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언어 -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프레임 대화법
박만규 지음 / 베가북스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누군가를 끊임없이 설득하며 삽니다. 설득이 안되면 말 안 통하는 사람으로 치부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우리는 설득의 원리를 제대로 알고 있는 걸까요. 설득과 관련한 이론과 실전 팁을 알려주는 <설득언어>에서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대화법을 배워보세요.

 

데이터, 정보가 쌓이면 지식이 됩니다. 이것들은 기억의 세계입니다. 여기서 문제해결 능력이 더해지면 지혜가 됩니다. 이 문제해결 능력은 상상의 세계입니다.

 

미래 인재상의 으뜸인 창의력을 말로만 강조해봤자 없던 창의력이 저절로 생기지 않습니다. 무의식적으로 만들어진 사고의 틀, 즉 프레임 때문입니다.

 

비합리적인 경험, 고정관념, 신념과 가치들이 모여 형성된 프레임. 나도 모르게 생각을 제약하는 요소는 아주 많습니다. 신념, 감정, 행동 등이 만들어낸 프레임은 무의식적으로 사고에 곧바로 영향 끼치기에 알아차리기도 힘듭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는 논리적 사고를 한다 생각하지만, 그 역시 무의식적으로 만들어진 프레임 안에서 하는 겁니다.

 

 

 

여럿이 사진 촬영할 때 어디에 서야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까요? 중앙에 서는 게 가장 좋지만, 누군가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면? 우리는 좌측 우위 프레임을 가졌기에 가장 왼쪽에 서면 된다고 합니다. 글씨를 왼쪽에서부터 쓰는 나라는 좌측 우위 프레임을 가졌다고 해요. 반대로 글씨를 오른쪽에서부터 쓰는 아랍권은 우측 우위 프레임을 가졌습니다. 이렇듯 배우지도 않았는데 무의식적으로 형성된 프레임이 수없이 존재합니다.

 

아무리 이성적으로 생각한다고 해봤자 이미 형성된 프레임을 벗어나기란 힘듭니다. 하지만 이 프레임을 올바로 건드리기만 하면 새로운 사고로 전환할 기회가 생깁니다.

 

프레임이 추상적인 내용이라면, 구체화되는 건 바로 언어를 통해서입니다. 사고의 기본 단위인 개념을 표현하는 언어가 만들어 놓은 틀대로 사고하게 됩니다. 창의적 사고를 방해하는 거죠. 불법체류자, 이주민, 난민 같은 단어처럼 동일한 의미를 가진 단어도 관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입니다.

 

 

 

<설득언어>에서는 프레임을 만드는 관점은 어떻게 생기는지, 무의식적으로 만들어진 프레임이 우리 생각을 어떻게 지배하는지를 비중 있게 다룹니다. 이 부분을 잘 이해해야 반대의 상황,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하거나 나의 프레임을 상대에게 주입해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바탕이 됩니다.

 

논리, 진실만으로는 상대를 설득할 수 없습니다. 이슈 선점, 상대의 신념과 가치 프레임을 활성화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법, 감정에 기반을 둔 프레임을 만드는 법 등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프레임 사용법의 몇 가지 원칙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프레임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관점의 도입이 필요합니다. 나의 호감도는 높이는 대화 기술에서는 6가지 사고법을 소개합니다. 대화 도중 상대를 설득하거나 반박할 때, 상대를 비판하거나 칭찬할 때, 슬로건을 만들 때 유용합니다.

 

 

 

프레임을 사용하는 기본적인 방법에 관한 것은 다양한 사례를 이미지와 함께 소개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치 프레임에 관해 유명한 책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를 통해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설득언어>는 좀 더 일상에 근접한 사례가 많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문제 해결책을 쉽게 찾지 못할 때 새로운 관점을 열어주기 위한 사고법을 익히면 딜레마에 빠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고정관념은 쉽게 바뀌는 게 아니라며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관점이 열릴 기회도 함께 버리는 겁니다.

