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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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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상, 이효석문학상, 동인문학상, 심훈문학상 대상 수상 ,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는 작가의 5편의 단편소설집이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예리한 시선과 목소리가 전해진다. 무심한 듯한 대화들이 결코 가볍지가 않다. 죽음이 모든 작품에 등장한다.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죽음을 우리는 자주 잊으면서 살아간다. 다양한 죽음들을 주시하게 한다. 5가지 이야기에 등장하는 죽음을 살피게 한다. 다양한 사연과 사건들은 현대사회의 맹점을 예리하게 투영하는 죽음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삼키는 사람이 있다. 삼키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몸속에 삼키는 사람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 괴물이 되어간다. 몸이 트럭이며, 성전이며, 도서관이라는 대화가 강한 상흔을 남긴다. 우리는 몸을 어떠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지 질문하는 글귀이다. 짧은 소설이지만 강하다. 작가의 시선의 끝을 함께 하는 시간이 좋았다. 몸을 곧추세우게 한다. 우뢰같은 음성이 강열해진다.



죽은 사람 얼굴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마지막 얼굴이 의미하는 것과 수십 년을 압축한 풍경이라는 대화도 주시하게 한다. 이외에도 죽는 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하는 사람들의 처음 생각들도 작품에서 만나게 된다. ​​죽음은 현대인에게 어떤 의미일까. 마지막 얼굴과 한 사람의 인생, 죽는 모습은 매일 가까이에 존재한다. 죽음을 매일 관조한다. 차곡히 쌓아올린 죽음은 아주 가까이에 있기 마련이다. 성찰하며 깊게 조우하는 하루가 된다.



언론의 속성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통계와 오진, 플라스틱을 먹은 물고기와 피라미드 구조에서 인간에게 되돌아오는 비극까지도 놓치지 않고 다루는 <심심풀이로 앨버트로스> 작품도 꽤 흥미롭다. 미세 플라스틱의 습격은 우리들의 먹거리에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식탁에서 제외된 식재료들이 제법 많아진다. 좋아하는 식재료이지만 무서운 독소는 우리들을 공격한다. 민감하게 읽은 플라스틱 섬에서 살아서 돌아온 인물의 이야기는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왼>작품에서는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회적 규범은 정당한 것인가. 차별을 관조하게 한다. 부당한 것들을 둘러보게 한다. 우월하다고 규정하는 것의 기준은 정당한 것인지 진지하게 둘러보게 한다.

질문하는 소설이다. 우리가 암묵적으로 차별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살피게 한다. 호의와 호의가 만나는 악수가 멋지게 그려진다. 폭력과 혐오, 죽음으로 내몰리는 사회는 정당한지 질문한다. <스위트홈 시즌1>작품이 떠오른다. 중첩되는 이유들이 선명해진다. 관습을 직시한 에밀리 디킨슨 시인도 생각나게 한다. 크리스티앙 보뱅의 <흰옷을 입은 여인>작품을 통해서 그녀의 관점을 떠올리게 한다. 당장 벗어야 하는 것들과 버려야 하는 것들이 분명해진다.​



<차오>작품도 꽤 흥미롭다. 멈추지 않는 욕망에 대해 냉철하게 다룬다. 건축업자와 개발업자들이 하고 있는 일들과 새 건물, 고층 건물, 고층건물의 전망까지도 현대사회를 향하는 작가의 목소리가 전해진다. 건설중인 건물이 무너지는 사고는 함축적이다. 위험하다고 울리는 경고음이다. 끊임없는 사고 소식들을 떠올리게 한다. 아파트 건설사의 사고소식, 식품회사, 제빵회사, 물류회사, 화학제품회사 등이 기억나는 소설이다. 관행의 답습과 무서운 부메랑, 안전한 대한민국은 헛된 희망이라고 답하는 사회가 아니기를 소망해본다. ​

버스 여행자 아저씨에 대한 이야기인 <휴가 중인 시체>도 꽤 인상적이다. 버스에 있는 문구 '나는 곧 죽는다' 이 글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눈길을 끈다. 문구때문에 질문 공세도 받는데 버스 여행자 아저씨에 대한 이야기는 점점 고조를 향한다. 자학하는 아저씨의 모습과 사연들도 무시할 수 없는 이야기이다. 상처와 고통을 끌어안으면서 살아가는 버스 여행자 아저씨가 있다. 탐욕에 대해 언급하는 대화가 인상적이다. 죽음 이야기에는 무수한 우리들의 이야기가 투영된다. 외면할 수 없는 이 시대의 우리들을 향한 이야기이다.



