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가 사라지던 밤 1 나비사냥 3
박영광 지음 / 매드픽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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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사냥 SEASON3

『 소녀가 사라지던 밤 1 』

박영광 / 매드픽션

범죄현장의 긴박함과 사건의 진실을 끌어내는 트릭이 무척이나 섬세하다. TV를 켜기가 두려울정도로 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지는 잔혹범죄... 최근 인하대 성폭력 사건으로 떠들썩한 지금... 미연에 방지하자며 '성폭력 예방 특별 교육'이라던지 감시 시스템을 강화하겠다던지 입으로만 떠들고 결국 매번 뒷북만 치고 있는 현재의 사태를 보면서 아이 스스로가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가정에서 단단히 교육시키고 있는 요즘이다. 사건의 개요와 과정은 무시한채 가해자뿐만아니라 피해자의 신원도 파헤치고 있는 2차 가해를 보며 제재하지 못하는 무력함에 속만 태우고 있다.

<소녀가 사라지던 밤>은 현직 형사인 저자가 직간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실감나는 현장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내고 있다. 형사들의 인간적 면모도 옅볼수 있어서 좋았지만 얽히고설킨 미제사건의 잔혹함과 여전히 자행되는 범죄를 보면서 오소소 소름이 돋기도 하였다. 벼랑 끝에 선 그들은 과연 진실을 드러낼 수 있을지 궁금해 지는 순간이다.





초등학교 친구 사이인 실종자들은

당일 놀이터에서 함께 놀다가

불상의 이유로 현장에서 사라짐.

최초 가출신고로 집을 나간 후

하루가 지나 신고 접수.

용의자 긴급체포했으나 혐의점 발견하지 못함.

가출 의심



7년전 어느 자정즈음... 여자아이들이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단순 가출이라 생각했지만 소녀들의 흔적은 찾지 못했고 CCTV의 분석을 통해 김동수라른 인물을 수사했지만 혐의점 없음으로 수사가 마무리되고 만다. 당시 그가 범인이라고 확신했던 형사 태석은 무죄를 받은 김동수의 조롱섞인 언행을 참지 못해 폭력을 휘둘렀고 결국 지방으로 내려오게 된다. 이후 미제사건으로 종결된 사건은 김동수의 사망사건을 계기로 다시금 수면위로 올라오게 되는데...

흔적도 없이 사라진 소녀들의 시신조차도 찾지 못한 사건... 이 사건으로 인해 두 가정이 무참히 무너지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실종된 아이의 어머니는 음독을 했고 얼마후 아버지도 자살하고 말았는데 혼자 남겨진 딸은 그야말로 지옥같은 삶을 살게 된다. 또한 다른 소녀의 어머니는 정신줄을 놓은 상태... 살아있는 것 조차 죄스러웠던 아버지 임춘석이 김동수를 몇년간 찾아다닌 끝에 그를 사망케 했다는 사실... 이렇게 사건이 종결되는 듯 하지만 <소녀가 사라지던 밤>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너무나 친절하거나 경계선을 두고 있는 사람은 뒤가 구린 놈이다. 범죄스릴러를 읽으면서 매번 느낀거지만 권력이란 무기를 장착한 사람은 정말이지 화가 치밀정도로 침착의 가면을 쓰고 있다. 문제는 권력의 힘이 과연 어디까지 뻗쳐 있을지 소름끼치도록 두렵다는거... <소녀가 사라지던 밤> 1편에서는 용의자로 지목된 김동수가 피살을 당하면서 7년전 미제사건과 연결된 인물들의 흔적을 파헤친다. 과연 이어지는 다음편에서 어떠한 진실과 마주할지... 진짜 악마의 가면이 벗겨질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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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탑의 라푼젤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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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망탑의 라푼젤 』

우사미 마코토 / 블루홀6




아이들은 죽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전망탑의 라푼젤>을 시작하기 전... 이 메세지 하나만으로 가슴의 웅어리가 퍼져 울컥함이 올라와 단단히 이성의 끈을 붙잡아야 했다. 코로나로 인해 멈춘듯한 세상을 살았던 우리는 사회의 약자나 복지 사각지대의 어려운 사람들을 보게 되었고 이를 시작으로 가감없이 드러났던 사건사고는 그야말로 혀를 내두를 정도의 잔혹한 행위에 몸서리를 치기도 했다. 인간으로 태어나 어떻게 이렇게나 잔인할 수 있는지... 도대체 어떤 죄책감없이 그런 행위들을 할 수 있는지...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특히 이 책에서 다뤘던 아동범죄는 다음 페이지를 넘기기가 두려울정도로 공포스러웠고 처절한 환경이 주는 가슴아픈 사연들이 담겨져 있었는데 한참을 머뭇거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는거... 혹시라도 아동학대에 대한 아픔이 있는 독자가 읽게 된다면 이 책에서 보여주는 깜깜한 어둠보다 전망탑에서 쏟아지는 빛을 마주하길 간절히 바라 본다.

