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의 한계를 발견하는 유일한 방법은 한계를 넘어 불가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다.”

 

향년 90세. 결국 오버로드와 만나지 못하고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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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만화가 무지 웃김. 확실히 사무라 히로아키는 개그 만화 해도 먹고 사는 덴 지장이 없을 거 같음. 근데 작년에 장난이 아닌 수위의 SM화보집과 악취미 작품집 [블러드 할리의 마차]를 내놓아서 불특정 다수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 전력이 있다. 거기에 걸게임(카X?)을 하느라 마감이 늦는다는 소릴 해대는 걸 보면 뭐가 뭔지 모르겠음. 죽을 때까지 독신일지도.

 

보너스 만화가 본편보다 더 재밌는, 이제는 비교적 흔한 케이스....

 

라노베적인 어설픈 호흡과 역동적인 액션씬과 뻔한데 뻔하지만은 않은 설정과 제정신이 아닌 캐릭터들이 나오는 뭔가 뒤죽박죽스러워서 유치하다가 재밌다가를 반복하는 물건. 주인공은 성격 나쁜 허약 체질 안경잽이와 천연계 로리. 둘의 목적은 지구 파괴. 엉뚱한 부분에서 연출력이 좋다. 그런데다 생뚱맞게 감동적인 씬을 잘 만들어냄. 뭔가 [성결정 알바트로스]랑 비슷한 운명이 되지 않을까도 싶은데 현재 4권까지 나온 상태에서 연재 진행중인 거 보면 오래 갈지도 모르겠음.

 

이 둘이 동인녀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메인이 같고 간혹 나오는 개그나 소재도 필연적으로 비슷하긴 한데, 재미는 어째 울나라 거인 [동인백서] 쪽이 더 나음. [망상소녀 오타쿠걸]이 어설프게 순정라인을 걸어댐으로써 나름의 서사적 고심에서 나온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흐름이 복잡하게 된데다(썩 정교하진 못하게 애드립적으로) 호흡이 급한 데 비해서 [동인백서]는 급한 호흡인 채로 러브라인이고 순정 감수성이고 신경 별로 안 쓰고 앞뒤 안 보고 개그물로 달려가기 때문인 듯.

뭐 그래도 나란히 놓고 보면 오십보백보임.

 

오카자키 마리의 썩 섬세하지는 못한, 평범한 단편집.

 

충만한 말빨. 즐거운 수다.

 

글쎄.... 지금의 현대인에 시선에 있어서 [성역]은 나름의 시대적 조율이 필요할 것이다. 당시의 경악이 요즘은 리얼리티쇼의 오래 묵은 동어반복이 되었으니. 경악의 날카로움에 대해 다시 알아봐야 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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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동진 평론가가 망치로 뒤통수 맞는 느낌이었다, 라고 한 게 영화의 강력한 메인 카피가 된 인상인데 솔직히 이정도가 망치라면 전 지금쯤 한 열두 번쯤 더 맞아서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겠습니다. 뭐 괜춘한 영화긴 한데 망치 가격까진 좀 오버다 싶고.

2. 그래도 전체적으로 잘 빠진 영화가 맞긴 맞습니다. 연기들은 좋고 연출도 과욕 없이 기본기 탄탄하게 잘 짜냈고. 아마도 봉준호의 영화에 진하게, 그리고 제대로 영향 받은 첫세대 영화가 아닐까 싶군요. 사실 거의 모든 부분에서 [살인의 추억]에 대입이 가능한 일종의 거울효과 같은 영화랄까요. 뭐 아무래도 이 부분에서 기시감을 일으켜서 제 성에 썩 차지 못한 모양입니다.

