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을 구할 거야! 바스테트식 아이디어... ‘행성 2‘ - 베르나르 베르베르

행성 2 ㅣ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BERNARD WERBER

『 행성 2 』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열린책들

고양이 꼬마들... 그리고 인간 어린이들... ~ 집사 나탈리의 조언으로 심금을 울린 제3의 눈을 가진 고양이 바스테트... 글을 배우기로 한 바스테트는 자신의 이상을 통해 미래의 친구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간도 아닌 비인간 생명체로 정신으로 소통하는 세계를 꿈 꿨던 나... 결국 인간의 무지로 세상을 통치하려던 계획은 무산되었지만 소통의 부재가 문명의 말살을 가져온다는 것은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며 앞으로도 지속될 '고양이 미래 세상'에 대한 포부를 글로 남기게 된다. 평범한 집고양이었던 내가 제3의 눈을 이식받고 인간의 역사를 통해 관계를 위한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바스테트 회고록에 모두 담아 두었다.

<행성>의 두번째 이야기에선 '신은 과학보다 위대하다'라는 이름의 바이러스로 인터넷 교란을 무력화시켰지만 고양이 바스테트와 마찬가지로 제3의 눈을 가진 티무르의 등장으로 최후의 결전을 벌이는 피비린내의 현장을 마주하게 된다. 현재 맨해튼의 우두머리 쥐 알 카포네... 그들은 리버티섬을 주둔지로 자유의 여신상 아래 본부를 두었고 인터넷 망을 추적한 티무르는 바스테트 일행이 뉴욕에 있음을 확인하고 거대 함선을 끌고 미국쥐와 합류하게 된다. 과연 이들의 협상으로 평화를 이끌어낼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실패하는 사람은 핑계를 찾고

성공하는 사람은 방법을 찾는다!

미국쥐와 유럽쥐의 연합으로 더욱 강력한 힘을 얻게 된 그들... 바스테트는 리버티섬의 자유여신상에 침투하여 그들의 우두머리인 알 카포네와 티무르를 제거하기로 작전을 세웠지만 결국 실패하고 만다. 다행히 자신의 꼬리를 물고 인간의 본거지까지 따라오게 된 쥐 한마리를 포로로 삼아 스파이로 침투시켰고 톡톡히 제 역할을 해낸 스파이 폴은 그들의 계략을 바스테트에게 비밀리에 전해준다.

한편 의지를 상실한 인간은 죽음을 예감했고 마약의 힘으로 흥청망청 무너지기 시작했다. 무지한 인간의 의기소침을 보며 바스테트는 스파이 폴을 이용해 적들의 두 우두머리의 분란을 만들었고 의도치않게 티무르의 승리로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갔다. 이제 방법은 티무르와의 소통뿐...

네가 한 가지 잊고 있는 게 있어.

난 실험동물이었던 내게

고통을 준 인간들에게 복수해야 해.

고양이는 살려줄 수 있지만 인간은 안 돼.

세계 무역센터의 쌍둥이 빌딩... 그 자리에 새로 지어진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를 '프리덤 타워'로 이름하여 새로운 도약을 꿈 꿨던 인간과 동물들... 견고한 건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티무르의 불사용을 통해 또다시 위험에 처한 그들... 바스테트를 협상의 자리로 내세워 티무르와 협약을 하게 된다. 문제는 실험용 쥐로 거의 학살수준의 고문을 당했던 티무르는 자신이 받은 고통만큼 바스테트 또한 견뎌내면 인간의 대피도 승인해 줄 것이라 약속한다. 쓸모없는 것을 끝없이 만들어 소비하고 낭비하는 인간... 그들의 식탐으로 인한 가축들의 살상 등을 말하며 인간의 편에 선 바스테트가 이해가지 않는 다는 티무르에게 인간이 무지하기때문이라 대답하는 바스테트... 칭찬할 건더기는 없지만 자신들의 무지때문에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계속 개발하는 인간의 노력을 인정해 주는 거라던 바스테트의 말에 고개를 들수가 없었다. 과연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지구의 문명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위기속의 현실에서 이겨낼 수 있는 방법... 고양이 바스테트는 바로 '소통'이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소통의 부재가 관계의 혼란을 가져다주고 이 혼란이 조금씩 커져나가다 보면 결국엔 전쟁과 테러 등의 인문적 그리고 자연적 현상으로 자멸하게 될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지금도 불안한 현재를 직면하고 있으니 미래는 불 보듯 뻔한 것 아닌가? 저자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행성>을 통해 조화로운 인간세상과 평화로운 미래를 염원하고 있는 것이다. 나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해서 말이다.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토니오 크뢰거 - 토마스 만 #01

