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안 잘거야 - 곧은나무 그림책 43 곧은나무 그림책 43
헬렌 쿠퍼 글 그림, 정해왕 옮김 / 곧은나무(삼성출판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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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출판사의 꿈꾸는 나무시리즈에 수록되어 있는 책입니다. 이 책으로 1963년생의 젊은 작가, 헬렌 쿠퍼는 1996년도에 Kate Greenaway Award 상을 수상했지요.. 헬렌 쿠퍼는 원래 음악 교사 자격을 갖고 있었는데 아이들 그림책에 흥미를 느껴 작가가 되었다고 하네요.. 그녀의 남편인 Ted Dewan도 역시 작가랍니다. 헬렌 쿠퍼는 주로 어린시절 자신의 기억들을 중심으로 글을 썼으며, 자신의 딸 안도라의 성장과 행동들, 그리고 가지고 노는 장난감 등을 보면서 주로 이야기의 모티브를 얻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탄생한 작품이 <The bear under the stairs>, <Little Monster did it!>, 또다른 예쁜 그림책인 <Pumkin Soup>이 있답니다.

이 책은 잠잘 시간이 된 아기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이제 잘 시간이야~'라고 하면서 엄마는 아기를 재우고 싶어하지만 아기는 아직 잠잘 준비가 안되었네요.. '난 안잘거야~'하고는 장난감 자동차를 타고 밖으로 나가 버리는 아기.. 밖으로 나간 아기는 졸린 호랑이도 만나고 성으로 돌아가는 병정아저씨도 만나고 차고로 돌아가는 기차, 악사, 달님도 만나지요.. 아기는 만나는 대상마다 자기와 놀자고 하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지금은 잠잘시간이니 내일 놀자고 합니다. 호랑이와 병정 그리고 기차와 나누는 대화가 마치 말장난을 하듯 우습게 표현해 놓았네요..

원본에는 라임을 맞추어 놓은게 분명히 보인답니다. snoring-roaring, dreaming-parading, resting-racing, tired-instead, played-lulled, trundled-bundled 처럼요.. 결국 아기는 졸리는 악사들을 태우고 가다가 자동차 마저 잠드는 바람에 혼자서 자동차를 끌면서 갑니다. 모두 잠들어 고요하고 깜깜한 바깥.. 어쩌면 무서움을 느낄만한 적막함 속에서 아기는 멀리서 다가오는 그림자를 발견하지요.. 그림자는 조금씩 조금씩 클로즈업 되면서 아기에게도 다가와서는 힘껏 아기를 끌어 안습니다.

지문에 적어 놓았지요.. '네가 잠들기 전에 잠들 수 없는 사람이 있어~'라고. 가슴 뭉클하게 다가오는 부분인 듯 해요.. 맞아요.. 우리 엄마들은 아기가 잠들기 전에는 결코 잠들수가 없는 존재들이잖아요.. 결국 아기도 이젠 엄마품에 안겨서 잠자리에 놓입니다. '이제 잠잘 시간이예요?'하면서.. 아기는 고요히 눈을 감고 그동안 밖에서 만났던 것들이 아기방 이곳저곳에서 보입니다.

이 책은 베드타임 북이라고 하기엔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는 책속의 아기처럼 '난 안잘거야~'를 외칠까봐 걱정되는 책이지요.. 또 분명 그런 아이가 있을테구요..호호~ 혹시 기차가 나오는 장면에서 기차가 태우고 있는것들 자세히 보셨나요? 어딘가에서 많이 봤던 것들이지요.. 가만히 보면 모두 마더구스에 나오는 동물들이랍니다.. 푸근한 그림의 무척 멋진 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The baby who wouldn't go to bed'이라는 제목의 원본도 한번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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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이 된 오누이 (한글판)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3
이규희 글, 심미아 그림 / 보림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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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책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이규희, 심미아)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염소(그림 형제, 펠릭스 호프만)
론포포(에드영)

이 세가지 책들의 공통점은 모두 사나운 동물(해와 달~-호랑이, 늑대와~,론포포-늑대)에게 먹힐뻔한 약자가 어떻게 위기를 벗어났는지를 그리고 있답니다. 모두 엄마가 사적인 일로 집을 비우게 되고 집을 비우면서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는 내용(문단속을 잘하라는~)도 비슷합니다. 사나운 동물이 나타나서 엄마(or 할머니)니 문을 열어달라고 할 때 아이(or 염소)들은 의심을 합니다. 하지만 동물의 회유에 말려서 문을 열게되고 위기가 닥치지요..

