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시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8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870년대 뉴욕의 상류층 사회를 보여주는 <순수의 시대>는 이디스 워턴이 출간했던 '삼각관계 3부작'의 마지막 편으로 가장 완성도가 높은 걸작이라 소개했다.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던 게 삼각관계라면 누군가의 연인을 뺐고뺐기는 스토리일텐데 불륜을 그토록 아름답게 표현한 것인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어쩌면 정당화 될 수 없는 이야기일수도...

 

무지와 위선이 만든

삶의 실제와 허상을 가르는 심연

그 사이를 풍요롭게 채운

아이러니와 로맨스의 정교한 향연

 

 

하지만 움직이는 마음을 어쩌겠는가?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도 순수적인 시대를 이상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순수가 아름다울 순 없겠지만 이디스 워턴이 그려낸 삶의 실제와 허상이 무척이나 궁금하다. 책을 펼치기 전에 느끼는 작은 설렘... 이 떨림과 함께 책장을 넘겨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넬라의 비밀 약방
사라 페너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넬라의 비밀 약방 』

 사라 페너 지음 /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그곳엔 여자들만 살 수 있는 독약이 있대

 

 

지금까지 살아온 우리는... 어쩌면 많은 사람을 죽이며 살아왔을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마음속으로... 이슈가 되는 많은 잔혹한 사건의 범죄자를 죽이고 나를 처참하게 만들었던 누군가를 쉼없이 지우면서 말이다. <넬라의 비밀 약방>을 읽으면서 느꼈던 가장 큰 소망은 소중한 사람이 마음껏 빛났음하는 바람이었다. 우울했고, 암울했으며, 조금도 빛이 보일 것 같지 않은 어둔 쪽방 사이로 작은 빛의 소망을 불러일으키듯... 이 책은 악을 품은 여자들의 가슴시린 한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더 잘 살기위한 희망을 쉴새없이 그려낸 책이었다.

 

<넬라의 비밀 약방>에 기록된 여성들의 이름... 죽으면 잊혀질 그녀들의 이름을 새겨넣는 넬라였지만 결국 자신의 이름만큼은 새기진 못하고 만다. 18세기 여성들이 보내왔던 시대적 삶을 그려내면서 독살이라는 소재로 그녀들의 울분을 은밀히 처단했던 소설... 그러한 이야기는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여성에게 결코 잊혀질 나를 만들지 말라는 외침과도 같았다. 200년 전의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며 써내려간 이 책은 저자만의 매력적인 문체에 한없이 빠져들게 할 것임이 분명하다. 마음의 문을 열고 이 책을 마주하길...

 

 

 

하나를 얻으면

그 대가로 다른 하나를 잃는 게 마법의 저주래요.

어떤 묘약이든 효력을 발휘하면

현실 세계에서 다른 뭔가가 끔찍하게 잘못 되는 거죠.

 

 

넬라의 약방... 1791년 2월... 그리고 현재를 살고 있는 캐롤라인은 약200년의 시대를 연결하고 있다.

 

과거의 넬라의 약방...

자신이 누구를 죽이고 싶어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여자의 편지를 받았다. 그렇게 넬라의 약방에 찾아온 어린 하녀 엘리자 패닝은 넬라가 설명해주는 유의사항을 경청하여 듣고 있었다. 목주위의 경련을 일으키게 하는 마전자 씨앗... 그것을 주입한 달걀 두개... 이것을 다른 달걀과 섞이지않게 주의하여 주인어른의 아침상에 올려야 한다. 자신이 일하고 있는 저택의 암웰 부인은 엘리자에게 너무나 고마운 분이었다. 부인의 손떨림으로 자신에게 글쓰기를 가르쳤지만 세상이야기도 많이 들려주었던 은혜로운 분... 문제의 인물은 주인어른이었는데 그분은 과거에도 어린 하녀를 범해 임신을 하게 만들었고 자신은 주인어른이 준 음료를 마셔서 잠들었지만 암웰 부인의 말씀으로는 자신에게도 손을 뻗었다고 했다.

