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개와 함께한 행복한 나의 인생
테드 게라소티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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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떠돌이개 와 함께한 행복한 나의 인생

 

 

 

 

 

"네가 많이 보고 싶을 거야." 나는 말했다.

내 목소리는 멀 앞에서 울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만큼 갈라졌고, 나의 슬픔 때문에  멀의 슬픔과 두려움이 더욱 짖어졌다.

나는 눈물을 삼키며 부드럽게 덧붙였다. "사랑해, 영원히." - 본문 중에서

 

 

생이 얼마남지 않은 자신의 개 '멀'을 향해 말을 하고 있는 주인공 테드.

마지막을 향해 갈수록 마음이 아련해짐을 느낀다.

점점 쇠약해져가는 개를 향해 사람들은 안락사를 시키라고 말하지만 이 책속에 나오는 개와 함께 한 사람들은 사람들의 눈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개를 하나의 생명체로 진정한 동반자로 인식하고 대하고 있었다. 그래서 차마 개주인이라는 칭호를 쓸 수가 없다. 그들의 관계는 길러지는 개와 기르는 주인의 관계가 아니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반려견이었다. 진짜 반려견.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네모상자에 주인이 돌아올때까지 혼자서 하염없이 목빼고 기다리는 개가 아니다. 스스로 집을 나가고 싶은 순간, 들어오고 싶은 순간이 마음대로인 개. 넓은 산과 강과 들과 길을 사람이 정해줘서 열어주고 닫아주는 문이 아닌 개만의 문 (MERLE’S DOOR)을 만들어준 사람.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진짜 우리들이 원하고 말하는 반려견과 사람과의 관계가 아닌가 싶다.

 

 

 

 

 

그랜드티턴 국립공원의 작은 마을 켈리에 살고 있는 테드는 도시를 떠나 오두막에서 자연을 느끼며 글을 쓰며 자유롭게 살고 있다. 정육점 고기를 먹지 않고 직접 잡은 엘크 고기를 사냥해서 먹는 테드는 평범한 도시 사람들과는 달랐다. 어느 날 친구들과의 산행길에서 떠돌이개를 우연히 만나게 된다. 덩치는 커보이지만 아직 다 자라지않은 개였다. 테드는 언젠가 자신에게 어울리는 이상적인 개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떠돌이개와 테드는 한눈에 서로를 알아본다. 아니 떠돌이개는 자연인 테드를 선택했다. 이때부터 테드는 이 개를 '멀'이라 부르며 14년동안의 행복한 인생을 함께한다.

 

참으로 독특하고 기묘한 만남이다. 야생동물만 살고 있는 그곳에서 어떻게 어린 강아지가 (덩치는 컸지만) 홀로 살아갈 수 있었을까. 그리고 모르는 사람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다가와 친구가 되버린 개. 또 그런 개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준 사람들. 이들은 정말 천생연분이란 생각이든다. 도시에서라면 이게 가능한 일이었을까! 떠돌이개들을 유기견이라 부르며 눈길도 주지 않는 시대에 정말 눈길이 가는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꽉막힌 도시에 살지 않아서일까. 테드와 그와 함께하는 친구들은 동물을 대하는 것도 남다른 것 같다. 그런 여유와 마음가짐이 무척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테드와 멀은 함께하면서 정말 여러가지 사건,사고를 겪는다. 우선 테드는 멀을 길들이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주고 아끼고 인정해줬다. 그래서인지 '멀'또한 평범한 개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꼭 정말 사람과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 그런 것을 느꼈는지 테드도 '멀'을 일반 개처럼 다루지 않았다. 개를 훈련할때 주인에게 복종시키기 위해 했던 행동들도 하지 않았다. 꼭 그가 '멀'에게 했던 행동들은 아이에게 말하듯이, 친구에게 말하듯이 그런 식으로 대했던 것 같다.

소떼를 쫓아가는 '멀'을 향해 물을 뿌리라는 사람, 목줄을 꽉 잡아당기라는 사람등 여러 말이 있었지만 테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안 돼, 이런 짓은 더 이상 하면 안 돼. 잘못하면 총에 맞아 죽을 수도 있어. 그러면 나는 네가 정말 보고 싶을 거야." 라는 말로 '멀'을 이해시켰다. 이게 과연 개에게 가능한 짓인가!라는 생각을 하게되지만 '멀'은 보통 개가 아니다.