세상은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나뉘어 있는 게 아니라,

중요한 사람과 중요하지 않은 사람으로 나뉩니다.

죽을힘을 다해서 중요한 사람이 되도록 해요.

중요한 사람이 되면 당신이 방에 갇혀 있을 때

누군가 도와주러 달려올 겁니다...

그 방을 탈출한 다음부터,

나는 중요한 사람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15



그게 언론의 속성. 예전에는 뉴스에서...

매일 떠들더니 이런 건 왜 보도를 안 한대? 63​


플라스틱 독소가... 지방과 근육에 쌓였겠지만,

그 물고기를 먹으면... 몸속에도 독소가 축적 64​


답을 찾을 수 있을까?

답은 늘 있는데,

우리가 놓치는 걸 거야.

아니면 무시하거나. 113​


호의와 호의가 만날 때처럼...

손을 놓치지는 않되

상대방이 아프지는 않게,

오랫동안 악수했다. 114​


돈은 오른손이 벌고

이득을 취하는 것은 왼손 80​


땅에서 멀어지지 말지어다. 142​


고층은 짓지 말지어다. 규제를 시행.

개발업자들과 싸울지어다?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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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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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알라딘 서점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1위 도서이다. 높은 벽에 둘러싸인 특별한 도시 이야기가 펼쳐진다. 고등학교 에세이 대회에서 수상 받으면서 알게 된 16살 소녀와 17살 소년이 서로 주고받는 편지와 가끔씩 만나는 만남 중에 나누는 대화에 등장하는 특별한 도시의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곳의 기묘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소녀가 들려주는 이야기의 그 도시의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곳은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특별한 곳이다. 소녀를 사랑한 소년은 소녀의 이야기들을 공책에 기록하면서 모든 것을 흡수한다. 사랑하는 소녀에게서 답장이 오지 않으면서 소녀와의 교류는 멈추게 된다. 갑자기 증발해버린 소녀를 찾고자 전화도 하고 뒤늦게 찾아가 보지만 소녀의 흔적은 찾을 길이 없어진다. 소년은 대학생이 되었고 직장인 되었지만 독신자로 중년을 맞이한다. 그동안 연인도 있었지만 결혼으로는 이어지지는 못한다. 깊은 상흔처럼 남겨진 소녀의 존재가 너무 크게 자리잡는다.



어느 날 소녀가 들려준 이야기의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특별한 도시에 그가 존재하게 된다. 그 도시에는 문지기가 있고 그림자를 버리라는 계약조건이 암묵적으로 시행된다. 그 도시의 도서관에서 소녀를 만난다. 소녀가 들려준 모습 그대로 도시는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꿈 읽는 이'가 되고자 눈에 상처를 내고 약초차를 마시면서 오래된 꿈을 읽는 자가 된다.

그곳에서 소녀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 소녀는 16살 모습 그대로이지만 자신은 나이 많은 어른 남자일 뿐이다. 소녀는 기억을 하지 못한다.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는 그는 모호한 경계에 있는 존재이다. 모두가 그림자를 버리고 선택한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림자는 도시 바깥에 버려진 후 죽는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그림자를 잊지 않는다. 자신의 그림자가 죽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림자가 추론하는 이야기를 귀담아들으며 웅덩이가 지닌 두려움을 이겨낸다. 그림자를 자신이 살았던 세계로 돌려보낸 후 갑자기 자신도 원래의 세계로 돌아오게 된다. 그림자를 다시 되찾은 그가 어느 날 이직을 하는 이유와 새롭게 시작한 도서관장일까지도 기묘하게 전개된다. 무언가에 이어져 있음을 그는 감지하게 된다.

