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이방원
이도형 지음 / 북레시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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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이방원이 국회의원 이동진의 몸에 빙의했다?! 웹소설 현판 장르 좋아하는 독자라면 더욱 반갑게 읽을 수 있는 소설 <국회의원 이방원>.


역사물, 정치물, 빙의물이 현대를 배경으로 버무려져 판타스틱하면서도 선거를 앞둔 요즘 정치판과 닮아 더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정치부 기자 생활을 오랫동안 한 이도형 작가의 예리한 시선도 담겨 있고요.


교수 출신 초선 비례대표 국회의원 이동진. 처음엔 패기 넘치게 시작했지만 여당 내분으로 금세 끈 떨어진 신세가 된 상태입니다. 보좌진들도 줄줄이 그만두고, 보좌관 선호와 교수 시절 제자 다혜와 신입 수찬이만 남아 보필 중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종묘 위패에 부딪친 이동진 의원 몸에 태종 이방원의 영혼이 빙의되어버리는데. 사극 대사 같은 말투로 횡설수설하는 이동진 의원의 모습에 황당하고 당황스러운 보좌진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수습해야 합니다.


조선의 왕이 국회의원이라니! 그런데 냉혹한 군주 태종 이방원 캐릭터가 살짝 요상합니다. 조금은 유들유들한 장난기가 보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이곳에 제대로 적응해 보려고 하는 의지마저 느껴집니다.


태종 이방원은 사극 드라마로도 다룬 인물인 만큼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왕인데요. 조선을 세운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로 조선의 3대 왕입니다. 조선 개국 때 큰 공을 세웠고, 왕자의 난을 통해 권력을 굳히며 왕위에 오릅니다. 왕이 되어서도 강력한 왕권을 행사했고, 세종대왕이 될 충녕의 아버지입니다.


당시 강력한 왕권을 구축한 태종 이방원이 선거를 통해 정치인을 뽑는 민주주의 시대에서는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태종 이방원 캐릭터만큼이나 매력적인 등장인물이 있습니다. 15년 동안 여의도에 머물며 공천 받길 원했던 보좌관 선호입니다. 매번 의원들에게 버림받으면서도 버티고 있습니다.


끈 떨어진 신세가 된 이동진 의원 아래서 고민 많던 보좌관 선호는 태종 이방원의 빙의로 '그 이방원'이라는 것에 기대를 걸고 국회의원 이방원 만들기에 돌입합니다. 보좌진 다혜는 선량하고 좋은 이동진 의원의 이미지가 태종 이방원 때문에 잘못되진 않을까 반대했지만 현재로서는 더 나은 방법이 없습니다.


태종 이방원은 역시 '그 이방원'이 맞았습니다. 정몽주를 죽이고, 정도전을 죽이고, 처가 박살 내고, 사돈도 죽인 냉혹한 이방원. 정치판 심리에 빠삭하고, 배움의 속도가 빠릿빠릿합니다.


역사책 속 냉혹하고 딱딱한 이미지의 태종 이방원을 이도형 작가는 의외성을 살려 선보입니다.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태종입니다.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장면에서는 부모의 마음을 건드려 울컥하다가도 "내 아이의 모습과는 다른데."라는 말 한마디로 빵 터지게 만들어 버립니다.


정의와 불의로 직언을 해야 풀리는 정치인, 돈을 믿는 정치인 등 각양각색 정치인 군상이 <국회의원 이방원>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정치인들 권력에 가까이 있는 보좌관들 역시 다양한 이미지로 그려냅니다.


국회 내부의 내밀한 모습, 대통령실과의 관계, 선거를 준비하는 정치인들... 저마다 출혈을 줄이며 협상을 해나가는 정치 세계.  태종 이방원은 민주주의 정치에 대한 시대적 괴리감마저도 재빠르게 적응해나갑니다.


"정치라는 건 결국 다른 자의 욕망을 건드리는 일 아닌가."라고 할 만큼 권력을 쟁취하려는 인간 욕망을 꿰뚫고 있습니다. 과연 의심받지 않고 이동진의 몸으로 국회의원직을 잘 해낼 수 있을까요?


보좌진 다혜는 "국회는 사회적 하수종말처리장"이라고 했을 만큼 정치판이 치가 떨립니다. 이동진 의원은 초선의원 특유의 객기 충만함이 힘 있는 정치인으로 이끌어 주진 못했습니다. 이용 가치에 따라 사람을 쓰고 버리는 정치판의 속물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정치의 끈을 놓지 못하는 보좌관 선호까지.





