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따져 묻는 말투지만 이것은 고진에게 따지는 말투임;)

 

 

§  [흔적님 서재] 가라타니 고진 『근대 문학의 종언』에 대한 글 관련 단상

고진의 입장은 사르트르의 참여문학과도 비슷한 듯 보입니다. 두 사람 다 사회성을 너무 강조했달까요.

소세키의 '문학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대한 발언은 김현 평론가의 '문학의 무용성으로서의 힘과 역할' 입장과 반대 입장이네요.
"근대"라는 접두어가 붙은 문학의 종언은 틀린 말은 아니지요. 근대 문학의 시대는 사라졌죠. 그런 성질(계몽성, 사실주의 기타 등등)은 남아 있을지라도. 그러한 근대 문학의 고발성을 성격으로서 가진 채, 현대문학은 '개인(주체)'에 대한 탐구로 나아가게 되었고, 다른 꽃을 피워 나갔죠.

지금 인쇄매체 신문도 사라져 가고 있지만, 그 외 소통 창구의 다양화가 왜 문학의 종말론으로 선고받아야 하나요. 인쇄로 인해 책과 문학의 활성화가 있었으나 그런 시스템이 없었던 그 이전에는 위대한 문학이 없었느냐 아니잖습니까. 도덕성을 강조하지 않은 문학들이 무용했느냐 아니잖습니까. 즉, 문학에게 사회성의 '요구'는 할 수 있지만 '강요'하고 '단죄' 할 수는 없는 겁니다. 사회성을 요구할 때 우리는 그 사회성에 갇히는 겁니다. 요구하면 요구할수록 문학의 본질들을 밀어내는 척력이 될 겁니다.

여기서 짚어봐야 할 점은, 일본과 그리 입장이 다르지 않은 한국은? 일본의 장르소설이 요즘 왜 이렇게 인기인가,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습니까. 하여간 들여다 볼수록 문제는 복잡해지기 시작하죠.

 

여하간 저는 고진의 발언이, 굉장히 (일본 가부장적 권위의식이 짙게 배인) 엘리트주의적인 선언이며, 시스템과 형태가 본질을 좌우한다는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입장은, 문학이 법을 만드는 데 기여는 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법이 되어서도, 무사나 시녀가 되어서도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일본의 개인화 문화처럼, 일본의 사소설, 장르소설의 활성화는 그러한 과도한 요구의 반대급부로 파생된 건 아닌가 문득 그런 생각도 드네요.

고진이 어떤 철학적 기반으로 문학을 상정했는지 추적하진 못한 채 이러한 발언을 하는 것은 우려스럽지만, 이 포스트에서 거론된 것을 놓고 말씀드리면 고진은 '문학'과 '문학성(질)'에 대한 걸 너무 하나로 뭉텅 그려 일반화 한 거 아닌가 싶습니다. 밥이 없으니 밥그릇이 아니라는 논리.

 

맨 앞에 고진에 반기를 든 문학평론가의 발언을 너무 짧게 가져오셔서 논의하기 좀 그런데요. 그 문장의 맥락상으로는 문학에 대한 막연한 "믿음"이 좀 걸립니다. 그분이 '무엇이', '어떻게'에 대한 확실한 근거나 단초를 제시하셨나요?

 

제 요지는,
겉으로 드러난 "문학부", "사회성"의 쇠퇴 같은 외부적 탐지가 '문학성(질)'까지 착복해 문학 전체를 평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발표 당시에는 몇몇에게만 알려진 '카프카'가 왜 지금 이렇게 신화가 되었는가.
거기서 우린 문학의 힘을 볼 수 있었고, 그렇기에 문학은 예측하기 힘든 최종적 발화점일 겁니다. 불길이 나타나기 전에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죠. 불이 지금 안 난다고 해서 불 자체가 없는 게 아니듯.
그렇기에 마지막까지 단 하나라도 문학이 남는다면, 그 힘은 결코 사라질 수 없는 것일 겁니다. 인류가 모두 사라지지 않는 한.