베네치아에서의 죽음‧토니오 크뢰거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6
토마스 만 지음, 김인순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01

그동안 억눌린 감정이

이제 그에게 등을 돌리고 복수하려는 걸까?

작가 구스타프 아셴바흐는 현재 산책 중이다. 현재 집필중인 작품에 대한 생각이 가득찬 머릿속... 어제도 오늘도 거듭해서 펜을 놓게 했던 구절은 자신의 의심스럽고 부족한 자질때문이라며 어딘가로 떠나길 갈망한다. 산책 중에 마주친 낯선 방랑자의 모습... 혹시 나 자신이 아니었을까?

작가의 창작은 고뇌의 연속인듯 하다. 독자 입장에서 보면 작가의 완성작을 읽는다는 특권을 누리지만 그에대한 생각을 끄적이는 것조차 어렵다고 생각하니 왠지 작가란 직업은 홀로 있는 듯한 외로운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과연 <베네치아에서의 죽음>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신중히 되뇌어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른 만남 결혼상담소... ‘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 - 앨리슨 몽클레어

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 - 그웬과 아이리스의 런던 미스터리 결혼상담소
앨리슨 몽클레어 저자, 장성주 역자 / 시월이일 / 2022년 6월

『 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  』

앨리슨 몽클레어 / 시월이일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 우리는 이것을 인연이라 말한다. 우연의 일치로 누군가와 인연이 되어 평생을 반려자로 살아가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엇갈린 인연으로 관계를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렇게 인간은 태어나면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수많은 인연 속에 나와 통하는 누군가와 어우러져 평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늘 아래 존재하는 사람 모두가 타인이지만 그 몇몇이 나와 인연이 되어 삶의 즐거움을 찾는 것이다. 더 나아가 수많은 사람중에 평생을 함께 하고자 선택한 반려자는 그야말로 내 삶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도박이라는 사실...

<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에서는 '바른 만남 결혼상담소'란 사연많은 여자들이 운영하는 인연의 시발점이다. 우스꽝스럽지만 멀쩡한 사람을 찾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다는거... 필연인지 우연인지는 몰라도 그녀들의 독특한 사고와 사업방식을 통해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말투뿐만 아니라 약자의 정의를 실현하기위한 선택을 통해 미스터리하지만 적지않은 깨달음을 전해준다. 자~ 그녀들의 유쾌 상쾌 통쾌함을 함께 맛보고 싶으면 이 책을 만나보길 추천한다.

틸리 라살 살해 사건에 관해 한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디키 트로워가 어떤 인간인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그 여자 분을 죽음으로 내몬 이유가 뭡니까?

본드 스트리트 지하철... '런던 대공습' 때 폭탄세례를 받은 디킨스 앤드 존스 백화점 근처 어수룩한 건물에 ​'바른 만남 결혼상담소'란 간판이 걸려있다. 남편은 없지만 수많은 연인을 만들었던 미스 아이리스 스파크스와 2차 세계대전 중 전사한 남편을 잊지못하는 미시즈 그웬덜린 베인브리지... 이 두 여성이 상담소의 주인장이다. 전쟁이 끝난지 얼마지나지 않았지만 그 참상을 잊기위해 서둘러 정상적인 삶을 찾으려했던 사람들이 찾는 곳... 바로 바른 만남 결혼상담소였다.

