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임 습관의 힘 - 100세까지 자유롭게 움직이는 몸 만드는 10가지 필수 훈련
켈리 스타렛.줄리엣 스타렛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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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이 건강하게 늙어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매일 확인하게 된다. 운동을 하지 않은 날이 지속되면 수면의 질도 떨어지면서 삶의 만족도가 떨어진다. 반면 움직임을 다양하게 할수록 삶의 만족도는 매우 높아지는 것을 매번 확인하게 된다. 통증으로 아파본 경험과 급하게 수술하는 환자가 된 이후로는 매일 좋은 생활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하게 된다.


아마존의 베스트셀러이며,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인 건강도서이다. 노년을 보장해 주는 노후 연금이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저자의 10가지 테스트와 10가지 신체 훈련이 소개된다. 간단한 동작들이라 반복하면서 습관을 가지면 좋을 신체 훈련들이다. 이 동작들이 얼마나 놀라운 결과로 이어질지 더욱 기대해 보게 된다.


가동성(mobility)은 움직임에 관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여 만든 훈련이다. 일반인과 운동선수, 피트니스 트레이너들 사이에서도 가동성 훈련을 도입할 정도이다. 움직임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소개된다. 소개되는 신체 훈련을 하면 민첩성과 유연성, 빨리 걸을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경직된 몸이 풀리면서 통증 효과도 있다고 한다.


평생 쉽게 움직일 수 있는 몸을 만드는 비결이 소개된다. 기본적인 동작 유지 관리를 위한 쉬운 공식이다. 간단한 내용들이라 전혀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는 내용들이다. 노후 연금과 같은 동작들이다. 당장 효과를 볼 수 있는 것들이 된다. 



여러 가지 테스트가 소개되면서 동작과 자세도 그림으로 알려준다. 고관절 확장하는 동작들과 테스트와 800g 챌린지와 단백질 많이 섭취하기, 더 나은 수면 계획도 알려준다. 더 나은 삶을 향해 계속 움직이라는 조언을 아낌없이 전해준다. 간헐적 단식과 단식에 대한 저자의 의견도 들려준다. 근육 손실에 영향을 준 간헐적 단식에 대해서도 이해도를 높이는 실험 결과도 책에서 전해진다.


움직임에도 어느 정도 활동하여야 좋은지도 자세하게 알려준다. 냉찜질과 온찜질에 대해서도 비교하면서 설명되는 글도 유익하게 전해진다. 줄넘기에 대해서도 양쪽 다리와 한쪽 다리로 하는 방법과 횟수도 알려준다. 많이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자극을 준 내용들이다. 오늘도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활동한 하루였는데 이 책의 내용도 적잖은 영향력을 준 도서이다. 앉아 있는 활동이 얼마나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지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내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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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4-04-05 05: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움직이는 게 건강에 좋다는 걸 분명히 깨닫고 있지만, 내 몸이 허락치 않아 주로 책상에 앉아 독서를 즐기다 보니 늘어나는 건 눈운동, 머리운동, 손가락운동 뿐임을 어찌 하오리까.ㅠㅠ
 
담을 넘은 아이 (리커버 특별판) - 2019년 제25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일공일삼 51
김정민 지음, 이영환 그림 / 비룡소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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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하는 사람은 누구이며 함부로 차별을 당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살펴보게 된다. 인간이 만든 법은 완전하지 않기에 잘못된 내용은 바꾸고 수정하면서 살아가야 하지만 안온한 삶을 유지하고 대물림하고자 견고하게 벽을 더욱 높이 쌓아 올리는 움직임을 여전히 목도하게 된다. <재벌집 막내아들> 드라마의 내용과 <내 남편과 결혼해 줘>드라마 내용에서도 목숨값 함부로 생각하는 장면들이 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푸실이는 가난한 집안의 장녀이다. 어머니는 남동생을 열병에서 살리고자 약값으로 받은 것을 갚고자 대감마님댁에 가게 된다. 대감님댁에는 어머니를 잃은 비슷한 걔월수의 아기가 있다. 그렇다면 푸실이 여동생인 아기는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의문스럽지만 부모는 여자로 태어난 것이 죄라고만 말한다. 어머니도 아버지도 막내 여동생을 살리고자 하지 않는다. 하지만 푸실이는 아직 이름도 없는 여동생을 살리고자 온갖 노력을 하면서 어머니가 없는 집안의 살림을 살게 된다.