 


 

*

무거운 주제인데, 이러다 논문 쓰겠어서 갈무리...

이 생각은 지금의 제 단상으로 여기 둡니다.

가라타니 고진 『근대 문학의 종언』을 진지하게 읽은 뒤 반드시 재고하겠습니다.

아아, 갈 길이 태산....

 

 

 

ㅡAgalma

※ 댓글이 너무 길어져서 내 서재에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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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03 17: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4-03 1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마귀다"(p121)

"난 미쳤어"

-나는 미치광이이다. 내가 특이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관례적인 것의 조잡한 속임수), 모든 사회성(sociabilité)으로부터 차단되었기 때문에 그러하다. 타인들이 항상 그 무엇의 행동대원이라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아무것도 아닌 것의 병사인 나는 내 광기에서조차도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사회화하지 않는다"(je ne socialisepas)(마치 우리가 누군가에 대해 상징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처럼).(p177)

 

 

- 롤랑 바르트 『사랑의 단상』

 

§

바르트, 당신은 "네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미치는 거라고 했지.

맞아, 음악에 대한 사랑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난 계속 미치는 거야. 이 사랑은 언제나 날 거두어 주는데, 어떻게 변할 수 있겠어. 그녀는 온갖 모습으로 내게 나타나지. 락, 포스트 락, 일렉트로닉, 트랜스, 고딕 메탈, 샹송, 칸초네, 레게, 누에바 칸시온, 탱고, 삼바, 쿨 재즈, 비밥, 빅밴드, 클래식, 샤미센, 가요, 판소리 …… 그녀는 언제나 나를 정신 못 차리게 해.

 

오늘은 재즈야! 와하하하하하하.

 

 

 

 

빗속에 그녀를 만나러 가는 건 얼마나 낭만적인 일인가. 내 두근거림처럼 천둥도 치고 말이야! 난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읽고 있었어. 그는 155년 전부터 내 맘을 알고 있었더군. 바르트, 당신은 날 미쳤다고 말하고 있지만, 밀은 내게 자유주의자라고 말하고 있었어. 관습과 도덕률에 얽매이지 말고, 남과 하나가 되려는 몰개성에 빠지지 말라고. 상대를 비판하고 존중하는 만큼, 나 자신을 반성하고 추구하면 되는 거라고, 책을 통해 나를 따스하게 바라봐주더군.

 

아아, 도착하자마자 급하게 에스프레소를 마셨지. 커피 머신이 3개나 돼서 나는 시골뜨기 같은 기분으로 뭘 작동시켜야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걸까, 잠시 고민했었어. 아무 버튼이나 눌렀어. 다들 쭈삣쭈삣 서서 커피를 마셨지. 뭐든 어때. 곧 음악이 시작될 텐데! 그녀를 만날 텐데!

 

불이 곧 꺼졌어. 그리고 나처럼 그녀에게 빠지고 싶어서 조바심 가득한 사람들과 함께 어둠 속에서 그녀를 만나게 된 거야.

아, 당신도 이 곡을, 불을 끄고 천둥과 빗소리와 함께 같이 들었어야 했는데!

 

Miles Davis(with Palle Mikkelborg) / White [Aura](1985)

https://www.youtube.com/watch?v=xgYp9Pc1ptc 

(소스 코드를 막아놔서 이 곡을 들으려면 우린 광고를 좀 봐야 돼. 어쩌겠어. 여긴 자본주의 천국이라서 말야.)

 

하여간 들었어? 들었어? 들었어? 중간에 오보에 소리가 나와. 난 깜짝 놀랐어. 재즈에서 오보에가 나오는 게 흔한 일이 아니니까 말야. 바깥의 천둥소리는 지금 장난하는 거 아니라고 말해주고 있었지.

아아, 그녀는 정말 사람 안달 나게 해!

난 미친 듯이(이미 미쳤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적어내려 갔어. 그녀는 언제든지 달아나려 한다는 걸 수십 년간 경험해 왔으니까.

