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베르니 모네의 정원 - 수채화로 그린 모네가 사랑한 꽃과 나무
박미나(미나뜨) 지음 / 시원북스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꽃 일러스트를 좋아해서 작가의 일러스트북 『빨강 머리 앤의 정원』 은 강하게 기억 속에 자리한다. 작가의 신간도서인 이 책은 수채화로 만나는 모네의 꽃과 나무 80종이다. 수채화가 주는 위안과 여백이 주는 평온함까지 작가의 일러스트로 만나보게 된다. 모네의 인생과 예술에 대한 명언도 수채화와 함께 한다. 영문으로도 수록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모네의 정원인 프랑스 지베르니 정원의 사계절을 한 권으로 만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모네의 영혼에 가득히 채워주었을 꽃과 나무들이다. 화가이면서 정원사였던 모네이다. 자신의 잘하는 일이라고 분명한 어조로 전한 모네의 확고한 방향성을 모네의 정원에서, 모네의 꽃과 나무들에서 만난다. 압둘라자크 구르나 소설『낙원』에 등장하는 정원사가 떠오른다. 정원사가 기나긴 세월 동안 가꾸면서 나누었을 자연과의 대화를 모네의 정원에서도 느껴보게 된다.



모네가 가꾸면서 영감을 나누었을 놀라운 경의로움을 수채화를 통해서, 명언들을 통해서 천천히 산책하는 길이 되어준다. 자연은 놀랍다. 모네가 그림을 통해서, 예술을 통해서 들려준 화폭의 대화만큼이나 이 책에 담긴 80점의 수채화들도 다르지 않는 자연의 경의로움을 마주하게 된다. 정서적으로 많은 이로움을 얻는 일러스트이다. 그래서 박미나 작가의 그림을 좋아한다. 편안해지고, 치유되면서, 자연의 경이로움과 인생에 대해서도 사색할 수 있는 발걸음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수채화 아트북이다. 수채화 일러스트는 모네의 일생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연주와도 같다. 오랫동안 지긋하게 바라보는 시간이 주는 것은 짐작하는 것 이상으로 놀라운 것으로 다가서게 된다.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서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그림과 영화 장면들도 함께 떠올리게 한다. 화가들이 바라보는 오랜 시간 동안의 관찰이 가져다주는 것은 발견이 된다. 그러한 작업을 거듭하는 화가들과 정원사들은 다르지 않은 작업으로 자연을 바라보게 되는 듯하다. 식물을 가꾸며 바라보는 시간도 다르지가 않다. 생명을 오랜 시간 바라보면서 깨우치는 것을 화폭에 담는 작업이 화가의 작품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가의 작품은 오랫동안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의 수채화로 그려진 꽃과 나무들도 다르지가 않다. 오랫동안 바라보면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것을 보게 된다.



아름다움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표현된 잎의 섬세한 표현까지도 보게 한다. 꽃망울과 만개한 꽃, 지는 꽃들까지도 계절의 흐름 속에서 느끼게 한다. 계절이 변하듯이 우리들의 인생도 그렇게 사계절로 그려지게 된다. 주어진 인생을 묵묵히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단순하게 몰입하면서 쉼 없이 호흡한 모네의 삶과 인생과 예술까지도 온전히 느끼게 하는 명언들이 수놓는 예술집이다. 덕분에 모네를 알아가게 된다. 길지 않은 명언들이라 바쁜 현대인들에게 위로가 되고 위안이 되며 치유가 되는 예술 아트북이다.



하루라는 기나긴 시간들을 정원과 화폭에 쏟아 넣었을 모네를 그려보게 한다. 노동이 주는 땀방울의 가치, 흙을 만질 때 죽음도 잊지 않게 하는 물리적 순환까지도 느껴지게 한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우리들의 짧은 인생을 덧없이 보내지 않도록 일깨워주는 것이 자연의 가르침이다. 아름다운 꽃과 경이로운 나무로 그치지 않는 자연을 느끼게 하는 순간이다.