내가 생활했던 그 도시는?...

많은 말들이 오가고,

너무도 많은 의미가 만들어져 흘러넘쳤다. 52

무언가를 진심으로 원한다는 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야.

시간이 걸릴지도 몰라. 15

이곳은 높은 벽돌 벽의 안쪽일까,

아니면 바깥쪽일까. 426

지금 여기 있는 나는 진짜 내가 아니야...

흘러가는 그림자 같은 거야. 13



간소한 살림과 생활력으로 살아가는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인물들이 자주 눈에 들어오는 소설이다. 도서관장이었던 인물, 카페 여사장, 화자도 사치스럽지 않게 생활하는 인물들이다.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도시의 생활자들도 검소한 생활을 한다. 현대 도시 생활자들의 풍족한 생활습관들과는 확연한 대비를 이룬다. 무언가를 진심으로 원한다는 것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소녀는 말한다. 그림자를 잃어버린 경험이 있다는 것의 의미도 부각된다. 도서관장으로 적임자라고 확신한 이유도 서서히 이해하게 된다.

진짜와 가짜가 모호해진다. 높은 벽돌 벽의 안쪽인지 바깥쪽인지 우리의 모습에도 거듭 질문을 하게 된다. 진짜의 모습인지, 그림자의 삶인지도 살펴야 한다. 무거운 쇠구슬이 되어 누군가가 밀어주어야 움직이는 그림자는 아닌지도 질문하여야 한다. 소녀가 버린 것은 진짜인지, 그림자인지도 거듭 살펴보게 한다. 감정들을 모조리 배제한 그 도시의 생활과 영속성은 낯설지가 않다.

이 세계에는 간단히 설명해선 안되는 일도 있답니다. 356



<콜레라 시대의 사랑>소설이 등장한다. 카페 여사장이 들려주는 소설의 글귀가 이 작품과도 같은 맥락을 이룬다. "그의 이야기에는 현실과 비현실이, 살아 있는 것과 죽은 것이 한데 뒤섞여 있어." (671쪽) 진짜와 가짜를 향하는 질문,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면에서 생활하는 화자의 다각도를 멋지게 경험하게 된다. 특히, 도서관장이었던 인물의 인생 이야기도 굵직한 맥락이 되어 전해진다. 고야스 씨의 운명은 친절하지 않았지만 그는 수많은 시간을 이겨낸 후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죽은 후에도 유령으로 나타나면서 도서관장직을 계승할 인물을 스스로 고르게 된다. 컴퓨터 작업을 배제한 도서관 업무도 독특하지만 부모에게 이해받지 못한 옐로 서브마린 소년을 마지막까지도 이해해 주는 인물이다. 유일하게 아들이 도서관장에게 마음을 열었던 이유를 소년의 친아버지는 끝내 알아내지 못한다. 더불어 소년을 향한 화자의 고민에 명쾌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간단하게 설명되지 않는 일들을 하루키의 소설로 제대로 맛보았다. 양자역학이 무수히 떠오르면서 소설을 이해하는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었다. 침묵과 무를 지긋하게 조우하는 작가의 시선도 매력적으로 전해진다. 진짜 내가 생활하고 있는지 거듭 질문을 놓치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전해지면서 눈을 감고 소중한 것을 잃어버려도 그리워하지도 않는 수많은 군중이 아닌지도 살펴보게 하는 소설이다. 호기심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그 도시의 사람들이 아닌지, 감정도 배제하면서 영원성을 추구하면서 살아가는 현대인이 아닌지도 고찰하게 하는 멋진 작품으로 남는다. 매끄러운 번역과 적확한 어휘들에 매료된 소설이다.

