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 : 겨울 2023 소설 보다
김기태.성해나.예소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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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작가의 소설은 처음이다. 이 작품이 던지는 질문들을 하나씩 주워 담느라 여러 날을 걸었다. 작품은 길지 않지만 빠른 걸음으로 걷지 못했다. 여러 번을 멈추면서 집필한 이유와 목적을 무수히 살펴보게 한 소설이다. 입시제도는 달라졌지만 입시를 앞둔 고3 교실 풍경은 다르지가 않았다. 입시 합격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과 교사들의 태도와 입장, 입시와는 상관없는 또 다른 무리의 학생들의 태도와 입장은 극명하게 대조를 이룬다. 학교가 무엇이며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고 어떤 목적을 가진 곳인지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화자인 교사도 학교 교육의 목적을 제대로 인지하면서 「학교- 감옥」이라는 비유가 선명해진다. 공교육이 지닌 가치가 두드러진다. 양각이 되어 그들의 쓸모가 무엇인지 더욱 또렷해지는 공교육을 다시금 확인시킨다.

진정 귀한 것은 지성이며 ...

대학 합격증은 일종의 운전면허증에 불과하다고 생각 41


문학에서 작가들이 언급하는 대학과 학교는 하나같이 같은 목소리를 낸다. 하지만 변함없이 공교육을 의심하지 않고 자녀들을 줄세우기에 바쁘다. 화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학생이 있다. "선생님도 민주화 운동을 했어요? " 화자는 어중간한 세대이다. 역사 속에서도 학교 교직원 중에서도 어중간한 세대이다. 대학 등록금 동결을 위해 신입생 시절에 시위한 경험은 있지만 사회 변화를 위해,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역동적으로 움직인 동력은 아니었음을 자각한다.

공교육이란 중산층의 아비투스를 재생산하고

체제 유지에 기여하는,

필연적으로 보수적인 국가 장치 아닌가. 37

바른 자세로 수업을 경청하라는 지도는

규율화된 신체를 양산해

사회적 유용성을 극대화하려는

「 학교- 감옥」의 통치술 37

부와 권력만을 추종하고

소수자를 배척하며

환경을 파괴하는 불량배로 성장 36


입시를 위해 다른 과목의 문제를 풀고 있는 학생을 이해하는 선생님이다. 고전 읽기 수업시간을 위해 공들이며 준비하지만 잠자는 학생들과 비워진 학습지 공란을 무언으로 침묵하며 바라볼 수밖에 없는 교사이다. 배달 일을 하느라 피곤해서 잠을 잤다고 말하는 학생의 진심 어린 미안함을 알게 되지만 어떤 변화도 도움도 줄 수 없는 어중간한 교사이다. 누군가는 입시를 위해 달리고 누군가는 사회의 중산층과 노동 계급이 되는 이들이 될 미래의 일꾼을 배출하는 학교의 교사이다. 누군가의 희생을 발판으로 누군가는 성공과 권력, 부를 누리게 될 것이다. 교사인 화자는 어떤 태도로 학교의 졸업식을 대면했는지 차분히 살펴보게 한다. 작가 인터뷰에서도 작품의 교사가 보인 태도는 '이대로 괜찮은 것인지' 질문하는 것이라고 언급한다.

배운 사람의 사고 회로가

이대로 괜찮은지 질문 52

문제를 인지하지만 어느 누구도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배운 사람들의 움직임을 수많은 정권들을 통해서 반복하면서 경험하였기에 그들이 바꾸어 놓은 교육제도에 더 힘들게 휘어지는 어린 자녀들의 고통을 쓰라린 눈으로 보게 된다. 자녀의 수학교육을 직접 가르치면서 무수히 느낀 것이 있다. 왜 이렇게 힘든 문제들을 어린아이들이 풀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 문제들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을 것이고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서 안쓰러운 눈으로 학생들을 바라보게 된다. 대안이 있고 방법이 보이지만 한국 사회는 한 번도 시도되지 않는다. 한국 사회가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가 변화시키는 것만이 대안이 된다. 그것이 저출산으로 한국 사회를 위협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과도한 경쟁 사회는 휘어지는 기울기가 더욱 심해질 뿐이다.



