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락의 아내
토레 렌베르그 지음, 손화수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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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5주년 기념 문학 스릴러

『 톨락의 아내 』

토레 렌베르그 / 작가정신






나는 살인자가 아니다.

사랑으로 가득 찬 남자일 뿐.



늙어 병들고 죽을 때가 되니까 이제야 용서를 구하는걸까? 부드럽게 내려뜬 눈동자의 한 남자... 그 남자는 타인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산 채로 살갗을 벗겨내고 싶고 산 채로 불속에 던져버리고 싶어했던 남자... 충격적이지만 읽는 독자로서의 나도 공감하는 바이다. 하지만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가족이라는 작은 사회조차도 어우러지지 못했던 그가 아내 잉에보르그에게만큼은 애절하게 붙들어 매었다는 점... 그런 남자를 사랑한 잉에보르그는 모든 진실을 알게 된 후 무너지게 되었던건지 아쉽기만 하다.

사람들의 기억속엔 제목처럼 <톨락의 아내>가 아닌 '잉에보르그의 남자, 톨락'으로 여겨질만큼 존재감이 없었다. 그런 그가 죽음과 마주하며 써내려간 회고록... 찰라의 잘못된 선택으로 통째로 무너진 남은 삶을 보내야했던 톨락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음... 그랬다.

나는 한 여인을 향해

이 세상의 어떤 남자보다 더 큰 사랑을 품었던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내게서 그녀를 앗아 간 그 지옥 같은 일을 증오한다.



가슴 속에 울화를 안고 사는 남자, 톨락... 그에겐 세상과 견줄 수 없는 한 여자가 있었으니 바로 아내 잉에보르그였다. 철부지 젊은 시절 불같은 사랑으로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자신의 곁으로 왔고 인적드문 고즈넉한 곳에 위치한 목재소를 운영하며 넉넉하지 않은 살림을 꾸려나가고 있다. 도시로 가자는 말에 톨락은 고개를 저었고 그녀의 부모조차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 적 없었던 그... 그는 그저 자신과 아내뿐이다. 두 아이가 있었는데도...

사람들은 아름답고 인정많았던 잉에보르그가 왜 톨락과도 같은 인간과 결혼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사랑했다. 인내와 자제를 요구했고 사랑으로 그를 어루만져 주었던 그녀...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사정이 여의치않았던 오도를 돌보자던 톨락의 말에 반대를 했고 끝까지 거부할 수 없었던 그녀는 장애가 있는 오도를 돌보게 된다. 살인자가 아니라 외치며 그녀를 앗아간 그 지옥같은 일이 과연 무엇일까?

<톨락의 아내>는 사랑이지만 소유를 위함이었고 더나아가 복종을 위한 과욕이었다. 제 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음에도 불안을 자아냈던 소설... 살인을 했으면서 살인자가 아니라고 말하는 그의 말투가 너무나 차분하고 감미로웠기 때문일까? 용서할 수 없는데 인정을 바라고 여전히 아내에 대한 갈망으로 사랑을 외치는 그를 보며 어찌할 바를 몰랐던 것 같다. 생소한 전개에 심리적으로 내적 싸움을 했으며 적지않은 생채기를 남겼던 소설이었다. 난 그를 끝까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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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가와카미 데쓰야 지음, 송지현 옮김 / 현익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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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마다 달려가고 싶은 서점이 있다!

『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

가와카미 데쓰야 / 현익출판







북큐레이터를 아시나요? 보통 큐레이터라고 하면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작품을 관리하며 전시 그리고 홍보를 하는 사람이라고 알고 계실겁니다. 북큐레이터란 사람과 책을 연결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고 관련 활동을 바로 북큐레이션이라고 합니다. 몇년간 열심히 배우고 활동하며 강연과 지역도서관에 봉사도 했던 저라서 그런지 이 책을 읽는내내 입가에 미소가 가득 담겨지게 되었네요. 

덕분에 책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고 해야할까요? 주제에 맞는 그림책을 찾아 함께 연구하고 어떻게하면 아이들에게 더욱 재미있고 의미있는 책읽기가 될 수 있을지 무척이나 열정을 다해 움직였던 것 같아요. 어린이 출판사와 협회의 지원을 받아 카페에 다양한 주제로 전시도 하고 잠시 쉬었다 가는 길에 책장에 무심코 손이 닿을만한 책들을 말이죠.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는 출판 유통회사에 취직한 새내기 사원의 고군분투를 그렸는데요. 어려울 때마다 자신의 인생을 들려주며 기발한 아이디어를 선사하는 따듯한 서점주인과의 만담이 들어있답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왠지 책이라는걸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하는 소설이었죠. 






