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독서 - 마음이 바닥에 떨어질 때, 곁에 다가온 문장들
가시라기 히로키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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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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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추전사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배우 신동욱님은 처음에 추천사를 거절하려 하다가 이 '절망 독서'를 마주하게 됐는데 저자가 무척이나 따뜻한 사람일거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나도 같은 느낌이었다. 책 안에 있는 글귀에 죄송하지만... 부디...란 말로 조심스레 써내려가는 마른체형의 저자의 모습이 상상이 되었기때문이다.  20살때 난치병에 걸려 13년간의 병원생활을 한 저자의 절망적인 상황도 무시하지 못할거란 생각에 이 책이 얼마나 절망적인 이야기들을 담고 있을지 약간의 걱정 또한 있기도 했다. 절망의 시기에 곁에 다가와 위로를 건네는 공감의 문장들이 너무나 궁금하여 아침부터 부지런히 읽기 시작했는데 나 역시 점심을 굶었다.

 

   '절망 독서'의 표지에는 검은펜으로 무작위로 끄적인 문앞에 의자도 없이 어깨가 축처진 한 남자가 앉아 있다. 얼만큼의 나락으로 떨어졌길래 저렇게 앉지도 못하고 일어서지도 못한 자세로 있었을까란 생각에 책을 읽어 나갔다.

'절망 독서'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특히 마음에 더 가까이 닿는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어떻게든 이 상황을 극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 와닿았기 때문이다.
책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고 1부에서는 책을 통하거나 다는 음악, 미술, 영화도 상관없으니 절망의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고 2부에서는 다양한 절망의 예를 보여주며 추천해주는 책과 시, 드라마와 영화 등을 소개해 준다.

작가는 절망에 빠져 있을때 희망적인 책이 아닌 절망의 시간을 충분히 보낼 수 있게 기다림과 절망을 공유할 수 있는 책을 읽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소리내어 울어본적이 거의 없었던 나는 어느날 아이들에게 앤서니브라운의 '돼지책'을 읽어주다 큰소리로 펑펑 울어버린적이 있다. 아이들은 의아해 했지만 난 속이 다 시원했다. 아이가 한참을 생각하다 나에게로 다가와 조용히 안아줬는데 내가 여지껏 살면서 이런 따뜻한 위로는 처음 받은것 같다.  이 책의 저자도 같이 병원을 방문한 남자에게 절망의 공감을 얻었을 때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고 했다. 이 절망을 무시한채 마음의 치료없이 지나친다면 나중에라도 물밀듯이 밀려오면 오히려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절망 독서'를 추천하는 것이다.  절망에도 종류가 있으니 그에 어울리는 책, 편지, 시, 영화, 드라마등을 소개하며 절망의 순간에 힘이 되어 줄 '절망 독서'를 권하며 절대 빨리 치유되기를 서두르지 말 것을 강조했다.

하여튼 작가의 말처럼 나도 무른 인간인가보다. 절망에 빠지지 않고 행복하기만 했음 좋겠다. 하지만 어찌 인생이 그런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나를 위한 자존감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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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고 싶었던 남자
로랑 구넬 지음, 박명숙 옮김 / 열림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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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하고 싶었던 남자'를 읽으며 생소했던 말, 플라시보에 대해 찾아 보았다.  플라시보는 효과없는 약을 투약하며 심리적인 믿음으로 환자의 병세를 호전시키는 방법이라고 한다. 실제로 신약을 개발하면서 함께 임상실험을 할때에도 플라시보 효과를 볼 수 있는 실험절차를 거쳐 이보다 더 효과를 볼 수 있어야 신약으로 나온다고 한다.


 

