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아닌 뉴스 1 - 침묵하는 목격자
뉴럭이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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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네이버 지상최대공모전 미스터리대상

네이버웹툰, 웹툰 제작 중

『 오늘이 아닌 뉴스 1 : 침묵하는 목격자 』

뉴럭이 장편소설 / 팩토리나인








나쁜 놈들은

저한테 멱살 한번 잡힙시다



올해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개인적으로 '불통'을 뽑고 싶다. 불통은 소통의 반대적 의미이기도하지만 정치적으로는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높으신 분들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나긴 팬데믹으로 인해 국민들은 숨쉬는 것조차 힘들다고 외쳐대고, 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사는 법이라며 경제를 먼저 살려야 한다고 높으신 분들은 말하는데... 그렇다면 경제적 주체가 누구일까? 이런 불만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해결사가 바로 이 책에서 등장한다.

<오늘이 아닌 뉴스> 스타기자 서정원...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정원은 자신의 몸을 사리지않고 사건의 실태를 파악하여 은밀히 현장조사도 할 뿐만아니라 부조리한 인물의 멱살을 잡아채는 사이다를 선사하기도 하는데... 그런 그녀가 궁지에 빠지게 되는 사건이 과연 무엇일까? 그 사건현장 속으로 들어가 본다.





잘 들어.

지금 나는 우재 씨랑 한가하게 오해 풀고 앉아 있을 시간이 없어.

남편이 바람난 줄도 모르고 하하 호호했던 여자도 나고,

그 빌어먹을 내연녀를 죽인 여자로 만천하에 의심받고 있는 것도 나고,

까딱하다가는 하지도 않은 살인죄를 뒤집어쓰게 생긴 것도 나야.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서정원의 오늘이 아닌 뉴스'의 진행자인 그녀는 대한민국 원 톱 기자로 신뢰도와 화제성에서 단연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자다. 경찰사이에서는 유명한 멱살잡이 여자로 통하기도 한다는 점은 안비밀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특종을 잡기위해 움직이는 정원은 오래전부터 정체불명의 해커 '지저스'와 은밀한 거래로 정보를 제공 받고 있다. 그녀 또한 '지저스'와 얘기할 때는 '히어로'라는 이름으로 온라인에서만 대화를 주고 받는데, 배우 차은새의 사망 이후 종적을 감추게 된다.

어쨌든 한량이라고는하지만 자신에게 만큼은 너무나도 다정했던 재벌 3세인 남편 설우재의 민낯을 마주하게 된다. 취재를 위해 누군가를 뒤쫓던 정원은 피비린내나는 사건현장을 목격하게 되고, 그때문에 불면증으로 고생하던 그녀는 남편 우재의 권유로 심리상담을 하러 방문했던 곳에서 의문스럽게도 또다시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구설수에 휘말리지않게 그곳을 빠져나왔던 그녀는 죽은 사람이 남편의 내연녀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물처럼 엉켜있던 미궁의 사건 속으로 빠지게 되는데...



<오늘이 아닌 뉴스 1 : 침묵하는 목격자>에서는 충격적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를 파악하려는 정원에게 향하는 치졸한 압박에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불합리한 사회의 압박 그리고 높은 분의 약점을 잡은 누군가의 계략 등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안위와 정의에 흔들리는 정원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었다.

과연 정의는 살아있을까?

마치 대한민국의 불안한 언론을 대변하듯 <오늘이 아닌 뉴스>는 지금과 다르지않은 상황을 과감히 드러내고 있다. 독자는 어떤 것에도 굴하지않는 서정원을 응원하며 다음 편을 만나보도록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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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엉 오늘의 젊은 작가 39
김홍 지음 / 민음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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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젊은 작가 39

『 엉엉 』

김홍 장편소설 / 민음사







내 영화가 어떤 장르인지 이제는 알 것 같았다.

