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범죄를 공부하는가 - 최고의 프로파일러 표창원 박사의 두려움 없는 공부
표창원 지음 / 다산북스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범죄심리학적 수사기법인 프로파일링. 과학수사기법 CSI와 뗄 수 없는 관계죠. 영화나 미드에서만 보며 환상을 꿈꾸는 이들도 많을텐데요, 그런 분들에게 경찰대학 출신으로 형사 생활, 교수 그리고 현재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를 운영하는 표창원 박사의 이야기는 꽤 흥미진진하게 다가올 듯 합니다.

 

 

 

 

<왜 나는 범죄를 공부하는가>는 어린시절부터 현재까지의 그의 삶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그 삶에 중심 축이 바로 공부하는 삶이고요.


반듯해 보이는 인상때문에 엘리트 코스를 보내왔을거라 생각했는데 의외의 면을 많이 봤네요. 어린시절 비뚤어지고 독기 품은 반항아 기질을 폴폴 풍겼더라고요. 엄친아 모범생의 얼굴과 지능적인 악동 두 얼굴을 가졌던 그 시절을 어떻게 보냈길래 말입니다. 우울, 분노, 불안, 상처가 있었지만 그에 못지 않는 기쁜 사랑, 공감의 추억도 있었기에 크게 엇나가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는 학창시절 이런저런 골치아픈 사건을 터뜨리면서도 그 와중에 공부는 또 곧잘 하긴 했더라고요.

오기가 있는 성격이던데 그게 장점으로 발휘 되었네요.

 

 

 

 

 

다른 이들보다 아무래도 기질상 정의에 대한 욕망은 확실히 남달랐던 것 같았어요. 너무 곧으면 부러진다고 옳다고 생각한 일을 밀어부치다 큰 코 다친 경험도 숱하게 있었지만요.


경찰대학을 나와 일선 경찰업무에서 경험한 범죄수사의 한계를 느낀 후 범죄수사에 대한 '진짜 공부'의 필요성을 느낀 그는 셜록 홈스의 나라, 영국에서 5년간 공부를 하기도 합니다. 이때 누가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닌 정말 알고 싶어서, 스스로 하는 공부의 참맛을 알게 되었다 해요. 경찰을 그만두고 교수가 된 뒤에도 공부는 계속되었지요. 범죄는 진화하니까요.

 

 

 

 

 

그의 삶을 보면 위기의 순간에 빛을 발한 건 삶의 원칙과 공부였어요. 당시만 해도 경찰 업무는 공부가 필요없는 대상이었다 합니다. 그저 몸으로 뛰는게 최고라는 인식에 좋은 관계만 유지하면 된다는 식이었죠. 경찰대학 출신 경위로 처음부터 형사들의 세계에 합류해 몸소 뛰었으니 위계질서와 권위주의가 만연한 그 세계에 녹아드는 게 솔직히 녹록치만은 않았을겁니다.


하지만 그런 유혹을 뿌리치고 가장 하고 싶은 일인 범죄수사기법을 배우러 영국으로 떠나기도 했고, 주변의 만류에도 꿋꿋하게 자기 길을 갈 수 있었습니다. 살면서 솔직히 그런 유혹에 빠져들지않고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한 거 아니겠어요.


<왜 나는 범죄를 공부하는가>에는 실질적으로 프로파일러가 하는 세세한 일은 나오지 않아 약간의 아쉬움은 있었네요. 아무래도 미드의 환상이 너무 크게 남아있는 ^^; 하지만 주변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그만의 길을 갈 수 있는 의지에 대한 이야기는 배울 점이 많습니다.

 

 

 

 

김진애의 <왜 공부하는가>, 조국의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 표창원의 <왜 나는 범죄를 공부하는가>.