 

현재 런던에 있는 캐롤라인...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남편 제임스와 계획한 여행이지만 이곳엔 혼자왔다. 남편의 휴대폰에 메세지 알림창이 뜨면서 원치않게 눈에 띈 메세지... 아직까지 아이소식이 없던 그녀는 신중히 계획을 세워 아이를 준비하던 중이었고 자신의 미래를 포기하면서 선택한 그였는데... 남편의 불륜을 확인하고는 함께 여행하고 싶지 않아서 홀로 런던행 비행기를 탓다. 생각에 젖어 홀로 걷던 그녀는 알프라는 남성이 제안한 '진흙 뒤지기'에 참여하게 되었고 하늘색 투명 유리로 만들어진 약병을 발견하게 된다.

 

백 엘리 3번지의 명망 높은 여성약방은 원래 엄마의 가게였고 넬라가 그 뒤를 이어 약방을 꾸려가게 되었다. 오로지 여성을 위한 묘약을 만들어 냈던 곳이었지만 사랑했던 남자에게 철저히 버림받았던 것... 그렇게 독약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넬라는 신뢰 없는 배신은 없다며 자신을 꾸짖었다. 캐롤라인 또한 매일이 똑같았던 생활이 위선적으로 다가왔다는 제임스의 말을 듣고 지금의 그녀가 어디에 서 있는건지 도무지 알 수 없었던것... 과거와 현재의 두 여인이 찾아야했던 나... 오로지 나로서의 자리를 찾기위한 사투에 끝까지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내 삶의 인생길에 나는 과연 어디까지 와 있을까? 만약 내가 갑작스레 세상과 등진다면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을까? 넬라가 마지막 엘리자의 손을 잡으며 무너졌을때, 가장 먼저 달려가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장부에 소녀의 이름을 적었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넬라의 비밀 약방>이 여성에게만 독약을 팔았지만 더 깊게 생각해 보자면 여성에게 던지는 독약의 메세지였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마약과도 좋은 책을 얻었으니 독자도 끔찍한 현실 세계에서 살아남으라고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이사르의 여자들 2 - 4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4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들은 진정으로 어리석소!

(중략)

당신들이 감히 공적으로 파멸시킬 생각을

품을 수 없는 자가 있다면

바로 카이사르요!

 

 

원로원 최종 결의에 의해 로마시민 다섯 명의 처형이 거행됐다. 이를 계기로 카이사르는 원로원 최종 결의라는 개념자체를 불명예로 물들이기로 결심했으며 함께 일을 진척시킬 인물들을 집합시킨다. 과거 대반역죄를 저지른 가이우스 라비이우스를 희생양으로 재판에 회부했던 것... 키케로는 이 상황이 모두 자신을 향한 화살임을 눈치채고 무보수로 변호를 맡겠다고 의뢰했는데 무보수는 입밖으로 나온 말이고 속마음은 황금 한판을 원했다는 점...ㅎㅎ

 

 

어쨌든 정치적 사건과 은밀한 모략이 계속되는 가운데 카이사르를 무너뜨리고자 하는 반대세력들은 여전히 꿈틀대고 있었으니 과연...

 

 

<카이사르의 여자들>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혼동의 시대를 겪고있는 로마의 경제 상황에 우위를 꾀하고자 하는 대립이 쉼없이 일어난다. 결국 돈과 권력에 의한 힘으로 최고의 자리에 설 것인지 아니면 민중의 뜻을 거스리지 않는 자가 최고의 자리에 설 것인지 끝까지 페이지를 넘겨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플레이머 에프 그래픽 컬렉션
마이크 큐라토 지음, 조고은 옮김 / F(에프)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Graphic Novel

 『 플레이머 』

 마이크 큐라토 지음 / 조고은 옮김 / 에프

 

 

 

 

 

세 손가락 경례가 의미하는 것은 저항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영화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에서 군부 쿠데타의 반발을 저항하는 것으로 얼마전 미얀마에서도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국민들의 저항을 보여주는 행위였는데요. 그래픽 노블로 보여주는 <플레이머>에서는 과연 무엇에 대한 저항을 보여주려는지 무척이나 궁금했었습니다.

