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팀 The Team - 성과를 내는 팀에는 법칙이 있다
아사노 고지 지음, 이용택 옮김 / 리더스북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당 백인 막강한 개인이 팀을 이루면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개개인으로 봤을 때는 분명 인재였는데 말입니다. 어떻게 해야 좋은 팀을 만들 수 있을까요.


고객 기업을 위한 조직 변혁 컨설팅 업무를 하던 아사노 고지 저자는 실적이 좋지 못해 분위기 안 좋던 자신의 팀에 노하우를 적용해 실천했습니다. 이후 실적 향상, 퇴직률 감소 등 상상 이상의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당시 팀에 적용한 방법을 정리하고 발전시켜 비즈니스 현장에서 실제 활용할 수 있도록 마련한 시스템이 이 책 <더 팀 The Team>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알던 팀워크에 관해서도 고정관념이 꽤 많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성과를 내는 위대한 팀은 반드시 이러이러하다는 이야기들 중 많은 것들이 오해라는 걸 이 책에서 보여줍니다. 오해를 바로잡고, 우리 팀의 상황과 특성에 맞춰 폭발적인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5가지 팀의 법칙을 <더 팀>에서 배워보세요. 팀을 팀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목표 설정의 법칙, 구성의 법칙, 소통의 법칙, 의사결정의 법칙, 공감의 법칙. 성과를 내는 팀의 법칙 5가지를 사례와 함께 이해하기 쉽게 설명합니다.


공통 목표를 지닌 두 사람 이상의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집단을 일컫는 팀 TEAM. 어떻게 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에 주목하지만, 그 이전에 '어떤 목표를 설정해야 좋을까?'가 중요하다는 걸 알려줍니다. 구체적으로 취해야 할 행동 중심 목표 설정도 있고, 추상적인 의미 중심 목표도 있습니다.


팀 구성원의 능력에 따라 적절한 목적지 즉 목표에 대한 설정이 팀의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합니다. 주체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팀으로 변모한 신칸센 청소원들의 7분의 기적 사례 등을 통해 목표 설정과 관련한 법칙을 들려줍니다.


팀이라고 해서 다 같은 팀이 아닙니다. <더 팀>은 환경 변화와 구성원의 협력 요구 수준에 따라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팀의 업무와 특성에 따라 팀 구성 전략도 달라진다는 걸 보여줍니다.


소통 횟수와 빈도가 많을수록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전략적 소통으로 이끄는 규칙이 있어야 한다는 걸 알려줍니다. 소통을 방해하는 요소를 떨쳐내는 법, 소통을 위한 분위기 조성 등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소통의 법칙은 신속하고 적절하게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법으로 연결됩니다. 제대로 된 의사소통은 팀의 역령을 진화시킨다고 하듯 합리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법도 명쾌하게 설명합니다.


팀에 공헌하려는 동기를 <더 팀>에서는 '공감'으로 표현합니다. 팀에 공헌하려는 구성원들의 의욕을 효과적으로 높이는 다양한 방법이 소개됩니다. '공감도 산출식'이라는 것도 무척 흥미로웠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감도를 표현하는 방법이라니. 그저 열정적으로 독려한다고 해서 공감도가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 다시 한번 새겨봅니다.


"한도를 넘을 만큼 세밀한 규칙은 효율을 떨어뜨린다. 어느 선까지는 규칙을 정하고, 그 이상은 소통에 맡기는 것이 성과에 도움이 되는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 - 더 팀





혼자서 100을 하면 둘이서는 200, 셋이서는 300이 되는 덧셈 성과보다 더 나은 곱셈 성과를 지향하는 팀 전략. 팀을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능력이 100에서 120... 140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혼자서 100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는 구성원이 팀을 이루자 80, 60의 성과밖에 내지 못한다면?


