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시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8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문학전집 208

 『 순수의 시대 』

 이디스 워턴 지음 / 손영미 옮김 / 문학동네

 

 

 

 

진심으로 사랑했기에 헤어짐도 감당할 수 있었다. 과연 이런 일이 가능할까?라고 생각하겠지만 우리가 흔히 티비에서 보는 가슴벅찬 사랑이야기 속에는 이런 결정적 요소들로 시청자의 눈물을 쏙 빼어 놓는다. 그럼에도 결국에는 간절한 바람으로 해피엔딩을 만들어 놓지만 실제는 그러한 현실이 마땅치 않기에 더 열정적으로 그들의 사랑을 응원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순수의 시대>는 이성과 감성의 혼란으로 진취적인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의 억누름을 그대로 보여주는 소설이다. 사랑했지만 마음껏 드러내어 보여줄 수 없었고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은 채 모든 것을 버릴 용기가 없었으며 차가운 타인의 시선조차 이겨낼 수 없었던 주인공의 순수를 그려냈다.

 

1870년대 뉴욕 상류층을 그린 이 소설은 맹목적으로 따라야 했던 그들만의 관습을 통해 변화하고자 했음에도 쉽사리 변화하지 못했던 인습의 대물림을 보여준다. '삼각관계 3부작' 중에서 가장 마지막에 쓰여진 이 작품은 가장 완벽한 불륜드라마라 극찬을 하지만 현대의 사람들에겐 그저 자신의 위치를 버리지 못한 용기없는 남성으로 보여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당시의 급변하는 사회를 보면 애처롭게만 보이는 연민의 감정으로 스스로를 억제하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않기 위해 스스로 포기하고 마는 안타까움에 그저 애틋한 로맨스의 흐뭇한 엔딩을 마주할 수 있었다.

 

 

 

 

그 순간 다시금

결혼은 지금까지 배워온 대로 안전한 정박지가 아니라

미지의 바다로 떠나는 항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웨덴 출신의 닐손 부인이 처음으로 음악당에 서는 날... 그곳엔 내로라하는 뉴욕 사교계의 일원들이 모여있었다. 오페라 공연의 휴식시간 즈음, 밍곳 집안의 부수에서 처음보는 인물을 발견하게 되는데 바로 엘렌 올렌스카 백작부인이었다. 소문에 의하면 엄청난 부호를 자랑하는 폴란드의 백작이었지만 짐승같은 행위에 죄수처럼 살아야 했던 그녀를 곁에서 보다못한 비서가 탈출을 시켰고 일년간 동거를 했다는 추문을 안고 돌아왔다는 것... 비밀리에 숨겨놓지는 못할 망정, 오페라 공연장까지 데리고 나왔으니 밍곳집안이 이렇게 나올지 몰랐다는 이들의 원성을 듣게 된다.

 

한편, 잠시 불장난 뒤로 메이 웰런드와 약혼을 하게 된 뉴런드 아처 또한 엘런을 곱상하게 보지 않았지만 뭔지모를 이끌림에 자꾸 그녀에게 시선이 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 또한 인습에 따른 결혼은 또다른 권태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기에 이대로 결혼을 하게 된다면 자신의 결혼 또한 부인의 무지와 남편의 위선으로 유지되는 무의미한 결합일 것이라 판단했다는거... 약혼녀의 친절은 학습에 의해 유지되는 것이며 상류사회의 관습에 따라 일정기간동안 관계를 유지시켜 결혼에 이르러야 한다는 고정관념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터였다.

 

 

이혼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나쁜 것인지 깨닫게 하고,

결혼의 신성함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는 걸 알려주고...

나 때문에 집안이 도마 위에 오르거나

추문에 휩싸이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해서,

내가 이혼을 포기하게 만든 게 당신 아닌가요?

 

 

서로에게 이끌리는 감정은 어찌하지 못했다.

자신의 삶을 되찾기위해 이혼을 결심하게 된 엘렌... 그들 사회에선 어떤 상황에서도 여자가 이혼을 한다는 것은 안되는 이유였기에 겉으로 드러내지않은 시선을 보냈고 사촌동생 메이와 그곳의 사교계 사람들은 반성하고 있는 유럽의 남편에게 돌아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권유하는데... 그녀 또한 아처에게 향하는 사랑의 감정과 집안의 우려때문에 자신의 거처를 옮겨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게 된다.