3. 영화는 살인자를 쫓는 부분과, 말단 경찰에서부터 청와대 내각에까지 병신들로 가득 찬 이 사회의 진절머리 나는 부조리들을 지긋지긋하게 전시하는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사실상 살인자를 쫓는다는 동적인 긴장과 즐거움은 초반에 몰려 있고 중후반부는 후자쪽에 더 촛점이 맞춰져 있죠. 살인자가 누군지, 그의 범죄가 무엇인지, 심지어 쫓느라 고생하는 장면까지 초반에 다 나와버립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이후부터죠. 살인자가 체포되고 마땅히 법의 형벌을 받아야 하건만, 그것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광경에서 오는 공분. 여전히 어떤 정치사상보다도 감정의 힘이 더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촘스키가 이론이 아닌 서사 영역을 통해 이뤄질 인간 변화의 희망을 얘기했던 게 생각났습니다. 문제는 항상 '그 다음'이겠지만. 그러나 어쩌면 변화도 로또, 안착도 로또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4. 여기서 차이의 문제는 중요해집니다. 그것이 소소한 차이일지라도 중요한 것입니다. 사실상 살인자인 영민이나 그를 쫓는 중호나 둘다 쓰레기인 건 마찬가지입니다. 생각해보면 중호 또한 자신이 데리고 있는 여자들에게 경영자이자 직업적인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못한 것이고 억지로 떠밀어서 사지로 보내버린 거니까요. 영화는 그런 풍경을 보며 그래 그냥 둘다 쓰레기 모두가 다 똑같은 쓰레기니까 뭐든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거야, 이렇게 결론이 나버리는 것에 대한 경계라고나 할까요. 그러니까 이 영화는 쓰레기의 자기반성에 대한 이야깁니다. 똑같은 인간쓰레기였던 작자가 어떻게 시스템의 부조리를 체감하고 그걸 의지로써 수정해보려고 발버둥치게 되는가. 바로 이것이 다같은 병신들 속에서 살아가는 병신들에게 갖춰야 할 중요한 부분이겠죠. 적어도 자신이 병신이라는 걸 깨달은 사람은 그나마 낫습니다. 그것조차 모르는 병신들이 문제죠.

5. 여성분들이 영화를 볼 때 불편한 느낌을 가지지 않을 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나오는 상황이란 것이 이 나라에서 여성이 갑작스럽게 당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를 보여주는 것이기에 피해당사자와 가질 수 있는 직업적 괴리감에도 불구하고 그 익숙한 풍경과 거의 범죄 원형적인 전개 때문에 스스로 대입이 안될 수가 없겠다고 보이거든요. 영화 초반에 보여지는 인적 없는 골목이 주는 두려움은 타워펠리스나 단지형 아파트에 살 돈이 없는 직장인 여성들이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을 올라가던 중에 느껴야했던 꽤 익숙한 것 아닐까요. 그런 점은 감독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던 훌륭한 프러덕션 디자인이 그 두려움을 배가시킵니다. 그에 반하면 남자들은 이 영화를 장르영화적 쾌감을 예상하며 즐길 수조차 있겠죠. 어찌되었든 살인자가 말한 생리 냄새가 난다는 말에 다리를 다소곳이 수그리는 여성형사의 모습이 나오는 영화가 [천하일색 박정금]의 시청율을 올려주는 여성들의 성에 찰지는 미지수입니다.

6. 녹음 상태가 좀 빈한한 것 같았습니다. 극장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목소리들이 어째 붕 뜨는 느낌이고 배경음도 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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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8-02-24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욕설과 폭력이 잔인하게 많이 나와서 불편하긴 했어요. 그러데 썩 재미있었습니다. 탄탄한 영화라는 느낌을 주더군요. 하정우가 좋았구요.


(그런데 bdafuck님의 서재에서 이렇게 긴 글을 읽으면 눈이 아파요. ㅜㅜ)

야호 2008-02-25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여전히정력적으로포스팅중이군.
아직안자는겐가?

영화좀보고싶은데요즘은영시간이안나네

봄이오는것같아서서히.

iamX 2008-02-25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보고 대략 난감중입니다. 저거 보자고 할 걸 ㅠ ㅠ.
정우 형 드디어 떴군요. 국방영화 전문 배우에서 드디어 변신 성공?

hallonin 2008-02-25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로그 가독성을 위한 배색에 대해 생각해봐야겠군요. 언제가 될 진 모르겠지만...-_-

봄이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꽤 기대하고 있는 영환데 음. 저는 하정우를 이 영화에서 처음 봤습니다.