 

 

 

 

Miles Davis Quintet / My Funny Valentine

어둠 속에서 자장가가 아니라 천둥소리와 함께 옥신각신하는 그녀들. 정말 그건 다 환상 같았어.

 

 

 

Miles Davis - Call It Anything (Miles Electric)

드랙퀸 같았지. 새까만 피부와 새빨간 가죽 재킷을 입은 마일즈 데이비스는 곧 날아갈 새 같더군. 그의 은사였던 버드(Charlie "Bird" Parker) 만큼이나 탁한 눈을 한 채.

아하하하, 지금은 카메라 플래시조차 병적으로 싫어하는 우리의 예민한 키스 자렛이, 그 옛날 저기서는 얼뜨기처럼 머리를 흔들어대며 건반을 두드려대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웃었던지. 그도 그때는 물불 안 가리고 사랑을 하던 청년이었던 거야!

누가 뭐라고 부르든 상관않는("Call It Anything!"), 오, 우리의 돌아오지 않을 히피 시대여!

 

 

 

 

 

 

 

내 애타는 사랑이 불쌍하게 보였는지, 응원하고 싶었는지 CD를 선물로 주더군. 내가 어제 저녁에 듣고 있던 그 [Kind of Blue]말야!!! 미국에서 매 주 5000장씩 팔려나간다는 음반이지. 난 공짜 사랑은 원하지 않았어! 수중의 돈을 탈탈 털어 마일즈 데이비스 평전을 샀어. 그녀에 대한 정보도 어차피 늘 충분치 않았으니까. 모자란 돈 5000원은 무통장입금으로 넣어드린다고 했어. 난 사랑에 미쳐 있는 거지, 남의 돈 떼먹는 사람은 아니라고 당당히 말했지! 케루악이나 버로스였으면 얼렁뚱땅 시치미뗐을 수도 있겠지만ㅎ 풋내기라고 비웃으라지, 아무렴! 아무렴!

아, 어서 돈 부치고 마일즈 데이비스 책 봐야지!

 

 

마일즈 데이비스 음악감상회 Time Table : 처음엔 깨끗했는데, 끝나고 나니 온통 저렇게 돼 버렸어. 뒷면까진 보여주지 않을께. 

 

(옮긴이(김현준 재즈 평론가) 말 中)

"마일즈 데이비스는 무대 위에 무릎을 꿇은 채 날카로운 단검을 들어 자신의 육부를 아낌없이 도려낸다. 테너 색소포니스트 조지 콜먼이 이를 받아 들고 능청스러운 살풀이를 추어댄다. 마일즈의 손에 들렸던 단검이 피아니스트 허비 행콕에게 전해지고, 베이시스트 론 카터가 주머니에서 새하얀 손수건을 꺼내 허비 행콕에게 건넨다. 허비 행콕은 마일즈의 단검을 성스러운 손짓으로 곱게 닦아 다시 칼집에 집어넣는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드러머 토니 윌리엄스가 진지한 표정으로 캠코더에 담고 있었다. 연주가 끝난 뒤, 토니 윌리엄스는 메모지를 하나 꺼내 캠코더에서 뽑아든 녹화 테이프에 다음과 같은 제목을 써 붙였다 - 어떤 외로움에 대한 보고서." (p9)

 

   -- 김현준씨는 자신이 번역해서가 아니라, 존 스웨드가 쓴 이 책이 마일즈 데이비스에 대해 쓴 최고의 평전이고, 마일즈 데이비스가 함께 살아온  재즈의 역사라고도 했어.