푸실이는 어머니가 있을 때도 남동생과 차별을 당한다. 아버지와 남동생만 고깃국을 먹이게 하고 푸실이는 국물만 떠주면서 어머니는 푸실이가 먹지도 못하게 한다. 늘 배고픔에 허득이지만 아무도 푸실이를 챙기지는 않는다. 자식은 하나뿐이라고 말하는 어머니의 말에 푸실이는 가슴을 맞은 고통을 느끼게 된다. 산에서 발견한 서책 한 권을 푸실이는 소중하게 간직하면서 글을 배우고 싶어한다. 혼자서 나뭇가지로 그리듯이 땅에 쓰기도 한다. 지나던 아가씨가 글을 읽을 줄 모르는 푸실이가 거꾸로 책을 보고 있다고 알려주면서 대화를 나누게 된다. 인근에 어머니 무덤이 있어서 푸실이는 아가씨를 자주 만나면서 대화를 나누게 된다. 책의 제목과 내용이 무엇인지 아가씨를 통해서 살짝 듣게 되면서 푸실이는 글을 배우겠다고 아가씨에게 말을 한 후 글을 읽을 수 있는 친구에게서 글을 배우게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푸실이의 서책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글을 배우지 말라고 말하는 부모가 반복적으로 푸실이를 방해하지만 푸실이는 군자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성취하고 발전하는 즐거움을 주는 글과 공부를 이해하게 된다. 문이 막혔으면 담을 넘으면 된다는 말도 스스로 말할 정도로 사고력과 창의적인 발상을 거침없이 말하는 푸실이이다. 여동생은 이름도 없고 죽기만을 기다리는 부모의 나약함에 대항하며 자신이 여동생을 살리겠다고 의지를 보이는 아이이다.

남동생도 자신때문에 어머니가 대감마님댁에 갔다는 것을 이웃 친구에게 듣고 자신이 먹을 음식도 남기며 누나와 죽어가는 아기를 먹이라고 남기기도 한다. 생각하는 힘이 없고 나약하게 계급사회에 길들여진 부모가 거듭 보이면서 남녀차별하는 언행이 소설을 가득하게 채우지만 푸실이는 담을 넘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한계점을 뛰어넘으려는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계속 보여준다.

사회적 관습과 제도에 포기하지 않고 발언하며 자기 생각을 분명한 어조로 말하는 모습도 보인다. 대감마님을 군자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용기와 목소리가 또렷하게 전해진다. 푸실이 덕분에 선비와 아가씨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게 된다. 생명을 살리는 것에 애쓰는 푸실이가 변화를 일으킨다.

차별하지 않고 여자와 남자가 동등한 대우를 받는 사회가 행복한 사회이다. 노동의 대가가 균일하게 대우를 받는 사회의 모범이 되는 나라의 교육제도도 떠올리게 한다. 귀하지 않은 노동은 존재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노동이 있어서 우리는 불편함 없이 살아가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천하게 대우받는 사회와 잘못된 법을 답습하지 않아야 한다.

퇴계가 보여준 모범을 잊지 않고 실천하겠다고 말하는 선비의 의지와 푸실이가 대안을 제시하면서 모두가 살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시대는 다르지만 현대사회의 모습이 투영되면서 불편함을 느끼면서 읽은 소설이다. 남녀차별을 아직도 답습하고 있지 않은지, 직업의 귀천을 구분 지으면서 디스토피아에 안착하지 않았는지도 질문하게 된다.