   역시나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란 뜻일까?
   이 책의 주인공 줄리앙은 남들이 보기에 평범한 사람이였다. 교사였고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지냈으며 가족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삶을 살아왔다. 여름휴가 차 발리에서 삼턍 선생을 만나기 전까지는....
   섬의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삼턍 선생은 기대했던 것보다 화려하지 않은 저택과 초라한 모습의 외모에 실망이 컷었다.
   첫번째 만남에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았지만, 계속 이어지는 대화속에서 왠지 모를 느낌에 삶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같은 생각이 들었다. 줄리앙은 삼턍 선생이 내주는 이상하고도 의미심장한 숙제를 투덜대면서도 하나씩 이행해 가며 자신의 삶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한다.
   책의 저자가 말하고픈 행복은 남이 원해서 살아주는 것이 아니라 진정 내가 원하고 결정하는 삶이라고 말한다.  실패나 좌절이 두려워 도전조차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하나를 과감히 버리더라도 진정 원하는 것을 포기하지 말라는 응원의 메세지를 주는 것이다. 내 손안에 가득한 삶의 무게와 남의 시선이 아닌 자존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람들이 가끔 이런말을 한다. "난 20대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넌 어때?" 난 절대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이 아니다.  난 10대, 20대... 고생이란 고생을 너무나도 많이 해서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아마도 지금 삼턍 선생을 만나도 "당신은 지금을 잊지마십시오." 란 대답을 들을 수도 있다.
   '행복하고 싶었던 남자'도 만약 지금의 휴식 시간이 아니였다면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일상을 보내겠지만, 휴식의 시간으로 인해 가장 많이 나를 보고, 가장 많이 나만 생각했기 때문에 진정한 나를 발견한 것 같다.
   급변하는 사회에 너무나 다급하게 따라가려 하지말자... 삶의 쉼표도 무심하게 지나치지 말고 나를 위해 작은것 하나라도 투자해보자.



내 삶을 대신해 줄 이는 아무도 없고,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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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 다 해도 괜찮습니다 - 속 시원하게 말하고도 절대 미움받지 않는 대화법
이토 아키라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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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 다 하고도 미움받지 않을까?' 고민하는 이들에게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데 필요한 용기와 지혜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저자 이토 아키라는 말한다. 표지부터 궁금증을 유발하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 내 속에 있는 말들을 속시원하게 풀어내고 싶다.

 

  이 책을 처음 받아들고 사진한장 남기려는데, 표지의 환한 미소가 속 시원하게 말하라고 다독이며 응원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잔뜩 기대에 부풀어 읽기 시작했고 페이지는 술술 넘어갔으며 사례들이 줄지어 있는게 계속 고개를 끄덕이며 읽어나갔다. 그러다가 문득 가슴이 답답해오는 느낌이 들었는데, 생각해보니 마음에 담아두고 미처 하지 못했던 말들이 뇌리를 스쳤다.
  상대에게 싫은 소리를 돌려말할 줄 모르고 반박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딱히 바른소리를 해서 상대에게 상처주고 멀어지고 싶지 않아 입을 닫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같은 상황이 오더라도 옛이야기까지 꺼내며 구차하게 말해서 불편한 사이가 될까 두려움도 있는것 같기도 하다. 하여튼 이런 불만이 쌓이면 결국 시간은 주체없이 지나가 버리고 또 상대는 모른체 나혼자 마음에 품은채 속앓이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말을 잘하는 쪽에 속한다.  이 책을 읽고 더 확실해졌는데 가슴이 답답했던 원인이 무엇일까???

'할 말 다해도 괜찮습니다'를 읽고 다행히 문제점을 찾았다. 오랫만에 확실한 깨달음에 이번 모임에서 속시원히 얘기할 수 있었다. 정말 속이 시원했다.
문제점이 무엇이었냐하면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해 주며 받아줬는데, 정작 내 얘기는 한적이 없었던 것이다. 말의 방향이 일방적이였다는 거다. "그렇구나... 하지만 난~~ ." 이라는 나의 얘기가 없이 상대가 그렇다는 상황만 듣고 반대되는 생각에도 내 의견을 말하지 않았다.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나쁜 뜻이 없다고 말하면서 또는 자신은 원래 이런 사람이니 상대가 이해해주 거라는 생각은 시작도 말라는 것이다. 말을 하지 않으면 나도 상대가 어떠한 마음일지 모르는데 상대가 미리 알턱이 없다는 말이다. 그러하니 말을 하되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놓지 말자는 의미를 가득 담고 있다.

배려를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말자. 배려는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며 도우고 보살피려는 마음인 것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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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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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을 만나기 전 출판사의 서평을 읽어 보았다. 책의 느낌을 가늠해 보려는 마음도 있었고 어떤 시각으로 읽어나가야 하는지 갈필을 잡기위해서였기도 하다.
드디어 만난 야행의 표지는 기시다 미치로의 연작 「야행」의 동판화를 직접 받은듯하여 나도 모르게 표지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한참을 들여다 본 후, 첫페이지를 열어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10년전 영어회화 학원의 동료들과 함께했던 '구라마 진화제'에서 홀연히 사라졌던 하세가와씨, 그 일이 있은 후 다시 10년... 남은 이들은 다시 모이게 된다.  모임을 주체한 오하시, 사교성이 많아 학원생이였던 당시 리더 역할을 했던 나카이, 제일 어렸던 다케다, 가장 연장자인 다나베, 그리고 그림을 좋아했던 후지무라는 같이 모인 자리에서 술을 한잔하며 그 사이에 일어난 기묘한 사건을 이야기한다.