이도형 작가는 태종 이방원과 보좌진들의 대화를 통해 권력을 제대로 운영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국민을 위한 정치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원칙과 현실의 괴리가 큰 정치판에 뛰어든 정치인들에게 그렇게까지 해서 뭘 이루고 싶은 건지 묻는 소설입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정치인뿐만 아니라 그들을 국회로 보내는 국민들이 내놓아야 합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원칙과 현실의 괴리를 조화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인물들이 국회에 많이 입성하면 좋겠습니다.


납득이 애매했던 사건 에피소드에 대한 떡밥은 완벽 회수까진 아니지만 적절히 마무리는 하고 있고, 무엇보다 코미디가 가미된 정치 드라마로 만들어 방영되면 꽤 재밌겠다는 생각이 든 소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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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두콩달 - 365일 질리지 않는 두부, 콩나물, 달걀 요리 레시피
이미경 지음 / 상상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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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 물가가 너무 오르니 이것저것 담을 때마다 손 떨리는 요즘입니다. 그나마 만만한 식재료는 두부, 콩나물, 달걀. 하지만 매번 만드는 것만 만들다 보니 집밥이 최고라는 말을 하기엔 좀...


친근한 식재료로 더 다양하게 반찬을 만들 수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안성맞춤 요리책이 나왔네요. 이미경 저자의 <맛있는 두콩달> 덕분에 우리집 반찬 걱정 한결 덜었습니다.


식재료 산 걸로 한 가지 요리를 하고 나면 남은 재료 사용법이 애매했는데, 이제는 남는 것 없이 알뜰하게 다 해치울 수 있습니다. 메인요리로도 반찬으로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레시피가 소개됩니다.


<맛있는 두콩달>에서 사용한 계량법과 기본양념을 소개하고 있고 단골 식재료 두부, 콩나물, 달걀을 어떻게 고르고 보관하는지까지 요리 기초부터 다루고 있습니다.


흔한 식재료 두부로 차린 54가지 반찬을 만나보세요. 부침찌개용 두부, 생식용 두부, 연두부, 순두부까지 두부만 해도 종류가 꽤 있죠. 기름에 지져 냉동해두면 쫄깃한 두부 맛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두부가 샐러드와 이렇게 궁합이 잘 맞을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드레싱까지 직접 만들어보고 다양한 부가 재료를 넣으면 기대 이상의 샐러드가 탄생하더라고요. 요리 사진을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기분이랄까요.





두부 김밥, 치즈 뿌린 두부튀김, 두부 햄 커틀릿, 두부 고추장 떡볶이 등 재미있는 요리가 가득합니다. 두부 요리는 그저 된장찌개에 넣는 재료로, 부쳐 먹는 재료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어찌나 다양한지 두부 하나만으로도 일주일 거뜬하게 보낼 수 있겠단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반찬 가짓수 걱정을 완전히 해결해 줍니다.


맛있는 콩나물 요리 40가지가 이어집니다. 콩나물은 비타민C가 풍부하다고 합니다. 저는 콩나물보다 숙주나물을 선호하는 편인데 식감을 살릴 땐 콩나물을 이용해 봐야겠어요.


그저 무침 정도로만 활용한다고 생각한 콩나물. 그 무침조차도 어떤 재료를 더 넣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요리로 확장됩니다. 계절별 각종 나물을 더 넣어도 좋고, 게맛살이나 해초를 넣어도 좋습니다.


저희 집에서 달걀은 항상 떨어지지 않게 구비해두는 식재료인데요. 남편은 삶아서 아침 대용으로, 아들은 노른자 바싹 익힌 스크램블로, 저는 살짝만 프라이해서 밥 위에 얹어 노른자 깨뜨려 먹어야 합니다. 세 명의 취향이 완전 다 달라요 ㅋㅋ 저는 오죽하면 계란빵도 노른자가 다 익어버린 상태면 슬퍼지는 성격입니다.


이참에 다양한 달걀 요리 55가지를 배워봅니다. 동그랗게 썬 파프리카 안에 달걀을 넣어 프라이하면 색다른 프라이가 되는군요. 달걀 그물 볶음밥에서는 비주얼을 제대로 배워봅니다. 달걀 푼 걸 튜브에 담아 에그네트를 만드는 방법 너무 재미있겠더라고요.





