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이전부터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의 세번째 이야기라는 점, 이영애라는 배우의 네임 벨류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던 <친절한 금자씨>가 드디어 관객들에게 찾아왔다.

  친절한 금자씨.라고 불리는 그녀는 과연 누구인가. 그리고 또 그녀는 무엇을 복수하려하는가.라는 물음들은 예고편들을 통해서 제시되었고, 관객은 이 영화를 통해서 그 대답을 찾고자 했다. 그리고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그 대답을 어느정도는 찾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단순히 이 영화를 잔인하기만 한 복수극은 아니었다. 최소한 내 기억 속의 <올드보이>는 어둡고, 슬픈 분위기가 깔려있는 복수극이었다면, 이 영화는 어둡긴 하지만, 묘하게 우습기도 한 그래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

  박찬욱 감독의 이전 작품들에 나왔던 배우들(강혜정, 송강호, 신하균, 유지태)이 까메오로 출연하여 그들을 바라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상황의 설정이나 종종 웃긴 대사("너나 잘하세요."와 같은 대사들)나 행동이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그 웃음이 결코 마냥 즐거운 웃음은 아니었더라도.

   내가 느낀 이 영화는 문제는 스토리의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올드보이의 경우에는 짜임새있게 영화가 잘 진행된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영화는 크게는 금자의 복수를 주제로 하고 있다고 해도 개별적인 사건들이 너무 늘어져있는 느낌이다. 금자의 내면의 심리상태를 좀 더 보여주는 편을 택하는게 차라리 좀 더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랬다면 다소 지루해졌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왠지 배우들이 저마다 물 위에 떠있는 기름처럼 따로이 떠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보기에는 좋지만 먹어보면 뭔가 부족한 그런 음식같은 기분. 영상은 볼만했고 음악도 금자의 마음을 대변해준듯 하지만, 그래도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떨칠 수 없었다.

 

  친절하긴 하지만, 그 속내를 알 수 없었던 금자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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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7-31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만순이한데 금자씨 보라고 했는데... 슬슬 걱정됩니다 ㅠ.ㅠ;;;

이매지 2005-07-31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는 있는데, 뭔가 좀 부족한 느낌이었어요 전.
 


 참 빨리도 봤다. 이 영화가 개봉한지도 벌써 1년은 훌쩍 넘었건만. 내 기억으로는 당시에 범죄의 재구성이랑 이 영화 중에서 뭘 볼까 고민하다가 범죄의 재구성을 봤던 기억이. (돈이 없었다. 그래.)

 불의를 못 참는 순경 상환. 하지만 그런 그의 생각에 안 따라주는 몸은 어찌하리. 조직 폭력배에게 피터지게 맞는 것이 그의 현실인 것을. 그런 그에게 다가온 사람들. 그들은 칠선이라 하였으니. 말이 칠선이지 다섯명인 것이 독수리 오형제면 모를까. 그들에게서 평범한 청년 상환은 수련을 받게 되는데...

 이 영화는 유쾌하다. 그리고 전형적인 오락물이기도 하다. 영화 내내 치고 박고 싸우는 장면들이 가득가득하니 보는 이로써는 재미있지 않을쏘냐. 뭐 영화는 스토리를 보는 맛이지! 라고 생각한다면 보지 말고, 심심한 날 뭐하고 놀까 싶을 때 보면 좋을 영화인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아쉬웠던 점을 꼽으라면 대사가 잘 전달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웅얼웅얼거리는 듯한 소리때문에 스피커 볼륨을 연신 올렸다가 내렸다가 하면서 영화를 보는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자막 처리를 좀 해주던가!

 뭐 아쉬움이야 있었더라도 어쨋든간에 날도 더운데 유쾌하게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 더불어 류승범의 캐스팅은 굿 캐스팅. (형제는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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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수검객 2005-07-24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승완 감독의 영화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피도 눈물도 없이,주먹이 운다..이렇게 둘이서 작업하면 영화가 빛이 나는듯..저도 이 아라한 장풍 대작전 재밌게 봤는데.(또 보고 싶어지네요..^^).류승범의 연기가 참 대단하게 느껴지는 영화죠..ㅋ

이매지 2005-07-24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승범도 참 연기 잘한다 싶어요 ㅋㅋ생긴것도 개성있지만. ^-^
류승완 감독 다른 작품들도 봐야겠어요^-^
 

 책을 통해 먼저 만나본 이 영화는 아무래도 내게는 맞지 않는 것 같다. 이미 스토리를 알고 있었기때문에 솔직히 뭐 스토리에 대한 기대는 없었고, 영상이나 무대장치 같은 것들도 제법 괜찮다 싶었지만, 그래도 영화를 보면서 지루함을 감출 수 없었다. 2시간 20분이나 되는 긴 러닝 타임탓도 있는 것 같지만...