다산북스에서 나온 공부 시리즈 세 권을 모아봤네요. 건축가, 법조인, 경찰관을 꿈꾸지 않더라도 내 삶의 주인으로 살고 싶은 이들에게 공부의 역할을 알려주고 있어 청소년들이 꼭 읽어보면 좋겠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화심리학 - 동양인 서양인 한국인의 마음
한성열 외 지음 / 학지사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행이나 유학으로 외국에 있을 때 크고 작은 문화충격을 받습니다. 도저히 이해못 할 문화충격인 경우도 있고요. 왜 그런 차이가 나는 걸까요. 그리고 스스로 느끼기에도 다른 나라와는 구별되는 한국인만의 특징이 있지요. 한국인은 왜 참견하는 걸 좋아할까요. 왜 자살률이 높은 것일까요. 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할까요. 왜 남에게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강할까요.


학문적으로 문화와 심리의 관계를 보며 문화적 차이를 이해해 보는, 문화심리학 전반을 아우르는 개론서 <문화심리학>.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문화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한국인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 문화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바탕으로 합니다. 동양 문화와 한국 문화에 바탕을 둔 문화심리학 교재가 바로 이 책입니다.

 

 

 

<문화심리학> 책은 문화라는 개념이 사회과학 특히 인류학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중요한 변인이 되었고 문화심리학이라는 학문분야로 탄생되었는지, 서양 문화심리학과 동양 문화심리학의 차이, 한국 문화에 큰 영향을 끼친 유교를 심리학적으로 연구해 한국 심리학자에 의해 집필된 문화심리학 교재라는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우리는 왜 문화를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세계화 시대, 문화 교류의 시대, 다문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이해와 문화적 정체성을 갖기 위해서도 필요하지요. 문화에 대한 이해는 다른 이들의 가치, 생활 습관, 사고방식을 이해해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한 것이죠.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상사는 문화의 작용입니다.

 

 

그동안 궁금했던 게 있었는데 이 책에서 발견한 게 있어요. 왜 유럽은 그토록 전쟁을 일삼고 식민지화하려 했을까 부분입니다. 서양인들이 다른 문화의 사람을 접하고 처음 생각한 것은 '사람이 아니다'는 것이었대요. 일단 어떤 존재가 사람이 아니라면 그것을 죽이든, 짐승처럼 부리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합니다. 동물원에 갇힌 동물을 구경하는 것처럼 죄책감이 생기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착취가 정당화되는 것이고요.


중세 기독교 세계관에 의해 다른 민족은 타락한 인간으로, 산업혁명 이후에는 진화론을 통해 다른 이는 진화가 덜 된 인간으로 보는 시각 때문에 즉, 다른 문화를 가진 이를 자신과 같은 동급의 인간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그들을 노예로 쓰고 그 나라를 개화시켜야 한다는 강압적 방식이 전혀 문제 될 게 없었다는 겁니다.

 

 

 

『 우리의 가치가 다른 이들의 것보다 옳다는 근거는 무엇인가? 예를 들어, 일부일처제가 일부다처제보다 옳다는 증거는 무엇인가? 나 자신이 일부일처제를 가진 곳에서 태어나서 그것이 옳다고 배워 왔다는 것, 즉 내가 그렇게 문화화되었다는 사실 외에 일부일처제가 옳다는 타당한 이유를 발견하기 어렵다. 』 - p41


문화충돌이 있을 때 각각의 입장에서 문화적 가치, 신념을 당연한 것으로 보고 절대적인 것으로 본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세계가 변했지요. 다른 방식으로 문화를 바라보아야 할 때입니다. 좋고 나쁨의 가치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인 배경에서만 의미 있는 것이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다른 역사와 문화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당연히 살아가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지요.

 

 

 

한국 문화와 정서표현에 대해 다양한 이론과 사례를 소개하는데 하나같이 흥미진진했습니다.

내 생각, 행동의 이유를 알게 된다고나 할까요. 인간관계, 행복의 의미, 인종 편견 등 외에 한국 문화의 독특함 중의 하나인 억울함과 화병, 한의 관계를 설명하는 부분도 재밌었어요.

