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본능


SNS를 하다가 누군가 아빠 본능(영어 제목은 위대한 아빠 어쩌구 였는데)이라고 올려놓은 동영상을 봤다. 영상에는 여러 아빠들이 아이들이 넘어지거나, 떨어지거나, 부딪쳐서 다치기 직전에 잡아주거나 막아주는 장면들이 계속 이어졌다. 아 진짜 감탄할만한 장면이 많았다. 영상에 나오는 아빠들은 하나같이 아이들의 위기 상황에 순간적으로 반응했다. 소파에서 떨어지는 어린 아이를 보지도 않고 받아내는 아빠, 아이에게 날아오는 스케이트 보드를 막아내는 아빠 등 어떻게 그렇게 순간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지 신기한 장면이 많았다.


영상을 보면서 떠오르는 기억이 두 개 있었다. 하나는 대략 10년 전 일이다. 지금 초등학생인 큰 아이가 아기였을 때다. 아마 막 뒤집기를 시작했을 때였으니 6개월이 채 안되었을 것이다. 당시 나는 육아휴직을 하고 하루종일 아기와 함께 보냈다. 육아휴직에 큰 이유는 없었다. 그저 활동가인 나보다 아내가 벌이가 더 좋았기 때문에 내가 아기를 보기로 했다. 하루하루 아기를 바라보며 보낸 시간이 신기하고 재밌기도 했지만, 한편 힘들고 지겹기도 했다.


암튼 하루는 아기 침대 위에서 기저귀를 갈아주고, 잠시 뉘어 놓았을 때였다. 기저귀를 갈기 위해 침대 난간을 내려놓고 미처 올리지 않은 채였다. 정확하게 뭐 때문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방 한쪽 끝에 놓인 아기 침대에서 반대편 끝에 가서 뭔가를 하고 있었다. 책을 읽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뭔가 끄적거리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문득 눈을 들어 아기를 바라보는데, 딱 그때 마침 아기가 가만히 누워만 있기 지겨웠는지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었다.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손에 들고 있던 책을 던지고 곧바로 몸을 날렸다. 아기는 몸을 버둥거리다가 마침내 뒤집기에 성공했고, 난간이 내려진 면으로 몸이 휙 돌더니 허공에 잠시 머무르는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아기가 허공에 잠시 머물렀을 리는 없고, 그 짧은 시간 내 눈에 그렇게 보였다는 뜻이다. 곧이어 아기는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떨어지면서 몸이 빙글 반바퀴를 더 돌았고, 잠시 후 뒷머리가 방바닥에 부딪히며 짧은 비행을 마쳤다. 그리고 바로 그 직후 전력으로 몸을 던졌던 내 팔이 아기를 안아올렸다. 아기는 얼마나 놀랐던지 크게 울기 시작했고, 쉽게 그치지 못했다. 나는 아기를 꼭 끌어안고 뒷머리를 쓸어주었다. 저절로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고, 입은 계속 "아가야 미안해! 아빠가 미안해!" 라고 반복하고 있었다.


아기침대는 내 무릎보다 살짝 높았으니 60cm 높이였던 걸로 기억한다. 태어난 지 몇 달 되지도 않은 아기가 그 높이에서 떨어졌으니, 얼마나 놀라고 아팠을까? 한참을 아기를 껴안고 울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혹시 머리를 다쳤으면 어쩌지? 이 일 때문에 아기에게 뭔가 문제가 생기면 어쩌지 걱정이 되어 미칠 것 같았다.


이후 가끔 악몽을 꾸곤 했다. 아기는 계속해서 침대에서 떨어졌고, 나는 계속해서 아기를 받아내기위해 몸을 날렸지만, 번번히 내 손이 닿기 전에 아기는 떨어졌다. 어떤 날엔 갑자기 방이 길게 늘어나면서 아무리 빨리 달려도 점점 더 아기가 멀어지기도 했고, 어떤 날엔 갑자기 침대가 엄청나게 높아지면서 아기가 아주 높은 곳에서 떨어지기도 했다.


당시 살던 집은 작은 방과 거실은 무척 좁았지만, 유독 안방만은 넓고 길었다. 방문쪽 벽에 아기 침대가 있었고, 나는 반대쪽 창문 아래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의자를 박차고 달려 아기를 향해 몸을 날렸음에도 아기가 떨어진 직후에 손이 닿았다. 얼마나 원망했는지 모른다. 0.1초만 더 빨랐어도 뒷머리가 바닥에 닿기 전에 손바닥으로 받쳐줄 수 있었을텐데.


나중에 강풀의 웹툰 중에 시간능력자가 나오는 만화를 보는데, 10초였던가? 시간을 뒤로 돌릴 수 있는 남자가 나오는 장면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내가 당시 무수히 많은 악몽을 통해 계속 떨어지는 아기를 받기 위해 뛰었듯이, 짧은 시간을 뒤로 돌릴 수 있는 그 남자는 아내와 아기가 떨어져 죽을 때 끝없이 시간을 되돌려 아기와 아내를 받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을 뒤로 돌려봐도 늘 손이 닿지 않았고, 시간을 되돌릴 때마다 지쳐가면서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수십번 아니 수백번 시간을 돌려가며 뛰고 또 뛰었던 그는 지칠지대 지쳐 결국 포기하고 만다.


그 장면을 읽으며 아마 울었던 것 같다. 침대에서 떨어지는 아기를 받지 못했던 장면이 끝없이 머리속에서 반복재생되면서 만약 나에게 또 한번 이런 일이 생긴다면 그땐 받아낼 수 있을까? 상상하게 되고, 만약 받지 못한다면 나도 따라 죽어버려야겠다는 생각까지 들기도 했다.


두번째 기억은 한 4년이나 5년 전이었다. 아침부터 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고, 하필 작은 아이 어린이집에 기저귀가 떨어졌다고 해서 갖다줘야 하는 날이었다. 아, 그러고보니 이 이야기는 당시에도 이 서재에 적었던 기억이 난다. 암튼 한 팔에 아기를 안고, 다른 어깨에는 어린이집 가방과 기저귀꾸러미 등 짐을 잔뜩 메고 있었다. 그리고 우산을 들었다. 먼저 큰 아이를 가까운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작은 아이를 조금 더 멀리 있는 다른 어린이집에 데려다줘야 했다. 당시 큰 아이가 다녔던 어린이집은 영아 반이 없고, 4세부터 입학할 수 있었다. 아직 어렸던 작은 아이는 영아반이 있는 다른 어린이집을 다닐 수 밖에 없었다.


암튼 큰 아이를 들여보내고 돌아서서 작은 아이 어린이집을 향해 내리막길을 걷다가 문득 발이 미끄러지면서 넘어질 뻔했다. 자칫하면 넘어지면서 아기가 바닥에 떨어질지도 몰랐다. 순간적으로 아기를 안은 팔에 힘을 주면서, 미끄러지는 발에도 힘을 꽉 주고 버텼다. 발목이 기이하게 꺾이이면서 무릎을 찍었지만 다행히 넘어지지는 않았다. 바지가 다 젖긴 했지만 그래도 아기가 다치지 않았다. 아마 아기를 안고 있지 않은 상태로 혼자 가다 미끄러졌다면 분명 그대로 넘어졌을 것이다.


다시 아기를 고쳐 안고, 가방들을 제대로 메고 나서 보니, 멘홀 뚜껑을 밟아 미끄러졌던 거였다. 눈이 오거나 비가 오는 날 맨홀 뚜껑은 정말 미끄럽다. 왜 하필 그자리에 있었나! 잠시 원망을 한 후 놀란 아기의 뺨에 뽀뽀를 하고, 아기를 데려다주고 출근했다.


하와이피스톨? 김상옥!















독립운동가 중에 사격 솜씨가 가장 뛰어난 분을 꼽으라면 이 분을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서울 시내에서 쌍권총으로 일본 경찰 수십명을 죽이고 도망다닌 전설적인 인물이다. 최근 영화 [암살]의 흥행과 더불어 작중 하와이 피스톨의 모델이 되는 실존 인물은 아마 김상옥 의사가 아닐까 짐작하는 글을 읽었다. 그러고보니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친일파의 후손들은 부와 권력을 고스란히 거머쥔 채 여전히 잘 살고 있지만,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은 가난하고 힘든 삶을 살아왔고, 또 살아갈 것이다. 이 나라는 참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지만, 친일파를 생각하면 진짜 열받는다. 김상옥 의사가 저승에서 이 꼴을 본다면 아마 피를 토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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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소 X, 핵발전소 O


지난 목요일 아침 탈핵 캠페인을 하고 있는데, 한 어르신이 인상 쓰고 지나가면서 한마디 하셨다. "핵발전소가 아니라 원자력발전소라고 해야지. 뭣도 모르는 것들이......." 그 어르신의 말을 들으며 속으로 쓴 웃음이 나왔다. 이 나라 국민들이 얼마나 심각하게 세뇌되어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기 때문이다.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오려 했지만 차마 웃을 수 없었다. 그저 나를 비롯한 이 나라 국민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발전소라는 말을 쓰는 나라는 이 나라와 일본 밖에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이 두 나라를 제외하곤 다들 핵발전소(nuclear power plant) 라고 쓰지, 원자력발전소(atom power plant) 라는 단어를 쓰는 나라는 없다. 원래 과학적인 원리를 기준으로 원자력발전이란 단어는 없다. 사실 뭣도 모르는 건 그 어르신을 비롯한 세뇌당한 대다수의 이 나라 국민들이다. 실제 외국 사람들은 atom power plant 라는 단어 자체를 모른다. 일본과 이 나라에만 있는 이상한 단어일 뿐이다. 아니 심지어 이 나라의 사전에도 원자력 발전소의 영어 단어는 nuclear power plant 즉, 핵발전소라고 나온다. 이 무슨 코메딘가? 의미 없겠지만, 그래도 왜 원자력발전이 아닌 핵발전인지 예를 들어 보겠다.


1. 핵분열(nuclear fission)

어느 누구도, 심지어 그 잘난 원자력 문화재단에서도 핵분열을 원자분열이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이건 과학적으로 핵분열이다. 절대 원자 분열이 아니란 말이다. 핵 마피아가 핵발전소를 원자력발전소라고 세뇌시키는 이 나라에서도 핵분열을 원자분열이라고 표현하지는 못한다. 이건 말 그대로 핵분열이다.


2. 핵연료봉 (nuclear fuel rod)

이것 역시 어느 누구도 원자 연료봉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핵마피아들도 그냥 핵연료봉이란 단어를 쓴다.


3. 핵융합로 노심(nuclear reactor core)

이 무식한 나라에서는 원자로 노심이라고 표현하지만, 영어 표현에서 볼 수 있듯이 핵 융합로 노심이 올바른 표현이다. 핵연료봉, 제어봉, 중성자 감속재가 들어있다.


4. 핵폭탄(nuclear bomb)

실제 핵폭탄이 떨어졌던 일본의 영향 때문에 원자폭탄(atomic bomb) 이란 단어가 쓰이지만, 세계적인 추세로 보면 핵폭탄 즉 뉴클리어밤 이란 단어가 훨씬 더 많이 쓰인다. 스타크래프트 게임의 유명한 대사 "핵폭탄 발사를 감지했습니다.(nuclear launch detected)" 에서 볼 수 있듯 핵폭탄은 말 그대로 nuclear bomb 이지 원자폭탄이 아니다.  