 

(서주 中) 

"인생을 이야기할 때 문제 되는 것은 결코 정형화되어 있지 않고 이해할 수 없는 유동성으로 가득하다는 점이다.(소설가 마틴 에이미스)" (p15)

"행동을 통해 마음을 읽는다는 것이 어찌 만만한 일이겠는가. 평전을 집필하는 데 있어, 빈 공간을 충실히 메워야 하고 이야기 구성을 탄탄하게 만들어야 하며 충분한 동기와 명확한 가치까지 부여해야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이런 상황이 집필자를 소설가로 만들어버리기 일쑤다." (p16)

 

ps)

막 파리에서 왔다는 친구는, 그! 미셸 슈나이더(굴드! 슈만!에 미쳐있던 친구 말야)를 인터뷰하고 왔다는 거야!!! 물어볼 게 너무 많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어. 그는 또 어떻게 미쳐 있는지 정말 궁금했어! 자신의 러브레터를 곧 공개할 거라고 찡긋 윙크를 해 주더군.  

우리는 각자의 사랑을 싣고 그렇게 헤어졌어. 비가 사랑처럼 계속 내려. 내일이 두려워. 이 사랑이 또 다른 걸로 변할까봐.

또 편지 쓸께. 거기서는 무슨 음악 들어?

암튼, 당신 답장은 없는 거 알아.

 

ps2)

생각해보니, 나 저녁도 안 먹고 편지 썼어!

 

 

 

From 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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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04-03 06: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달달한 연서 보기 좋군요. 그리고 마을즈 데이비스 연주가 좋군요. 갑자기 프렌치커넥션이란 영화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AgalmA 2015-04-04 02:20   좋아요 0 | URL
미치광이로만 안 보여서 다행입니다; 저는 마일즈 데이비스 후기 음악들만 접하고 그 불협들이 안 맞아서(너무 철없던 시절이기도 하고ㅋ, 음반을 사야 감상이 되던 시절이였던 지라) 집어던졌다가 미련 때문에 계속 찔끔찔끔 듣고 있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랑데뷰 한 듯^^ 프렌치커넥션 좋죠. 저도 가끔 다시 보고 싶어지는 영화입니다. 트럼펫 관악기들 소리 한참 들으니 저는 Last Tango In Paris가 보고 싶어 졌습니다.

cocomi 2015-04-03 0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것도 찾아 들었어요. 아갈마님 덕분에 좋은 음악 잘 들었어요. 내친 김에 키스자렛솔로연주까지.. 감사해요.^^

AgalmA 2015-04-03 11:05   좋아요 0 | URL
키스 자렛 저도 트리오 보다 솔로일 때가 더 좋더군요. 도움이 돼서 기뻐요 :)

돌궐 2015-04-03 07: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음악도 째즈, Agalma님 글도 째즈 같아요.^^

AgalmA 2015-04-03 11:06   좋아요 0 | URL
돌궐님께 재즈적 흥겨움을 드렸다니 성공! 저도 그걸 바랐어요ㅎ

수이 2015-04-03 0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뭡니까_ 가슴이 촉촉해지고 말았습니다. 아침 댓바람부터_

AgalmA 2015-04-03 12:21   좋아요 0 | URL
어제 혼자 갔잖습니까. 혼자라서 더 절절하고, 혼자라서 아쉬워하면서(이 좋은 걸 나눌 수도 있었는데!)...누가 같이 갔으면, 사실 이 정도로 미치게 빠져들 지도 않았을 테지만요ㅎ
누군가와 같이 갔다면, 앞으론 절 안보고 싶어졌을지도 모르죠. 혼자 무언가를 잔뜩 행하고 있는, 이 인간은 뭔가....하면서;

네오 2015-04-03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녀가 누구닙까?

AgalmA 2015-04-03 13:42   좋아요 0 | URL
내 사랑, 음악이죠 :)
영화와 음악 중 누굴 택할래? 하면 저는 음악을 택할 겁니다.
음악과 책 중 누굴 택할래? 하면 저는 음악을 택할 겁니다.
무인도에 단 하나만 가져가라면 음악을 택할 겁니다.
시와 음악 중 누굴 택할래? 하면 저는 그 질문은 좀 잘못된 거라고 말할 겁니다. 그건 그녀의 다른 모습들일 뿐이라고.

