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과 분노 열린책들 세계문학 280
윌리엄 포크너 지음, 윤교찬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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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시선으로 미국 남부 사회의 실상을 보여준다니 무엇과 마주하게 될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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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령 1
전형진 지음 / 비욘드오리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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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주령 1 』

전형진 / 비욘드오리진




"희망이 보이지 않는 세상, 미래가 사라진 암울한 시대..."라는 메세지에 눈이 크게 떠진다. <금주령>은 드라마원작 소설로 곧 영상에서도 만날 수 있겠지만, 미래가 없는 암울한 시대라는 말에 현재의 상황을 마주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역사란 과거의 기록으로 잘못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노력이었으나 현실과 다를 바 없는 탐관오리의 거침없는 불법 행위를 보며 혀를 차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가가 존재한다는 것은 불의에 굴하지 않았던 의인들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고 얽히고설켜있는 권력의 무리가 어떤 최후를 맞이하게 될지 기대하며 끝까지 지켜볼 생각이다.


<금주령>은 조선 21대 왕 영조의 시대로 붕당정치의 폐단으로 정치적 싸움만 난무했던 시기로, 당시 당권을 장악하고 있었던 노론은 경종에 이어 연잉군을 왕으로 세워 그들의 꼭두각시를 만들려 했고, 영조는 그들의 꼭두각시가 되지 않기 위해 그리고 국가의 기강을 바로잡고자 금주령을 선포한다. 과연 왕권의 힘을 되찾으려하는 자와 이를 기회로 자신의 배를 채우기위한 치졸한 권력자들의 싸움 중 누가 승기를 들 것인지 무척 기대된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도적이 관복 입은 도적이라 하지 않는가.

곳곳에 관복 입은 도적떼가 우글거리는 와중에도

당주 같은 이들이 있어 백성이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겠지.

부디 내가 못하는 일을 그대가 대신해주시게.



야생에 그늘지고 습한 곳에너 자라는 식물, 중풍과 간질 그리고 통증완화에 효과가 있지만 잘못쓰면 구토와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약재료로도 쓰인다는 약초... 슬픔을 흩어버린다는 뜻을 가진 산곡주는 백선당 가문의 술제조 비법이다. 한번에 삼백개만 제조하며 거한 웃돈을 붙여서 팔아먹는 이들도 존재한다고 하니 그 맛이 이름과도 같도다.

한편 원래 금주령의 의도는 흉년이 들어 먹고살기가 어려울 때 한시적으로 내리기는 하지만 밀주 유통을 막기위한 목적이라면 민초들의 고통이 클 것임을 우려했던 이들이 있으니, 바로 장붕익을 포함한 금란방 일원이었다.

어명이었지만 비밀스레 움직여야했고 드러나 있는 실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연결된 자들을 찾을수록 처참한 현실과 마주해야 할 수밖에 없었다는거... 나라의 녹을 먹는 자가 불법을 종용하고 흔적을 숨기기위해 살생을 일삼았으며 그 영향력이 어디에까지 뻗쳐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결국 피비린내나는 혈투에 정의는 그렇게 무너져 버리고 만다.

실감나는 현장을 그려낸 <금주령>은 훤히 보이는 불의에도 불구하고 눈과 귀를 닫아버렸던 권력자의 행태에 화가 치밀어 오르게 했다. 어명으로 금주령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관아의 아전이 불법으로 제조하라 종용하고 더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새치혀를 내두르고 거절하면 바로 보복행위를 강행했다는거... 금주령 1권에서는 정의의 패배를 맛보았지만 그들의 후손이 남아있다는거... 과연 다음 이야기에서는 불의에 맞선 후련한 최후를 맛보게 될지 빠르게 결말을 확인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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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사카모토 유지.구로즈미 히카루 지음, 권남희 옮김 / 아웃사이트(OUTSIGHT)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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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노벨라이즈

『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

사카모토 유지 원작 각본 / 구로즈미 히카루 글








가장 아름다울 때 꺾이고 마는 꽃 그리고 곧 시들어 갈 운명...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를 집어 들고는 그들이 어떤 사랑을 하던지 제발 빨리 시들지 않기를 바랐다. 영화로도 제작되어 무척이나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공감을 사기도 했는데, 미치도록 현실적이고 달콤쌉싸름한 대사가 최고였다는 평으로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게다가 키누 역을 맡았던 배우는 일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고하니 대단한 작품임에 틀림없었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21살에 만나 25살에 헤어진 커플의 보통의 연애를 그려내고 있다. 우연한 만남에 이끌리 듯 만난 두 사람은 몇번의 만남으로 연인이 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퇴색되어가는 로맨스를 그렸는데, 격한 감정도 없고 위기의 순간조차도 없지만 마지막 또한 잘 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 젊은이의 초상과도 같아 단숨에 읽어 나가게 되었다.