원자력발전이라는 단어는 과학적인 원리에서도 어긋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핵발전은 핵분열 반응을 통해서 일어나는 것이지 원자 분열이란 현상은 없기 때문이다. 


편집자의 습관으로 일상에서 수없이 들어온 '원자력'이란 단어를 다 교정하고 싶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핵안전위원회'로 바꾸고, '원자력문화재단'은 '핵문화재단'으로 바꾸고, '한국수력원자력'은 '한국수력핵력'으로 바꿔야 할 것이다. 그 외에도 많을 것이다. 정부, 핵마피아 세력들, 언론이 한 통속이 되어 모른척 해왔던 단어의 숨은 뜻이 이제는 밖으로 드러나야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세뇌당해, 정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이 땅의 많은 이들이 이제는 제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싶다. 제발 "핵발전소가 아니라 원자력 발전소라고 해야지. 뭣도 모른 것들이" 라는 말은 더이상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셰계적으로 핵발전은 사양산업이다. 즉, 죽어가는 산업이란 뜻이며, 앞으로 전망이 없다는 뜻이다. 전 세계에서 신규 핵발전소를 짓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이 나라의 멍청한 관료와 기업인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미국에서도 벌써 오래전에 핵발전소 신규 건설을 멈췄다. 경제성이 없고, 핵폐기물에 대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핵발전소는 신규 건설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발생하고, 해마다 운영에도 엄청난 비용이 든다. 게다가 폐쇄 및 폐기물 보관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비용이 든다. 더 허무한 것은 그 천문학적인 비용,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의 비용을 들여도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없을 거라는 점이다. 아마 10만년이라는 긴 세월 중에 5천년도 채 버티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어떤 사회 현상이나 원인을 설명할 때 용어 선택은 굉장히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항상 원자력발전이라고 말해도, 나는 늘 핵발전이라고 고쳐주는 이유가 있다.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원자력발전이라고 부른다면 일본과 이 개념없는 나라의 핵마피아들의 뜻에 놀아나는 것 밖에 안될 것이다. 어쨌거나 과학적으로 원자력 발전이라는 개념은 없다. 과학자들이 핵발전이라고 주장하는데, 경박한 핵마피아들이 억지로 원자력발전이라고 주장해봐야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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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두 자기 위치에서 산다
    from 뒤죽박죽 뒹굴뒹굴 2015-08-29 03:33 
    오래 전에 읽은 책인데, 뒤늦게 무언가 쓸 마음이 된 것은 링크 건 글에 무언가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도네시아의 여성 이슬람이 자신의 종교와 나라에 대해 쓴 글을 모아놓은 책인데, 읽은 나는, 나의 위치에서 나의 직업에 변명으로 삼았다. 여성에게 우호적이지 않으리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종교에 대해 말하는 태도에 공감하면서 읽다가 아주 잠깐 아주 작은 꼭지에서 '원자력'에 대해 말했는데, 위안받았다. 늘 나의 일에
  2. 왜 원자력 발전소일까???
    from 퀸의 정원 2015-08-31 22:30 
    감은빛님이 원자력발전 혹은 원자력 발전소란 단어는 한국/일본밖에 쓰지않는다고 비판하시자 이에대해 별족님이 반박하는 글을 올리셨더군요.솔직히 이 분야에 대해서는 반핵운동을 하시는 감은빛님이나 원자력발전분야에 계신 별족님에 비해서 지식이 너무 없다보니두분 말씀중 어느분 말씀이 옳은지 알수 없지요.하지만 원자력발전 혹은 원자력 발전소란 단어는 일본/한국밖에 없다고하셔서 개인적인 짧은 소견으로 아래와 같은 추론을 해보았습니다.2차대전이후 혼란을 겪었던 일본은
 
 
노란가방 2015-08-26 0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거였는데..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은빛 2015-08-26 14:10   좋아요 0 | URL
노란가방님 말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우리 일상에서도 무심코 사용하는 단어들이
생각지도 못한 정치적 함의를 담고 있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원자력이란 단어 역시 그렇구요.

비로그인 2015-08-26 16: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계적인 반핵 운동가 헬렌 칼디코트의 ‘Nuclear power is not the answer’도 우리나라 번역본은 ‘원자력은 아니다’로 나왔더라고요. 모두 아쉬운 부분입니다. 양성자와 중성자가 결합한 원자핵이 분열하면서 나오는 에너지이기 때문에 핵폭탄, 핵에너지 등으로 불러야 하는데... 외국에서는 NPT 즉 핵확산 금지 조약이라 하지 원자력 확산 금지조약이라 하지는 않는다는 말을 하면 좋을 듯 합니다..

감은빛 2015-08-26 16:46   좋아요 0 | URL
네 그 책 사놓긴 했는데, 제대로 읽진 못했네요.
저도 책 살 당시에 아쉽다고 생각했습니다.

아, 좋은 예를 들어주셨네요. 고맙습니다! ^^

별족 2015-08-27 05: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건 맞고 틀리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번역어니까, 오래 쓰고 많이 쓰이는 게 살아남는 거죠.
IAEA(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를 국제 원자력기구,라고 번역하고, 미국의 NRC(Nuclear Regulation Commission)를 핵규제위원회라고 번역하면 이상하잖아요. 직역이 옳고 번역이 틀린 게 아닌 거고. 그 할아버지가 혀를 차며 지나갈 일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원자력,이라는 표현을 쓰는 사람이 핵마피아?에 세뇌되었거나 무식해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

감은빛 2015-08-27 10:0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의견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맞고 틀리고의 문제는 어느 관점에서 볼 것인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나 기업이 노동자를 근로자로 부르는 것과 비슷한 문제죠.
일본과 이 나라에서 괜히 핵발전소를 원자력발전소라고 부르는 게
아니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이 글은 제 관점에서는 핵발전소가 너무 당연한 표현이기 때문에,
왜 핵발전소라고 불러야 하는지를 설명하기 보다는,
과학적 원리와 상관없이 원자력이라고 이름 붙인 그들이 쓰는 용어에도
과학적으로는 핵발전임을 알 수 있는 단어가 들어 가 있는 사실이 재밌어서
한번 적어본 것입니다.

차후에 시간 날 때, 왜 원자력 발전이 아니라 핵발전소인지 알기 쉽게
설명하는 글을 한번 써보고 싶네요.
별족님께서 그 글을 한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핵발전소는 우라늄 원자핵이 외부에서 쏘아준 중성자를 맞고 쪼개지는
핵분열 현상을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입니다.
그래서 과학적으로 핵발전소라는 단어가 맞다고 말씀드리는 것이고,
정부나 핵마피아들은 핵이라는 단어가 가진 부정적인 의미를 피하기 위해
고의로 원자력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주 치밀한 세뇌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별족 2015-08-27 11:41   좋아요 0 | URL
저는, 과학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닙니다. 언어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결국 아예 틀린 표현도 많이 쓰면 사전에 오르는 것 같은 거요.
영어표현을 예로 드셨기 때문에, 영어표현도 둘 다 있다고 말씀드린 거구요.
과학으로 말하자면, 핵은 원자의 구성물이니까요. 사과씨를 쪼개려면, 사과도 쪼개야 하는 거니까요?
이름,이 본질과 얼마나 가깝냐로 `맞다 틀리다`를 말할 수는 없는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비로그인 2015-08-27 15:58   좋아요 0 | URL
사과씨 비유를 하셨으니 하는 말이지만 파인만이 한 말을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일반인을 위한 QED 강의’에서 파인만은 “다이너마이트의 폭발은 전자 패턴의 재배치이지만 원자폭탄의 폭발은 양성자 및 중성자 패턴의 재배치˝라는 말을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원자 주위에 전자가 위치하고 있지요. 만일 별족님 말씀 즉 사과씨를 쪼개려면 사과도 쪼개야 한다는(핵을 쪼개려면 원자도 쪼개야 한다는 말로 비유되는) 지적을 수용한다면 굳이 전자 패턴의 재배치와 원자핵의 재배치를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요?란 말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별족님 말씀대로라면 핵을 쪼개는 것은 전자를 쪼개는 것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대장 수술을 예로 들어보지요. 이 경우 불가피하게 피부(표피를 지나 진피로 칼이 향하겠지요.)를 먼저 가르겠지요. 그리고 최종적으로 대장을 가르거나 자르거나 하겠지요. 그런데 대장을 자르거나 가르기 위해 피부를 (먼저) 가를 수 밖에 없다고 해서 대장 수술을 받은 사람에게 피부 절개를 했다고는 하지 않지요.(또는 대장 수술을 받은 사람에게 피부 수술을 받느라 얼마나 힘들었느냐고 말하지는 않지요.) 이름이 본질과 얼마나 가깝냐로`맞다 틀리다`를 말할 수는 없는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름이 중요한 것은 너무도 자명하기에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토씨 하나에, 단어 하나에 얼마나 많은 의미 차이가 깃들어 있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지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름이 본질과 얼마나 가깝냐로`맞다 틀리다`를 말할 수는 없는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비근한 예로 죄송하다고 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감(遺憾)스럽다고 하거나 통석(痛惜)의 념(念)을 느낀다고 하거나 하는 상황을 목도하지 않습니까? 이 경우 틀리지 않았다고(잘못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에는 ‘가을의 전설’이라 소개된 영화(원제는 ‘Legend of the Fall’)가 사실 몰락(아담과 이브의 타락)에 관한 영화이기에 몰락의 전설이라 해야 하는데 고쳐지지 않고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을 가을의 전설이라고까지 하는 상황이 빚어졌지요. ‘가을의 전설’이라 하기에 잘못 되었다고 지적했더니 지적이 맞는데 가을의 전설이라 했기에 널리 알려졌다고 말한 유명 클래식 움악 프로그램 진행자 생각도 나네요. 정확해야 합니다. 외국 책을 번역할 때 적절하지 못한 단어 때문에 곤경에 처하고 헛수고를 넘어 잘못된 정보 때문에 텍스트를 이해하지 못하고 진실과는 거리가 먼 엉뚱한 이해를 하는 경우를 들고 싶습니다.

별족 2015-08-27 15:45   좋아요 0 | URL
제가 생각해봤는데, 여전히 `언어`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거고, 그렇게 까지 `틀린`말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Atomic Energy,라는 말이 없는 것도 아니구요. 저도 인체와 장기로 비유하는 걸 생각해봤었는데, 터무니 없기는 한데, 원자나 핵,은 모두 인간이 상상하기에는 작은 단위들이니까요.
딸아이가 해바라기의 진짜 이름을 물었던 것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더하여 `무식하다`거나 `세뇌되었다`고 대중을 정의하는 것이 대중운동할 때 이로울까, 까지요.
참, 저는 `별족`입니다.

비로그인 2015-08-27 16:00   좋아요 0 | URL
아, 네 별족님이시군요... 죄송합니다... 수정하겠습니다...
해바라기는 helianthus라 하지요.