이때 의구심으로 질문하게 되는 내용이나 답변이 거의 비슷합니다. 해와 달~이나 론포포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동일하게 나무에 올라가서 일차적인 위기를 모면하지만 늑대와~에 등장하는 어린염소들은 모두 잡아먹히고 말지요.. 여기서부터 사람이 등장하는 두권의 책과 동물들만이 등장하는 늑대와~의 내용이 전혀 다르게 전개됩니다. 늑대와~에서는 어디까지나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아기염소들을 엄마의 모성으로 늑대를 죽이고 아기들을 구출하는 어미의 간섭이 있습니다. 해와 달~과 론포포의 아이들은 급히 나무에 오르는 것은 동일한데 론포포의 아이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늑대를 죽이는 것과는 달리 해와 달~에서는 하늘의 간섭(?)이랄까 밧줄이 내려옵니다. 론포포와 마찬가지로 밧줄의 등장이나 그 밧줄로 인해서 추격자(?)가 죽는 구상이 동일하군요..

이야기는 대충 이렇습니다. 어떤가요..각기 다른나라에 전해오는 이야기인데도 어쩜 그리 비슷할 수 있는지.. 하지만 그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도 함께 느끼게 되는군요.. 그 방식이란 것이 어쩌면 민족의 특성을 나타내주지는 않는지.. 우리나라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해와 달~>은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기도의 힘을 빌은 도움이 개입되고 또 하늘로 올라간 오누이가 해와 달이 되었다는..정말 전래의 전형이지요.. 이야기를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립니다.

하지만 같은 동양권의 중국이야기인데도 <론포포>에서는 세명의 아이들이 스스로 힘과 지혜를 모아서 늑대를 물리치고는 돌아온 엄마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합니다. <늑대와~>는 또 어떻습니까? 스위스에도 이런 구전이 있었는가 봅니다..그림형제의 순수한 창작이라기 보다는.. 엄마늑대의 그 용감함은 상대적 열세에 있는 염소라는 신분(?)을 뛰어넘는 모성애로 이미 늑대의 뱃속에 들어가 버린 아기염소들을 구해냅니다.. <론포포>와 <늑대와~>는 아주 주체적이고 적극적입니다. 그리고 결말도 해피엔딩이지요..

하지만 우리나라의 <해와 달~>은 너무도 소극적입니다. 그리고 결말은 어떤가요? 오빠가 달이 되고 누이는 해가 되었다는게 결코 행복한 결말은 아니지요.. 게다가 오누이의 엄마는 이미 죽어버렸는데.. 전래라는 장르 자체가 대대로 구전되어 내려오는 이야기인지라 다분히 민족성을 띤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아이들 그림책 내용만 보아도 민족성이 엿보이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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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지의 선물 - 노라와 세 친구들 다산어린이 그림책
이치카와 사토미 글 그림, 남주현 옮김 / 두산동아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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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요~ 좋은 그림책을 찾아 그리도 많이 정보를 모으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데도 놓치는 책이 있잖아요.. 이 책이 바로 그런류의 책이었던 것 같아요. <벤지의 선물>을 정말 놓쳤더라면 저 정말 아까웠을 거예요..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는 노라.. 그리고 노라의 세친구.. 불쑥 찾아든 불청객 양인 벤지..

