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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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런던 태생으로 부유하고 지적인 집안에서 성장한 버지니아 울프는 어머니가 사망한 직후 정신질환을 앓았다고 한다. 당시 여성의 문예활동은 쉽지 않았지만 학자와 비평가 등을 통래 지성집단의 모임을 갖게 된 그녀는 자신만의 관념과 세계관을 다진 저자는 현재 페미니즘 비평의 선구자로 평가를 받고 있다고도 한다. 안타깝게도 고질적 질환이 호전되지 않아 자살로 생을 마감한 그녀...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지니아 울프의 이름은 여전히 짙게 새겨져 있다.

'자기만의 방'은 케임브리지 강연을 준비하면서 흐트러져 있는 자신의 생각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며 혼잣말을 내뱉어내는 느낌이다. 많은 경험은 아니지만 몇번의 수업과 강연을 했던 나로서는 저자의 글귀가 낯설지 않았던 이유가 듣는 사람들의 연령대와 관심사를 조사하여 조금더 색다른 정보와 흥미로운 소재를 제공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지 알기에, 당시 시대를 고려해 보자면 자기만의 방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목만으로도 저자와 공감할 수 있었다.

 

 

'여성과 소설'에 관한 강연을 준비하며 먼저 들었던 생각은 논란의 여지였다. 소설가들의 오찬파티를 빗대어 보면 남자는 포도주를 마시고 여자는 물을 마신다. 남자는 번성하지만 여성은 궁핍하며 이러한 빈곤이 소설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지... 생각의 끝은 무수한 질문이 물밀듯이 밀려들지만 그녀에겐 질문에 대한 해답이 가장 절실했다.

그렇게 찾아간 도서관... 그곳조차도 불평등했던 것이 여성은 남성과 동행하거나 소개장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었다. 어쨌거나 영국 박물관에 소장된 책을 하나씩 넘겨보니 여성은 남성들에 대한 책을 쓰지 않는다는 것, 그에 반해 남성은 거침없이 여성은 지적능력이 부족하다거나 언어표현에 느낌이 부족하다는 말들을 서슴없이 한다. 그런 그들에게 버지니아 울프는 "현명한 남자들은 여자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동시대를 난 정반대의 생각을 가진 관찰자 포브와 라 브뤼예즈의 말은 인용한다.

현대의 여성은 어떠한 삶을 살고 있을까? 최근 남성과 여성의 인식이 많이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평등을 외치며 페미니즘에 대한 대립을 하고 있다. 여성들은 결혼과 육아, 그리고 사회생활까지 하고 있는 그녀들은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여유로이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에 대한 답은 하지않는 것이 낫겠다.

'자기만의 방'에서의 그녀의 사색은 그리 길지 않지만 당시에 남성이 지배해 온 문학에 여성들의 삶을 비춰 보여주는데, 안심하고 편안하게 글을 쓸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해준 이가 과연 누구였을지 의문을 던져본다. 불합리한 조건 속에서 여성은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의 여유는 꿈도 꾸지 못하는 환경이었다. 이 책은 여성도 방해받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적인 의미의 방과 합리적인 경제적 인정을 받을 타당한 권리 등의 제목 그대로 자신만의 방의 소중한 의미를 말해주고 싶은 것이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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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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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픈 사람들은 어떻게 구원을 얻을까? 이들의 심리를 들여다보면 근본적으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 상태는 무척 여리고 나약해 있다. 그러니 타인이 내뱉는 악한 언어와 사회의 불평등을 견디기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그런 것들의 방향이 자신을 향한다면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나 자신의 문제일수도 있으나 외부로부터의 자극으로도 적응하지 못하는 심리상태가 되어버리고 만다.

'6호 병동'은 당시 전제 정치로 지배자의 권력이 상당함에 따라 '감금'이란 주제는 정치적 성향을 띄고 있다는 이유때문에 검열과 수정작업을 거친 작품이라고 한다. 특히 책 속의 배경이 정신 병원으로 사회에서 겪었던 부조리한 일들로 정신적 증상을 앓고있는 자들의 냉소적 이야기가 들어있기때문이 아닐까 한다.