세계 모든 아동의 인권을 보호하기위해 UN에서는 아동 권리 협약이란 국제 협약을 만들었다. 아동을 18세 미만을 기준으로 하여 부모의 소유물이 아닌 저마다의 인권을 가진 존재이며, 마땅히 누려야 할 생존과 발달을 통해 폭력과 방임이 아니 자유를 마땅히 누려야 한다고 정의했다. <전망탑의 라푼젤>에선 이 모든 것을 무시한 채 대물림되는 폭력으로 희망을 빼앗고 날이 갈수록 더욱 잔혹해지는 청소년의 잔혹행위는 여성으로서의 의지를 상실시키게 만든다. 방임과 폭력으로부터 살아남기위한 아이의 사투를 보여주고 불임부부의 눈을 통해 생명존중의 의미를 깊이 새기게했던 소설... 이 책은 미스터리지 소설이지만 모든 어른이 만나야 할 책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저자 또한 살아가는 것을 포기하지 말라며 쉼없이 희망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기를 전하고 있었다.




가슴속에서 뭔가가 불끈 고개를 들었다.

분노도 연민도 아닌 감정.

굳이 따지자면 욕구다.

지금 눈앞에 쓰러져 있는 어린아이에게

이 세상의 상식이 통하는 곳임을 알려 주고 싶은 욕구.

아이가 절망이라는 이름의 감옥 속에 갇혀 버리기 전에

그것을 알려 주고 싶었다.




아동 학대 문제를 전담하는 상담소 직원 마쓰모토 유이치... 그와 연결되어 시에서 운영하는 아동 가정 지원센터의 마에조노 시호... 낙후된 이 지역은 세계의 이방인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난과 불안만이 존재하는 작은 어둠의 세계와도 같았다. 몸은 하나지만 여러사람의 몫을 감당해야 했던 그들은 문전박대는 물론이고 현장에서 싸움을 말리다가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거침없이 가해지는 폭력의 현장에서 당장 구해내기 어려운 자신의 처지에 울분을 토로하기도 하며 최대한 이성적으로 해결하고자 하지만 폭력이 생활화 된 사람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거... 과연 이들의 행보가 작은 빛을 발하게 할지 궁금해진다.

부모의 잦은 폭력으로 어디하나 성한 곳이 없는 이시이 소타... 필리핀 엄마에 얼굴조차 모르는 일본인 아버지 얼른 돈을 벌어 거지같은 이곳을 벗어나고자 했던 카이... 친오빠에게 유린 당하고 성적인 물건으로 취급받았던 나기사... 유일하게 어른이지만 불임치료에 지친 이쿠미와 게이고... 간략한 소개지만 부족한 글재주로 표현할 길 없는 잔혹범죄에 그저 떨리는 손을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 빼놓을 수 없는게 있다면 그 뒤의 반전... 이 반전을 통해 독자의 아픈 마음 또한 달래주고 있는 <전망탑의 라푼젤>은 정말 충격의 걸작 미스터리라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동학대와 범죄 사건들의 원인이 빈곤과 폭력의 대물림으로 본다면 이는 어처구니없는 핑계일뿐이라 말하고 싶다. 어떻게든 아이를 갖고 싶었던 이쿠미는 아무렇게 임신하고 중절수술을 받는 청소년과 낳아 기른다고 해서 함부로 폭력을 행사했던 이시이의 가족을 보며 거침없는 혐오감을 드러낸다. 아이에게 가해지는 잔혹 범죄에 합리적인 해결방법을 찾지못하고 그저 법망을 피해가는 법이란 잣대에 겉돌고 있는 현 사회를 보며 무력감을 느낄만도 했기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화가 치밀었지만 아무것도 하지않는 어른들... 그리고 힘을 쓸 수 있음에도 손 놓고 있는 권력자들의 무능력을 증명하듯 범죄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 화가 치밀기도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망탑의 라푼젤>은 빛 하나 들지않는 어둠 속에서 쉼없이 작은 희망을 찾으려 무척이나 애쓴다. 이곳을 벗어나면 좀 더 나은 삶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부족하지만 관심을 가져주는 누군가의 존재로 아직은 이어져 있는 꿈을 잡고 살아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작은 의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현대사회의 어둡고 혹독함 속에서 제발 아이만큼을 살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던 소설 '전망탑의 라푼젤'... 이 세상의 모든 어른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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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자연에 기대어
레이첼 카슨 외 지음, 스튜어트 케스텐바움 엮음, 민승남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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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izing Nature