그런데, 왜 나는 러브레터를 롤랑 바르트에게 쓰고 있는 것일까요...

만병통치약 2015-04-03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galma 님이 선곡해 주시는 음악은 항상 감미롭죠. 1964년 미국에서 흑인 재즈밴드가 음악을 연주시작하고 끝낼때 정장입은 백인들이 기립해서 박수를 보내는 모습이 인상깊네요. 그리고 히피축제도 대부분 백인 젊은이네요?

AgalmA 2015-04-03 14:53   좋아요 0 | URL
60~70년대까지도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아직 백인 주류권이어서 그랬던 거 같아요. 그당시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얼마나 절실히 싸웠던가 생각해보면 알만하죠.
당시까지도 재즈클럽의 유명 재즈 흑인 뮤지션들(루이 암스트롱 조차도;) 욕을 많이 먹었죠. 백인들 무대의 꼭두각시짓이라고... 마일즈 데이비스는 그런 걸 비웃어주며 잘난 체 하는 센스~ㅎ

제 선곡에 대해선...음, 사람들이 저를 좀 어려워하는 것과 달리 제가 좀 엄청난 로맨티스트인가봐요ㅎㅎ!!! 헌데 이렇게 연애편지나 쓰는 찌질한;;;

곰곰생각하는발 2015-04-03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뜬금없는 질문입니다만. 책 아래 깔린 편지지 같은 종이`는 뭔가요 ? 보니까 라캉 그려져 있고, 공식도 그거 라캉 공식 같은데 그렇게 인쇄된 공책이 있는 겁니까 ?

AgalmA 2015-04-03 17:09   좋아요 0 | URL
예리하신데요. 영상자료원에서 [정신분석학으로 풀어읽는 영화] 프로그램 포스터 받아온 거요.ㅎㅎ 영화 보고 관련 연구자들이 GV식으로 강의하던 뭐 그런 거였어요. 몇 편 못 봐서 좀 아쉬웠죠.
보고 싶은 영화는 항상 있는데, 상암동 가는 것이 어찌나 귀찮은지ㅎㅎ
 
Miles Davis - Kind Of Blue - Mid Price 재발매
마일스 데이비스 (Miles Davis) 연주 / 소니뮤직(SonyMusic)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우중충한 날 듣기 딱! 어디든 어울리는 음악. 버려진 슬리퍼, 찢어진 파라솔이 혼자 펄럭이는 피서철 끝난 바닷가여도 좋겠지. 지참품으론 로맹가리 소설 or 까뮈 산문이 좋겠다. 반드시 심각한 걸로 엄선해서. 약간의 허세는 눈감아주기. 나혼자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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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 2015-04-02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가 들었는지 비가 오는데도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먼저 드네요 풍년가를 틀어야 할 것 같아요 ㅋㅋ

AgalmA 2015-04-03 01:56   좋아요 0 | URL
만병통치약님은 언제나 빵~ 터트리게 하는 재주가 있으시다니까요ㅋㅋㅋ

2015-04-02 2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4-03 0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워멜츠 - Twenties = Love [디지팩]
아워멜츠 (Hourmelts) 노래 / Beatball(비트볼뮤직) / 2007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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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지콰이+하바드(Harvard)~ 시부야케이 아기자기한 흥겨움과 삼바, 보사노바, 라운지 등 다양하게 섞고 있다. 주목되는 국내 일렉트로닉 재즈 혼성듀오(박성규, 허소영) 큰 호응이 없는 게 안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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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omi 2015-04-02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하바드 좋아하는데 클래지콰이랑 콜라보 한 거예요? 지금 들어보러 가요~~ 휘리릭

AgalmA 2015-04-02 18:35   좋아요 0 | URL
아뇨...음악 성향이 그렇다고요^^. 클래지콰이 좋아하셨다면, 분명 좋아하실 겁니다~

cocomi 2015-04-02 18: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아니구나;; 그런 느낌이라는 거죠? 지금 듣고 있는데 정말 그러네요. 클래지콰이 보다 허밍어반스테레오나 판타스틱플라스틱 머신에 다 가까운 것 같아요.

