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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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불과 한달전에 읽었던 소설이였다.  수학자와 물리학자의 트릭을 해석해가며 사건의 진상만을 따라가며 읽어 나갔는데 이것조차 너무나 놀라워 문고의 장바구니에 소장용으로 넣어두었었다.
운좋게 다시 만난 이 책을 다시 읽기 시작하면서 이번엔 조금 느릿하고 정성스럽게 이시가미란 인물에만 집중했다.

 

   1년전 살아갈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죽음을 시도하려 할 때, 옆집에 이사왔다고 인사하려 찾아 온 모녀를 만난다.  아름다움에 대한 본질적인 것이 어려운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이였는데 이보다 더 아름다움을 발견한 이시가미는 제어할 수 없는 사랑이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매일 아침 그녀가 일하는 '벤텐데이'에 찾아가 오늘의 도시락을 주문하며 그녀의 목소리만을 듣는다.  그녀의 이름은 야스코....
다른 사람들은 다 아는데 야스코만이 이시가미의 사랑을 눈치채지 못한다.

사건의 시작은 5년전 이혼한 남편이 야스코의 집까지 찾아와 협박을 하였고 갑작스레 벌어진 살인 사건에 이시가미가 개입하며 굉장한 사건의 트릭들이 만들어진다.  논리적으로 치밀하게 짜여진 사건현장에 구사나기 경찰은 혼동과 혼선이 쌓이고 이러한 트릭을 예전 동창이였던 물리학자 유가와가 해석한다.

P≠NP 문제라고 불리는 건데, 스스로 생각해서 해답을 이끌어 내는 것과, 다른 사람의 답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간단한가 하는 거야.

이시가미는 용모 따위에 신경쓰는 남자가 아니였는데 용모에 대한 물음 한마디로 유가와는 모든 것을 알아버리고 만다. 
마지막에 유가와와 야스코의 만남으로 모든 걸 알게 되었을 때, 그의 사랑의 깊이를 간음한 야스코는 결국 자백을 하게 된다.



얼마나 사랑했기에 이런 가슴쓰린 헌신을 하게 되었을까?  끝까지 지키려했던 그녀가 자백했을 때 그의 절규는 아직도 뇌리에 남는다.  가해자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을 만드는 작가만의 문체에 다시한번 놀란다.
이 남자의 백 퍼센트 헌신은 과연 어디에서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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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12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비세 (시즌 2) 미생 12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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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그동안 '나' 처럼 미생을 보지 않았다면 미생 12권을 읽기전에 시즌2의 줄거리를 요약해 주는 아래의 동영상을 참고 하시길...

https://youtu.be/VrYB3fDX27A

 

 

「평범하게 사는 것도•••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되더라고.」

   솔직히 고백하자면 사는게 바빠 드라마를 볼 시간도 없고, 만약에 이슈가 되는 드라마가 있다고 하면 여유있는 시간과 날을 잡아 1.2배속 속도로 돌려, 한꺼번에 몰아보기로 시청하는 '나' 이다.  이상하게도 미생이란 책과 드라마를 접할 기회가 많았지만 보지도 읽지도 못했다.   난 사회생활을 더이상 하지 않고 있고 사회생활을 했었을때도 자아발전은 커녕 더하기빼기만 하다가 끝날 것 같아 일찌감치 다른 진로를 선택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  하지만 어디를 가든 주종관계는 성립되어 그들만의 욕구에 맞게 맞춰진 생활을 계속 해왔고 언변의 기술이 그나마 있어서 잘나갔던 시절도 있어서 그나마 읽는 내내 많은 위로가 되었다.

    책 속에 이런말이 있다.
    부자인 친구도 좋고 공부 잘하는 친구도 좋지만, 보통의 평범한 친구가 오래 가는 것이라며 어른의 입장에서 설명을 해나가는데, 부자인 애들하고 놀면 눈치가 보여서 안돼고 공부 잘하는 애들하고는 자격지심이 생겨서 안됀다고 한다.  그래서 평범한 사람과 사귀어야 한다고 말하는 부모님의 말에 평범한 친구를 찾는다는 것이 너무나 힘들단 소리를 듣는다.  평범해보였던 친구라 다가갔더니 이혼가정이거나 아빠가 정리해고 당했다고 말하며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 조차 알고보면 평범하지 않다며 평범하다는 것이 그렇게나 힘든거냐며 반문을 한다.

