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브라운을 위한 청원과 시민불복종 -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정치평론집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서경주 옮김 / 지에이소프트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존 브라운을 위한 청원과 시민 불복종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정치평론집. 시민의식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서경주 옮김
지에이소프트. 2017




헨리 D, 소로 탄생 200주년 기념 출간

국내 최초로 헨리 D. 소로의 정치사상이 담긴 존 브라운을 위한 청원, 존 브라운의 교수형 후의 논평, 존 브라운 최후의 나날들 수록된 책이다. 담긴 내용들만으로도 충분히 기대된 책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월든>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고 그가 가졌던 생각들과 실천은 매우 매력적인 사람이었기에 그가 저술한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은 자연스러운 이끌림이기도 하다. 늘 궁금했던 내용이었기에 몰입하며 천천히 되뇌며 읽어간 책이다. 책 두께는 두꺼운 편이 아니라 빠른 독서도 가능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던 책이었다. 자주 멈추게 되는 글귀들은 자꾸만 독서를 멈추게 하였고 여러 번 되뇌며 그의 글귀들은 기억에 자리 잡아가는 시간들을 충분히 주어가면서 읽어간 책이다.


헨리 D. 소로 탄생 200주년이라는 책표지의 문구는 또 한번 설레게 한다. 가족들도 무슨 책을 읽고 있나 궁금해하면서 이 책에 대해서 묻기도 한 책이며 청소년 자녀에게는 이 책의 사진 자료들과 각주들을 보여주면서 간략하게 소개하며 정리해주면서 이 책과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책이기도 하다.

존 브라운. 이 인물에 대한 소개 글도 실려있는 책이다. 성장한 배경, 종교적 관점, 여러 활동들이 담긴 책이다. 그에게 비난을 퍼붓는 사람들이 있었던 시대를 함께 이 책을 통해서 여행해보게 된다. 그 시대의 역사와 그들이 하였던 전쟁들과 여러 인물들의 발언과 정치, 언론들이 존 브라운을 위한 헨리 D. 소로의 글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읽어가나게 해준다.


자연에 관심이 많았던 헨리 D. 소로가 존 브라운을 위한 청원을 하는 계기도 충분히 내용에서 읽어갈 수 있었으며 헨리 D. 소로의 생각들을 정리해볼 수 있었던 내용들이 담긴 책이다. 정부가 바라보는 관점이 무엇인지도 차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된다. 남부와 북부. 그들에게 필요했던 정치적, 경제적 관점, 종교적 모순을 면밀하게 들여다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자신의 앞날을 이미 알고 있는 존 브라운. 존 브라운의 사형을 이미 알고 있는 헨리 D. 소로. 그들이 마음에 품었던 것들을 대면할 수 있는 책이다.
존 브라운을 사형한 그들은 육신이 사라지면 끝인 줄 알았던 협소적인 사고와 그의 영혼은 영원할 거라는 헨리 D. 소로의 의견은 지금 이 시대가 증명해주고 있으니 그의 교수형 후의 논평은 간결하였지만 충분히 무겁고 아픔이 전달되는 글이기도 하다. 여러 편의 시가 가지는 의미 덕분에 여러 번 읽고 또 읽었던 시이기도 하다.


이 책 덕분에 존 브라운을 만났고 그의 종교적인 관점과 그에게 영향을 준 인물이 누구인지도 이 책에서 만나보게 된다. 그리고 아들이 총에 맞았을 때 이야기와 포로들에게 보여준 그의 언행도 매우 인상적으로 기억된다. 성경이 가지는 의미를 우리는 어떻게 읽어가고 있는지 되묻게 된다. 그리고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도 되묻게 된다. 이 책에 실려있는 글에서도 교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우리들의 신앙 주소도 이 책을 통해서 돌아보게 된 책이기도 하다.

헨리 D. 소로의 자주적인 사고들을 만나볼 수 있는 시민 불복종은 2부에 만나볼 수 있다. 익히 알고 있었던 내용이었지만 얕은 정도의 앎이었기에 이 책을 통해서 찬찬히 문장 하나하나를 짚어가면서 읽었던 시간이 된다.


