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아버지가 꼭 나만했을 때
                                                                    주경호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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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아버지는 과연 예전에 어떤 모습으로 지내셨을까?
이 책을 서점에서 처음 보았을때 가졌던 생각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 어렸을적 지냈던 기억도 아이키우면서 가물가물 거리는데
할아버지 할머니 사셨던 옛적의 모습을 생각하려니 머리가 하얗게 되더군요..
그런 저에게 이 책은 무리없이(?) 그 시대의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갈수 있는 책이 되었더랬습니다.

예쁜 점토인형들이 정감있게 다가오는 표지를 넘기면 이 책에 나오는 할아버지에 대한 재미있는 소개가 나옵니다.
땅꼬마 할아버지는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는데 이런 할아버지를 ‘중중 까까중 대패로 밀어중.“이라고 놀렸다는 이야기.

할아버지의 말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옛적 우리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사셨던 시대에는
놀림이라는 행위도 이렇듯 흥겨운 가락을 섞은 노래조로 놀렸었나 싶은게 우리 선조들은
그래서 해학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구나 싶더군요..

스물 네편의 이야기를 실어놓은 책에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가끔 들어왔던 <두껍아 두껍아>, <참나무하고 뽕나무하고>, <어디까지 왔니>, <개똥벌레 똥똥>, <꼬부랑 할머니> 등의 대체로 귀에 익은 동요가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인지 낯선 분야인 전래 동요임에도 불구하고 생경하게 느껴지지 않더군요..



특히 <독사려>는 제가 하은이만 했을 무렵 아버지께서 많이 해주셨던 놀이노래인지라
옛기억에 가슴이 뭉클해 지더군요..

독 사려 독 사려/ 독 사세요
잘생긴 독 사세요/ 아주머니 독 사세요/
얼마예요/ 백원이오/
아이고 예뻐,/ 주세요



그러면 친정어머니는 독을 사는 아주머니가 되곤 하셨죠..
이 놀이는 요즘도 하은이에게 가끔 해주는데 그러면 어찌나 좋아하는지 “또..또요~“라는 반응이 금방 온답니다.

노랫말에 이야기를 꾸미고 시를 쓰고 화를 풀고 유머도 즐겼던 할아버지의 노래들..
그 속에 우리의 정서가 가득하니 들어있어서인지 분명 그 시대의 놀이를 알지 못할터인데도 아이는 전혀 낯설어하지 않습니다.
노랫말이 길지 않은데다가 서양의 라임처럼 반복되는 어구들, 재미있는 노랫말, 그리고 자연의 이야기..
이런 점들이 노래에 가득히 배어있어 아이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요소로 작용하는가 봅니다.
게다가 인형작가로 알려진 주경호님의 정성들인 점토인형의 삽화들은 이쁘기도 하지만
노랫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꽤 고심하신 듯한 느낌이 역력합니다.


이렇듯 단순한 놀이 하나에도 곡을 붙이고 흥겨워 하던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
비록 그 세대는 지날지라도 그분들의 놀이와 노래는 후세대인 우리 아이들에게까지 대물림 하면서 읊조리게 되겠지요..

[우리 할아버지가 꼭 나만했을 때]..
이 한권의 동요그림책을 통해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시던 옛날로 거슬러 가는 여행을 떠나보시는건 어떨지요..


* 참고: 이 책에 나오는 전래동요는 [백창우 아저씨네 노래창고]에 많이 수록돼 있습니다.


* 책읽은 후의 아쉬움:
여러편의 노랫말을 박스안에 넣어 배치해 놓았는데 삽화의 배경을 가리워서 눈에 거슬리더군요..배경을 충분히 살려서 편집을 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 이곳으로 가시면 인형작가 주경호님이 작업하셨던 그림책에 대한 여러권의 책을 만나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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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옷을 소재로 해서 구성한 독특한 느낌의 책이죠..

품모임에서 했던 활동인데 색종이로 책에 나오는
한복접기를 해봤어요..

접기가 아주 간단해서 하은이도 거들어 주어서
함께 만들었는데 다 만들고나니 색감이 이쁜게
그럴싸~ 하죠..