꽃을 좋아하고, 나무를 좋아하는 분들과 모네를 아끼며 사랑하는 분들, 예술 일러스트에 관심이 많은 분들, 마음치유와 자기관리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도서이다. 작가의 도서를 좋아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펼친 신간도서이다. 양장본이며 가름끈도 구성된 도서이다. 작가가 직접 찍은 꽃과 나무, 풍경 사진이 책 뒤편에 부록으로 편집되어 제공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염증 해방 - 병 없이 오래 사는 사람들의 비밀
정세연 지음 / 다산라이프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위염, 식도염, 피부염, 관절염, 자가면역질환, 암, 비만, 아토피라는 질병과 관련성이 있는 염증에 관한 건강도서이다. 친숙한 염증 증세를 예방하고 치유하는 방법을 전한다. 한의사 저자분의 도서라 약재로 활용할 수 있는 식재료들이 체질과 관련해서 알려주고 있다. 열이 있는 체질, 냉한 체질, 습한 체질, 건조한 체질인지 파악해서 해당 내용을 살펴보면서 보면 된다.



간장은 어떤 종류를 이용해야 좋은지, 식초는 어떤 식초를 이용해야 효과가 있는지도 알려준다. 에어프라이기를 사용할 때 어떤 부위를 섭취하는 것이 염증 예방하면서 치유할 수 있는지도 알려준다. 깻잎과 같은 향이 나는 허브의 유용함과 보라색 채소와 십자화과 채소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오메가 3, 음양탕에 대해서도 섭취법까지도 전한다.



눈과 코에 좋은 식재료, 목과 퇴에 좋은 식재료, 전립선과 질염에 좋은 식재료, 고지혈증과 지방간, 췌장에 좋은 식재료, 장과 내장지방에 좋은 식재료, 신우신염과 방광염에 좋은 식재료, 뼈와 근육, 당뇨와 림프에 좋은 식재료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차를 우리는 방법, 밑반찬으로 활용하는 방법, 샤부샤부로 활용하는 요리법 등이 소개된다. 좋아하는 식재료들이며 즐기는 재료들이라 메모하게 된다.



수면시간과 다이어트, 근육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자료도 제공된다. 어떤 수면이 좋은 상태인지 분석하게 된다. 그리고 다이어트와 근육에도 지대한 영향력을 주는 수면의 질에 대해서도 전해준다. 지방연소 심박수와 연령대에 대한 자료도 제공된다. 도표로 제공되기에 해당 연령대에 맞는 심박수로 지방을 연소하고 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운동 중 가끔씩 빠르게 걷는 운동이 효과가 있음을 이 도표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하게 된다.



뱃살 금기 음식 3가지도 소개된다. 내장지방 다이어트 10계명도 유익하다. 식사시간은 길게, 수시로 물 마시기, 현미밥으로 대체하기, 단백질 섭취하기. 저녁은 가볍게 먹기. 간식 챙겨 먹기, 설탕 멀리하기. 걷기운동하기. 소식하기. 이 모든 것들 습관화하기이다. 잘 진행했고 습관화하고 있는 것들이라 만족스럽게 확인하는 내용이 된다.



자율신경 살리는 운동법도 3가지도 만난다. 앞발차기, 뒷발차기, 끌어차기 운동법이 10세트씩 그림자료와 함께 이해하기 쉽게 알려준다. 꾸준히 습관화한다면 유익한 운동법이다. 꿀벌 호흡법도 눈에 들어온다. 호흡법이 많은 책에서 언급된다. 이 책에서도 만난다. 포드맵 3단계 식사법도 제공된다. 관심있는 분들에게는 유용한 정보가 된다. 염증에 좋은 섬유소에 대해서도 내용이 유익하게 전해진다.



양파껍질차를 얼마나 끓여야 효과가 있는지도 알려준다. 마늘 껍질과 양파껍질이 왜 좋은지 만날 수 있다. 대추를 어떻게 끓여야 하는지도 친절하게 설명된다. 밤속껍질차, 목이버섯피클, 레몬워터와 잣시금치페스토에 대해서도 요리법이 제공되는 책이다. 작은 차이의 습관이 큰 차이의 건강관리법이 된다. 하나씩 체크하고 메모하면서 습관화한다면 염증과 이별할 수 있을 것이다. 꾸준히 건강관리하는 습관이 즐거워서 계속 만나는 건강도서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이삼촌 현기영 중단편전집 1
현기영 지음 / 창비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창시절에 '제주 4,3사건'에 대해 배운 기억이 없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알게 된 '제주 4,3 사건'은 물음표로 남았다. 왜 이 사건이 일어난 것일까? 작품 속으로 몰입되어갈수록 많이 아프게 그려지는 우리의 역사를 보게 된다. 역사적 사건이라 그 시대의 피해자들에게 대한 아픔이 커진다. 관광지였던 제주가 이제는 '제주 4.3 사건'을 떠올리는 역사적인 장소와 시간이 되어준 소설이다. 더 이상 제주의 밭은 아름다움이 아닌 아픔의 장소로 기억되게 한 이야기이다.