다락방 2008-02-26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bdafuck 님의 취향과는 조금(아니 많이) 안맞을 것 같긴 하지만, 저는 『두번째 사랑』에서의 하정우도 좋았답니다. :)

hallonin 2008-02-26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어째 전 하정우란 배우의 마스크가 별로인 듯.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지방 상영만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허겁지겁 보고 왔음. 

 

솔직히 신지가 도망치지 말자고 중얼거릴 때 흥분된다기보다는 좀 쪽팔렸다. 그 반추가 너무 노골적이어서. 골백번은 더 들어서 이젠 희화화의 대상이 되버린 대사를 다시 듣게 되자 올라오는 이 뻘쭘함. 그려그려. 에바는 막 오덕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한 시점에서의 우리나라에 있어서 오덕 문화의 정점이자 상징과도 같았고 그 붐을 전후로 무지막지하게 재생산된 온갖가지 리믹스들(그 난장판 한가운데엔 창설 이래 최고의 대박 티켓을 잡아쥐게 된 가이낙스의 열정으로 가득한 용돈 벌기도 있었고)로 인해 에바는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모조리 탕진해버린 것처럼도 느껴질 정도였다. 어떤 것이든 시시하지 않을까. 그러나, 그 무차별적인 리믹스들은 되려 원본에의 갈망을 더욱 증폭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에바-안노 히데아키-가이낙스 스텝 라인이라는 조합으로 만들어질 새로운 에바의 이야기라고 하는 것이 가질 권위는 양산된 동인혼적인 소품들과 대적될 바가 아니다. 바로 그래서(상업적으로나 내적으로 납득할 만한 지점으로서나) 에바가 다시 시작됐다.


에바의 그리운 초반씬, 아버지를 앞에 두고 왜 타야 하느냐고 소리 지르다가 주섬주섬 결국 에바를 타버리는 신지의 모습에 얼마나 감정이입이 되느냐가 에바를 이해하는 단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란 작자가 신경도 안 쓰다가 수 년만에 아들내미를 불러와선 기계반 생물반으로 된 괴물딱지를 타라고 강요할 때,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그래? 그럼 타지 마.', '헹, 좆까슈 안 그래도 그럴 참이었수.' 이러고 돌아가는 성미라면 에바에의 동의는 물 건너 간 거라고 보면 된다. 휙 하고 돌아서지도 못하고 아버지에 대한 증오를 양껏 표출하지도 못한 채 징징 짜면서 자신의 너절한 처지와 정신세계 때문에 비관하고 머뭇거리다가 레이 앵벌이 보고 나서 일말의 마인드 자위질로 자기최면 건 다음 결국 에바를 타게 되는 자기억압적인 신지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은 파더 컴플렉스, 혹은 다양한 종류의 권위에의 무기력한 굴종에 대한 깊은 일치를 성립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얘기다. 문득 서쪽 나라 사람들이 에바를 받아들임에 있어 레이와 아스카라는 투디 미소녀 궁극의 디자인에 대한 헉헉거림과 초호기 헉헉 외에 신지에 대해선 어떤 반응이 주류였는지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난 마침 대니얼 클로즈의 [고스트월드]를 다 읽은 참이었고, 아마 이것이 그 익숙한 초반부를 십여 년만에 보는 내게 어색함을 느끼게 만들었던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에반게리온:서]는 꽤 명민하게 만들어진 작품이다. 극장에서 접하게 되는 셀-리미티드 애니적인 투박함이 CG가 활용된 박력 넘치는 액션신과 은근하게 충돌하는 이 애니메이션은 에바를 처음 접하는 이와 옛팬들을 동시에 먹어버리겠다는 의도로 펄펄 살아있다. 그러니까 물론 이것은 에바를 다시 접한 이로서의 판단이지만, [에반게리온:서]는 디테일의 애니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보다 더 보여줌으로써 보다 더 완고해진 세계를 구축한 작품이다. 기술력의 발달은 애니 속에서의 비생물들, 소위 대파괴 이후의 도시적 양상들에 대한 정교한 구축과 플롯 기능요소로서의 엑스트라들을 보여주는 것에 열중한다. 그 흐름으로 우리가 파악하게 되는 것은 일련의 '과정'이다. 에바가 기동하고 그를 서포트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그들이 살아가는 살아있는 도시가 있다. 압축된 시간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축소된 것은 그 모든 인물들이 마땅히 가지고 있을 마음에 대한 주의 깊은 확대경이었지만 그를 희생해서 얻은 것은 보다 거시적이고 신지의 동기부여에 대한 굵직한 부분이다. 동시에 이것은 티비판과는 달라진 신지의 성격적인 차이와 연계되는 부분이다. 이와 같은 너무나 많은 정보량을 짧은 시간에 전달하느라 휙휙 넘어가는 컷들에서 침착한 흐름을 기대 못하기에 거부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아무래도 이 부분은 옛 팬들의 눈썰미에 기대는 바가 있다. 거대한 금속 덩어리들 사이에 선 인물이 불러오는 소외감 섞인 정적과 압도감, 그리고 과포화 상태의 이미지 정보는 원작에도 존재하는 것. 이번 극장판은 앞서 얘기한 '과정'의 디테일화와 더불어 전자가 보다 증폭된 인상이다.