확실히 재난물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요즘 월드컵으로 한창 밤잠을 못주무시고 계시죠? 한판의 승부로 16강에 진출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 특전의 마음으로 생방을 사수하겠다는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나만 보면 맨날 져~~"라고 하면서 티비를 꺼버리는 사람들도 있었을 겁니다. 또한 스쳐지나갈줄 알았던 팬데믹이 끝이 보이지않는 지금... "다른 사람들은 잘 버텨내고 잘 사는 거 같은데 왜 나만 이렇게나 힘들까?"라며 한탄섞인 말을 하는 분도 계실거예요. 사실은 모두가 힘들고 매일을 견디며 살고 있거든요. 

김홍의 장편소설 <엉엉>은 세상의 한 끄트머리에서 상실을 경험하는 나를 되찾고자 오늘을 견디는 젊은이들의 초상을 그려낸 듯 했습니다. 내가 울면 비가 내리고 내가 술을 마시면 누군가가 생을 마감한다는 설정으로 존재하는 나로서는 의미없는 허망을 보여주는 이야기였어요. SF소설 같기도 하지만 누구나가 살고 있는 일상을 얘기했고 스릴러소설처럼 또 다른 나인 '본체'를 통해 세상에 속하려하지만 나였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외면했던 세계를 보여주었죠. 마치 미쳐 돌아가는 세상처럼...





제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부류의 인간이 있어요.

그 사람들이 꼭 하는 말이 이거예요.

니들이 지랄해 봤자 세상 안 바뀌어.

저는 그 말 진짜 웃기다고 생각하거든요.

당신이 아무리 지랄해 봤자 우리도 안 바뀌거든.


"무릎만 안 꿇었지 매 순간이 충성 서약이다." 

나도 모르게, 아니면 자발적 목적에 의해서 인터넷에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동의 버튼만 누르면 원치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정보는 세상에 까발려지고 있지요. CCTV를 통해 나의 일거수 일투족 또한 확인 가능하고 내가 어디로 이사가는지는 기가막히게 알아채 고지서만큼은 가차없이 나에게 전해집니다. 마치 덫에 걸린 것처럼 말이죠.

그러던 어느 여름날, 자신에게 뭔가 분리되는 듯 '본체'가 떨어져 나가 자취를 감추고 마는데요... 이 상실의 느낌은 나를 집어 삼키듯 무너지고 말았고, 그렇게 시도 때도 없니 눈물만 흘리게 됩니다. 내가 우는 날, 마치 세상도 나의 슬픔을 알아주듯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누군가를 완전하게 받아들일 용기가 없던 그는 누군가를 만나더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헤어지게 될 것이라는 불안 또한 갖게 되면서 행정복지센터에서 운영하는 '슬픈 사람 모이세요'를 찾게 됩니다. 5년 후에 '본체'에게 연락을 받은 그는 자신과도 같은 존재의 '우리들'이라는 단체에 발을 담그게 되는데요.... 이들의 세상은 도대체 어디에 속한걸까요? 쉼 없는 의문을 남겼던 이야기였습니다.








우리는 매번 상실을 경험하며 어떻게든 현명한 방법을 찾아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습니다. 한번의 도박으로 부자가 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수많은 실패 끝에 딱 한번 성공하기도 어려운 세상인데 말이죠... 아무리 노력하고 애써도 세상은 여전히 나를 돌봐주지 않고 삶의 끝에 간절히 동아줄을 잡으려 해도 내가 잡을 동아줄을 썪어서 곧 끊어질 것만 같거든요. 

<엉엉>은 밝은 내일의 이상보다도 오늘을 살게 하는 힘을 북돋아 달라는 외침과도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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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수의 꽃 2 - 위대한 고구려의 전쟁
윤선미 지음 / 목선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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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문덕,

그의 사라진 발자취를 이제는 찾아야 할 때다

『 살수의 꽃 2 : 위대한 고구려의 전쟁 』

윤선미 장편소설 / 목선재







589년 진나라를 멸망시키고 중국을 통일한 수나라는 약 8년간의 평화를 맛보았다. 전쟁의 시작은 수제 양견의 칙서로 당시 고구려 왕인 원에게 수의 신하가 되었으니 덕을 베풀라며 수나라에 조공하고 입조하라는 명을 내려 원의 화를 돋우고 말았다. 독립국으로서의 고구려를 인정하지 않았다는거... '감히 짐에게' 라며 펄펄 뛰던 원은 군사 1만을 이끌고 요서를 침략했는데 그 전장에 바로 을지문덕이 있었다는 것이다.