 

혼돈의 시대를 살아간 이 나라는 이념의 대립속에서 혼재한다. 죽창에 찔려 죽었어야 할 그 시대의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 을의 노래>와 <사람아, 아 사람아>소설이 떠오른다. <작별하지 않는다>한강의 소설도 제주 4.3사건을 다룬다.이 소설들이 소환하는 역사의 끝자락을 덮을지 펼칠지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진다. 역사에서 흩어져버리지 않도록 이 작품을 집필할 수 밖에 없었던 강한 의지들이 전해지는 소설들이다. 이제는 우리가 이 역사를 제대로 직시해야한다.

 

반복되지 않을 역사가 되도록 펼쳐야 할 이야기가 된다. 4월의 시간에 쓰러져버린 이들이 있었음을, 제주밭을 새로운 관점으로 보게하는 작품이다. 위화 소설 <원청>에서도 다르지 않은 목소리로 인물들이 전하는 하나의 바램들이 있었는데 이 작품도 다르지 않았다. 시대만 달랐을 뿐 결국 모두가 원하는 건 크지 않은 바램들이다. 그 바램이 부서진 사건들을 다루는 소설들이다. 크지 않은 그 소원들이 비참하게 쓰러지는 현장을 소설을 통해서 현장의 긴박함을 느끼게 한다. 슬픈 이야기. 4월의 이야기이다.

 

오랫동안 금기시한 4.3사건을 작가에 의해 수면위로 올린 최초의 소설이다. 학살사건에 기적같이 살아남은 순이삼촌은 살아있는 것이 아니었다. 환청에 시달리다가 자살하는 삶으로 그 시간의 그 공간을 원형으로 맴도는 잔혹한 학살사건에 더한 공포와 살았던 인물이다. 이러한 사건의 정신적 고통이 얼마나 거대했을지 전해준다.

 

은폐되어야 할 역사적 사건이었던 이유를 펼쳐놓는 소설이다. 이외에도 조선시대 지배계급의 부정부패를 다룬 <소드방놀이>의 문장은 이 시대의 사건과 판결이 떠오르게 한다. 웃음이 저절로 나오게 한다. 웃는 것인지, 비탄인지는 이 시대의 우리의 몫이 된다. 세상을 알면 알수록 변한것이 없다. 원형으로 돌고 있는 회귀 본능의 부조리의 시작점들이다. 우리가 놓친 것들이 더욱 부각되는 작품이다. 헛웃음만 즐비해지는 4월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모범택시 2>드라마에 열광하고 <더 글로리>드라마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국민들이다. 이들의 가슴이 무엇에 분노하였는지 손끝을 바라보게 한다. 정의롭지 못한 한국사회의 부정부패와 권력집단의 병폐를 펼쳤기 때문이다. 이 작품도 뜨거웠다. 너무 높은 온도에 온몸이 녹아내리게 한 순이삼촌이다. 이 인물이 살아간 그 시간은 공포로 가득해진다. 그들의 악행이 휘발되지 않도록 이 시대의 우리들에게 끌어놓는 역사적 이야기이다. 순이삼촌은 우리의 이야기이다.


누가 뭐래도 그건 면백한 죄악이었다...

단 한번도 고발되어본 적이 없었다.