감은빛 2015-08-27 16:09   좋아요 0 | URL
별족님 말씀처럼 언어는 아예 틀린 표현도 많이 쓰면 결국 사전에 오르기도 하죠.
그래서 더더욱 잘못된 언어, 틀린 언어는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정치적인 목적으로 대중을 속이고 세뇌시키기 위한 말이라면 더욱 바로잡아야죠.

앞서 말씀드린 근로자란 단어가 그런 예에 해당하겠지요.
노동이란 단어와 근로라는 단어는 그 느낌이 다릅니다.
둘 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하는 것을 뜻하겠지만,
한 쪽에선 잘못된 표현 혹은 틀린 표현이라고 하죠.

우리가 무심코 사용했지만, 차별을 담고 있는 단어였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청각장애인`을 `벙어리` 라고 말한다면 듣는 사람은 기분이 나쁘겠지요.
남편이 무심코 `여편네` 라고 칭한다면 듣는 아내는 기분 나쁠 겁니다.
`이누이트`를 `에스키모`라고 부르는 거나,
조상으로부터 내려온 전통을 잘 지켜가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미개인`이나 `원시인`이라고 낮잡아 부르는 것도 잘못된 표현입니다.

이처럼 누군가의 시선에서는 당연하거나 대수롭지 않은 표현이,
어느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권리와 직결된 아주 중요한 표현이 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언어로 사고하는 동물입니다.
어떤 개념을 지칭하는 단어가 없다면 그 개념에 대한 생각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가지 못합니다.
그런데 그 개념을 가르키는 단어가 잘못되었거나,
권력관계에서 어느 한 쪽에게 유리하도록 만들어졌다면,
그 단어에서 파생할 수 있는 많은 생각들이 단절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표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아시겠지만
`atom power plant` 혹은 `atomic power plant` 라는 단어는 없습니다.
이 나라의 사전에도 원자력발전소의 영어 단어는 `nuclear` 로 시작합니다.
핵분열을 통해 전기를 만드는 것은 핵발전이고,
그 시설은 핵발전소라고 부릅니다.

이게 과학적인 사실이고, 정확한 표현이지만,
누군가 이 사실을 잘 알면서도 고의로 단어를 바꿔쓰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 누군가는 이를 통해 막대한 권력과 경제적 이익을 취하지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원래 단어였다면 떠올릴 수 있을 법한
자연스런 생각들을 연결시키지 못하고,
그 누군가의 의도대로 잘못된 단어를 당연한 것인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저는 이 현상을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별족 2015-08-28 06:51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 제가 사전을 안 찾아봤겠어요? 다들 좋아요,를 누르는 글에 반대의견을 제시하는 건데.
인터넷으로 `Atomic` 검색하면 연관검색어 `Nuclear`가 같이 떠서 검색결과 몇건 대 몇 건,이라고 말씀은 못 드리지만, 파키스탄과 인도 쪽에도 Atomic, Plant던지 Power Station이던지 쓰고 있습니다. 차라리, 제 남편처럼 우리나라에서 의도적으로 `핵`과 `원자력`을 구분해서 쓰고 있다. 미국이 하면 원자폭탄, 북한이 하면 핵개발 하는 식으로. 원자력발전소도 `핵발전소`라고 부르는 것이 정치적으로 바른 표현이다, 라고 했으면 댓글도 안 달았어요. 듣고 있는 사람을 모두 `멍청이`취급하면서, 그게 `과학적으로 적확하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니까, 말하고 싶어진 거죠. 함께 말할 주제에 대한 `현재적 보편어`를 교정부터 하시면 다음 이야기를 어떻게 하자는 거예요? 어차피 `원자력`인지 `핵`인지 그게 그건 거 다 알고 있는 사람들한테요.

흔적님, 그게 `진짜` 해바라기의 이름인가요? 진짜와 가짜는 어떻게 판단하시는 건가요?

별족 2015-08-28 06:50   좋아요 0 | URL
청각장애인,은 `우리말`로 `귀머거리`이고, 말 못하는 사람이 `벙어리`입니다. 주막,보다 여관,이 여관,보다 호텔이 더 고급져보이듯이 그렇게 덜 기분 나쁜 건가요?

감은빛 2015-08-28 08:05   좋아요 0 | URL
별족님, 오해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1.
일본과 우리나라 외에 원자력발전소를 쓰는 나라가 있는지 몰랐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인도나 파키스탄에서 atomic plant 라는 단어를 쓴다면,
그 나라 역시 핵과 관련한 권력과 경제적 이익 때문에 고의로 그런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제가 찾아본 영어사전에는 atomic 으로 시작하는 단어에 plant 가
붙어 있는 건 보지 못했습니다.
설령 그 단어를 쓰는 사람이나 나라가 있다해도 전 세계적으로 소수입니다.
별족님께서 두 단어가 함께 쓰인다고 말씀하신 것에 저는 반대입장입니다.
또 현상적으로 현재 그렇다해도 그건 잘못되었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2.
별족님의 남편께서 잘 말씀하셨듯이 이 나라에서는 의도적으로
원자력 이란 단어만 쓰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핵발전과 원자력 발전이 같은 거라고 인식하지 못합니다.
핵발전은 뭔가 나쁜 것이고, 우리가 하는 원자력은 좋은 거야 라는
막연한 인식만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핵과 원자력을 다 알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2001년부터 환경운동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제가 만난 대다수는 핵과 원자력이 단어만 다를 뿐
완전히 같은 개념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또 두 단어가 같은 것이라는 걸 알아도 오히려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교과서에도 나오고, 항상 듣고 보는
원자력이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절대다수입니다.

저와 같이 반해, 탈핵 운동을 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평범한 시민들중에 원자력이란 단어에 숨겨진 정치적 함의를 파악한 분을
만나본 적은 거의 없습니다.
별족님 남편께서는 훌륭하게도 잘 알고 계시네요.
(훌륭하다는 표현 진심입니다!)

왜냐하면 정부나 한수원이나 한전 등의 핵마피아 세력들은
절대 핵발전소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3.
제가 듣는 사람들을 멍청이 취급했다고 느끼셨다니 유감입니다.
제가 쓴 `세뇌`라는 표현과 글의 전반적이 느낌이
다소 거칠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도 어려서부터 원자력은 안전하고 깨끗하고 경제적인 에너지라는
교육을 받고 자랐습니다.
핵발전이란 단어는 들어본 적도 없었습니다.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알 수 없었던 것입니다.
나중에 우리가 원자력발전소라고 부르는 것은
핵분열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핵발전소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비로소 지금껏 속아왔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모르는 많은 분들이 여전히 속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핵과 원자력이 같은 개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정부가 사용하는, 우리가 늘 사용하는 원자력이 바른 표현이라고
믿는 분들이라면 그분들 역시 원자력이란 단어를 고의로 사용하는 세력의
의도대로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람들을 멍청이 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누군가 고의로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왜곡하고,
엉뚱한 단어를 사용하여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핵발전은 절대 안전하지 않고, 깨끗하지 않으며, 경제적이지도 않습니다.
그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될 것이 두려워 온갓 방법을 다 쓰는 겁니다.

4.
귀머거리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을 칭하는 우리말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비하의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인권의 개념이 들어오기 이전의 우리 말에는
이 사람들을 칭하는 올바른 우리 말이 없었습니다.
(혹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알지 못합니다.)
지금은 청각장애인이라는 말을 주로 씁니다.
이 단어가 있는데도 귀머거리라 칭한다면 그건 잘못된 표현입니다.
지금 사전을 검색해보니
‘청각 장애인’을 얕잡아 이르는 말
이라고 나옵니다.
벙어리도 마찬가지겠지요.

청소년 활동가들은 `아이들`이라는 표현을 싫어하더군요.
˝아이들에게 핵없는 세상을˝이라는 구호가
청소년들을 대상화 시키고, 그들의 인권을 무시하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아무런 의식 없이 쓰는 어떤 표현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억압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말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정부와 핵마피아들이 견고하게 쌓아온 작업들에
분노하는 것입니다.

5.
별족님의 첫 댓글을 읽고 언어에 내재된 정치적 함의를
잘 알지 못하신 줄 알았습니다만, 이번 댓글을 보니 그렇지 않군요.
제 생각에 결국 별족님께서는 제 글에서 거부감을 느끼신 거라고 봅니다.
(제 판단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렇지 않다면 죄송합니다.)
한편 원자력에 담긴 정치적인 숨은 뜻을 잘 알고 계시니 다행이라고 봅니다.

의견 주셔서 고맙습니다!

별족 2015-08-28 08:57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 저도 남편도 원자력발전소에 다니는 걸 아신다면, `상종못할 핵 마피아`와 더럽게 말 섞은 거라고 생각하실까봐 걱정되네요.

언어는, 결국, 모두 다 정치적입니다.
제가 말하고 싶었던 건, 여전히 언어,고 `과학적으로 적확하다`라고 하려면, 좀 더 `적확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소수, 라서 그게 덜 적확하다면, 애초에 `핵`이 더 적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저 모두 다 정치적인 음모,라고 퉁치는 태도, 사실을 확인하지 않는 태도,를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원자력,에 종사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정치인이 원자력,을 택하는 것은 대중을 `우매`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먹을 걸 충분히, 누릴 걸 충분히 주면 그걸로 족할 텐데, 에너지를 충분히 줄 수 있는 방법이, 이미 산업화한 나라들만큼 에너지를 누리게 할 방법이 딱히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인들은 결국 자신을 아버지나 어머니처럼 생각하면서, 국민인 자기 자식들을 어찌 더 편히 먹여볼까 궁리하고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원자력,을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라고 부르는 것도 언어도단이지만, 그렇다고 화석연료,를 그렇게 부를 수도 없지 않습니까? 어떤 에너지도 깨끗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적게 써야만 하는 거죠. 많이 쓰는 상황에 대해 설명하지 않고, 불안을 조장하는 방식은 모두 다 듣는 이를 무시하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처리못하는 폐기물에 대한 생각은, 이건 좀 우습기는 하지만, 그래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문명의 이기가 죽음-쓸모가 다한 다음, 차를 만들 때 이 차가 수명이 다하면 어찌 될지 고민하면서, 만드는 사람을 보셨습니까?-을 고려하지 않는 채로 쓰레기를 토해놓는데, 아, `원자력`은 참으로 순정하구나, 그런 걸 다 걱정해주네. 뭐 이러는 지경입니다.

감은빛 2015-08-28 12:38   좋아요 0 | URL
별족님 핵발전 노동자시군요.
그렇지만 핵발전 노동자가 모두 핵마피아는 아닙니다.
오히려 현재 가장 어렵고 소외된 곳에서 노동을 하는 분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 분노 대상인 핵마피아는 핵발전소를 계속 건설해서,
그를 통해 사욕을 채우는 소수의 권력집단에 속한 이들입니다.
설마 별족님과 남편께서 그 소수의 권력집단에 들어가시는 건 아니겠죠? ^^

1.
결국 별족님께서도 제가 하고 싶었던 말씀에 동의해주셨네요.
언어는 정치적입니다.
독일이 학교에서 프랑스어를 못쓰게 하고,
일본이 우리말로 수업을 못하게 하고, 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꾸게 만든 이유입니다.
그리고 계속 말씀드리듯이 핵발전을 원자력발전이라 부르는 이유입니다.