이 소설은 결코 가볍지 않은 질문을 무수히 던진다. 전교조가 간첩 집단 취급당하는 세계관을 꼬집기도 하며, 마르크스 <자본론>을 읽는다는 이유만으로도 색깔론으로 머리띠를 두른 학생 취급하는 교무실의 교사 언행도 예사롭지가 않다.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의 학부모가 학교로 항의 전화하는 상황과 불려가는 교사가 학부모에게 걸려올 전화를 준비하는 상황까지도 한국 사회의 단면이 된다. 단면만 보고 판단하는 협소한 사고는 위험하다. 진짜 위험한 책은 카뮈의 <이방인>이 아닌가라는 위트에서도 웃음이 나오게 된다. 작가의 작품이 더욱 궁금해진다. 앞으로도 주시하게 될 작가가 된다.

마르크스를 읽고 사회주의자가 되는 게

공자를 읽고

유교 윤리주의자가 되는 것보다 위험한가...

추천 도서 중에서

카뮈의 <이방인>이 제일 위험하지 않나. 30

고전에 귀를 기울이는 게

장기적으로는 더 뛰어난 성취와

풍요로운 삶으로 이어질 거라고 믿었다. 24

학생들이 들어줘야 세뇌를 하고

조합원이 존재해야 저반을 흔들 것 아닌가. 27

전교조를 한국 교육에 암약하는

간첩 집단 취급하는 세계관은

황당하다 못해 순진해 보였다. 27

<작품에 언급된 책들>

공산당 선언, 도련님, 수레바퀴 아래서,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시민의 불복종, 노인과 바다, 포이어바흐에 관한 테제, 필경사 바틀비, 시학, 고도를 기다리며, 논어, 작은 것이 아름답다, 침묵의 봄, 역사란 무엇인가, 세계사 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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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처럼 근육 리셋 - 백 세까지 건강한 노후 보장하는 근육테크 기술
홍정기 지음 / EBS BOOKS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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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 운동 권위자의 건강도서이다. 축구 선수 기성용, 금메달리스트 윤성빈, 프로 골프 선수 최혜진 등 대표 선수들의 컨디셔닝 및 근지구력 훈련지도자이다. 체계적으로 명시해 주는 내용이라 도움을 많이 받은 도서이다. 근육이 부족해서 꾸준히 운동과 식단을 조절하면서 생활한 일 년 육 개월의 시간은 보답을 해주면서 더욱 근육운동에 관심이 많아져서 고른 도서이다. 운동 부족형에서 균형 잡힌 체형이 된 지금은 많은 변화를 경험하였다. 근육이 많이 늘어났고 체지방도 많이 줄었다. 물론 체중도 살짝 증가했지만 건강한 체중이다. 근육이 체중을 차지하고 있기에 기분 좋은 건강한 몸이다. 몸 사용을 많이 하고자 노력중이다. 의식하면서 활동량을 꾸준히 체크하면서 생활한다.

근육 투자에 대한 기술이 전수된다.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근육에 대해서 더 많이 이해하게 된다. 내 몸에 맞는 운동법을 찾도록 도움을 주는 내용이 가득하다. 근육 올바르게 이해하도록 도움을 받는다. 호르몬 밸런스를 잡아주는 근육에 대해서 설명된다. 우울증 감소에도 도움을 주는 근육이다. 지방 감소와 피부 개선, 췌장과 간, 혈관과 뼈에도 효과를 주는 근육을 키워야 한다. 지방간과 당뇨, 대사증후군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염증도 제거되며 혈압도 떨어뜨리는 효과를 준다.

근육 자극을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인생이 행복해진다고 언급한다. 공감하는 글귀가 된다. 운동을 하고 나면 몸이 건강해진 것이 느껴지면서 행복해지는 기분을 매번 느낀다. 그 이유도 설명된다. 특별히 아픈 부위나 지병이 없다면 일주일에 3일 이상 운동을 하라고 권유한다. 걷기,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과 스쿼트, 플랭크 같은 무산소 근력 운동을 병행하라고 한다.

근육이 빠져나간 자리에 지방만 남는다 25

단백질이 부족한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오히려 근육이 빠져나간다 29

무조건 식사량을 줄이는 것은 오히려 몸에 해가 된다 30



근육이 빠져나가기 쉬운 연령대도 명시된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연령층의 절반가량은 단백질 섭취량이 매우 부족한 상태라고 한다. 건강하게 나이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단백질이 부족한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오히려 근육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단백질 섭취도 중요한 관건이 된다. 식품으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명시한다. 이에 대한 식품과 단백질도 책에서 제시된다. 단백질이 부족했던 사람이었기에 일 년 육 개월 동안 단백질을 식품으로 섭취하고자 노력하였지만 쉽게 오르지 않았던 이유가 책에서 설명된다. 운동방법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기에 긴 시간 고생한 것이 확인된다. 운동도 건강도 제대로 알고 시작해야 한다. 이 책 덕분에 제대로 이해하게 된다.