사실 이런 경우는 무수히 많이 겪어봤어요. 그저 팀에 안 맞는 구성원으로 생각하고 팀에서 제외하기 급급했던 건 아니었나 뼈저리게 반성도 해봅니다. 팀이 빠질 수 있는 다양한 함정을 알려준 <더 팀>을 이제는 읽었으니 더 나은 방식으로 팀 관리와 운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그동안 팀플레이를 하며 숱한 시행착오를 경험하면서 어렴풋이 깨닫게 된 것들을 <더 팀>에서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더라고요. 직장에서뿐만 아니라 스포츠, 취미 공동체 등 어디에서건 공통된 목표를 지닌 팀을 운영하고 팀워크를 이끌어내야 하는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각자 속한 팀 상황에 맞는 팀 전략을 고민하고 선택하도록 돕는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 나와 당신을 돌보는 글쓰기 수업
홍승은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이지 않는 일상적인 폭력을 드러내며 목소리를 낼 용기를 준 홍승은 저자의 전작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의 후속작은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의 바람을 담은 '쓰기'에 관한 책입니다.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는 내밀한 개인의 서사를 쓰는 법을 이야기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개인의 서사는 사회의 편견에 왜곡되었던 자신의 경험과 감정들입니다. 단편적으로 보여지는 나를 이루는 정보가 나의 전부인 듯 판단하는 사람들로 인해 납작해진 나의 존재를, 입체적으로 존재하도록 바꾸기 위한 여정. 쓰기의 형태를 통해 이뤄내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차마 하지 못했던 말을, 쓰고 읽으면서 용기를 키워나가게끔 하는 책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쓰기 전부터 두렵고, 공유하기 망설이는 이들을 위한 응원과 조언을 만나보세요.


개인의 서사 즉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낸다는 것의 의미를 이 책을 읽으며 제대로 곱씹어보게 되었습니다. 기존 글쓰기 책에서 한결같이 등장하는 글감 파트에서 다루는 내용이기도 하지만,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에서는 그 깊이가 남다르더라고요.


홍승은 저자가 그동안 글쓰기 수업을 통해 도움이 됐던 방식과 어려웠던 점을 생생하게 들려줍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건 그저 감정을 폭발시키듯 내뱉는 것과는 달랐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담담하게 쓰는 건 힘든 일이죠. 감정이 풀어지도록 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만 그 일과 나 사이에 거리가 생겨 비로소 다르게 쓸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고 합니다.


답이라고 여겼던 상식에 글쓰기를 통해 질문을 던지게끔 합니다. 피해를 어떻게 언어화하고, 가해자 지목이 아닌 구조를 짚는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먼저 그 길을 걸어본 홍승은 저자의 이야기는 든든한 조언과 동시에 위로를 함께 안겨주고 있습니다.


"글쓰기는 단지 지난 시간을 기록하는 활동이 아니라 경험을 기반으로 끈질긴 사유와 해석을 이어가는 과정이다." -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서사와 질문에서 나오는 글의 고유성과 힘은 단단한 문장력으로 나아가는 바탕이 됩니다. 언어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한계를 폭로하고 해체하는 구체적인 글쓰기로 나아가게 됩니다.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에서는 글을 쓰거나 말을 전달하는 게 다 무슨 소용일까 회의감이 들 때, 악평과 악플에 대처하는 법 등 페미니즘 에세이를 쓰는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동안 무심코 익숙한 감정에 매몰되었던 나를 발견하기도 했고, 솔직함이란 단어가 가진 의미를 새롭게 정의내릴 수 있는 기회도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글이 써지는 비밀 레시피를 통해 읽고 싶은 책 목록을 한가득 늘리기도 했습니다.


"하고싶은 말이라는 건 가만히 있다고 내면에서 올라오는 게 아니라 책이나 사람, 영화 같은 어떤 접점에서 만들어지는 것 같거든." -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나를 나로 살게 하는 글을 쓰는 방법에 관한 저자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보세요. 평면적으로 판단하는 세상에서 일상적인 고정관념을 드러내는 사람들의 편견을 재생산하지 않고 자기 이야기를 써내려 가는 법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됩니다.


내 기억과 일상을 낯설게 보고 기록하는 방법에 관한 글쓰기 책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김원영 저자의 "우리 자신을 지우지 않는 법에 관한 책"이라는 추천사가 가슴을 두드려 만나게 된 책인데, 섬세함과 단단함을 고루 갖춘 홍승은 저자의 이야기가 맘에 쏙 들어 앞으로도 눈여겨 볼 애정 작가가 되었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돈의 정석 - 인생의 격을 높이는 최소한의 교양
찰스 윌런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경제 분야를 알기 쉽고 재미나게 설명하는 공공정책 교수 찰스 윌런이 들려주는 인생의 격을 높이는 최소한의 교양 <돈의 정석>.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종잇조각인 지폐. 하지만 우리는 이 지폐를 내밀면 이에 상응하는 뭔가를 받을 수 있다는 걸 압니다. 직사각형의 플라스틱 조각을 건네면 자동차도 손쉽게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돈은 거래를 하기 위해 우리가 사용하는 수단입니다. 요즘은 비트코인도 거래 수단이지요.


<돈의 정석>은 현대 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돈과 금융 활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흥미진진한 돈의 역사를 따라가보며 어째서 금융 위기가 생기고 세계 각국 각지에서 수상하고 기이한 일들이 벌어지는지 살펴봅니다.




