화로운 휴식처로 변모했습니다. 이 도시의 유적을 탐방하면서 고대 그리스의 강인함과 현대의 평온함이 어떻게 공존하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 올림피아는 그리스의 신성한 축제의 중심이었습니다. 이곳에서 펠롭스의 전차 경주와 장례식 추도경기를 떠올리며 고대의 올림픽 정신을 되새겨 보세요.


여정의 마지막 목적지는 에피다우로스입니다. 이곳은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의 성소로, 고대 그리스의 치유와 돌봄의 중심지였습니다. 아스클레피오스의 뱀이 둘린 지팡이는 오늘날 세계보건기구의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에피다우로스의 극장에서 고대 그리스의 공연 예술을 상상해 보세요. 치유와 예술이 조화를 이뤄 고대 그리스의 인류애와 창의성이 어떻게 현대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입니다.


남기환 작가는 펠로폰네소스 여정을 통해 그리스의 역사와 신화는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음을 짚어줍니다.


그리스는 고대의 미스터리와 현대의 호기심을 동시에 자극하는 장소입니다. <그리스 인문 기행>에서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신화와 역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매혹적인 여정이며, 고전의 깊이를 느끼고 현대의 의미를 찾는 길잡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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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닌 여자들 - 역사에 늘 존재했던 자녀 없는 삶
페기 오도널 헤핑턴 지음, 이나경 옮김 / 북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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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버지니아 울프가 스마트폰을 쥐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이들이 SNS에서 팔로워에게 “왜 아이를 낳지 않으셨어요?”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어떤 답변을 했을까요?


페기 오도널 헤핑턴의 책 <엄마 아닌 여자들>은 바로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여행을 안내합니다. 여성들이 아이를 갖지 않는 선택을 역사적, 사회적, 개인적 맥락에서 풀어내며 이 선택이 결코 현대의 이기적인 기벽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여성들은 오래전부터 모성을 선택하지 않는 길을 걸어왔습니다. 제인 오스틴, 브론테 자매,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와 같은 문학계의 거장들 역시 그러했습니다. 이들은 아이를 갖지 않는 선택을 했고, 더 넓은 세상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찾아갔습니다.


헤핑턴은 이 책의 첫 장에서 여성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임신을 피해왔는지, 그리고 그들의 선택이 역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줍니다.


우리는 종종 모성을 여성의 본질적인 역할로 생각하지만, 역사 속에는 그렇지 않은 수많은 여성들이 존재해왔습니다. 페기 오도널 헤핑턴은 <엄마 아닌 여자들>에서 여성들이 오랜 세월 동안 모성을 거부하고 다른 길을 걸어왔음을 생생히 묘사합니다.


제인 오스틴, 조지 엘리엇, 브론테 세 자매, 에밀리 디킨슨, 버지니아 울프와 같은 위대한 여성 작가들이 어떻게 의식적으로 임신을 피했는지를 조명합니다. 이들은 결혼과 아이를 낳는 대신 자신들의 문학적 재능을 꽃피우기로 선택했습니다. 이 여성들은 현대의 피임 기술이 등장하기 전에도 능동적으로 자신들의 인생을 계획하고 선택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여성의 출산과 양육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게 된 이유를 탐구해 봅니다. 전통적으로 아이의 양육은 공동체의 책임이었으며, 많은 문화에서 아이는 공동체 전체의 보살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미국 사회는 이상적인 가족 모델로 ‘어머니, 아버지, 생물학적 자녀들’로 구성된 핵가족을 강조해왔습니다. 현대 사회의 고립된 양육 방식으로 여성들은 점차 고립되고 출산과 양육의 무거운 책임을 떠맡게 됩니다. 아이 없는 삶을 선택한 여성들을 ‘비정상’으로 보게 만들었습니다. 






저자는 모든 여성이 반드시 생물학적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음을, 그리고 누구나 “어머니 역할(mothering)”을 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생물학적 자녀를 반드시 가져야 한다는 사회적 기대에 대한 비판과 함께 모성의 개념을 재정의합니다.


여성이 사회적 성취와 완벽한 어머니 역할을 모두 해내야 한다는 압박에 대해서는 오늘날의 여성이라면 다들 공감할 겁니다. 저자는 여성들이 이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할 때 게으르거나 개인의 실패로 간주되는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 비판합니다.


미국 대법관 에이미 코니 배럿 같은 매우 드문 사례는 이러한 기대가 얼마나 비현실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녀는 일곱 명의 자녀를 양육하면서도 대법관에 올랐지만, 이는 모든 여성들이 따라 할 수 있는 모델은 아닙니다.


헤핑턴은 시몬 드 보부아르의 말을 인용하며 여성들이 왜 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합니다. 보부아르는 글쓰기를 위해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이는 그녀의 열정을 따르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여성들이 사회적 성취와 모성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현실을 대변합니다.


압박은 냉동 난자, 시험관 시술 등 난임 치료 기술에서도 드러납니다. 많은 여성들에게 아이를 갖기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압박과 부담을 안겨주었습니다.


게다가 아이를 갖는 것이 불가능한 여성들의 목소리가 어떻게 무시되고 있는지를 강조합니다. 난임 치료 과정과 그 실패로 인한 좌절은 여성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안겨줍니다. 아이를 갖는 것이 불가능한 이유를 존중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사회 문제를 제기합니다.