그러던 어느날... 틸리 라살이란 여성이 그곳을 찾았고 뭔가 석연치않은 비밀을 가지고 있었는 듯 싶었지만 신중히 고객목록을 살펴 한 남자를 선택하게 된다. 그녀들의 고객목록엔 화상이나 장애 그리고 흉터가 심한 참전용사들이 있었지만 디키 트로워는 훤칠한 외모에 성실함까지 겸비하고 있었으니 미스 라살이 제안한 조건에 걸맞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만남이 이루어지기 전 미스 라살이 흉기에 가슴을 찔려 사망했고 사건의 용의자로 미스 트로워가 지목되고 만다. ​

이에 '바른 만남 결혼상담소'의 아이리스와 그웬은 믿을 수 없는 사건에 몸둘바 몰라하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미스 트로워의 억울함을 풀어주기위해 위험도 불사르는 어둠의 도시로 발걸음을 향하게 된다. 과연 그녀들은 목숨을 담보하는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뻔한 스토리지같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난잡함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미궁 속에 빠진 사건 속에는 비밀리에 움직이는 경찰 조직과 배신을 감행하는 치졸한 세력... 게다가 속도감있게 사건을 파헤치면서 변신하는 그녀들의 매력과 위트있는 말솜씨에 눈을 동그랗게 뜰 것이다. 재치있는 코믹물이라 생각했다간 큰 코 다친다. 로맨스를 말하는가 싶으면 사건현장에 있고 우정을 논하는가 싶으면 배신이 난무하는 <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 발칙한 그녀들을 만나보고 싶다면 ​'그웬과 아이리스의 결혼상담소'로 오시길...

진정한 용기란 무엇일까?... ‘붉은 무늬 상자‘ - 김선영

붉은 무늬 상자 ㅣ 특서 청소년문학 27
김선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6월

『 붉은 무늬 상자 』

김선영 / 특별한 서재

나이가 한살 한살 먹어갈수록 입을 다물고 불안에 맞서 용기를 내어야겠다고 다짐을 하게 됩니다. 엄마인 나로서는 아이가 성장하면서 겪는 불안들이 문득 저로부터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저 그 시기에 맞춰 좋아하는 것에 빠지고 나름의 인생길을 다지는 중인데 어른이라며 아이들의 생각을 제지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몹시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붉은 무늬 상자>는 아토피를 앓고 있던 주인공 벼리가 공기좋은 시골 학교를 다니면서 순수할 것만 같은 외진 곳의 어두운 면모를 마주하게 됩니다. ​보이지않는 폭력에 눈을 돌려버리지만 어떠한 사건을 계기로 무언의 방관자로서의 내가 불의에 맞서기까지의 용기를 그려낸 이야기... 바로 '붉은 무늬 상자'였어요. '시간을 파는 상점'의 저자가 또 한번 들려주는 청소년 성장소설의 주제는 '용기'입니다. 이를 통해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는 용기가 전염되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죽어야 할 것 같았다.

죽어야 끝날 것이다.

지워지지 않는 낙서가 영원히 나를 따라다닐 것이다.

아토피때문에 공기좋은 산골 마을 이다학교로 전학을 간 벼리... 그곳을 향하던 중 무엇에 이끌렸는지 수풀에 우거져 다 쓰러져 가는 폐가가 엄마 눈에 띄었습니다. 과거 외조부모님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눈물짓던 엄마는 그곳에 정착하겠다며 덜컥 그 집을 구매하고 말았지요.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아토피를 앓고 있는 딸을 위해 손수 집을 꾸며나가겠다고... 그렇게 엄마의 손이 닿는 곳마다 그늘진 집에 빛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덧 집의 형체가 보였을 때... 마루위에 덩그러니 놓인 구두와 붉은 무늬 상자가 눈에 띄었어요.