밀란 쿤데라의 『농담』소설에 등장하는 비웃음에 대한 글귀가 생각나면서 대감마님의 언행과 비웃음이 불편하게 한다. 군자의 정의가 무엇인지도 방점을 찍으면서 읽게 된다. 푸실이가 노력한 것들과 행적들을 빼곡하게 살펴보게 된다. 쉽게 포기하고 아기 이름도 함부로 지어서 부르는 부모와 상반된다. 푸실이가 지어준 여동생의 이름도 의미가 다시금 상기시키는 소설이다. 아버지의 격노에도 소신있는 발언을 하는 선비의 모습과 공조하는 아가씨의 관심과 애정도 우리 사회에 필요한 덕목이 된다. 아는 만큼 보이는 세상이다. 생명의 귀함을 아는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루면서 서로 돕고 사는 사회를 꿈꾸게 된다.

선비의 아내이며 아가씨의 어머니가 관습에 답답함을 느끼며 자신의 재능을 모두 불태운 책들이 있다.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질문하고 글쓰기한 서책의 의미가 푸실이를 통해서 길이 열리기도 한다. 기대한 것보다도 더 큰 수확을 거둔 도서이다.

대감마님은 군자가 아니십니다 139

이 아이에게 인정을 되풀어 주십시오.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생명을 살리고자 애쓰는

저 아이가 제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141

천하고 귀함이 어디 있습니까?

양반 양민 천민. 만들 때 이미 나뉘어졌다.

양반들의 법이며 이 나라의 법이니라. 141

사람의 도리... 어찌 고치려 아니하십니까?

참혹한 모습을 어찌 외면하십니까? 144

성취하고 발전하는 즐거움에

열심히 글을 읽으셨을 겁니다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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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알아야 하는 교양이 있다. 돈과 자본, 종교, 철학, 역사, 예술 5가지 필수 교양이 구성된다. 최소한의 교양에 대해 전해지면서 서로 연결되어 이해하도록 설명된다. 일찍 알았다면 좋았을 교양 지식들이다. 5가지 불변의 지식들이 쉽게 내용을 전달한다. 집약적으로 쉽게 설명되고 있어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놀라웠다. 저자의 책은 처음이 아니다. 『50부터는 인생관을 바꿔야 산다』, 『곁에 두고 읽는 니체』 도서를 읽은 독자이기에 기대하면서 펼친 도서이다.

우울증에 대해서도 언급된다. 경제적 불평등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의 원인을 찾으면서 평등한 부족 이야기를 예시로 들면서 우울증을 이해하게 된다. 파트타임직, 아르바이트, 파견직에 대해서도 거론한다. 저자가 집필한 책들을 좋아하는 이유가 분명해지기 시작한다. 자본주의에서 새롭게 등장한 노동시장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게 쉽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정규직보다 계약직이 생겨난 이유와 인턴제도가 생긴 이유도 더불어 상기하면서 자본주의와 부의 불평등을 내밀하게 이해하게 된다. 싼 임금에 노동하는 노동자들과 점점 부유해지고 있는 부유층의 단단한 지층을 자본주의와 함께 이해하도록 쉽게 설명된다. 사실만을 전달하는 만큼 대응책은 독자의 몫이 된다. 어떤 방법으로 자본주의를 이해하고 성공적으로 살아남을지는 독자의 몫이 된다.

노동자는 싼 임금으로 장시간 노동을 해야 했고

반면에 자본가는 점점 더 부유해졌습니다.

자본주의의 본질적인 문제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32

다양한 종교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수많은 종교를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려웠는데 쉽게 설명되고 있어서 유용하게 이해하게 된다. 행복과 그림자를 지긋하게 사유하게 된다. 그림자가 동행하고 있는지, 그림자가 달아나 버렸는지 차분히 살피게 한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무라카미 하루키 장편소설 내용이 떠오른다. 그림자를 잃지 않도록 매일 정진해야 하는 이유가 두드러진다.