핵발전 노동자이시니 저보다 더 핵발전의 원리를 잘 아시리라고 믿습니다.

저는 핵분열이라는 과학 현상을 통한 핵발전을
정치적인 이유로 엉뚱한 단어로 바꿔놓은 것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뭐가 좀 더 적확하지 못한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네요.
만약 좀 더 대화를 나눌 의향이 있으시다면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정치인들을 비롯한 소수의 권력집단이 핵발전을 계속 추진하는 이유는
그것을 통해 그들이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그 부를 통해 다시 막대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겐 애초에 국민들을 위해서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돈과 권력만 쫓는 존재입니다.

에너지를 충분히 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표현을 쓰셨는데,
지금 전기가 남아돌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계시죠?
최악의 대정전이 있었던 2011년 9월 15일 당시에도
설비용량 상으로는 정전이 일어날 수준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성급하게 여름이 끝났다고 발전소 23기를
가동중단 시키고 정비에 들어가게 합니다.
또 순환정전으로 가기 전에 다양한 방법으로
피크타임 전력 소비를 조절할 수도 있었을텐데,
안이한 대처로 인해 대정전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대정전을 핑계로 전력수요를 뻥튀기시켜
석탄화력발전소와 신규 핵발전소를 마구 짓습니다.
2014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는 공급예비력이 870만 킬로와트라고 발표했습니다.
평소 적정 공급예비력이 400만 킬로와트라고 보기 때문에,
적정 수준의 두 배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올해 여름 정부와 한전은 남아도는 전기에 대한 대책으로
선심쓰듯 전기요금 인하를 말합니다.
해마다 여름 폭염시기에 절전을 강조하던 것과는 반대 입장을 취했지요.
어떻게든 전력 수요를 늘리고 소비량을 올려서
영덕에 신규 핵발전소를 지을 명분을 대기 위함입니다.

지금 첨두부하 발전인 천연가스 발전소들이 가동을 못해
놀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계시죠?

3.
어떤 에너지도 깨끗하지 않다고 하셨습니다만,
자연의 힘을 이용한 다양한 에너지가 있습니다.
재생가능 에너지라고 부르지요.
햇빛을 이용한 태양광발전과 바람을 이용한 풍력발전이 대표적입니다.
이외에도 지열을 이용하거나, 다양한 식물에너지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세계적 추세로 핵발전은 이미 사양길에 접어든 지 오래지만,
재생에너지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아실거라고 믿습니다.
단적인 예로 2012년에 신규 건설된 발전소 용량을 비교해보면,
재생에너지가 핵발전 용량보다 20배 더 많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와 산업계는 재생에너지는 현실성이 없다고 말합니다.
이미 압도적으로 재생에너지가 발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현실은 못보나 봅니다.
보이지 않는 것인지? 보려고 하지 않는 것인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보려고 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자신들 뿐 아니라 국민들까지 보지 못하도록 막으려고 합니다.

제가 핵발전소라는 단어가 올바르고, 이렇게 불러야 한다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사실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상상해보지 못했던 다른 현실을 상상해보고,
그려보지 못했던 다른 그림을 그려보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핵발전 노동자라고 하시니 막 이것저것 여쭤보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핵발전소에는 2003년에 잠깐 들어갔다 나왔는데,
궁금한게 많았지만, 충분히 살펴보지 못했습니다.

제 서재에서 이렇게 여러차례 의견을 주고받는 경험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무척 흥미로운 경험입니다.
고맙습니다! ^^

별족 2015-08-28 12:56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의 페이퍼니, 제가 가르침을 당하는 위치여야만 한다고 생각하시는 건지, 결코 제 문제제기는 하나도 들은 척,도 안 하시는 것처럼 느껴지네요.

원자력,이 과학적으로도 전혀 `엉뚱`한 단어는 아니라고도 말씀드렸고, 우리말이 비하하는 말로 사전에 정의하는 건 `사대주의`처럼 느껴진다고 말씀드린 건데요.

구글검색에도 Atomic은 그대로 Nuclear,로 인식한다니까요. 그냥 뜻이 같은 다른말이요!!!
부르고 싶은 데로 부르세요. 핵발전 노동자,든지, 핵마피아,든지. 벌어먹고 산다는 게 똑같은데 그걸 구분해서 뭐하겠어요.

감은빛 2015-08-28 13:21   좋아요 0 | URL
1.
제가 자세하게 설명해달라는 말씀은 못 보신 모양이네요.
별족님의 댓글만으로는 문제제기의 합당한 내용을 알 수 없습니다.
좀 더 명확한 표현과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저도 그 말씀을 참고하겠습니다.

2.
가르침이라뇨? 제가 언제 별족님께 가르친다는 표현을 쓴 적이 있던가요?
앞선 댓글에서부터 제가 사용한 적도 없는 말들로 매도하고 계시네요.
저는 사람들이 멍청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표현한 적도 없으며,
별족님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 그렇게 쓰지 않았습니다.
왜곡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3.
˝우리말이 비하하는 말로 사전에 정의하는 건 `사대주의` 처럼 느껴진다˝
는 말씀은 지금 처음 보는 문장입니다.
지난 번에 적었다가 지우셨나요?
게다가 그 단어는 실제로 정상인 사람들이 비정상인 장애인들을
비하하는 표현이 맞습니다.
예전에는 장애자, 노숙자라고 불렀던 표현들을
인권에 대한 생각이 보편화되면서 점차 장애인과 노숙인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살색`이란 색깔 이름을 더이상 쓰지 말아야 한다는 인식도 이젠 보편적입니다.

4.
구글검색에서 Atomic이 Nuclear 로 인식되는 거랑
두 단어가 같은 뜻이라는 말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럼 구글검색에서 사과를 검색해서 바나나가 나오면
두 단어도 같은 뜻인가요?

아니 애초에 atom 과 Nuclear 는 각각 원자와 핵이라는 전혀 다른 단어인데,
왜 둘이 같은 뜻이 되어야 하나요?

5.
별족님께서 부르고 싶은데로 부르라고 허락하지 않으셔도
저는 앞으로 계속 핵발전소 라고 부를 겁니다.
그리고 그걸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애초에 제 글에 댓글을 단 것은 별족님이었습니다.
문제제기를 하시려면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성의있게 하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댓글의 태도는 좀 이해할 수 없네요.

앞으로는 주의 부탁드립니다.

별족 2015-08-28 15:44   좋아요 0 | URL
구글검색에도 Atomic은 그대로 Nuclear,로 인식한다니까요. 그냥 뜻이 같은 다른말이요!!! 네이버 사전은 사전으로 안치시는 군요. 네이버 사전에도 그렇게 나오는데요. `Atomic Plant`도 검색되구요.

->Atom과 Nuclear는 원자와 핵으로 다른 뜻이지만, 원자 안에 핵이 있는 거고, 핵이 발견되기 전까지 원자는 인간이 상상한 가장 작은 입자였습니다. 애초에, Atomic Plant가 없는 말이라고 하셨기 때문에, 시작한 문제제기였습니다.

->벙어리, 사대주의,는 음,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그렇게 말해놓고 알아들으시길 바랬습니다. 죄송합니다. 주막-여관-호텔,이라고 덧붙였으니까요.

->핵발전소,라고 부르는 걸 허락한 게 아니라(그건 제가 뭐라 할 게 아니잖아요?), `저`를 `핵마피아`라고 부르는 걸 허락한 겁니다.

저는, 나름 노력했는데, 안 되네요. 계속 `언어`에 대해 말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말을 못하는군요, 제가. 죄송합니다.

별족 2015-08-30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먼댓글 달아서 거기 댓글들에 설명하다가 제가 감은빛님께는 원자분열과 핵분열을 설명드리지 않았구나, 깨달았습니다. 흔적님께 `사과씨를 쪼개려면 사과를 쪼개야 한다`고 말해놓고 충분하다고 생각한 거 같기도 하고, 제가 그 때는 의미를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한 것도 같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부분들을 설명할 기회는 없으니까요-_-;;;
원자의 핵은 원자의 그러니까 `핵심`이라서, `핵`이 쪼개진다는 건, `원자`가 쪼개진다는 것과 같은 말입니다. 원자가 쪼개지지 않으면서 핵이 쪼개지는 것(흔적님의 대장수술같은), 핵이 쪼개지지 않으면서 원자가 쪼개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자세히 설명해달라는 말을 못 들은 데는 `결국 별족님께서도 제 의견에 동의해주셨네요`에 이미 화가 나 있어서 였던 거 같습니다. 제가 그 전 댓글에 `언어는,결국 모두 다 정치적입니다`라고 말한 것은 감은빛님께 설득되어서 `결국` 동의한 게 아니라, 저는 원래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걸 말한 거였습니다. 제가 그전에 남편의 의견을 들어 그런 주장이면 댓글도 안 달았다고 이미 말했는데도, 계속 언어의 정치성에 대해서만 질릴만큼 말하셔서 이미 화가 난 데다가, 그렇게까지 말씀하셔서 정말이지 화가 많이 났었거든요. 평정심을 잃고 댓글 쓰면 안 되는데-_-;;;

감은빛 2015-08-30 04:06   좋아요 0 | URL
멀리 지역에서 늦게까지 회의를 하고,
가볍게 술을 한 잔 마시고 집으로 돌아와
지역 언론에 보내주기로 한 원고를 쓰다가 별족님의 댓글을 보고,
그제서야 아! 내가 지난 댓글에 답을 달지 않았구나 생각이 났습니다.
별족님의 마지막 댓글 이후로
많이 바빴다는 핑계를 이해해주실지 모르겠습니다.

1. 과학적으로 원자분열과 핵분열이 같다는 말씀에 대해

죄송하지만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전 댓글과 달리 설명하시려는 내용에 대해서는 알 수 있었습니다.
별족님의 주장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별족님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생각이 다르다는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과학적인 원리에 대해서는 거의 설명드리지 않았지만,
글에서도 언급했고, 댓글에서도 계속 말씀드렸듯이,
과학 용어로서 원자 분열이란 단어는 있을 수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원자력발전이라는 단어 역시 잘못된 표현이라고 봅니다.
별족님께서는 제가 인정할 수 없는 핵과 원자의 관계를 바탕으로,
원자력과 핵이 같은 표현이라고 주장하시지만,
제가 알기로 대다수 과학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건 논문으로 따지면 더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는데,
지금 제가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차후에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저 위에 흔적님의 댓글이 명확하므로,
제가 더 부연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으므로 제가 더 덧붙이지 않았습니다.

이 지점에 대해서는 별족님과 저의 주장이 서로 완전히 달라,
더이상 논쟁의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서로 더이상 의견을 주고 받는 것은 오히려 소모적이라고 봅니다.


2. 단어 선택의 정치성에 대해

우라늄 원자에 중성자를 쏘아 핵이 쪼개셔 큰 에너지를 만드는 현상을
핵분열이라고 부릅니다.
이걸 원자분열이라고 부르는 문서는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핵분열을 통해 전기를 만드는 발전은 핵발전이고,
그 시설은 핵발전소가 맞습니다.