기후 변화가 오늘날 여성들의 출산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지구의 미래를 염려하며 아이를 갖지 않는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개인의 안위와 성취만을 위한 결정이 아닙니다. 헤핑턴은 지난 200년 동안 여성들이 환경적 이유로 아이를 갖지 않기로 선택했던 사례들을 제시합니다.


헤핑턴은 NON(전국비부모회) 회원들의 주장을 인용하며 자녀를 갖는 것에 반대하는게 아니라 부부가 자녀를 가질 것인지에 대해 선택권을 가지길 원하는 것뿐이라는 걸 짚어줍니다.


자신의 신념과 삶의 방식을 지키기 위해 자녀를 갖지 않기로 선택한 이들은 많습니다. 결혼, 자녀, 가족에 대한 전통적 기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자발적으로 선택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엄마 아닌 여자들>은 모성을 강요받는 시대에 필요한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당신의 선택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단지 자녀를 갖지 않는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시합니다. 자신의 선택이 존중받고, 자신의 삶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안겨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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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무슨 새일까?
배명자 지음 / 생각의집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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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집 주변 나무에서 지저귀는 새소리. 요즘은 아기 까치들이 한창 성장하고 있는 시기다 보니 그 어느 때보다 참새 무리와 직박구리들을 경계하며 요란스럽게 깍깍대는 엄마 까치의 울음소리로 새벽부터 귀가 따갑습니다.


계절에 따라 떼까마귀가 하늘을 뒤덮는 장면을 흔하게 보고, 주변 호수 공원을 산책하며 드나드는 새들을 보며 저는 딱 이 정도까지만 새를 구별할 줄 아는 수준입니다. 하얀 큰 새를 보면 백로인지 황새인지 왜가리인지 두루미인지 구분 못하는 새알못입니다. 그래도 새를 볼 때마다 폰 꺼내 찍으려 드는 걸 보면 영 관심 없는 건 아닌듯합니다.


집 주변, 공원, 숲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작은 손님들.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아볼까요? <이건 무슨 새일까?>는 작고 반짝이는 눈빛을 가진 새들이 궁금한 어린이 친구들에게 완벽한 동반자가 되어줄 책입니다.





목차에서부터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크기별로 구분하니 직관적으로 와닿네요. 참새와 비슷한 크기, 찌르레기와 비슷한 크기, 까치와 비슷한 크기, 거위와 비슷한 크기의 새들로 구분해 소개합니다.


새마다 지저귀는 시간대가 다르다는 것도 이 책을 보며 알게 되었어요. 눈썹선, 눈선, 콧수염선, 이마, 부리, 턱... 부위별 명칭도 제대로 배웠고요.


나무와 숲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귀를 쫑긋 세우고 눈을 또렷하게 떠보세요. 주변에서 새를 관찰할 수 있는 장소는 생각보다 흔합니다. 관심을 가지는 순간 훨씬 더 잘 보이거든요.


이 책을 읽고 나면 산책길에서도 새를 쉽게 발견하게 될 겁니다. 집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들은 종류가 많지 않으니 초보 탐정도 어렵지 않게 새들의 이름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이건 무슨 새일까?>에서는 한 페이지에 한 마리의 새를 소개합니다. 새의 생활 방식과 특성을 핵심을 잘 설명해 줍니다. 자세히 보아요, 같이 해봐요, 놀라운 사실, 알아둬야 할 중요한 사실처럼 새들을 더 잘 이해하고 관찰하는 방법도 짚어줍니다.


번역서이다 보니 우리나라에선 볼 수 없는 새도 있지만, 한국어판에서는 우리나라에 사는 새들을 하단에 꼼꼼하게 체크해 주고 있으니 언젠가 한 번쯤 꼭 만나고 싶은 기대감으로 설렙니다.


새를 발견할 때면 가만히 숨죽여 쳐다보게 됩니다. 고갯짓하며 쫑쫑거리는 모습이 제법 귀엽습니다. 크기가 커질수록 날개를 활짝 펴면 생각보다 더 크다는 걸 실감하며 으악 소리가 절로 나오기도 하지만요.


휴대폰 갤러리를 열어 집 주변에서 찍은 친숙한 새 사진을 찾아보니 몇 장이 바로 나오네요. 이 책에 나온 제비 설명을 살펴보니 꼬리깃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러고 보니 사진에서도 길게 쭉 뻗은 꼬리깃을 발견해 반가웠습니다.






새도감이라고 해서 새 종류만 알려주는 건 아닙니다. 새를 관찰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어요. 새를 관찰할 때 지켜야 할 규칙부터 구별 팁, 좋아하는 먹이를 직접 만드는 법, 새집 만드는 법 등 자연의 탐험가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주변 생태관, 식물원, 수목원 등에서 하는 프로그램도 찾아보세요. 해외에서는 정원새 체험의 시간이라는 행사가 있나 봅니다. 가까운 곳에 숨어 있는 새들의 세계를 알아가는 즐거움이 가득하겠어요.


새를 관찰하는 건 단순히 하늘을 날아다니는 존재를 보는 것을 넘어서, 작은 세계를 엿보는 신비로운 경험입니다. 주변을 관찰해 보세요. 새로운 날갯짓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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