 

<순수의 시대>에서 깊이 새겨봐야 할 인물들이 있다. 인습에 따라 순종적인 아내의 역할에 충실할 메이 웰런드, 짐승같은 남편을 피해 자신의 삶을 찾으려했던 진취적인 여인 엘렌 올렌스카 백작부인, 그리고 이성과 이상에서 쉼없이 망설였던 뉴런드 아처... '순수의 시대'에선 이 관계를 삼각관계라고 표현하지만 그 누구도 자신만의 욕심을 챙겼던 사람이 없었기에 제목 그대로 순수한 이야기였다. 흔들리는 감정을 이성으로 짓누르고 이상을 위해 사랑과 이별한 그런 <순수의 시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순한 이야기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9
엘리자베스 인치볼드 지음, 이혜수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혼 후 약4년간의 시간은 그야말로 행복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영지를 지키려 떨어져 있는 3년의 시간은 그들의 모든 것을 바꿔놓기 충분한 시간이었다는거...

 

인정과 믿음을 실천하려했던 도리포스 (= 엘름우드 경)는 차가운 심장과 무자비한 모습으로... 그리고 밀너는 더이상 사랑받지 못하는 여성으로 변모했다. 그로인한 피해는 오로지 그들의 딸 머틸다에게 미치게 되었는데...

 

전형적인 고집쟁이가 되어버린 엘름우드는 과거나 현재에도 합리주의적 이성만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자기 자식에게까지 이렇게나 무자비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 게다가 자신의 유산을 조카 러시브룩에게 모조리 상속하기로 결정하고는 밀너의 마지막 편지를 받게 된다. 세상에 머틸다~ 어쩜 좋으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순한 이야기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9
엘리자베스 인치볼드 지음, 이혜수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쯤에서 문제의 남녀 도리포스와 밀너의 주변사람들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아참! 도리포스의 사촌 엘름우드 경의 사망으로 인해 가문을 이어받아 교황의 특권으로 도리포스 신부는 엘름우드 가문을 이어받아 결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어쨌든 도리포스의 스승인 샌퍼드 신부... 이교도인 밀너와 마주하기만 하면 그녀의 단점만을 지적해 타박했고, 밀너 또한 보통이 아닌 여인으로 그에 대적하여 말씨름을 하는데 이 둘의 캐미가 끝까지 이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명... 밀너와 절친한 우정을 나누는 우들리양은 무슨 일이 벌어지던 간에 친구의 입장에서 조언을 하며 배신하는 법 없이 오로지 그녀 편에 서 있는 사람이다.

 

이렇게 단순하지 않은 주변사람들 덕에 밀너의 속마음을 알 수 있었고 많은 역경의 순간이 있었으나 결혼에 이르게 되었다. 아~ 근데 뭔가 마음에 안드는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붉은 여왕 -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자
후안 고메스 후라도 지음, 김유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붉은 여왕 』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자

후안 고메스 후라도 지음 / 김유경 옮김 / 시월이일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어둠 속에 처절한 울부짖음이 쉼없이 들려오고 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그리고 어떠한 목적으로 감금되어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저 자신의 몸값으로 내어줄 수 있는 금액이 상당하다는 것 밖에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지금 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아무렇지 않은 듯 그냥 재미를 느낄뿐이라고 했다.

 

최근 미스터리 스릴러를 읽으면서 전해지는 감정은 무척 짜증나고 섬뜩하다. 미쳐가는 세상 속에 드러내지 않고 숨죽여 살아가는 좀비같은 범죄자들이 무수히 등장한다는 것... 도대체 그들은 무엇에 현혹이 되었는지 하느님 말씀을 따라 하느님이 자신에게 내린 말씀에 복종하려는 것 뿐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자신이 내리는 심판은 그의 심판이며 자신이 저질렀던 모든 범죄는 인정할 수 없다는거... 당연히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도 없다는 것이다.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일들이 벌어질 것이며 존재조차 알 수 없는 이에게 어떠한 대가를 얻을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붉은 여왕> 또한 목적없는 심판으로 원한과 배신, 악의 등의 범죄가 악의에 의한 것이 아님을 그려내고 있는데 그 현장은 무척이나 냉정하고 참혹하다. 가진 자들의 위선과 욕망... 그리고 놓지 못하는 그들의 권력과 자본에 대한 저항을 보여주지만 역시나 삐뚤어진 범죄행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과연 이 끝없는 범죄는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 것인지...