정부의 권위에 대한 생각과 민주주의가 완전무결한 진보인지도 되묻게 해준 시간이 된다.
정부의 권위는 (중략) 아직도 순수한 것이 못 된다. (중략) 정부는 다스림 받는 자의 재가와 승낙을 얻어야 한다. 정부는 내가 허락해준 부분 외에는, 내 육신이나 재산에 대해서 순순한 권리가 없다. 전제 군주에서 유한 군주로, 유한 군주에서 민주주의로 진보해 온 것은 결국 개인에 대한 진정한 존중을 향해 온 진보이다.(139쪽)

공권력이 가지는 문제점이 하나둘씩 떠오르기 시작한다. 개인 사찰, 물 대포, 블랙리스트, 언론인 탄압, 광주민주화운동, 밀양 송전탑, 사드 배치 등 정부의 권력은 개인에 대한 진정한 존중이었는지 물어보게 된다. 헌법에 대한 헨리 D. 소로의 사견도 이 책에서 만나게 된다. 그 시대의 여러 문제점들이 투영되어 읽어간 시간은 값진 보물이 되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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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7-07-18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월든>을 먼저 읽고 읽는 게 좋을까요? 저 역시 읽게되면 님처럼 천천히 음미하며...
 
지옥섬을 기억하라 군함도 - 강점기 강제 징용 소년들의 눈물
손소희 지음, 손건일 그림 / 형설아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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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섬을 기억하라. 군함도
많은 내용들이 담긴 책 한 권. 군함도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다.
손소희 글. 손건일 그림
형설아이. 2017





소설이 출간될 무렵 알아간 군함도에 대한 존재는 어린이 도서로서도 만나볼 수 있어서 자녀와 함께 읽고자 선택한 도서이다. 소설은 2권으로 두꺼운 책이라 자녀와 함께 이야기 나누기에는 힘들어 보였기 때문이다. 이 책은 생각했던 것보다도 그 이상으로 담아내는 키워드들이 풍성한 책이다. 길지 않게 여러 인물들과 사건들, 역사적 흐름과 시대를 읽어낼 수 있는 내용들을 최대한 많이 담아낸 책이 아닐런가 싶다. 그만큼 군함도라는 곳이 주목받는 이유는 충분히 전달되는 책이다.


힘없는 나라. 문호를 개방하지 않은 나라. 파벌 싸움에만 눈이 멀었던 나라. 세계적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른다는 것, 무기 발달이 얼마나 진척되어 있었는지도 가름하지 않았던 나라. 그 나라는 야욕에 휩싸인 그들에게는 그저 쉬운 나라였으며 전쟁을 치른 것도 아니면서 치욕스럽게 나라 통치권과 외교권 등이 빼앗겼고 나라를 팔아먹은 사람들은 친일파라는 이름으로 후대까지도 편하게 부유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나라임을 이 책은 전해준다.


나라가 사라졌다는 것. 이름이 사라졌고 말이 사라졌으며 토지와 광물, 농작물까지도 사라진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영혼까지도 잃어버렸던 시대는 먼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그 시대에 생존했던 피해자들인 소년들과 소녀들의 증언들이 지금도 우리와 함께 하기에 중요한 역사적 증언이기도 하다. 