운동전 관리법, 운동중 관리법, 운동 후 관리법도 설명된다. 그리고 운동법도 그림 자료와 함께 어느 부위에 효과를 주는지도 알려준다. 운동방법도 이해하기 쉽게 소개된다. 근육 운동에 진심이다. 운동은 하는 만큼 보답해 준다. 근육 부자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게 된다. 지금은 표준형 근육이지만 더욱 탄탄하게 근육으로 삶의 질을 더욱 높여볼 계획이다. 2월에도 운동은 계속된다. 물론 좋은 운동법과 식단법과 근육을 이해하게 해준 도서가 한 권 있어서 많은 펼쳐볼 건강도서가 된다. 실내에서도 근육부자가 될 수 있는 운동법이다. 모두가 건강해질 수 있는 근육부자가 되는 내용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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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성공의 정수>을 통해서 삶의 목적을 이해하게 도와준다. 자기주도성이 왜 필요한지 거듭 확인하게 된다. 자아실현을 위한 발돋움이 되어주는 내용들이다. 부를 누리는 법을 차분히 살펴보는 내용들이다. 부란 많은 소득뿐 아니라 풍요로운 사랑과 우정, 만족, 행복을 의미한다. 부의 정의를 제대로 직시하게 도와주는 내용이 마음에 든다. 자산의 가치 이외에도 만족도와 사랑, 행복과 우정까지도 살펴보게 해준다. 부를 잘 이해하는 것부터 잘 습득해야 한다. 이것을 잘 이해한 사람들이 떠오른다. 그들의 선택은 탁월하다. 소설 <위대한 유산>의 인물과 법정 스님의 <무소유>와 <월든>, <순수의 시대>, <버너자매> 내용도 함께 생각난다. 책은 부를 향하는 지름길이며 단단한 반석이 된다.

삶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게 도움을 준다. 협업에 대해서도 언급되는 내용도 기억에 남는다. 성공하려면 양보다 질이라고 언급한다. 성공한 사람들이 드러내는 특징들이 설명된다. 나이가 들수록 두드러지는 특징들에 솔깃해진다. 재미있고 도전적인 일이 끊이지 않는 이유들이 드러난다. 많은 것에 흥미를 보이는 이유와 성숙해지는 성공한 사람들의 삶을 차분히 그려보게 한다. 영업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덕목은 끈기이다. 끈기있게 노력하다 보면 넘어서지 못할 것은 없다는 내용이 전해진다.


열심히 일하고 자주 웃고 많이 사랑한 자가 성공한 사람이다 145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 위대해진다 96



긍정적인 힘을 주는 글귀들이 자주 등장한다. 행복을 제대로 이해하게 도움을 준다. 행복은 일상 속에 무수히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쉬운 법칙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쉽게 놓치는 법칙이다. 행복을 손에 쥐는 하루가 되었다면 분명 웃음이 많고 보람을 느끼는 바쁜 하루를 보냈을 것이 분명하다. 부와 성공은 같이 찾아온다. 가장 좋았던 문장은 건강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 파도 소리와 장작 타는 소리를 듣는 즐거움. 생각이 깊은 사람은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해한다는 글귀에도 미소를 머금게 한다. 비 오는 날 걷는 것도 좋아한다는 문장에서도 성공과 부의 비밀이 선명해진다. 반면 불행해지는 법도 설파된다.

남과 비교하고 비참해지면서 자신의 문제에 몰두하는 것이 불행의 지름길임을 드러낸다. 나쁜 습관들을 버리고 좋은 습관들을 제대로 실천한다면 부와 성공은 서서히 다가온다고 알려준다. 집중과 끈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날들을 돌아보면 집중과 끈기가 함께 하였음을 확인하게 된다. 매일 세상이 우리에게 주어지는 기회들을 보아야 한다. 그 기회를 포착하도록 긍정적으로 변화를 유도하는 내용들이 전해진다. 과거에 놓친 기회에 연연하지 말라고 언급한다. 내용은 어렵지가 않다. 더하기와 빼기를 할 목록들을 기록하면서 습관화하면 된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주어진다. 그 기회를 포착하는 사람이 있고 기회를 놓치는 사람만이 있을 뿐이다.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 위대해진다
- P96