 

인간의 생각 구조와 언어 사용의 원리를 기반으로 한 설득의 원칙을 설명한 <설득언어>. 프레임과 관점, 언어의 복합적인 관계를 이해하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질 겁니다. 내 생각을 지배한 프레임을 이해해야만 자신을 바꾸려는 자기계발도 언어를 바꾸고 생각을 바꿔야 비로소 가능해진다는 걸 깨닫게 될 겁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잡지의 사생활
박찬용 지음 / 세이지(世利知)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록 때문에라도 한 번쯤 사본 잡지. 잡지 천국이라고 할 만큼 잡지 전성기 시절을 몸소 체험했던 저로서는 <잡지의 사생활>에서 다룬 주제가 무척 반가웠어요. 당시엔 잡지를 통해서만 핫한 신상품과 유명 연예인들 소식을 접할 수 있는, 지금으로 치면 인플루언서의 창구 역할을 톡톡히 했었죠. 디지털 세대로 들어서면서는 종이 잡지 시장이 예전만큼은 아닌 요즘입니다. 그럼에도 새로운 종이 잡지 브랜드는 여전히 생성되고 어느 순간 또 사라지길 반복하는 걸 보면 잡지 시장이 죽지 않았다는 것만큼은 느낄 수 있습니다.

 

패션·라이프 스타일 잡지에서 일하는 현직 에디터의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잡지 에디터의 직업윤리와 일의 의미를 살펴보는 책 <잡지의 사생활>. 생생한 목소리에 공감을 표할 편집자들은 물론이고, 이 직업을 선망하며 궁금해하는 이들이라면 만족스럽게 읽을 만한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여행잡지 에디터로 시작해 남성잡지 <에스콰이어> 에디터로, 그리고 현재는 매거진 <B> 에디터로 일하는 현직 잡지 에디터 박찬용 저자.

 

잡지는 누가 만드는 걸까? 그들의 연봉은 얼마일까? 잡지 에디터는 어떻게 되는 걸까? 잡지에는 왜 비싸거나 가격미정인 물건이 대부분일까? 더블 브레스티드 슈트니 싱글 몽크 스트랩 슈즈 같은 외래어를 꼭 사용해야 하는 걸까? 등 잡지 독자와 잡지 업계에서 일하고 싶은 이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히 알려줍니다.

 

 

 

나에게 잡지 에디팅은 페이지를 만드는 일이다. - 책 속에서

 

잡지 에디터란 완성된 페이지의 모습을 상상한 후 각자의 과정에 구체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이라고 정의 내립니다. 원고 작성은 물론이고 촬영을 진행해 페이지에 들어갈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도 잡지 에디터의 일입니다. 혼자서 뚝딱 해내고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었어요. 한 페이지 안에 관여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페이지 편집에 가까운 업무이기에 잡지 에디터에게 요구되는 기술과 덕목은 문필력, 기획력, 협상력 등 무척이나 많은 편입니다.

 

교정사, 사진가, 디자이너 등 프로페셔널한 이들과 함께 작업하는 잡지 에디터는 오히려 기술적인 부분 외 인간관계에서 특히 관리자로서의 소양이 필요한 직업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기획과 창작을 넘나드는 잡지 에디터의 일. 일의 영역이 넓어 뭐든 할 수 있다는 장점이 매력으로 와닿는 반면 그만큼 기력 소진이 크다는 게 함정! 하지만 1인 미디어 시대인 요즘에는 오히려 이런 경우가 흔해졌지 않나요. 잡지 에디터들이야말로 디지털 시대, 미래 직업에 잘 적응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생활 대부분을 잡지 에디터 생활을 한 저자의 경험담은 누군가에겐 희망을, 누군가에겐 실망을 안겨줄 수도 있습니다. <잡지의 사생활>에서는 당근과 채찍을 모두 드러냅니다.

 

동경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들인 시간에 비해 물질적인 보상은 적은 편이니까요. 열정을 강조하고 공짜 노력을 은근히 바라는 상황을 견디는 건 참 힘듭니다. 좋아서 하는 일이라며 애써 자발적 노력을 한다 해도 그조차 한계가 옵니다.

 

그래서 생계형 직업으로는 이 일을 권하지 않는다는 솔직한 말도 꺼냅니다. 이런 말을 들을 때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인데도 어쩔 수 없이 다른 일로 눈을 돌려야 하거나 생계를 위한 투잡 상황에 이르게 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매월 마감이 있는 월간지는 체력과 정신력이 보통이 아니면 견디기 힘들지만, 어쨌든 마감도 반드시 끝이 있다는 사실과 그 결과물이 매월 나오니 쾌감도 동반한다는 건 매력적입니다.

 

 

 

현장 경험을 토대로 한 생생한 이야기가 담긴 인터뷰 글도 볼 수 있습니다. 봉소형 교정사, 김참 사진가, 홍국화 <보그> 에디터 3인방의 인터뷰는 잡지의 세계가 얼마나 넓고 깊은지 잘 보여준 코너였어요. 함께 노력하는 이들의 업무 방식과 직업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패션 에디터 직업 덕분에 한때는 인기를 누렸던 잡지 에디터. <잡지의 사생활>에서는 보이는 삶과 실제 삶과의 차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잡지 에디터의 환상을 깨뜨리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프로 잡지 에디터가 될 수 있는 경로, 갖춰야 할 소양 등 잡지 에디터가 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조언이 많습니다.

