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페스트 (초호화 스키버 금장 에디션) - 1947년 오리지널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알베르 카뮈 지음, 변광배 옮김 / 더스토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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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해양도시의 사람들의 일반적인 모습들이 설명된다. 모든 일이 한꺼번에, 열광적이면서도 건성으로 이루어지며 비둘기, 나무, 정원이 없어서 계절의 변화를 하늘에서만 읽을 수 있는 삭막하고 다채롭지도 않으며 삶이 흥미진진하지도 않는 평온한 도시이다. 이 도시 사람들이 사랑하는 법도 기억해야 한다. 빠르게 소모하거나 결혼으로 정착하는 방식으로 삶을 살아간다. 시간이 부족하고 성찰할 여유가 없는 이 도시 사람들의 사랑하는 방식에 질문을 한다. 도시가 살아가는 방식이 도시의 얼굴이 된다. 『행복의 기원』책을 읽으면서 이 소설 속의 도시를 자주 떠올리게 된다. 생략되고 시간들이 도시에는 유용할지 모르지만 사람들에게는 공허함이 뒤따른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 모습도 보게 된다. 사랑을 빠르게 소모하는 것, 사랑을 생략하고 결혼으로 정착하는 방식이 어떤 후폭풍을 일으키는지도 스스로 깨닫게 하는 소설이다. 생략되는 사랑, 쾌속선을 타는 결혼 방식을 통해서 사랑하는 법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워진다.

밤낮으로 일에 몰입...

신문도 읽지 않고 라디오도 듣지 않았다.

건성으로 대응.

무관심 238

일에만 몰두하는 사람들이 있다. 생사를 위협하는 폭력적인 상황에서도 건성으로 대응하며 신문도 읽지 않고 라디오도 듣지 않는다. 무관심으로 일에만 몰입하는 그들의 모습을 예의주시하게 된다. 카뮈의 시선에 그들은 지금도 낯설지가 않은 군중의 모습이다. 보지 않는 사람들, 듣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고 무관심으로 대응하는 모습은 다시 페스트와 같은 엄청난 사건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위협을 감지하게 된다. 찬양하는 집단이 있고 폭력적인 방식을 선호하며 언제든지 위협적으로 그들의 폭력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하는 행위가 지금도 뜨겁게 언론을 달구고 있다.



페스트는 균이라는 질병으로 함축되지 않는다. 카뮈는 철학자이며 소설가이다.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깃발을 올린 것들을 고찰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연대기라고 서술자가 언급한 이 소설이 기록된 이유와 그 도시에서 살아간 사람들, 희생된 사람들, 죽음이 어떻게 처리되고 사라졌는지도 이야기된다. 총성과 함성이 끝나는 소리의 의미는 끝이 아님을 일깨운다. 언제든지 그 총성과 함성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이 도시에 찾아온 변화를 감지한 행정당국의 대처 방식과 언론을 통제하는 방식이 눈길을 끈다. 감추고 숨기는 이유와 페스트가 끝나고 그들이 훈장을 요구하며 추모비와 연설을 하는 모습까지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된다. 노인이 하는 말들이 옮았다고 동의하는 모습들이 설명된다. 소설을 집필하고자 준비한 기나긴 시간만큼이나 소설에 밀집된 밀도는 놀라울 정도로 감탄하게 된다.


봉쇄된 도시, 매일 치솟는 사망자수, 치료가 아닌 환자를 강제로 격리시키는 시스템, 수용소에 격리되는 가족들, 이론적으로 정통한 종교인이 설교한 모습과 소년이 페스트로 죽어간 모습을 직접 목격한 후 변화된 신부의 모습과 그가 페스트로 죽어가면서 보여준 모습, 페스트가 종식되었다고 축제 분위기에서도 타루가 페스트로 죽은 이야기까지도 신부의 설교 내용과 함께 상징성을 보여준다.

종교가 휘두르는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모순에 신부도 변화하기 시작한다. 판사였던 아버지가 어린 아들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변화되는 모습도 이야기된다. 자신들의 안온한 삶이 어떤 타격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오만함에서 자신들에게도 휘갈기는 페스트의 죽음의 광폭에 그들은 변화되기 시작한다. 신을 믿느냐, 신을 믿지 않는 냐 보다도 인간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들이 있었음을 페스트 소설은 이야기된다. 피로함에 압도되어도 그들은 자신이 봉사하는 곳에서 다수를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전해진다. 죽음의 공포조차도 이들의 봉사를 짓누르지 못한다.