접기한 후에 하은이가 얼굴도 만들어야 한다고 해서
그려서 붙였네요..^^

이 활동한 후 우리나라 고유의복을 '한복'이라고 한다는 것과 동정이니 깃이니 고름이니 하는 단어를 함께
익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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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하은이가 놀고있는 미술놀이 한가지..



고미 타로의 50%로 완성된 책이다.
절반이 그려져 있으니 나머지는 하은이가 상상하면서 그려넣으면 된다.

예전 김천에 있을때 다현이 엄마가 다현이가 그리도 어린데 함께 놀아보겠다고
이 책을 구입해서는 시도했다가 그만 묵히게 되었던 그 책..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베스트셀러이기도 하다.

지난해 품모임을 같이하는 친구인 원영이에게 선물로 사주곤
어떻게 하는지 두고보다가 차차 구입할까 생각했는데
겨울동안 집에서 갖고 놀기에 좋을것 같은 생각에 맘이 변해서
급히 주문해서 구입한 책이다.

고미 타로의 아주 간단한 미완성 그림에
작가의 지시대로 상상을 하면서 그림을 그리면 된다.

뭘 이런걸 책으로 엮어내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집에서 엄마가 해주려면 생각만큼 쉽지 않은 활동임에 틀림없다.
(내 경험상..)
그렇다고 매일 백지를 내밀며 마음닿는대로 그려보라고 하면
조금 끄적이다가 재미없다고 그만두는 딸래미..
엄마더러 뭐 해달라고 주문도 많고
같이 하자고 늘 조르는데 이 책으로 그림을 그릴땐 제법 혼자서 독립심(?)을 발휘한다.

제목은 '그림으로 생각키우기'
주문에 급급해 아무 생각없이 그냥 막~ 그리다가는 이 책의 의도를 잘 살리지 못한다.

먼저 고미 타로가 그려놓은 그림을 들여다 보고는 관찰을 한다.

"무엇 같아 보여?"
"무엇이 부족해 보여?"
"어떻게 그려줄까?"

그런식으로 하은이에게 생각하게끔 유도하고
말을 들어주고 하은이의 방식대로 그려주는 그림을 그냥 존중해 준다.
꼭 엄마의 생각을 말할 필요도 없고 굳이 이것이다라고 어필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
이 책은 그냥 놀이로 그림을 즐기고
그 그림을 통해서 이렇게도 저렇게도 생각해 볼수 있는 '생각'을 키우면 되는거니까..

때로는 40개월이 막 지난 하은이에게 조금 어려워 보이는 주문(화장실에 앉은 사람을 그려보세요, 등등)도 있지만
쉬운것 부터, 또 흥미로워 하는것 부터 즐긴다.

* 아래그림은 하은이가 직접 그린 그림





이런식이다.
만3세가 지났다면 엄마와 함께 즐길수 있는 책인듯 하다.


200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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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tsy Bitsy Spider


영미권에서 전해오는 유명한 마더구스지요..
이미 귀에 익숙한지라 친숙하게 읽을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책읽고 간단한 활용하면 더 좋겠죠..^^

<거미만들기>
준비물-거미도안(+click+), 빨대, 동전, 실

1. 거미그림(파일첨부)을 2장 인쇄해서 오린다.
2. 앞면이 될 거미그림의 뒤쪽에 빨대를 짧게 잘라서 아래쪽으로 벌어지도록 테잎으로 붙힌다.
3. 빨대의 벌어진 사이에 동전을 테잎으로 붙힌다.
4. 빨대사이로 실을 통과시킨후 양쪽으로 길게 남긴다.
5. 밑면이 될 거미를 앞면에 맞추어 붙히면 완성.

<거미에 관한 storytelling>
Have you ever seen a spider?
Yes.

Where did you see the spider?
I saw it on the wall.

What does it do?
It was spinning its web.

Think about the spider's legs.
how many legs do they have?

Mmm, six?

No, try agian.
A-ha, eight legs.

That's it. They have eight legs.

Six legs on the insect and eight legs on the spider.

Therefore, Spiders are not insects.
Insects have six legs.

Usually insects have three body parts and spiders have only two body parts.