AgalmA 2015-04-02 18:42   좋아요 0 | URL
네. 여성보컬 느낌이 말씀하신 쪽에 더 가깝기도 하죠. 그쪽이 원래 두루두루 비슷한 듯

cocomi 2015-04-02 1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좋은 노래 잘 들었습니다^^
 

 

 

 

 

 

 

§

이 작품은 Jan Saudek <This Stars is Mine>입니다. 볼 때마다 매번 감상점이 바뀌어서 즐겁습니다

처음엔 소녀”, 어느 날엔 밤하늘을 오래오래 바라보았고,

어느 날은 “어둠 속에 누워있는 바닥의 인형”(소녀가 가리키는 별 바로 직각아래)…….

미학에서 빠질 수 없는 삼각구도를 잘 활용했다! 라고 마무리 짓고 끝낼 수 없는 작품이죠.

, 오늘은 소녀가 앉아 있는 모피의 질감에 눈이 가네요.

그렇습니다.

마치 타로점처럼 뚜렷이 보입니다.

 

 

 

 

※ Jan Saudek(체코, 1935~)의 사진전이 2012년, 2013년에 있었습니다.

    2012년 첫 사진전은 정말 오래 희망해 오던 사진전이었고, 사진촬영도 가능했는데, 사진을 거지같이 찍어서 저를 죽이고 싶었던 기억이 새롭네요. 아하하-ㅋㅜ)o~~~~~

 

   Jan Saudek 사진집이 국내판으로 소개된 게 하나도 없어서 좀 섭섭합니다. 우리나라 정서상 너무 선정적으로만 비춰질 수도 있을 걸 우려해 19세 이상 판매해야 하는 등의 제약도 있어서 그럴 거라고 짐작합니다. 일단 사진집 수요층도 없고^^;

  Jan Saudek의 에로틱의 극치들을 다수 올리기 좀 그래서 아래 주소를 남깁니다.

 

https://www.google.co.kr/search?q=Jan+Saudek&newwindow=1&hl=ko&rlz=1T4MXGB_koKR524KR525&tbm=isch&oq=&gs_l=

 

 

 

 

 

  같은 체코 태생인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그대로 인생으로 산 사람이 또 얀 샤우덱이 되겠습니다. 얀 샤우덱은 유대인이라 나치 점령기 때 수난을 겪었고, 이후 구 소련군의 침공을 당한 프라하에 거주하며 감시 하에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정치적 · 경제적 여러가지 상황으로 인해 그의 사진 작업에 그의 지인들, 연인, 가족들이 그토록 많이 등장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내 ·외부적 억눌림이 그의 사진 작업에 '본능', '욕망' 등으로 표현되는 것이기도 할 테고요.

 

 

 

 

 

 

 

 

 

 

 

 

 

 

 

 ▒  2012 Jan Saudek 사진전 ▒

 

 

詩가 레이스처럼 사진들에게 인도하고

 

 

 

 

무수한 사진의 窓들이 열립니다.

 

 

 

 

 

 

누군가는 죽었지만, 사진 속에서 영원히 살아있을 뮤즈들.

 

 

 

 

 

 

의자도 그의 작품.

얀 사우덱은 오브제를 만들어 자주 사진에 반영합니다

그림도 전공했었기에 인화된 사진에 채색을 하는 작업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래서 그의 사진 색감이 한편의 회화처럼 오묘한 색감을 발하죠.

 

 

 

 

 

 

얀 샤우덱이 찍었던  박혜경씨 5집 앨범 속 의자가 전시장에 있는 저 의자입니다.

얀 샤우덱 사진의 트레이드 마크인

벽 특유의 색감과 질감, 피사체들마다 신게 하던 줄무늬 스타킹 하며 완벽한 얀 샤우덱표 사진. 