내가 미워하는 게 죽음과 악...

우리는 동맹입니다.

함께 그것들을 겪고 함께 싸우고 있죠.

이제 하느님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는 파늘루의 시선은 피했다. 276

의심스러운 공기, 밤에만 이동되는 구급차, 구덩이의 용도까지도 설명된다. 발포되는 총성 소리, 봉쇄된 도시민들과 자유를 찾고자 떠나려는 사람들의 함성도 함축적이다. 죽은 이들을 기억하는 사람, 그들을 잊은 사람들도 이야기된다.

타루가 18살부터 부모에게서 떠나 자신의 소신을 지키며 고생하면서 살아온 신념도 들려준다. 검사였던 아버지가 사형선고를 원하는 모습과 총살된 모습을 상세하게 묘사하면서 사형이 지닌 참혹함까지도 전달한다. 성자가 되고 싶었던 그가 타인들을 위해 봉사하면서 평화라는 희망을 놓치지 않고 있었다는 것도 언급된다. 전염병에 쓰러진 많은 사망자들은 죄로 쓰러진 것이 아님을 거듭 확인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언제나 우리 모두를 휩쓸 질병이며 종교는 그들을 진심으로 애도하며 기억해야 하는 것임을 일깨운다.

사랑이 사라진 도시에 사랑을 보여준 많은 이들을 기억하게 하는 소설이다.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 언론, 사랑이 명시되지 않는 행정당국의 대응 방식, 사랑이 사라진 도시에서 사망자가 처리된 방식, 무감각으로 일에만 몰두한 사람들의 삶의 방식, 법의 모순과 종교의 모순, 자유와 감금을 동일시하면서 비꼬는 소설의 예리함까지도 기억하게 된다.

의연한 모습으로 당황하지도 않는 일관된 모습을 보여준 리외의 어머니와 타루의 우정도 기억난다. 카뮈의 『이방인』의 소설만큼 이 소설도 작가의 의중을 짚어낼 수 있었던 작품이다. 법과 사형제도, 모순과 부조리, 훈장과 추모비와 연설을 하는 그들이 허겁지겁 먹어 치우는 것들도 보여준다. 전쟁과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페스트 소설을 다시 음미하게 한다. 페스트 진균은 언제든지 다시 시작될 수 있음을 경각심을 가지게 한다. 『반민특위전』 친일인명사전과 친일파에 대해서도 생각나게 하는 내용이 된다.

금장 스페셜 양장본 소설로 읽었다. 띠지도 있어서 불편함이 없었다. 마지막 설명 코너도 있어서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장황하게 펼쳐졌던 소설을 집약해 주는 설명이며 무거웠던 내용들을 여러 날 끌어안으면서 카뮈의 소설에 또 한 번 감동을 받았다. 가볍지 않은 문장들, 철학자가 소설로 대중들과 함께 고찰하게 하는 내용들이 많았던 소설이다. 카뮈의 시선의 끝은 날카로웠다. 고심하고 노력한 긴 시간만큼이나 페스트 소설은 이 시대의 모두에게도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남기는 문장들이 무수히 많았던 작품이다.



한 종류의 감옥살이를

다른 종류의 감옥살이로 재현하는 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을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으로 재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합리적이다.