Essays on Truth, Spirit, and Philosophy

『 경이로운 자연에 기대어 』

레이철 카슨 외 / 작가정신






7월의 여름은 무척이나 부산하지요. 장마와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곳을 찾는 우리 인간들은 결국 자연을 찾게 되니까요. 삶에 지친 우리들의 휴식처는 푸르른 자연이란 사실... 너무나 당연한 듯 하죠? 하지만 마음대로 즐기고 쉬었던 소중한 공간에 남는 자취는 쓰레기뿐이라는 씁쓸한 현실을 부정할 수 없듯 인간이 자연에게 대하는 거추장스러운 행태는 다시 나에게로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경이로운 자연에 기대어>는 새로운 지질시대의 개념으로 자리잡은 인류세를 말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할 인간의 성찰을 그려낸 에세이로 스무편의 글이 들어있습니다. 저마다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각 저자가 자신이 느낀 자연의 신비와 혹독함의 일상에서 자신이 누렸던 자연친화적인 삶을 들려주었는데 여러가지 감정이 뒤섞여 사색의 시간을 갖게하였지요. 인류의 급격한 발달로 파괴된 지구...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닌 돌이킬 수 없을정도로 훼손된 환경 속에 앞으로 인간이 치러야할 대가가 얼마나 클까요? 이제 더이상 간과할 수 없는 상태로 훼손된 자연을 어떻게 되찾아야할지 과제를 남겼던 책이었답니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고

정복의 대가가

인류의 파멸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너무도 부족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에게 최후의 비극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바다의 물이 증발하여 구름이 되고 기온의 차이로 비를 내려 가물었던 땅을 적셔주는 자연의 순화는 이론적인 것뿐... 인간은 이를 거슬러 자연 또한 인위적으로 조정하려 합니다. 또 감당할 수 없을만큼의 인구증가와 급변하는 산업으로 인해 인간이 얼마만큼 자연을 파괴했는지 보여주고 있지요.

특히 레이철 카슨이 "자연은 인간이 만들지 않은 부분이다"라는 말에 수많은 의미가 함축되어 대가를 치러야할 인간에게 경고의 메세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에 이어 후안 마이클 포터 2세는 "자연은 어느 편도 들지 않는다"며 그저 눈부신 모습으로 용기있는 사람을 인도한다고... 그저 존재하는 자연은 항상 제자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가만두지 않는 인간들은 무참히 그리고 거침없이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고 말이죠. <경이로운 자연에 기대어>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들리시나요? 아마도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고만 있겠지요.

이 책을 읽는 독자인 나 또한 안락한 삶을 위해 자연으로 회귀했다고 생각했지만 여기 또한 변혁의 도시를 만들기위해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세상이 멈추면서 앞 마당에 텐트를 치고 나름 홈캉스를 보냈지만 초록의 자연과 드넓은 바다의 유혹은 여전히 거부할 수 없는 유혹에 시달리고 있지요. 이제 되었다 마음을 놓았더니 또다시 되풀이되는 전염병의 악순환을 보면서 무자비한 진화의 대가를 제대로 치르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디 바라는 바가 있다면 다시금 자연과 어우러지는 삶을 살았음 좋겠습니다. 자연이 우릴 기다려주고 있을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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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
제인 오스틴 지음, 송은주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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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컬렉션

『 설득 』

제인 오스틴 / 윌북






기특하게 잘 성장해서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게 했던 책... 어쩐지 소설의 도입부분에서 첫째부터 막내까지 읊어대더니 역시나 둘째의 설움을 그대로 보여줬다. 열 여섯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권한을 물려받은데다 미인이기까지 한 엘리자베스 그리고 천덕꾸러기처럼 철없는 동생이었지만 가장 먼저 결혼 해 그런대로 지내는 막내 메리, 고귀하고 다정한 성품을 지녔지만 거침없는 무시와 모든걸 양보해야했던 둘째 ... 다른건 몰라도 읽는내내 앤만 잘됐음 좋겠다고 간절히 바랐다.