 

 

 

라이선스지, 로컬지, 패션 에디터, 뷰티 에디터, 피처 에디터 등 이번에 처음 알게 된 낯선 용어들도 많았어요. 그동안 잡지를 보며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콕콕 짚어주며 잡지를 만드는 이들의 마음을 보여준 <잡지의 사생활>에서 잡지 페이지 너머의 세계를 엿봅니다.

 

국내 잡지 시장에서 겪는 실질적 고충과 고민은 잡지뿐만이 아니라 감각과 경험을 아우르면서 기획과 창작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공감 살 만한 내용이었어요. 두꺼운 분량의 책이 아닌데도 곰곰이 생각하며 읽느라 꽤 오랜 시간 붙잡았던 책입니다.

 

저자가 평소 책 많이 읽는 에디터라는 걸 느끼기도 했어요. 하드보일드 거장 로스 맥도널드의 책 <블랙머니> 주인공 대사를 언급하기도 하고, 존 르 카레 스파이 소설 작가는 인터뷰 섭외하고 싶은 인물에 포함될 정도. 이렇게 깨알 취향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어 더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말센스 - 흥분하지 않고 우아하게 리드하는
셀레스트 헤들리 지음, 김성환 옮김 / 스몰빅라이프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미국 공영 방송국 뉴스 프로그램 진행자, 대화법 관련 TED 영상이 1,300만을 넘는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래리 킹을 잇는 대화의 연금술사로 평가받는 저널리스트 셀레스트 헤들리의 대화법 책 <말센스>. 그동안 봐온 대화 스킬보다 말의 내용에 중점 둔 책입니다. 무의식적 편견에 빠진 우리의 위선을 깨뜨리는 내용이 수두룩합니다.

 

주고받는 대화 속에 나도 모르게 상대가 자신인 것처럼 생각하고 말했던 경우가 많았구나 실감한 계기가 되었어요. 나는 상대와 공감하려 노력했다고 생각하지만 되려 실망시키고 마는 경우입니다. "나 지금 너무 바빠."라고 상대가 말했을 때 "나도 지금 정말 정신없어."라며 관심의 초점을 나에게 두는 것처럼 말이죠.

 

상실과 고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내 이야기를 늘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도 그랬으니 너도 그럴 거야 식으로 경험 비교를 해버리는 겁니다. 문제는 스스로는 알아차리기 힘든 경우가 많다는 거죠. 무의식적으로 하다 보니 고치는 것도 참 힘듭니다. 저자는 한마디로 일축합니다. 그 입 다물라! (라고 직접적으로 쓰진 않았어요. 침묵, 경청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고민을 나눌 때도 논리적이고 유창한 말로 (당사자는 전혀 공감되지 않는) 해결책을 내놓기보다는 그저 듣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센스>를 읽으며 내가 듣기 싫은 말을 정작 나는 하고 있지 않은지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시간이 됩니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말재주의 향상이 아니라, 말센스의 향상이다. - 책속에서

 

대화에 필요한 ​질문 제대로 하는 법도 유익했습니다. 질문에는 대화를 이끌어가는 강력한 힘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질문은 배려, 관심,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고, 대화 중에 질문이 없다면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잘못된 질문은 관계를 망칠 수 있기에, 질문을 던지는 것에도 기술이 필요합니다. 질문과 관련한 책도 시중에 많지만 저자의 목소리로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질 정도로 예시가 만족스러웠어요.

 

SNS 시대에 좋아요만 누른다고 공감 능력이 덩달아 높아진 건 아닙니다. 오히려 공감 능력이 점차 하락세라고 해요. 타인의 문제에 반응하고 싶지 않을 때 간단히 무시해 버릴 수 있기에 그렇습니다. 주의집중력도 짧습니다. 오늘날 인간의 평균적인 주의집중 시간은 금붕어와 비슷한 수준인 약 8초라는 놀라운 사실!

 

저도 일 때문에 열어둔 단톡방이 많은 편인데, 알림은 꺼놨기에 실시간 확인은 안 하지만 하루에도 수차례 확인하는 일이 잦습니다. 그러다 보니 온종일 떠든 기분이에요. 기력이 소진되는 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하지만 정작 현실에서 대화는 몇 번이나 했을까요. 대화의 종말 시대가 올만큼 현실에서의 대화 빈도가 낮아지고 있습니다. 서로 딴소리만 하는 대화 같지 않은 영혼 없는 대화만 하게 되는 악순환이 일어납니다.