 돈이 없어서 뮤지컬은 보지 못했기 때문에 원작과의 비교는 못하겠지만, 이 영화 그냥 OST만 듣는 편이 나을 것 같다.(그 OST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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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북도 뒷북도 이런 뒷북이 없다. 뭐 방학 내내 뒷북만 둥둥 치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여튼간에 이제서야 봤지만 정말 흥미진진한 영화였다.

 200명의 부대원 중 혼자 살아남은 최태인 중위. 그는 악몽에 시달리고, 본대 복귀 요청을 하나 이는 철회되고 그 대신에 비밀 수색 명령을 내려받는다. 알포인트에서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병사들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는 물건을 찾아오라는 것이 그것. 이 작전에 참여하면 집에 보내준다는 말에 혹해서 지원한 병사들. 그들의 작전은 그렇게 시작이 된다.

 내가 좋아하는 공포영화류는 이런 류의 것이다. 현실인지 허구인지를 구별할 수 없는 그런 류의 공포 영화. 그리고 심리적인 공포감을 느낄 수 있는 영화. 귀신이 나와서 깜짝깜짝 놀래키는 건 솔직히 무섭지도 않고, 웃기기까지 한다.(장화, 홍련은 보면서 정말 웃기까지 했었다. 나 혼자 웃어서 쪽 팔렸다.)그래서 어지간하면 공포영화는 그 보는 시간이 아까워서 잘 보지 않는데, 이 영화는 달랐다.(이런 식의 경험을 했던 건 그 옛날 '블레어 위치'를 봤을 때의 공포 이후 처음이 아닐까 싶기도.)

 병사들 개개인의 공포. 그리고 심리 묘사라던지, 시나리오의 탄탄함에는 정말인지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 다만 여자 귀신은 굳이 나오지 않아도 괜찮았을텐데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 딸랑거리는 소리도 공포심을 자극해주었기에 살짝 눈감고 넘어가 줘야겠다. 10점 만점에 무조건 10점 주고 싶은 영화. 나중에 다시 한 번 더 봐야겠다.

+영화를 빛내게 해준 건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도 한 몫한 것 같다. 장병장으로 나온 오태경. 아역으로 할 때만 봤었는데, 참 잘 커줬구나 싶다. (나보다 나이가 아마 많을텐데 잘 커줬다니-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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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5-07-13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영화 영 별루였눈데... 시나리오가 뭔가 좀 허술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잘 보신 영화에 딴지 걸어서 죄송. ^^; (퍽) ㅠ_ㅠ

이매지 2005-07-13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시나리오보다는 연출력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었어요^-^;;;
영화는 뭐 개인적 취향이죠^-^
 





 사실 내가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다름 아닌 제인 오스틴때문이다. "갑자기 생뚱맞게 제인 오스틴?"이라고 묻는다면 대답하리라. 이 영화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원작으로 하고 있노라고. 오만과 편견. 즉 pride and prejudice를 재치있게 한 글자만 바꾸어 신부와 편견 즉 bride and prejudice로 바꾼 이 영화. 제목부터 뭔가 기대하게 해주지 않는가?

 이 영화는 <슈팅 라이크 베컴>을 만든 거린다 차다 감독의 영화이다. 내가 <슈팅 라이크 베컴>을 봤다면 좀 더 할 말이 많았겠지만, 불행히도(?) 아직 그 영화는 보지 못했으니, <신부와 편견>만을 놓고 이야기해본다.

 이 영화는 앞에서 말했다시피 <오만과 편견>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대강의 줄거리를 모티브로 삼고, 그 것을 인도라는 장소로 옮겨서 보여주면서 이국적인 모습, 그리고 음악이 어우러진 흥겨우면서도 전달력있는 영화로 만들었다. 물론, 나같은 경우에는 <오만과 편견>이라는 작품 자체를 퍽 좋아하기때문에 내용은 모두 알고 본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린다 차다 감독은 이를 재해석하여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원작의 스크린화가 아니었으니, 감독의 능력에 찬사를.

 이 영화 속에서는 아이쉬와라 라이라는 정말 예쁜 인도 여배우가 등장한다! 찾아보니 이 여자 미스 인디아에 미스 월드 1위까지 한 여자였다. 어쩐지 예쁘다 했다. 그리고 내가 요새 한참 빠져있는 <로스트>에 사이드역으로 나오는 나빈 앤드류스가 빙리 역으로 등장해서 또 새로운 즐거움을 가질 수 있었다. (세상에 사이드가 춤을 다 추다니.!)

 인도의 강렬한 색채와 이국적인 모습으로 눈을, 때로는 흥겨운, 때로는 서글픈 음악으로 귀를, 다소 빤한 줄거리이긴 하지만 그래도 두 남녀가 서로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다가서는 이야기에선 감동을, 먼 친척인 콜리의 일화에서는 웃음을 느낄 수 있었던 영화였다. 더불어 인도의 결혼에 대한 얄팍한 지식도 얻을 수 있으니 이 어찌 좋다고 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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