원자력이라는 단어는 별족님 말씀처럼 핵이 원자에 속하기 때문에
이렇게도 말이 된다는 것을 깨달은 세력이 만들어 낸,
정치적으로 만들어진 잘못된 표현입니다.
아주 교묘하죠.
그래서 별족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인정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일본과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아토믹 플랜트 혹은 아토믹 에너지라는
단어를 쓰는 경우를 보지 못했습니다.
종종 해외 문서를 접하지만 99.99%는 뉴클리어 파워 플랜트라고 되어 있습니다.
핵발전의 종주국인 미국도 그렇고,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도 그렇습니다.

저 위에 댓글에서도 썼는데,
제가 세계 모든 나라의 표현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만약 아토믹 플랜트 라는 단어를 공식적으로 쓰는 나라가 있다면,
그건 아마도 일본이나 우리나라 처럼
정치적으로 잘못된 표현을 쓰는 거라고 봅니다.

이유는 위에서 밝혔듯, 원자력은 잘못된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하면 별족님께서 이 당연한 사실을 인정하실 수 있을까 싶어서
다양한 방식으로 길게 설명했지만,
결국 불가능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역시 더이상 소모적인 논쟁은 불필요하다고 봅니다.

3. 언어의 정치성에 대하여

이 글은 처음부터 언어를 정치적으로 악용한 사례에 대해
고발하기 위해 쓴 글입니다.
별족님께서 계속 주장하신 것처럼 저 역시 언어에 대해서 말씀 드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 위에 별족님께서 ˝모든 언어는 정치적˝이라고 했을 때,
무척 기뻤습니다!

아, 드디어 이 분과 뜻이 통했구나 싶었거든요.
그게 오히려 별족님께서 화가 나게 만들었다니 유감입니다.

계속 말씀드리지만,
언어는 정치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나라의 어떤 세력들은 고의로 과학적인 현상과 상관없이
핵발전을 원자력 발전이라고 왜곡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막태한 부와 권력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이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제가 당당하게 `핵 마피아`라는 단어를 쓸 수 있습니다.

4. 핵 마피아에 대해

별족님께서 스스로 핵 마피아라고 공언하신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합니다.
물론 핵 마피아라는 단어의 정의가 사전에 나와 있지 않고,
저마다 그 정의와 범위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사용한, 제가 분노를 표출한 핵 마피아는
적어도 핵발전 산업을 통해 부와 권력을 가진 집단을 말합니다.
거대 건설사의 대표이사와 경영진 및 거대 주주집단과
그 더러운 돈을 받아 먹으면서 거대 주주에 속해 있는 정치인을 말합니다.

아마 상식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대략 그 범위를 짐작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별족님께서 속으로 어떻게 생각하실 지 모르겟지만,
이 사실을 이미 알고 있으리라고 봅니다.

스스로를 그 범주에 넣으셨으니,
저로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고, 또 확인할 필요도 없지만,
유감이라는 표현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5. 논쟁에 대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별족님과의 의견 교환이 좋았습니다.
서로 평행선만을 달리는 타협의 여지가 없는 논쟁이었지만,
저와 다른 의견을 들려주셨고,
그 의견을 여러 차례 주고 받아서 좋았습니다.

도중에 한번 불쾌한 느낌의 댓글이 있었지만,
뭐 어쩔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의견을 펼치는 입장에서 감정이 좋을리 없겠지요.

저 위에 댓글에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별족님의 의견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다른 의견을 통해 제 시야를 넗혀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의견교환을 계기로 저는 좀 더 체계적인 정보를 제시하면서
핵발전에 대해 다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핵발전 노동자로서(아니 스스로 핵 마피아라고 하셨으니, 그렇게 칭해야 하나요?)
별족님의 의견을 가감없이 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별족 2015-08-30 06:16   좋아요 0 | URL
저도 덕분에, 원자력의 원리를 다시 한번 정리했습니다.
받아들이지 않으신다니, 알겠습니다.

핵발전 2015-11-14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핵발전을 핵발전이라 부르지 못하게하는...

행인 2015-11-30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이산화탄소 배출에 관해 자료를 찾아보다 이 블로그에 우연히 들른 행인입니다. 블로거님과 별족님의 논쟁을 대충 보았는데,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블로거님은 원자력이란 호칭 자체가 틀린 것이고 잘못된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셨는데, 별족님은 해당 산업 노동자로서, 자신의 존재 자체가 부정당하는 느낌이 들어서, 저렇게도 애타는 댓글을 다신 것 같네요.

저는 원자력에 관한 블로거님의 견해에 많은 부분 동의하고, 필연적으로 핵폐기물을 양산할 수 밖에 없는 핵발전의 부정적인 면을 은폐시키기 위해 핵 마피아들이 원자력이라는 교묘한 언어적 술수를 동원했다는 논리에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다만, 별족님처럼, 해당 산업 노동자들에게는, 자신의 존재가 거부당하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부분도 고민을 하시면서 탈핵 운동을 하신다면 어떨까 싶습니다.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블로거님과 별족님의 논쟁이 우리 사회의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입니다. 최근 역사교과서의 국정화와 관련된 국론분열에서 보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일제시대의 친일부역으로 인한 역사적 상흔을 치유하지 못하고 있고, 나아가 여전히 그 상처가 덧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바로 Truth와 Value를 혼동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거든요.

친일부역자의 후손들이 역사왜곡을 시도하는 이유를 심리적으로 분석해보면, 자신의 선대 어른의 친일부역행위를 인정하는 것은 그 후손인 자기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는 `동일시`에 있지 않을까 싶어요.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 현실적으로는 이 말이 통용되고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범죄자가 자신의 범죄의 대가로 형을 살고 사회에 복귀하더라도, 한번 찍힌 낙인이 쉽게 없어지지 않듯 말입니다. 그래서, 친일부역자의 후손들인 사회지도층이 저렇게도 아등바등 역사왜곡 혹은 역사윤색에 목을 맨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으로 남겨두되, 사람 자체에 대해서는 연민을 가지는 문화. 이것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정치적으로 혹은 역사적으로 혹은 윤리적으로 올바른 주장은, 논리적으로 옳을지 몰라도, 그 관련된 사람들에게는 폭력적인 언어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politically correctness라는 개념이 가지는 한계도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기에 사회를 변혁하고 현실을 바로잡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논리와 함께 따스한 가슴도 함께 지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저쪽 편에 있는, 내 말을 경청하지 않을 것 같은, 저 딴 나라 사람같은 이들이, 마음을 열고 한 번쯤은 진심으로 내 말을 들어줄 여유를 갖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읽지 않으실지도 모르겠지만, 혹여나 제 글이 블로거님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서 글을 썼습니다. 블로거님을 응원합니다.

감은빛 2015-12-08 20:31   좋아요 0 | URL
무슨 말씀이신지 잘 알았습니다. 제 글이 좀 공격적이고, 조금 비꼬는 측면이 있습니다. 제가 저 위에 별족님께도 말씀드렸지만, 제 공격은 핵발전 노동자들을 향하는 것은 아닙니다. 핵발전이 안전하다는 사기극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핵마피아를 향한 것입니다.

물론 해당 산업의 종사자로서 공격받는다는 느낌일 들 수 밖에 없겠지만, 그렇다면 저는 오히려 이 분들이 나서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일본에서는 해당 산업의 종사자나 핵 물리학을 전공한 지식인들 중에서 양심선언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도 많이 나왔고, 인터뷰도 많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 나라에서는 그런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구조적인 어려움이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여러 달 전에 핵발전 노동자들을 만나 간담회를 가진 적이 있습니다. 그들 스스로도 모르는 게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앞에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하시더라구요.

말이 길어지는데, 저도 본질적으로는 사람을 공격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봅니다. 핵심은 소수의 핵마파이들이 문제입니다. 친일부역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저는 핵마피아들이 권력과 부를 독점해 왜곡된 개념을 세뇌시키듯이, 친일부역자의 후손들이 역시 권력과 부를 바탕으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이 문제라고 제대로 짚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들은 소수이지만 힘을 가진 소수이고, 우리는 다수이지만 힘이 없어 현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그들이 가르키는 대로만 바라보고 판단하지요.
 


이틀 연속 아침 캠페인


지난 주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 연속 아침 캠페인을 했다. 목요일에는 '탈핵 캠페인', 금요일에는 '세월호 캠페인이었다. 탈핵 캠페인은 녹색당에서 매주 목요일 아침마다 하기로 했고, 세월호 캠페인은 동네 활동가들이 매월 16일 아침에 하기로 했는데, 이달은 16일이 일요일이라 금요일 아침에 했다. 목요일 탈핵 캠페인은 유동인구가 많은 역에서 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영덕 신규 핵 발전소 문제에 대해 알릴 수 있었다. 금요일 세월호 캠페인 때는 비교적 유동인구가 적은 지하철 역에서 하기도 했고, 하필 그날이 임시 공휴일이라 아침 일찍 나갔음에도 출근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전날 늦게까지 야근하고 피곤한 몸을 겨우 일으켜 나갔음에도 사람들을 별로 만나지 못해 조금 안타까웠다.


전기가 모자란다는 정부의 거짓말


전기가 남아도는 여름, 정부가 선심쓰듯 전기 요금까지 깎아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평균보다 전기를 많이 쓰는 사람들만 깎아준단다. 즉 돈 많은 사람들. 좀 사는 사람들만 깎아준다는 얘기다. 늘 아껴쓰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혜택도 없다. 어쨌거나 지금 전기는 남아돌고, 발전소들은 돌아가지 못하고 멈춰있다. LNG 발전소 년 가동률이 30%도 채 안된다는 얘길 들었다. 최근 몇몇 기업들은 가동을 못해 돈이 안되는 LNG 발전소들을 매각하려고 내놓았는데, 사려는 곳도 없다고 들었다. 
