무기의 마음은 여기가 아닌 어딘가에 있다.

키누의 마음은 지금이 아닌 언젠가에 있다...



'면과 여자대학생'이란 라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하치야 키누... 새로운 페이지를 위해 라면 맛집을 찾아 먹고 나오는 도중 뭇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아차! 하얀 일회용 앞치마를 그대로 두르고 나왔다.

교통량 조사 알바를 하던 야마네 무기... 보행자가 지나갈 때마다 카운터만 누르면 되니 꽤나 무기력한 상태다. 일러스트레이터로 그림일기처럼 일상을 그렸지만 아무래도 번아웃이 온 것 같다.

우연스럽지만 두 사람은 같은 장소에서 막차를 놓쳤고 아침 첫차까지 함께 시간을 떼우며 기다리기로 한다. 마치 언제라도 만났을 운명인 것처럼 텐지쿠네즈미 공연에 가기로 한거, 좋아하는 책의 성향도 그리고 영화표를 책갈피로 쓰고 있는 것도 같았다는거... 그렇게 하루를 보낸 그들은 다음 만남을 약속했고 연인이 되었다. 그리고 같이 살게 되었고...

"내 인생 목표는 너와의 현상 유지야"라고 했지만 쉽사리 열리지않는 취업문의 스트레스와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에게 익숙해져가는 지루함 등등이 얽히고설키게 된다. 무기와 키누는 "결혼이 해답일까?"라는 고민도 해봤지만 지루한 일상속에서 매일을 보내기엔 용기가 나지 않았다. 다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고지식한 얘기보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에서는 더욱 빛나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5년간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또 한번의 우연한 만남... 이만큼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과연 그들의 꽃은 시들지 않았을까? 엔딩을 확인하고 싶다면 바로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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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락의 아내
토레 렌베르그 지음, 손화수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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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5주년 기념 문학 스릴러

『 톨락의 아내 』

토레 렌베르그 / 작가정신






나는 살인자가 아니다.

사랑으로 가득 찬 남자일 뿐.



늙어 병들고 죽을 때가 되니까 이제야 용서를 구하는걸까? 부드럽게 내려뜬 눈동자의 한 남자... 그 남자는 타인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산 채로 살갗을 벗겨내고 싶고 산 채로 불속에 던져버리고 싶어했던 남자... 충격적이지만 읽는 독자로서의 나도 공감하는 바이다. 하지만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가족이라는 작은 사회조차도 어우러지지 못했던 그가 아내 잉에보르그에게만큼은 애절하게 붙들어 매었다는 점... 그런 남자를 사랑한 잉에보르그는 모든 진실을 알게 된 후 무너지게 되었던건지 아쉽기만 하다.

사람들의 기억속엔 제목처럼 <톨락의 아내>가 아닌 '잉에보르그의 남자, 톨락'으로 여겨질만큼 존재감이 없었다. 그런 그가 죽음과 마주하며 써내려간 회고록... 찰라의 잘못된 선택으로 통째로 무너진 남은 삶을 보내야했던 톨락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음... 그랬다.

나는 한 여인을 향해

이 세상의 어떤 남자보다 더 큰 사랑을 품었던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내게서 그녀를 앗아 간 그 지옥 같은 일을 증오한다.



가슴 속에 울화를 안고 사는 남자, 톨락... 그에겐 세상과 견줄 수 없는 한 여자가 있었으니 바로 아내 잉에보르그였다. 철부지 젊은 시절 불같은 사랑으로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자신의 곁으로 왔고 인적드문 고즈넉한 곳에 위치한 목재소를 운영하며 넉넉하지 않은 살림을 꾸려나가고 있다. 도시로 가자는 말에 톨락은 고개를 저었고 그녀의 부모조차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 적 없었던 그... 그는 그저 자신과 아내뿐이다. 두 아이가 있었는데도...

사람들은 아름답고 인정많았던 잉에보르그가 왜 톨락과도 같은 인간과 결혼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사랑했다. 인내와 자제를 요구했고 사랑으로 그를 어루만져 주었던 그녀...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사정이 여의치않았던 오도를 돌보자던 톨락의 말에 반대를 했고 끝까지 거부할 수 없었던 그녀는 장애가 있는 오도를 돌보게 된다. 살인자가 아니라 외치며 그녀를 앗아간 그 지옥같은 일이 과연 무엇일까?