 

 

 

특히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한국 문화의 독특한 점이 상당히 많더군요.

실증 연구를 바탕으로 한 사례 소개를 보며 우리는 집단주의라고 하면서도 상반된 성향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특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남에게 자기를 드러내고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강한 편이고, 근거 없는 자신감도 상당히 높은 편인 한국인의 특성을 자존심, 체면, 눈치 등과 관련해 이야기합니다.

게다가 서구 문화로는 이해되지 않는 한국인의 마음과 행동 대부분은 유교 가치관의 영향 때문이라며 유교의 재해석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문화심리학 이론을 보며 이것은 인간 행위의 본질을 탐구하는 것이구나 싶었어요. 이 책에서 말하는 문화는 마음과 분리할 수 없으며 인간의 마음은 보편적인 것이 아닌, 문화적 맥락 속에서 구성된 상대적인 것으로 보고 설명합니다. 문화심리학의 목표는 인류의 보편성과 함께 다양성까지 포함한 폭넓은 인간과학인 겁니다.

세계가 변하고 있고 내 주변에 보이는 외국인도 점점 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해야 할 필요성은 점점 높아질 겁니다. 고려대 리학과 한성열 교수의 문화심리학 교재지만 일반인이 교양심리학책으로 읽기에도 큰 어려움은 없어 보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략의 교실 - 고대에서 현대까지 한 권으로 배우는
스즈키 히로키 지음, 김대일 옮김 / 다산북스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경쟁의 본질은 돌파구를 만드는 열쇠인 '전략'이라고 합니다. 싸움, 경쟁하는 것은 인간이기에 이는 곧 인간의 본질을 꿰뚫는 지혜를 찾는 길이기도 합니다.


<전략의 교실>은 고대 전투에서 현대 비즈니스까지 세상의 모든 전략이 모여있어 경영자, 리더, 비즈니스맨이라면 숟가락만 얹어 꿀꺽 삼켜버리기 좋은 구성의 책입니다. 급변하는 시대에 답답하고 불안하고 무력함을 느끼며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 고민하는 경영자, 비즈니스맨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이 나왔네요.  

 

 

 

 

 

인류 3000년 역사에 걸쳐 나타나는 주요 전략가들의 전략 핵심을 파악해 고대 전투의 공격 방법과 리더십,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군사 전략, 조직이 효과적으로 기능을 발휘하게 하는 운영법,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관리법, 시장에서 경쟁기업을 상대로 승리하는 경쟁 전략, 비전을 제시하고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전략, 낡은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혁신 전략을 차례로 소개합니다.


최고의 전략서 손자병법을 기록한 천재전략가 손무. 손자병법이 말하는 핵심은 경쟁을 할 때 적이 힘들어지는 곳을 공격하고 상대방의 강점이 발현될 수 없는 곳에서 승부하는 것이라 합니다. 이 전략의 사례로 일본 외식업계에서 커다란 이슈가 된 레스토랑을 소개합니다.


전쟁의 역사까지 들여다보는 것은 현대 비즈니스 조직의 운영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특히 군사작전에서 우위성을 만들어내는 모델은 마케팅이나 판매 촉진에서의 역학관계와도 공통된 부분이 많다 하네요.


 

 


가장 오래된 병법서인 손자병법에서 우승열패, 즉 수가 많으면 이기고 적으면 진다는 전투에 있어서 영원한 진리 중 하나를 공식으로 정리한 사람이 프레더릭 란체스터인데요, 다오카 노부오 라는 사람이 이것을 란체스터 전략이란 이름으로 비즈니스 경영 전략을 세웠다 합니다. 과거를 해석해 현대에 적용하는 사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역사 자체가 이미 최고의 전략서이지요. 물론 과거를 잘못 해석하게 되면 비극적인 실패로 이어진다는 사례로 덧붙입니다.