저는 달걀 구입한 날 냉장고 보관 통에 다 넣지 못하고 남는 달걀은 그 자리에서 달걀말이를 만들어버리는데요. 달걀말이도 평소 매번 했던 대로 말고 조금 더 다양하게 해보려고 유심히 살펴봤어요.


달걀물에 식빵 적셔 구워 먹는 걸 좋아하는 분이라면 달걀 식빵말이 최고입니다. 훨씬 덜 번거롭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워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너무나도 익숙한 식재료 두부, 콩나물, 달걀이기에 오히려 평소 해왔던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은 두부면 두부요리로 검색해서 뭔가 할 만한 게 없나 하고 일일이 찾았었는데, <맛있는 두콩달> 덕분에 엄청난 양의 레시피가 한 번에 정리되었으니 정말 유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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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글쓰기는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딱 4주 만에 완성하는 브랜딩 블로그
정경미(로미) 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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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글쓰기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어 인생을 바꾸는지 경험하고 깨달은 노하우를 담은 책 <블로그 글쓰기는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로미, 신은영 작가, 윤담, 주얼송 네 명의 저자는 교사, 개인 사업가, 대기업 직장인, 육아맘 시절 저마다 안고 있었던 고민을 블로그를 통해 풀어냈습니다. 그 결과 커뮤니티 리더, 강사, 성장 글쓰기 프로젝트 리더, 블로그 글쓰기 강사로 인생 커리어 전환을 맞이합니다.


제2의 인생을 맞이하며 결성한 리블로그팀으로 활동하며 3년간 500여 명에게 피드백했던 강의자료를 아낌없이 풀어낸 <블로그 글쓰기는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저자들 역시 처음 시작은 미약했습니다. 고민을 담은 일기장 수준에서 브랜딩 블로그로 탄탄하게 만들기까지 그 여정을 만나봅니다.


이 책은 단기간에 수익형 블로그를 만들고자 하는 이들보다 장기적 관점으로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자신의 비즈니스와 연결해 확장할 때 도움 될 장기적인 수익화를 위한 브랜딩 블로그 맞춤 노하우를 담았습니다.


저도 블로그 하나만으로 빵 터지는 수익화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가끔 언급했었는데요. 포트폴리오 개념의 블로그로 성장시키며 나의 성장과 블로그 성장을 함께 추구해야 하는 게 네이버 블로그를 가장 멋지게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저자들이 블로그를 대하는 결이 저와 잘 맞아 읽기 편했습니다.





저는 2004년 블로그를 비공개로 저만 사용하려고 일단 만들었고 (당시 고양이 집사 생활과 그림책 리뷰를 올리던 개인 홈페이지를 따로 돌리고 있었는데, 네이버 블로그를 백업 개념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놈의 홈페이지가 호스팅 트래픽이 딸려서 가끔 접속이 안되었...) 육아하면서 이웃공개로 일기 글을 처음 오픈했고, 전체공개 형태로 글을 오픈한 건 더 이후고요.


그렇게 저도 블로그를 일기로 시작했습니다. 지금 제가 다시 읽어도 웃길 만큼 매끄럽지 않은 글 실력이었습니다 ㅋㅋ 하지만 그냥 쭉쭉 써서 올렸습니다. 그 글 덕분에 지금 읽어도 당시의 생생한 감정을 바로 떠올릴 수 있습니다. 블로그 예전 글을 볼 때마다 기록의 힘을 실감합니다.


<블로그 글쓰기는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는 내 일상과 경험, 과정을 연결하고 새로운 나의 모습을 찾아가는 여정을 만끽하게 해줍니다. 자신의 강점은 스스로는 잘 알아채지 못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너무나도 쉽게 내가 하는 일은 그게 강점인 줄 모르고 하고 있었습니다. 타인이 댓글로 알려줘야 '그런가?' 하고 깨닫습니다. 공식적으로 글 쓰고 이웃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나의 취향, 강점, 재능을 발견할 수 있다는 걸 리블로그팀이 짚어줍니다.


"특별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쓰면서 특별해진다." - 책 속에서





이 책은 블로그 수익화에 대해 제가 읽은 책 중 가장 현실적으로 잘 고백(?)한 책입니다. 광고, 협찬, 제휴마케팅, 서평단, 체험단의 경우 제품/서비스 제공이 아닌 현금성 수익은 일부입니다.