전기가 남아돌다보니 전력 단가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한전이 계산하는 계통한계가격(SMP)은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의 기준 단가가 가장 낮은 전원을 기저발전으로 두고 전력 소비량이 늘어날수록 점점 더 단가가 비싼 발전소를 돌리기 시작하는데, 예전에는 LNG 발전소까지 가동하면서 140원대에 머물던 것이, 최근 핵발전과 화력발전만으로 전력 소비를 감당할 수 있게 되면서 단가가 80원대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정부는 얼마전 제7차전력수급계획을 발표하면서 해마다 국민들이 전기를 많이 쓸 것으로 예상하고, 신규 핵 발전소를 더 짓겠다고 했다. 이 인간들은 머리가 없나보다. 2011년 이후로 전력 소비 증가율은 해마다 떨어져서 작년에는 0.6%에 그쳤다. 그러나 정부는 올해 계획을 세우면서 해마다 2.2% 증가율을 반영했다. 정책을 수립하는 인간들은 경험을 통해 배우는 능력이 없나? 아니 어린아이도 한번 겪은 일을 바탕으로 앞으로 행동 계획을 수정하는데, 이렇게 말도 안되는 계획을 세울 수 있나? 바보들인가? 아니면 양심을 속여서라도 돈을 벌고 싶은 건가? 국민들을 얼마나 바보로 보면 이렇게 말도 안되는 억지를 쓸 수 있는건가?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화가 난다! 안그래도 날 더워 힘든데, 정부의 억지 주장을 보고 있으면 진짜 열난다! 아마 전기요금을 낮춰 국민들이 에어컨을 맘껏 돌리게 만들어, 전력 소비량을 확 늘려서 지들의 억지 주장을 어떻게든 그럴듯하게 만들어 보려는 꼼수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산업통상자원부가 말로는 신재생에너지를 살리겠다고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ㆍ이용ㆍ보급 촉진법'을 만들어놓고, 거꾸로 재생에너지 시장을 죽이고 있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를 살리겠다고 만든 의무공급제도(일명 RPS제도) 덕분에 태양광발전 시장의 단가는 3년 반만에 3분의1로 떨어졌다. 1kWh당 210원 하던 가격이 이젠 70원으로 떨어졌고, 태양광발전 사업자들은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이 가격은 대규모 사업자들에게는 그래도 버틸수 있는 수준이겠지만, 소규모 사업자는 바로 망할 수 밖에 없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소규모 발전소를 계속 늘려나갈 계획을 갖고 있던 사업자들은 이제 신규 발전소 건설을 보류하고 있다. 손해보면서 발전소를 더 늘릴 수는 없지 않는가?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서 대규모로 전기를 생산해서 멀리 보내야하는 핵 발전이나 화력발전과는 달리 태양광발전은 애초에 소규모로 자기 지역에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분산형 전원이다. 즉 로컬 에너지인것이다. 핵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는 또 수많은 돈을 들여 송전선로를 건설해야 옮겨올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손실도 크다. 게다가 밀양의 사례를 통해 보듯이 초고압송전선로는 자연을 엄청나게 파괴할 뿐 아니라, 마을도 송두리채 파괴해버린다. 높이 약 100미터(아파트 40층 높이)의 초고압송전탑(765kv)가 마을에 들어서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아마 없을거다. 전자파에 의한 피해는 논외로 치더라도 이 어마어마하게 큰 구조물이 동네 뒷산과 논 한가운데 들어서 있는 걸 평생 보면서 살 수 있을까? 















핵발전소 건설과 송전선로 건설은 그 자체로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게다가 핵발전소를 짓기 위해 부지를 선정하고,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를 위한 비용도 어마어마하다. 정부는 늘 신규 핵발전소 건설 예정지에 뭔가 혜택을 주겠다고 회유한다. 그 돈은 다 어디서 나오나? 밀양과 청도 등에서 볼 수 있듯 송전선로 건설에 들어가는 사회적 합의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정부는 단순히 우라늄 단가만 놓고 핵발전이 싸다고, 경제적이라고 하지만, 발전소 건설비용과 송전선로 비용은 아예 계산에 넣지 않고 있다. 게다가 가장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핵 폐기물 문제는 어떻게 할 건가? 10만년 동안 자연에 노출되지 않도록 밀폐 보관해야 하는 고준위 핵 폐기물의 처리 비용은 아예 계산할 수도 없다. 10만년이라니! 겨우 100년을 살지 못하는 인간이 상상도 할 수 없는 기간동안 밀폐 보관할 수 있을까? 당장 세계 모든 국가에서 돈을 모은다 해도 기술적으로 불가능 할 것이다.















조금만 따져보면 핵발전이 좋다는 정부의 거짓말은 쉽게 알수 있다. 오히려 정부가 비싸다고, 효율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태양광발전이 핵발전보다 훨씬 더 경제적이고 효과적일 것이다. 다만, 이건 지역 분산형, 소규모 발전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특정 세력이나 기업이 이권을 챙겨갈 수 없는 구조다. 온갖 비리로 공사를 완료하고도 가동도 못하는 핵발전소보다 훨씬 더 믿을 수 있는 전원이다. 그래 정부 말대로 신재생에너지를 촉진하겠다면, 촉진법이라면 판매 걱정 없이 생산할 수 있도록 배려해줘야 하는거 아닌가?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은 엄청난 성장을 하는 산업인데, 유독 이 나라에서만 이렇게 냉대를 받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니네 동네에 핵 발전소와 송전탑 지어라!


만약 그들의 주장이 다 옳다면, 그렇게 안전하고 경제적이라면 니들 앞 마당에 핵발전소 건설하고, 송전탑도 건설해라. 왜 애꿎은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들만 괴롭히나? 돈 없고 힘 없으면 방사능 위험에도 불구하고 핵발전소 껴앉고 살아야 하고, 전자파 위험에도 송전탑 껴안고 살아야 하나? 청와대 앞 마당에 핵발전소 짓고, 국회 앞에도 하나 짓고, 강남에도 한 서너개쯤 지어라. 지들은 전봇대도 하나 없는 송전선로 지중화 지역에 살면서 왜 평생을 농사짓고 살아온 어르신들이 송전선로를 옮겨 달라는 데 손가락질만 하고 있나?














약 한 달쯤 전이었나? 퇴근 시간에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탈핵 캠페인을 하면서 영덕에 어울리지 않는 것을 골라 스티커를 붙여달라고 시민들에게 의견을 묻고 있었다. 그림에는 영덕 대게와 아름답고 깨끗한 영덕의 바다 그리고 핵 발전소가 있었다. 대부분 쳐다보면서도 모른척 지나갔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자 젊은 여성분들 위주로 스티커를 붙여주는 분들이 늘었다. 나는 웃으며 사람들에게 잠깐 시간 내서 스티커 한 번만 붙여줄 것을 부탁했는데, 흰머리가 성성한 한 어르신이 그림판을 보더니 대뜸 화를 냈다. 여기 안 어울리는 게 어딨냐고? 핵 발전소를 지어야 우리가 먹고 살 수 있는데, 뭐가 안 어울리냐고 목청을 높였다. 당시에는 차분하게 왜 핵 발전소가 위험한지, 지금 핵발전소를 안 지어도 되는 이유 등을 설명했지만, 당연히 그 어르신은 듣지 않고 자기 할 말만 쏟아내고 가버렸다. 속으로 그랬다. 그렇게 필요하면 당신 집 앞 마당에 지으라고, 왜 핵발전소 유치하면 이런저런 혜택도 준다는데, 우리 동네에 지어달라고 신청하시지? 유력한 정치인들 찾아가서 우리동네 핵발전소 좀 지어달라고 요구하시지 왜 가만히 있나? 핵발전소 찬성하는 정치인들이 대부분인데, 그 인간들 선거때 우리 동네 핵발전소 짓겠다는 공약은 왜 내세운나? 강남 같은데 인구 많은 곳에, 핵이 꼭 필요하다는 인간들 많을텐데, 그 공약 내면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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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15-08-19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네 동네에 지어라에 한표 던집니다. ^^
핵발전소와 아주 가까운 도시에 살다보니 저희집 아이들이 다니는 서점에서도 이 캠페인을 진행하더군요. 적극적으로 하지는 못하고 그저 소극적인 참여만 하게 돼서 살짝 부끄러워집니다.

감은빛 2015-08-19 17:11   좋아요 0 | URL
참여를 하고 계신 것만으로 큰 힘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청와대에 하나, 원자력문화재단 앞에 하나, 국회 앞에 하나, 강남에 하나
이렇게 4기 정도 서울에 지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울은 거의 에너지를 생산하지 않으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잖아요.
에너지 자립도가 무척 낮아요.


yamoo 2015-08-19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기가 남아돈다는 얘기는 제가 고등학고 다닐 때도 계속 회자됐던 말입니다. 정말 발전소 기준 단가가 정말 저렴해 졌군요! 근데, 왜 전기세는 계속 오르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부가 전력 감소를 우려해 예비전력 표시도 하고...전기가 부족하네 어쩌네....

정부의 속셈이 뭔지 궁금하네요. 그냥 원자력 같은거 수주해서 검은 돈을 꿀꺽하려는 것인지...
쓰신 내용을 보니 암답합니다. 이 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휴~

여전히 열정적으로 활동하시네요. 존경스럽습니다~
더위에 건강 조심하세요!

감은빛 2015-08-19 17:15   좋아요 0 | URL
가정용 전기요금은 비싸지만,
산업용 전기요금은 원가도 못 미치게 공급하고 있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전체 전기 소비량 중에
가정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지요.
대부분 산업용으로 사용합니다.
OECD 가입국 기준으로 전체 전기 소비량은 아주 많은 편이지만,
가정용 전기 사용량으로 따지면 오히려 낮은 수준에 속합니다.

이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산업용 전기요금을 정상화 하는 것도 시급한 문제입니다.

아무개 2015-08-19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 탈핵>읽고 저도 참 많이 속고 있었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이런 사실들을 국민에게 대대적으로 알릴 방법은 정녕 없는건가요
하아......... ㅠ..ㅠ

감은빛 2015-08-19 17:19   좋아요 0 | URL
김익중 교수님 책 읽으셨군요.
탈핵에 대해 가장 대중적으로 쉽게 쓴 책입니다.

국민들에게 대대적으로 알리려면 언론에서 올바른 정보를 보도해야 하는데,
늘 정부나 핵마피아 세력들의 주장을 위주로 보도하면서,
반대 의견을 살짝 언급하는 수준으로 보도하기 때문에 알려지기 어렵죠.

설령 이런 사실을 알게 된다 하더라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평생 원자력은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라는 세뇌를 당해왔기 때문입니다.
원자력문화재단이 해마다 수십억을 들여 원전 홍보를 하잖아요.
초등학생들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원전 이미지를 담은
그림그리기 대회나 글짓기 대회 등을 열기도 하구요.
국민 세금으로 어릴때부터 엄청난 세뇌를 하고 있으니
어떻게 반대 의견을 쉽게 받아들이겠어요? ㅠㅠ

노란가방 2015-08-20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안전하다는 방폐장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차원에서라도 꼭 국회의사당 옆에 마련했으면 좋겠어요.

감은빛 2015-08-24 17:24   좋아요 0 | URL
저는 청와대 앞 마당에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니면 원자력안전위원회 앞 마당이라도 좋구요.
 


키가 컸다


휴가 다녀와서 밀린 일을 하다보니 잠이 모자랐나보다. 컨디션이 나쁠때마다 재발하는 비염이 유난히 심했다. 게다가 에어컨으로 인한 냉방병이 겹쳤다. 작년 봄 알레르기성 비염이라는 판정을 받은 이후 한번에 약 1달치 약을 받아서 증상이 나타날때마다 약을 먹었다. 대략 3~4달 정도 동안 먹으면 약이 다 떨어지곤 했으니, 3~4일에 한번씩 비염 증상이 나타난 셈이다. 암튼 올해는 초봄에 1달치 약을 받아 지난 달 말에 다 먹었으니 약 5달 걸렸다.