<로빈슨 크루소>의 저자. 대니얼 디포




저들은 정말 항상 똑같아요.
죽은 자를 위한 추모비... 연설...
노인은 킥킥 웃어 댔다...
‘고인들은......‘
그러고는 허겁지겁 먹어 치우겠죠. - P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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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법적인 사고와 분리를 사유한 작가의 시선이 어떤 심정이었는지 전해진다. 한계점을 느끼는 순간 작품으로 전달하는 사건들과 감정들이 치열하게 전달된다. 자조하고 자괴하고 고뇌하는 인물의 격동하는 인생을 조우하게 된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다정한 서술자』에세이 내용이 떠오른다.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이분법적인 사고의 범주를 조우하게 된다. 마크 비트먼의 "데카르트 이후로 서양의 논리는 사람과 땅, 남자와 여자, 머리와 마음 같은 식으로 사물을 나누어서 이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114쪽) 『동물, 채소, 정크푸드』 책내용도 함께 접목하게 된다. 다양성이 존중받지 못하는 세계의 둔탁한 사고의 범주를 조밀하게 살펴보게 한다. 소설은 법률이 여성과 아이를 보호한다고 하지만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을 고발한다. 이혼증명서 내용은 여성과 아이를 보호하지 않는다. 소설은 부모의 이혼으로 아이는 고독하다는 사실을 전한다. 엄마는 치열하게 아이를 위해 살지만 아이는 엄마의 사랑이 변했다고 느끼며 고독으로 침체된다. 엄마는 치열한 현실을 살다보니 아이의 고독을 읽지 못한다. 한 남자의 외도로 두 여자는 상처투성이가 되어버린다. 이분법적 사고와 분리가 얼마나 으그짓을 부리는지 소설은 굵직한 목소리로 짚어낸다. 한부모 가정을 지원하지만 행정적 모순을 놓치지 않는다.이혼증명서 내용은 여성과 아이를 보호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일생에 한 번 청춘을 맞고 그리고 늙어간다고 말한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소설에서도 "나는 늙고 있었다. 그 사실을 깨달았다. 그도 그것을 알았다. 당신은 지쳐 있어." (59쪽. 연인) 어느 순간 자신이 늙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이 있다. 상대적인 전환점이 되는 늙어가는 순간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 짚어보게 된다. 늙어간다고 자각하는 시점을 이 소설에서도 발견한다. "사람은 청춘을 맞고 그러고는 늙어 간다. 일생에 한 번." (160쪽. 사람아 아, 사람아) 우리의 청춘은 어디였으며 늙기 시작한 반환점은 어떤 사건이 계기가 되었는지도 살펴보게 된다.

좌절의 밑바닥에서 사색 383쪽

때로는 잃지 않으면 얻을 수도 없는 법이다. 489쪽



살다보면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는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밑바닥에서 사색하는 시간은 의미가 특별해지면서 잃어야 얻는 것이 있다는 것을 경험하기도 한다. '인생에 실패란 없다'라고 백영옥의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의 문장이 떠오른다. 그것에서 배우기만 한다면 성공의 관점에서 보면 실패이지만, 성장의 관점에서 보면 성공인 실패도 있다고 언급한다. 좌절 속에서도 성장하면서 성공으로 나아가는 방법이 있었음을 떠올리게 한다. 주저앉지 않는 의지, 잃었기에 새로운 것을 얻었던 경험들이 떠오른다.

닫힌 영혼은 죽은 영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언급된다. 영혼을 살피라고 수많은 책들이 강조한다. 어제의 영혼과 오늘의 영혼은 안녕한지는 나 자신만이 아는 것이다. 정서적 안정. 맹목적 낙관, 무지몽매, 우둔, 무감각에 대해서도 작품은 지목한다.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소설에서도 무감각이 여러 번 언급된다. 닫힌 영혼, 죽은 영혼으로 살아서 움직이는 역동성을 페스트 소설에서도 목격하게 된다. 자세히 보고 꾸준히 들어야 하는 것들의 감각이 영혼을 살린다는 것을 소설을 통해서도 확인하게 된다. "탈속한 범속, 민감한 마비, 모든 것을 통찰하는 우매함, 전진하는 후퇴, 추구하지 않는 애정, 애정없는 행복... 실리" (477쪽) 열거되는 이 문장들에도 매료된다. 페스트 소설 속의 군중들의 흐름과 양상들이 대비된다. 어떻게 살고 있는지 거듭 질문을 하게 된다. 지금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 어떤 인생을 살아가고 있느냐는 중대성에 봉착하게 한다.

인생이 알려준 잊을 수 없는 교훈도 떠올려보게 하는 소설이다. 화자에게도 두 번의 교훈이 있었다고 한다. 커다란 타격을 일으킨 두 번의 교훈은 실패가 아닌 성장이었다고 회상하면서 소설을 기억하게 된다. 쉽게 사라지지 않는 멍을 남겼지만 그곳에 서 있는 지금보다는 어렸던 자신을 무한히 위로하게 된다. 순탄하였다면 좋았겠지만 인생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다.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한다. 그 상황에서 다음을 어떻게 시작하느냐가 더 중요해진다. 현실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고양시키는 것이 이상이라고 소설은 설명한다. 긍지와 체면에 대해서도 언급하는데 체면은 허영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버려야 할 것들과 지켜야 할 것들이 정리된다. 지속력으로 영혼을 살리는 것이 무엇인지는 소설을 통해서 확인하게 된다.