<살수의 꽃 2 : 위대한 고구려의 전쟁>에서는 피비린내 나는 전장의 혈투와 군부를 이끄는 장수로 올곧게 성장한 을지문덕의 인간미를 그려내고 있다. 전편에서 스치듯 인연이 닿지 않았던 가리와의 이루지 못한 애달픈 사랑도 보여준다. 역사소설이지만 마치 16부작 역사드라마를 보는듯 생동감 넘치는 문체에 앉은 자리에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넘겼다.





오라. 나의 나라를 피로 물들이려는 광포한 짐승들이여.

내 너의 피를 요하에 뿌려 설기의 넋을 달래고,

집과 세간을 잃어 통곡하는 고구려의 백성들을 위무할 것이다.



612년 정월... 수나라의 양광은 자신에게 신하의 예를 다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군을 통솔해 고구려를 섬멸하리라는 조서를 보낸다. 동원된 군사만 113만 대군으로 고구려로서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수효였기에 장수간의 의견대립도 있었다는거... 손자병법의 진격함에 명예를 구하지 말고 후퇴함에 죄를 피하지 말 것이며, 오직 사람의 목숨을 보전하라며 피 흘려야하는 백성을 굽어 살피란 말에, 원은 절대로 수나라에 고개를 숙이지 않겠다는 의지로 충심을 의심하며 화를 참지 못했다. 어쨌든 우리가 아는 것처럼 을지문덕은 살수대첩의 영웅이 되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는거...

다시 앞으로 돌아와, 그동안 을지문덕을 지켜본 평강은 그를 양자로 삼아 온달의 뒤를 잇는 장수가 되게 한다. 첫번째 전투에서 문덕의 기지로 대승을 거둔 고구려 군사는 귀환길에 올랐지만 문덕은 전방의 방비를 재정비 하기위해 그곳에 남기로 했는데... 아버지 고향이었던 이곳은 부동항에 위치한 곳으로 동국일대 패권국인 고구려를 뚫는 관문이며 물자가 풍부한 최대의 교역장이라는 점... 문덕은 요동성의 성주에게 대접을 받으며 아버지를 의문의 죽음으로 이끌었던 장사치 상두와 마주치게 되는데...

엄청난 사건들이 벌어지는 <살수의 꽃 2>편은 기억을 잃은 문덕, 그리고 그와 부부의 연을 맺었던 여인, 자꾸만 어긋나는 가리를 향한 연민 등... 피 비린내가 진동하는 전장에서 아슬하면서도 애달픈 사랑을 그려내 심금을 울리게 했다.



<살수의 꽃 2 : 위대한 고구려의 전쟁>은 내 나라의 역사를 직시하기 위한 저자의 간절함이 묻어나는 듯 했다. 역사를 지키지 못하면 뿌리를 잃는 것이고 미래 또한 없음을...

가장 기억에 남았던 대목은 을지문덕의 스승이 군부를 이끄는 장수로 성공하려면 나를 믿어주는 주군과 옳은 길을 인도해 주는 친구 그리고 목숨을 다해 나를 보좌해줄 충실한 부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미래를 잇기 위해 리더가 가져야할 필수 요건 말이다.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는가? 과연 무엇을 위해... <살수의 꽃>은 그 해답을 가지고 있는 역사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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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수의 꽃 1 - 을지문덕의 약조
윤선미 지음 / 목선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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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문덕,