And they have strong jaws.

And insects have 2 antennas, but spiders have no antennas.


Now, let's playing spider game with mom.



거미놀이 하면서 The Itsy Bitsy Spider~ 노래하면 좋겠죠?

The itsy bitsy spider
went up the water spout
Down came the rain
and washed the spider out
Out came the sun
and dried up all the rain
And the itsy bitsy spider
went up the spout again


하은이의 거미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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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4-02-15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은이는 참 좋겠네요.
 

저의 아이 하은이는 책을 좋아하는 40개월의 평범한 딸아이랍니다.
태어나서 지금껏 제가 하은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동안 느낀건데
아이들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그 재미도 재미거니와
책에서 얻을것도 무척 많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잘 그려진 그림책을 보면 기법도 궁금해지고요..
또 좋은 내용을 접하면 저자에 대해서도 함께 알고 싶더라구요..
그리고 비슷한 내용의 주제를 묶어보면 다들 나름의 특색이 있고
같은 주제를 이렇게도, 때론 저렇게도 생각할수 있구나하는 관점의 차이도 느끼게 되고요..
하여튼 여러 가지 면에서 배울게 많더군요..

오늘은 그중에서 '그림책에 등장하는 할머니들’에 대해서 알아볼까 하는데요..
우리 아이들에게 있어 '할머니'라는 존재는 왠지 알라딘의 요술램프에 나오는 '지니'같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
요..
무엇이든지 아이가 원하는 것이면 다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는 분..
그 분들이 바로 우리들의 '할머니'가 아닐런지요..

아이들 책에 등장하는 할머니들의 모습은 어떠하고
또 그런 모습이 책읽는 아이들에게 또 엄마인 저에게는 어떻게 다가오는지 한번 적어볼께요..



팥죽할머니와 호랑이 -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 호랑이 15
조대인 (글), 최숙희(그림)



호랑이에게 잡아 먹히게 된 할머니는 자포자기한 마음으로 방에 들어가 호랑이가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호젓한 산골에 그 누구도 할머니를 도우러 올 사람이 없을 듯 합니다.
그런데 누가 알았을까요?
알밤이, 자라가, 개똥이, 송곳이, 절구가 멍석이랑 지게가 나타나 할머니를 도와줄 줄을..
하지만 할머니의 목숨은 그저 얻어진 것이 아니랍니다.
할머니는 팥죽을 먹고 싶어하는 알밤이랑 자라랑 개똥이 등등에게 마음씨 넉넉하게 팥죽을 한그릇씩 모두 퍼주었었답
니다.
할머니의 넉넉한 마음이 결국은 할머니의 목숨을 구하게 만들어 준 것이지요..
맨 마지막 장을 보세요..
커다란 솥에 팥죽을 쑤고 계신 할머니 뒤로 꼬맹이들이 들고 온 갖가지 그릇을요..
할머니는 분명히 그 그릇 하나하나에도 팥죽을 쑤북이 담아 주실거예요..

하은이는 이 책을 읽을때면 호랑이가 당하는 장면이 나올적마다 손가락으로 눈을 가린답니다.
무척 안됐나봐요..호랑이가..
아직 전래동화의 선악구조를 파악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면서도 어찌나 열심히 읽어달라고 하는지 우리아이 베스트중의 한권이지요.

보리출판사의 같은 내용인 '팥죽할멈과 호랑이'도 널리 알려져 있죠..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
채인선 (지은이), 이억배(그림)



여기 또 마음 좋은데다 손이 큰 할머니 한 분이 계시네요..
손 큰 할머니는 얼마나 마음이 좋았던지 숲 속 동물들 모두가 할머니의 친구랍니다.
설날이 되면 모두 함께 모여서 만두를 빚을 만큼 친숙하죠..
설날 만두를 빚는 할머니의 큰 손은 가히 상상을 초월합니다.
부엌에서 쓰는 평범한 세간으로는 도저히 할머니가 생각하고 있는 만두를 빚을수가 없습니다.
할머니가 만두를 빚으시는데 사용되는 도구를 한번 보세요..
삽, 헛간지붕용 함지박, 싸리비만한 돗바늘, 가마솥..
만두를 빚는데 이런 물건이 왜 필요할까요?
할머니의 통 큰건 알아줘야 한다니까요..^^

만두를 만드는 과정속에 일어나는 재미난 에피소드,
매번 상상을 초월하는 할머니의 행동..
입에 착착 달라붙는 '설날 만두시'..
이 책을 읽는 묘미를 더해주지요..