 

 

 

기존에 알려진 대화 전략도 현실에선 긍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더라는 저자의 실패 경험담도 흥미로웠고, '흥분하지 않고 우아하게 리드하는' 부제처럼 도무지 대화가 통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과의 대화법에 관한 이야기도 인상 깊습니다. 흑인 여성과 백인우월주의 KKK단 수장의 사례를 통해 들려줍니다.

 

<말센스>는 인위적인 대화 스킬에 앞서 대화를 하는 주체와 대화의 의미를 들여다보면서 진정한 대화의 지혜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말재주를 앞세우기 전에 이 책부터 읽기를 권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산만한 사람을 위한 공부법 - 30분 이상 앉아있기 어려워도 합격하고 싶은
김응준 지음 / 김영사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0분 이상 앉아있기 어려워도 합격하고 싶은 <산만한 사람을 위한 공부법>책. 산만 DNA는 안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제가 왜 읽었냐하면... 산만한 사람에게 효율적인 공부법이라면 단기간 집중력 상승과 관련한 이야기가 많지 않을까, 그렇다면 다른 것에 집중하는 시간이 많아 공부시간을 충분히 낼 수 없는 상황일 때도 도움 되지 않을까 해서였어요.

 

 

 

공부법 책은 정말 문장 하나 잘 뽑아내면 읽어보고 싶은 욕구 확~ 상승하는 것 같아요 :) 표지와 구석구석 눈길 사로잡는 문장이 쏙쏙. 페북 인스타 등에 뜨는 광고 상품들 혹해서 충동구매한 전적이 많은 제가 이번에도 걸려들었습니다. 짧고 굵게 공부하는 노하우, 수험생의 일상생활 기술이 궁금하다면 읽어볼만합니다.

 

공부 좀 했다 하는 사람들의 공부법 책이 그토록 많이 나와있다는 건 절대적인 정답은 없다는 것과 같습니다. 김응준 저자 역시 절반만 듣고 자신만의 공부법을 만들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스물여덟 살에 100일 공부만으로 5급 기술고시에 합격한 저자. 프로필을 보자마자 저자가 SKY 출신이라 '이미 싹수 있는 사람이었어!' 하며 에잇 싶었는데 ㅋㅋ 행정학을 전공하고서도 새로운 분야인 기술고시로 눈을 돌렸고, 짧은 기간의 공부로 합격이라는 결과물을 내놓았다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 무엇보다 산만한 성격을 타고났다면서, 고3 내신 성적표에 '가'도 있었으면서 어떻게 SKY 캐슬에 입성했는지 그 점이 궁금했답니다.

 

<산만한 사람을 위한 공부법>은 중학생 시절 시행착오부터 고등학생, 대학생, 사회인으로서의 공부 경험을 아우르고 있어 10대가 읽어도 괜찮은 책입니다. 산만한 성격으로 효율적인 공부를 해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한 과정을 총망라한 셈입니다. 물론 수능 수험생용 공부법 책이라기보다는 20대 각종 시험에 더 적합한 구성이긴 해요.

 

초등학생 때 산만하다고 혼쭐이 나기 일쑤, 외부적 자극에 몸이 먼저 반응하는 산만한 체질은 우직하게 앉아 있기조차 힘듭니다. 그렇다면 노력 < 효율성의 문제로 접근해야 합니다. 산만한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짚어주며 수험 기간 자체가 슬럼프인 산만한 사람들이 어떻게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지를 들려줍니다.

 

 

 

일반적인 공부 기술보다는 산만하기에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다뤘어요. 세세한 부분까지 암기해야 하는 내신시험에 큰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은 없었지만, 뻘짓은 하지 않게 가이드 잡아주는 정도까지 기대하고 읽으면 됩니다.

 

국가고시 검토위원 경험도 있는 저자이기에 출제자의 마음을 슬쩍 언급한 부분도 팁이 됩니다. 출제 오류 피하는 게 가장 중요한 출제자로서는 모험을 가급적 하지 않는다고 말이죠. 기출문제의 중요성이 확 와닿는 부분입니다.

 

 

 

산만한 사람들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는 노하우를 지키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고 고백합니다. 그래도 이왕 공부하는 거라면 아까워서라도 조금 더 하게 만드는 팁을 전수합니다.