딱딱한 경제책처럼 보이지만 흥미 끄는 이야기들로 끌고 나가니 읽기 힘들지 않아요. 서두를 연 북한의 화폐 개혁 사례는 놀랍도록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2009년에 북한은 모든 지폐에서 0을 두 개 떼어 낸 새로운 화폐를 발행했습니다. 구화폐와 신화폐가 자유롭게 교환되기만 하면 문제없겠지만, 북한은 최대 교환 가능 액수를 정해버린 겁니다. 구화폐를 많이 보유하고 있었던 사람은 재산의 상당 부분이 휴지조각으로 변해버린 거죠. 불법적으로 축적한 암시장 상인들의 부를 몰수하는 데는 성공했어도 평범한 북한 주민들까지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던 정책입니다.


반대로 미국에서는 신용대출을 더 쉽게 얻을 수 있도록 새로운 돈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수 초 만에 클릭 한 번으로 이뤄졌습니다. 이처럼 있던 돈을 휴지로 만드는가 하면, 없던 돈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기묘한 돈의 세계를 실제 벌어진 사건들로 들려줍니다.


<돈의 정석>은 대공황, 2008년 금융 위기 등 수많은 금융 패닉을 통해 돈의 위력을 실감나게 알려줍니다.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공통 통화, 결재 앱이나 비트코인 등 실생활에 미치는 돈의 모든 것을 밝혀줍니다. 그야말로 돈이 만드는 세상인 만큼 돈의 생태계를 알면 알수록 내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경제 전문가들이나 이해할 법한 이야기로 빠지지 않고, 진입 장벽만 넘어서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어벤져스는 정말로 타이타닉보다 돈을 더 많이 벌었을까? 아베 신조는 어떻게 인플레이션을 공약으로 내세워 총리에 당선됐을까? 등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돈 공부의 핵심을 알려줍니다.


개인, 기업, 국가 모두가 돈을 올바로 운용하는 법을 배우길 바라는 찰스 윌런의 돈 수업 <돈의 정석>. 깊은 지식과 넓은 통찰, 그리고 재미까지 갖춘 책입니다. 읽어도 이해 안 되던 경제학 용어를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저자의 표현력이 압권이에요. 경제활동을 이루는 전체적인 시스템을 조망할 수 있는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도에서
스티븐 킹 지음,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티븐 킹의 작품에서 전에 없던 상냥함'이라는 추천 문구를 보며 기대 반, 무관심 반이었다는 게 솔직한 첫 느낌이었답니다. 킹옹 특유의 공포 요소를 좋아하는 저는 큰 기대는 안 했던 책이었거든요. 가볍게 읽을만한 분량인 경장편소설 <고도에서>를 다 읽은 소감은... 가슴 따스해지면서도 먹먹함을 안겨주는 스토리가 생각보다 읽을만했다는 거예요.


이혼 후 고양이와 사는 스콧 캐리. 195센티미터에 달하는 거구의 남자입니다. 그동안 몸무게가 두려워 체중 재는 걸 꺼려왔지만, 요즘 꽤 이상한 일이 벌어져 매일같이 체중을 재고 있습니다. 불가사의한 체중 감소 문제가 생겼거든요.


매일 0.5 킬로그램씩 줄어들고 있는 거예요. 처음엔 좋아했지만 꾸준하게 일정한 속도로 체중이 줄어드니 불안해집니다. 신기한 건 아무리 무거운 걸 들어도 체중이 똑같게 측정된다는 겁니다. 은퇴한 의사 닥터 밥과 상의를 해도 뾰족한 수는 없습니다.





한편 스콧의 이웃집에 사는 디어도리와 미시가 소설의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데요. 동네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들은 동성 부부입니다. 그들이 키우는 개가 스콧네 잔디에 일을 보는 바람에 디어도리네와 스콧이 얽힙니다.


스콧과 디어도리와의 이웃 인연은 순탄치 않습니다. "좋은 이웃이라는 사람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우리도 잘 알고 있어요."라는 의아한 말을 남긴 디어도리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스콧은 이후 동네 사람들이 동성 부부를 외면한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식당도 장사가 잘 될 리가 없고, 테이블이 텅텅 비어있기 일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디어도리네는 이 동네를 떠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점점 커지게 되고, 스콧처럼 별다른 의도 없이 접근한 경우조차도 철벽 치게 된 거죠.


이런 와중에도 스콧의 체중 감소는 진행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러다가는 0이 되는 날이 임박할 것만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스콧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스콧 본인도 두려우면서도 궁금한 마음입니다.