비염 증상이 심한데, 약이 없어 병원에 갈 수 밖에 없었다. 대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오늘 할일을 점검하고, 페이스북을 들여다보면서 기다렸다. 마침내 차례가 다 와서 진료실 앞 대기의자에서 기다리라는 말을 듣고 자리를 옮겼는데, 대기의자 옆에 놓인 체중계에 눈길이 갔다. 최근 운동을 다시 시작했는데, 체중이 얼마인지 궁금했다. 이건 체중 뿐 아니라 키도 잴 수 있는 것이었다. 신발을 벗고 발 모양에 올라서서 허리를 쭉 펴고 머리를 뒤쪽 막대에 갖다 댔다. 위에서 바가 내려오더니 내 머리를 탁 치고는 멈췄다. 내려서서 숫자를 봤다. 체중은 오히려 평소보다 더 늘었다. 음 휴가때 하도 잘 먹었던 게 아직 영향을 미치는 듯. 그리고 키를 보니 놀라웠다.


마지막으로 키를 쟀던 것이 언제였던가? 기억으로는 입대를 위한 신체검사 때가 마지막이었다. 그때 숫자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잊을 수 없는 것이 내가 생각했던 높이에 살짝 못 미치게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 내가 늘 생각하는 높이를 살짝 넘겼다. 당시와 비교해보니 약 0.7 센티미터 컸다.


그러고보니 약 1달 반 전에 몇몇 사람들과 담배를 피우다 키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났다. 그날은 두레생협 이사를 도와주고 손을 다친 날이었다. 이사를 도와줘서 고맙다고 두레 이사장님이 식사와 술을 대접했고, 같이 짐을 옮겼던 사람들과 함께였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형이 나보고 키가 커서 부럽다 했고, 나는 평소 그 형이 나와 비슷하거나 더 크다고 여겼기 때문에 그 말이 이상하다 여겼다. 그런데 그날 처음 만난 친구가 쓱 보더니 내가 더 크다고 말해줬다. 서로 숫자를 말했는데, 그 형이 내 키를 의심하면서 내가 그 정도 밖에 안되면 자기는 더 작다는 소린데, 아닐거라고 했다. 처음 만난 친구도 "에이 형님이 잘못 알고 계시겠죠. 더 커보이시는데요." 라고 말했다. 나는 아니라고,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때 이후로 20년 넘게 키를 재본 적이 없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오늘 확인해보니 당시 그들의 말이 맞았다. 비록 얼마 차이나지는 않지만, 그 기준이 되는 숫자는 간신히 넘겼다. 이게 20대에 큰 것인지, 30대에 큰 것인지 모르겠지만(설마 40대가 넘어서 키가 큰 것은 아니겠지?) 조금 더 키가 컸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기쁘다.



스내치에 미치다


예전에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액션영화를 보거나, 공포영화를 보곤 했다. 요즘은 운동하는 영상을 찾아보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는데, 특히 스내치 영상을 찾아 보는 것이 취미가 되었다.


스내치에 빠진 건 재작년부터다. 크로스핏에 관심을 두고, 우리동네 크로스핏 전용 체육관을 알아봤다가 가격 때문에 낙심하고, 비교적 저렴한 핏니스센터에 등록해 동영상으로 배워가면서 운동을 시작했다. 결혼 전에는 나름 이것저것 운동을 했었는데, 결혼 후에는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했다. 해마다 근육은 탄력을 잃어갔고, 배는 늘어졌다. 새로 배우는 크로스핏은 무척 재밌었다. 어렸을 때 약수터에서 돌로 된 역기로 인상과 용상을 배워 들어올리곤 했었는데, 다시 역기를 제대로 공부하게 된 셈이다.


다시 운동을 시작하면서 내가 얼마나 기초가 안 되어 있는지, 내가 얼마나 체력이 약한지를 깨달았다. 당시 수많은 동영상을 검색해가면서 자세를 익혔는데, 인상적인 영상이 하나 있었다. 어려보이는 날씬한 여성이 무거운 바벨로 스내치를 하는데, 크게 힘들어하지 않으면서 연속으로 30개를 해내는 영상이었다. 그걸 보고 좀 충격을 받았다. 어렸을 때 역기를 처음 배웠을 때도 나는 용상(clean & jerk) 보다 역기를 한번에 들어올리는 인상(snatch) 를 더 좋아했다.


그 영상을 본 이후로 목표를 정했다. 그 여성이 들었던 무게로 30번 연속 들어올리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아저씨가 되어버린 내 몸은 어려운 스내치 동작을 쉽게 익히지 못했다. 오랜 시간동안 운동과 담쌓고 지낸 탓에 몸이 다 굳어 버렸고, 체력도 젊은 시절 같지 않았다. 그래도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열심히 했다. 스내치를 잘 하기 위해 스퀏(squat), 오버헤드 스퀏, 데드리프트(deadlift) 등도 열심히 익혔다. 하지만 제대로 성과를 내보지도 못하고 무릎을 다쳤고, 이후 몇 달간 운동을 하지 못했다.


그 다음해, 그러니까 작년 늦봄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성급하게 스내치에 집착하지 않고, 스퀏과 데드리프트로 차근차근 기초를 다져나갔다. 이 전략은 어느정도 효과가 있었다. 어느날 스내치를 해봤는데, 죽어라 연습하던 때보다 훨씬 부드럽게 자세가 나왔다. 다시 몇 주간 힘을 키워서 마침내 그 여성과 같은 무게에 도전해봤다.


결과는 연속 10회에서 멈췄다. 더 할 수는 있었지만, 힘이 모자라서 자꾸 자세가 흐트러졌다. 억지로 나쁜 자세로 횟수를 늘리는 건 나 같은 초급자에게는 썩 좋지 않다고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아마 억지로 했다면 15회에서 20회 사이 정도까지는 들어올렸겠지만, 무리하지 않는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그 여성처럼 제대로 된 자세로 흐트러짐 없이 30개를 들어올릴 수 있을 체력을 다시 만들기로 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운동에 재미를 붙일 즈음 이번에는 일이 바빠져서 운동을 할 여유가 없어졌다. 한동안 정신없이 바빠 운동은 생각할 틈도 없었다. 그렇게 또 한 해가 지나갔다. 


그리고 올해 운동을 다시 시작한 지 3년 차가 되었다. 계속 꾸준히 운동을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기본을 만들어놓은 체력과 몸매는 어느정도 유지하고 있었다. 비록 바벨은 없었지만, 집에서 할 수 있는 가벼운 맨몸운동과 덤벨운동은 가끔씩 해왔다. 그리고 작년에는 케틀벨도 구입했다. 작년에 다니던 핏니스센터에는 케틀벨이 없었고, 수차례 구매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바벨도 낡은데다 수량이 부족했고, 정리운동에 필요한 케틀벨과 로잉머신도 없었지만, 빈 공간이 전혀 없이 머신만 잔뜩 차지하고 있는 다른 곳과는 달리 비교적 넓은 프리웨이트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기 때문에 거길 다닐 수 밖에 없었다.


직장인을 그만두고 다시 활동가의 삶을 선택하면서 몸은 더 바빠졌지만, 수입은 반토막이 났다. 고정수입이 줄어드니 경제사정이 확 나빠졌다.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비용과 먹고 사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이 이렇게 많이 드는지 몰랐다. 올해 계속 핏니스센터를 등록하려고 맘 먹었다가도 그냥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최대한 버티다보니 어느새 8월이 되었다.


올해에는 과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스내치 연습을 안한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는 것 같다. 대신 요즘은 다양한 스내치 영상을 찾아보는 것이 낙이다. 올림픽 경기 장면, 크로스핏 체육관의 연습 장면, 크로스핏 대회 장면 등 찾아보면 수많은 영상이 있다.


휴가를 마치고 출근하는 첫날인 월요일 아침부터 회의가 있었다. 일요일 밤, 휴가가 끝난 것이 아쉬워 술이라도 한잔하고 자고 싶었지만, 내일 아침 회의 준비 때문에 두세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갑자기 세상일이 다 싫고 귀찮고 막 짜증이 났다. 그래서 스내치 영상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한참을 보다가 한 영상을 발견했다. 여러명의 여성 크로스핏터들이 스내치와 클린 앤 저크와 데드리프트를 성공하는 장면을 모은 것이다. 출연하는 여성은 대략 10여명, 체육관도 다양한 것 같았다. 분량이 상당했다. 날씬하거나, 몸집이 좋거나, 어리거나, 나이가 든 여성들이 가볍거나 무거운 바벨을 힘겹게 들어올려 간신히 성공하는 장면들이었다. 그 성공의 기쁨이 묻어 있는 표정을 보는 것이 참 좋았다. 주위에서 박수를 쳐주거나 축하해주는 모습들도 담겨있었다. 마치 내가 목표를 이룬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잠자기 직전 또 발견한 영상은 러시아의 케틀벨 스내치 대회 영상이었다. 10분동안 케틀벨로 스내치를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을 가리는 대회였다. 아직 앳되어 보이는 여성들이 참가했는데, 케틀벨을 들어올리는 속도가 장난아니게 빨랐다. 우승한 여성은 10분이 채 되기 전에 200개를 완성했다. 처음에는 크기만 보고 무게가 얼마 안되겠지 생각했다. (러시아 케틀벨은 무게가 달라도 크기는 똑같고, 미국 케틀벨은 무게에 따라 크기가 다르다.) 그런데 영상을 다시 돌려보니 아니었다. 상당한 무게였다. 이 영상을 보면서 바벨 스내치 뿐 아니라 케틀벨 스내치도 무척 매력적인 운동으로 느껴졌다.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 두번째 목표는 케틀벨 스내치를 같은 무게로 10분 안에 200개를 채우기. 아마 이 목표는 더 시간이 오래걸리지 싶다. 일단 케틀벨 스내치를 배워서 익혀야 하고, 그 무게를 들 수 있을만큼 힘을 키워야하고, 10분에 200개를 들 수 있을만큼의 힘과 기술을 익혀야 한다.


아, 갈길이 멀다. 하루라도 빨리 바벨 스내치와 케틀벨 스내치를 마스터하고 싶다. 내일이라도 당장 일터 가까이 있는 핏니스센터에 등록해야겠다.


도움이 될만한 책


























읽을 때는 몰랐는데, 이 두 책의 표지에 케틀벨이 나온다. 역시 요즘 대세는 케틀벨 운동인가? [강한 것이 아름답다] 를 다시 읽으면서 케틀벨 데드리프트를 새로 배워 익혔다. 예전에는 데드리프트를 하고 싶어도 바벨이 없는 집에서는 어쩔 수가 없었는데, 이 책 덕분에 요즘 케틀벨로 데드리프트를 하고 있다. 다만 케틀벨이 하나 밖에 없어서 점점 무게를 올려가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다시 핏니스센터에 등록하면 [남자는 힘이다] 에서 강조하는 운동들로 차근차근 기초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스퀏, 데드리프트, 오버헤드 스퀏, 푸쉬 프레스 등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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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5-08-06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도전하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는 건 부러울 만큼 좋은 일인 것 같아요.
저는 걷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십 년쯤 된 것 같아요.) 이것으로 부족한 것 같아
인터넷으로 철봉을 사서 집에 설치를 했어요. 실내에서 오다가다 한 번씩 철봉에 매달리려고요.
화장실에 갔다가 한 번 하고 밥 먹고 나서 한 번 하고 청소하기 전에 한 번 하고... 이런 식으로 하려 했어요. 그러면 팔 힘도 기르고 건강에도 좋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그것 때문인지 다른 이유 때문인지 테니스 엘보 라는 병에 걸리고 말아서
스톱 했어요. ㅋ 병원에 다니면서 얼마나 속상하던지... 그러나 팔이 나으면 저도 철봉에
도전하고 싶어요.