왜 우리 서점에서 우산을 팔기 시작했는지 궁금해?

네, 궁금해요.

긴 이야기인데 괜찮을까?

괜찮을 거예요, 아마.



책은 좋아하지 않지만 그냥 대기업에 가고 싶었던 오모리 리카는 대형 '출판유통회사 다이한'에 입사하게 됩니다. 자신을 매번 '나 같은 게'라고 말하는 리카는 여행도 좋아하지 않고 타인과의 관계 또한 불편해 하는 성격으로 이번 신입 오리엔테이션이 부담스럽기만 했는데요... 

어김없이 돌아온 자기소개 시간... 거짓말 하나 "취미는 독서예요", 거짓말 두울 "좋아하는 작가를 찾는 중이니 추천 좀 해주세요"... 그렇게 두 개의 거짓말을 하고 실습을 나선 리카는 책이 모이는 물류센터와 막대한 지출과 먼지를 뒤집어 써야하는 반품센터를 마주하게 됩니다. 쉽지 않으리라 생각은 했지만, 진심으로 난감했던 일은 도쿄가 아닌 오사카로 발령이 났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출근 첫날부터 서점으로 연수를 나갔던 그녀는 치명적인 실수로 '고바야시 서점'에 잠시 맡겨지게 되는데...

처음이라 모든 것이 낯설었던 리카는 고바야시 서점의 유미코 씨를 만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서점에서 진행하는 북페어와 이벤트를 성공리에 마무리하고 책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돈독히 해 주었지요. 처음부터 끝까지 따듯함을 선사했던 소설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는 동네 작은 책방을 들를 때마다 생각날 거 같네요.

특히 고바야시 서점은 1952년부터 약 70년간 운영해 온 작은 서점으로 실제 존재하는 곳이며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해요. 유미코 씨는 여전히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하니까 혹시 이곳을 찾을 기회가 있다면 시간을 넉넉히 잡고 가라고 합니다. 왠지 가보고 싶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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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너에게 줄게
잰디 넬슨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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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 Give You the Sun

『 태양을 너에게 줄게 』

잰디 넬슨 / 밝은세상







책 속에 등장하는 쌍둥이를 보며 내 아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너무나도 비슷한 상황에 저마다의 특별한 재능과 다른 성격을 타고난 남매쌍둥이... 이 책을 읽는 나의 아이도 남매쌍둥이다. 물론 모두가 똑같은 것은 아니겠지만 남성과 여성이란 성별은 둘째치고 함께 성장하면서 좋아하고자 하는 것도 다르고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재능 또한 다르다는거...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공감했던 부분은 '웃음버튼 공유'였다. 단어 하나에 모든 대화가 오고간듯 연결고리가 따로 있는 것처럼 보이지않는 끈으로 공유하고 있는 듯 했기때문이다.

<태양을 너에게 줄게>는 사춘기 시기의 성장통을 앓아가면서 자신의 진정한 삶을 찾는 성장소설이다. 함께 웃기도하지만 비교대상이 되기도 하고 질투의 대상이기도 했던 쌍둥이의 성장... 제목처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건 우리뿐임을 일깨워주는 듯 빛나는 성장을 위한 분수령을 보여준다.





누가 알겠는가?

누가, 혹은 무엇이, 어떤 방식으로 우리를 조종하는지?

어쩌면 운명이라는 것은

자기 인생 이야기를 스스로 써나가는 방법 아닐까?



<태양을 너에게 줄게>는 둘이 아닌 하나라고 생각했던 쌍둥이가 넘어지고, 깨지고, 아파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삶을 찾아내는 성장통 소설이다. 13살의 노아의 입장에서 그리고 16의 주드에 입장에서 그려낸 이 소설은 아이들뿐만아니라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들의 삶을 응원한 부모의 역할도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13살의 노아... 괴물같은 아이들의 괴롭힘을 받으며 피카소가 되기위한 노력을 보여준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그림의 소재로 삼아 그려냈던 노아는 천재적 재능을 타고났으나 운석을 모으는 친구 브라이언을 만나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흔들리게 된다. 어쨌든 현재 노아의 목표는 CSA 예술고등학교에 들어가는것!!

