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소되는 세계 - 인구도, 도시도, 경제도, 미래도, 지금 세계는 모든 것이 축소되고 있다
앨런 말라흐 지음, 김현정 옮김 / 사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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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동안 축소 도시는 늘어나고 성장 도시는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전혀 낯설지가 않다. 많은 전문가들이 세계적인 변화 추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에 대한 정보도 책에 등장하는 만큼 세계적인 인구 감소는 도시와 경제, 미래까지도 많은 변화를 예측하게 된다. 축소되는 변화적 흐름을 어떻게 대응할지도 예측하게 된다. 텅 빈 건물과 악화되는 인프라와 빈곤 등 문제들을 정부는 어떤 자세로 대응하고 해결할지가 궁금해진다.

인구가 감소되는 축소 도시와 인구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도시가 한국에서도 두드러지는 대비현상을 보인다. 사라지는 인구, 떠나는 노동력들이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세수가 확실히 줄어든다는 것을 저자도 짚는다. 미국의 경우는 중앙정부와 주정부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다는 것과 빈집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는 한국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저자는 해결이 아닌 관리 차원으로 목소리를 높인다. 문제를 어떻게 관리할지 생각하게 한다.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지만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더 많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전 세계의 도시들은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는 문제들과 씨름하고 있다. 408


축소되는 사회는 불평등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 여행을 하다보면 정지된 도시와 마을들이 눈에 띄게 보인다. 태어났을 때를 보고 있는 착각이 들만큼 도시 같지 않은 도시를 보기도 한다.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도시에 고학력 출신들이 유입이 될 수 있을지, 노동자가 유입될 수 있을지 의문스러워진다. 꾸준히 사회학 도서들을 읽게 된다. 읽은 내용들을 직접 여행하면서 느끼는 것들이 많아진다. 많은 인구가 유입되면서 놀라운 성장을 하는 도시에 살고 있다 보니 모두가 같은 인프라를 제공받는 줄 알지만 사실은 다르다. 위축되고 느리고 더딘 인프라와 지자체의 처리능력들을 보면서 깊은 한숨을 쉬게 된다. 살기 좋은 지역이 되어야 인구가 유입될 수 있는데 지자체의 의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으면 발길을 돌리게 된다. 결국은 관리하는 능력이 절실히 필요해지는 시대이다.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할지, 지자체가 어떤 노력으로 인구를 유입시키면서 지역 경제도 활성화시킬지 눈여겨보게 된다. 몇 년이 지나도 제자리걸음을 하는 지역에는 어떤 인구도 유입되지 않고 떠나는 인구만이 늘어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2050년 세계의 경제 성장은 마이너스로 돌아선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변화에 세계 각국은 어떤 대응을 할지도 궁금해진다. 특히 중국의 대응책으로 2가지를 내놓으면서 저자는 후자가 더욱 가능성이 높을듯하다고 예측한다. 한 명의 악당이 아닌 정교한 네트워크로 운영하는 전체주의 국가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하나의 블록이 아니라 여러 기업의 집합체처럼 운영되는데 이것이 바로 전체주의 주식회사라고 말한다. 이란. 튀르 키 예, 에티오피아가 무기를 제공하는 이유도 설명되면서 꽤 흥미로운 내용이 된다.


푸틴이 러시아 정교회와 손을 잡고 대규모 청년 조직인 청년군을 창설하고 모의 전투 참모와 어린이들이 직접 탑승할 수 있는 소형 전투 탱크가 설치된 러시아군 대성당을 완공했다는 내용도 설명된다. 테러 위협을 걱정하면서 이민을 반대하는 이유와 소수자 포용하지 않는 국가 파시즘 체제 정체성에 대한 내용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면서 중국이 안면인식 시스템과 감시 기술 발전으로 소셜 미디어 검열을 강화하는 것까지도 설명된다.

1792년 폴란드가 러시아, 프로이센, 오스트리아로 분할된 이후 더욱 구체화된 폴란드의 민족주의 운동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기후와 물가 때문에 변동을 겪는 인구수 변동과 기후변화 위험과 정치적 불안 위험 비교를 나타내는 도표로 설명된다. 기후 변화와 정치적 불안 위험까지도 함께 예측분석하는 비교 도표도 유익한 정보가 된다. 불평등한 분배가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것이 자명해진다. 인구 감소, 주택 시장 붕괴, 고령 인구 증가, 소비와 투자 감소, 글로벌 교역 감소에 의해 승자와 패자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어떤 사고방식이 필요한지 자문하게 하는 내용이다.