동네 싸움꾼 개가 '멀'에게 달려드는 모습을 보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싸움꾼 개의 옆구리를 발로 뻥차버린 모습에서!! 그런 것들을 느끼게 된다. 내새끼를 어디서 감히!라는 그런 느낌. 테드와 '멀'은 그렇게 서로를 알아가고 정들어가고 이해해갔다. 그런 작은 사건 하나하나가 둘 사이를 끈끈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야기를 읽으면 읽을 수록 둘은 정말 잘 어울리는 친구라는 생각이 든다.

 

 

 

 

'멀'은 정말 특별한 개였다. 그레이켓이라는 고양이가 집에 왔을 때도 달가워하지는 않았지만 거실 소파 위에서 엉덩이와 엉덩이를 붙인 채 잠들어 버리는 그런 개였다.

책 속에 묘사된 '멀'의 이야기는 정말일까?라는 의심이 들게까지 만드는데 그런 의심은 책 속 사진들로 다 사라졌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졸고 있는 테드와 멀, 아기에게 입을 내어주고 마음대로 이빨도 만지게 하고 입안에 손을 넣게해주는 멀. 이야기에 등장하는 장면들을 실제 사진들로 보여주고 있어서 '멀'이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것 같다.

 

사람과 개가 이렇게 공존할 수 있을까! 사람이 개를 이토록 사랑하고 아낄 수 있을까! 개가 이렇게 멋진 생명체였다니!

애완동물을 뛰어넘어 '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테드와 멀의 첫 만남부터 마지막 헤어짐까지 함께해서 그런가 멀이 어디선가 그 커다란 몸으로 황금빛 털을 휘날리며 막 달려올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기존에 반려견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였던 것 같다. 이게 진짜 반려견과 사람의 이야기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말이다.

지금 개와 함께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개와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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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쳐라, 아티스트처럼 - 죽어 있던 생각을 아이디어로 바꾸는 가장 현실적인 10가지 방법
오스틴 클레온 지음, 노진희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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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훔쳐라 , 아티스트처럼 : 죽어 있던 생각을 아이디어로 바꾸는 가장 현실적인 10가지 방법

 

 

'아티스트처럼'이라는 말에 조금은 어려울 것 같고 조금은 대단할 것만 같던 책이었다.

그런데 책을 맞이한 순간! 어라? 손바닥 만한 사이즈에 한번 놀라고 창조적인 아이디어에 대한 의외의 이야기에 또 한번 놀랐다.

작은 사이즈의 책이지만 디자인부터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니 오스틴 클레온이라는 이 저자는 참으로 탁월한 독창성을 지닌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죽어 있던 생각을 아이디어로 바꾸는 10단계

1. 훔쳐라, 아티스트처럼

2. 그냥 시작해라,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고

3. 당신이 써라, 당신이 읽고 싶은 책

4. 두 손을 써라

5. 곁다리 작업이나 취미가 중요하다

6. 멋진 작업을 하고 사람들과 공유하라

7. 지리적 한계는 더 이상 없다

8. 호감형이 돼라

9. 질릴만큼 꾸준히 하라

10. 크리에이티브는 빼기다

 

현실적인 10가지 방법만 봐도 그렇다. 딱히 천재성을 발휘하는 어려운 이야기들이 절대 아니다.

아주 사소하고 아주 평범한 것들에서 시작하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정말 이렇게하면 나도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갖게 될까라는 얄궂은 생각이 든다.

아마도 평범한 사람들이 읽어도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서 이 책이 미국 아마존 52주 연속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았을까?

이상하게 이 책은 보면 볼수록 깜찍한 모습과 더불어 읽고 싶게 만든다.

 

 

 

 

글 쓰는 아티스트. 창의적이며 기발한 텍스트와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크리에이터.

실질적인 조언이 간절했던 19살의 나라는 사진도 눈에 들어온다. 입에 물고 있는 것은 바로 그것?

반항적이면서도 다소 쇼킹해보이는 작가사진부터 오스틴 클레온의 소개가 독특하다.

신문이나 책에서 단어를 발췌하고 변형시켜 창조한 기발한 책 "뉴스페이퍼 블랙아웃"이라는 책이 더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이 책도 저자의 생각들보다 유명인들의 말들을 인용해서 많이 담아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신선해보이는 이유는

그가 말하고 있는 좋은 도둑질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요즘 뉴스를 통해 또다시 "표절"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언급되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제대로 훔치는 법'이 더욱 눈에 들어온다.