그 누군가는 나라를 팔아먹고 일본 장교가 되어 독립군들을 잡아들였고 고문하고 죽였던 자들이다. 하지만 힘없이 빼앗긴 나라를 바라만 보지 않았고 많은 백성들이 싸웠고 목숨까지도 바쳤고 전 재산을 바쳐서 학교와 군사훈련을 위해 노력한 인물들도 이 책은 소개해준다. 이회영, 안중근, 윤봉길, 김구, 전봉준, 동학농민운동, 이상설, 유관순 열사, 유관순 열사의 스승인 하란사, 의열단 김원봉 단장, 구국모험단, 박재혁 단원의 의거, 21세의 최수봉 의열단원, 의열단원 김익상 의거, 의열단원 김상옥 의거, 의열단원 나석주 등에 대한 이야기들은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세계적 역사 흐름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어떻게 나라의 힘들이 나뉘고 전쟁이 일어났으며 원자폭탄이 투하된 배경 이야기도 담긴 책이다. 전범 기업들(가네보, 미쓰비시, 히타치, 스미모토, 신일본제철 등)에 대한 내용도 담아낸다. 전쟁에 이용된 소년들과 소녀들, 남성들과 여성들의 이야기도 실려있는데 예로 근로정신대에 대해 전해준다. 조선여자근로정신대에 대한 정보도 만나볼 수 있었던 책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노동에 동원된 군함도도 소개된다. 섬에 대한 이야기뿐만이 아니라, 일본 열도가 어떻게 침략을 행하였으며 왜 군함도에 한국인들이 동원되었는지 자세하게 전달해준다. 살아서 나가지 못하는 곳, 군함도.


그곳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시간. 마지막 코너에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대한 이야기도 사진 자료와 함께 히틀러, 무솔리니, 수용소 가스실, 독가스, 뉘른베르크 재판, 안네의 일기,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 등이 여러 페이지에 담아내고 있는 정보글도 실려있는 책이다. 책은 초등 도서이지만 중등도서로도 손색없을 만큼 내용이 담아내는 분량이 상당했던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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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박물관 - 모든 시간이 머무는 곳
매기 퍼거슨 엮음, 김한영 옮김 / 예경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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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간이 머무는 곳. 끌리는 박물관. Treasure Palaces
유명 작가 24명이 여러 나라 속 작은 박물관을 다녀온 후 보고 느낀 글들을 만나다.
매기 퍼거슨 엮음. 김한영 옮김. 예경. 2017




맨부커 상, 카네기 메달, T.S 엘리엇 상, 가디언 상 등
세계 문학상을 휩쓴 위대한 작가들의 깊은 통찰과 탁월한 사유의 세계

이 책은 특별하다. 크고 웅장한 박물관이 아닌 여러 나라의 작은 박물관들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 문학상을 수상한 여러 작가들의 깊은 통찰과 사유들을 면밀히 만나는 시간이었기에 책이 담아낸 박물관과 전시된 물품들과 관련된 인물들과 그들의 목소리들을 함께 듣는 시간이 된다.
두께감은 있지만 24명의 작가들의 개인적인 글들과 박물관 이야기는 지루할 줄 모른다. 아쉬울 만큼 더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지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한다. 읽다가 박물관이 궁금해서 책의 제일 뒤편 사진 자료들도 보기도 하고 예경 블로그(blog.naver.com/yekyong1) [세계 속 박물관, 어디까지 가봤니?] 포스팅을 둘러보기도 하면서 읽어가게 된다. 때로는 관심 가는 인물, 작품들을 좀 더 찾아보는 시간도 가졌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대학 시절 교양 과목으로 들었던 것이 전부인만큼 미술과 예술에는 끌림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 책이 오히려 작은 촛불이 되어준 듯하다. 조형물이나 그림이 가지는 색채, 붓 터치, 조명, 표정까지도 관찰할 수 있는 심오함을 배우게 된다. 작가들이 이러한 것들을 글로써 전했다는 것이 아닌, 이 책을 읽으며 느끼고 관심이 증폭됐기에 가지게 된 배움들이 된다. 뜻밖의 길에서 또 하나의 관심이 생겨나게 된다. 바로 이 책에서 만난 많은 박물관들과 작가들의 사적인 글들은 충분히 잊히지 않을 만남으로 기억될 듯하다.


