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내지 마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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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섬에서 성장한 아이들... 이곳 출신이라면 그 누구도 허투로 하지 않는다. 하지만 과거를 회상해 본다면 가끔 헤일섬을 찾는 마담이란 존재는 우리의 손이 조금이라도 닿을까봐 몸서리 쳤다. 화랑에 기부하기 위하여 자신의 작품을 만들고 그것을 바깥 세상에서 파는 사람이 마담이라고 생각했는데.... 혼란스럽다.

 

"우리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 저 바깥세상에는 마담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들은 우리를 미워하지도 않고 해를 끼치려 하지도 않지만 우리 같은 존재를, 우리가 어떻게 왜 이 세상에 태어났는가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몸서리치고 우리의 손이 자기들의 손에 스칠까 봐 겁에 질린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그런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셈이다. ( p.71 )"

 

기숙사에서 보내는 아이들윽 무리... 무리라고 하면 사육하는 느낌이 드는데, 마담의 존재는 헤일섬의 재단 이사장이 아닌가? 아이들을 병균보듯 하는 그녀의 정체가 뭔지, 그리고 교사라는 사람들은 그 속에서 행하려 하는 일들을 과연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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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내지 마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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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 H. 현재 31세.

학창시절에 함께했던 루시토미를 추억하고 있다.

아~ 나도 학창시절이라는게 있었지... 특히 미친 중딩이라고 할만큼 쉬는 시간마다 난리였다. 그때는 고무줄 놀이와 말뚝박기가 한창이라서 옷핀을 필수품으로 가지고 다녔다. ㅋㅋㅋ

뭐가 그리 좋은지 소리지르며 웃어대는 건 기본이고 험하게 노느라 옷핀이 빠져서 허벅지를 긁어대고 치마 옆구리가 터지는 일도 허다했다.

책 속의 토미처럼 반응하는 애들은 왠만하면 건드리지 않았는데, 어쨌든 이들을 회상한다는건 지금도 그들이 연결되었다는걸 의미하겠지?

'나를 보내지 마' 이제 읽기 시작하는거지만 제목이 주는 느낌은 왠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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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턴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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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삶은 기복의 연속으로 서로 상반되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 기쁨과 슬픔, 좋거나 싫거나, 밝고 어둠 등의 단어일뿐인 이러한 말들을 감정과 섞어내며 불안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예를들면 기쁜 일이 생겼지만 마냥 기뻐하지 않는 절제된 감정, 언제 다시 슬픈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기쁨을 맞이하는 것. 왜 인간은 이렇게 불안 속에 갇혀 마음껏 긍정적 에너지를 표출하지 못할까?

 

  녹턴은 이런 감정들을 편안하게 풀어낸다. 책 속에 등장하는 뮤지션의 발자취를 따라 음악과 함께 여유있는 시간을 선사하는데, 그것이 부드럽고 아늑한 시간만을 전해 주는 건 아니다. 인간에겐 저마다의 사정이 있고 꿈이 있지만 어쨌든 무너지지 않고 그 길을 덤덤히 나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크루너는 한때 최고의 자리를 누렸던 가수가 베네치아의 곤돌라에서 부르는 이별의 노래는 아프지만 사랑이였음을 보여줬고, 비가 오나 해가 뜨나에서는 인간의 삶이 아무리 얽히고설킨 얽히고설켜 있어도 우리의 삶은 여전히 흘러가며 살아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몰번힐스는 음악인의 길은 뭐가 되던간에 음악을 한다는데 그게 맞는 길인지 아닌지에 대해 고민하지만 역시 음악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다는 걸 보여주고, 첼리스트는 음악을 했던 사람들이라면 들려오는 노래 소리를 지나치지 못하는 추억으로 떠나게 만든다. 지금 여전히 음악을 하고 있던간에 그렇지 않던간에...

 

  특히 이 책의 표제작인 녹턴은 우리가 직시해야 할 많은 과제를 남겼는데, 능력이 출중한 섹소폰 연주자가 자신의 못생긴 얼굴때문에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는 자책에 빠져있다. 게다가 아내까지 떠났고... 그런 그가 성형수술을 받기로 마음먹었고 얼굴에 붕대를 잔뜩 감은 채 같은 호텔에 다른 사연으로 성형수술을 한 린다와 얘기를 나누게 된다.

 

  우리는 하루하루 삶을 보내면서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하고 성공과 실패를 맛본다. 하지만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 혹시 자기 자신만이 세운 기준이 아닐까? 타인이 보기엔 큰 실패가 아닐수도 있고 그렇다고 내일을 안 살것도 아닌데 너무 크게 좌절하는 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녹턴이 그랬다. 인간에겐 조건이 없고 꿈이 있었으니 오늘이 있는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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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턴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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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황혼에 대한 다섯 가지 이야기

- 첼리스트

뮤지션이라 하며 광장에서 한껏 노래를 부르는 이들을 보면 자유스런 영혼의 소유자 같다. 어느 누구는 약속 시간에 조금 일찍 도착해 잠시 머물기도 할 것이며, 음악에 이끌려 온 연인은 노래를 들으며 사랑을 속삭일 것이다. 그리고 텅빈 광장에 듣는 이가 없다면 그들은 어디로...

 

예술을 한다는 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천부적인 잠재력과 노력, 어느것에 더 큰 점수를 부여할지 모르겠지만 무엇보다도 대중의 마음을 얻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읽을수록 무거워지는 예술 세계의 모습은 너무나 상반되어 있었다. 빛과 그림자... 떠오르는 신예에서 지는 별...

 

녹턴은 뭐랄까... 여행길에 확트인 광장 카페에 앉아 커피 한잔 시켜놓고 음악에 대해... 삶에 대해... 유독 이곳만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나른한 쉼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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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턴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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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황혼에 대한 다섯 가지 이야기

- 녹턴

 

스티브, 자네는......

그러니까 따분한 실패자형 추남이야.

못생긴 종류가 다르단 말이지.

내 말 좀 들어 봐.

혹시 얼굴을 조금만 손볼 생각없어?

 

참 상처되는 말을 고급지게도 못하네...

나른한 오후에 커피 한잔 곁에 두고 고요를 즐기며 읽기 좋은 녹턴이 이렇게 배신할 줄이야. 다행히 크루너에서 만났던 린다가 등장해 시원하게 사이다 발언과 마음을 조이며 서슴없이 움직였던 트로피 사건은 녹턴의 깨알재미라고 할 수 있지만, 외모지상주의의 모순과 행보를 보여주면서 커튼뒤에 숨겨진 예술 세계의 모습은 무척 공감을 하게 했다.

 

요즘은 여성과 남성 따질 것 없이 외모에 대한 인식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기본적인 자기관리라고 하지만 생긴대로 살고 있는 나로서는 "살아보니 다 똑같더라" 한탄 섞인 말을 하며 대변하고 있다.

근데 우리의 린다와 스티브, 앞으로 어떻게 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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