그의 사라진 발자취를 이제는 찾아야 할 때다

『 살수의 꽃 1 : 을지문덕의 약조 』

윤선미 장편소설 / 목선재







우리 한민족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했던 구국의 영웅! 을지문덕



을지문덕이라하면 고구려의 장수로 중국 수나라의 대군 앞에서 기개를 꺾지 않았던 살수대첩의 영웅으로 그는 앞으로 나아갈뿐 결코 물러섬이 없었다. 이것은 그저 학교에서 흘러 들었던 것으로 그의 용맹함과 지혜를 배워 학문에 힘쓰라는거... 지금은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는 중국의 영향으로 세워진 그들의 역사라 주장하며 날선 대립을 하고 있는데 역사의 기록 또한 침탈당하지 않기를 힘써야겠다.

역사소설 <살수의 꽃 1 : 을지문덕의 약조>는 어린 시절의 문덕의 성장을 그려내고 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에서는 을지문덕의 출생과 성장 배경을 알 수 없다고 하였으나, 저자는 이 소설에서 그를 평민으로 설정하여 호기심많고 당찬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만약 소인이 적의 수급을 세어 십만을 채우지 못한다면

그 곁에 스스로의 목을 걸어 그 수를 채우고

가솔 대신 제 육신으로 하여 똥개의 먹이가 되겠나이다.



문덕의 아버지는 요동성 밖에 터를 잡아 요하를 넘나들던 거간꾼이었다. 어느날 돈 많은 부자가 찾아와 큰 돈을 쥐어주며 신루지(=고래기름)를 구해달라 했고, 고래잡이 선단을 찾으러 바다로 나간 아버지는 차가운 주검이 되어 돌아온다. 당시 어머니 우씨는 회임 중으로 그곳을 빠져나와 죽기로 각오했지만 삶의 끈을 놓지않았던 아이가 태어나게 된다. 그 아이가 바로 을문덕이었다.

사람이 찾지않는 한적한 산자락에 터를 잡고 살았던 폐가 도깨비 문덕... 고생으로 새우처럼 등이 굽었던 어머니는 폐병으로 쓰러지고 만다. 그런 어머니를 살려준 의원의 한마디로 문덕은 큰 사람이 되어 꼭 은혜를 값겠노라 약조를 하게 되는데... 의원을 찾다가 알게된 가리라는 아이와도 연을 이어가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태왕의 천도 행렬에 온달장군을 마주한 문덕... 자신과 같은 처지였지만 평강공주에 의해 고구려 최고의 용장이 된 그를 보기위해 금여를 막아서는 대역죄를 범하고 만다. 당시 문덕의 나이 열한 살로 불경한 죄로 당장 목을 베어버릴 수 있으나 십만의 적을 물리치기 전에 죽지않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다. 이에 평강의 도움으로 장수의 길을 걷게 되는 을문덕... 그리고 그의 활약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살수의 꽃 1 : 을지문덕의 약조>에서 보여준 어린 문덕의 대담한 성장은 긴장감을 억누를 수 없었다. 큰 사람 그리고 온달을 잇는 고구려의 장수가 되겠다 약조한 바를 지키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결실은 독자의 지지를 아낌없이 받았고, 어릴때 만났던 거짓부렁 소녀 가리와의 만남 또한 필연인듯 죽지않는 삶을 이어가기를 간절히 바라게 했다는 점... 그리고 앞을 내다보는 혜안으로 전장에서의 첫활약이 시작된다. 

어쩌면 이 책을 통해 굳건한 믿음의 의지와 진정한 리더십을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 그럼 살수의 꽃 1편의 마지막부분에서 을지문덕의 첫번째 전투를 보았으니 바로 2편으로 이어가 보도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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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잡은 채, 버찌관에서
레이죠 히로코 지음, 현승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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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 손을 잡은 채, 버찌관에서 』

레이죠 히로코 / 해피북스투유








동화 속 같은 이야기로 마치 꿈을 꾼 것 같았다. 소중한 누군가가 있었는데, 자고 일어나 눈을 떠보니 흐릿한 흔적조차 없이 기억에서 지워지고 말았다. 잡으려 했지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기억의 조각들이 공기중에 흐트러지고 존재했다는 흔적조차 남지 않았을 때, 나는 '상실'이란 무서운 존재와 마주하게 되었다.