『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릴 때 받는 영향들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부정적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 - p85

 

 

 


 


『 역사는 인간의 뛰어난 지혜가 반영된 생존 법칙이라는 무기다. 또한, 전략은 인간이 직면하고 있는 장애물을 뛰어넘는 생각의 무기다. 』 - p388


<전략의 교실>을 통해 전략가들의 정신과 사상을 배울 수 있습니다. 전략의 요점, 즉 승리의 법칙을 모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업무 현장에서 문제 해결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책이라는 강점이 있네요.


경제경영서 분야에서는 엄청나게 유명한 책들만 모여 있습니다. 손무, 마키아벨리,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 톰 피터스, 짐 콜린스, 피터 드러커, 마이클 포터 등 어마어마한 전략가들이 포진하고 있어요. 그들이 쓴 책은 군사, 경제경영계 고전이라 불릴만한 책들이었고요. 하지만 자세히 읽어보거나 제대로 이해한 사람은 드물기도 한 책들이기도 합니다. 경영자와 비즈니스맨에게 최고의 교과서들이 <전략의 교실>에 모여있으니. 그것도 핵심만 쏙쏙 뽑아!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음식의 언어 -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인문학 음식의 언어
댄 주래프스키 지음, 김병화 옮김 / 어크로스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 프로필 사진만 봐도 뭔가 익살스러운 느낌이 물씬~ 그래서 이 책에 호기심이 더 동했던 것 같아요.

언어학 교수가 음식의 언어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광둥어 연구도 했던 적이 있고, 중국계 미국인 아내를 두고 있으며, 용광로 같은 문화 집결지인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환경이 어우러져 (무엇보다 음식을 좋아하는군요!) 이렇게 특색있는 주제가 탄생되었군요.

 

 


 

식사 순서에 따라 진행되는 구성 방식 재밌네요

<음식의 언어>는 그저 음식의 역사를 알려주는 책이 아니에요. 음식과 관련한 언어는 그 음식의 기원은 물론이고 각 문화 사이를, 고대와 현대의 문화 충돌을, 인간의 인지, 사회, 진화를 알게 해주는 은밀한 힌트라고 합니다.



 



저는 메뉴 읽기 부분이 상당히 흥미로웠어요. 패밀리 레스토랑 메뉴판만 봐도 머리가 어질거리는데 이 책 덕분에 이제 어떤 메뉴판을 접하더라도 자신 있게 들여다보겠더라고요. 게다가 메뉴 언어의 비밀을 알고 나니 앞으로는 메뉴판 볼 때마다 은근슬쩍 그곳의 품격(?)을 예측할 듯도 하네요. 


비싼 레스토랑일수록 음식 출처를 기록하고, 고객의 선택권이 적고, 단어 길이가 깁니다. 저렴한 곳일수록 요리 크기 등 가짓수가 많아지고 단어길이는 짧아지고, 모호하고 긍정적인 단어가 많이 쓰입니다. 맛있는, 맛깔스러운, 오독오독한 등의 형용사가 쓰이지요. 고급 레스토랑은 음식이 당연히 신선하고 맛있을 거라는 전제하에 그 부분은 굳이 표기하지 않게 되고요.



 


음식의 언어로 기본적인 음식의 문화사를 이해하게 되네요. 식사 순서의 변화와 음식 세팅의 변화에 따라 메뉴라는 것이 생겼고, 앙트레의 의미 변화를 통해 언어의 점진적 변화를 설명합니다. 언어의 명료성, 효율성을 크게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우를 목격하게 되지요.


예전에 읽었던 <빅데이터 인문학>에서 소개한 구글의 엔그램 뷰어로 단어 사용 빈도에 따른 문화 흐름을 알 수 있다는 걸 배웠는데, 이 책에도 엔그램 뷰어 결과를 통해 설명을 덧붙이더라고요. 앙트레 라는 단어 사용 빈도를 통해 요리 분야에서 특권을 주는 유일한 언어인 프랑스어가 최근 쇠퇴중이라는 것을요.



 


케첩을 통해 세계화와 강대국의 의미를 짚어내기도 합니다.