군 지휘관이나 경찰 간부

어째서 큰 부정은 죄가 안되고 작은 것만 죄가 되나...쌀 한 톨, 실 한 가닥은 부정이지만 환곡미 이백걱 횡령은 이미 부정이 아니었다_ 소드방놀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랑과 나의 사막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3
천선란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막으로 변해버렸다. 전쟁을 하면서 황폐해진 미래의 지구에 살고 있는 랑과 로봇 고고의 만남부터 떠올려본다. 랑이 10살 때 사막 모래 속에서 로봇을 발견한다. 그때는 4873년이다. 로봇의 정체를 알지 못하여 우려스럽지만 랑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저 기뻐하면서 로봇의 전원을 켠다. 고고와 랑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전쟁시대에 만들어진 고고라는 것만 알기에 살인 로봇이 아닐까라는 두려움을 내내 간직한 고고이다. 하지만 고고에게서는 그러한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고고라는 이름을 지어준 랑과 오랜 시간 함께 한다. 랑의 엄마인 조의 죽음도 함께 하였듯이 갑자기 랑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 고고는 당황스러워한다. 그때 찾아온 지카는 랑의 오랜 친구 사이이다. 떠돌이 생활을 한 지카가 랑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고고의 시선을 통해서 보여준다.



푸르른 지구가 영원할 것이라고 믿으면서 오염시키며 환경을 파괴하는 인류의 멀지 않은 모습이 이 소설에 등장한다. 로봇을 만들고 전쟁을 하며 파괴된 지구는 온전하게 남아있지가 않다. 사막뿐이다. 생존한 인류의 막막한 생활이 사막에서 펼쳐진다. 과학의 발전과 함께 파괴된 지구는 인류의 파멸과 다르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랑은 해가 지는 풍경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다. 끊임없이 고고와 나눈 대화들은 기억 메모리에 저장되어 랑이 죽고 나서도 고고는 재생하면서 랑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고고가 무수히 반복한 재생 영상은 그리움으로 남겨진다.



사막 폭풍의 경고음이 울린다. 3단계, 5단계 강도 크기에 따라 더욱 처참해지는 미래 인간들의 모습이 그려지는 소설이다. 제대로 된 집도 없고 모래로 가득한 사막뿐이다. 사막에 생존한 사람들의 무리에게 그늘을 내어주는 랑이다. 죽은 시체 한 구를 들고 가는 일행들에게 친절하지만 언제 다시 찾아와 랑을 죽일지도 모를 인간이기도 하다. 그것을 감지하는 로봇 고고의 생각과 랑의 생각은 다르다. 파괴된 지구에서 살아가는 얼마 남지 않은 인류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선함보다는 악함으로 피와 살을 식량으로 대체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들의 일행 숫자는 처음에는 어느 정도였는지, 앞으로 얼마나 줄어들지 짐작하는 장면에 섬뜩해진다.



사막에 길을 만드는 로봇에게 고고는 자신의 팔을 하나 내어준다. 랑과 조개껍질 2개 중에 하나를 고르면서도 마음에 드는 것을 상대에게 서로 건네는 두 인물의 모습에서도 로봇 고고를 지긋하게 바라보게 한다. 로봇 고고는 전쟁시대에 살인 로봇이었을까? 고고의 출발점이 어디였는지 내내 궁금해지는 소설이다.



랑에게 사막은 어떤 존재이기에

그토록 원망하고 분노하며 하염없이 바라보았을까. 20

사막과 바다는 어떤 것도 토해내지 않고

끊임없이 집어삼킨다는 점에서 닮았고 33

발가락 끝이 가리키는 곳이

내가 가야 할 방향임을 확인한다. 50

중요한 건 결과보다 행위입니다. 106



대홍수가 일어난 시대이다. 파괴되어 소실된 문화적 유물들은 미비하여 바다, 나무까지도 그림으로만 알고 있는 시대이다. 5년 동안 '과거로 가는 땅'을 찾아다녔던 지카는 랑이 죽고 나서 다시 떠난다. 바다로 함께 가자는 지카의 제안을 거절하는 로봇 고고이다.



로봇 고고는 과거로 가는 땅을 찾고자 한다. 왜 떠나는지 이유는 분명해진다. 그리움으로 가득해진 랑을 다시 만나고자 하는 고고는 길도 없는 사막에서 자신의 발끝만을 보면서 과거로 가는 땅을 찾아 나선다. 그 여정에 만나는 '버진'이라는 나이를 알 수 없는 인간도 만나면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버진을 통해서 로봇이 만들어진 이유를 듣게 된다. 다정함을 잃어버린 인간들이 초래한 사태를 사막이 대변해 주는 소설이다. 마지막 인류로 남겨져서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들은 나약하고 후회하기에는 너무 늦었음을 고발하는 이야기이다.