'신 앞의 평등'과 '법 앞의 평등'은 다르다고 설명되는 이슬람과 코란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7세기에 평등의 개념을 앞장서 주장하며 실천한 종교라고 한다. 종교는 지금도 질문을 부여잡게 한다. 종교 내용과 상반되는 종교인의 삶은 언제나 의문투성이며 질문으로 남는다. 세계사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도 더욱 접목시키는 종교가 된다. 기독교인들이 아프리카와 인도를 식민지화하면서 잔혹하게 도살된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은 어떻게 이해하여야 하는지 질문을 놓지 않게 된다. 십자가는 예수를 죽인 도구였으며 구원의 상징이 되는 아이러니라는 사실을 언급한 책의 문장이 떠오른다.

깨끗한 마음으로 말하거나 행동하면,

행복이 그 사람을 따른다.

그림자가 몸에서 떠나지 않듯이 99 (불교 경전)

철학을 배울 때는

'새로운 생각에 도전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면 더 즐거워진다. 163

아리스토텔레스 사상과 기독교 사상에서 벗어나 '나 자신'에 주목한 데카르트, 칸트의 『지각의 현상학』, 부조리하지만 인간은 자신이 나아갈 길을 계획하고 선택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부조리하게 던져졌지만 자신의 가능성을 열고 미래를 만들어 가는 존재라고 설명하면서 남들이 하는 대로, 시키는 대로 떠밀려가기보다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 내게 중요한 것에 집중하라고 말하는 하이데거,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 『실존주의란 무엇인가』, 『구토』, 실존주의, 카뮈의 『시지프 신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기독교적인 이상 대신에 '초인'과 '영겁 회귀' 사상 전개한 니체를 설명하면서 독자의 정신은 어느 단계에 있는지도 질문을 아끼지 않는다. 낙타에 해당되는지 새로운 시작과 창조를 즐기는 어린아이 단계인지도 고찰하게 하는 철학 시간도 가지게 된다.

세계사와 예술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책내용이 쉬워서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는 내용이 된다. 더불어 내용과 관련성 있는 추천도서도 소개된다. 노자와 장자, 선 사상, 『레닌 전집』 내용에 대해 설명해 주는 글도 유익하게 이해하게 된다. 태평양전쟁을 레닌 전집과 접목시키는 설명이 된다. 치외 법전과 논어와 공자의 글을 예시로 설명되는 일본 역사의 과오도 주목하게 된다. 한 손으로 역사를 가리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제대로 들여다보며 제자리를 찾도록 인도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의 저자를 통해서도 만나게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 이 저자도 함께 떠올리게 될 역사의 평가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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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기완을 만났다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조해진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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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를 먼저 본 후 원작소설을 만났다. 역시나 소설은 영화와는 살짝 다른 분위기이다. 로기완이라는 인물의 존재는 분명히 있지만 스토리의 흐름은 다르다. 그렇기에 소설은 호기심을 충분히 충족시켜주었던 작품이다. <단순한 진심>을 읽었기에 작가의 작품은 처음은 아니다. "처음에 그는 그저 이니셜 L에 지나지 않았다. 무국적자. 난민으로 명명. 신분증 하나 없는 미등록자. 합법적인 절차 없이 유입된 불법체류자. 유령 같은 존재. 인생과 세계 앞에서 무엇 하나 보장되는 것이 없는 다른 땅에서 온 다른 부류의 사람, 곧 이방인이기도 했다." (7쪽) 영화의 로기완을 무수히 떠올리게 하는 문장이다. 그리고 오랜 시간 이 문장의 인물을 무수히 되뇌게 한다. 로기완이 영화로 작품성을 지니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인물을 파악하였을지 짐작하게 된다.

<숨그네> 소설의 책표지 그림이 무수히 떠오르는 인물이 된다. <굶주림>소설도 연상시키는 인물이다. 공산주의 체제에서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을 경험하면서 성장한 그는 성장이 멈춘 20살이다. 15살 정도의 아이로 착각할 정도의 왜소한 몸을 가진 그는 굶주림에 익숙한 날들이 많았던 인물이다. 탈북하면서 로기완의 어머니는 자신들의 신분증을 모조리 버리게 된다. 공안에 잡히면 생명이 위험해지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살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다. 포상을 받기 위해 혈안이 된 공안들에게 젊은 로기완은 노동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안전한 어머니가 홀로 일을 여러 개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게 된다.