16살의 주드... CSA 예술고등학교에 재학중인 그녀는 부족한 재능과 엄마와의 트러블 그리고 부끄러운 첫경험의 실패로 헤매이는 중이다. 선생님의 조언으로 마지막 작품을 완성하기위해 찾아간 곳에서 의문의 인연과 맞닥뜨리게 되고 잘못된 잘못된 선택에 대한 크나큰 결심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쌍둥이의 엇갈린 인생에 무엇이 걸림돌이 되었을까? 둘다 예술성을 타고 났지만 노력과 천재성이 다르다는 점... 괴롭힘을 당하는 노아뒤에 든든한 주드가 있었다는 점... 하나인듯 했으나 아물지 않은 상처때문에 나눠진 갈림길... 어둠을 발사하는 노아와 빛을 발사하는 주드... 어둠이 존재해야 빛이 더욱 도드라진다는걸 깨달아야 할텐데... 

<태양을 너에게 줄게>는 함께여서 더욱 빛을 낼 수 있었던 성장소설이었다. 특히 노아는 작품명을 달아 소재를 만들어냈고 주드는 돌아가신 할머니의 전언과 미신의 신봉자로 메세지를 전달하는데 그 또한 엿보는 재미가 있었다는거... 각자의 삶을 찾아 성장통을 앓는 그들의 모습뿐만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용서를 구했던 용기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흔들리는 정체성때문에 힘들고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의문이 생긴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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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 - 생의 마지막 순간, 영혼에 새겨진 가장 찬란한 사랑 이야기
하세가와 카오리 지음, 김진환 옮김 / 서사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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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 』

하세가와 카오리 / 서사원






생의 마지막 순간,

영혼에 새겨진 가장 찬란한 사랑 이야기



태어나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저마다의 쌓여진 기억의 집합체가 사람의 영혼이라 한다. 이렇게 설명하며 독자에게 당신의 영혼은 무슨 색을 띄고 있는지 질문을 던지는데... 오래도록 사색의 시간을 주었던 책이었다. 부족한 인간으로 흡족한 삶이 아니었기에 어떠한 색을 가지고 있더라도 혹시나 퇴색되어 있진 않은지 꽤나 고심을 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상히 늙어가고 싶다는 바람때문에 조금은 밝은 색을 소유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는 영혼의 색을 가진 인간에게 생의 마지막에 간절히 원했던 아름다운 기억을 선물하는 스토리로 부드러운 문체와 빛나는 색을 추억하게 해준다. 꿈과 같은 이야기지만 인간에겐 저마다의 색과 향기가 존재하니 조금은 현실과 맞닿아 있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하게 됐다. 악마가 존재하는 세상에서 사신의 찬란한 사랑이 어떻게 그려졌을지 떨리는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겨본다.





요즘 시대에 천사나 악마,

사신과 같은 존재를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마는,

우리는 분명히 존재한다.



믿거나 말거나 천사와 악마, 사신은 이 세상에 존재한다.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를 오가며 균형있는 세상을 유지하는 사명을 짊어진 자로서 말이다. 기억의 집합체로 이루어진 인간에겐 각자의 혼을 가지고 있으며 사신의 눈에는 일곱 가지 색으로 보이는데 그 또한 색의 강도가 다르다. 주인공 사신은 죽은 이를 안내하는 역할을 하면서 통행료로 혼의 아름다운 부분을 떼어 받아 그림에 색을 입히기도 하는데, 사역마인 검은 고양이는 그런 그에게 곱게 얘기하는 법이 없디.

임종을 앞둔 키무라 쇼헤이는 마지막 소원으로 자식과 손자에게 오나마카의 벚꽃을 가족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반딧불이를 보며 사랑을 고백하려했던 토와다 타이요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후회를 남기는 것보다 사랑을 말하라 조언을 해주었으며... 집단 따돌림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우스이 카에데 그리고 두 남자 사이에서 헤맸던 엘리... 도무지 죽음 앞에서 어떻게 아름다운 빛을 찾을 길이 없어 무척이나 헤매었던 것 같다. 과연 주인공은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들을 찾을 수 있을까?