 

저마다의 성장 패턴이 다른 청소년들의 내적갈등과 혼란의 시기는 누구나 겪는 인생의 전환점과 같은 시기이기도 하지만 특히 성정체성의 문제만큼은 감당하기 어려운 혐오와 차별의 시선으로 더욱 음지로 숨어들게 만드는 게 현실이지요.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음지로 모여들었던 그들의 일상이 밝혀졌고 적지않은 사회적 질타와 수모를 겪기도 했는데 이번 원숭이 두창이 발견되면서 또한번의 성정체성의 확립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특히 <플레이머>의 저자 마이크 큐라토는 이 책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픽션이지만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책 속의 주인공처럼 혐오에 짓눌려 자신의 손목에 칼을 댄 적도 있다고 말이죠. 하지만 그러한 행위를 통해 자신의 본능을 억제 할 수 있었을까요? 이 책은 그러한 내면의 갈등으로 혼동에 빠진 이야기를 주인공 에이든을 통해 말하고 있답니다. 그들의 저항을 한번 들어보실래요?

 

 

 

나는 다르게 행동하고 자시고 하지 않아.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할 뿐이야.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바라는 대로 행동하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데?

 

 

미치도록 짜증났고 괴로웠던 중학교 생활이 끝났습니다. 앞으로 고등학교는 어떻게 버텨낼지 걱정스럽지만 주인공 에이든 나바로는 괴물같은 놈에게 벗어난 것 자체만으로 다행이란 생각을 했지요.

 

어쨌든 지금은 보이스카우트단과 함께 여름캠프에 참여중... 남들보다 음식을 잘 하고 외설적인 농담에 마음 편하게 웃을 수 없는 자신을 들키지않았으면 하지요. 가장 견디기 힘든 시간은 샤워시간... 눈을 어디에다 둘지 몰라서 허둥지둥 대는 모습에 어떤 친구들은 게이XX라며 놀려대고 눈 찢어져 개나 먹는 음식이나 먹으라며 혐오의 말로 으르렁 거렸지요. 제대로 된 친구 하나 없는 자신이 너무 싫었지만 단 한명!! 다름을 이해 해 주는 멋진 친구가 있었답니다. 문제는 이제 그 친구가 다르게 보인다는 사실... 과연 앞으로의 에이든은 정말 괜찮을까요?

 

자신도 모르게 지펴지는 마음의 불꽃... <플레이머>에서 보여주는 대조된 두가지의 색상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화? 혐오의 불꽃? 억누르지 못하는 욕망? 등등... 적지않은 의미를 품고 있는 듯 합니다. 우리는 어쩌면 내 주위의 사람들이 모두 평범하다고 느낄 것입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다른 이들과 함께 사회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 스스로를 억누르며 한없이 노력하고 있는 누군가가 있진 않을까요?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픈 그들의 노력을 말이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이사르의 여자들 2 - 4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4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키케로가 주장한 원로원 최종 결의로 반란을 도모했던 자들의 처형이 확정지어졌다. 그것에도 만족하지 못한 카토는 모든 혐의의 시작은 카이사르라며 욕지거리를 내뱉었고 난리통에 도착한 편지로 회의장은 싸움터로 번지고 만다.

 

 

세르빌리아가 카이사르에게 보낸 편지... 그녀의 심부름을 받은 노예가 편지를 들고 회의장으로 들어와 카이사르에게 조용히 건넸지만 그 장면을 목격한 카토가 반란의 메세지일거라며 낭독하라 소리질렀고 음흉한 미소로 카토에게 자신의 편지를 들려준 것... 그 속에는 세르빌리아와 카이사르의 불륜적 관계... 그리고 더 나아가 카토의 부인이 비방했던 피핀나... 아수라장이 된 것을 둘째치고 이 소문은 율리아와 브루투스에게까지 전해진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지만 역시 세르빌리아의 대처는 요염하기까지 하다. 자신의 아들 브루투스의 귀를 붙잡고 "네 어미는 화냥년이다"라고 욕하는 카토의 얼굴을 대차게 긁어놓으며 입을 다물게 했으니까... 그렇다면 카이사르의 딸 율리아와 세르빌리아의 아들 브루투스는 어떻게 되는거지? 게다가 불륜으로 낳은 딸 테르티아는 자신들의 배다른 동생이 되는건데... 완전 난리부르스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