이 세상에 오리지널은 없다!라고 이 책에서는 말한다.

언뜻 생각하기에 창조적이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것일거라 생각하는데 왠걸! 생각의 전환이 필요했다.

 

"훌륭한 아티스트들은 그 어떤 것도 맨땅에서 솟아나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모든 창작물들은 이전의 다른 창작물들의 토대 위에서 만들어진다.

세상에 오리지널은 없는 것이다." - 15page

 

" 태앙 아래 새로운 것은 아무것도 없다. " - 전도서 1:9

 

"독창성이란? 들키지 않은 표절이다." - 윌리엄 랠프 잉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 속에서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모아가면서 그 속에서 자신만의 것을 찾아내라고 한다.

많이 훔치라고!

하지만 그것이 원작에 먹칠하는 짓인지, 겉핥기인지, 한가지에서만 훔친 것인지, 도용인지, 이미테이션인지, 아류인지

좋은 도둑질과 나쁜 도둑질과 구분해야한다고 말한다.

훔쳐온 것을 자신만의 고유한 스타일로 변형하고 녹여야한다는 것.

뉴스에 오르내리는 그 '표절'이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나쁜 도둑질에 해당하는 것 같다.

 

저자가 말하고 있는 일상 속의 아티스트처럼 훔치는 일도 만만하지 않다.

주변에 관심가는 것들에 주목하고 스크랩하고 메모하고 캘린더에 체크하고 꼼꼼한 일지쓰기, 성공적인 결혼까지!!!

당연해보이고 쉬워보이는 것들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부지런해야하고 자신을 지극히 사랑할 줄도 아는 사람이여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기분이 울적하고 격려받고 싶을 때 자신을 칭찬해주는 이메일을 살펴본다는 저자.

자신을 욕하는 이메일들은 바로 삭제한다!는 말에 역시 독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비난 파일 대신 칭찬 파일을 만들어서 보는 방법도 스스로를 격려하는 방법으로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칭찬 파일 만드는 것도 쉽지는 않을 듯!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책 속에서 아날로그와 디지털로 나눠진 저자의 작업실은 정말 갖고 싶은 작업실이었다.

컴퓨터 화면만 바라보면서 무의미하고 자판을 두드리고 마우스를 클릭하는 대신에 아날로그 작업공간에서 훔쳐온 죽어 있던 생각들을

자신만의 의미있는 것들로 만들어낸 후에야 컴퓨터가 있는 디지털 작업공간으로 옮겨가길 권하고 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된다.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보면 쓸데없이 시간을 허비하는 시간이 많은데 아날로그 작업실 정말 필요한 공간이라는 생각이든다.

 

 


 

"항상 무언가를 읽어라. 도서관에 가라. 책들에 둘러싸인다는 건 마법과도 같은 일이다.

서가에서 길을 잃어보라. 도서 목록들을 읽어라. 굳이 책을 읽지 않더라도 책들이 당신을 다른 책들로 이끌어줄 것이다.

당장 읽을 계획이 없는 책들이더라도 책들을 모아라."

"읽지 않은 책들로 채워진 서재, 그곳이 내겐 가장 중요한 장소다."


와! 손에서 책을 놓지 말아야한다는 사실이 이렇게 새롭고 흐뭇하게 다가오다니.

이 책을 읽다보면 너무도 당연한 것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것 같다.

작지만 무척 많은 것을 담고 있고 흑백의 책이지만 감각적이다.

저자의 뉴스페이퍼 블랙아웃이 궁금해지는데 앗! 검색으로도 찾을 수가 없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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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오프닝 - 하루 한 끼, 당신의 지성을 위한 감성 브런치
김미라 지음, 조정빈 사진 / 페이퍼스토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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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오프닝 : 김미라 라디오 에세이

오늘 당신에게 딱 한 번만 셔터를 누를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순간, 어떤 삶의 풍경에 초점을 맞추게 될까요?

 

 

세상의 고민은 다 어깨 위에 올려있는 듯한 느낌. 요즘은 봄이라도 타는 것일까? 위욕상실, 무기력이라는 단어들이 온몸에 덕지덕지 붙어있다.