이 사막도, 사막인 적 없던 이 땅도

인간에게 화가 났음을

침묵으로써 표현하는 중일지도 모른다는 60

이 마을 하나쯤은 사라져도

다른 곳으로 가면 그만이라고 착각하며 85



사막에 길을 만들라는 명령을 내린 로봇의 주인인 카일의 의도를 보게 된다. 사막에는 길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결코 생겨나지 않는 길이다. 무모한 명령을 내린 인간 카일. 이 명령을 주고 떠난 주인 카일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도 충분히 짐작하게 된다. 그가 살아온 삶이 무언 속에서도 고스란히 그려지기 때문이다.


인간도 아닌 정체성이 모호한 살리를 만나게 된다. 사막의 폭풍 속에서 깨어난 고고는 살리에 대해서 서서히 깨닫게 된다. 살리는 고고와 함께 떠나고자 제안을 한다. 그 제안은 고고에게 희망적이지만 수락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과거로 가는 땅을 선택한다. 그 선택의 이유와 그에게 유리한 조건들을 살리는 세팅해 주는 선의를 선물 받게 된다. 고고가 선택한 랑과의 만남이라는 기회가 그려진다.



고고에게 들리는 과거로 가는 땅에서 들리는 소리들 중에는 고고의 용도가 무엇이었는지도 비밀들이 밝혀진다. 고고가 전쟁시대에 했던 일과 버진이라는 인물과 나누었던 대화에서도 힌트를 얻게 된다. 인류가 지금도 멈추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소설이다. 간과하는 것들이 얼마나 무서운 미래를 파괴하는지도 보여주는 사막으로 독자들을 데려다 놓는 소설이다.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 파괴되는 지구는 지금도 우리들에게 경고음을 전하고 있고 파괴된 환경에 우리는 무서운 질병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멈추어야 하는 것들을 열거해 보게 된다. 사막처럼 바뀌어버린 곳에 우리가 랑이 될 수도 있고, 조가 될 수도 있으며, 지카와 버진이 될 수 있음을 상기하게 하는 작품이다.



인간은 스스로가 다정한 존재이길 바라면서도

끝내 그 몫을 다른 존재에게 떠넘기고 마는 것 같다. 6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농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9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의 작품을 좋아한다. 한 권씩 읽는 시간은 기대감으로 부풀어 오른다. 이 소설은 작가의 처녀작이라 의미가 깊다. 작가의 시선 끝을 따라가는 여정은 언제나 설레게 한다. 젊음의 의미는 미약한 이미지들로 그려지기 마련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루드비크라는 젊은 청년에게서도 온전하게 바라보게 된다. 똑똑한 청년이 가질 수 있는 오만함이 그의 시대적 상황과 정치적 상황들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가 가졌던 희망과 기회의 간절함이 그의 인생에 달콤하게 가닿았는지 보게 한다. 부모의 죽음까지도 함께 떠나보낼 수 있었는지 생각해 본다. 이 소설은 <사람아 아, 사람아!> 소설 장면이 많이 떠오르게 한다. 정치적 이념과 역사의 혼돈 속에서 큰 물살처럼 휩쓸려 보내는 것들이 무엇인지 작품의 인물들의 삶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역사의 시간에 개인이 온전히 감당하는 부피가 부풀어 오르면서 이들의 젊음은 소용돌이치는 역사의 회오리에 던져지고 있었다. 미약한 젊음의 기만을 따라가는 이야기가 된다.

증오와 복수라는 감정으로 혼돈스럽게 시간을 보낸 젊은이의 계획들은 성공했는지 질문하면서 육체와 영혼에 대한 작가만의 사유들이 이 작품에서도 끊임없이 흐르고 있음을 보게 된다. 사랑이 부재하는 것. 그것이 가지는 의미와 사랑을 찾아 다른 곳에서 찾았다고 믿었던 사랑은 오히려 한 여인의 삶에 혼돈으로 자리하면서 그녀의 인생을 힘겹게 하는 실수가 된다.


