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7
조르주 상드 지음, 조재룡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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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말 지긋지긋합니다.

우리 서로에게 솔직해집시다.

우리는 더 이상 서로 사랑하지 않아요.




테레즈가 숨기고 싶었던 비밀을 알게 된 로랑은 그녀에게 사랑을 갈구한다. 더이상 거부할 수 없었던 테레즈... 로랑의 마음을 받아들여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사랑 너머에 흐트러지는 파도처럼 그들의 사랑도 부서지고 있었으니... 진득하지 못했던 로랑은 날이 갈수록 그녀에게 상처가 되는 말들을 내뱉었고 그저 헌신적으로 로랑을 따랐던 테레즈 또한 변하지않는 그의 치부를 건드리고 만다.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에게 예의를 갖출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배려가 깊어지면 당연시된다는 말... 테레즈는 여의치않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로랑이 하려는대로 최대한 맞춰주고 있었지만 계획없는 소비에 기분파인 그는 어떤 일에든지 신중함을 잃지 않는 그녀가 이해되지 않았다는거... 아~ 독자로서는 그냥 테레즈와 로랑이 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녀 곁을 맴도는 또 한남자... 그녀에겐 파머가 보이지 않는걸까? 제발 이 책의 마지막이 제발 해피엔딩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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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에서의 죽음‧토니오 크뢰거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6
토마스 만 지음, 김인순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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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 세계문학 006

『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토니오 크뢰거 』

토마스 만 / 휴머니스트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에 왜 인간은 하염없이 머뭇거리게 되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던 소설이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동경하게 될 수도 있고 그가 살아온 삶의 방향을 함께 밟고 싶어서 그의 궤적을 따라 가는 경우도 있을 법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냥 부럽다며 입으로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하더라도 용기를 내어 목표한 바를 시도하고 실패에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좀더 나은 방향을 모색해 다신 한번 도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독자이기도 하다. 이왕 후회할 거면 안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해보고나서 후회해도 늦지 않는다는 말처럼 말이다.

위와 같은 것들을 생각하면 이 책의 저자 토마스 만은 자전적인 글을 통해 오래도로 고뇌하고 사색의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동경은 했지만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고 겉으로는 용기를 내어봤지만 내면의 나는 용기를 내지 못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인생의 허무'라고나 할까?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토니오 크뢰거>... 토마스 만의 대표적이 두 작품의 공통점을 찾아보자면 주인공 모두 명망 있거나 어느정도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자들로 각자의 억압된 상황 속에서 벗어나고자 갈망했던 울림이 있었다는거... 하지만 용기있게 나아가지 않았고 결정적인 순간에 머뭇거렸으며 결국 허무하게 생을 마감한다거나 귀향의 길을 떠나게 되는 씁쓸함을 담아냈다. 어쩌면 자신의 자리에서 안주했던 일상을 벗어내지 못했던 나 아닌 누군가의 삶 또하 비춰낸 듯... 그렇게 조용히 책 속으로 빠져본다.





언젠가 사람들 눈에 별로 띄지 않는 자리에서

아셴바흐는 존재하는 거의 모든 위대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재한다고 직접 말한 적이 있었다.

수심과 고통, 빈곤, 외로움, 나약한 신체, 악덕, 열정,

수많은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존재한다는 것이다.


5월의 무더운 어느날... 작가 아셴바흐는 도시의 산책길을 걷고 있다. 오전 내내 극도의 주의력과 통찰력을 끌어내 집필 활동을 벌였지만 거듭해서 펜을 내려놓게 되는 구절때문에 생각이 머릿 속에서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확한 의지와 예리함으로 나름 유명세를 얻어 명성을 지향했지만 다시금 생각해보니 타인의 공감을 그대로 끌어내는 진부한 재능일 뿐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감하지 못했다는 느낌에 그는 진실로 영예롭게 나이들길 바랐던 것이다.

돌아가는 전차를 기다리던 중... 그와 마주한 낯선이의 모습에 자극이 되었고 젊은 시절처럼 먼 곳으로 떠나고 싶은 갈망이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정신의 노예가 되어 인식을 남용하는 지금, 그것에 구애받지 않길 희망하며 야간열차에 오르는 아셴바흐... 그는 그렇게 베네치아에 도착했다.

베네치아가 품고 있는 고귀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던 아셴바흐... 골목마다 불쾌한 공기가 코끝에 머물렀고 흩어지지 않는 찌든 공기는 그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떠나려 했지만 그의 발목을 붙잡는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완벽한 미소년 타지오... 소년을 사랑한 그는 점점 목죄어오는 대기의 전염병 속에서 타오르는 촛불의 불씨를 잃게 되는데...