    평범함은 어렵다!!
대기업의 명함이 기준이 되는 평범함의 중심... 미생에서 나오는 인물 중 누구하나 느긋한 마음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수금 문제는 정리해고를 고심하게 만드는 문제를 만들었고 이러한 최후통첩을 직급이 낮은 이로 통해 해결하려 하는 비굴한 방법도 보여줬다.  온길 인터내셔널의 김부련 사장을 포함해 김동수 전무, 오상식 부장, 김동식 과장, 장그래 사원 등이 펼쳐내는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아직 살아 숨쉬고 있는 자를 유지하기 위한 상생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바둑의 한 수, 한 수를 두며 상대의 전략을 탐색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스토리의 긴장감도 기대했던 것보다 더 재미를 더했던 것 같다. 
   
    바둑의 한 수가 끝날때마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기대감과 그에 순응하듯이 이어지는 스토리가 굉장히 탄탄하며 표정의 변화가 엄청나게 이어지는 나를 관찰할 수 있었다.
    정말 재미있다.
    김동수 부장의 속마음과 충격적인 뒷 이야기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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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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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의 저자 리베카 솔닛이 지난달 서울에서 강연회를 열었다.   그녀는 강연 도중 '자꾸 같은 질문만 받았다'고 털어놓으며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의 후속작으로 이번엔 페미니즘을 다룬 '모든 질문의 어머니'라는 원제와는 느낌이 사뭇 다른 이번 책을 진솔하게 소개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있는 이러한 이슈들과 사건들이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자신의 마음 속에 알게 모르게 내재되어 있는 여성 혐오는 정신적 문제로 제기되며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전문적으로 고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성성의 페미니즘은 현실에서 억압받는 여성들이 남성의 판단에 의한 생물학적인 성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평등한 성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약 1년전 '강남역 살인사건'에서도 페미니즘을 말하며 남성과 여성이 서로 남혐, 여혐으로 대치되어 논쟁을 벌인적도 있다.  여성은 우리나라 남성들이 여성을 상대로 쉽게 저지르는 사건들이 너무나도 많고 이렇게 심각한 범죄들을 남성들은 또 너무나도 무감각한지를 지적했고, 남성들은 이 사건은 여성 혐오 범죄일 수도 있으나 조현병이라는 증상으로 망상에 의한 범죄였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논쟁이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묵묵한 침묵이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는게 가장 문제시될 사회적 문제인 것이다.

     작가가 말하는 여성의 침묵은 지금도 계속 진행 중 일지도 모른다.  책의 본문에 경찰신고가 깔끔한 해결일거라고 하지만 경찰은 의심 많고, 둔하고, 가학적인 집단이라는 내용이 있다.   얼마전 중학생이 성폭행을 당했다며 삶을 포기한 사건도 참으로 안타깝고 마음아픈 일이였다.  경찰에 학교폭력으로 신고한 이 학생은 사건 수사 중에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말이 일치하지 않아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잊을만 하면 계속 터지는 데이트 폭력, 심신 미약상태에서 벌어지는 아동 성범죄 등은 이제 진심으로 보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다.  여성 혐오에 의한 범죄의 표적이 유난히 쉽게 여겨지지만 작가는 변화하는 사회에서 여성은 더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았다.
    지금의 여성들은 자신만의 자아를 실현하고 있고 변화하는 페미니스트들의 매력적인 이들이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의 행보도 끝없이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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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마을 파랑마을 키즈돔그림책 2
예르카 레브로비치 지음, 이바나 삐빨 그림, 신주영 옮김 / KIZDOM(키즈돔)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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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서로 다름에 대한 동화책이 정말 많이 나옵니다.  동화책을 읽을 때마다 표지이야기를 많이 나누는데요... 흐르는 강줄기를 중심으로 딱봐도 알수있듯이 노랑마을파랑마을이 있지요.  두 아이가 '난 노랑마을이 좋아' '난 파랑마을이 좋아'라고 서로의 마을이 더 예쁘다고 우겨댑니다.  그러다가  지쳤는지 '초록나무가 가장 진짜 같네'라고 이야기하더라구요. ^^
  