열심히 일하고 자주 웃고 많이 사랑한 자가 성공한 사람이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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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2평짜리 베란다 목공소 - 세상에서 가장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
김준호 지음 / 더퀘스트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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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칼라의 삶과 함께 공존하는 또 다른 삶을 진행하는 작가의 이야기이다. 베란다에 차린 2평짜리 목공소의 주인이며 사장이다. 팔 다리를 움직여 땀을 흘려서 얻는 결과를 꿈꾸었던 저자의 목공소가 베란다에 있다. 투잡을 뛰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깨달은 것들을 글로 남긴 책이다. 가구를 잘 볼 줄 몰랐는데 가구를 잘 볼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과 목공소에 차려진 장비와 도구들도 소개된다. 만든 가구들과 사진 찍는 거실의 장소와 장비들도 소개된다. 판매할 공간이 어디였는지, 가격 정하기와 고객 리뷰도 꼼꼼하게 확인하면서 보완하는 사업자임을 느끼게 된다.

목공을 시작한 계기가 이야기된다. 관계의 단명함에 지쳐간 도시의 직장인이 느끼는 감정들이다. 친척에게서 느끼는 단절과 직장에서 남의 것을 훔쳐가는 상사의 무뢰함까지도 짐작하게 된다. 사회적 관계에서 밀려오는 환멸같은 감정들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이 목공임을 알게 된다. 나무향을 맡고 나무를 손질하고 나무를 만지면서 완성품을 만들기까지 몰입과 꼼꼼함과 성실함이 필요해진다. 피톤치드를 발산하는 편백 방향 스틱도 소개된다. 잡냄새를 제거해 주는 기능성을 가지면서 사무실과 실내에서도 유용한 제품이 된다.



목공을 하면서 사소하고 평범한 것들의 소중함을 보기 시작한다. 목공을 하지 않았다면 보지 못했을 것들과 지나쳤을 것들을 하나둘씩 이야기한다. 경험한 사람만이 가지는 것이 분명히 존재한다. 간접경험보다는 직접적으로 경험한 사람이 느끼는 환희는 표현하지 못할 기쁨이 되며 깨달음이 된다. 그래서 저자의 글이 품어안은 소소하고 작은 것들이 크게 전해진다. 나무향이 전해지면서 나무결을 느끼게 한다. 나이테를 보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모습도 겹겹이 쌓여가게 된다. 나무를 좋아한다. 숲을 좋아해서 자주 찾는다. 자연스럽게 나무학자들의 과학도서들도 읽는 마니아가 된다. 그래서일까. 책에 소개된 나무와 숲에 관련된 글귀가 강하게 울린다.


나무는 땅이 하늘에 쓴 시이다

_ 칼릴 지브란. 레바논의 철학자. 시인

우리의 모든 지혜는 나무에 저장되어 있다.

_ 산토시 칼와르. 네팔의 작가



칼릴 지브란의 글귀와 나무가 알려주는 지혜를 소환하게 된다. 다정함과 치유해 주는 나무와 균류의 신비스러움을 <어머니 나무를 찾아서>책을 통해서 다시 떠올려보게 된다. 인위적으로 인간이 만든 화학물질들은 고스란히 우리들을 위협한다. 자연이 주는 것들이 우리를 살리는 것임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원목 식탁에서 나무 의자에 앉아서 식사를 한다. 원목 100% 식탁과 의자들을 좋아한다. 접착제도 사용하지 않은 가구들을 사용한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조잡한 가구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는 만큼 좋은 가구를 선택하는 안목도 필요해진다.



삶을 윤택하고 밀도 있게 만들어 주었다고 자신만만하게 전하는 저자의 글이다. 과잉 소비는 재앙이 되어 돌아온다는 내용도 언급한다.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기, 재활용하기, 환경 지킴이가 되도록 나무가 저자에게 전달한 것들을 글에서 만나게 된다. 로맹 가리의 <자기 앞의 생>, <오래된 미래> , "대담해져요. 끝까지 밀어붙여요. 안주하지 말아요." 영화 <미 비포 유> 윌의 대사, 헬렌 니어링의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의 소설, 신영복 에세이 <처음처럼>, <채근담> 등이 책에서 함께 언급된다. 나무를 매만지면서 작업을 하는 목공의 일에서 깨달은 것들은 크고 위대한 깨달음이 된다. 사랑하면서 살아야 하는 이유, 환경을 생각하면서 살아야 하는 이유들이 전해진다.


스스로 삶의 마지막을 준비.