"  이 집에 살던 열일곱 살 난 딸이 죽었단다.  "

붉은 무늬 상자 안에는 예전에 살던 고등학생 여울의 다이어리와 인형이 들어있었답니다. 생각없어 건넨 한 마디로 자신을 비약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벌어지지도 않은 사건을 만들어 벼랑 끝에 내몰리게 했던 소문들... 그로인해 파탄한 가정은 온데간데 자취를 감추고 말았지요. 피해자는 존재하지만 잘못을 뉘우치거나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또한 벼리가 다니고 있는 이다학교 또한 불안하긴 마찬가지... 과연 친구들은 목소리를 내어 불합리함에 맞설 수 있을까요?

무언의 방관자로 그리고 자신에 대한 편견에 용기를 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학교생활에 대해 아이와 얘기하다보면 터무니없는 말들이 많이 오고가거든요. 거침없이 내뱉는 말은 기본이고 사귀는 친구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드러내놓는 것을 보고 무엇이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입을 다무는 게 낫다고 생각하더라구요. 잘못된 것을 말하면 지적질을 한다며 공격의 대상이 되면서 화살받이가 되기도 한다면서요...

<붉은 무늬 상자>는 '진정한 용기'에 대한 청소년 성장소설로 또 한걸음 내딛는 마음을 다잡아주고 '실천에 대한 용기'를 이끌어 줬던 이야기였어요. 모두가 맞다고 할 때 아니라고 말 할 수 있는 용기... 이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테니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세트리뷰] 카이사르 전설의 시작... ‘카이사르의 여자들‘ - 콜린 매컬로

카이사르의 여자들 1~3 세트 - 전3권 - 4부 ㅣ 마스터스 오브 로마 4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12월

마스터스 오브 로마 4부

 『 카이사르의 여자들 』

 콜린 매컬로 / 교유서가

기원전 60년대의 로마역사...

저자 콜린 매컬로는 남성성을 상징했던 거대 로마의 역사 속에 속해있던 여성의 행보 또한 보여주고 있다. 귀족 여성의 사교모임으로 남편의 정치행보를 좌지우지하기도 하였고 결혼이라는 무기로 권력의 힘을 움직였던 이야기... 사실을 근거하여 흠없이 보여줘야 하는 고전적 역사가 아니라 입증된 자료를 분석해 소설로 그려낸 저자의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작품은 과거의 로마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일찌감치 역사를 포기했던 독자로서 소설로 만나는 역사가 이리 반가울 수밖에 없는 게 머릿속에 쉽게 그려낼 수 있기때문이다.

드디어 카이사르의 전설이 시작된다

명석한 두뇌와 비범한 용기를 지닌 영웅

사랑을 정치적 무기로 만드는 매혹의 야심가

<카이사르의 여자들>에서는 먼 히스파니아에서 낮은 직급의 재무관을 지냈던 카이사르가 정치적 계략에 휩싸이면서 쓴 맛과 단 맛을 고루 맛보며 내면으로 갈았던 칼날을 드러내는 상황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었다. 선량한 사람들이라는 뜻이 무색할 정도로 변혁은 중요치 않으니 과거의 도덕적 삶을 지향해야 한다는 보니파와의 대립은 그의 정치적 감각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들었으며 '로마의 일인자'를 향한 열망을 굳건히 다지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아직 끝나지않은 로마대장정의 다음은 과연...

총7부로 구성된 마스터스 오브 로마... '로마의 일인자'부터 정주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렇게나 아쉬울 수 없었다. 기원전 로마의 역사지만 권력을 집권했고 그 권력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추악한 현실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보다 욕망에 의해 움직였고 돈의 힘으로 나락의 길로 향하는 배신이 난무했으니 최고의 자리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더 추악한 인간성을 보게될지... 다음에 만날 마스터스 오브로마 5부 <카이사르>를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