첫번째밤 오노미치에서 있었던 나카이의 아내와 닮은 여자와의 으슥한 만남, 두번째밤 오쿠히다에서 회사동료와 함께한 여행에서 만난 미시마의 사상이 보인다는 다케다군의 이야기, 세번째밤 쓰가루에서의 후지무라는 설국의 어두운 숲 끝자락에서 만난 또 다른 나, 네번째팜 덴류코에서 다나베가 겪었던 기시다 살롱의 이야기들의 공통적인건, 호젓한 느낌의 동네와 암실로 향하는 음산한 분위기, 그리고 기시다 미치로의 동판화가 등장한다.

이상했다.
여기에서 나오는 인물은 실종된 하세가와씨를 제외하면 모두 다섯명인데, 그 중 한명은 책속의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주체로 정작 본인은 약속장소로 이동하다 잠시들린  '야나기  화랑' 뿐이다.  뭔가 꺼림칙한 느낌이 들어 이 이야기는 왠지 끝날때까지 끝나는 게 아닌가보다란 오싹한 느낌을 아직도 잊혀지지기 않는다.  역시나 밤의 「야행」과 낮의 「서광」이 만나는 순간, 아! 이 야행은 끝이 없는 이야기고 이 속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는 느낌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고야 말았다.
"밤은 어디에서나 통한다. 세계는 늘 밤이다."
이 글귀를 책의 마지막 페이지가 되서야 이해하다니, 역시 소문대로 '모리미 도미히코' 이 작가는 정말 천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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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좀 여기서 구해 줘! 한림아동문학선
살라 나우라 지음, 유혜자 옮김 / 한림출판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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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hestia0829.blog.me/221040180302

 

 

   헨릭네 가족은 나름 멋지게 사는 사람들로 아빠는 전직 기관사로 지금은 모형기차로 하루를 달리는 멋진 취미와 엄마는 넓은 뒷마당의 아름다운 정원사로 상을 탄 경력도 있고, 누나는 요즘 아이들처럼 제이든이란 가수를 찬양하는 예쁜 소녀다. 단, 헨릭이 좋아하는 건... 껌??
  나름 이렇게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집이였다.  요양원에서 대피해 나온 외할머니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재미없어서 요양원에서 나왔는데 헨릭네 집마저 재미없다는 할머니는 기발하고 어처구니없는 사건을 일으킨다.
   예전에 들었던 숨겨진 보물이야기를 헨리에게만 꺼냈는 줄 알았는데 일파만파 퍼지면서 평화로웠던 일상이 순식간에 전쟁통이 되어 버린다. 난 이쯤에서 기득권세력으로 인한 사회문제가 터져버렸다고 생각하며, 정신없는 노인네의 말을 듣고 도시가 황폐해질때까지 멈추지 못하는 결단력없는 어른들에게 실망을 했었다.  하지만!!! 예상을 완전히 뛰어넘는 매력적인 뒷이야기들이 펼쳐지는데...

  이 사건으로 인해 헨릭네 가족은 본인의 재능과 진짜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되었고, 여직까지 헨릭의 이름을 한번도 제대로 불러주지 않았던 외할머니의 놀랍고도 정성어린 편지를 받게 된 헨리는 외할머니께 받은 선물을 비밀로 간직하려고 하지만 글쎄...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 ㅎㅎ

  요즘 우리사회가 들썩여서 아무도 믿지못하게 되었나보다. 동화책을 보고도 반문을 하다니... 얼마전에 읽었던 '나를 불편하게 하는 그림책' 때문인것 같기도하다. 어찌되었든 쌩뚱맞은 할머니로 인해 삶의 활력을 찾은 건 다행이지만, 이로인해 서로 헐뜯고 싸우는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다. 혹 나에게도 이런일이 벌어진다면 완전 사양한다. ㅎㅎ
  뒷일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내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는 동화에 다행스러움을 느끼며, 한번 헛웃음에, 또 한번 크큭큭 소리내어 웃을 수 있는 통쾌한 이야기로 마무리되어 정말 기쁘다.
  사실 나도 금궤는 정말 탐나던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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