고야스 씨에게는 운명은 결코 친절했다고 할 수 없지만...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고 조금이라도 그 인생을 유익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있는 힘껏 노력했다. 507


기이한 일들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우리가 가진 언어로 형언할 수 없는 기이한 일들을 함구하면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다. 운명은 친절하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진짜 원하는 삶을 선택하는 용기와 선택과 실천력과 의지가 고야스 씨를 통해서, 화자를 통해서 전해진다. 내면의 소리를 외면하지 않는 자신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드러나는 작품이다. 고통도 두려움도 느끼지 않고 현실 세계를 버리고 도서관의 꿈 읽는 이가 되고자 하는 소년의 특별한 능력을 이해하지 못한 사회와 부모도 부각되는 소설이다. 두 팔을 벌리는 사회 구성원인지도 거듭 돌아보게 한다. 기묘하면서도 마지막에는 하나로 귀결되는 멋진 이야기이다. 바늘 없는 시계탑, 분리되는 그림자, 환상적인 비실체 도시를 무한히 떠올리면서 읽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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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최상의 공화국 형태와 유토피아라는 새로운 섬에 관하여 현대지성 클래식 33
토머스 모어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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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원전 완역본이며 표지 그림은 라틴어 원서 표지 삽화이다. 토머스 모어에 대한 소개글과 그의 초상화도 살펴보게 된다. 읽기 편한 구성이 눈길을 끈다.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는 교양도서로 유용하다. 서문으로 시작해서 제1권, 제2권, 서신과 시로 구성된다. 용어 해설과 해제, 연표까지 이해를 돕는다. 끝없이 질문하고 사유하였던 시간들이 전해진다. 유토피아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사람과 그 이야기를 듣고 책으로 담아낸 저자, 추기경까지도 굵은 점을 찍게 한다. ​

지금과 다르지 않는 사회제도, 법률 등에 대해 논의하고 고민한 흔적들이 전해진다. 왕과 측근들의 욕망이 어떠한 형태로 표출이 되는지 헨리 7세를 떠올리게 한다. 지리적 위치, 환경적으로 유리한 상황인 유토피아라는 섬의 이야기가 근원이 된다. 그들의 오랜 희망과 철학의 접목은 최상의 공화국이라는 새로운 제시로 접근한다. 그곳은 하루에 6시간 노동, 공공주택, 경제적 평등, 공유사회 등의 표본이 된다.

그들이 단지 하루에 여섯 시간만 일한다.

노동 시간과 생필품 공급의 의문도 시원하게 답해준다. 116 ​

철학적인 깊은 질문들에 유토피아 사람들은 좋은 것과 좋지 않은 것을 분별하며 살아간다. 분별하는 힘이 조명된다. 사회제도가 자리 잡기까지 반대 의견이 있었을 것이다. 사회적 문제도 빠르게 처리되는 유토피아의 저녁이 있는 삶이 유독 눈에 들어온다. ​저녁이 있는 삶이 주는 것들이 얼마나 정신적으로 행복한 삶인가. 그들의 가치관도 살펴보게 된다. 똑같은 옷과 외투가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들, 중요한 것들과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 무엇인지도 유토피아 사람들에게서 배우게 된다. 삶의 가치관과 정신적인 수양, 그들의 놀랍고 놀라운 철학적인 질문과 깊은 사유들을 바라보게 한다. 유토피아 사람들의 관습과 정서도 기억에 남는다.​

값비싼 옷에 호감이 없고,

비단옷을 경멸한다는 것과

금을 하찮게 여긴다는 것.

그들을 존중해서 언제나 소박하고

수수한 옷을 입고 오곤 했다. 137​

그들에게 없는 선술집과 맥줏집, 매춘굴에 대한 글도 굵은 질문이 된다. 전쟁을 하는 이유,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이유, 극소수에게만 밀집되는 부, 대다수의 사람들이 빈곤과 중노동, 염려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는 선량한 자들이라고 라파엘(유토피아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사람)은 전한다. 그 시대의 왕의 모습과 지금의 다양한 권력자들의 모습을 대비시키면서 관조하게 된다.