 

 

지방 자선병원의 음울한 분위기를 내뿜는 별채엔 소외된 다섯명의 환자가 있다. 뾰족한 턱수염에 노인이지만 민첩한 몸을 가진 유대인 모이세이까, 무질서를 싫어하는 군인 니끼따, 그리고 전직 우편분류를 했던 사람과 농부, 마지막으로 이반 드미뜨리치 그로모프란 사람이다. 특히 귀족 출신이었던 이반은 법원의 집행관과 관청의 서기를 지냈었는데 과거 그의 아버지가 문서위조와 공금횡령 등의 혐의로 법정에 선 후 몰락하기 시작했다. 그는 학업을 중단하고 돌아왔지만 피해망상에 시달리며 신경예민으로 6호 병동에 들어와있었다.

어느날 매일을 무료하게 보내던 의사 안드레이 에피미치 라긴이 6호 병동에 배정된다.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으니 아픈 생각은 접어두라 조언하지만 이반의 사회불의의 철학적 대화는 오히려 그의 삶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디오게네스의 철학과 인간의 신념을 얘기하는 의사와 정신병 환자라니... 어쩌면 인간 모두는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누구는 숨겨둔 채... 누구는 드러나게...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또한 단순하게 보면 불륜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진정한 로맨스일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작품은 작가가 실제로 얄따지역에 체류하면서 집필을 했다고 한다. 사람의 감정이란 내 감정인데도 불구하고 내것이 아닌것처럼 어쩔수 없이 자신이 위치한 현실에 정착하는 것 같다.

오래전부터 꾸준히 바람을 핀 구로프는 현재 휴가중으로 카페 베르나에 앉아있다가 그녀를 발견한다. 바로 안나 세르게예브나라는 젊은 유부녀로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한다. 홀로 여행을 온 그들은 쉽게 가까워지지만 심중의 감정은 서로 다르다. 평소 뻔뻔하고 즐기는 것만으로 만족했던 구로프는 별생각없이 그녀와의 만남을 가졌지만 안나는 유부녀로서 불륜을 저질렀다는 죄책감에 그와 만남을 가질때마다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이 감정들이 변하는 순간 그들의 앞날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되는데...

인간은 항상 욕구에 의한 정신이탈로 시험에 빠지게 된다. 자신이 만든 기준선에 갇힌 인간의 내면을 보여준 이 책은 지금도 변하지않은 우리의 현재를 대변하는 듯 했다. 그래서 합리적인 도덕과 법의 잣대를 마련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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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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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학의 개인적인 견해를 보자면 사실주의적이며 도덕적 윤리 등의 사상이 짙게 녹아져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벨낀 이야기'를 만나기 전에는 말이다. 두 가지 단편을 제외하고는 로맨스 풍의 스토리가 담겨져 있는 이 책은 틀에 박힌 고정관념을 가진 이들의 사랑이야기가 들어있는데, 여전히 가부장적인 사상을 가진 부모들의 성향이 그대로 묻어있어 무척 흥미롭기도 했다. 다만, 마음에 드는 여성을 납치하듯 데리고 간다거나 신분을 위장하여 접근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묘사되어 있지만 현재에 아예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가 아니기에 또다른 매력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럼 일단 벨낀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고류히노의 고상한 가문 출신인 이반 뻬뜨로비치 벨낀은 보병 연대에 입대해 약 8년간의 군복무를 하게 되었는데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고향에 돌아와 자신의 영지를 관리하게 되었다. 하지만 관리를 해 본 경험이 없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는데 '발행인의 말'에서의 발행인은 아마도 저자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자신의 지역이 간간히 등장하긴 하지만 모든 것이 허구라고 당부하고 있다.

'마지막 한 발'은 세상의 불만사를 다 가진 표정을 한 퇴역군인의 회고담이다. 늘 사격연습을 하는 그의 집 한쪽 벽면엔 총알구멍이 가득했고 군인들을 초대해 음식과 게임을 즐기게 했는데 어느날 새로 온 군인이 카드게임을 하다 한쪽 귀퉁이를 접는 것을 보고 모욕적인 말을 한다. 문제상황이 발생하면 결투를 하는 게 그곳의 관습이지만 어떤 일인지 그는 회피하고 만다. 인간에게 체면이란 허세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어떤 집단에서 정해논 도덕적 윤리는 지켜야 하지만 자존심을 위한 불필요한 대립은 필요치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하여튼 그에겐 결투를 회피하는 이유가 있었으니...