나의 가장 절절하고 은밀한 사랑은

금발과 푸른 눈의 사람들,

활기에 넘치는 밝은 사람들,

행복하고 사랑스럽고 평범한 사람들을 향합니다.


창조적 삶을 지향했던 토니오 크뢰거... 그는 오히려 예술과는 대립되는 평범한 시민의 삶을 동경하고 있었다. 성실함이 몸에 베인 푸른 눈의 소년 한젠 그리고 평범하지만 생기있는 소녀 잉게보르크 홀름... 이 둘은 토니오 크뢰거가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자신은 길을 잃고 헤매는 시민으로 결국 귀향을 통해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었던 그... 각자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고 나를 찾았던 토니오 크뢰거는 자신이 원하던 삶을 찾았을지...

이상적인 삶을 향한 인간의 고뇌는 무엇과 연결지어야 할까? 바로 행동이다. 두 작품에서 보여준 주인공은 결심은 하되 목표한 바를 향해 움직이지 않았음에 더욱 사색이 짙어졌던 것 같은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숨을 쉬는 한... 우리는 살아내야 할 것이고 의미없는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있음을 믿어 의심치 말아야한다. 아셴바흐가 낯선 이를 통해 여행을 시작했고 토니오 크뢰거가 나를 찾기위해 귀향길에 오른 것처럼 무엇이든 변화하기 위해선 행해야 함을 뇌리에 새겨야 한다.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토니오 크뢰거>는 의미있는 오늘을 보내기 위한 메세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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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부 살인자의 성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5
페르난도 바예호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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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5

『 청부 살인자의 성모 』

페르난도 바예호 / 민음사





라틴 아메리카의 현대 문학을 이끌었다는 저자 페르난도 바예호... 전혀 배경지식이 없었던터라 이 책을 만나기 전에 당시의 콜럼비아의 사회와 정치상황을 만나봐야 했다.

1970년~1990년대 초반, 세계적 마약조직인 '메데인 카르텔'은 콜롬비아 뿐만 아나나 전 세계적으로 끼쳤던 영향이 상당하다고 한다. 폭력과 마약 조직이 커지면서 형성된 도시가 바로 메데인이었고 그곳은 내전을 피해 도망한 이주농민과 그들의 자손들이 유입되어 빈민층의 작은 도시를 형성하고 있었다. 당연히 생존을 위해 많은 젊은이와 아이들이 범죄와 마약거래의 주춧돌이 되면서 무력 충돌이 빈번한 범죄도시를 형성했다는거... 게다가 그곳의 수장이자 마약왕으로 일컬었던 파블로는 어쨌든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빈민층의 지지로 적지않은 조직을 만들었고 불법취득의 일부를 빈민층에게 나눠줬으니 대립하는 정부조직과 게릴라조직의 대립은 불보듯 뻔했다는 점이다.

<청부 살인자의 성모>는 타향 생활을 했던 화자인 '나'가 오랜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격정의 노년을 보내며 던지는 한탄과도 같았다. 문답 형식의 대화체에다 말 하는 도중 삼천포로 빠지기 일쑤인 노인의 끝없는 잔소리와도 같았는데 그가 쏟아내는 거침없는 분노는 혼란의 시대를 재현하고 있는 현대와 연결짓는 듯 했다. 망가진 나라에 대한 혐오의 시선이란 표현이 이 책을 한문장으로 설명하기에 딱 들어맞는듯... 적지않은 기간동안 내전을 겪었던 콜롬비아의 실상을 들어보기로 한다.





각자 자신의 별이 있다는 게 사실이라면,

넌 몇 개의 별빛을 껐을까?

네가 가는 속도로 너는 하늘을 죽일 거야.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는 정부를 이끄는 멍청한 호모와 처벌할 수 없는 헌법을 날조한 자, 그리고 달러를 세탁하고 마약 등의 부당 이득을 취하는 세금 강도들이라는 한탄인 목소리였다.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산업은 망가지고 가게는 쉴새없이 습격을 받았으며 서비스업이라 쳐도 값을 지불하지 않는 곳... 그래서 약탈과 도둑질을 일삼고 마음에 들지않으면 거침없이 머리 한 가운데 총알을 박아버리는... 이곳이 바로 메데인이란 곳이다.