님의 무궁한 발전을 기대하겠습니다. 목표 달성 하시면 글 올려 주시는 것, 잊지 마세요. ^^

감은빛 2015-08-06 23:39   좋아요 0 | URL
네 문틀에 철봉을 달아 턱걸이(pull up)을 하는 건 정말 멋진 방법이예요.
다만 철봉의 안전성 문제 때문에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죠.
저는 한 5년쯤 전에 견고하게 고정해놓은 철봉에서 턱걸이를 하다가
철봉이 떨어지면서 발을 다친 적이 있거든요.

제가 pek0501님의 상태를 잘 모르지만,
턱걸이 운동이 힘드시다면,
바닥에 엎드려 팔굽혀펴기(push up)을 하셔서
먼저 기초 체력을 키우시길 권합니다.

턱걸이는 제법 어려운 운동이죠.
기초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더욱 힘든 운동입니다.

응원 고맙습니다!

다락방 2015-08-06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원합니다!

저도 한달전쯤 케틀벨 샀어요. 전신 운동에 짱이라고 해서요. 저는 [다이어트 진화론]을 읽고 구매를 결심했었죠. 지금은 손놓고 있지만, 조만간 다시 시작할 거에요.
우리 함께 열심히 해봅시다, 감은빛님!!

감은빛 2015-08-06 23:40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벤치에 케틀벨까지~
이제 곧 몸짱 되시는 거 아닌가요? ^^

응원 고맙습니다!
우리 함께 열심히 해봐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5-08-07 08:19   좋아요 0 | URL
벤치는 제 방에서 치운 지 오래에요. -_-
케틀벨도 먼지가 쌓이고 있...Orz

제가 다음주에 휴가인데, 휴가 끝나고부터 다시 시작할까 해요. -0-

책을사랑하는현맘 2015-08-06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움직이기 싫어하고 운동을 싫어하는 저로서는 놀라울 따름입니다~ㅎㅎ
전 초등학생 때부터 체육 시간이 제일 싫었으니...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노년의 건강이 걱정되긴 하면서도, 어디서부터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어요.
솔직히 케틀벨이라는 것도 처음 들었네요.
쉽진 않겠지만, 뭔가 맞는 운동을 찾아서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은빛님의 운동 생활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길 응원합니다 ^^

감은빛 2015-08-06 23:43   좋아요 0 | URL
아, 저는 어려서부터 운동을 좋아했어요.
지금도 책상에 앉아 있는 것보다는
차라리 몸을 움직여 일하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케틀벨은 아주 오래된 효과적인 운동기구예요.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서야 주목받고 있지만요.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뭐라도 해서 몸을 쓰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더 오래 건강을 유지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맘님도 이제부터라도 가벼운 운동부터 시도해보세요. ^^

종이달 2022-08-19 0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건망증


#1

아이들 튜브를 어디다 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고향집 부모님께 혹시 창고에 있는지 여쭤봤다. 없다고 답이 왔다. 해마다 휴가를 고향에서 보내기 때문에 늘 두고 왔었는데, 작년에는 갖고 왔었던가? 그렇다면 집 어딘가에 숨어 있다는 건데, 대체 어디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여기저기 구석구석 잡동사니가 쌓여있는 곳들을 다 뒤졌는데 없다.


포기할 때 즈음 책장 위에 놓인 비닐봉투가 뭔지 살펴봤다. 이런! 튜브 두 개가 그 봉투 안에 들어 있었다. 왜 나는 작년에 튜브를 가져온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을까? 분명 잘 놓아둔다고 책장 위에 뒀을텐데, 왜 기억하지 못했을까?


#2

스마트폰을 2년 반 넘게 썼더니, 속도가 엄청 느려지고, 발열이 심하다. 뭐 별걸 한 것도 아니고, 그저 메일 확인하고, 페이스북 조금 들여다봤는데, 열이 47도를 넘어선다. 뜨거워서 쥐고 있기도 힘들다. 아무것도 안하고 주머니에 넣고 다닐때도 갑자기 뜨거워지곤 한다. 게다가 배터리도 엄청 빨리 닳는다.


중요한 문자나 이메일을 보내려고 하면 꼭 엄청 느려지고, 가끔 키패드가 아예 눌러지지 않는다.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다. 중요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빠르게 카톡을 주고 받고 있는데, 갑자기 느려지더니, 아무리 눌러도 글자가 써지지 않는다.


그래도 약정한 2년이 지난 후로는 전화요금이 1만원 가량 내려가서, 웬만하면 좀 더 버텨보려고 했는데, 키패드가 먹지 않는 스마트폰은 무용지물이란 생각에 결국 새 폰으로 바꿨다. 다시 전화요금이 1만원 이상 비싸졌다.


공인인증서를 새 폰으로 옮기려는데, 자꾸 인증서 비밀번호가 틀렸다고 나온다. 이상하다! 분명 이 번호가 맞는데, 왜 안되지? 몇 번이고 계속 비번을 눌렀는데, 끈질기게 비번은 자꾸 틀렸다고 나온다. 젠장! 그러다 결국 인증서가 폐기되었다. ㅠㅠ


인증서를 새로 받으려면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있어야 한다. 헐!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이젠 어떻게 해야하나?


#3

어느날부터 나는 더이상 나 자신을 믿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꼼꼼하게 메모를 하고, 휴대폰에 알람을 걸어둔다. 그러고도 바쁜 일정에 쫓기다보면 뭔가 놓치는 일이 꼭 생긴다. 왜 꼭 그런 일은 퇴근하려고 컴퓨터를 끄고나면 생각나는걸까? 왜 꼭 사무실을 나와 몇 발 걷다가 생각나는 걸까? 왜 꼭 버스를 타고나면 생각이 나는 걸까? 다시 돌아가서 컴퓨터를 켜고 처리하고 나와야할까 아니면 내일 할까를 고민하게 만들고, 오늘 하루도 참 바쁘게 열심히 일했구나 생각하며 나름 성취감을 느끼다가 곧 절망감을 느끼게 만든다.



우리나라 대표과일의 미래


어르신들을 모셔놓고 기후변화 강의를 했다. 아이들 대상으로는 몇 번 해봤는데, 어르신들은 처음이다. 어쩌면 더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어려운 개념을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그래도 재밌고 적절한 예를 잘 찾으면 반응이 무척 좋았다. 올해 초 동네 작은도서관에서 연속 강의를 들었던 아이들의 경우, 첫 강의 이후 집에가서 나름대로 많은 실천들을 했다. 한 아이의 부모는 아이가 자발적으로 에너지 절약을 위해 변기위 물통에 1.8리터 물병에 물을 채워 집어넣고, 대기전력 차단을 위해 안 쓰는 콘센트를 빼는 걸 보고, 훌륭한 강의를 만들어준 도서관 후원회비를 대폭 늘려 내기 시작했다고 들었다.


이번에 어르신들께는 어떻게 흥미를 끌어낼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평범한 강의자료를 만들었다가 다시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강의 당일까지 자료를 완성하지 못했다. 강의 시간은 다가오고, 머리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검색하다가 농촌진흥촌에서 발표한 기후변화 예상 시나리오를 접했다. 우리나라 6가지 대표과일의 재배가능 지역이 기후변화가 진행됨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예측한 것이었다. 결과는 생각보다 훨씬 더 놀라웠다.


모두 다 넣기에는 방대하기 때문에 가장 대표적인 과일이라 할 수 있는 사과와 배의 시나리오만 자료에 집어넣었다. 간신히 강의 시간에 맞춰 도착해서 설명을 시작했다. 생각보다 어르신들의 반응이 좋았다. 자신감을 얻은 나는 질문도 던지고, 여유있게 차근차근 설명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나중에 깜짝 놀랄만한 내용이 있다고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내가 정말 깜짝 놀랐기 때문에 어르신들도 분명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드디어 강의 막바지에 사과와 배 재배가능지역 시나리오를 설명했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기후변화가 계속 진행한다면, 불과 30년 후인 2030년이 되었을 때 사과 재배가능 지역은 크게 줄어들 것이며 대표적인 사과 재배지역인 대구 경북에서는 재배는 가능하겠지만, 지금처럼 맛있는 사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거라고 했다. 그리고 다시 30년이 지나 2060년이 되면 우리나라에서 사과를 재배할 수 있는 지역이 거의 남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어르신들 돌아가시고 나면 제사상에 사과와 배를 기대하시면 안된다고 했다. 손주 손녀가 사과, 배를 구하지 못해 제사상에 올리지 못해도 이해해주셔야 한다고 설명했다.


어르신들도 제법 충격을 받으셨는지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셨고, 마침 그때 소장님도 들어와서 강의를 듣다가 매우 집중하는 모습을 봤다. 강의를 마치고, 소장님께서 신분증과 통장을 복사하면서 보통 어르신들이 집중력이 떨어져서 강의를 제대로 듣지 못하는데, 참 재밌게 잘 하셔서 어르신들도 집중하시더라고 고맙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두어달 후에 또 강의를 잡을 예정인데, 다시 와달라고 했다.


비록 강의료가 많지 않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어려운 상황에 보탬이 되고, 또 다양한 사람들에게 이 절박한 문제를 설명하는 건 꼭 필요한 일이다. 게다가 난 누군가에게 뭔가를 설명하는 일을 좋아하고 또 잘한다. 오래전 학원 강사 시절이 생각났다. 그땐 사교육 시스템에 복무하며, 재미도 없는 학교 교과를 가르쳐야 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늘 아이들과 만나는 일은 즐거웠다. 아이들이 최대한 재밌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했던 기억이 났다. 이번에도 어르신들이 관심 가질만한 포인트를 잘 잡은 것 같아서 뿌듯했다.


책 이야기











가지 출판사에서 나온 이 두 책은 일단 귀엽다. 작은 판형에 책의 디자인과 일러스트가 정말 귀엽다. 하지만 내용은 다소 무겁다. 세계적인 환경잡지 [더 에콜로지스트]에 연재했던 내용 중에 음식과 패션에 대한 내용을 각각 책으로 엮었다. 잘 알지 못했던 수많은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열심히 읽고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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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7-25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마트폰 사용 2년 반이라면 상당히 오래 쓰신 겁니다. 폰의 성능이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새 걸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 생겨요. 제가 지금 쓰는 폰도 30분 이상 잡으면 열이 생겨서 요즘같이 더운 날에는 오랫동안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감은빛 2015-08-03 15:20   좋아요 0 | URL
시루스님, 안녕하세요. 휴가 다녀오느라 답이 좀 늦었네요.
저도 지난 폰은 제법 오래 썼다고 생각해요.
그 전에 쓰던 폰은 채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액정이 깨져버렸거든요.
여름이 되니 이상하게 발열이 심하더라구요.
한 5분 이상 쓰면 뜨거워지고, 경고 메시지가 떠요.
근데 메신저 한번 켜면 10분 이상은 들여다보게 되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