그리고 이어지는 귀족 여성과 가난한 장교의 사랑의 도피를 보여주는 '눈보라'는 제목의 눈보라때문에 벌어지는 헤프닝에 놀란 눈을 하게 되고, 술 취한 장의사 쁘로호로프에게 찾아온 죽은 영혼들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장의사', 역참에 들른 기병장교가 지기의 예쁜 딸을 보고 한 눈에 반해 꾀병을 부려 신세지다가 데리고 도망친 '역참지기', 첫 스토리에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시켰던 '귀족 아가씨 - 시골 처녀'는 사이가 좋지 않았던 두 지주의 집안을 제외하면 다른 스토리였다는 점, 특히 잘생겼다 소문난 남자를 보기위해 귀족 아가씨가 시골처녀로 변장했는데 나중엔 두 집안이 화해를 했고 두 남녀는 어떻게 되었을까?

기가막히게도 '벨낀 이야기'의 저자는 대담하게도 독자들에게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라는 마지막 메세지를 남긴다. 당시의 평론가들도 우호적이지 않았다는 평이 있었다는데 마치 우화를 읽는 듯한 느낌과 허무시리즈처럼 뒷 이야기를 하나씩 던지는것에 대한 저마다의 다른 생각때문이었을 것 같다. 다만, 전형적 가부장적인 남성들의 모습에 씁쓸하기도 했지만 말 잘듣는 자식 또한 없었기에 상황을 옅보는 듯한 전개는 무척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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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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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사람들에겐 인생의 가치가 아무 의미없고 그저그런대로 강물 흘러가듯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조금 더 심각하게 생각하자면 삶의 의미가 자신이 목표한 바를 실현시키기 위해 자아발전을 시킨다던지 동경의 대상을 통해 타인의 삶을 배워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먼저 언급했듯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아마도 자신의 삶에 있어서 희망을 보지 못했기에 사는 것 자체가 의미없는 것 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세상에 태어나 숨을 쉬고 있기에 어떻게든 숨은 유지하지만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목적의 삶을 보내기엔 여전히 무관심한 나를 발견하게 된다.

'토니오 크뢰거'는 서술의 주인공으로 그가 사랑한 이들의 모습을 동경하며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데, 비약과 도약을 바탕으로 또 한발을 내딛는 창조적 삶을 그렸는데 마치 인간이 살아가는 평생의 순환괴도를 그리는 듯 보여주고 그의 이야기를 이제 들어보려 한다.

 

 

 

 

독일 북부에 위치한 항구도시에 부유한 세계에 속한 소년 토니오 크뢰거가 살고 있다. 소년은 자신이 가지고 무의식의 불편한 관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바로 자신의 이름이었다. 북방적인 성 토니오와 남방적인 이름 크뢰거로 자신의 이름이 이상하다는 친구의 말에 상처를 받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동경했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북방출신의 한스 한젠잉에 홀름이었다.