하은이가 그 중에서 제일 좋아한건 운율이 들어간 ‘만두시’인데
이제 그 단락을 거의 외울지경이 되었답니다.

만두 만두 설날 만두 / 아주 아주 맛난 만두 /
숲속 동물 모두 모두 / 배불리 먹고도 남아 /
한 소쿠리씩 싸 주고도 남아 / 일년 내내 사시사철 /
냉장고에 꽉꽉 담아 / 배고플 때 손님 올 때 /
심심할 때 눈비 올 때 / 한 개 한 개 꺼내 먹는 /
손 큰 할머니 설날 만두~



책 읽기 좋아하는 할머니
존 윈치 (지은이), 조은수 (옮긴이)



이 책에 등장하는 할머니는 너무 조용해서 숨소리마저 죽이며 책장을 넘겨야 할 듯 느껴집니다.
책읽기를 좋아하는 할머니,
하지만 할머니에게 주어진 일상은 할머니로 하여금 책을 읽을수 있는 여유를 주지 않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의 주변엔 항상 책이 배경처럼 따라다닙니다.
모든 일을 끝내고 마침내 할머니는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을 때
의자에 앉은 할머니의 표정은 너무 평화로와 보입니다.

할머니의 세밀하게 그려진 백발에 반하게 되는 책,
할머니처럼 정말 열심히 책읽기를 하고 싶네요.


할머니의 선물
조 엘렌 보가르트 (지은이), 바바라 레이드(그림)



어느날 엄마는 아이에게 엄마의 할머니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엄마가 어렸을 적에 할머니는 자주 혼자서 세계 여행을 떠났더래요.
할머니는 여행을 떠날때마다 "뭘 선물해 줄까?"하고 묻지요.
어린아이였던 엄마는 그때마다 갖고 싶은 걸 말합니다.
윙윙거리는 벌새의 날갯짓 소리, 계곡의 속삭임, 아침 안개에 입맞추는 뜨거운 햇살, 알프스의 눈 덮인 산, 싱그러운
빗방울 냄새.....
할머니는 세계 여행을 하면서 그 곳의 사람들과 자연만이 줄 수 있는 열정과 사랑과 경외심을 엄마에게 선물합니다.
이 책 속에서 엄마의 모습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어린아이, 소녀, 학생, 그리고 지금 엄마의 모습으로 변해 갑니다.
이걸 통해 우리는 할머니의 사랑을 받고 성숙해 가는 엄마의 모습을 그려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을 내면서 中에서-

고령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젊은사람 못지않게 열정적으로 여행을 다니는 할머니의 모습을 볼 수가 있어요.
우리는 흔히 선물이라고 하면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것을 생각하는데
이 책에 나오는 선물은 참 자연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점토로 표현한 기법이 특이한 책~!!


옛날 옛날에 파리 한마리를 꿀꺽 삼킨 할머니가 살았는데요
심스 태백 (지은이), 김정희 (옮긴이)



제목이 참 독특합니다.
파리 한 마리를 꿀꺽 삼킨 할머니라뇨..
할머니가 왜 파리를 삼켰을까요?
그 참..식성도 독특한 할머니로군..싶네요..

이 책은 미국에서 전해 내려오는 시가라고 하는군요..
시가라는게 원래 입에서 구전되어 내려오는지라 한번씩 세대를 건널때마다 내용이 조금씩 변하게 되죠..
'옛날 옛날에 파리 한마리를 꿀꺽 삼킨 할머니가 살았는데요'도 그렇게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 오고 있던 것을 휴저
포크로어가 조사를 해서 문자로 정리를 했다고 책에서 이야기해 주네요..
그러니 내용이 엉뚱해도 그것을 굳이 해석해 보려고 할 필요가 없는 거지요..