그날이 오기 전에 조금씩 준비하는 스콧. 고양이는 친구 서점에 맡깁니다. "난 모든 서점에 반드시 고양이가 상주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하지만 자네 가게에는 없잖아."라니 ㅋㅋ 이런 사랑스러운 멘트를~!


스콧은 한 가지는 꼭 바로잡고 싶어 합니다. 디어도리와 동네 사람들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며 스콧이 하려는 일은 무엇이고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질지, 스콧의 체중은 정말 0이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게 진행되는 스토리를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마음의 문을 닫고 사는 사람들을 열린 마음으로 이끄는 스콧의 이야기는 우리의 가슴마저도 두드립니다. 불가사의한 체중 감소 소재를 멋지게 풀어낸 스티븐 킹. <고도에서>는 리처드 매더슨을 추모하며 그에게 바친 소설이기도 합니다. 전설적인 좀비 소설 <나는 전설이다>를 쓴 작가여서 저도 좋아하는 작가인데요, 리처드 매더슨의 <줄어드는 남자 (1956)>를 오마주한 소설이라고 하니 그 책도 읽어봐야겠다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 일은 끝! - 일을 통해 자아실현 한다는 거짓말
폴커 키츠 지음, 신동화 옮김 / 판미동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일하는 게 좋아요!"


독일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법률가인 폴커 키츠 저자는 '틀렸다'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단지 일을 가졌다는 사실을 좋아할 뿐이라고 말이죠.


실상은 관념으로서의 일은 좋아하지만 막상 일을 직접 하는 것에는 질색합니다. <오늘 일은 끝!>은 일에 대한 신화를 부수고 있습니다. 일에 관한 환상을 걷어내고 나면 일에 관한 진실만 남습니다. 그 진실을 깨닫게 되면 우리는 일을 향한 냉철한 시선과 함께 내 일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될 겁니다.


오늘날 만연한 '열정'. 열정이 우러나 하는 것보다 마지못해 견디며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세요. 열정이 있으면 훌륭히 일을 잘 해낸다는 말은 참일까요, 거짓일까요. 각종 도전 프로그램을 보면 열정이 부족하지도 않아 보이는데 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질 못하는 걸까요. 우리 주변에는 열정적인 실패자들이 오히려 더 많습니다.


열정에 빠진 상태에서는 모든 것이 오직 나 그리고 일과 나의 관계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열정은 효율성의 적이며, 열정 때문에 공감 능력을 위한 자리가 오히려 사라지게 된다고 해요. <오늘 일은 끝!>에서는 열정에 대한 강박을 이야기하며 삶의 여러 영역에서 만족감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을 들려줍니다. 일은 그 여러 영역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말이죠.





새로운 도전을 통해 성장한다는 말은 어떨까요? 흥미진진한 도전은 일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일은 도전이 아니라 루틴일 뿐이라고. 배움의 과정에서야 도전이지만, 직업 활동에서는 루틴 즉 반복이라는 거죠. 직업 적 일상에 대한 환상을 깨부숩니다.


우리는 직장 생활에서 어마어마하게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양적인 업무 부담으로 인한 진짜 스트레스인지, 지루함으로 인한 괴로운 보어아웃 상태의 스트레스 받는 척하는 경우인지 고민해보세요.


업무가 과도하다는 것은 자신의 입지 중요성이 높다는 의미이고, 업무 여유는 중요하지 않은 사람처럼 느껴져 흠결로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지. 세상에는 단 두 종류의 업무만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지루한 업무고, 다른 하나는 지루해지는 업무입니다.


일에서 내 삶의 의미를 찾는다느니, 일을 통해 자아실현을 한다느니, 나는 회사에서 중요한 사람이다느니 등 직장생활에 대한 거짓된 환상들을 열거합니다. 의미 있어 보이는 일에 대한 이상을 깨는 말들입니다.


성취감, 재미, 의미를 갖는데도 전혀 돈을 낼 필요가 없고, 오히려 돈을 받는다? <오늘 일은 끝!>은 열정을 불태우며 일하는 것을 정상으로 척도 삼고, 다수가 그 척도를 맞추지 못해 좌절하는 것을 짚어주는 책입니다. '일'은 긍정적인 느낌이지만, '일하다'는 부정적인 느낌을 받으면서도 우리는 일에 대한 터무니없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이 책은 일의 이상과 현실 간의 괴리를 속속들이 파헤쳐 만족의 상태를 재발견하게 도와줍니다. 일이 인생에 의미를 불어넣는 것도 아니고, 헌신과 열정 대신 훌륭하게 일을 잘하면 된다는 것의 의미를 알려줍니다. 얇은 책이어서 단숨에 읽을 만한 분량인데도 시사하는 바가 큰 내용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