 

 

 

 

이 임무는 너무 중요하다.

강자를 겸손하게 하고,

그들의 힘이 정의의 힘에 버금가지 않음을 가르쳐주는 것 말이다.

하느님의 능력은 모든 사람에게 미치고,

나는 그분의 뜻을 행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씽크탱크와도 같은 조직... 어디에나 드러나지 않은 이 조직은 5년전 브뤼셀에서 나온 계획으로 수백개의 경찰 기관이 모여 '붉은 여왕' 프로젝트를 등장시켰다. 중앙 부서 및 특수 단위의 활동을 하는 그들은 비밀리에 움직이며 중대범죄를 수사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범죄가 발생되었다는 것 외에 모는 상황을 언론에 드러나지 않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패 경찰로 직무정지를 당한 존 구티에레스 경위... 그는 사실 부패경찰이기보다 길위의 소녀를 포주로부터 지켜내기위한 수단으로 마약을 숨겨두었다 걸리게 되었다.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나는가 싶었던 차에 존을 찾아온 멘토르라는 남자... 이긴다면 방법따윈 중요치 않다는 개똥철학을 내세우며 오랜친구를 집밖으로 데리고 나오라는 비밀 임무를 제안한다.

 

한편... 자살을 생각하는 3분간의 행위가 온전한 정신으로 있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라 말하는 안토니아 스콧... 자신의 잘못으로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남편에 대한 죄책감으로 세상과 단절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잔혹한 사건...

유럽 최대 은행 총재의 아들이 납치된 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빈 껍데기가 될때까지 피를 뽑아서 살해했지만 피해자의 부모는 경찰에 신고조차 못하고 있다. 와중에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하는데, 스페인 최고의 의류회사의 딸이 흔적도없이 증발해 버렸다는거... 천재요원 안토니아 스콧과 힘센 게이경찰 존 구티에레스의 생존게임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상류사회의 거물들의 민낯과 쉽게 드러나지 않았던 범인의 실체... <붉은 여왕 :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자>에서 보여지는 자본과 권력의 추악함은 부모로서의 인간미조차도 보이지 않았다는 점... 과연 당신이 저지른 죗값을 자식에게 물릴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가 책임질 것인가 하는 의문을 남겼던 스토리였다. 그리고 또하나!!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수의 시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8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 소파에 있는 저 장미들...

저런 장미들이 몇천 평씩 피어 있는 온실과 들판,

프랑스 니스의 호화로운 계단식 정원을 생각해보세요!

 

 

 

올렌스카 백작의 부탁을 받고 찾아온 맨슨 부인... 그녀는 엘런의 고모님으로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있으니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남편의 편지를 전해주려 엘런의 집으로 방문했다. 당시 엘런은 이혼소송을 준비했고 변호를 위해 찾아온 아처는 집안의 권유로 이혼소송을 취소시키기위한 설득을 하러왔다. 의도치않게 엘런의 고모와 마주하게 된 그는 백작 가문의 대단한 자산을 자랑하며 반성하는 그에게 돌아갈 것을 전해달라는 고모의 부탁을 받게 된다.

 

 

그런데... 그러면 안되는데... 일이 터져 버렸다.

구애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이 바로 내가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

 

 

아처라는 이 남자... 자신에 대한 애착이 무척이나 강한 듯 하다. 미래를 함께 하고픈 여성의 이상향도 확실히 알고 있으며 순종보다는 진취적인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사람... 특히 타인의 눈치는 보지않고 자신만의 삶을 추구하는 그런 여인을 바라는 아처는 인습에 찌든 메이와 자유를 찾는 엘런 사이에 몹시 흔들리게 된다. 그렇다면 그의 선택은 과연 인습을 따를 것인지 아니면 이상향을 따를 것인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