    나무가 진짜라는 이야기에 문득 나무는 나무다우니까 가장 멋지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낡은 나무다리를 사이에 두고 아름다운 노랑마을과 파랑마을이 있었어요.  두 마을은 어른 아이 할 것없이 모두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지요.
    어느날 두 마을을 이어주는 다리가 너무 낡아버려서 보수를 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답니다.  하지만 다리의 색을 정하는 단계에서 결국 두 마을은 다툼이 일어나고 말았지요.  이 때문에 색깔전쟁이 시작됩니다.
   두 마을은 더이상 행복하거나 안전하지 않게 되었어요.
   다행히 이야기의 마지막은 아름다운 무지개가 떳지만요....^^

    아이들은 같은 색의 집에 같은 색의 옷을 입고 같은 색의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합니다.  처음부터 싸우지 않을 좋은 방법은 노랑과 파랑색을 적절히 사용해서 스트라이프 디자인으로 한다던지 반은 노랑색으로 반은 파랑색으로 칠했으면 이런 바보같은 싸움은 안해도 된다네요.  게다가 노랑과 파랑을 섞으면 나무와 같은 초록이 나오는데 어른들이 너무나 어리석다고 혀를 찹니다. ^^;
   원래의 알록달록한 마을이 얼마나 예뻣었는데 망가트려 버렸다고 말이죠...

    우리는 서로 다름을 '틀리다'라고 표현을 하지요.  어느 한페이지에 어른들이 뭉쳐서 싸움을 해대는 장면에서는 어른으로서 부끄러웠답니다.  나무뒤에 떨고 있는 아이들에게 너무나 미안했거든요.   상황에따라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현명한 방법을 찾는 그런 바른 어른이 되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 앞에 전혀 부끄럽지 않아야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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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링느링 해피엔딩 - 세상에서 가장 바쁜 아빠와 세상에서 가장 느린 딸이 보낸 백만 분의 시간
볼프 퀴퍼 지음, 배명자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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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볼프 퀴퍼는 국제환경정책 분야에서 박사과정을 취득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 지위로나 성공 가도를 누리는 듯 했다.
   하지만 근육실조증을 앓고 있는 니나의 말 한마디로 현재 누리고 있는 것을 단호하게 접어버린다.  이후 작가는 딸의 바램대로 백만분의 시간여행을 계획하고 결코 쉽지 않을 것같은 모험을 떠난다.

    특히나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전동 세발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니나의 눈에도 불쌍한 사람처럼 보였던 이 나오는 페이지였는데, 롭이 세발 자전거에 행글라이더를 달고 날게 되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니나의 심적으로 변화되는 모습에 마음이 찡했다.  롭은 작가에게 옛날로 돌아가려 애쓴다해도 다시 강해질 수 없으므로 지금의 돛을 펼칠 때는 맞서 싸워야한다고 단단한 말을 건넨다. 

    어쨋든 니나에게도 꿈이 있었다.
바로 소방관이 되는 것!!!
어느날 니나의 생일파티를 위해 바닷가 한켠에 모닥불을 피웠는데 근처의 소방장비를 갖추고 온 사람들에게 불법이라고 한 소리를 듣는다. 준비했던 생일파티는 이대로 끝나나 싶었지만 키다리 아저씨같은 소방관 아저씨는 니나요원을 찾아 함께 불을 끄고 큰 업적을 달성한 니나는 아주 행복한 꿈나라로 빠져든다.

   니나의 나이즈음에 백만분의 시간은 끝없이 영원할 줄 알았는데 어느덧 약 2년간 백만분의 시간은 끝이 나 버렸다.  여행의 아름다운 마지막을 기약하며 이 마지막이 될 것 같은 호수에서의 추억은 앞으로 살아갈 니나에게 꼭 품고 갈 이정표 같은 환상적 뒷이야기로 마무리된다.

    온 가족이 조바싱 내지 않고 느링느링 함께했던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빛나는 추억이 될 것이다.  여행을 하면 좋은 점이 핸드폰을 놓고 지낸다는 것이다.  지금의 우리들은 당장을 위해, 아니면 앞으로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 아둥바둥 살아가고 있지만 삶의 전환점을 다시한번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  쉽진 않았겠지만 아픈 딸을 위해 떠났던 여행에서 '더' 나은 가족을 찾았다니 정말 다행이다 싶었다.

    바라건데 앞으로도 니나의 삶은 백만분의 시간보다 더 긴 만만분의 시간이 되더라도 마지막은 해피엔딩일테니까 말이다.
    작가가 여행에서 찾은 빛나는 삶의 조각들은  남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도 분명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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