세수가 인구보다 빠르게 감소한다 - P202

인구 감소는 도시 간에도, 도시 내에서도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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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 노인들의 일상을 유쾌하게 담다 실버 센류 모음집 1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포푸라샤 편집부 지음, 이지수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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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라는 의미와 늙어감을 다양하게 들려주는 시를 웃으면서 읽게 된다. 몇 번을 웃었는지 모른다. 대가족이 아닌 핵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늙어가는 과정과 이해까지도 단절되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자식이 늙어가는 과정을 친할머니와 같다는 이야기도 이제서야 듣게 된다. 한번도 기억나지 않는 늙어간 할머니의 모습을 이렇게 다른 세대에게서 나타나는 것을 보면서 신기해하게 된다. 늙는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다시 살펴보게 된다. 부모가 늙어간 모습을 이제는 자신에게서 찾게 되는 세월이 찾아온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늙어가는 것을 부부가 함께 경험하고 있다. 다양한 늙어가는 증세들을 새롭게 경험할수록 이 시가 미래를 준비하는 예행연습이 되기까지 한다.

꽤 많은 웃음으로 늙어감을 이해하게 한다. 유쾌하게 늙어가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 잘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해진다. 혼자 사는 노인이 가전제품 음성 안내에 대답을 한다는 내용도 무심해지지 않는다. 언젠가는 누군가는 혼자 남게 될 것이다. 중년과 노년은 누구나 피하지 못할 여정이 된다. 그 길이 울퉁불퉁하고 낯설고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일어나는 세월임에는 분명할 것이다. 하지만 나쁘지만은 않은 과정이기도 하다. 나이 먹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는 시들을 만나게 된다.

자기소개할 때 취미와 지병을 하나씩 말한다는 52살의 시도 인상적이다. 정년이 되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겠다는 의지도 전해진다. 일하고 돈을 번다는 이유만으로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지도 못하면서 살아왔을 기나긴 세월들을 떠올려보게 된다. 솔직해지는 마음, 말해야 하는 것들을 말하는 자유, 자기를 위해 온전히 쓰임을 다하는 자유를 만끽하는 것도 중년이며 노년이다. 실버가 지닌 의미와 가치는 더욱 중요해진다.

3시간이나 기다렸다 들은 병명

"노환입니다" 65세

쓰는 돈이 술값에서

약값으로 변하는 나이 72세

정년이다.

지금부턴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지 94

짊어질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이 중년이며 노년이다. 실버의 의미는 하나씩 짐을 내려놓는 시기가 된다. 무엇을 하면서 더 잘 놀아볼지 서로에게 질문을 하게 된다. 좋아하는 것들을 하면서 새로운 경험들도 꾸준히 하게 된다. 서로를 돌보며 살아가는 부부애, 무농약에 집착하면서 내복약에 절어 산다는 내용도 기억에 남는 내용이 된다. 전에도 몇 번이나 분명히 말했을 터인데 "처음 듣는다!"라는 73세 글과 내용보다 글자 크기로 고르는 책이라는 71세의 글에도 웃음을 준다. 글자 크기가 작으면 피로감이 상당해지는 것이 중년이며 노년이다. 글자 크기가 커서 이 책은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많이 공감하는 부분을 시원하게 해결해 준 책이다. 책에서도 실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유쾌하고 유용했다.

사노 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 『죽는 게 뭐라고』 번역가의 책들을 좋아한다. 이외에도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키키 키린의 말』, 『아무튼 하루키』, 『우리는 올록볼록해』, 『사랑하는 장면이 내게로 왔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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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4-05-04 2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 읽고 웃었습니다.
 
달과 6펜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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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고전으로 손꼽히는 소설이다. 『면도날』소설도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 만큼 이 소설도 꽤 흥미롭게 읽은 소설이다. 『인생의 베일』소설을 읽으면서 작가의 소설들을 하나씩 다시 읽게 된다. 지금도 인기 있는 소설이라 많은 사랑을 받는 소설이다. 달의 의미6펜스 의미도 출판사는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다시 시작하는 열정과 영혼의 열망을 감지하는 내적인 힘을 다시 찾도록 이끌어주는 작품이다.

소설의 화가는 마흔일곱 살이라는 나이에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폴 고갱을 모델로 하는 소설이다. 삶의 궤적에 도전하는 새로운 인물이다. 안전한 궤도에 안착한 그에게 무엇이 새로운 궤도를 찾도록 이끌었는지 소설은 보여준다. 흔들림이 없는 확고함으로 내적 의지를 고스란히 살아낸 인물의 영혼을 보게 된다.