그가 가졌던 희망과 기회의 간절함이 그의 인생에 달콤하게 가닿았는지 보게 한다. 부모의 죽음까지도 함께 떠나보낼 수 있었는지 생각해 본다. 이 소설은 <사람아 아, 사람아!> 소설 장면이 많이 떠오르게 한다. 정치적 이념과 역사의 혼돈 속에서 큰 물살처럼 휩쓸려 보내는 것들이 무엇인지 작품의 인물들의 삶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역사의 시간에 개인이 온전히 감당하는 부피가 부풀어 오르면서 이들의 젊음은 소용돌이치는 역사의 회오리에 던져지고 있었다. 미약한 젊음의 기만을 따라가는 이야기가 된다.

증오와 복수라는 감정으로 혼돈스럽게 시간을 보낸 젊은이의 계획들은 성공했는지 질문하면서 육체와 영혼에 대한 작가만의 사유들이 이 작품에서도 끊임없이 흐르고 있음을 보게 된다. 사랑이 부재하는 것. 그것이 가지는 의미와 사랑을 찾아 다른 곳에서 찾았다고 믿었던 사랑은 오히려 한 여인의 삶에 혼돈으로 자리하면서 그녀의 인생을 힘겹게 하는 실수가 된다.



성숙하지 않은 젊음이 보여주는 실수들이 거침없이 혼재한다. 장난처럼 쓴 농담의 글귀가 한 젊은이의 인생을 큰 올가미로 감싸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농담'이라는 책의 제목이 가지는 의미는 상당하고도 심오하게 다루는 사건이 된다. 농담이 역사 속에서, 정치적 흐름에서는 혼재할 수 없었다. 그것은 오히려 그 집단에서는 기회일 뿐이다. 그것은 그렇게 농담의 의미를 안갯속으로 던져버리게 한다. 젊은 청춘의 시간은 어디에서 소각되고 있는지 사건에서 발견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작품의 책장은 무겁지 않게 넘어가지만 작가의 시선들은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로 무수히 쏟아지면서 전개되는 소설이다. 몇 번을 멈추고, 사색하면서 심호흡을 쉬었는지도 모를 만큼 작가가 다루는 것들은 빼곡한 모음집이 된다. 작가의 통찰력에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작품까지도 생각하게 한다. 이 작품의 흐름과 인물들이 독백으로 풀어놓는 많은 이야기들을 켜켜이 담게 하는 소설이다. ​



'루치에'라는 여성과 '헬레나'라는 두 여인과 작품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축소판이 된다. 인물들을 통해, 그들의 유린된 삶을 통해 질문하고 잘못된 것이 진정 무엇이었는지 보게 한다. 제자리를 찾고 온전한 자신으로 돌아오는 회귀의 순간과 깨달음의 찰나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정치적인 상황에 국한되는 한계로만 작품을 이해하지 않고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시선으로도 작품을 이해하면서 시대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던 작품이다. ​왕의 얼굴을 가렸던 이유를 깨닫는 순간과 루치에가 거듭나는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던 인물, 복수하고자 하였던 역사 속의 인물은 정체되어 있지 않았음을 직접 확인하면서 스스로 깨닫는 인물까지 매우 흥미롭게 읽어간 작품이다. 6부에 등장하는 코스트카의 독백들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웃음의 이면에 가려진 비웃음을 보게 한다. 증오심이 맥없어지는 세계를 보여준다. 가벼운 슬픔이 있는 세상들을 역사 속에서 찾게 한다. 부조리한 세계의 끝없는 모순들의 파편들을 찾게 하는 작가의 문장들이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게 된다. 일그러진 세계를 정면으로 보게 하는 작품이다. 농담의 무게와 부피를 이 작품을 통해서 보여준 작가이다. 작가의 작품을 계속 만나게 한 또 하나의 명작이다. ​​



이제서야 비로소 나는 왜 왕이 얼굴을 가리고 있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것은 사람들이 그를 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가 아무것도 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517


이 노래들 속에서 행복했다. 거기에서는 슬픔이 가볍지 않고, 웃음이 비웃음이 아니고, 사랑이 우습지 않으며, 증오심이 맥없지 않고, 사람들은 온몸과 마음으로 사랑하며...사랑이 사랑으로, 고통이 고통으로 머물고, 아직 가치들이 유린되지 않았다. 529



잘못은 다른 데 있었다. 그 죄는 너무도 커서...

루치에 와 나, 우리는

유린된 세계에서 살아왔다. 5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