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테일러스 동서 미스터리 북스 7
도로시 L. 세이어스 지음, 허문순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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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다 읽었다. 전좌명종술이라는 어려운 소재앞에서 좌절을 살짝살짝해주면서 여기저기 도움의 손길을 뻗었으나, 결국 대충 핸드벨처럼 종을 연주하는 거라는 데에서 만족하고 전좌명종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무시하기로 마음을 먹고! 술술 읽어나갔다. 중반부에는 좀 지루한 감이 있어서 읽다가 자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오늘도 읽다가 자려고 펴들었는데.. 젠장, 결국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이게 추리소설의 단점. 한 번 필이 꽂히면 끝까지 읽어주는게 예의이다.)

  칙칙한 영국의 한 외딴 고장, 한해의 마지막 날 눈이 엄청 오는 바람에 차에 문제가 생겨서 머물게 된 곳. 그곳에서 주인공인 피터경(오호, 귀족탐정이시다.)은 우연찮게 그 곳의 교회에 있는 종의 연주에 참가하게 된다. 그리고 며칠 뒤 그 고장에 살고 있던 귀족이 죽고, 그의 유언대로 그의 부인과 합장을 하기 위해서 그의 부인의 묘를 팠는데.. 이게 왠걸, 정체를 알 수 없는 시체 한구가 떡하니 그 무덤에 함께 묻혀있는 것이 아닌가! (그 부인 정말 기분 나빴겠군.) 그곳에 묻힌 사람은 누구인가, 그리고 그 사람을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 그리고 곁들어 사라진 에메랄드에 대한 수수께끼. 하나씩 해결되어가지만 범인의 정체는 마지막 한 페이지에서 나타난다. 아니 반페이지인가. 자업자득이라고 했던가. 여튼, 마지막 사건의 정체가 드러날 때, 난 그만 큭큭 웃어버리고 말았다. 어이가 없다고 해야하나, 쌤통이라고 해야하나, 여튼간에, 범인이 죽었는데 그렇게 고소했던 적은 처음이랄까? 전체적으로 영국적인 느낌이 물씬나는 책이었다. 애거사 크리스티처럼 영국의 여작가이지만, 애거사 크리스티와는 다른 느낌이랄까? 전체적인 챕터도 그렇고, 중간에 등장하는 암호도 그렇고, 전좌명종술이라는 영국의 문화를 이해할 수 없어서 살짝 아쉬웠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흥미로웠던 작품이었다. 읽는데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나름대로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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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유산' 상속받기
짐 스토벌 지음, 정지운 옮김 / 예지(Wisdom)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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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석유 회사와 대목장을 소유하고 있는 대부호 레드가 자신의 유언장을 통해서 그의 조카손자의 인생을 바꿔놓는다는 이야기.

  다른 가족들에게는 적당한 유산을 상속하지만, 유독 조카손자에게는 앞으로 12개월동안 한달에 하나씩의 과제를 수행하고 나면, 최고의 유산을 상속해주겠다는 유언을 남긴다. 부잣집에서 태어나 자기 멋대로 하고 자란 손자로서는 황당했지만, 최고의 유산을 준다는데 마다할 수 있겠는가! 결국 그는 레드가 남긴 미션을 하나씩 수행해간다. 한달에 하나씩 미션을 수행해가면서 얻는 유산들. <일, 돈, 친구, 배움, 고난, 가족, 웃음, 꿈, 나눔, 감사, 하루, 사랑> 이 유산들을 하나씩 경험을 통해서 배우면서 손자인 제이슨은 점점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결국 최고의 유산을 상속받는다.