그는 어두운 집안에서 어머니의 노동을 바라보는 존재로만 남아 있었고 힘든 노동으로 부은 다리를 끌고 귀가하는 어머니를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가 귀가할 시간에 돌아오지 않는 상황에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인지하면서 사건을 급진적으로 전개된다. 그가 방수포에 싼 돈의 가치는 어머니의 생명값임을 알게 된다.

살아 있고, 살아야 하며,

결국엔 살아남게 될 하나의 고유한 인생,

절대적인 존재, 숨쉬는 사람 236

살아야 하는 존재가 있다. 살아있을 가치가 분명한 인생이 있다. 어머니와 아들, 간암 말기 환자와 전직 의사, 윤주와 방송작가인 화자가 있다. 다양한 인물들이 부유하는 느낌이었는데 결국에는 모두가 살아야 하는 가치가 진중하게 드러난다. 자신이 살아야 어머니가 사는 것이었던 로기완이 있다. 간암 말기 환자가 의사였던 박에게 부탁한 안락사에 대한 내막도 전해진다. 그 환자와 많이 닮았던 방송작가인 화자에게 친절하였던 이유와 헤어지는 순간 "생각보다 괜찮았다고, 그리 고통스럽지 않았다고 한번, 말해 주겠소? 고생했소. 평생을 고생이 많았지." ( 226쪽)라고 말할 때는 먹먹해진다. 안락사를 부탁하는 환자의 심정과 어쩔 수 없이 들어주었던 의사의 절박한 상황이 전해진다.

시청률을 위해 윤주의 수술을 늦추었던 작가는 의도와 다른 수술 결과에 놀라면서 도망친 자신의 모습을 회고하면서 입안에 맴돌았던 말을 어느 순간 용기를 내서 말하게 된다. 윤주가 수술로 잃어버린 감각을 방송작가인 그녀는 온전히 느끼면서 살게 된다. 미안함과 죄책감이 혼재하지만 용기가 없어서 도망친 작가는 로기완의 일기와 자술서를 읽고 그가 경험한 시공간을 직접 느끼면서 살아야 하는 이유를 내밀하게 이해하기 시작한다. 더불어 박이라고 불린 전직 의사의 이야기와 자신의 도피성 집필 여행도 하나씩 살피기 시작한다. 그리고 로기완을 만나면서 그녀는 수면 유도제와 약상자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잠들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용기가 필요해지는 순간이 있다. 도망가고 의존한다고 삶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때로는 스스로 인생을 받아들여야 새로운 삶이 시작되기도 한다. 로기완이 고아원에서 아이들에게 폭력을 당하면서도 참아낸 이유, 벨기에가 부여한 권리를 모두 포기하고 영국으로 간 로기완의 선택도 이해되기 시작한다. 연인을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을 쥐여준 그의 사랑이 그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숨 쉬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절대적인 이유가 더욱 명확해지기 시작한다.

박이라고 불리는 그의 삶도 다르지가 않다. 그가 살아야 하는 이유와 의사를 그만둔 마지막 환자의 부탁을 들어주면서 의무가 아닌 관심으로 로기완을 찾아간 박의 발걸음과 두 손의 물건들이 진실하게 전달된다.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절박한 상황들을 보게 한다. 유럽의 선택들과 한국 대사관의 반응도 기억하게 된다.

소설이 집필된 이유가 이야기를 통해서 드러난다. 종교와 국가, 대사관, 경찰, 화려한 거리, 가난한 거리는 상징성을 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에 로기완을 폭행한 고아원 아이들의 모습과 산타의 선물을 기다리는 밤은 이질적이고 상반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대사관의 비협조적인 반응과 무관심적이고 사무적인 태도, 속이면서 권리를 찾으려는 사람들과 진정성을 증명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린 기구한 사연들로 절망과 불안한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도 있음을 보게 된다.

