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주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1
에밀 졸라 지음, 유기환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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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제대로 맞붙지 못한 106연대는 패주의 길에서 상황파악을 하지 못한다. 그렇게 마주한 프로이센군과의 격돌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불굴의 의지로 베고 또 베어내도 적군은 끝없이 나타났고, 군모가 찢어져 피가 웅덩이를 만드는 상황에 결국 철수명령을 내리게 된다. 백기를 걸어 이쯤에서 전쟁이 끝났음 하는 마음이지만 포격소리는 끊이질 않는데...

백기를 들어 패배를 인정한다고 해도 흩어지는 폭음의 소리를 잠재울 수 있을까? 책에서 그려내는 전쟁의 참혹함은 공포를 엄습한다. 전사한 군인들의 묘사와 물건다루듯 움직일 수밖에 없었던 의료진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할 수 있었을까... 살 사람만 살리고 가망없는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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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주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1
에밀 졸라 지음, 유기환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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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아홉살의 농사꾼 장 마르크는 아내가 사망한 후 106연대의 하사로 재입대를 했고, 철없던 시절 사고를 쳤던 모리스 르바쇠르는 변호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입대를 했다.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패주의 길로 나선 그들은 그 또한 배고픔과 싸워야 했고, 스당으로 집결하여 복수의 칼을 갈던 그들은 철교를 지나는 바이에른군을 목격하게 된다.

현장은 참혹한 그 자체에다 전장에 나선 나폴레옹 3세는 진군을 외치며 백성의 시체 위에서 영웅스럽게 전사하라고 외친다.

계급이 곧 복종인 군대임에도 불구하고 지식인과 권력을 편가르며 불복종을 했던 그들... 그 행태를 보자면 패전은 따놓은 단상이었다. 전쟁에 앞서 준비도 부족했지만 부패한 정치인들의 실상을 보면서 결국 희생은 힘없는 국민의 몫으로 돌리는 파렴치한을 목격하게 됐다. 과연 이것이 이들만의 현실이 아님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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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물어도, 예스
메리 베스 킨 지음, 조은아 옮김 / 황금시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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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상관없이 아이들의 성장은 얼마나 빠르던지... 그중 프랜시스의 딸 케이트와 브라이언의 아들 피터는 동갑내기로 학교생활이나 절친한 친구로서 함께지내며 좋은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하지만 깊어가는 관계가 싫었던 그들의 엄마는 결국 얼굴을 붉혀가며 싸웠고 불안한 가정환경은 케이트와 피터를 더 단단하게 묶어줬다. 그러던 어느날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이건 이들의 반항심이 아니었다. 하지 말라면 하고 싶고, 만나지 말라면 더 만나고 싶은 반항이 아니라 그저 친구로 의지했고 자신의 속내를 드러낼 피난처였다. 그렇게 그들도 10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 했기에 차곡차곡 쌓인 감정이었기에 서로가 너무나 소중했던 것이다. 문제는 왜 만나지 말아야 하는지, 그 누구도 말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거... 그저 "걔는 안된다." 이유는? 그 애가 너를 망쳐버릴거라니...

어쨌든 이야기는 절정에 다다랐으니 이제 위기의 시간을 넘기고 행복한 결말을 기대해 본다. 이처럼 소설의 기본 요소를 다 지켜내고 있으니 부디 이들의 결말은 해피엔딩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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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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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0년 프랑스 노르망디의 미로메닐에서 태어난 기 드 모파상은 그곳 해안에서 유년을 보냈다. 1870년 보볼전쟁에 참여했으나 프랑스군은 패배를 했고, 이후 공무원 생활을 하며 글을 썼으나 어린시절 아버지의 부재와 패전의 치욕, 그리고 그를 괴롭힌 매독과 눈병으로 고생을 했다. 권총으로 자살을 시도하고 혼수상태로 누워있다가 43세의 나이로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한다.

