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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영웅이 된 오로르 ㅣ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3
더글라스 케네디.조안 스파르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3월
평점 :
<오로르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를 만난다. 자폐증을 가지고 있는 오로르는 둘째 딸이다. 아버지는 소설가이며 어머니는 은행원이다. 그리고 에밀리 언니가 있다. 부모는 이혼으로 아버지는 파리에 혼자 살고 있다. 이주에 한 번씩 오로르는 아빠와 만난다. 프랑스 소녀인 오로르를 1권과 2권에서 만나 독자들에게는 친숙한 소녀이겠지만 오로르 세번째 이야기인 이 소설을 통해서 처음으로 만나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일러스트 그림이 있어서 읽는데 지루할 틈이 없었다. 베스트셀러 <빅 픽처>의 저자와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 조안 스파르가 함께 만들어낸 역작이라는 찬사에 궁금해서 펼친 소설이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다음 이야기도 계속된다는 작가의 힌트에 다음 시리즈도 기대를 가지게 된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 다른 세상이 존재하다는 것과 그들을 이해하고 다름을 인정하며 존중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된다. 큰 세상이 열리는 시작이 된다. 다름이 아닌 틀림으로 시선을 고정시킨다면 그 간극은 엄청난 결과로 이어진다. 그것을 알기에 이 소설에 등장하는 자폐증을 가진 오로르라는 소녀는 매우 의미있는 인물이 된다.
이 소녀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 타인의 눈을 보면 그들의 마음과 생각을 읽게 되는 능력이 있다. 그 능력은 엄청난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그래서 비밀스럽게 간직하면서 성장하고 있는 오로르이다. 그 비밀은 경찰과 자신을 지도해 주었던 가정교사인 조지안느 선생님만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부모도 전혀 모른다. 물론 언니도 모르는 극비이다. 그 비밀이 지켜진 이유도 소설에 등장한다. 자신의 그 능력으로 불편해질 가까운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고픈 배려가 가득히 전해진다.
글을 읽을 줄 몰랐던 오로르에게 글을 읽을 수 있도록, 말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특별한 자폐증을 가진 오로르에게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사용하도록 가르친 교사 조지안느 선생님의 가르침과 조언이 인상적으로 전달된다.조지안느 선생님과 이별하는 장면에서 그녀의 사랑과 신뢰를 느낄 수 있었다. 한 영혼을 재촉하지 않고 믿음으로 희망을 준 진정한 스승임을 만날 수 있어서 기억에 남는 인물이 된다.
선생님은 내가 마음만 먹으면 못 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자폐증은 장애가 아니라고, 세상을 다르게 보는 것 뿐이라고 29
무릎을 굽히고 앉아서 나를 껴안으며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를 더 꽉 껴안았다...
항상 내가 옆에 있다는 거 잊지마. 너는 나의 별이야.
그리고 언젠가 꼭 입으로 말할 수 있을 거야. 35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세상을 보는 남자가 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세상을 사는 남자이기도 하다. 그는 오로르의 아빠이다. 아빠 품에 안기면 행복감을 느끼며 안도감을 느끼게 해준다고 오로르는 전한다. 에밀리도 아주 특별해. 그걸 아직 못 깨달았을 뿐이라고 말하면서 첫째 딸의 사춘기를 이해해 주는 아버지이다. 아내가 자신의 친정아버지의 모습과 자신의 남편이 보여주는 모습이 다르다면서 사춘기 딸을 향하는 걱정스러운 모습에도 남편은 한결같은 온유한 모습으로 첫째 딸을 이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소설에서는 아버지와 오로르의 돈독한 유대관계가 마음에 들었다. 이혼 후 아버지의 삶을 이해하는 딸의 모습과 다시 재결합하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을 이해하는 모습들까지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된다.
엄마는 이혼을 결정한 장본인이다. 그리고 이혼을 후회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자신의 선택을 돌아보는 엄마이다. '실수를 안 하는 사람도 있어?'라고 말하는 오로르의 의젓함으로 엄마를 이해하는 모습도 성숙하게 보여주는 장면이 된다.
참깨 세상과 힘든 세상으로 구분되어서 오로르가 오고가는 세상이 존재한다. 자폐증을 가진 이 소녀에게 존재하는 이 두 세상에서 경험하는 많은 것들은 이 소녀를 더욱 성숙하게 성장시키는 경험들이 된다. 우리는 일어나지 않은 일을 두려워하곤 한다는 고양이 철학자의 말을 통해서 오로르가 새롭게 알아가는 철학적인 깨우침을 전하는 소설이다. 두려움을 어떻게 스스로 조절하면서 선택하여야 하는지 이 소설의 사건의 결정적인 열쇠가 된다.
철학자란, 인생을 생각하는 사람이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책은 전해준다. 오로르에게 일어나는 갑작스러운 사건은 소중한 사람을 구해야 하는 사건으로 전개된다. 뉴욕에서 강연을 하고자 비행기를 타고 두 번째 교사인 다이안 선생님과 떠난 여행길에 일어나는 우연한 사건들 속에서 오로르는 스스로 선택을 생각하여야 하는 순간에 놓이게 된다. 그때 선택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어떤 위험을 감당해야 했었는지 작품에서 만나게 된다.
바비라는 소년을 우연히 뉴욕에서 만나게 된다. 짧은 시간 나눈 대화들은 중요한 단서가 된다. 집을 나온 부유한 집의 아이. 왜 집이 위협적인 곳이 되었는지 만나게 된다. 영화 <벌새>가 떠오르기도 한순간이다. 아이가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 된 이유도 작품에서 만나게 된다. 바비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말한 지름길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대화가 된다. 바비 아버지가 선택한 지름길이란, 문제를 피하고 다른 사람은 지고 자기만 이기는 길을 가는 것이라고 반문하는 부자들의 지름길을 지긋하게 눌러보게 하는 작품이 된다.
책을 읽는 사람은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책은 전한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이끄는 독서의 힘을 이 소설에서도 작가는 쉽게 전달해 주고 있다. 자폐증을 바라보는 시선과 장애인을 바라보는 사회, 성소수자를 생각하는 사회까지도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매만지고 있다. 어려움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전하는 소설이다.
두려움이 얼마나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도 생각해 보게 하는 이야기이다. 오로르가 선택한 것의 반대의 전개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던 이야기이다. 오로르가 선택한 것들은 자신을 믿었기에 오는 많은 결과가 된다. 병원에서 만난 가족들의 모습과 언니의 변화된 모습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흑인 아저씨에게 의지한 바비라는 소년의 성장배경에 유모가 존재하였다는 것도 놓치지 않게 한다. 긴박하게 전개되는 사건에 기발함을 발휘하고 명석함을 보여준 오로르의 세 번째 이야기는 멈추지 못할 정도로 책장을 넘기게 한다. 일러스트의 매력까지도 만나보아야 하는 소설이다.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너를 줄 세우려는 사람이 아주 많이 나타날 거야.
줄에 맞추라는 사람들한테 절대로 굴복하지 마. 10
불행한 사람들은 화풀이 할 곳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기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기 마련이야. 89
선생님은 내가 마음만 먹으면 못 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자폐증은 장애가 아니라고,
세상을 다르게 보는 것 뿐이라고 29
언제 사람들한테 애정을 구할지,
언제 혼자 생각에 잠길지,
이 두 가지를 다 내가 결정해. (고양이)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