주택 박물관이 가지는 의미는 특별했다. 충분히 매력적인 박물관이 되어주었던 곳이다.  앙소르의 집의 가면과 진실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우리가 가진 가면은 무엇인지도 생각해보게 된다. 시벨리우스에 대한 글도 잊히지 않을 만큼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가는 것들도 많아지는 책이었다. 그의 사치스러움과 악기 소리가 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놀랍기도 하다. 피아노를 연주하며 작곡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도 전해준다. 카프리 섬에서 만나는 문테. 그에 대한 글들과 악셀 문테 박물관이 가지는 공간적인 의미와 조형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기까지 하다. 문테의 작품 글을 읽어보고픈 관심이 일어나는 글이기도 하다. 우리가 어떻게 먹고 마시고 결혼해야 하는지에 대해 쓰인 구절들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97쪽)


도브 코티지를 소개하는 글에서 마주하는 시들이 참 좋았던 책이기도 하다. 소개되는 시들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여러 번 되뇌게 하는 시들이었다. 독특한 곳도 소개된다. 실연 박물관이었는데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의 성별과 연령대도 소개된 글도 만나게 된다. 중간 과정이 아무리 오래 이어지고 고통스럽더라도 사람들은 진정한 자신과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다고.(258쪽)

레오필드 미술관을 통해서 실레와 실레의 작품들도 깊게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게 된다. 번역한 분의 글도 빼놓지 않고 읽는데 큰형님에 대한 글과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와 감수성을 가질 수 없었던 시대적인 아픔도 충분히 전달되어준 글을 만나게 된다. 큰형님에 대한 이야기에는 웃음도 선물해주었으며 허름한 소줏집에서 나눈 대화들이 더 궁금해지는 글로 마무리되기도 한다. 사람은 저마다 하나의 작은 우주란다. (308쪽) 이 말 한마디가 크게 울리면서 책장을 덮은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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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0학년 수학 - 고등 수학을 위해 반드시 봐야 할 예비 고1~3용 중학 수학 과정 총정리
김우섭 지음 / 키출판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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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0학년 수학
김우섭 지음. 키출판사. 2017



고등 수학을 위해 반드시 봐야 할 예비 고1~3용
중학 수학 과정 총정리

QR코드 무료 강의

고등수학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중학 수학 총정리 교재들의 필요성을 알기에 만나본 교재입니다.

중등 수학을 빠짐없이 완벽하게 공부하고 싶다면 < 중등 수학 총정리 30일 완성>
고등 수학에 꼭 필요한 중등 수학 핵심만 공부하고 싶다면 바로 이 교재랍니다.


초등 수학에 이어서 중등 수학도 직접 자녀를 지도한 엄마샘이라 중등 수학 교재들도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요즘은 고등 수학 교재까지도 살펴보게 되는데 그 과정에 새롭게 출간한 이 교재를 꼼꼼하게 살펴본 시간.


전체적인 난이도는 쉬운 편에 속합니다. 가물거리는 기억들을 소환할 수 있을 시간.
깔끔하게 개념이 정리되며, 관련 기본 문제들을 풀어보면 더욱더 확고하게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

문항 수도 많지 않은 편이라 바쁜 학생들에게 좋을 듯합니다.
빠른 시간이 필요할 때, 선택해서 풀어보면 좋을 교재입니다.


중등 수학 내신을 위한 지엽적인 부분들은 과감히 제거한 교재라고 저자는 머리말에서 소개합니다.
깔끔한 필요한 개념들을 한 권에 총정리해주고 있는 교재.

개념, 용어가 가물거린다면 이 책은 추천하게 됩니다.
활자 크기도 큰 편이라 눈에 피로감도 없으며, 문제 난이도는 낮은 편이라 후다닥~~ 이해하고 다음 개념을 확인할 수 있는 교재랍니다. 대학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이 다시금 공부하고자 블로그를 통해 문의를 해주시는데 이 교재도 도움이 될 듯합니다. 정말 빠른 시간에 마스트를 할 수 있는 교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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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마일리스 드 케랑갈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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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장편소설
마일리스 드 케랑갈 . 정혜용 옮김.
열린책들. 2017






빌 게이츠 추천도서. 여름 필독서
전세계 11개 문학상 수상. 프랑스에서 50만부 판매



촘촘하게 이야기를 따라가게 한 작가의 작품이다. 서핑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갑작스러운 사고와 긴박한 응급상황에 자리하게 되면서 죽음이라고 정의 내리는 상황을 깊게 생각해보게 한다. 심장이 멈추는 죽음과 사고할 수 없는 순간도 죽음이라는 것을. 장기 기증의 선택권과 죽음을 받아들이기에 벅찬 가족들의 정신적 상황들, 장기 코디네이터의 심리적인 상황들과 업무적인 처리 과정들도 세밀하게 책은 잘 전달해주는 이야기다.