미국의 국민소스 케첩이 실은 중국산이었대요. 원래의 케첩은 발효 생선 소스였는데 이후 오랜 세월을 지나 생선이 빠지는 대신 토마토를 사용하게 되면서, 그리고 달콤하고 걸죽한 소스를 좋아하는 미국인 입맛에 따라 조리법이 응용된 것이었어요.


여기까지만 알면 그저 재미있는 상식 정도로 끝나겠지요. 미국의 국민소스가 결국 중국에서 유래됐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케첩의 역사는 통찰력을 토대로 세계경제사를 보게 합니다. 중국이 산업혁명 이전까지 교역에 대한 세계 경제를 지배했다는 의미입니다. 당시 세계교역 대부분이 중국에서만 이뤄졌기에, 유럽이 신세계를 그토록 열망하고 식민지화한 것은 아시아 수출품에 대한 유럽의 욕망과 은을 향한 중국인들의 욕망 때문이었던 거예요. 결국 세계화 이야기입니다. 세계적 강대국이 중국이었다는 것. 중국 경제력의 상징으로서의 케찹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 책에서 또 흥미로웠던 부분은 맛집 리뷰에 관한 내용이었어요.

음식 리뷰에 쓰인 은유, 감정, 감수성을 통해 인간 본성을 이해할 수 있다 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쓰는 은유와 트라우마를 잘 느끼는 일상생활의 측면들을 암묵적으로 알려주는 힌트로서의 언어를 알 수 있었어요.


『 리뷰는 자기주장이 가장 강하고 솔직한 때의 인간을 보여준다. 』 - p183


긍정적 견해보다 부정적 견해를 서술하는 데 쓰이는 단어 유형이 더 많고 의미도 더 많이 구별된다는 것은 인간이 부정적 감정, 상황이 저마다 아주 다르며 그 때문에 서로 다른 단어를 적용해야 한다고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합니다. 한마디로 부정적인 느낌을 이야기할 때에는 변명하듯 말이 길어진다는 것처럼요. 안나 카레리나의 첫머리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불행하다." 처럼 말입니다.


정크푸드는 마약, 중독, 갈망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크푸트, 디저트를 중독으로 받아들이는 의식이 우리 문화에 깊게 각인이 되어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요.

 

 


식품 광고에 쓰이는 언어를 통찰하는 파트도 재밌네요. 건강에 대한 터무니없는 강조는 제조자들도 그 제품의 영양학적 가치에 회의적인 시선을 인정하는 꼴입니다. ~없다는 부정적 단어가 많이 들어갈수록 제품 가격은 올라가고요.


단어 소리에 의미를 담고 있는 음 상징은 마케팅과 브랜딩에 중요하게 활용된다는 점도 짚어줍니다. 모음의 영향을 더 심하게 받는다 하네요. 전설모음을 작고 얇고 가벼운 것들에, 후설모음은 크고 무겁고 견고한 것들에 연결된다 해요. 책에서 예시를 보여주는데 정말 고개가 끄덕이게 되더라고요. 이런 법칙이 숨어있었다니.



 


음식의 언어로 인류 역사, 세계 문화, 사회, 경제를 아우르고 인간의 심리, 행동, 욕망의 근원을 파헤치는 책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인문학, 음식의 언어>.


생각보다 낯선 음식 용어때문에 집에서 요리의 요자도 꺼내지 않는 저로서는 살짝 지루해지는 타이밍도 있었지만, 저자의 재치만점 글발이 살렸습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엔 낯선 용어를 일일이 읽어내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언어가 어떤 나라를 거쳐 변화하며 문화와 접목하게 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춰 읽었습니다. 이 책은 어떤 순서로 읽어도 상관없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전쟁과 평화를 건너뛰어 읽는 어머니에게 평화만 읽었다고 말한 에피소드를 덧붙여 빵 터지게 하긴 했지만요.