어쩜 그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앤은 월터 엘리엇 가문에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로 성장했다. 딸만 셋이니 가문의 대를 잇지는 못하겠지만 나름 높은 지위의 집안과 연결되 체면치레는 해야한다는 아버지 월터는 겉치레만 번지르르한 허영심 가득한 인물이었다. 그러니 읽는 책이라곤 준남작의 명부로 작위에 맞는 이를 짝으로 기록하길 원했다는거...

<설득>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중에서 가장 완벽하다는 평을 들었던 작품으로 당시 영국 귀족사회의 모순과 허위의식 그리고 존재하지 않았던 여성의 권위를 그려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의지했던 인물의 설득으로 손을 놓았던 사랑... 한참의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났을 때, 그 사랑이 변치않았음을 알았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할까?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본다면 절대 가능하지 않았겠지만 우리의 제인 오스틴이기에 조금은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럼, 보이고말고요.

당신 표정만 봐도 어젯밤 세상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람,

온 세상 나머지 사람을 다 합친 것 보다도

지금 당신의 관심을

더 많이 끄는 사람과 함께했다는 걸 알 수 있지요.



서머싯셔 켈린치 홀의 월터 엘리엇 경... 아들이 없던 그는 월터2세의 증손자인 윌리엄 월터 엘리엇을 상속인으로 하여 엘리자베스와 연결지으려하지만 어떤 사유에서인지 만날 기회가 없었다. 또한 신분에 가치를 둔 그였기에 준남작의 위엄을 유지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형편이 어려워지게 되었고 지출을 줄이기위해 잠시 다른 곳에 정착해야만 했다.

한편 어머니의 절친한 친구 레이디 러셀은 레이디 엘리엇이 사망한 뒤로도 그들과 가까이 지내며 적지않은 도움을 주었는데 분별있는 훌륭한 성품의 소유자로 미운오리와도 같았던 앤을 특별히 아꼈다. 앤 또한 자신을 무시하는 가족보다 그녀와 함께 지내면서 레이디 러셀을 믿고 의지했지만, 첫사랑이였던 웬트워스가 낮은 지위를 가졌다며 결혼을 반대했던 그녀의 설득을 저버리지 못해 그의 손을 놓고야 말았다. 하지만 8년이 지나 다시 만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이제부터 본격적인 밀당이 시작되는 <설득>... 누가 더 작위가 높은지 그리고 재산이 많은지에 대한 저울을 놓고 부끄러운 만남이 오가게 된다. 이것이 정말 사랑인걸까?라고 의심에 의심을 더한 이들의 만남은 시커먼 속내가 훤히 들여다 보일정도니 말이다. 사랑이었지만 오만함으로 인해 입밖으로 사랑이라 말하지 못한 남자... 그리고 목적을 이루고자 신사의 가면을 쓴 남자의 친절을 과연 앤은 알 수 있을까? 여전히 자신의 입장보다 타인을 배려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마음을 드러내지 못했던 앤... 끝까지 조심하고 인내해야 했으며 가족의 차가운 시선을 외면하지 못했던 그녀의 마음... 이제는 자신의 삶을 돌봐야 한다고 열렬히 응원한 독자의 마음을 외면하지 않기를 한없이 바라게 했던 작품이었다.

조심스럽게 드러냈지만 그럼에도 사랑이었기에 참 다행이었다. 한 평생을 살면서 사랑이란 이름으로 수많은 감정의 변화를 겪으며 살아가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소중한 건 진정으로 내가 원한 사랑이라는 것이다. <설득>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던 이유는 가족에게 인정받지 못한 그녀가 타인의 작은 인정만으로도 행복을 느꼈던 순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보여지는 그대로 말했을 뿐인데 그녀에겐 감동으로 전해졌으니 칭찬에 목말랐던 앤의 모습에 독자인 나를 마주했던 시간이기도 했다는거... "존재하지 않아도 끝까지 오래 사랑하는 것!" 이 사랑을 마음껏 응원하고 싶은 '제인주의자!' 이 책 먼저 만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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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작하는 일리아스 - 호메로스가 들려주는 신과 인간의 전쟁이야기 지금 시작하는 신화
양승욱 지음 / 탐나는책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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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호메로스가 들려주는 신과 인간의 전쟁이야기

『 지금 시작하는 일리아스 』

양승욱 / 탐나는책






역사는 신화가 되었고, 신화는 역사가 되었다.