게다가 애드포스트는 구글 애드센스보다 단가가 약해 순수하게 이걸로 월세 낼 만큼 번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 경우 네이버 메인 노출 몇 번 되면서 방문자수 치솟았을 때 애드포스트 금액이 급격히 올랐습니다. 로또와도 같은 행운입니다.


저는 저품질이라는 걸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운 좋은 사례인데요. 이 책에서도 저품질에 대해 궁금해하는 부분을 다루고 있습니다. 각종 품앗이는 저품질의 나락으로 빠뜨리는 전략입니다. 블로그는 그냥 네이버가 싫어하는 걸 안 하면 됩니다. 장기적 관점으로 브랜딩 블로그를 만들어보세요.


브랜딩 블로그를 만드는 핵심은 블로그 글쓰기입니다. 글쓰기는 가장 호흡이 느린 콘텐츠입니다. 숏폼 전성시대에 이게 웬 말인가 싶겠지만, 혼자 쓰는 일기에서 점점 독자를 고려한 글쓰기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습니다.


리블로그팀은 오늘도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글쓰기 팁을 꼼꼼하게 알려줍니다. 어차피 블로그 전체 평균 체류시간은 1분 남짓이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도서 분야는 그 평균보다는 깁니다만) 타인의 시선은 걱정 말고 자신을 위해 글을 써보세요.


이때 나를 어디까지 공개해야 해야 할까 같은 과거에 방점을 찍지 말고 현재를 팔아야 한다고 합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의 이유, 과정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나 어려움을 써보라고 합니다.


사진은 무료 사진을 써도 되는지 아니면 직접 찍는 게 더 나은지, 상위노출을 위한 제목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카테고리와 디자인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글쓰기 할 때 궁금한 문제들을 해결해 줍니다. 닉네임과 블로그명도 좋고 나쁨이 있듯, 신뢰를 주는 한 끗 차이를 잘 잡아내는 책입니다.


블로그 글쓰기에 도움 되는 챗GPT 활용법까지 현실적으로 알려주고 있어 저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리블로그의 영업 비밀은 초보 블로거에게 꼭 필요한 팁입니다. 잘 되는 브랜딩 블로그의 비밀은 꾸준함, 일관성, 즐거움이라고 합니다. 꾸준히가 되려면 내가 좋아하는 주제로 글을 쓸 때입니다.


글도 못 쓰는데 블로그 시작해도 될지 망설이는 사람, 미라클모닝을 하며 인증 글을 현명하게 기록하고 싶은 사람, 퍼스널 브랜딩을 구축하고 싶은 사람 등 블로그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블로그로 인생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글쓰기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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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스 프로덕트 - CEO, PM, 기획자를 위한 사업 기획의 5가지 원칙
이준형 지음 / 찌판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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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아이디어 또는 기술이 있으면 뭔가 뚝딱 잘 될 것만 같은 느낌이죠. 하지만 구체적인 사업 기획 없이 열정만 가지고 신나게 덤벼들었다가는 정작 고객은 아무런 반응이 없는 상황에 처합니다.


어떤 제품/서비스든 수익화를 목표로 한 사람이라면 읽어야 할 책 <그로스 프로덕트>. 성공하는 사업의 궤도, 성장하는 사업의 5가지 원칙을 통해 성공의 길을 걸어보세요.


250만 다운로드 '스터디헬퍼', 지식콘텐츠 제작사 '비욘드날리지' 공동창업자 등 연쇄창업자이자 지식 콘텐츠 창작자인 이준형 저자의 책 <그로스 프로덕트>. 스타트업 예비 CEO, 신사업을 맡은 PM, PO는 물론이고 분야 막론하고 수익화를 노리는 열정꾼들에게 도움 되는 내용이 가득합니다.


초기 아이디어 단계에서 성공 가능성을 그저 감으로 판단하나요? 마이클 세이벨의 11가지 체크리스트를 통해 확인해 봐야 합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 1~2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그 문제를 본인이 경험해 본 적 있는지,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 이 문제를 고객 또는 사용자가 얼마나 자주 겪는지, 고객의 해결 욕구가 얼마나 강한 문제인지, 제품이 별로여도 그걸 쓰려는 절박한 고객 또는 사용자는 누구인지 등 체크리스트에 답해야 합니다.


어쩌면 뻔한 문제인데도 사실 이 체크리스트를 대부분은 통과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고객의 필요와 생각은 빼놓고 시작하려 든다는 거죠.