오늘 하루를 돌아보면 딱히 괴로운 일도 없었던 것 같은데 뭔가가 나를 꽉 짖누르고 있는 듯한 이 기분이 없어지질 않는다.

이런 기분이 계속 이어질 것만 같아서 해결책으로 또 한권의 책을 집어 들었다.

하루 한 끼, 당신의 지성을 위한 감성 브런치. 제목에 끌려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지금 내 어깨의 짐들을 내려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무것도 한 일 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그런 생각이 드는 날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몽테뉴의 시선으로 보자면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가장 위대한 작품을 만들며 하루를 보낸 것입니다. 쓸모만을 따지고 눈에 보이는 성과만을 따지는 시각이 아니라 이해의 시선으로 삶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 - 본문 중에서

 

이 문구에 아! 지금 내가 느끼는 하루를 말하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한 일 없이 후딱 후딱 가버리는 매일 매일이 너무도 답답하기도 하고 한편으로 내 자신이 무척 초라하게 느껴지는 순간들로 다가왔다. 아마도 그런 것들이 지금의 나를 힘들게 한다는 생각이 든다. 딱히 뭔가를 할 수는 없는 상황이고 새로운 뭔가를 시작하고는 싶고 그런 갈등들이 머리 속에 꽉 차셔 나를 조여오는 것 같다. 그런데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가장 위대한 작품을 만들며 하루를 보낸 것입니다."라는 말에 살짝 위로가 된다. 눈에 보이는 성과가 아닌 이해의 시선으로 삶을 돌아보라! 지금 이 순간 내게 가장 필요한 말이 아닌가 싶다.

 

 

 

 

 

혼자만의 상념에 빠져있을 때 이 책을 보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자신이 품고 있는 고민들은 결국 누가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털어놓고 자꾸 생각하면서 그 해답을 찾는다고 하던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정리를 하게 된다. 조금은 여유를 가지면서 나를 대해야겠다는 다짐까지.

 

'오늘의 오프닝'은 조용한 시간 커피 한잔을 옆에두고 잔잔하게 라디오를 듣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문패를 건다면 '매일 글 쓰는 사람'이라고 걸고, 가장 사랑하는 것을 꼽으라면 '라디오'를 선뜻 말하고. 가장 잘한 일을 묻는다면 '한결같이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답하는 사람이라는 작가의 소개를 보며 책을 읽으면서 왜 내 마음이 정돈되어가는 지를 알게 된다. 생각나는대로 아무 페이지가 펼쳐서 아무렇게나 읽어나가도 좋은 그런 책이다. 아쉽게도 김미라 작가의 라디오 프로를 아직 한 번도 들어보질 못했다. 라디오를 들을 때마다 이런 책을 접할 때마다 늘 라디오를 하나 장만해야겠다고 생각만 했는데 이 참에 아담한 라디오를 하나 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행복해지는 아주 쉽고도 어려운 방법은 '무거운 것을 가볍게 여기는 것'에 있습니다.어려운 물리학을 강의하다가 학생들을 위해 이따금 봉고 연주를 들려주었다는 친절한 파인만 씨처럼 말이지요."

 

"오늘 여러분에게 딱 한 번만 셔터를 누를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순간, 어떤 삶의 풍경에 초점을 맞추게 될까요?"

"높고 싶지 않은 것일수록 놓아야 하고, 가고 싶지 않을수록 가야 하며, 떠나고 싶지 않을수록 떠나야 하는 것처럼, 무거워지고 힘이 들어가려고 할수록 가벼워지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하루의 사용법도 똑같지 않을까요?"

 

"내려놓는 것도 알아야 언덕 너머의 삶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다 붙들고 있는 사람은 결코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문을 열 수 없지요. 홀가분하게 내려놓고, 가볍게 산책! 그리고 비어 있는 손으로 다른 세상으로 향하는 문을 열 것! 삶에는 넉넉한 외토를 입은 것처럼 헐렁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것도 자주!"

 

다양한 정보와 함께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오늘의 오프닝은 작가가 짧은 글을 참 멋들어지게 쓴다라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그러니까 라디오 작가를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내 속에 있는 생각들을 고스란히 이런 글들로 적어나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부러움도 생긴다.