도시는 축 늘어져 있었다.(56쪽)
두려움은 눌러도 다시 튀어 오르고.(57쪽)
다시 말을 이을 때까지 침묵이 부풀어 오른다.(70쪽)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며 인물들의 상황들과 느낌들이 언어적인 전달성으로 다각도로 표현되는 글들을 만나게 된다. 때로는 벅차오를 정도로 사물을 느끼고 표현하는 것들이 많았던 책이다. 쉽게 덮을 수 없었던 이야기였으며, 다른 책들이 이 이야기 속으로 침범할 수 없을 만큼 이야기를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책이었다. 19살 남성. 서핑을 즐기고 돌아오는 길에 사고로 뇌가 다치게 되면서 가족들에게 불행이 손을 내밀게 된다. 소식을 접하고 병원으로 가는 순간부터 소중한 가족의 갑작스러운 사고가 주는 의미가 촘촘하게 전달된다. 장기기증을 제안받는 순간과 받아들여지기까지 부부가 보여주는 힘든 감정과 추억들.
재앙과 시련을 받아들이며 인정하기까지가 얼마나 힘겨운 건지 작품은 잘 전달해준다.

말을 해야 하는 두려움, 들어줘야 하는 두려움, 목구멍이 졸아붙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241쪽)
두려움의 여러 종류들이 열거되기도 한다. 자식의 죽음을 인정하기까지도 힘겨웠을 부부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하는 두려움이 또 새롭게 다가서게 된다.

너울. 물마루. 포인트 브레이크에 대한 설명글도 책은 전해준다. 서핑에 대한 정보이며, 바다를 좋아한 19살 아들의 사랑한 연인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준다. 장기 이식을 향한 생각들과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장기 이식을 받는 사람도 수술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이식된 장기를 준 사람의 죽음을 또렷하게 인식하며 아파하고 있음도 전해준다. 이 순간 죽은 자의 죽음을 더 바라보는 이. 장기 적출을 시작할 찰나에 잠시 멈추게 한 후 그의 귓가에 기도와 노래를 들려주는 절차와 모든 장기가 다 적출된 뒤 마무리해주면서 아름답게 꾸며주는 손길과 노래들은 죽음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이 되어준다. 누군가를 살리고 누군가는 텅 빈 상태로 봉합이 되는 순간이 된다.

제목이 함축하는 의미는 점점 짙어지면서 무거운 공간과 무거운 감정 색채들을 읽어간 책이기도 하다. 장기를 적출하는 과정은 냉정하게 표현되었고 모조리 다 가져가는 사례가 될 거라는 암시적인 대화가 무엇을 의미한 것인지도 뒤늦게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해하게 된다. 수술실의 분위기, 집도의의 권위적인 모습들과 수술실의 암묵적인 의미도 책은 전달해준다.

장기이식을 침범. 변모. 접붙이기라면서 표현하는 글귀도 쉽게 넘어가지 않는 표현이기도 하다.  심장이 느낀 감정들도 이 책은 전해준다. 그래서 이 작품은 더 의미가 깊었던 것 같다. 하나의 생명이 세상에 와서 얼마나 많은 기쁨을 주었는지도 작가는 조명해준다. 갑작스러운 죽음이 주변 이들을 얼마나 힘겹게 하는지도 작가는 작품으로서 잘 전달해준다. 작가가 표현한 시선들과 표현들이 쉽게 잊히지 않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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