모든 것은 야시마 작전을 향해 달려간다. 야시마 작전 에피소드는 원작의 전체 스토리상에서도 모종의 화해와 일말의 결론을 담보한다(사실 티비판에서 이후에도 별 변화되지 않는-되려 심화되는-신지의 캐릭터로 인해 캐릭터의 구제불능적 속성을 제시하는 덴 성공했지만 후속 스토리로 이어지는 마땅한 흐름과 일치되지 않는 어정쩡함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이 에피소드였기에 이 부분을 시작 파트의 끝으로 잡아놓은 것은 현명했다). 바로 이 마지막 부분에서의 긴장감과 갈등을 높이기 위해 여기까지 이르는 동안 신지가 에바 안에서 겪는 고통은 비주얼적으로 강력하게 업그레이드가 됐다. 티비판에서 이 아이들이 겪어야 하는 육체적 통증이 다양하게 강조됐던 정신분열증적 고통에 비추어 영 심심하게 여겨졌던 이라면 이번 리뉴얼판에선 확실한 마조히즘적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 작품의 제작진 또한 마찬가지 마인드였을 것이며 그 결과가 빚어낸 증거는 만족스럽게 잘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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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이 로리콘 색기 오덕이었음.

결국 4000원대 돌파라는 현실이 상징적일 수밖에 없는 물건. 근데 이젠 타성도 안 생기는 게....

전나 뻔한 후까시물이긴 한데 그럭저럭 시간 때우기용으론 괜찮았다.

정석적인 전개. 해피엔드 지향의 정치성. 무난한 개그물. 이혼녀 패치.

쿠샨 왕다마 존나 싱겁네. 그러고보니 1년 2개월만.

이건 딱 일년만. 여전히 이빨과 후까시로 싸우는 애들이 잔뜩. 그러나 그와중에 은근하게 진지한 면도 보이곤 해서 이제는 좀 관대한 의미로 재밌음. 아직까진 일본편이 최고임.

잘 생각해보면 이 만화 자체는 생각 없이 후까시 잡는 색기들을 존나게 까는 내용이었는데 스타일 자체가 워낙 세련되다보니 그거 따라하는 놈들을 잔뜩 만들어낸 운명이 되버렸다. 작품 자체의 소용에서부터 이야기까지 조롱의 방법론으로 풀어가는 것이 여전히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질릴 법한 스타일리쉬에도 불구하고 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 되가고 있는 중.

가끔 읽고 나서 왜 이걸 다 읽느라 시간을 날려버렸지 싶은 생각이 드는 책들이 있다.

이것보단 신선조 혈풍록을 더 읽고 싶었는데, 뭐 번역되긴 할려나. 암튼 시바 료타로와 나랑은 안 맞는다는 걸 재확인하게 만들었음. 이 영감이 구사하는 단정적 문장 자체가 싫음. 일본 대중소설 문장의 어떤 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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