닫힌 영혼은 죽은 영혼과 크게 다르지 않아. - P433

사람은 청춘을 맞고 그러고는 늙어 간다. 일생에 한 번.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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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량한 기후파괴자입니다 - 기후위기를 외면하며 우리가 내뱉는 수많은 변명에 관하여
토마스 브루더만 지음, 추미란 옮김 / 동녘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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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억하는 기후가 아닌 지금의 기후에 당황스러워하게 된다. 나날이 기후가 파괴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매번 확인하면서 살아갈수록 어떤 노력이 필요하고 어떤 행동을 멈추어야 하는지 확인하며 실천하게 된다. 노력할 수 있는 것들을 확인하고 다짐하게 된다. 첫 몇 주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열정과 관심이 절실해진다. 첫 몇 주을 넘긴다면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한다. 비행기 여행 자제, 스테이크, 와인, 육식 위주 식사, 자동차 이용하는 습관, 천 가방 사용하기, 채식 위주 식사, 이산화탄소 배출까지 연관 지으면서 생활하여야 하는 이유들이 확고해진다. 습관으로 자리잡고 의식하는 반복적인 노력이 생활 패턴에도 많은 변화를 주었기에 이 책의 내용은 함께 노력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와 같은 책이 된다.

기후 파괴자들의 변명에 대한 반대 주장 25가지가 전해진다. 25가지에 해당하는 변명들과 반대 주장들은 그림 자료와 잘못된 정보들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 내용들이 된다. 20대 초반 40대 중반 대다수의 생각부터 살펴보면 방종과 소비 향락, 어리석음으로 응축된다. 주먹구구식, 왜곡된 인식, 습관, 사회적 영향도 적잖은 영향력을 준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문화적 특징과 세계관도 그들의 변명으로 자리잡는다는 것을 목도하게 된다. "우리는 어느 정도까지만 합리적이다_미국 정치학자"의 말처럼 비합리적이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자신의 이익과 즐거움을 추구하는 무수한 습관들을 보게 된다.



전기를 절약하기, 쓰레기 분리수거하기, 천 가방 이용하기 등 어렵지 않은 노력들이 필요한 이유들이 25가지에서 확인하게 된다. 비닐봉지보다는 유리용기를 사용하는 습관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게 된다. 편리함에 익숙해지지 않도록 하나씩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 상기할수록 달라진 오늘의 나를 확인하게 된다. 여행 계획도 적잖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고 쇼핑 습관도 운동하는 코스에서 구매하면서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외식을 할 때도 운동하고 돌아오는 길에 식사를 하게 된다. 예전에는 자동차를 타고 이동했을 것이지만 이제는 걷기 운동도 하고 새로운 동네에서 새로운 식당을 찾는 즐거움도 즐기게 된다. 걸어 다니면서 해결하는 일들이 무수히 많아졌다. 예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한 거리를 이제는 왕복으로 걷는다. 먼 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자동차 이용도 줄여야 하는 이유도 확인하게 된다.

어떤 선택을 하고 효력은 얼마나 있는지 확인시켜주는 그래프와 지금까지 탄소를 누가 제일 많이 배출했는지 알려주는 그림 자료도 유익한 내용으로 자리잡는다. 미국 25%, 유럽연합 28개국 22%, 중국 13%, 러시아 6%, 일본 4%, 인도 3%라는 내용에서 미국이 얼마나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지 확인하게 된다.