삶의 깔끔한 마무리란 무엇일까? 35

나무를 만지며 나를 돌아본다.

나는 원목일까,

원목처럼 흉내 맞는 M.D.F일까? 33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대장암으로 삶을 마무리하는 지인의 이야기이다. 밝고 담담한 표정으로 고마웠다는 인사와 인연의 소중함을 전하였던 지인의 선물과 6개월 후 죽음은 어떻게 삶을 마무리하는 것이 좋은지 보여주는 내용이 된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생애가 길고 짧다고 생각한 우매함을 이제서야 깨닫게 된다. 생애는 누구에게나 짧은 찰나임을 알게 된다. 짧은 생애도 없고, 장수한 생애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시간은 인간의 편협한 사고에 안주한 개념일 뿐이다. 태어나서 죽기까지 어떻게 살았느냐가 중요해진다. 사랑받고 사랑하였는지 살펴야 한다. 수많은 기도 속에서 오랫동안 응답받지 못했던 것이 이제서야 깨달으면서 사랑하고 사랑받는 나로 존재해야 하는 이유가 더욱 분명해진다. 목공의 일도 다르지가 않다. 나무를 매만지면서 깨달은 순간들을 차곡히 기록한 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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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타 뮐러의 장편소설이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의 책표지 그림이 눈길을 끈다. 책 제목이 낯설었는데 읽으면서 이해하게 된다. 욕망의 끝이 보이지 않는 인간의 세계를 펼쳐놓는다. 전쟁이 일어나는 이유는 작가들의 심오한 질문이 된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도둑 신부>를 통해서도 잔혹한 전쟁사를 문학으로 대면하게 된다. <시지프 신화>의 글귀를 함께 부여잡으면서 이 소설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운명을 포기하면 지는 것이다." (89쪽)

무거움에 눌렸던 소설이다. 챕터 하나씩 크게 숨을 쉬어야 한다. 삶이란 무엇인지 <시지프 신화>의 내용과 접목하면서 소설의 인물을 살피게 된다. 인간이란 무엇인지도 <도둑 신부>소설의 인물들을 통해서도 함께 질문하며 이해하게 된다. 이 소설에서 흰색 아마포 손수건과 스프 한 그릇, 어느 늙은 어머니와 아들을 소설에서 대면한다. 두려움이 엄습하고 배고픔에 눈이 멀지 않았던 이유가 문장 하나로 귀결된다. 운명을 포기하면 지는 것이다.





근래 대한민국의 풍경들을 보면

우리가 어딘가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기는 한다. 125​​​​

_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신형철. 한겨레출판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에서 언급된 이 작품은 근래 대한민국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려준다. 이 우려의 목소리는 지금은 벗어났는지 살펴야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디에 갇혀 있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수용소는 단일의 공간, 단일의 의미가 아니다. 생각할 수 있는 자유가 박탈된 사회는 위험한 것이다. 야금야금 하나씩 사라진 것들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운명을 포기하는 선택을 하면 얼마나 비참해지는 작품에서 만나게 된다.


인간의 영혼은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질문해 본다. ​출생, 사망이라는 간결한 어휘로 영혼이 정리된다. 작품에서 아들의 죽음을 짐작하면서 새롭게 아이를 출산한 부모를 기억하게 된다. 간결한 문구로 수용소에 있는 아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어머니의 간결한 편지는 함축된 의미들이 되어 자식이 느끼는 쓸쓸함과 외로움을 충분히 공감하게 된다.

이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주위에서 느꼈을 침묵의 의미를 예리하게 통찰하게 된다. ​전쟁과 강제추방. 이들이 머물렀던 러시아의 수용소와 강제노동. 뼈와 가죽만을 남길 정도의 배고픔과 추위. 이가 득실대는 자신의 몸과 옷 그리고 침구류. 수용소 뒤편의 감자껍질을 찾는 발걸음과 눈길. 배고픔의 한계에서 무너지는 부부의 참담한 양배추 수프 사건도 기억나는 장면이다.​

작품 전체에 깊고 낮게 흐르는 문장이 있다. 수용소에서 생활한 사람들에게, 모두에게 흘러넘치는 문장이 등장한다. 이들이 평화로운 곳이라고 떠올리는 공간도 있다. 인간답게 사는 곳이며 평화로운 곳을 뜻한다. 상반되는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복종한 것들과 추락과 비굴함들이 이야기된다.