로기완에게는 기적과 같은 은인들이 있었는데 고아원의 엘렌, 사무실의 흑인 직원, 박이라고 불렸던 전직 의사의 따스함이 부각된다. 화려한 거리,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무채색이 되어버린다. 종교와는 상반되는 사회의 모습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절박한 로기완에게 기회를 주고 따스한 눈빛과 길을 열어준 손길과 마음을 기억하게 된다.

자진해서 청소와 설거지, 세탁일을 한 로기완의 노동의 의미는 죽은 어머니의 고단한 삶을 이해하기 위한 노동이었음을 이해하게 된다. 살아야 하는 이유가 고귀해진다.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허비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두드러진다. 로기완이 살아야 하는 이유, 박이 살아가는 이유, 작가가 윤주에게 용기내어 살아야 하는 이유가 드러난다.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야 하는 것들이 있다. 나약하지 않아야 하는 것들이 있다. 아낌없이 살아야 하는 이유가 선명해지는 이야기이다. 공항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방송 작가에게 말해주는 박의 대화에 방점을 찍게 되는 소설이다.

때로는 미안한 마음만으로도 한 생애는 잘 마무리됩니다. 222



의도와 관계없이 맺어지는 사회적 관계들,

관습 혹은 단순한 호감에 의해 만들어지는 수많은 커뮤니티,

실체도 없이 우리 삶이 테두리를 제한하고

경계 짓는 국적이나 호적 같은 것들은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는 줄 수 있겠지만

그 위로는 영원하지도 않고 진실하지도 않다.

회사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프린트된 명함,

출생과 죽음, 결혼과 건강을 기록하는 관공서의 수많은 서류들도

개인의 절대적인 존재감을 증명해 주지는 않는다.

기념사진, 약속과 일과를 적어 내려간 수첩,

여권 속의 스태프들, 녹슨 열쇠, 책의 접힌 페이지 같은 것들 역시

우리 삶의 부분적인 단서는 될 수 있을지언정

생애 전체를 관통하지는 못한다...

몸의 리듬마저 변하지 않는 소속감을 약속해 주지 않는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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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4-04-04 07: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쩌다가 본 영화 트레일러의 송중기 때문에 소설을 읽는데 방해가 됐어요. ㅠㅠ

구름모모 2024-04-04 10:55   좋아요 2 | URL
원작소설이라 영화와 분리하는 작업이 매번 필요한 것 같아요. 로기완 이미지 여러번 다시 주입하면서 읽었어요. 저도...
 
마지막 거인 (15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프랑수아 플라스 글 그림, 윤정임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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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그림책 비평가들을 사로잡은 다수 수상작 그림책이다. 펜 터치와 담수로 그려낸 듯 맑은 수채화가 특징이며 상상력을 무한히 펼치게 되는 그림책이다. 한국어판 15만 부 판매 기념으로 스페셜 에디션으로 다시 읽으면서 작품의 이끌림으로 깊숙이 빠져들게 된다. 주인공 루스모어가 우연히 발견한 거인의 이를 통해 전설에 등장하는 거인족의 나라를 찾아나서는 이야기이다.



험준한 탐험길을 전하면서 자연을 존중하지 않는 인간의 모습을 비판하는 작품이다. 넷플릭스 삼체 시리즈를 보고 있는데 이 내용과도 상통한다. 한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에 수많은 자연 생명체가 파괴되고 있음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이 그림책도 다르지가 않다.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이슬아의 『날씨와 얼굴』칼럼집 내용이 떠오른다. 다양한 매체들이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을 언급하지만 환경파괴는 멈추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시선을 멈추지를 못하게 된다.