이 책의 주인공인 벤지는 무척 뚱뚱한 양이랍니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인 주제에 먹보인데다가 눈치도 없어서 친구들로부터 눈총(?)을 받지요.. -어딜가도 왜 이런 사람 꼭 있지 않나요? 일이 뒤틀릴때마다 노라는 뚱뚱한 벤지 때문이라고 벤지를 탓하지요.. 한낮의 포근한 낮잠시간.. 문득 벤지의 울음소리에 달려가 본 노라와 세친구들은 깜짝 놀라지요.. 그 뚱뚱했던 벤지가 털을 깎고는 날씬한 벤지가 되었거든요.. 노라는 이제 되는 일이 없을 때 탓할 상대가 없어져서 어땠을까요?

그 일이 있은 오랜 어느날 노라에게 한꾸러미의 소포가 도착하지요.. 그 소포에 담긴건 벤지의 살내음이 나는 노라의 옷이랍니다. 이 옷은 바로 노라가 그리도 싫어했던 벤지의 깎인 털로 짠 스웨터지요.. 그 옷을 봤을 때 노라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짐작이 가시겠지요.. 빨개진 노라의 두 볼이 그녀의 마음을 말해주고 있네요..

투명한 수채화풍의 그림 만큼이나 내용도 무척 좋은 것 같아요.. 이 책이 온 날 이후로 우리 아이는 바로 베스트로 삼더군요.. 벤지가 하는짓이 어쩐지 우리아이들 같지 않나요? 아이들은 자기네들의 행동이나 마음을 표현해낸 책에 금방 애착을 느끼는거 같거든요.. 자기에게 그렇게나 면박을 주던 친구에게 싫은 소리 한번 하지 않고 얼굴을 붉히는 벤지..(요즘 이런 아이가 어디 있을까요..아마 벤지처럼 행동하면 바보소리 듣기 딱~ 알맞죠..)그 마음만큼이나 따뜻한 결론을 내주네요..

노라시리즈로 존선생님의 동물원과, 초롱초롱 별나라, 노라의 장미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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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가자 꿀꿀꿀 웅진 세계그림책 9
야규 마치코 지음 / 웅진주니어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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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큼하리 만큼 귀여운 뿌, 톤, 양이라는 아기돼지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도착하자마자 저의 아이의 베스트가 된 책입니다. 이유는 책의 내용을 보면 금방 알수가 있지요.. 책에 등장하는 아기돼지의 모습이 마치 자기의 모습과 닮아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책속의 주인공으로부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 그 책을 무척 좋아하게 된다고들 합니다.. 사실 또한 그렇구요..

말썽만 피우는 아기돼지들에게 엄마가 선포하는 '말 안듣는 아이는 우리집 아이가 아니야~'

정말 엄마들이 아이 키우면서 이런 말 안하고 키울수 있는 사람, 몇이나 있을까요? 더군다나 아이가 셋이라면.. 아기돼지들은 그래서 집을 나가기로 합니다. '엄마~ 우리 집나가요~'하면서.. 일명 단체 가출인거죠.. 집을 나와서 토끼네 집, 악어아저씨네 집, 까마귀 아줌마네 집엘 가지만 아기돼지들이 생각했던 이상형의 집은 아닙니다. 할수없이 자기들의 집을 손수 지어보지만 좋은것도 잠깐 뿐입니다.

저녁이 되고 먹을거리가 떨어지자 슬슬~ 집이 그리워 집니다. 더군다나 엄마생쥐를 뒤따라 가는 아기생쥐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엄마품이 좋았어~'라고 생각하고 있는 차에 멀리서 엄마의 부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셋은 한숨에 달려가 엄마의 품에 안기죠.. 그러곤 이럽니다. '그래도 우리집이 최고야~'라고..