규범과 관습에 길들어진 우리는 내면의 의지를 얼마나 느끼며 반영하면서 살고 있을까? 그의 의지를 보면서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의 저울질을 살피게 된다. 어제의 하루와 오늘의 하루를 보아야 하는 이유가 드러난다. 소설은 쉼 없는 관찰의 세계로 이끌어낸다. 어제의 하루는 어느 쪽으로 더 기울었는지 보면서 내면의 열정이 무엇을 더 추구하는지 정진시킨다. 소설을 읽는 이유와 책을 꾸준히 읽는 이유들이 또렷해진다. 내면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힘을 주는 작품들이다. 어제와 오늘을 살아가는데 어느 쪽으로 발걸음을 향할 것인지 어느 정도 더 깊이 걸어들어갈 것인지는 온전히 개인의 몫으로 남는다.


읽고 덮는 순간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지 않는다면 영혼은 물질적 삶으로 회귀되면서 삶의 발자국들이 먼지처럼 날아가 버린다. 온전히 집중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소설의 그를 마주하면서 자신의 것들을 찾게 된다. 내면의 목소리가 들리는지도 살피게 된다. 꿈이 무엇인지 오랜 시간 질문을 듣지만 꿈을 잃어버리면서 살아가고 있지 않은지 질문하는 작품이다. 강열한 것을 무시하며 잊어버리지 않는 의지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

그는 아내와 아이가 있었던 가장이지만 단호하게 일상을 멈추는 결단력을 보여준다. 문명의 관습과 한계를 질문하면서 자신의 것을 거침없이 찾는 도전을 보여준다. 좌우로 움직이는 추의 움직임이 진정한 삶인지 스스로 질문한 그에게 집중하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 소설은 더욱 특색있는 깃발이 된다. 나부끼는 깃발을 들고 살아간 그의 의지는 물질적인 모든 것을 파괴시킨다. 뜨거운 의지는 고흐의 눈에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고흐의 책을 통해서도 고갱을 이해하게 된다. 고흐의 그림 속의 고갱의 의자 그림과 고흐의 의자 그림은 확연히 대비를 이룬다. 열정적인 고갱을 이 소설에서도 만나게 된다.

열정과 예술의 강렬함과 이끌림 때문에 선택하고 포기한 것들이 무엇인지 전해진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한 달 후 일 년 후』, 크리스티앙 보뱅의 『흰옷을 입은 여인』,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내용들이 생각난다. 상이한 작품들이지만 작가들의 의지는 일맥상통하게 된다. 작가들이 발견한 것을 하나씩 정리하게 된다. 관습을 차분히 살피는 여정은 보물이 된다. 정신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을 저울에 올려놓으면서 오늘을 살게 해주는 소설이다. 원형으로 맴도는 군중들의 움직임과 좌우로 움직이는 추의 움직임이 관습과 문명에 질문을 한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 앞에 앉혀놓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가이다. 『인생의 베일』소설을 읽으면서 이 소설을 다시 되새김질하게 된다. 작가 작품들을 릴레이 독서하는 시간이 즐거워진다. 고갱 예술작품들까지도 하나씩 감상하게 된다. 그의 예술성을 이 소설과도 접목시킨다.




추는 항상 좌우 흔들리고,

사람들은 같은 원 늘 새롭게 돈다. 18

문명인이란 참으로 이상한 관습을 생각해 내어

짧은 일생을 이런 따분한 일에 낭비하고 있구나 32

마음을 쓰는 건 물질적인 것뿐이야.

관념적인 것은 시기나 하고...

혼자 있기를 바랐거든. 204

책과 그림은 진짜 모습이라고,

작품은 사람을 드러내는 법




인생은 우스꽝스럽고

지저분한 일들의 뒤범벅이고

웃기에 적절한 소재였다. ​

하지만 웃으려니 슬펐다. - P223

대개는 사람들이 틀에 박힌 생활의 궤도에

편안하게 정착하는 마흔일곱 살의 나이에, ​

새로운 세계를 향해 출발할 수 있었던 그가

나는 마음에 들었다.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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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멜라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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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편의 소설 중에서 2021년부터 한 해도 빠짐없이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다가 올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받은 김멜라이응 이응』 소설부터 읽게 된다. 이외에도 세 번째로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는 김지연, 처음 이름을 알리는 공현진, 김기태, 김남숙, 성해나, 전지영 다섯 명 작가의 작품들도 구성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고 아는 것, 욕구와 나를 이해하는 것, 삶과 죽음을 이해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해진다. 사회가 규정한 것을 향해 질주하며 의심없이 살아가는 것과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인간의 결정을 신뢰하지 않는 것의 의미를 카뮈의 『이방인』소설을 통해서 접목하게 된다.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들이 이응이라는 시스템과 함께 포옹의 의미도 접근하게 된다. 소설은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섹스토이를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에서 전개된다. 욕구와 욕망이 새로운 사회에서 수용되는 모습을 통해 범죄가 감소하는 현상과 결혼과 출산, 기술의 발달이 인간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도 보여준다.