 

 

 

 

제가 허접하게 찍은; 멋진 사진들도 보았고, 이제 본격 음악 감상에 들어가 볼까요?

 

 

 

 

 

 

 

 

▒ 불가피한 슬랩스틱 17 ▒

 

 

 

Stéphane Pompougnac [Hotel Costes Vol. 6] (2003)

Stephane Pompougnac / Morenito (feat. Clementine, Bossa Mix)

 

 

-- 이 곡은  Stephane Pompougnac이 1999년 자신의 리믹스 음반에 처음 선보인 후

꾸준히 다른 버전의 리믹스도 선보이고 있죠.

라운지 음악은 한번 뜨면 리믹스로 또 음반내고 두고두고 우려 먹으니,

타 장르 뮤지션들은 너무 부러울 듯ㅎ

이 곡의 feat. Clementine은 단독 공연으로 내한하기도 했지요.

Clementine은 광고 음악에 자주 등장하는 목소리라서 익숙하실 수도.

 

 

 

 

 

 

 

 

Stéphane Pompougnac [Hotel Costes Vol. 3] (2000)

Shirley Bassey  / Where Do I Begin (Away Team Mix)

 

 

-- 이 곡은 이 음반 외에도 리믹스 컴필레이션 음반에  굉장히 많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언젠가 우리나라 TV 광고곡으로도 쓰였던 것도 같은데....

 

 

 

 

 

 

 

 

  

 

    -- Shirley Bassey는 007 영화 중 [골드핑거](1964), [다이아몬드는 영원히](1971), [문레이커](1979) 세편의 영화 주제곡을 불렀는데요. 이 곡들도 Shirley Bassey 리믹스 음반버전으로 들으니 또 새롭~

 

 

 

 

 

 

 

 

Stéphane Pompougnac [Hotel Costes Vol. 9] (2006)

 Jehro / All I Want 

 

 

-- 원곡은 그의 첫 음반 [Jehro]에 수록 ~~

지로(Jehro)는 프랑스 뮤지션인데,

같은 국적의 유명 뮤지션 벤자민 비올레(Benjamin Biolay)와

견줄만한 섹시한 외모와 보컬이 아주 인상적이죠.

 

 

 

 

 

 

 

 

 

 

 

 

Saint Binary [Milim] (EP 명음레코드 1999)

 Saint Binary /Shadows (feat. 박혜경 Hye-Kyung Park) 

 

 

 

 

-- 샤우덱의 박혜경씨 사진 때문에 가져온 건 아니고, 우연히 선곡하다가 둘이 만나게 되었네요.

이럴 때 우리는 정말 비슷한 세계 속에서 서로를 모른 채 무한히 공유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돼요.

Saint Binary는 우리나라 일렉트로닉 씬 초창기 때 제가 관심가진 뮤지션이었는데,

버클리 유학까지 갔다와 개인작업 대신 광고 음악이나, 작곡 쪽으로 빠져서 좀 아쉬운 뮤지션.

 

 

 

 

 

"이곡은 96년경에 만들어진 곡이다. 개인적으로는 처음으로 드럼 앤 베이스 곡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Shadows>다. 보컬이 들어간 드럼 앤 베이스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Shadows>보컬과 어울리는 틀을 찾으려고 노력한 결과물이다.

어느날 갑자기 자신의 모든 것에 대한 실망이 오는 순간이 있다.

그런 자신에 대한 실망을 희망적으로 해석하고 어떤 것을 고치자라는 마음
을 먹는 것이 아니라, '이대로 고립되자', '없어져 버리자'라는 생각들이다.
아주 개인적인 감상이다."

 

-- 원맨밴드 Saint Binary(본명:김택수)의 [HOT MUSIC](1999)에서 <Shadows>에 대한 인터뷰

 

 

 

 

 

 

 

 

 아침(Achime) [거짓말꽃] (EP, 2008, 품절)

아침(Achime) / 딱 중간

 

 

 

제가 좋아하는 인디밴드라 선곡~

우리나라 인디밴드들도 많이 좀 사랑해 주세요.