어느 세상에 있던지 간에 연결지어진 인연은 쉽사리 끊을 수 없다. <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는 죽음을 앞둔 이들의 기억을 마주했던 사신이 잃어버렸던 기억을 되찾으면서 짙게 드리워진 어둠을 보게 된다. 어쩌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원치않았던 반전이었겠지만 어둠 또한 빛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이 존재했기에 뿌듯한 마음으로 책을 덮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저마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통해 감정의 기복이 오느내리기도 했지만 이 모든 이야기가 하나로 연결되어 찬란한 색채를 만들어 냈으니, 지친 영혼에게 또다른 희망의 불씨를 남겨놓았던 이야기였다. 당신의 영혼은 무슨 색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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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여행자 2
자오시즈 지음, 이현아 옮김 / 달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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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여행자. 2 』

자오시즈 / 달다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을 헤집었던 것이 있었다. 과연 '삶의 무게'란 무엇일까? 자신에게 주어진 저마다의 삶이 있겠지만 내게 주어진 짐이 너무나 무거워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내려놓고 싶을 때는 어떡해야 하는지 쉴새없이 속을 뒤집어 놨다. 누군가는 견딜 수 있는만큼만 힘든 일을 겪게 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말도 내놓긴 하지만 그것은 겪어보지 못한 자의 무지함이라고 소리치고 싶었다고나 할까?



문득 평화로운 시대에 사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거대한 도시는 '무대'이자 '전쟁터'였다.



<밤 여행자> 두번째 이야기에선 어느 시간에 살았을지라도 저마다의 전쟁터에서 쉼없이 최선의 선택을 해야했던 쭝잉과 성칭랑의 거침없는 믿음을 보여준다. 어디가 되었든 간에 내가 서 있는 거대한 도시가 내 삶의 무대이고 상황과 그 크기는 다르지만 전쟁터에서 생존하기위해 무난히도 애쓴다는거... 인내해야 했으며 두 주먹을 불끈쥐고 참아내야 했던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독자는 두 남녀가 서로에게 휴식이 되길 간절히 바라게 될 것이다. 미스터리 로맨스지만 실제 일어났던 역사를 보여주며 긴박한 상황을 가감없이 그려낸 이 책은 독자들 또한 단단한 끈으로 이어질 것이다.





한 사람은 현대로 돌아와 진실과 수술을 마주해야 하고,

또 한 사람은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언제 돌아올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길을 떠나야 했다.



시공간을 이동하며 각자의 처지를 보며,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서로에게 무한한 믿음과 의지가 되었던 쭝잉과 성칭랑... 특히나 각자의 가족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이용만 당하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다. 

과거 신시제약에서 연구원으로 있었던 쭝잉의 엄마는 딸의 생일파티 약속을 어기며 우울증에 자살했다 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는거... 외삼촌과 사촌 남동생 쭝위의 사고로 홀로 살아남은 쭝위, 죽음을 앞두고 사건의 전말을 밝히면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저버렸던 그들의 민낯을 발견하게 된다.

한편 전쟁의 위협으로 가업의 유지를 위해 고군분투했던 성칭랑의 모습을 보면서 선량한 마음을 이용하는 냉정한 현실 또한 마음을 무겁게 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자신만의 이기심을 드러냈던 누이 그리고 죽음에서 살려냈음에도 불구하고 다리를 잃었다는 이유로 원망의 말을 쏟아냈던 형을 보며 가족이란 공간안에 자신의 설 자리가 없었던 그의 모습을 보며 화가 치밀기도 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쭝잉에겐 쉐쉬안칭이, 성칭랑에겐 성칭후이가 있었다는 점이다. 무슨 일에도 그들을 믿었던 인물이 있었다는거... 게다가 이제는 쭝잉과 성칭랑이라는 서로의 존재가 있었으니 이 미스터리의 끝은 과연 로맨스일까? 그렇다면 제발 해피엔딩이길...

<밤 여행자>는 의심이 믿음이 되고 기다림이 사랑이 되면서 대가없는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독자 또한 처음부터 끝까지 두 주인공을 믿게 했고 이렇게 처참한 상황에 생을 마감하지 않게 해달라고 간절히 바라게 했다. 손가락 사이로 영혼이 빠져나가듯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오래도록 여운이 남았던 소설이었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이지 알고싶다면 바로 이 책의 두 남녀를 만나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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