적응한 집단이 있는 반면 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할 것 같다고 소명하는 부류도 존재한다. 고전문학을 읽으며 인간의 감정을 보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화자가 경험하는 이야기들이 전개되는 소설이다. 모호한 기류를 느끼면서 읽었는데 해설 내용을 통해 설명되는 부분도 소설을 이해하는데 흥미로운 자극이 되는 내용이 된다. 포옹의 가치가 배제되는 것과 인위적으로 노력하는 의지까지도 소설은 다룬다. 느슨한 S자 곡선으로 성장한다는 것을 설명하는 내용도 기억에 남는 내용이 된다. 처음 마주한 사람들이 나이, 직업, 이름을 말하지 않고 대화하는 장면이 있는데 영화 <경주> 장면이 떠오른다. 배제된 것들을 뒤로하고 대화하는 것을 잠시 상상해 보는 것도 꽤 흥미로웠던 장면이 된다.

나이, 직업, 이름을 말하지 않으면서

처음 마주한 사람과 대화를 이어가기란 쉽지 않았다. 17

요약본에는 할머니가 좋아하는 구절이 대부분 삭제되었다고...

카뮈 팬티. 그 얘기도 싫어하더라. 학부모들이 12

할머니가 출판업에 종사하면서 학부모들이 원하지 않아서 삭제된 내용들도 기억에 남는 내용이 된다. 카뮈의 『이방인』 작품 내용을 떠올리면서 인간이란 무엇인지 정의내리는 할머니의 대화도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남는다. 함부로 슬퍼하거나 눈물을 흘릴 자격이 없는 것이 인간이라고 말하는 할머니는 화자가 슬퍼하는 슬픔을 다 울어버리지 않고 울고 싶은 마음에서 한 걸음 물러나 울고 싶은 자신을 바라보라고 말한다. 슬픔에서 한 걸음 물러나서 자신을 바라보라는 것은 슬픔이 멀어지는 단계의 초입이 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순간이 된다.

꽉 쥐고 있던 걸 펼치는 거야 42

난 하나도 안 무섭다?

그러니까 너도 할머니가

언제 어떻게 가든 겁낼 거 없어. 41

할머니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도 들려준다. "꽉 쥐고 있던 걸 펼치는 거야."라고 말하면서 화자가 할머니의 죽음을 언제 어떻게 맞이하더라도 놀라지 말라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한다.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 내용을 언급하면서 "화살을 잃어버렸을 땐 한 번 더 같은 방향으로 쏘면 그만이라고. 쏠 때 어디로 날아가는지 화살 끝을 째려봤다가 얼른 가서 뒤져 보면 된다고." (11쪽) 말해준다. 작가의 글과 해설되는 글도 함께 구성된다. 삶과 죽음, 이응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작가만의 세계를 기발한 접근으로 이해하는 시간이 된다.




내가 좋아하는 건 아무도 찾지 않는 도서실의 고전문학 서가에 앉아

책을 통해 누군가의 느낌이나 감정을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글로 쓰이고 종이의 인쇄된 인간의 욕구가

나에게는 위협적이지 않을만큼만 생생했고,

그렇기에 안전하게 나를 열 수 있었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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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가의 오후 - 피츠제럴드 후기 작품집 (무라카미 하루키 해설 및 후기 수록)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무라카미 하루키 엮음, 서창렬 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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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판으로 북마크까지 움켜쥐면서 읽는데 특색있는 북마크가 독서 속도를 높여준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직접 엮은 단편소설이며 에세이이다. 디 에센셜 시리즈 중의 한 권으로 이 작가의 소설과 에세이를 읽었기에 이 책은 특별해진다. 작품들을 알고 있기에 그의 문체가 반가워진다. 더불어 무라카미 하루키가 엮은 이유까지도 여러 번 반복하면서 읽게 된다. 그에게 출발점이며 일종의 문학적 영웅이라는 이유가 이 책을 펼친 이유 중의 하나가 된다. 작가의 작품을 사랑하고 부지런히 번역했다는 이유들을 단편소설과 에세이를 통해서 찾는 시간이 된다. 같은 사십 대의 두 작가가 무엇을 보고 느끼며 관조했는지 거듭 느끼면서 작품들을 하나씩 만나게 된다.