일을 하지 않고 빈둥거리는 것이 허용되지 않고,

나태하고 방종하게 지낼 기회도 없다는 것.

선술집도 없고,

맥줏집도 없으며,

매춘굴도 없다.

타락할 기회도 없고,

숨을 곳도 없으며,

비밀리에 만날 장소도 없다...

여가 시간을 건전하게 보낼 수밖에 없다. 131

한 나라의 중요한 정책들이

그런 오만함과 불합리함과

완고함 가운데서 결정되는 것을 많이 보았고... 36

대다수 왕들은 평화를 이루어내는데

유용한 기술보다는 전쟁을 일으켜서

이기는 일에 더 몰두합니다. 35

이상국의 기본 틀이라고 하는 기본소득, 공공주택, 6시간 노동, 경제적 평등, 공유사회 등을 소개된다. 더 좋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에 만나보는 꼭 읽어야 하는 교양도서 < 유토피아 >이다. ​"현실에서 유토피아는 대체로 디스토피아로 실현되곤 했다. 그래서 우리는 눈을 부릅뜨고 있어야 한다." ( 22쪽) 『개인주의자 선언』의 글귀를 읽다가 유토피아 도서까지도 읽게 된다. 유토피아만큼이나 디스토피아 책들을 하나둘씩 떠올려보게 한다. 조지오웰의 『1984』,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한국대학의 끔찍한 디스토피아 『공정감각』, 김동식의 『회색인간』, 미치코 가쿠타니의 『서평가의 독서법』,마거릿 애트우트의 『시녀이야기』와 『증언들』 책들도 함께 추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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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나무를 찾아서 - 숲속의 우드 와이드 웹
수잔 시마드 지음, 김다히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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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산림학과 삼림 생태학 교수의 신간도서이다. 삼림 생명 다양성에 영향을 미치는 나무의 연결성과 소통에 관한 연구로 과학자들과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인물이다. 숲과 나무학자들의 책들을 선호한다. 과학자들의 연구과정과 인생이야기, 연구결과로 깨닫는 놀라운 결실에 매번 탄성을 지르게 된다. 기대한 만큼 기대치를 충족시킨다. 균류의 놀라운 능력과 나무들의 소통과 보살핌을 확인하게 된다. 연어와 곰, 숲을 살리는 질소의 효과까지도 연구결과로 확인하게 된다.

숲이 있었기에 살아간 가족의 생계가 그녀의 삶에도 깊게 자리잡게 된다. "임업은 내가 물러받은 유산이다." (13쪽) 숲은 우리들에게 깨끗한 공기, 순수한 물, 좋은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놀라울 정도로 아낌없이 주는 자연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느끼게 한다. 저자가 과학자가 되어 관찰하고 연구하며 질문을 끊임없이 가지면서 연구과제로 집요하게 노력한 흔적들이 전해진다. 성장과정과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의 수많은 경험들, 결혼생활과 유방암 투병과 항암, 완치 판정 후 재발하면 죽을 수 있다는 발언까지도 언급하면서 기록된다.

나무들이 가지고 있는 놀라운 비밀들이 하나씩 연구과정을 통해서, 연구결과를 통해서 전해진다. 서로에게 의존하며, 돌보는 나무들의 놀라운 비밀들이 서서히 전해진다. 나무들이 나누는 것들, 나무들이 서로 돌보는 것들이 연구를 통해서 확인된다. 임업의 세계에서 최초의 여성이 되어 활동하면서 이루는 과정들이 자세하게 서술된다.