 

책 속에는 여러 좋은 말들이 많았다. 다 외워버리고 싶은 말들이었지만 유독 내게는 비움, 무거운 것을 가볍게 여기고 가벼운 것을 무겁게 여기라는 말들이 마음에 와닿았다. 내 마음에 욕심이 너무 지나친 것일까, 여유가 없는 것일까. 내 마음 속에 있는 것들을 콕콕 짚어가면서 그러지 말고 이렇게 한번 해보는게 어때요?하고 말을 건네는 것 같았다. 복잡해진 마음을 다스리기위해 이 책을 가까이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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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의 선물 - 인생의 전환점에서 만난 필생의 가르침
에릭 시노웨이 & 메릴 미도우 지음, 김명철.유지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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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의 선물 : 인생의 전환점에서 만난 필생의 가르침

"인생이란 누구에게나 처음이기에, 세상은 전환점이라는 선물을 숨겨놨어. 그걸 기회로 만들면 후회 없는 인생을 살 수 있다네."

 

 

 

"그러니까 내 말은, 자네가 깊은 구덩이에 갇혀 있을 때 어떻게 꺼낼지를 놓고 토론하는 사람은 아무리 많아도 소용없다는 얘기야.

정말 필요한 사람은 구덩이 안으로 뛰어들어 나도 여기 빠져본 적이 있어요. 우리 함께 나갈 길을 찾아봅시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지."

하워드는 깊은 구덩이에 빠졌을 때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뿐만 아니라 하루하루 일상에서도 그런 친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신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는가?"

"당신의 주소록이나 페이스북의 친구들 가운데 당신을 위해 깊은 구덩이에 뛰어들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이며, 몇 명이나 되는가?" - 본문 중에서

 

책을 읽는 내내 나에게도 이런 인생의 멘토가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내가 깊은 구동이에 갇혀 있을 때 나를 위해 깊은 구덩이에 뛰어들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옆에 있다면 인생을 잘 살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지금 내 옆에 그런 사람은 누구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하워드의 선물은 미국 경영학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하버드 경영대학원 최고의 교수 하워드 스트븐슨과 그의 제자 에릭 시노웨이의 산책 토크를 담고 있다.

에릭은 수년 동안 그와 산책을 나누며 주변인들과 자신에게 벌어진 일들을 이야기하며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인생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선생님, 쓰러지셨을 때 아무런 후회도 들지 않으셨어요? 그냥 캠퍼스 잔디밭에서 생을 마칠 수도 있었는데 말이에요."

"이봐, 에릭. 후회란 건 인생이 기대에 어긋나거나 열심히 시도해보지 못한 꿈이 남아 있을 때만 하는 거야. 헌데 난 내 뜻대로 삶을 살았고, 바라던 것보다 많은 일들을 이뤘잖아. 안그래?"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쓰러졌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난 하워드 교수와의 대화가 참 인상적이었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았다는 하워드.

그가 후회하지 않았다는 삶을 살았다고 해서 실패해본 적이 없다는 것은 아니었다. 이혼이라는 인생의 실패도 한번 겪은 그였지만 후회하지 않았다는 뜻의 의미는 실패를 쓸모있는 실패로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에릭은 자신을 돌아보며 후회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워드 교수의 모습에 감명을 받아 그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쓰고 싶었다고 한다.

 

"성공한 사람들 아무나 붙잡고 그들의 실패담에 대해서 물어보게. 그러면 다들 이렇게 대답할 거야. '그건 나에게 꼭 필요했던 실패였다'라고.

똑같은 실패라도 쓸모 있는 실패가 있고 쓸모없는 실패가 있어. 둘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는 오직 단 한 사람, 자기 자신에게만 달려 있지."

 

 

하워드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무슨 일이든지 나를 추스리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또한 아무리 좋은 조언이라도 내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라는 것까지.

하워드 교수와 그의 제가 에릭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자기 생각만하고 자기 생각만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걸 보게 된다.

주변 사람들의 고민에도 눈을 돌리고 같이 고민해주는 에릭의 모습에서 그는 정말 상대방을 위해 같이 구덩이에 뛰어드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어쩌면 자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을지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 하루 종일 같이 고민을 해주는 하워드 교수의 모습을 보며 깊은 반성을 하게 된다.

 

몸이 불편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은 제자를 위해 작은 신발을 선물해주는 그 마음. 소소한 것이지만 마음을 울리는 선물.

이 책 하워드의 선물에서 담고 있는 이야기들은 그런 소소한 선물이 주는 감동이었다.