<손을 잡은 채, 버찌관에서>는 '상실'을 두려워했던 한 남자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모든 것이 모자라고 부족했던 그에게 사랑은 그저 주옥같은 동화 속 이야기와 같았을까? 

레이죠 히로코는 애니메이션 '옷코는 초등학생 사장님!'으로 만난 적이 있다. 이 애니메이션 작품의 원작은 '여주인님은 초등학생'이며 불의의 사고로 부모를 잃은 아이가 할머니가 운영하는 여관에서 함께 생활하며 다양한 관계를 통한 성장을 보여줬던 일본소설의 특별한 다정함을 보여줬는데, 이 책 또한 상실을 경험한 주인공에게 아낌없는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는 동화같은 이야기가 아닐까하는 기대감을 갖게 됐다. 상실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나름의 행복할 권리가 있으니까... 






지금까지의 나는 '상실'을 두려워했다.

누군가와 깊이 연을 맺고,

그 누군가의 행복을 항상 비는 관계가 되는게 두려웠다.

귀찮고, 이것저것 신경을 써야먀 하고,

자유로워지지 못하고, 내가 내가 아니게 되는 느낌.

그런 감정을 뛰어넘을 수 있을 만큼

소중한 사람이 샘긴다는 건 분명 놀라운 일이겠지.



모도리노 사츠타... 유명한 작가는 아니지만 나름 서점에 깔려 시리즈가 나올수록 매출도 늘어갔다. 스스로 작가가 된 것도 의아하고 언제부터 소설을 썼는지 기억도 나지않지만, 어쨌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전업작가나 되어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먼 친척이었던 이에하라 할머니가 장기 입원을 하게 되면서 버찌관을 모도리노에게 맡기고 싶다고 했고, 휴학도 했겠다 조용히 글을 쓰며 지내기에 좋을 것 같아, 선뜻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다. 하얀 벚나무가 소담스레 피어있다는 의미로 지어진 '버찌관' 그리고 희끗한 회색줄기가 곧게 뻗은 벚나무 곁에 낡았지만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한 창문에 다크 초콜릿 색 나무 문이 있는 서양식 주택은 모도리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어린 마녀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뜬금없이 울린 초인종 소리에 문을 열어보니 열살즈음 된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자신은 할머니의 손녀 리리나이며 갑작스런 부모님의 사망으로 버찌관에서 지내기로 했다는거... 할머니가 병원에 계시지만 퇴원하실 때까지 함께 지내게 되었으니 도와달라고... 모도리노를 사츠타라 부르며 할머니가 고용한 집의 관리인이니 자신을 돌봐달라며 당차게 얘기하는데 당황한 모도리노는 그저 꼬마 마녀가 시키는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자신이 무척이나 한심하다. 제멋대로에다 독설을 서슴치않고 해대고 순식간에 변하는 기분에 어떻게 맞춰야될지 모르는 모도리노는 그럼에도 왠지 미워할 수가 없는 리리나... 과연 이 꼬마 마녀의 정체는 뭘까?



지금 읽고 있는 이야기가 모두 동화 속 이야기라면 독자는 믿어줄까? <손을 잡은 채, 버찌관에서>는 귀여운 마녀를 통해 '상실'의 아픔을 경험하게 한다. 아이인데 설마? 상실이 또 다른 시작의 기회가 아닐까?라는 수많은 의문으로 읽는내내 고개를 갸웃했지만 이야기는 책에서 소개한 것처럼, 동화 속 공간 같은 버찌관에서 지독한 상실과 아련했던 사랑과 마주하게 되는데... 그것이 참 눈물겹다.

가슴깊이 새겨진 짙은 사랑 그리고 상실... 그럼에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세지... <손을 잡은 채, 버찌관에서> 선사하는 따스함에 이 겨울이 빨리지나 벚꽃피는 봄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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