늙어 죽기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나'는 친구 '알렉시스'를 만나 사바네타로 향한다. 이곳의 가난한 주민들이 그나마 잘하는 것은 아기를 갖는 것과 매주 화요일이 되면 성모에게 더불어 비는 것뿐... 삶을 책임지는 이가 빈민가의 아이들... 바로 그 아이들이 청부 살인자였다. 게다가 이곳은 아무런 제약을 할 수 없는 곳으로 '눈에는 눈'의 법도, 믿음으로서의 갱생도 모든 본질이 부정되어있는 그저 범죄의 현장이었던 것이다. 불손하게 눈을 마주치면 눈알을 뽑아버리고 욕이라도 들었다싶으면 거침없이 총을 드는 곳... '나'가 지나치듯 한 마디를 던지면 어린 소년 '알렉시스'는 거침없이 죽여버리고 만다.

<청부 살인자의 성모>에서는 처음부터 '나'라는 존재가 콜롬비아의 기억이며 양심이다 얘기했던 그는 폭력과 마약 범죄의 실상을 보여주며 통제성을 상실한 부패한 정치 그리고 가난에 찌들어 사회상을 상실한 인간의 추악함을 그려내고 있었다. 또한 순수함을 지녔던 '알렉시스'의 눈을 통해 그곳의 상처입은 아이들과 옳고그름의 부재를 말하면서 현시대의 상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두운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적나라하게 그려낸 문학이었다.





[책을 좋아하는 친구가 선물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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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의 장원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8
윌리엄 허드슨 지음, 김선형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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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우정은 깊어졌지만,

그럴수록 그의 숨겨진 과거에 대한 막연한 짐작,

뭔가 비상한 체험을 통해

심오한 변화를 겪고 삶의 궤적이

영영 달라졌을 거라는 짐작이 잦아들기는커녕

오히려 더 깊어지고 선명해 졌다.



서문에서 말하는 화자는 1887년에 만난 '아벨'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그는 베네수엘라 사람으로 조지타운의 이방인이었지만 개인적인 매력과 친절한 성정과 매너로 인기가 좋았기에 관계가 두터워지게 되었다. 하지만 대화중에 원주민이란 말을 꺼낼 때마다 굉장히 정색했던 그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고 반복되는 상황때문에 둘의 관계는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 이후 사과의 편지와 다소 서먹한 분위기 속에 비밀스런 존재였던 '아벨'이 겪었던 그의 삶이 펼쳐진다.


작가 '윌리엄 허드슨'의 사후 100주기를 맞이해 새로이 번역되어 출간된 <녹색의 장원>...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아벨'의 삶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두 영혼을 하나로 묶어줬던 열대림 로맨스라는 소개로 무척 기대하고 있었는데 혹시 상처만 가득한 사랑이었으면 어쩌지?하는 쓸데없는 걱정마저 들게한다. 녹색의 자연과 만나는 진실된 사랑이 아낌없이 빛나기를 바라며 책 속으로 빠져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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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7
조르주 상드 지음, 조재룡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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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저는 누구의 이름도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당신께 말할 수 있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프랑스 어느 대 도시에 부유한 은행가가 있었는데,

그자가 딸의 가정교사였던

어느 매력적인 여인을 유혹했다는 겁니다.




파머의 초상화를 그리던 로랑은 그에대한 편견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거액의 재산을 소유한 부르주아 파머는 공정하고 관대했으며 테레즈와 어떻게 인연이 닿았는지에 대한 고백을 하게 되는데 마치 심연을 울리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는거... 이후 초상화를 완성하고 이탈리아로 떠나야 하는 파머는 진심으로 로랑에게 따뜻한 조언을 남기게 된다.

바로 테레즈 출생의 비밀과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았던 그녀의 삶... 프랑스 대도시 부유했던 은행의 사생아... 비열한 포르투갈 귀족과의 결혼은 그녀를 파멸로 몰아쳤고 지키고자했던 아이와 끊임없는 인내로 버텨냈던 그녀의 아슬한 삶이 지금의 그녀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여성으로서 견뎌내야 했던 마음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험난했던 테레즈의 삶은 가슴이 미어질 정도로 아팠다. 어떻게 보면 남자라는 족속이 지긋지긋하기도 할 것 같은데 그녀의 헌신과 인정은 그야말로 흐르는 호수와도 같았다. 차가운 말로 거침없는 밀당을 했던 로랑은 과연 마음이 움직였을까?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라는 칼릴지브란의 시처럼 조금은 용기를 내어 진심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바람이 간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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