<그로스 프로덕트>는 시간의 흐름에 맞춰 5가지 단계를 소개합니다. 비전 설정, 아이디어 도출, 수요 확인, 출시 및 개선, 확장 및 성장까지 사업 기획의 5가지 원칙을 통해 성공하는 사업의 루트를 밟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아마존은 세상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회사가 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인터넷 서점을 시작합니다. 한정판, 절판본, 희귀본 위주의 판매가 수요 있음을 확인합니다. 이후 출판사들을 설득해 판매 DB를 구축합니다. 작은 사무실 지하 창고에서 직원들이 포장과 발송 업무를 합니다. 이후 아마존만의 배송 서비스를 구축하며 종합 온라인 상거래 기업이 됩니다.


5가지 원칙 안에서 어딘가 틀어지는 경우 그 사업은 실패로 끝납니다. 국내 창업 성공률은 30퍼센트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10개 중 7개는 폐업에 가까운 상태입니다. 그 전철을 밟지 않아야죠.






될 만한 신사업 아이템을 찾아 성장시키는 과정을 완성도 있게 거칠 수 있게 도와주는 <그로스 프로덕트>. 첫 단계인 비전 설정을 어떻게 하는지 유명 기업 비전들을 예시로 보여줍니다. 물론 추상적인 개념의 비전만으로 끝내면 안 됩니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합의한 수치인 목표까지 세워야 합니다. 이 목표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어야 합니다. 어떤 기준으로 목표를 세울 것인지 저자가 꼼꼼히 짚어줍니다.


당신이 가진 아이디어는 고객이 기꺼이 지갑을 열 만큼 매력적인가요? 대부분의 실패는 문제가 아닌 것을 문제라고 믿어서 발생한다고 합니다. 성공으로 이어진 아이디어와 그렇지 못한 아이디어 사례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어 보세요.


기꺼이 돈을 쓰겠다는 설문조사를 믿으면 안 된다는 것도 짚어줍니다. "살게요"라는 말은 산 게 아니라는 거죠. 인문 교양 콘텐츠에 관심 있어 하고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설문 응답을 보면 사업을 시작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진짜 필요를 확인하지 못하면 반응 없는 실패작이 됩니다.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고, 서비스의 형태와 방향을 전혀 짐작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자신은 손해 볼일 없는 심리를 가진 응답자들의 설문조사만을 철석같이 믿으면 안 됩니다. 이 책에서 진짜 수요를 확인하는 세 가지 방법을 알려줍니다.


저자가 만든 스터디헬퍼 서비스는 종료 전까지 당시 몇 년 동안 실사용자수 1위를 차지하며 누적 다운로드 수 250만을 넘겼지만, 현실적으로 그 앱만으로는 돈이 안 되었다고 합니다. 저자 역시 앱 사업의 수익화 방안을 고민한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줍니다.​





제품을 개선하고 고도화하는 건 어렵습니다. 이 부분은 사람들이 언제 고객이 되는지 '아하 모멘트'에 대한 이야기로 들려줍니다. 아하 모멘트는 단골이 되는 결정적 순간처럼 내 문제를 해결해 주는 새로운 경험을 할 때입니다. 사업 초기에 빨리 찾아야 한다는 아하 모멘트 찾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하 모멘트는 이후 작게, 빠르게 개선하는 과정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아이디어와 기술은 있는데 돈이 없다고요? 민간 투자 규모는 줄어들긴 했지만 국공립 기관의 자금 지원 사업 규모는 여전히 도전할 만하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 투자 유치 시도 여부 결정하는 법부터 지원사업과 투자사를 찾는 법, 투자 유치를 위한 사업계획서 작성법까지 꼼꼼히 알려줍니다.


사업계획서 툴을 보니 <그로스 프로덕트>에서 알려준 성공하는 사업의 5가지 원칙이 고스란히 들어가더라고요. 문제 인식, 해결 방안, 성장 전략, 팀 보유 역량 등 수많은 문제를 고민한 흔적의 결과물이 담깁니다.


사업이란 건 끊임없이 생기는 문제 해결 과정의 연속입니다. 성공을 향해 나선 이들이 올바른 방향키를 잡을 수 있게 도와주는 사업 기획 매뉴얼 <그로스 프로덕트>. 자신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믿고 있는 그 시점에, 내가 가진 걸로 수익화를 하고 싶은 꿈이 있을 때 읽으면 든든한 자산이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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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욘 포세 지음, 손화수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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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라는 이력은 살짝 부담스러운 지적 자극을 일으킬 것만 같은 선입견이 있었지만, 본문이 80여 페이지도 안 되는 분량의 얇은 소설이라 부담을 덜어낸 채 도전할 수 있었던 욘 포세 Jon Fosse 작가의 장편소설 <샤이닝 Kvitleik>.