 

앞으로도 쭈욱 잘 자라 다오!

풋풋한 그 모습 잃지 말라구, 친구들!

 

 

 

 

 

 

▒ 가사 ▒

 

하루는 길어

우리가 생각 하는 것 보다 길어

하지만 하루 안에 무언가를 하긴 힘들어

이상해

 

용서받지 못하는 사람과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 중

누가 더 나쁜 사람인걸까

알 수가 없어

알 수가 없어

 

변하지 못하는 것과

변하는 것 중

어느 쪽을 따라가야 해

나는 어느 쪽에 서 있는 걸까

어느 쪽에 서야만 할까

 

왼쪽과 오른쪽을 가끔 헷갈리는 바람에 혼이 나

면허증 사진을 볼 때마다 딴 사람 같아

이상해

 

명절 때 가족들을 만나게 되는 게 무서워

괜찮아 다음에 잘 하면 되지 라는 소리를

듣는 게 무서워

 

변하지 못하는 것과

변하는 것 중

어느 쪽을 따라가야 해

나는 어느 쪽에 서 있는 걸까

어느 쪽에 서야만 할까

 

아직까진 중간인 상태로 있는게 중요해

 

세상은 생각보다 좁아

우연히 널 만날만큼

세상을 이상하고 생각하면 할수록

내가 이상해져

 

변하지 못하는 것과

변하는 것 중

어느 쪽을 따라가야 해

나는 어느 쪽에 서 있는 걸까

어느 쪽에 서야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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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4-02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끝났다. 쓰다가 한 번 날아가서 고생 많았다능!

2015-04-02 15: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4-02 16: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5-04-02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샤우덱 사진 아름답네요!

AgalmA 2015-04-02 17:08   좋아요 0 | URL
네^^ 몽환적인 느낌을 이처럼 사실적으로 보여주기도 힘들죠.

cyrus 2015-04-02 1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갈마님, 죄송합니다. 음악은 안 듣고 사진만 봤습니다. 처음에 나오는 사진 한 장 때문에 후방에 사람들이 있는지 살펴봤어요.. ㅋㅋㅋ 전 분명 예술 사진을 보는 건데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는 스마트폰으로 야한 사진을 보는 변태로 볼 수 있으니까요. 사진이 마치 발튀스의 그림 같습니다. 발튀스의 그림도 어두운 배경에 벌거벗은 소녀들이 나오거든요.

AgalmA 2015-04-02 18:38   좋아요 0 | URL
ㅋㅋ 그럴 거 같아서 사진을 많이 안 올렸어요. 저도 사진 많이 올리면 무슨 성애자처럼 보일까봐서ㅋ; 네, 발튀스 그림도 인상적인 게 많죠. 예술에서 역시 에로틱은 빠질 수 없는 정신이며 물감인 듯...

만병통치약 2015-04-02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체적인 글에서 왜 들뢰즈와 프란시스 베이컨이 생각나죠? 그림도 그렇고 음악도 그러고요. (참고로 전 들뢰즈와 베이컨은 이름만 압니다 ㅋㅋ 음악은 절벽이고요)

AgalmA 2015-04-03 02:00   좋아요 0 | URL
들뢰즈 [감각의 논리]를 제가 읽어보았는데, 말씀하신 부분을 짐작하여 찾기엔 읽은 지가 너무 오래 되었나 봅니다ㅎ;
걱정마세요, 절벽에서 뛰어내리라고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제가 뛰어 내리기도 바쁘거든요.ㅎㅎ

네오 2015-04-02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hirley Bassey - Where Do I Begin,,2009년 한가인이 나오는 하우젠 배경음악요,,https://www.youtube.com/watch?v=-x7oGde_h8E

AgalmA 2015-04-03 02:01   좋아요 0 | URL
네오님은 도대체 모르시는 게 뭡니까? (아냐, 가끔 이상한 거 못 느끼시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