 

저한테 이 책에서 성공적으로 건진 팁은 교과서 밑줄 긋기와 관련한 내용이었어요. 안 그은 부분을 다시 보지 않기 위해 긋는 밑줄. 우리 아이에게도 얼른 알려줘야겠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동기부여했고, 어떤 마음으로 수험 생활을 견뎠는지 자극이 필요할 때 읽으면 좋은 책입니다. 갑갑한 수험생활에 공감과 응원받고 싶은 마음이 크지 않겠어요. 어쨌든 본인이 산만 DNA를 가졌다면 이 책조차 너무 띄엄띄엄 읽지 마시고... 화이팅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이 질문이 불편하다 - 나태함을 깨우는 철학의 날 선 물음들
안광복 지음 / 어크로스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스턴트처럼 소비되는 콘텐츠에 둘러싸이다 보니 사유, 사색이란 단어와는 점점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당연해 보이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던지는 철학자들이 하는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정신훈련'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인간, 사회, 미래에 대한 22가지 질문을 담은 책 <나는 이 질문이 불편하다>. 나태함을 깨우는 철학의 날 선 물음들이라는 부제는 어제와 똑같은 생각으로 익숙함에 머물러서는 변화를 꿈꿀 수 없는 것처럼, 나의 상식에 반하는 것을 만나야만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무엇을 위해 좋은 학벌을 갖추어야 할까? 내가 직장에 다니며 열심히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철학은 딱딱하고 어려울 거라 지레짐작하겠지만 '중요한 물음은 쓸데없지 않다'라는 말만으로도 읽고 싶은 의욕이 생기지 않는지요. 나와 인간을 이해하는 데 도움 되는 물음들은 내가 하는 일들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성찰의 기회를 안겨줍니다.

 

인간이 인생을 꾸려가는 힘으로는 결핍 욕구와 존재 욕구 두 가지가 있지만 안광복 저자는 존재 욕구에 초점을 맞추라고 합니다. 그러려면 자신의 욕망을 마주해야 합니다. 욕망도 훈련해야 좋아지고, 훌륭한 욕망을 보고 배우고 키워나갈 수 있다고 해요. 그렇지 않은 경우엔 열등감 지옥에 빠지는 겁니다.

 

가슴에 특히 와닿은 질문 중 한 가지는 정상적인 정신 상태는 정말 '정상'일까라는 물음이었습니다. 표준과 기준에서 벗어나면 비정상이 되는 시대. 옛날 위대한 인물들은 하나같이 지금의 기준에선 비정상이었습니다. 현시대에서도 정상과 비정상을 구별하는 기준이 서로 다른 사회가 많습니다.

 

이 글을 읽다 얼마 전에 시청한 넷플릭스 영화 <버드박스>가 떠올랐아요. 눈이 마주치면 자살하게 하는 괴생물체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눈을 가리며 생존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정신병원에 있던 미친 사람들과 시각장애인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설정이 무척 흥미로웠어요. 평소 정상인들이 비정상이라 치부했던 이들이 정상이 되는 세상이 도래한 거였습니다.

 

무엇을 광기로 보고, 얼마만큼 허용하는지에 따라 정상과 비정상의 구별 기준은 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회가 열려 있을수록 '광기'의 범위는 좁고 적다. 사람들의 유별난 생각과 행동은 '미친 짓'이 아니라 '다양함'으로 여겨진다."라며 비정상이란 초정상이 아닐까 하는 저자의 예시답변이 인상 깊었어요.

 

이는 흙수저와 금수저의 삶은 공평한가라는 물음과도 이어집니다.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에 맞춰 휘둘리는 삶 대신 '나의 삶의 태도를 결정하고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자유'만큼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졌음을 깨닫게 합니다.

 

 

 

당연하다는 것에 의문을 가지기 좋은 질문들.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라는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맹목적 신뢰의 위험성을 인지하게 합니다.

 

내 의지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왜 내 삶의 의미를 그토록 찾아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하는지 의문만 있었을 뿐, 인생에 필요한 물음을 외면해 온 세월. 정말 행복하고 문제가 없어 고민하고 사유하지 않았던 게 아니라 그저 피했던 시간들이었다는 걸 내심 알면서도 변함없이 순응하고 나태해있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평소 깊이 묻고 탐구하는 사람은 어떤 위기가 닥쳐도 좀처럼 휘둘리지 않는다는 저자의 응원처럼, <나는 이 질문이 불편하다>에서 던지는 삶의 핵심을 이루는 물음들을 일찌감치 만난다면 곪아 터진 상황에 이르기 전에 인생을 바로 세울 수 있는 기회가 올 거라 믿습니다.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인간다운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인간적인 사람이 되는 길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성찰하는 것이야말로 그 물음에 답하는 과정일 겁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