나라마다 음식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미국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가벼웠던 디저트도 묵직해지더군요. 그저 사과 한 개가 아닌 이런저런 소스를 뿌리고 얹고. 다양한 음식 언어를 통해 언어에 숨겨진 미묘한 힌트를 찾고 인간의 심리를 파헤친 <음식의 언어>. 현대 음식 언어에는 동서양의 위대한 만남이 숨어있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베트남 셀프 트래블 - 2015~2016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25
한혜원.정승원 지음 / 상상출판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베트남하면 한국처럼 남북분단의 역사를 지녔던 나라여서 동질감이 느껴집니다. 그동안 제 머릿속의 베트남 이미지는 영화에서 만난 베트남 전쟁 시절의 이미지가 커 사실 현대 베트남에 대한 것문외한 수준이예요. 발전이 되긴 했나 싶은 생각이 더 크게 자리잡고 있었지요. 하지만 책 속에 담긴 베트남은 와우! 베트남 특유의 전통 이미지와 더불어 화려한 이미지가 굉장하더군요.

 

 

 

 

베트남은 길쭉한 남북 지형으로 북부에 위치한 수도 하노이에서 경제 문화 수도 호찌민 시티까지 비행기로 2시간, 기차나 버스로는 2일이나 걸릴만큼 큰 나라입니다.


<베트남 셀프 트래블>은 북부 지역 하노이, 하롱베이, 딱꼭&장안 & 사파 네 곳과 중부 지역 후에, 다낭, 호이안 세 곳 그리고 남부 지역 냐짱, 달랏, 무이네, 호찌민 시티 네 곳을 중점적으로 소개합니다.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가는 직항편이 북부 하노이, 중부 다낭, 남부 호찌민 시티 이렇게 세 군데 중 어디서부터 시작하느냐에 따라 각각을 중심으로 4박 5일, 7박 8일 일정을 잡아 소개하고 있어요. 물론 22일 베트남 종주 코스도 소개합니다. 한 달 이상은 비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무비자 여행코스로 소개하네요.

 

베트남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전통요리 빠질 수 없죠.

하루 일과라는게 먹고, 자고, 놀고... 이거잖아요 ^^ 먹거리와 숙박시설, 여행코스를 완벽하게 다루고 있어요.

 

 

 

 

베트남 초보 여행자들을 위한 다양한 스케줄이 소개되어 있어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전혀 모르는 지역으로 여행할 때 지도보면서 머리싸매며 동선을 고려해 스케줄 짜는 것 만만찮은데

무난한 코스부터 일정별 다양한 코스를 제시합니다.


 

 

전 이 장면 보고 깜짝 놀랐어요. 아니 베트남에 사막이!!!

실은 바다 근처 모래언덕인데 사막 분위기가 제대로죠.

게다가 중부쪽은 가족 휴양지로 이름을 알리고 있어 근사한 리조트가 가득해 여기가 베트남이 맞나 싶을 정도였어요.

냐짱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치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이라니, 다양한 얼굴을 갖춘 베트남이네요.

 

 

책 마지막에는 지도만 고스란히 모아둔 미니맵이 부록으로 있으니 실여행자들에게 더욱 도움될 거예요.



역동적이고 컬러풀한 매력이 가득한 베트남.

배트남의 알록달록 컬러풀한 옷, 아오자이는 한번쯤 입어보고 싶던걸요. 촌스러운듯 하면서도 화려함에 끌리는 묘한 매력 ^^;

각각의 지역을 소개하면서 그 지역을 방문하는 목적도 잊지 않고 잘 다루고 있는 책이었어요. 하노이의 경우 하노이 관광의 핵심은 호찌민 단지라고 해요. 베트남 민족운동의 지도자이자 북베트남의 대통령을 지낸 호찌민의 묘 등 베트남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 주는 곳이 많은 곳이니 그런 장소를 잊으면 안 되겠지요.


각 지역에서 꼭 해야 할 체크리스트도 있어 베트남 여행때 이 책은 필수품으로 유용하게 쓰이겠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