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눈 스님의 한국 선 수행기 - 카르마총서 2
로버트 버스웰 지음, 김종명 옮김 / 예문서원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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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현각이란 법명을 쓰시는 폴 뮌젠 스님의 불교입문기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불교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고조된 바가 있었다. 이 책은 원래 1992년 미국에서 출판된 책으로 한국 불교를 1970년대에 직접 체험했던 저자의 기록으로 현각의 이야기보다는 좀 더 객관적이고 세밀하다. 현각 스님의 책은 자신의 종교적 회심이란 사적인 면에 더 치중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숭산이란 자신의 스승을 한껏 치켜올리는데 열중하고 있으니까... 반면 저자 로버트 버스웰은 송광사 구산스님 밑에서 수행생활을 했지만 그와의 인연이 그리 큰 부분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한국 불교의 특성과 전통, 그리고 실제적인 수행과 삶의 내용을 세밀하게 담고 있다. 현각의 책이 에세이 풍이라면 이 책은 설명문에 가깝고 선가의 관습과 직책, 수행의 구체적인 방법론들과 그 과정에서의 실제적인 일화들, 승려생활들의 요모조모등을 시시콜콜하게 담고 있다. 수행기라기 보다는 인류학적 보고서에 더 가까운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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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덴탈리즘
샤오메이 천 지음, 정진배 외 옮김 / 강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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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의 맹점은 어떤 본질주의를 그 뒷면에 숨기고 있다는 점이다. 정체성이란 끊임없이 타자의 영향관계와 내부적 실천들 속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것이고, 관점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반영되거나 구성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서방인의 특정한 재현방식을 불합리한 것으로 비판함으로써 드러나지 않게 타자(즉 동양)에 대한 어떤 본질주의를 내장하게 된다. 여기서 문제는 오리엔탈리즘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들을 통해 능동적으로 자기를 새롭게 재구성해내지 못하는 동양인들 자신이 문제가 아닐까?

그런데 반대로 동양의 탈식민주의자들은 오리엔탈리즘을 수입하면서 엉겹결에 자신의 문화 정체성에 대해 본질주의적 함정에 빠져버리고 만다. '서구적인' 것에의 동경과 그것을 중심으로한 서열화를 통해 자신의 문화와 정체성을 열등한 것으로 치부했었다는 분개에 사로잡혀 다시 폐쇄적인 자문화중심주의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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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한길크세주 8
장 메종뇌브 지음, 김용민 옮김 / 한길사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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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는 실체를 연장과 사유로 한정짓고, 그 외의 감정이나 심성은 우연적이거나 부수적인 것으로 치부했다. 감정은 인간의 실체를 구성하는 요소가 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관념론적 태도에서 감정을 관념의 부산물로 여기는 태도, 또는 프로이트주의와 같이 생리학적 결과로 환원시키는 태도에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하지만 저자는 감정을 인간의 실체를 규정짓는 본질적인 요소로 파악한다.

감정은 반드시 타자 및 사회와 상호작용하며 나아가 삶의 의미와 가치를 생산하는 요소로 기능한다. 감정은 윤리적 형이상학적 문제를 동반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저자가 특히 중시하는 감정은 사랑과 희망이다. 이 두 가지 감정은 정신의 구속이 아니라 정신의 가능성으로 차원높은 인간성이 펼쳐지는 영역이 된다. 이와 관련해서 에른스트 블로흐의 [희망의 원리]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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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철학사
페터 쿤츠만 외 지음 / 예경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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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마인드 맵에 관한 책을 보면서 그 유용성에 깊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다. 쿤츠만의 이 책도 마인드맵을 연상시킨다. 철학을 이해하는데 마인드 맵을 이용한다는 것 부터가 아주 생소하긴 하지만... 철학에 대해 그리 깊은 조외가 없는 관계로 이 책의 시도가 성공적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능력은 없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어설프게 나마 사상가나 철학자의 핵심적 요체를 파악하는데 만만치 않은 도움을 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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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상학 한길크세주 10
루이 밀레 지음 / 한길사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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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를 흔히 탈형이상학의 시대라고 부른다. 거대담론의 유용성이나 정당성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통약불가능성의 시대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이상학은 가능하다고 본다. 아무리 형이상학의 불가능을 논증하더라도, 덧없는 죽음 앞에서 삶의 의미를 묻고, 우연과 혼돈으로 절망하는 자가 신의 존재를 묻는 것은 중단될 리 없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루이 밀레의 이 저서는 '형이상학'의 존재이유와 그 정체성에 대해 일상적이고 실감나는 어법으로 풀어나간다. 그는 독자들이 함부로 '형이상학은 무어다'하고 정의내려 버리도록 돕는 것이 아니라 형이상학을 인간의 유적 본성으로 보고 우리들 속의 그 본성을 공들여 자극한다.

어떻게 보면 만만한 책은 아니다. 그러나 이 책을 보려고 무슨 철학사전이니 철학사 책을 옆에 둘 필요는 별로 없는 듯 하다. 그것보다는 읽고 생각하는 자의 생생한 사고와 열정을 요구한다. 우리는 이를 통해 형이상학적 마음의 단초를 자기 내부로 부터 벼려낼 수 있을 것이다. 형이상학,,, 그것은 인간의 정신이 죽지 않는 한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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