​삶과 자연과 인간에 대한 깊은 사유와 철학이 담긴 인문서이다. 12-13세 어린이를 위한 책으로 깊은 사유의 길을 걷다보면 철학적인 질문도 놓치지 않게 된다. '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 이 한 마디에 정신이 번쩍 들면서 지금까지 인간이 황폐화시킨 것들을 보게 한다. 인간의 아둔함과 협소한 사고는 이 이야기에서도 마주하게 된다. 자연을 어떻게 이해하고 공존하면서 공동체를 이루어야 하는지 거듭 확인시켜주는 이야기이다. 올바른 길을 걸어가도록 철학적인 질문을 놓치지 않는다.



그 자체로 시가 되는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프랑수아 플라스의 작품이다. 거인들이 사는 나라를 찾아갔던 한 지리학자의 회고담은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탐험을 떠나면서 경험하는 위험들도 전해진다. 문명을 유지하고자 다른 문명을 거침없이 침범하는 인류의 역사가 이야기된다.


침략자는 상대를 적대시하고 문화와 문명을 탐험한 탐험가들은 상징적인 것을 소유하고 전시한다. 거침없이 도륙당한 역사들이 있다. 살인하면서 상대 문명을 침략하지만 스스로를 탐험가라고 명명한 역사가 있음을 알게 된다. 기울어진 역사관을 비틀어서 제자리에 놓고 보는 역사관도 필요해진다. 이 그림책도 도움을 주는 내용을 이룬다. 누군가에게는 탐험이며 탐험가라고 말하겠지만 침략당하는 누군가는 모든 것을 빼앗기는 운명이 된다. 편협한 사고는 위험하다. 다각도로 살펴보면서 제대로 알고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절실한 시대이다.



주인공은 기이한 거인들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 그들은 자신을 치유해 주면서 보호해 준다. 거대한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피부의 문양과 기묘한 경험을 목격했던 나날들을 그는 잊지 않는다. 그는 자기가 살았던 곳으로 돌아가려고 마음을 전하자 거인들은 그가 돌아갈 수 있도록 도움주기까지 한다. 자신이 살았던 곳으로 돌아온 그는 자신이 경험한 것들은 스케치하여 사람들에게 거인들이 있다는 것을 발표하기 시작하면서 그는 유명해진다. 그가 지키지 못한 것과 자신의 욕망의 민낯을 어느 순간 목도하게 된다. 그의 눈앞에 있는 거인의 머리는 많은 충격과 슬픔으로 전해진다.


그가 거인들에게서 받은 친절은 어디로 흩날려버렸는지 질문하게 된다. 그의 생각과 판단들은 되돌릴 수 없는 슬픔으로 눈앞에 펼쳐지면서 실망스럽고 잔혹한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침략의 역사는 탐험의 역사로 기록되면서 미화되는 것을 무수히 보게 된다. 넷플릭스 <아웃랜드> 시리즈를 통해서도 영국의 침략에 고통당한 스코틀랜드의 역사와 인디언들의 역사도 떠올리게 된다. 침략당한 문명은 박물관에 전시되는 문물이 된다. 그것이 진정한 자랑스러운 역사가 될 수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가 없다. 박물관에 전시된 물품들이 피에 물든 역사는 아닌지 관람객들은 진지해질 필요를 느끼게 된다. 폭력의 역사, 전쟁의 역사, 살인의 역사를 제대로 보아야 한다. 이 작품에서도 인간은 거인의 머리를 과시하면서 자랑스러워한다. 전쟁의 훈장은 결코 자랑스러운 전리품이 되지 않는다.



인간의 선악을 무수히 목도하게 된다. 잔혹한 전쟁을 고발하는 문학들을 무수히 읽으면서 영혼이 피폐해진 참전 군인들을 무수히 보게 된다. 상대를 살인하는 행위는 정당한 것인지 질문을 놓으면 안 된다. 허구이지만 이야기에는 역사가 숨쉬고 있음을 보게 된다. 인류가 반복하는 어리석음의 역사이며, 후회는 늦은 것임을 보여준다. 인류가 파괴한 것들과 지금도 파괴되고 있는 것들을 떠올리게 하면서 최재천 교수의 "스스로 자기 집을 부수고 있는 인간들에게" 글도 유익하게 자리잡는다.



탐험은 고행이었습니다. _ 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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