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열린책들 세계문학 276
나쓰메 소세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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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있어서 죽음이란 반드시 피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죽음을 앞둔 이의 의지의 저하는 곧 죽음이 가까워졌음을 예견하게 된다. 요즘들어 가장 듣기 무서운 소리가 바로 남겨진 누군가를 잘 부탁한다는 말... 죽음이란 것은 알고 이미 알고 있음에도 사람을 당황스럽고 불안하게 만드는 일인 것 같다. 어쩌면 미리 예견된 죽음은 모든 것을 정리하고 떠나는 후련함을 줄 수도 있겠지만 글쎄...


대학을 졸업한 '나'는 고향에 돌아와 지병을 앓고 계신 아버지를 보살펴 드리지만 대학을 졸업했으니 스스로 자립을 해야한다며 '선생님'께 일자리를 알아봐 달라는 편지를 쓰라는 부모님... 한번은 썼지만 아버지의 병환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차에 아버지는 어머니를 부탁한다는 말을 남긴다. 그리고 '선생님'으로부터 도착한 장문의 유서...


총 3부로 쓰여져 있는 <마음>의 시작은 마지막 장이었다. 세상을 등졌던 '선생님'의 과오를 딛고 '나'는 대범하게 세상과 마주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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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리턴즈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나토리 사와코 지음, 이윤희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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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리턴즈 』

나토리 사와코 / 현대문학






난 지금 무척 짜증이 나 있다.

뭐~ 이정도의 권태는 원래부터 있었겠지만 장기화 되는 코로나란 전염병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차곡차곡 쌓였던 것 같기도 하다. 이러한 허무는 나 뿐만이 아니라 현재를 버텨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적용되는 사실일지 모르나, 그나마 나는 단독에 거주하고 있다는 이유로 나름 전원생활을 즐기며 여름엔 홈캉스를 즐기고 함박눈이 가득 내리는 겨울엔 커다란 눈사람을 굴려 마당에 우뚝 세워 놓기도 했다. 그 모두가 부러워했던 나의 삶... 특히 올해는 하던 일을 멈추고 쉬고 싶다는 결정에 가족 모두 동의해 주었지만 몇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쉬어 본 날이 없던 요즘... 사실 힘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머리 끝까지 달아오른 화가 언제 터질지 알 길이 없었다.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리턴즈>를 만나면서 이 모든 것이 덧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정해진 삶을 살아가기 위해 아무리 애를 써도 누구나 겪는 굴곡된 삶은 결국 나의 몫이라는 것이다. 마음 가득 채워지지 않는 만족감 말이다. 예쁜데다 성격까지 좋고 경제적 여유는 기본에다 평안한 가족이라면 몰라도 하나라도 부족하면 왠지 채워지지 않는 느낌... 결국 나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일 뿐이라는 점...

어쨌든 이 책에서 나오는 펭귄은 말 한마디 하지 않지만 "꺄아아~~~" 소리만으로 발칙할 정도로 모든 것을 해결합니다. 실종된 펭귄의 뒤를 따르다보면 모든 이야기가 하나로 연결되고 결국엔 작지않은 감동을 준다는 사실... 같이 찾으러 가지 않을래요?






머리통에 하얀 머리띠 같은 줄무늬가 있음.

신장 약 70센티미터,

오리처럼 툭 튀어나온 오렌지색 주둥이,

빗자루처럼 긴 꼬리.

꼬리가 척 들리는 순간, 배설물 발사에 주의할 것!



유다라이선 종점에 있는 우미하자마역에 분실물 센터가 있다. 빨간 머리에 불량스럽게 보이지만 정해진 규칙에 따라 성실히 자신의 일에 임하는 쇼헤이는 이곳의 역무원이다.

부모님의 재혼으로 만남과 이별을 반복했던 의붓 남매 그리고 학교 폭력으로 단체여행을 외면하고 섬머슴과 같은 여동생과 떠난 이탈... 죽음을 앞두었음에도 집에 가기 싫어했던 여환자와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의문의 남자 모히칸... 결코 연결되어 있을 것 같지 않지만 이 모든것이 연결되어 있는 믿지못할 사연들... 펭귄이 나타날 때마다 사연의 주인공들에게 전해지는 작은 감동은 지금을 버티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절실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이지만 이 작은 행복만큼은 확실하게 이룰 수 있다는 뜻의 소확행처럼, 우리가 지금 가장 필요한 작은 감동을 선사하는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리턴즈>였다. 시린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이 온 것처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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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열린책들 세계문학 276
나쓰메 소세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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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이야기 중에서 단 한 가지,

끝까지 듣고 싶었던 것은

인간은 여차할 때 누구든 악인이 된다는 말의 의미였다.


아버지가 지병으로 쓰러져 고향에 다녀온 나는 급하게 여비를 빌린 선생님 댁을 먼저 찾았다. 어느날 산책길에 집에 재산이 얼마나 있느냐 물으면서 지금부터 잘 정리해 두지 않으면 나중에 번거로운 일이 생긴다는 조언을 한다. 시골사람들이라 나쁜 사람이 아니란 대답에 오히려 그들이 도회지 사람들보다 더 나쁠 수 있다며 인간은 여차할 때 누구든 악인이 될 수 있다고 얘기한다. 나는 이 말의 뜻을 도무지 모르겠다.