넛지 이론으로 판매되는 휴게소의 물건과 슈퍼 입구의 가판대 물건의 의도까지도 설명된다. 더불어 '자가 넛지'라는 방식도 제안한다. 신선한 유기농 채소를 정기적으로 구매하면 마트 고기를 사는 횟수기 줄어들 것이라는 자가 넛지도 유익한 발상이 된다. 붉은 고기가 무익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2년 동안 최대한 자제하는 음식 중의 하나가 되면서 적잖은 식습관 변화가 소비습관에까지도 영향을 주었다. 육식 위주 식사는 채식 위주로 바뀌면서 알레르기 반응으로 고생한 횟수와 무릎 통증도 모두 사라지게 되었다. 매년 아팠던 질병들이 사라지면서 삶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물론 운동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이득보다는 고통이 많았던 날들로 기억된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환경운동에 동참하는 작은 노력은 앞으로도 지속될 예정이다. 동참하는 만큼 확고해지는 것들이 많아진다. 식습관과 생활 습관, 여행 습관, 소비 습관에 일어나는 변화는 건강해지는 지름길이며 경제적으로도 유익한 결정이 된다. 더워지는 기후, 발암물질이 즐비한 공기를 마시는 것을 멈추고 싶다면 자동차 이용 습관도 줄여야 한다. 걷기, 자전거 타기, 승강기보다 계단 오르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이 좋은 대안이다. 기후 친화적인 삶으로 나아가는 구조가 왜 필요한지 확인하는 내용이다.

기후 친화적인 삶을 부르는 구조가 필요하다 259

첫 몇 주 동안 성공한다면

습관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73

습관. 건강 문제 결부. 아침 운동. 좋은 습관.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 부르는 방법에 몰두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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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 창비시선 500
안희연.황인찬 엮음 / 창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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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는 기다리는 사람이

타는 그네

참새 무덤을 만든 사내가

죽음으로부터 멀어지고

....

비밀이 싹튼다.

허방과 실패로부터 도망가는

지네붉은

소문이 무성해지는 힘으로 봄은 푸르고

변심을 위해 반짝이는 잎사귀들이

버드나무를 무겁게 누르는 오후

여름은 승리가 아니다

흔들리는 것은 죽은 참새와 그네 위

기대래지는,

생각

버티어야 할 것은

버틸 수 없는 것들의 등에 기대어

살기도 한다

박연준.고요한 싸움 /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

창비시선 500 기념시선집

안희연 황인찬 엮음




많은 시인들의 시들을 한 권에서 읽고 있다.

익숙한 시인의 이름들,

처음 알게 되는 시인들,

예상한 만큼 시집은 아주 느린 속도로 매일 읽는다.

시를 두 번, 세 번씩 읽는다.

읽고나서도 메모하면서 다시 읽는다.

시어들이 너무나도 무거워서

다음 시를 읽기까지가 기나긴 시간이 걸린다.


지네의 수많은 다리들은 상징적이다.

지네의 붉은 등은 죽음을 응축하며

실패와 허방을 등지는 존재이기도 하다.

버틸 수 없는 것들의 등에 기대어

살기도 하는 버티어야 할 것들을 주억거리게 한다.

변심하는 봄의 잎사귀와

여름은 승리가 아니라는 사실이

상징적이라 의미심장해진다.

시어가 품어안고 있는 의미들에

매료되면서 죽은 참새와 기다래지는 그네 위의 생각은

기다리는 사람과 긴 기다림이 지속되는 듯해서

허망해지는 분위기이다.

시인이 무엇을 보고 느끼며

사색하는지 시어들에서 고스란히

심정들이 전달된다.

그렇기에 씁쓸한 마음으로

시를 여러 번 읽게 된다.

<고요한 싸움> 시 제목을 지긋하게 읊조리게 한다.

혼탁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지네의 깊은 심중을 우리는 모르지 않고

눈치챈 우리들은 기다림이라는

기나긴 고요한 싸움으로 버티고 있음을 알게 된다.


참새 무덤을 만든 사내가
죽음으로부터 멀어지고
....
비밀이 싹튼다.


허방과 실패로부터 도망가는
지네의 붉은 등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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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밑줄 - 나와 일 모두 함께 크는 사람의 성장법
김상민 지음 / 더퀘스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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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을 치는 마케터라는 일과 일상을 만나는 시간이다. 마케터라는 일을 꿈으로 가진 분들에게는 직업이 지닌 여러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글이다. 소소한 일상들도 들려준다. 다양한 일들을 하는 저자의 무수히 많은 일상들도 보여주는 책이다. 성장하는 일과 성장하는 자신을 들여다보는 글이 전해진다. 자신의 직업에 대해 어떤 태도를 지니는 것이 좋은지, 필요한 감각은 무엇인지도 전해지는 박신후, 송길영, 장인성, 이다혜 추천도서이다.