보불전쟁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 바로 <비곗덩어리><두 친구>다. 패전국의 실상을 단편으로 보여주는 이야기는 어리석은 판단과 희생이 되는 인간재물을 통해 상황에 따라 인간의 본모습이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비곗덩어리'는 품위와 권세, 그리고 믿는 자들의 추한 본성은 현재의 모습과 다를 바 없어 몹시 치가 떨리기도 했다. 모파상의 가장 유명한 작품 <목걸이>... 어리석은 욕심으로 허무한 인생을 보낸 한 여자를 그린 이 작품은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일깨워주는 이야기다.

 

 

 

짓누르는 총의 무게가 그곳의 실상을 보여주듯 패주의 군사들은 의미없는 발걸음을 움직이고 있다. 그렇게 프랑스군이 자취를 감춘뒤, 독일군은 서서히 민가로 들어오기 시작했고 문을 두드려 당당히 끼니를 요구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독일 장교들과 친분을 쌓은 사람은 그곳에서 떠나게 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요구를 받아들인 장교는 마차를 준비해 준다.

그렇게 모인 인원은 10명... 백작부부와 방적공장을 운영하는 상류층 부부, 포도주 도매상을 하는 부부와 수녀 두명, 유명 민주투사, 그리고 뽀얗게 오른 살로 명성을 얻은 화류계사람... 그들은 그녀에게 '비곗덩어리'라는 별명을 지어주고 뒤에서는 창녀, 공공의 수치라며 뒷담화를 했다. 그렇게 피난길에 나선 그들은 거친 폭설때문에 예정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허기에 지쳐갈즈음 비곗덩어리가 미리 챙겨온 음식을 나눠먹고 태세전환하며 친절을 베푼다. 그렇게 도착한 곳엔 그곳을 관리하는 프로이센 군인이 있었고 비곗덩어리의 봉사를 받고싶은 나머지 그들의 발목을 잡았다. 과연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하였을지...

또 다른 단편 '두 친구'는 사람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평소처럼 센강에 낚시를 하러간다. 프로이센군에 포위된 그곳은 연기와 포성이 끊이지 않은 곳인데 왜그렇게 무모한 행동을 했는지... 마지막 '목걸이'에선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아름다운 여인 마틸드는 평범한 남자와 결혼을 해서도 자신의 삶이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을 저버릴 수 없다. 어느날 고관들의 무도회 초대장을 얻은 남편은 마틸드를 위해 가진 돈을 다 털어 옷을 사줬는데, 그 옷에 어울릴만한 목걸이가 없다며 투덜댄다. 부잣집 친구를 찾아가 검은 새틴 상자에 고이 놓여있는 눈부신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빌려 참석한 무도회... 돌아오는 길에 허전함을 느낀 그녀는 잃어버린 목걸이때문에 허망한 세월을 보내게 되는데...

이번 단편을 읽으면서 기 드 모파상의 삶을 연상하게 되었다. 패전의 치욕을 겪었던 그는 비곗덩어리와 두 친구를 통해 자신의 인생의 어둠을 그렸고 일을 하면서 느꼈던 권태감을 목걸이라는 작품에서 보여주는 듯 했다. 그의 도피처는 글을 쓰는 일이었고 그 속에 자신의 삶에 녹아들면서 찾아온 어둠의 그림자... 그렇게 아팠던 그의 자화상과 같은 작품이었단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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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주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1
에밀 졸라 지음, 유기환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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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만 3년이 걸렸다고 하는 '패주'는 1870년 보불전쟁을 다룬 실상과 허구로 전쟁의 참혹함과 파멸을 보여주고 있다. 당시 프랑스는 패배의 진실을 감추려 했지만 역사는 감추려해도 가려지지 않는 기록이기에 책을 대하는 마음가짐 자체가 남달랐다.

현재 병사의 수는 1만 2천명... 고된 행군과 자욱한 연기의 암울한 야영지는 불안을 암시하는 듯 했다.

우리도 겪었던 전쟁의 아픔... 승전을 기다리는 아이와 여성, 그리고 노인들을 위해 전장의 불안을 견뎌내야했던 습한 시간들은 여전히 사무치도록 아픈 기억이다. 전쟁의 폐허 속에 죽음만 남을 것 같지만 살아남은 이들이 겪을 굶주림과 전염병 등을 생각하면 앞으로 살생의 전쟁은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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