  이 책을 지은 작가인 짐 스토벌은 실제로 시각 장애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책 어디에서도 그늘진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그는 올림픽 국가대표 역도선수로, 투자전문가와 기업가로서 성공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 그의 삶에대한 긍정적 인식이 이 책에는 가득 담겨있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제이슨이 겪은 일들은 꾸며진 이야기라 할 지라도 적지않은 감동을 준다. 그리고 그 일들이 꾸며진 이야기라 할 지라도 우리 주위에서도 볼 수 있는 일들이었다. 실직을 해서 소소히 살아가게 되지만, 그덕분에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된 가장, 죽을병에 걸렸지만 밝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어린 꼬마, 남편이 아픈데 치료비가 없어서 슬픔에 잠겨있던 나이든 할머니. 등등.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제인슨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변화하게 해주었다.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을 뒤돌아 보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해 주었고, 삶의 목표를 새로이 설정하게 해주었으며, 배움에 대한 의지도 생기게 해주었다. 이 책은 그리 두꺼운 책은 아니었지만, 다른 어떤 두꺼운 책보다도 생각할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가 등장했고, 그 문제들을 통해서 다시한번 나의 삶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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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의 문화사
도둑연구회(와타나베 마사미 외) 지음, 송현아 옮김 / 이마고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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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의 문화사. 왠지 제목부터 뭔가 끌리는.. 제목에서도 느껴지는 것처럼 이 책은 도둑의 문화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먼 옛날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로부터, 마릴린 먼로의 팬티를 훔친 도둑, 성인의 유골을 훔친 도둑, 시체를 이용해서 협박을 하는 사람 등의 문화사적 이야기를 도둑문화연구소라는 곳에서 각 챕터에 대한 이야기를 한명씩 담당하여 전개해가고 있다.

도둑질은 어떻게 보면 우리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남의 물건을 슬쩍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고 (고의던 아니던) 사기나 살인등의 다른 범죄와 비교해볼때, 도둑질은 비교적 친숙하다. 이와 같은 도둑질은 프로메테우스로부터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도둑질은 어느 나라에서나, 어느 시대에서나 굉장히 보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여러 나라에서의 도둑의 모습, 그리고 그로 볼 수 있는 문화적인 모습들. 이러한 모습이 잘 조화되어 흥미롭게 쓰여져있었다. 그리 딱딱하지도 않은, 흥미위주의 문화서라고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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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열림원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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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처녀작. 양을 쫓는 모험에 나와던 '쥐'의 등장. 이 두가지만으로도 흥미롭게 읽어갈 수 있었다. 책의 분량도 그리 많은편이 아니라서, 그냥 읽은김에 쓱 읽어갔다.

한 남자가 여름방학동안 겪는 이야기로, 어떻게 보면 굉장히 두서가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고, 어떻게보면 굉장히 시적인 소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여튼 한 여자와의 사랑, 그리고 그가 이전에 만났던 세 여자에 대한 추억이라고 해야되나, 여튼 그런 것과 '쥐'와의 우정(설마 사랑이냐?)이 주축을 이루는.. 뭐 그런 소설이었다. 이 책은 크게 전체적으로 '재미있네.' 이런 느낌보다는 부분부분에서 마음에 드는 구절이 툭툭 튀어나오는게 좋았다. 그 구절을 곱씹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리고 책에 맥주를 마시는 장면이 많아서 그런지 나도 맥주한잔을 하면서 책을 읽고 싶은 충동이..-_ㅠ참느라 죽는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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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의 핀볼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열림원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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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읽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의 속편격인 '1973년의 핀볼'을 첫 시험을 멋지게 망친 기념으로 읽어버렸다. 시험에 대한 배신감에 이를 벅벅갈면서, 더불어 재수강 도로묵을 느끼면서, 여튼 착찹한 심정으로 집에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읽어내려갔다.

두명의 쌍둥이 여자와 살고 있고, 사라져버린 핀볼기계를 찾기 위해서 헤매는 주인공과 여자친구를 가졌다는 이유로 무력감을 움켜쥐고 고민하는 '쥐'의 기묘한 청춘기록. 이라고 설명이 되어 있는 책.

입구가 있어야 비로소 출구가 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그런 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 소설도 이런 식으로 이루어져있다. 과연 그 것을 출구라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이 책은 주인공이 그토록 애타게 찾던 핀볼 기계를 찾고, '쥐'가 결국 떠나기로 결심하면서 끝이 난다. 주인공과 쥐는 실질적으로 이 책속에서 만나는 일이 없다. 주인공과 쥐는 방학때만 만날 수 있었고, 방학때의 무료한 날들이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 나타난다면, 이 책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의 무료한 날들이라고 할까? 여튼, 각기 다른 장소에서 생활하고는 있지만, 어쨋든 둘 다 그 삶 속에서 무료함과 외로움을 느끼고, 또 현실에 고민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1973년이 아닌 2004년에 만난 하루키의 1973년의 핀볼. 그리고 그 안의 고독감. 하지만 1973년의 고독감이나, 2004년의 고독감이나, 별반 다름없이 느껴지는건 인간의 근본적인 성향은 변하지 않기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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