1930년대의 단편들과 에세이들이 한 권으로 구성된 책이다. 『이국의 여행자』를 두 번이나 읽었다. 장소의 가치와 새로운 경치를 반 시간만 즐기면 충분하다는 것, 중요한 것은 거기에 누가 있느냐는 것이다. 다분히 철학적으로 여러가지를 관조하게 하는 멋진 문장이다. 무수히 많은 것들을 주워담게 한다. 유행하는 장소와 관광지의 가치와 거기에 누가 있는지도 살펴보게 된다. 이 소설의 젊은 부부가 장소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과 가치까지도 같은 선상에 놓는다. 이 부부가 여행을 떠난 이유와 그들이 쫓아다닌 무수히 많은 것들은 그들의 눈과 태도와 외모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내적 가치는 숨기지 않는다. 욕망은 아낌없이 얼굴과 눈과 태도에서 짧은 순간 모든 것을 투영한다. 젊은 부부가 그렇게 또 다른 커플을 보면서 감지한 것들이 그러하다. 번쩍거리는 번개와 환해진 순간에 이 젊은 부부가 본 것들이 무엇인지 놀라움이 강열하게 전해진다. 그들은 다짐들을 여러 번 하였지만 그들이 욕망하는 것에 늘 휩쓸렸음을 보게 된다.

장소는 아무런 가치가 없었으며 확고한 의지가 반영되는 주체가 누군인지가 중요해지는 작품이다. 이 젊은 부부가 여행하면서 즐겼던 것들이 손에서 어떻게 빠져나갔는지 보여주면서 진짜 집중하며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경험하고 절망하면서 깨닫는 과정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다른 장소를 찾는다고 자신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 장소에 누가 있느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늦지 않게 만나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지는 소설이다.

중요한 것은 거기에 누가 있느냐 하는 거죠.

새로운 경치도 반 시간 즐기면 충분하고...

장소 자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답니다. 19

관계를 끊고자 하는 사람들 목록.

속물적인 태도 때문이 아니라

그들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인간관계가 영원히 끊기는 것은 아닐까 하는

약간의 두려움이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다. 43

욕망을 다스리며 중심을 잡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시급한 일인지 여러 사건들을 통해서 보여준다. 미쳐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혹여 자신도 같이 미쳐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하면서 살피게 되는 소설이다. 미국적인 것의 의미가 여러 번 강조될수록 < 디 에센셜 김수영>시인의 시들과 산문, 일기와 미완성 소설이 생각난다. 한국의 색채가 어떤 분위기인지도 둘려보게 된다. 잃어버린 언어와 잃어버린 영혼들이 어떻게 부유하면서 뒤뚱거리고 있는지 지금 현대사회도 두리번거리게 한다. 언론의 정체성과 부정부패한 사회 드라마와 영화는 세월이 흘러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이유까지도 이 소설의 인물들을 통해서도 보게 된다. 하지만 절망하지는 않는다. 한 사람의 가치와 함께하는 마음들이 있다는 희망은 좌절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움직임이 감지되는 사회, 목소리가 들리는 작가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집필한 작가와 번역한 작가가 함께 손잡은 이유는 명확해진다. 하나의 목소리를 찾는 탐험 여정이 된다. 피츠제럴드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학적 영웅이 된 이유를 작품들을 읽을 때마다 만난다.

두려움과 싸우는지 질문을 한다. 자신을 지키고 있는지 반복해서 살피게 된다. 속물적인 태도가 무엇인지도 확인하면서 번역한 작가의 삶의 태도와 가치까지도 다시 확인하게 하는 소설이다. 열거되는 목록들과 추려지는 목록들이 무엇이며 실천하는 의지와 용기도 필요해진다. 김수영 시인의 태도와 법정 스님의 글과 행적들을 거듭 상기시킨다. 삶은 원형으로 돌고 있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실패와 절망에서 멈추며 자각하는 깨달음을 통해서 새로 태어나는 것이 진정한 가치를 지니게 된다. 이 소설에서 그러한 순간을 거듭 확인하게 된다. 괴괴한 달빛 아래 서 있는 사람이 되지 않고자 어떤 일들을 해야 하는지 두 작가가 한마음으로 건네는 글들이다.

다들 미쳐가고 있는 걸까 42

봤어? 저들을 봤어?

저들이 우리야! 알겠어?

괴괴한 달빛 아래 있는 사람은

그들 둘뿐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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