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인의 사랑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장현주 옮김 / 새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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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가 열여덟 살이 되던 해...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간 조지는 다른 소년과 함께 있던 나오미를 발견한다. 그저 친구라 얘기하는 그녀는 춤을 배우고 싶다며 조르기 시작하고 점점 쪼달리는 생활비때문에 심적으로 흔들리게 되는 조지 씨... 자신의 펫으로 곱게 잘 길들이려 했지만,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사고 싶은 것도 많았던 나오미의 애교섞인 칭얼거림에 좀처럼 마음을 다잡을 수가 없었다. 오히려 조지 씨가 나오미에게 길들여 졌다고나 할까...?


앞이 뻔히 보이는 일을 보고 있노라니 속이 타들어가는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르던 순둥이를 데려다 자신에게 복종하는 펫으로 만들려 했지만, 화려한 세상을 마주한 나오미는 현란한 세계에 물들고 만다. 딴 길에 빠져 잠시 허우적거리는 듯 보이지만 자신의 외모가 빼어남을 알고 미모로 남자를 홀려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알았으니 그녀가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 책의 마지막 엔딩은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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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 부크크오리지널 3
무경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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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

무경 / 부크크




명탐정 뒤팽의 힘으로 만만치않은 유학생활을 했던 에드가 오... 어깨에 뽕을 가득 넣어 거만할 줄 알았는데 어수룩한 이미지에 2%정도 부족한 매력을 지닌 사내였다. 그럼에도 인정할만한 영어수준으로 과외를 했던지라 그정도의 어수룩함은 용서가 가능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넘의 모던 보이... 읽는내내 헛웃음이 나왔던 그의 무채색의 모더니즈은 그야말로 자신만의 색을 입히지 못했다는 점... 알면서도 어색한 매력때문에 쉼없이 페이지를 넘기는 재미가 있었다.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에서는 주인공 에드가 오가 주장하는 모던의 정의... 모던은 모든 물건이 제자리를 찾아야 하는 질서이며 이상적 존재로 모던은 존중되어야 마땅하다는 정의는 도끼 살인사건의 흔적을 찾으면서 그가 주장한 모더니즘이었다. 어쩌면 이 주장을 바탕으로 사건을 모던하게 해결할 수 있을까?라고 기대했지만 역시나 끝까지 어설펏던 유학파 에드가 오... 그의 모자란 매력과 더불어 함께 사건의 진상을 파악해 보기로 하자.





불란서에서는 혁명이 일어났을 때

단두대란 걸로 왕과 귀족들의 목을 베었다지요?

그런데 조선에는 그런 좋은 물건이 없으니

도끼로 그 썩은 놈들 모가지를 하나하나 잘라내야 할 것 같소.

썩어빠진 나뭇가지를 도끼로 쳐내듯이 해버려야지요!



서기 1929년 쇼와 4년... 에드가 오가 경성에 복귀한 해다. 경성에 돌아와 형님 오덕형과 함께 살기로 하였으나 갑작스런 혼례에 따로 하숙을 구해야 했던 그는 형님이 소개한 집을 찾아가 보기로 한다. 흙 길을 따라 걷던 그의 눈에 보인 '은일당'은 2층 높이의 수려하고 화사한 서양풍의 집으로 에드가 오의 취향에 딱 맞아떨어졌다. 무슨 수를 써서라고 그곳에 하숙하고 싶었던 그는 평범한 조선여인이었던 집주인의 딸 선화에게 과외를 해 주는 조건으로 그곳에 머무르게 되는데...

그러던 어느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거하게 술을 마신 에드가 오... 나라잃은 어수선함을 토로하며 거침없는 언행도 오갔지만 무르익은 술자리의 여파로 에드가 오는 술에 취해 그자리에서 잠들고 만다. 찌르는듯한 두통으로 눈을 뜬 그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페도라가 없어진 것을 알아채고 친구의 집으로 향하는데... 차가운 적막과 자욱한 피비린내에 기겁한 에드가 오... 곧바로 순찰에 신고하지만 범인으로 지목되어 유치장에 가둬지게 된다. 문제는 유치장에서 보내는 하루사이 또 다른 사건이 일어났다는거...

전대미문의 도끼 살인사건의 범행 도구는 같으나 뭔가 석연치않음을 느낀 에드가 오... 자신의 무고함을 밝혀내기위해 그는 에드가 알란 포 '도둑맞은 편지' 속의 뒤팽으로 '경성 유일의 사립탐정'을 꿈 꾸기로 한다. 이 어수룩한 모던남 에드가 오는 자신의 누명을 벗고 과연 진범을 찾아낼 수 있을까?

넷플릭스 드라마에 '지금 우리 학교는'을 보면 친구들이 청산이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치킨 집에서 "짠데 맛있어!'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갑작스레 이런 생각이 든 이유는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을 읽으면서 "어리바리한데 재밌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기 때문이다. 교묘한 트릭을 내세운 것도 아니고 미스터리추리를 좋아하는 독자들은 범인을 유추할 수 있었는데 오히려 반전을 찾다가 헛웃음이 나올정도로 명확하게 그려진 진범에 더 놀랐다는게 어처구니가 없었다. 어수룩하게 속여먹는 재미가 솔솔했던 국내판 살인사건... 게다가 사건을 해결하는 의외의 인물로 어쩌면 다음 사건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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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인의 사랑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장현주 옮김 / 새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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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일을 그만둬도 좋다면 내가 너를 돌봐줄 수 있어.

내가 책임지고 훌륭한 여자로 키워주고 싶어.

"나는 좋아. 그렇게만 해준다면."