최근 트로이 전쟁을 중심으로 한 도서를 여러번 접하게 되었다. <지금 시작하는 일리아스>를 소개하자면 신과 인간의 대립으로 그리스로마 신화의 커다란 일대기를 단 한권으로 집대성한 책이라 말하고 싶을 정도로 짧고 굵게 정리해 놓았다. 특히 이해가 쉽도록 책 속에 명화까지 첨부해 놓아 머릿속에 영상을 그리며 만날 수 있게 시간가는줄 모르고 단숨에 읽어나갔다는거... '일리오스의 이야기'란 뜻으로 일리아스란 트로이의 성, 일리오스에서 유래되어 기원전 8세기에 구전으로 전해오다 기원전 6세기에 문자로 기록되었다고 한다.

<지금 시작하는 일리아스>는 한 여인의 납치가 발단이 되어 전쟁이 시작되었고 10년에 걸친 참혹함의 중심엔 아킬레우스의 거침없는 분노와 복수를 보여주고 있으니 이야기를 몰랐던 독자들에게는 놀라움을 그리고 알고 있음에도 다시금 잊혀지지않는 문체로 새겨질 것이다. 이 책을 더 재미있게 만나고 싶다면 신과 인간이 예언한 인물의 운명이 그대로 맞아떨어지는지 주시하며 읽으면 더욱 흥미로울 것이다. 자~ 지금부터 트로이 전쟁의 대서사시를 만나러 가보도록 한다.





아킬레우스가 창을 들고 사방을 내달리며 트로이군을 죽이니

검은 대지에 피가 내를 이루었다.

하지만 그의 공격은 멈출 줄 몰랐다.

그에겐 오직 진격만이 있을 뿐이다.



바다의 여신 테티스의 아름다움은 올림포스 남신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녀에게서 태어난 아들은 아버지보다 더 강하고 위대해진다는 프로메테우스의 예언에 제우스 뿐만 아니라 다른 신들과의 결혼도 허락할 수 없었다는거... 그렇게 테티스는 프티아의 국왕 펠레우스와 결혼하여 아킬레우스를 낳았다. 그 또한 용맹스럽지만 트로이 인의 화살에 목숨을 잃을 운명이라 했다.

한편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의 파리스는 나라를 멸망시킬 운명을 타고 났기에 양치기에게 길러졌지만, 출생의 비밀을 알고 난 뒤 아프로디테에게 황금사과를 건네며 스파르타의 메넬라오스 왕의 아내인 헬레네를 빼앗게 된다. 이것이 트로이 전쟁의 시작이었고 그들을 멸망의 길로 이끌게 되었다는거... 피비린내 나는 전쟁은 계속되었고 10년이 되는 해, 그리스는 승리를 거두었다.

트로이 전쟁의 중심에는 아킬레우스와 그의 부관 파트로클로스를 빼놓을 수 없다. <지금 시작하는 일리아스>에서는 트로이의 헥토르에 맞서 거침없는 혈투의 현장을 실감나게 그려냈는데 한시도 손에서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그리스 문명의 서사시로 현대는 수많은 책과 영상으로도 만날 수 있지만 이 한권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는거... 아킬레우스의 울부짖음과 거듭되는 전쟁의 잿빛 구름은 처참함 그 자체였고 아픔이었다.

시작은 여신들의 질투였다. 축하자리에 초대받지 못했던 에리스의 황금사과는 여신들의 불화를 가져왔다. 헤라의 부귀영화나 아테나의 영웅을 뒤로하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게 해준다는 아프로디테에게 황금사과를 주어 스파르타의 왕비인 헬레네를 데리고 왔다는 점. 되돌릴 수 없는 재앙의 중심이 되었던 그의 어리석음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보아야 할 것인지... 아직 트로이 전쟁의 서막을 만나지 못한 독자라면 <지금 시작하는 일리아스> 먼저 만나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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