책을 모두 읽은후 타이틀 페이지를 펼치면 내지에 아기돼지들이 다녔던 지도가 나와요.. 내용을 되새기면서 따라가 보세요.. 저의 아이는 요런것두 무지 좋아하거든요.. 그래.. '이 책은 뭐니뭐니해도 집이 좋다는걸 알려주지~~ 좋은 책이야~' 그래서 좋다는게 아니라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보듬어 주는 엄마의 사랑이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에 미소지으며 읽을수 있도록 해주는 것 같아요.. 아이 개월수가 더할수록 더더욱 사랑을 받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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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멈출 때 풀빛 그림 아이 32
샬롯 졸로토 지음, 스테파노 비탈레 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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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다 보면 그만 제가 그림에 반해 버리는 경우가 많답니다. 이런 경우는 꼭 책이 화려해서가 아니라 책의 내용을 그림이 너무 잘 표현해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람이 멈출 때>도 아이들에게 좀 어려울 듯한 내용을 지문에 맞도록 그림 한 장 한 장이 그 의미를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 그림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탈리아 그림책 작가인 스테파노 비탈레가 샬로트 졸로토의 철학적인 글을 얼마나 정성을 기울여 그려냈는지를 느낄 수 있을 듯합니다.

나뭇결을 연상시키는 바탕 위에 그려진 낮과 밤, 그리고 봄, 여름, 가을, 겨울, 바람, 파도, 비... 모두가 어두운 듯하지만 결코 어둡지만은 않은, 어찌보면 화려하기까지 한 아름다운 그 무엇을 보여줍니다. 아이를 대상으로 한 그림책 속의 그림이 이렇게 예술적일 수 있다니 요즘 아이들은 정말 복을 받았다고 하지 않을수가 없군요.

이 책의 저자 샬로트 졸로토는 미국의 동화작가입니다. 칼데콧 상을 비롯해 여러 상을 받은 업적을 기려 1998년 그의 이름을 내세운 상이 제정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편집자로 활동 중이구요. 우리 나라 독자들에게는 모리스 샌닥이 그림을 그린 <토끼 아저씨와 멋진 생일 선물>로 잘 알려져 있지요.

이 책에 나오는 화자는 엄마와 아이입니다. 아이의 계속되는 질문에 엄마는 짜증 한번 내지 않고 참 친절하게도 대답해 주지요. 그런데 제가 책을 보면서 놀랐던 점은 전 어릴 적 자라면서 한번도 '존재의 끝'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거든요. 근데 책에 나오는 아이는 기껏해야 유치원 아니면 초등 저학년 같은데 세상의 이치에 대해서 참 일찍도 궁금해 하는구나 싶더라구요. 그리고 어떤 이유로 이 책을 구입했건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책을 읽는 아이도 언젠가는 책 속의 아이처럼 '존재'라는 것에 대해 한번은 생각하게 되겠지요. 우리 아이들 참 조숙합니다.

'왜 낮이 끝나야 하나요?'
'하지만 낮이 끝나면 해는 어디로 가나요?'
'그렇지만 나뭇잎이 떨어지면 가을이 끝나잖아요. 그럼 끝나는 게 있는 거잖아요!'

아이가 어느 날 불쑥 이런 질문을 해올 때 우리 어머님들은 어떤 대답을 해 주실수 있는지요?

'그래야 밤이 올 수 있으니까.'
'낮은 끝나지 않아. 어딘가 다른 곳에서 시작하지. 이곳에서 밤이 시작되면, 다른 곳에서 해가 빛나기 시작한단다.'
'가을이 끝나면 겨울이 오고 겨울이 끝나면 봄이 시작된단다….'

세상의 이치를 아이의 관점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엄마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해 줍니다. 어찌보면 철학(철학을 잘 모르지만..^^)의 '순환론'을 얘기하고 있는 듯 하네요. 저의 아이가 두돌 즈음에 아이와 상관없이 제가 책에 반해서 구입했다가 오랜동안 혼자서 보물 모셔두듯이 했는데 만 3세가 된 어느날 이 책을 들고 오더라구요. 그림을 살피면서 들으라고 읽기도 천천히, 페이지도 천천히 넘겨주었더니 내용을 아는지 모르는지 가만히 듣고 있네요. 집중해서...

<바람이 멈출 때>를 읽고 아이가 좋아했다면 같은 저자의 <잠자는 책>도 권합니다. 여러 동물들의 잠자는 습성이나 모습이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어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듯 하구요. 동시처럼 운율이 잘 맞고 언어가 반복되이 사용되고 있어 시적인 감상을 하면서 들을 수 있는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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