5년의 수용소 생활을 끝내고 집으로 향한 이들은 예전의 삶과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왔을까? 그 세월의 빈 공간들이 무엇으로 채워졌는지 짐작하게 된다. 수용소로 이송되는 순간까지 경험한 것들도 전해진다. 수용소에서의 추위와 배고픔, 노동, 수용된 이들의 죽음과 그들의 사후경직이 진행되기 직전에 벗겨지는 옷들, 죽은 이들이 남긴 빵과 이들을 어떻게 처리하였는지 또렷하게 기억해야 한다. 이들에게 춤이 허용된 순간과 춤의 의미,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이들의 움직임까지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인간을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성경을 읽고 역사를 배우면서 던졌던 무수한 질문들의 단면들이 보여지는 작품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책 두 권 <차라투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파우스트>의 의미는 더욱 가중된다. 책을 좋아했던 화자의 영혼은 안전했을까? 수용소가 어떤 곳인지 사실적이고 직설적으로 전해진다. 수용소 생활은 '수치심과 두려움은 사치'라고 말한다. 이들이 이곳에서 빼앗긴 것들은 다시 자유가 주어졌어도 가족, 사회 속에서 온전하게 생활하지 못한다.

파괴된 영혼은 온전하게 제자리를 잡지 못한다. <더 글로리>시즌 2의 문동은의 흉터는 영혼까지도 파괴해 버린다. 웃음마저도 잃게 한 것들이 있다. 복수는 지옥과 다름없는 삶이 된다.18년 세월이 흘러도 그 장소와 그 시간에 묶여버렸음을 여실히 전한다. 모든 복수가 끝나면 행복해지는지 보여준다. 수용소 생활은 영혼을 파멸시킨다. 자유도 없고 수치심도 없게 인간성도 파괴된다. 다시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 놓아도 본래의 자신을 찾지 못한다.

사랑하는 가정을 가지지만 온전한 것을 스스로 버리고 떠난다. 짧지도 않았던 수용소 생활은 이들의 남은 생애까지 휘어놓는다. 방황하고 흔들리며 노동강박에 짓눌리게 된다. 포크와 칼을 사용하지 못할 만큼 음식을 향한 반응을 보인다. 훼손된 영혼이 비틀거린다. 본연의 삶을 되찾지 못하게 된다.​​ 강제추방 당하는 순간 할머니가 건넨 말 한마디 덕분에 그는 버틸 수 있었는데 돌아온 이곳에서 가족들은 어느 누구도 그를 만지지 않았으며 질문도 하지 않았다. 가족들에게 그가 살아돌아온 것은 어떤 의미였을까? 침묵이 흐르게 한 그 나날들과 그의 뇌리에 가득한 경험들은 사라질 수 있을까? ​


'수용소가 집'이라고 표현하는 화자가 있다. 도망쳐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에 되돌아오는 길은 포기이며 희망이 된다. 두껍지 않은 장편소설이다. 하나의 이야기에 긴 호흡을 요구한다. 누군가의 실제 이야기이며 그들의 뼈와 가죽이 붙어있었던 날들의 침묵이 된 이야기이다.​

살아남지 못한 이들과 살아남은 이들도 산 것이 아닌 삶을 지속한다. 누군가의 쉽고 가벼운 폭력들이 존재한다. ​대한민국의 현주소까지도 살펴보게 된다. 폭력에 뽑혀진 것들, 복종의 흔적과 수치심의 상흔들을 보게 된다. 수용소와 같은 삶을 살고 있지 않은지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잃어버린 영혼은 제자리를 찾지 못한다는 강한 여운까지도 상기해야 한다. 사랑하고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것들을 모두 빼앗아간 것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직시하게 한다. ​

수용소에서... 시체를 치우는 법을 배웠다...

그들의 옷이 필요하다...

그들이 아껴둔 빵을 먹는다....

죽음은 우리에게는 횡재다...

우리는 저지를 수 없는 짓만 남겨두고

온갖 짓을 다 저지를 것이다...

우리에게는... 바로 이 점이 더 중요하다. 136~137

수용소는 마음속의 소망을 박탈했다.

누구든 결정할 필요도,

결정할 의지도 없었다. 290

자유 때문에 현기증이 날 것 같았다.

감정은 널을 뛰었고,

추락과 비굴함에 길들어 있었으며,

뇌는 복종했다. 297

속은 완고하며 우울해지고,

겉은 개처럼 비굴하고 비열해진다. 41

배고픔에 눈이 먼다는 말은

그냥 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모두, 예전의 우리가 아니었다.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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