 

나는 도대체 되는 일이 하나도 없을까? 내가 지금 내 일을 잘 하고 있는 것일까?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그런 것들에 대한 해답을 하워드와 에릭의 이야기를 통해서 내 스스로 찾을 수 있게될 것 같다.

고민이 많아지고 머리가 복잡해질 때 아무 페이지나 펼쳐 그들의 산책길에 함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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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
파코 로카 지음, 김현주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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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 스페인에서 날아온 감동의 드라마!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도, 소중한 추억도...

점점 지워져가는 기억 속에서도 '삶'은 조용히 남아 반짝인다.

한 줄 한 줄 깊어가는 '주름'처럼 쌓아온 인생의 마지막 날,

당신은 무엇을 기억하겠습니까.

 

이웃님의 블로그에서 이 책이 무척 감동적이라서 추천한다는 글을 보고 꼭 읽고 싶었는데

마침 좋은 이웃님께서 깜짝 선물로 보내주셨다. 그래서 이 책의 느낌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표지에 기차를 타고 있는 노인과 젊은 여인의 미소가 보인다.

노인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밖을 내다보며 행복한 생각을 하는 듯하다.

그런데 노인의 머리 위로 가족과 아이들과 함께한 것 같은 사진들이 창밖으로 날아가고 있다.

노인은 창밖으로 날아가버리고 있는 사진 속 기억들을 추억하고 있은 것일까...

 

 

 

 

 

이 책은 주름, 등대라는 두편의 이야기를 만화로 들려주고 있다.

주름은 컬러만화고 등대는 흑백의 느낌을 주는 만화이다.

 

주름은 치매에 걸린 노인을 아들부부가 요양원에 데려오면서부터 시작된다.

노인은 자신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시선으로 요양원의 시설과 다른 노인들의 생활을 들려준다.

먹고 자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게 없을 것 같은 무료하고 심심하게만 보이는 요양원의 생활.

같은 방을 쓰는 사람은 가족도 없이 홀로 요양원에서 생활을 한다고 한다.

자신을 버린 가족도 아픈 배우자를 돌보지 않아도 되서 자신은 편하다는 사람.

그 사람은 철저하게 치매에 걸린 요양원의 노인들 주머니에서 돈을 이리 저리 빼내는 사기꾼 같은 사람이였다.

 

그 속에서 치매에 걸린 남편을 따라 요양원에 온 부부를 만난다.

남편의 손을 꼭 잡아주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진정한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특히 식사를 하거나 할때 아내가 남편에게 귓속말을 남기면 웃는데 그 말은 바로 젊은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사람은 마지막 순간에 자신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고 싶은지도 모른다.

그래서 치매에 걸리게되면 어린 아이로 돌아가는 걸지도.

평생에 어린 시절만큼 행복한 시절도 또 있을까!

 

 

 

 

 

주인공 노인이 처음에는 초기 치매 증세를 보이다가 점점 심각해져가는 상황을 담고 있다.

그런데 그 순간마다 그의 곁에서 그를 지켜본 사람은 다름아닌 사기꾼처럼 보였던 같은 방 남자였다.

노인의 양말과 시계가 없어졌을 때. 나는 사기꾼 남자를 의심했었다.

아차! 뒷부분의 진실을 알았을 때는 정말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면 안된다는 생각을하게된다.

 

무료한 요양원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탈출하려는 장면에서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실패로 끝나서 참 안타깝기도 했다. 영화 노킹 온 헤븐스 도어의 마지막 장면같은 것을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전혀 다른 결말로 끝나긴하지만 '주름' 정말 감동적이다라는 말로 표현할 말이 없는 것 같다.

 

처음 식사할때는 사람들로 가득했던 식탁에 점점 한사람 한사람씩 자리를 비워갔다.

주인공 남자가 그토록 가고 싶지 않았던 요양원의 마지막 장소에도 가게된다.

하지만 그는 행복할 것이다. 그리고 그와 함께한 사람도.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하는 요양원 노인에게 줄이 잘 늘어나는 애견자동줄을 준 이유도 아!라는 감탄이 나오게 한다.

 

정말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이 책의 이야기와 감동을 짧은 몇자의 글로 표현하기는 불가능할 것 같다.

꼭 읽어보라는 이 말만 하고 싶다. 역시 읽어보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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