누구에게나 존중받을 수 있는 일에 매진하며 타인과 행복한 관계를 유지하고 성실함이 몸에 베인 푸른 눈을 가진 미소년 한스 한젠... 토니오 크뢰거는 그처럼 되려고 특별히 노력은 하지 않았지만 사랑을 받고 싶었다. 그와 산보를 하고 헤어질 때 크뢰거가 말한 돈 카를로스를 읽어본다고 하기 전까지 둘은 관심 세계도 그리고 성격도 많이 달랐다. 그래도 한스 한젠이 그 책을 읽는다면 공통의 관심사가 생기는 것이니 크뢰거는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열여섯 살의 토니오 크뢰거는 금발의 잉에보르크 홀름을 사랑했다. 이 감정을 느낀 것은 그녀를 만난 후 밤새도록 떠나지 않은 목소리의 여운때문이기도 했지만 차분함 속에 완전한 것을 만들어 낸 그녀의 생기넘치는 모습을 동경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토니오 크뢰거는 인간으로서의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기에 세상을 등지고 창작자의 길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이후 그는 작가가 되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창작의 어려움을 느낀 그는 그림을 그리는 여자친구인 리자베타를 찾아 고뇌를 토로하게 된다. 자신에게 있어 문학의 창작은 천직이 아니라 인간의 허무를 바닥에서부터 끌어올려하는 저주스런 일이라며 그것때문에 고독을 느낀다고 말하다. 그의 여자친구는 그에게 길을 잘못 든 시민... 길을 잃고 헤매는 시민이라 말하고 그 말을 들은 토니오 크뢰거는 집으로의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단조로운 스토리같지만 단어 하나하나에 저자만의 예술적 성향을 담아 무척 독창적이기도 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리자베타가 토니오 크뢰거에게 문학은 인식과 언어를 통해 열정을 가라앉히며 언어를 통해 구원하는 힘을 발휘한다는 말이었는데,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문학은 읽음으로써 인식의 변화를 주는 힘을 믿기에 끊임없이 읽는 것이 맞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집으로 향하는 토니오 크뢰거의 여정이 그의 삶에 또 다른 희망의 불씨를 마주하게 될지... 동경의 대상으로부터 거듭나게 되는 그를 만나게 될지... 불완전한 인간의 내면을 옅볼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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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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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의 모더니즘의 선구자로 20세기의 예술을 대표하고 있는 제임스 조이스는 이 짧은 단편 속에서도 무척이나 아름다운 선율을 보여주고 있다. 글을 읽는 내내 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이었다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아마도 유럽을 유랑하며 글을 썼기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는 말이 있듯,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 죽음을 향해 끝없는 마라톤을 하게 되는데 고난과 아픔, 좌절과 실패 등을 안타까운 죽음을 꿈 꾸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종국의 목표는 행복으로 인간은 안전한 삶을 영위하다 안락한 죽음을 맞이하길 모두가 바랄 것이지만 그 또한 쉽지가 않다. 과연 책 속에 들어있는 세 가지의 단편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깨닫게 될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첫번째, '애러비'에서는 노스리치먼드의 조용한 거리에 살고 있는 어느 소년의 이야기다. 소년은 이웃집에 살고 있는 누나를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표현이 정말 예술적인게 나의 몸은 하프와 같고 그녀의 말이나 행동은 하프 현을 오가는 손가락같았다라고 그녀를 향한 마음을 그려낸다. 어느날 자신은 갈 수 없지만 애러지 바자에 가느냐는 물음에 소년은 자신이 가게 된다면 선물하나를 사오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용돈을 받아야 하기에 미리 숙부님께 말을 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숙부님은 잊어버리고 만다. 소년이 겪어야 했던 감정의 소용돌이는 과연 어땠을지...

두번째, '가슴 아픈 사건'은 결병증에 가까울 정도로 무질서함을 싫어하는 제임스 더피의 이야기다. 그는 친구와 동료도 없고 교회도 나가지 않는 자신만의 정신세계에서 삶을 보내는 사람이다. 혼자 극장을 찾았던 더피는 눈에 띄는 여성을 만나게 되었고 세번을 우연히 마주한 날 그녀에게 만남을 제안한다. 사실 그녀는 시니코 부인으로 유부녀였고 딸이 있었지만 남편은 원양어선을 타는 선장이었다. 그들은 새로운 삶을 보낼 수 있었을까?

세번째, '죽은 사람들'은 모컨 자매가 주최하는 무도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부드러운 선율과 화려함이 가득한 공간이 펼쳐진다. 즐겁고 활기찬 분위기였으나 왠지 영혼의 상실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서로에게 격식만을 차리는 자리같았다. 이는 독자 개인의 느낌이었을뿐이다. 문제는 그 자리에 참석한 게이브리얼과 그의 아내 그레타의 감정의 깊이었는데 과거와 현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회환이 아닐까 싶다. 오림의 처녀를 들은 그레타가 과거 그 노래를 불러주던 소년을 떠올리고 게이브리얼은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감정을 억눌러야 했던 시간... 과연 죽은 사람들은 느낄 수 없는 인간내면의 깊이를 말하려 했던걸까...

문장의 선율로 수많은 감정과 삶의 이상을 생각하게 했다니 몹시 놀라웠다. 감정을 다 드러내 보이지 않아도 될만큼 아직까지 인간은 완전하지 않은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여전히 오늘을 살아야 하기에 죽음이 아니면 끝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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