'아바타'의 모티브가 되어준 큰 내용이 굵직하게 전해진다. 경직된 서양 과학 학문이 세분화되고 분열되어 연관성을 배제하는 반면, 그녀가 연구한 학문은 서로가 연결되어 상호작용하면서 치유하며 회복하는 과정이 되고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강원도 여행길에 흉물스럽게 벌목된 현장을 너무 자세하게 목도하면서 느낀 것들이 많았다. 산림청의 목적은 경제성이 우선시 된다는 사실도 이슬아의 <날씨와 얼굴>칼럼집과 ,<나무 수업>을 통해서도 확인하는 내용이 된다. 제초제를 개발한 회사가 살충제를 뿌리면서 작업한 저자가 목의 고통을 호소한 사연도 소개된다. 유방암때문에 양쪽 유방을 모두 절제 수술하고 갑상선 전이로 항암까지 하면서 힘겨운 부작용을 호소한 내용도 언급된다. 지난날들을 돌아보면서 후회되는 것들을 열거하면서 필터가 없는 마스트를 착용하면서 제초제를 사용한 것도 언급된다. 생산성 때문에 개발된 농약들이 인간을 위협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어머니 나무'에 기대앉아 있는 저자의 사진이 압도적이다. "신경 연결망과 균근 연결망은 둘 다 시냅스 너머로 정보 분자를 전달한다." (385쪽) 균근 지능망은 지능의 특성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는 가정의 글귀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생태계의 다양성과 연결이 거듭 강조된다. "숲과 초원이, 대지와 물이, 하늘과 땅이, 영혼과 육신이, 인간과 모든 다른 생명체들이. 우주의 모든 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470쪽) 이 내용이 그녀의 연구결과를 집약해 준다. 파괴되는 환경을 멀리서 바라보는 인간이 아닌 생태계 파괴를 자신의 몸처럼 아파하는 인지력이 요구되는 연구결과가 전해진다. 무엇도 자유롭지 않다. 우주와도 연결되어 있는 우리들의 구성요소들을 저자의 학문을 통해서도 확인하게 된다.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는 곧 나의 죽음을 부르는 행위임을 확인시킨다.


아바타 영화를 다시 기억나게 한다. 예술가가 아바타로 전세계인들에게 호소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회귀시킨다. 숲의 다양성과 적응력을 위해 다양한 종류와 다양한 유전자, 친족과 비친족이 자연스럽게 섞인 채로 두어야 한다는 저자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게 한다.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 중의 하나가 나이테 내 질소의 연간 변화량을 추적하면서 연어 개체수와 기후 변화, 삼림 파괴, 어업 관행 변화와의 상관관계를 추적하는 내용이었다. 연어를 먹은 곰을 통해서 숲의 나무뿌리에 영양분을 공급한다는 것, 연어 살이 나무에 필요한 질소량 중 4분의 3 이상을 공급했다는 사실도 설명된다.


그녀의 학문이 꽤 매력적으로 전달된다. 더불어 질문과 의문을 수없이 쏟아낸 열정도 전해진다. 탄성을 가진 과학계에 반대의 의문을 제기하면서 어머니 나무가 가진 중대한 의미를 과학적으로 확인시켜준 학문 내용이 매우 흥미로웠다. 과학자의 학문적 열정과 집요한 의지도 전해지는 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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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루는 학교에 가지 않아 - 학교교육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에스테르 뒤플로의 문제 해결 지식그림책 시리즈 1
에스테르 뒤플로 지음, 샤이엔 올리비에 그림, 최진희 옮김 / 라이브리안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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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보고 고픈 그림책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제시하는 문제 해결 지식그림책 시리즈이다. 시리즈 중의 첫 번째 도서이다. 학교교육에 대해 저자가 전하는 내용이다. 29세에 종신교수로 임명되어 2019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등의 도서가 있으며 <이코노미스트>선정 '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경제학자 8인'중의 한 명이다. <타임>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등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인정받는 작가의 도서라 펼친 그림책이다.