지면을 컷(cut)해서 할머니가 삼킨 뱃속을 여실히 보여주는 즐거움이 있네요..
할머니는 파리에서 거미를, 그리고 새를, 그러다가 나중엔 말까지 삼키는 바람에 죽게 된다는 내용이예요..
거미를 삼킨 이유는 파리를 잡기 위해서이고,
새를 삼킨 이유는 거미를 잡기 위해서인데
정작에 파리는 어쩌다가 삼키게 되었는지 나오지를 않네요..

슬프다고 해야 할지, 터무니 없다고 해야 할지..
하여튼 책은 참 요란합니다.

하은이는 같은 저자의 비슷한 형태의 책인 '요셉의 작고 낡은 오버코트가'도 좋아했었어요.


할머니가 남긴 선물 - 네버랜드 Picture books 118
마거릿 와일드 (지은이), 론 브룩스(그림), 최순희 (옮긴이)



이 책에 나오는 할머니 돼지는 정말 생각이 너무 깊은 나머지 감동을 줍니다.

함께 사는 할머니 돼지와 손녀 돼지는 모든 일을 늘 함께 합니다.
그리고 때론 같은 일을 나누어서 하지요..
그렇게 정답던 할머니와 손녀인데 어느날 할머니 돼지는 병이 들어 앓아눕게 됩니다.
늘 함께 하던 일을 손녀는 이제 혼자서 해야 합니다.
그리고 할머니나 손녀, 둘은 알고 있습니다. 할머니 돼지의 여생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할머니 돼지는 하루동안 주위를 정리하느라 바삐 다닙니다.
도서관에 책도 반납하고 은행에 들러 통장도 해지하고 식료품점의 밀린 외상값도 갚고..
할머니 돼지와 손녀 돼지는 정말 얼마남지 않은 시간을 함께 마을을 거닐면서 보내죠..
여생을 얼마남지 않은 할머니..
과연 우리들에게 그런 시간이 온다면 그 시간을 무엇을 하며 보낼까요?
할머니 돼지는 마을을 거닐면서 보고, 듣고, 냄새를 맡고, 맛을 보며 다녔습니다.
건강했을 적엔 대수롭지 않았을 일상을 할머니 돼지는 하나하나 눈여겨 보고
귀기울여 듣고 맛을 봅니다.
세상의 아름다움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조금만 밖을 나가 거닐어도 거기엔 온갖 아름다운 것들로 잔치벌여져 있음
을 알려줍니다.
그리곤 사랑하는 손녀와 함께 한 조용한 임종..
할머니 돼지의 마지막은 그렇게 조용하니 마치 일상과도 같았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살던 손녀는 이제 혼자가 됐지만 할머니 돼지가 없이도 혼자서 살 수 있습니다.
평소에 할머니와 늘 함께 해왔던 일상대로 살아가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할머니의 빈자리가 조금 낯설겠지만 손녀 돼지는 할머니의 마지막 말씀대로
일상적인 주변을 감사하면서 살아갈 것입니다.
이미 할머니에게서 듣고 배웠기 때문에..
그 배움이 손녀 돼지가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겠지요..


할머니랑 시장 구경 가요! - 손인형 그림책 : 날개책
레베카 아처 (글), 레베카 아처(그림)



바둑이가 좋아하는 뼈다귀를 사려고 함께 시장을 가는 할머니..
하지만 가는 가게의 음식마다 바둑이는 이런 저런 이유로 싫다고 합니다.
그럴때마다 할머니는 바둑이를 다른 가게로 데리고 가죠..
참..자상한 할머니죠..