<톨락의 아내>는 사랑이지만 소유를 위함이었고 더나아가 복종을 위한 과욕이었다. 제 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음에도 불안을 자아냈던 소설... 살인을 했으면서 살인자가 아니라고 말하는 그의 말투가 너무나 차분하고 감미로웠기 때문일까? 용서할 수 없는데 인정을 바라고 여전히 아내에 대한 갈망으로 사랑을 외치는 그를 보며 어찌할 바를 몰랐던 것 같다. 생소한 전개에 심리적으로 내적 싸움을 했으며 적지않은 생채기를 남겼던 소설이었다. 난 그를 끝까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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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로맨스
앤 래드클리프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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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속의 로맨스 』

앤 래드클리프 / 고딕서가







'검은 담즙'이라는 뜻의 '멜랑콜리'는 본래 고대 그리스의 의학 용어로 감정의 의식이 쇠락된 상태 그리고 희망을 보이지 않는 상실의 상태로 우울적 기질을 보이는 사람에게 쓰였던 단어다. 그만큼 이 책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18세기 여성의 모습이 남성들에 의한 탄압 그리고 욕망의 대상으로 절제된 여인으로서의 미덕만을 추구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나에게 생소했던 멜랑콜리라는 감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고 책 속의 그녀가 자신의 감정을 이 단어 하나만으로 표현했기에 특히 궁금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숲속의 로맨스>는 검은 탑에서 벌어지는 초자연적 현상을 보여주면서 기이한 사건의 실마리가 되기도 했던 결정적 증거를 드러낸 소설이다. 무엇보다 중세적 배경과 그에 연결지어진 공포 또한 저자만의 색으로 마지막까지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는점...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마무리 지었던 진정한 호러라고도 소개할 수 있을 듯 하다.





게다가,

이 수도원은 초자연적인 힘의 보호를 받고 있어요.

이 지역 사람들 누구도 감히 다가오려고 하지 않던걸요



폭풍이 몰아치는 어두운 밤... 이내 떨어지는 빗방울은 가차없는 빗줄기가 되었고 고즈넉한 어둠을 뚫고 도망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피에르 드 라 모트다. 그는 쾌락의 낭비습관으로 재산을 탕진하여 더이상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도망자의 신세가 된다. 마담 라 모트 그리고 하인 두 명과 함께...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에 한줄기 빛이 보였고 잠시 쉬었다 갈 요량으로 그곳의 문을 두드렸지만 결국 갇히고야 만다. 얼마지나지않아 여자의 울음소리가 들렸고 젊은 여자를 내팽겨치며 다시는 자신의 눈에 띄지 않게하라는 조건 아닌 협박으로 떠맡겨진다.

자신을 아들린이라 소개한 젊은 여자는 수녀가 되기를 거부했단 이유로 아버지로부터 복수의 위협을 받으며 버려졌다고 한다. 처지가 이러하니 제발 함께 떠나게 해달라고 말이다. 불안하긴 했지만 그녀를 데려가지 않으면 벗어날 수 없다는 판단에 같이 도망자의 신세가 된 그들은 고즈넉한 숲속에 우뚝 솟아오른 검은 탑을 발견하게 된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검은 탑의 주인 몽탈 후작에게 발각된 그들... 후작은 아들린을 보는 순간 소유욕이 일었고 도망자인 라 모트를 이용해 그녀를 겁탈하려 한다. 처음에 거처를 허락해준 몽탈 후작에게 존경심을 느꼈던 아들린은 점점 혐오감에 물들어갔고 결국 탈출을 시도한 그녀를 도와준 후작의 젊은 기사 테오도르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신기하고도 기이한 점은 지금까지 소개한 내용이 도입부일뿐이다. 

<숲속의 로맨스>는 공포인가 아니면 로맨스인가? 두 장르의 협연이 무척이나 매력적인 작품이다. 여성은 복종의 시녀가 아니며 욕망을 해소하려는 도구도 아니다. 이상적인 여성이 마치 남성의 소유물 마냥 이성이 없는 인형 또한 아니다. 저자 앤 래드클리프는 이 작품을 통해 당시의 가부장적 요소를 드러내어 시대의 변화를 추구하려 했던 건 아닐까 싶다. 여성을 박해하여 얻어낼 이익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특히 <숲속의 로맨스>는 책 속의 주인공뿐만 아니라 조연 그리고 엑스트라까지도 저마다의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뛰어난 작품이라 말하고 싶다. 표지 속 검은 탑에 갇힌 그녀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될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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