이 시리즈의 전권의 그림을 담당한 작가도 눈길을 끈다. 간결한 문장의 집약적인 방향성과 그림들은 페이지들마다 상징성이 두드러진다. 글과 어우러지는 그림들을 페이지들마다 예술작품을 감상하듯이 오랜 시간 지긋하게 하나씩 살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7시에 기상하는 아이 닐루의 아침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학교 등교를 하도록 재촉하는 닐루의 어머니와 닐루의 속마음까지도 읽게 된다. 선생님이 너무 무서워서 학교에 가고 싶지 않은 닐루는 갈등을 하면서도 학교에 등교를 한다. 하지만 학생들은 선생님의 교과과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임을 그림으로도 충분히 전해진다.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를 가르치는 선생님과 글씨를 읽지 못하는 학생들의 인지 차이는 상당하다. 교과과정과 간극이 심한 학생들은 학업에 얼마나 흥미를 가지게 될까? 조는 아이, 학교에 가기 싫은 아이, 결석하는 아이, 가난한 부모들이 가지는 희망은 자녀들에게서 달라지는 결과로 응답을 받을지도 이야기를 통해서 이해하게 된다. 교과과정을 답습만 하면서 변화하지 않는 교육과정은 이득이 없음을 알게 된다. 학생들도 부모들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면서 눈높이에 맞는 1:1 교과 수업은 놀라운 학업성취도를 이루게 된다.


가난을 이겨내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난을 이겨내는 의지와 노력, 방법들이 다양하게 모색되어야 한다. 이 저자는 경제학자이면서 가난이 대물림되지 않도록 대안을 모색하면서 제시하는 그림책이다. 학업성취도가 크게 벌어지는 한국교육문제도 함께 생각해 보게 하는 그림책이다. 누구에게나 잠재된 꿈은 있다. 그 꿈을 빛나게 하는 방법은 식민지 사회가 뿌리 깊게 내려온 학교교육을 답습하는 것만이 아님을 제시한다. 색다른 교육방법이 가난하여도 학업능력이 뒤처질지라도 누구나 배우는 즐거움, 성취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학급당 엄청 많은 인원을 채워 넣고 수업을 한다고 모두가 학업성취도를 올릴 수는 없다. 한 명씩 눈높이에 맞춘 교육이 대안이 된다는 사실이 가장 두드러지게 전해진다. 수학을 직접 가르친 엄마샘이라 한국교육의 문제점도 많이 상기하면서 읽은 내용이다. 빈부격차가 심한 한국사회이다. 부의 불평등은 더욱 극심해진다. 순자산가치와 부채비율은 매년 놀라운 수치를 알리는 한국사회이다. 학교교육은 누구를 위한 교육인지부터 인지해야 한다. 무엇을 가르치는 곳인지도 제대로 알아야 한다. 노동력을 키우는 목적이며, 기업을 위한 일꾼을 키우는 시스템이다. 다르게 말하면 잘 살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진짜 잘 살고자 하는 꿈을 가지려면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도 스스로 갈급하면서 찾아내야 하는 사회이다. 자본주의에 물들어서 소비만을 추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정답이 아니다. 제대로 세상 공부를 해야 한다. 학교교육에 대해서도 제대로 인지하면서 자녀교육을 진지하게 확립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희망이 된다.


책내용에서 전해지는 가난, 가난한 부모, 자괴감에 빠진 학교 선생님의 모습들도 인상적이다. 결석하는 학생들이 생겨나는 이유까지도 함께 생각해야 하는 사회이다. 불량 청소년은 불량 부모가 있기에 생겨나는 것이다. 더불어 학교에도 문제가 있음을 이 책에서도 발견하게 된다. 진정한 마음으로 가르치는 선생님인지, 돈벌이만을 위한 선생님인지도 질문을 해야 하는 사회문제이다. 한 명의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도 마을이 모두 도와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모두가 한 명의 아이를 위해 많은 관심과 사랑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희생하고 두 팔을 크게 벌려야 한 명의 아이를 제대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 잠을 자면서 출석 일수만 채우는 학생, 결석하는 학생은 결핍과 상실을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학교문제이면서 사회문제가 된다. 더불어 가정문제도 살펴야 하는 총체적인 신호가 된다. 그것에 한국사회는 얼마나 노력하는 학교인지, 선생님인지, 사회인지, 이웃인지도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으로 남는다. 경쟁이 불러놓은 한국사회의 여러 문제들이 부각되는 내용이 된다. 이 시리즈의 또 다른 시리즈까지도 눈길이 가게 하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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