글마다 책들에 밑줄 친 문장들도 함께 하면서 시작한다. 30대 중반이라는 마케터의 일과 직업에 대한 열망이 고스란히 글에서 묻어난다. 5km 달리기를 처음 시작한 이야기와 현재 달라진 상태까지도 이야기된다. 꾸준함과 용기에 대해서도 여러번 강조된다. 직업과 일에도 사계절이 있다는 글을 인용하면서 자신에게 불어넣는 긍정적인 힘과 바램들도 만나게 된다.

아름다움이란 어떤 것을 경험했을 때 자신이 살아있다고 느끼고 예전과는 다른 마음을 갖게 해주는 감정이라고 설명한다.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함께 숙고하게 한다. 정형화되지 않는 서로 다른 정의들을 주워 담을 수 있어서 좋았던 문장이다. 경험의 유익함에서 아름다움까지 느끼게 된다. 청춘을 정의하는 사무엘 올만의 문장도 기억에 남는다. 이성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 진정한 청춘임을 공감할수록 숫자로 구획된 나이라는 개념은 더욱 무용해진다. 희끗한 머리와 야윈 몸에도 아침마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노인의 모습은 지금도 생생한 잔상으로 남는 기억의 자리를 차지한다. 어떤 마음으로, 어떤 자세로 자신의 일과 일상을 대면해야 하는 것이 좋은지 방향등이 되는 좋은 글귀들이다.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는 예순 살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

이성을 잃어버릴 때 늙어가나니

_ 사무엘 올만 『청춘』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스스로에게 지지 않으면서...

끊임없이 책상 앞에 ....

_임경선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행복하라고 기원해 주는 글에도 멈추게 된다. '바로 지금 행복하라'는 글은 우리 모두를 향한다. 일을 하는 이유, 직업을 가진 이유가 더욱 명확해진다. 삶은 희극일까, 비극일까라는 질문의 글에서 냉소가 언급된다. "냉소는 혐오의 차갑고 수동적인 변조다." (163쪽)라면서 혐오와 냉소를 더욱 조밀하게 살펴보게 한다. 냉소의 무용함을 강조한 미국 코미디언 코난 오브라이언의 말도 인용된다. 그는 냉소를 경멸하며 제일 싫어하는 성격이고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성실의 반대편에 있는 냉소는 안전한 거리에서 팔짱 끼고 싫은 소리만 하며 어떤 해결도 가져올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냉소의 무용함을 지긋하게 확인시킨다.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언급된다. 단단한 벽처럼 냉소의 자세로 살아가는 구성원은 아닌지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으로 남는다. 혐오와 냉소가 얼마나 위협적인지 확인하게 하는 사건들도 떠올리게 된다. 혐오의 변주, 냉소의 변주를 어떤 마음과 관점으로 대처해야 하는지도 통찰하게 하는 시간으로 인도된다.

사회적 동물이라 무수히 많은 관계들을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지 해답을 찾게 된다. 허지웅 <살고 싶다는 농담>의 문장이 인용되듯이 "더하거나 덜하면 둘 사이를 잇고 있는 다리가 붕괴된다. 인간관계란 그 거리감을 셈하는 일이다."라는 문장처럼 적절한 거리감과 힘조절도 필요해진다. 사회생활, 직장 생활, 가족관계, 우정까지도 적당한 거리와 힘조절이 얼마나 조율되어야 하는지 확인하게 된다. 행복의 정의가 일상과 점차 가까워진다는 것과 덕분에 사람에게는 바라는 것이 없어진다는 글에도 무수히 많은 공감의 순간들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잘 버티는 힘인 내력의 싸움도 필요해진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 거듭 확인하는 마케터의 글이다.


살아가는 게 한 권의 책을 읽는 거라면

행복하세요. 바로 지금 281

인생도 ... 외력과 내력의 싸움

무슨 일이 있어도 내력이 세면 버티는 거야.

- 박해영 <나의 아저씨> 대본집





관계를 힘겨워하는 건...
거기에 너무 많은 힘을 쏟아서다. - P169

행복의 ... 정의는 일상과 점차 가까워진다.
덕분에 사람에게 바라는 게 없어진다. -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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