솔직히 말하면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의 재산문제는 알면서도 해결하지 못하는 과제인것 같다. 이해의 배신이라고 할까? 뻔히 눈에 보이는데 그대로 둘 수밖에 없는 답답한 상황 말이다. 부모가 이룬 재산이 내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쁜 일이 벌어지면 눈에 불을 켜고 하이에나처럼 달려드는 치졸함... 그것이 바로 인간이라는 족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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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생 열린책들 세계문학 275
카렐 차페크 지음,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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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제 때가 되었고 올 것이 온 거다.

그러나 그것은 공포가 아니라, 단지 놀라움이었다.

어떻게든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빈번해진 어지럼증 그리고 세차게 뛰는 심장은 죽음의 느낌이었다. 때가 되었음에 그는 공포보다 그저 놀라움을 마주하게 되었다. 한 인간의 죽음은 어떻게 보면 경제적 사건이 일어난 것이고 그 일만 해결되면 두려울 것이 없다는 거... 혼자인 그는 이틀에 걸쳐 주변을 정리했지만 왠지 끝나지 않은 불안감에 자신의 삶을 짧고 간결하게 기록하기로 했다.


"한 인간의 죽음이 경제적 사건이다"라는 글을 보고 참으로 마음이 무겁지 않을 수 없었다. 불과 일년전에 겪은 일은 내 삶에서 전환점이 될만한 사건이었기 때문이었는데 바로 죽음에 이어진 경제적 갈등... 죽은 이는 알 길이 없겠지만 남아있는 이들의 불협화음은 쉽게 마침표를 찍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 인물이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남은 시간과 마주한 과거기록의 정리는 허탈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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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엘의 다이어리
리처드 폴 에번스 지음, 이현숙 옮김 / 씨큐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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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엘의 다이어리 』

리처드 폴 에번스 / 씨큐브



자신에게만 인색한 사랑... 이제 나에게 사랑을 채워야 할 시간이다. 보통 사람들은 이해와 배려라는 말로 타인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베풀어야 옳은 삶이라 말한다. 어떻게 보면 이 말이 모순일 수도 있는게, 나 자신의 마음이 여유롭지 못하고 부족함이 많다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생각일 것이다. 그럼에도 타인에 비해 조금 여유가 있다거나 밝은 사람일지라도 소소한 고민은 있을 터... 자신의 빈 자리를 채우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입장을 먼저 생각한다는 것은 마음의 짐을 더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노엘의 다이어리>를 만났을 때 그저 가벼운 로맨스 소설로 따스한 봄날과 무척 어울리는 책이다 싶었다. 하지만 적지않은 감동을 전해준 이 책은 진실한 사랑에 대한 다짐은 어쩌면 누군가에 강요에 의한 의무감일지도 모른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마음이 움직이는대로 살았던 것이 아니라 부모나 선생님, 혹은 지인들에 의해 옳다는 삶의 방향으로 움직였을뿐... 내 의지에 대한 것은 미처 생각해 보지도 않았는지 모른다. 그저 사회의 통념상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거... 이만큼 삶의 시간이 지나고나니 비판적 사고에 대한 판단조차 무뎌진 것은 아닐까? 어쨌든 한 편의 소설을 통해 인문학적 자신의 모습을 투영했으니 꽤나 이 책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내가 수년 전에 저질렀던 것과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말아라.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내 인생의 이야기를 쓰도록 내버려뒀어.



나 제이콥 크리스천 처처는 현재 34세로 J.처처라는 필명의 유명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자신을 결점투성이라 소개하는 제이콥은 어렸을 적 불안정한 가족사를 가지고 있었는데 불행의 시작은 찰스형의 죽음이었다. 형의 죽음으로 어머니는 전혀 딴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었고 자신의 탓이라 여긴 아버지는 결국 집을 떠나게 되었던 것... 결국 어머니의 정신질환성 구타는 제이콥을 향해 행해졌고 열여섯 살즈음 이유없이 집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다행히 좋은 사람들과 인연이 닿아 글쓰기 수업에 빠져들었던 제이콥... 지금의 유명작가로 우뚝서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크리스마스가 되기 3주전에 걸려온 전화 한통은 그의 인생을 뒤바꾸게 된다. 어머니의 사망소식을 알리며 자신은 유언 집행자라고 소개한 변호사... 상처뿐이었던 과거로 달려간 제이콥은 엉망이 된 집과 그곳을 찾은 레이첼이란 여자와 마주하게 되는데... 오래전 그의 가족과 함께 살았었던 여인을 찾는다는 레이첼과 지금의 제이콥은 '노엘의 다이어리'의 주인공을 찾아 떨림 가득한 여정을 함께 하게 된다.

세상은 무언의 약속으로 이루어진 곳이다. 내가 정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옳지 않다는 행동은 삼가하며 살고 있다는거... 하지만 내 마음은 어떨까?? <노엘의 다이어리>는 내 삶의 이야기는 타인이 아닌 나 스스로가 써가는 것이므로 내면의 빈공간을 채우는 것이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말하고 있다. 그저 이끌려 살아가는 것이 아닌 나의 삶을 그려내는 것... 그게 진정한 나이기 때문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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