할머니와 바둑이의 손인형이 있어서 역할놀이를 하면서 읽을수 있는 책이예요..
하은이는 두가지 인형중 꼭 ‘바둑이 인형’을 하려고 하네요..
요즘 아이들 책, 내용도 내용이지만 형태사항 면에서도 정말 다양해졌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힐드리드 할머니와 밤
첼리 두란 라이언 (글), 아놀드 로벨(그림)



밤과 투쟁(?)하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펜으로 드로잉해서 그린 흑백 그림책이예요.
밤을 왜 싫어하게 되었는지 이유는 모르지만
어쨌든 할머니는 밤을 무지 싫어해서 ‘밤’이란 것을 세상에서 없애보려고 온갖 노력을 하지요..
빗자루로 쓸기도 하고 가마솥에 넣어 끓여도 보고
보자기에 싸서 시장에 내다 팔려고도 해보고...
할머니의 밤몰아내기는 기발한 것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한없이 어리석어 보이기도 하고 그래요..
밤새 잠 한숨 못자고 밤과 투쟁했던 할머니는 새벽녘이 되어서야 결국은 잠에 곯아떨어지지요..
밤을 등지고 뒤돌아서서 집으로 돌아가는 할머니의 등뒤로 지금까지와는 대조적으로
환하게 비쳐오는 황금빛 햇살을 할머니는 피곤함으로 돌아보지 못하고 그대로 잠들어 버리는데
낮동안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나면 또다시 할머니가 맞게 되는건
그렇게도 싫어하는 밤이라는 거죠..
그래서 할머니는 또 밤과의 투쟁을 되풀이하게 될거라는 이야기예요..

저는 이책을 읽으면서 이야기의 구성이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시지프스의 신화’와 같다라는 생각을 했더랬어
요..
주인공의 행동이 ‘끝’이 없이 계속 동일하게 되풀이 되어야 하는 이야기의 구도가 흡사하잖아요..

그런데 힐드리드 할머니는 왜 밤을 싫어했을까요?
저는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아이들과 할머니는 통하는 곳이 있다고들 하잖아요..
아이들이 밤이 무섭고 또 놀 수 없는 시간이라는 이유로 싫어하듯
할머니도 그런 아이들과 같은 마음에 그렇게도 밤이 싫었던게 아닐런지..
그래서 저자는 아이를 대신해서 할머니를 등장시켜 ‘밤’이라는 대상과 싸우게 만들고서
‘밤’이란건 무서움의 대상이 아니라 그저 자연의 평범한 일부라는 것을 알려주려고 했던
것이 아닐런지요..
‘밤’이 지나면 환하게 비치는 ‘낮’이 오듯 그렇게 ‘밤’은 자연스럽게 가고 오는 것임을...


호호할머니 신나는 썰매타기
와키코 사토



이제 겨울이 시작되려고 하네요..
겨울이라는 계절은 우리아이들에게 있어 그리 매력적인 계절이 못될것 같아요..
우선 바깥출입이 제한되고요,
또 감기같은 병을 주의해야 하니 말예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겨울은 다른 계절에서 가질수 없었던 이벤트를 많이
제공해 주는 계절이기도 하지요..

솜사탕같은 눈이 내리지요..
크리스마스가 있어 선물도 많이 받을거고요..
설날도 있고요..
얼음이 얼면 또 어떤가요?
예전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직 스케이트를 타기도 하지요..

이 책은 그런 겨울의 매력중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썰매타기’라는 모티브를 가지고
재미를 던져주네요..

추위에 한껏 움츠리고 있는 친구들에게 할머니는 추운날에도 따뜻해지는 방법을 가르
쳐 주겠다며 침대위에서 마구 뛰도록 하죠..
그리고 그 침대가 부러졌을때는 또 어떤가요?
정말 기상천외하게도 그걸로 썰매를 만들어요..
그리고는 눈덮힌 숲속을 한껏 달리지요..

아이들과 적극적으로 놀이에 동참하는 모습,
그리고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너무도 낙천적인 모습에서
종전과는 또다른 캐릭터로서의 할머니를 만나게 됩니다.


이렇듯 아이들 책에서 만나는 할머니는 해학적이기도 하고
생기발랄하기도 하고 또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나이를 먹고 늙는다는 것,
참 외로울 것 같고 슬플 것만 같은데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동심으로 돌아가 적극적으로 친구가 된다면
노년이 그다지 서글프지만은 않을듯 해요..
아이들 책에서 그럴수 있다는 가능성과 방법을 찾을수 있을 것 같지 않으세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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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엉가 2004-01-12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이배님 잘 읽었네요.
오늘도 도장 찍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