조지 씨의 최초의 계획은 그저 저 아이를 맡아 돌봐주고 제대로된 교육을 받게해서 아내로 삼을 수 있지않을까?하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우리에겐 무언의 '이해'가 생기며 자신을 버리지 말라는 간절한 소망으로 법률상의 부부가 되었다. 나오미는 나의 아내이자 보물이며 장식품이기도 했던 것...

미쳐도 제대로 미쳤구나 싶었다. 조지의 이상이 서양여자였고 그에 가장 적합한 이가 나오미 짱이었단 사실... 게다가 집안 형편도 어려웠고 그녀에게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던 식구들은 그녀를 거둬간다는 조지 씨에게 거부감없이 보내줬다는 사실에 무척 절망스럽기도 했다. 목적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오미 또한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사실에 도대체 이들 머릿 속에는 뭐가 들어있지?하는 의문뿐이었다. 잘 키워 남 좋은 일 시킬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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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 부크크오리지널 3
무경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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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무고함을 밝히지 못한 에드가 오...

꺼림칙한 마음으로 은일당에 돌아온 그는 유일하게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 준 에드가 알란 포의 작품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도둑 맞은 편지'의 뒤팽을 통해 자신이 경성의 탐정이 되겠다고 선언하는데...


무척이나 반가운 작품... 참으로 촌스러운 계기지만 에드가 오는 자신의 무고함을 밝히기 위해 직접 사건현장을 조사하기로 했다. 그 이야기를 전해들은 은일당의 영돌 아범이 따라나서는데 기가막히게도 죽이 맞는다. ㅎㅎ 현장을 정리하기전에 발빠르게 조사를 해야만 했고 하나씩 드러나는 단서로 그의 무고함을 벗어던질 수 있을지...


넷플릭스 드라마의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보면 청산치킨 집에서 "짠데 맛있어!'라는 말이 유행이 되기도 했는데 이 책은 "어리바리한데 재밌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자~ 그렇다면 이제 슬슬 사건을 풀어나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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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 걸스
M.M. 쉬나르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시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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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댄싱 걸스 』

M.M.쉬나르 / 황금시간




채팅을 하면서 인터넷 게임을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특히나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데다 플레이어가 여성이라면 하늘을 찌르는 인기폭발... 그 속은 또 다른 세상으로 하나의 사회를 형성하고 메달의 색에 따라 계급이 확실히 정해져있는 신의 공간이었다. 그러다보니 처음 게임에 접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등급을 빠르게 올리기 위해 성별을 속이며 접근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는 점... 인터넷커플이나 길드를 만들어 무슨 대단한 단체마냥 무리지어 다니기 시작한다. 아! 지금 게임에 빠져있는 게 아니라 한때 나도 잘나가는 랭커였다는 건 안비밀... ㅎㅎ

어쩌면 <댄싱 걸스>는 인터넷 세상에 흠뻑 빠져있는 전 세계 익명의 누군가에게 보내는 메세지와도 같았다. 재미로 시작한 게임이겠지만 음지에 숨어있는 어둠의 계략은 어딘가에서 쉼없이 나타나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는거... 문제는 인터넷 속에서 만난 실체없는 환상의 세계를 현실로 만들고 싶어하고 자신이 어느 세계에 존재하는지 혼동하며 인간의 내면을 흔들어 댄다. 현실의 불안을 피해 인터넷 속으로 도피하는 인간들... 과연 이 책에서 말하는 미스터리한 사건은 끝이 존재하는 것일까?




춤을 춰, 나만의 꼭두각시, 내 명령에 따라.

고분고분하게.

오로지 나만을 위해.



'마틴은 자신이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이것은 범인인 마틴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자신은 사이코패스라기 보다는 연쇄 살인범의 조건과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치밀한 계산과 범행을 인지하며 죄의식을 느낀지 못하는데다 뛰어난 감정 조절과 호기심을 끌만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으니 독자로서의 나의 판단은 그가 전형적인 소시오패스라는 것이다.

실력있는 프로그래머에다 시간이 자유로운 프리랜서라 마틴은 자신의 계획을 철두철미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효율적으로 작업을 마친 그는 컴퓨터에 깔려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켰다. 그의 캐릭터는 도적으로 자물쇠를 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앉아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는데다 외로운 여자를 유혹할 수 있는 여유도 있었다.

그가 찾는 사냥감은 결혼생활에 불만이 있는 유부녀... 가족의 품을 떠나 며칠의 휴가가 간절한 유부녀는 절실히 비밀을 요할 것이고 남편을 두고 바람을 핀 여자는 죽어 마땅하기 때문에... 한편 경위에 진급한지 얼마되지 않은 조셋은 춤을 추듯 죽어있는 시신을 보며 의아함을 느낀다. 주변 인물을 탐색해봐도 도무지 범행동기를 찾을 수 없었고 단서는 전리품처럼 결혼반지만 없어졌다는 거...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는 중 또한번 같은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자존심이 강했던 조셋 경위, 꼭 해결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그녀였기에 끝까지 추적의 끈을 놓지 않는데... 과연?

긴박하진 않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사건은 후속작을 준비하는 듯 했다. <댄싱 걸스>에 이은 '댄싱 보이즈'? 어쩌면 지금도 가까운 주변에서는 이런 사건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사건인지도 모를 일이다. 인공지능의 발빠른 발전으로 가상세계를 실현하고 있는 지금... 실체가 없는 이 세계의 커뮤니티에 존재하는 범죄의 적신호를 예견하듯 여전히 마무리 되어지지 않는 사건의 실마리를 남겨두었다. 그래서 이 책을 마주하고 있는 당신은 어느 세계에 속해 있는지 지금 이 시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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