제목만으로는 스티븐 킹 원작소설에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의 잔상이 밀려들어오기도 합니다. 그 샤이닝과 이 샤이닝의 온도는 차이가 있지만 다 읽고 나서는 미묘하게 일맥상통하는 느낌도 들었어요.


원제 Kvitleik는 순백색을 뜻합니다. 영어판 제목은 A Shining입니다. 눈이 부신 반짝이는 흰빛을 상상하면 됩니다. 한국어판 표지는 숲속을 배경으로 흰빛의 잔상이 반짝이며 표현되어 있어 제목의 의미를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소설 특이합니다. 문단 구분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요. 페이지를 펼쳤을 때의 첫인상은 답답해 보이지만 읽어나갈 땐 놀랍습니다. 가독성이 기가 막힙니다. 단문이거든요. 술술 읽힙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도 정하지 않은 채 충동적으로 차를 몰고 나온 나. 그러다 숲길에 바퀴가 빠져 오도 가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눈앞에는 숲이 펼쳐져 있습니다.


나는 어디로 가려고 했을까. 하면서 지금 내 행동과 심리를 서술됩니다. 지루함을 벗어내고자 달렸지만 길에 처박힌 차 안에 있는 지금은 공허함으로 변한 상태입니다. 아니 오히려 약간은 두려워지기도 했습니다.


문득 눈이 내리고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차 안에서 히터 틀고 하얀 눈이 쌓이는 장면을 멍하니 보다가 이내 얼른 사람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몰려옵니다.


이곳까지 오는 길에 집을 본 기억도 없고 되돌아 도로변까지 찾아가는 것도 막막합니다. 결국 길을 나섭니다. 오솔길로. 오히려 숲속으로 걸어가 봅니다.


어느 늦가을 저녁. 숲속은 이내 어두워져버리고 추워집니다. 차분하고 조용한 두려움 속에서 숲속을 걷습니다. 그러다 반짝이는 순백색의 형체를 발견합니다. 눈이 부시도록 빛나지만 눈이 아프진 않습니다. 처음엔 사람인가 싶었는데 하얗고 선명한 공간에 가깝다는 걸 깨닫습니다.


환영을 보고 있는 걸까요. 저 빛의 정체는 뭘까요. 그러다 사라집니다. "당신 지금 여기 있습니까." 하니 "나는 여기 있습니다, 나는 항상 여기 있고, 여기에는 항상 내가 있습니다."라고 대답하기까지 합니다.


스스로도 지금 이 상황은 미친 느낌입니다. 내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상상 속의 장면일까요. 결국 다시 사람을 찾아 나서며 발걸음을 옮기지만 길을 찾지 못합니다.





소설의 중반을 지날 때쯤이면 혹시... 하는 낌새가 스멀스멀 올라올 겁니다. 한편으론 결말까지 와서도 여전히 물음표가 둥둥 떠있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생각한 게 맞는지 확인하고 싶어 얼른 해설을 펼쳐봅니다.


해설을 읽으며 내가 이 소설의 포인트를 놓치진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이 듭니다. 그러면서 긴가민가 싶었던 장면들이 불쑥 튀어나오며 결국 다시 한번 소설의 처음으로 되돌아가 읽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다시 읽은 <샤이닝>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쓰고 싶었다고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연설문에서 고백한 욘 포세의 특징이 잘 드러난 글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나는 침묵의 발화에 말글을 내주고 싶습니다.”라고 한 욘 포세 작가. <샤이닝>은 침묵에 귀를 기울이게 합니다. <샤이닝>은 물음표가 없습니다. 질문형의 문장에도요. 왜냐하면 이 글은 명상이자 묵상이기 때문입니다.


흥미롭게도 <샤이닝>을 각색한 희곡 <검은 숲속에서>가 무대에 올랐다고 합니다. 지금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의식의 흐름을 묘사하는 방식이 독백극으로 꽤나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듭니다.


침묵이 독자에게 다가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욘 포세 작가의 문장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n차 독서를 할수록 <샤이닝>의 숨은 매력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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