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중국, 중국인 이야기 - 비행기에서 끝내는
정광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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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대하며, 얼마전에 다른 책 하나를 통해서, 얼마만큼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중국과 중국인에 대해서 내가 얼마나 착각하며 살고 있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던 시간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학생시절부터 한자를 배우고, 한시를 배웠던 짧은 풍월과 삼국지나 수호지 정도는 읽었고, 때론 논어나 노자의 도덕경 같은 책을 손에 잡기도 했었다는 기억, 그리고 지도상으로 황해를 건너면 바로 맞닿아 있고, 우리 역사속에서 한시도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나라가 중국인지라 나도 모르게 가깝고 친근하고 잘 알고 있으려니 하는 착각을 하고 산 것이지요. 하지만 당시 그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살아 숨쉬고 있는 현재의 중국에 대해서는 거의 문외한에 가깝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신문이나 해외 뉴스에서 대하던 몇가지 사실을 제외한다면 현재를 살아가는 그들의 삶의 속살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지요. 그러한 경험때문에 이 책에 대한 관심이 유난히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가깝게만 느꼈던 그 나라를 정말로 조금더 가까이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말입니다.

 '비행기에서 끝내는....'이라는 부제에 어울리게 책의 크기가 손에 딱 잡히고, 가방의 어느 구석에라도 쑤셔 넣으면 들어갈 만한 정도입니다. 옷의 주머니속으로도 쏙 들어갈만한 크기지요-하지만 그런 사이즈라서 비행기안에서가 아닌 집에서 펴들고 읽다보면 손에 쥐가 나기도 하더군요^^-. 저자는 중국에 대한 다양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와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역사와 전통의 다섯가지 분야로 크게 나누어 중국이라는 나라와 중국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저자의 이야기 중, 중화 민족주의에 대한 부분에서는 우리와 마찰을 빚고 있는 동북공정에 대한 저들의 더 근본적인 노림수(?)를 들여다 볼 수도 있고, 칭짱철로나 소수민족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는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티베트의 독립시위에 대한 깊이 있는 시각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경제성장의 명과 암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을 볼 수도 있고, 경제성장에 따른 사회의 변화상, 경제정책의  변화와 베이징 올림픽의 의미에 대한 재조명, 그들만이 가지는 문화적 특성과 한류의 의미,새롭게 살아나서 하나의 유행이 되어가는 그들의 역사와 전통 등 우리가 밖에서는 쉽게 대하거나 생각하지 못한 것들도 꼼꼼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세밀한 것 하나하나에 대한 이해라는 것은 결국 실제적인 경험을 통해서 쌓이는 것이겠기에, 책 속의 이야기만 가지고 부족함이 많겠지만,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와 다양한 특성을 몇가지 틀에 의해서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그러한 주제들에 대해서 저자의 통찰력과 경험을 곁들인 글을 통해서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그만큼 넓혀 주었다는 면에 있어서는 참 반가운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실제적인 여행이나 출장을 위한 목적에서였든, 단순히 좀 더 알기 위한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었든지 말입니다.

  실제적인 목적에서 이 책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책말미에 있는 부록 '출장자나 여행자를 위한 중국상식' 부분이 책의 내용들보다는 훨씬 실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바른 인사말이나 예의를 갖추는 존대나 겸양의 표현, 거리의 간판을 읽고 우리식의 의미로 이해하기 위한 설명, 쇼핑이나 화폐, 숫자관념에 대한 설명,중국인의 금기문화와 음주문화, 안전을 위한 Tip 등은 간단하지만 실제적인 조언을 담고 있고 -직접 활용한 적이 없어 책을 읽고 느끼는 순전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만^^-, 그런 실전에 응용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좀더 길게 많이 써 주었으면 좋았을 걸하는 아쉬움마저 느끼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록의 실제적인 용도를 조금만 뒤로 한다고 하더라도, 책의 주메뉴도 중국과 중국인을 생생하게 알고 이해하는데 훌륭한 도움을 주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마치 그들과 좀더 오래전부터 함께 살아온 듯한 느낌-그것이 또다시 착각일지라도^^-이 드는, 그리고 그들을 조금 더 알게 된 것으로 마음이 흡족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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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가게
사회연대은행 무지개가게 사람들 지음 / 갤리온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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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하고 고단한 인생살이에 대한 이야기지만 읽는 내내 많이 슬프다거나 고통스럽다는 느낌은 별로 없었습니다. 참으로 기구하고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고통들을 용케 감내하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 그들이 말하는 삶의 고통스러웠던 순간이 아득한 꿈속의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스무명이 쓴 스무개의 이야기 속에는 한결같이 절망스런 인생의 모습이 담겨 있지만, 그 이야기들 속에는 절망이나 포기라는 또는 어두움이라는 단어가 잠시도 배겨나지 못하고 이내 멀리 내동댕이 침을 당하고 있습니다. 누구하나 타인을 원망하지 아니하고, 자신을 수렁에 빠뜨린 이를 저주하지 아니하고 자신들만의 소망을 부여잡고 희망을 싹틔운 이야기 속에 피어난 무지개의 힘이라고 할까요......

 작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그라민 은행의 무하마드 야누스 총재에 의해서 마이크로 크레디트 운동에 대한 내용이 우리 사회에도 많이 전해졌습니다. 조금만 믿고 도움을 주면 거뜬히 일어설 수 있는 많은 가난한 이들에게 기존의 제도권의 은행의 시각이 아닌 담보할 것이 없는 가난한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준다는 의미에서 파격적이기도 했고 세상을 건강하게 바꾸는  진정한 거인의 발걸음이라는 생각을 하였던 기억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내 안에는 기존의 경제 관념들이 또아리를 틀고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네요..... '무지개 가게'는 바로 우리나라에서 마이크로 크레디트 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사회연대은행이라고 합니다. '희망을 담보로 기회를 빌려주는 은행' 그리고 '성공과 보람, 그리고 나눔을 이자로 받는 은행', 대출 자격 조건은 충분한 담보나 보증인이 아닌 '가난할수록 우대받지만 자립의지가 강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에는 돈을 빌려 부를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생을 다시 찾고 희망을 만들고 새로운 꿈을 이루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믿음으로 대출받은 종자돈을 기반으로 세상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삶은 가치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러한 희망과 가치는 작은 믿음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고백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삶에는 그늘보다 햇살이 비치는 곳이 많습니다',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멋진 사람입니다', '삶은 단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가 가진 모든 것이었습니다', '거창한 이유는 없습니다. 인생은 살아야 하는 것이니까요' '백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해낼 겁니다', '최악의 상황이야말로 포기해서는 안 되는 때잖아요', '미친 놈 소리를 듣더라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 오늘도 부지런히 일합니다' '언제나 우리는 삶의 한 복판에 있잖아요'..... 모진 삶의 고통을 감당하였던 이들, 그리고 이제는 사회연대은행의 도움으로 삶에 무지개를 피우고 있는 이들의 자신들의 삶에 대한 건강한 고백입니다. 아마도 이들 대부분은 무지개 가게의 도움이 없었다면 숨겨진 능력과 의지는 있었지만 가난속에서 빚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빚을 갚느라 죽도록 노동하며 절망적인 삶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무지개 은행을 통해 다른 어떤 거창한 은행의 고객보다도 더 씩씩하고 희망찬 기적같은 인생을 만들어 낸 이들의 이야기는 유누스 총재가 그라민 은행을 설립하며 했다는 말을 몇번이고 곱씹게 만듭니다.

 "돈이 가장 필요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돈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왜 은행들은 부자들에게는 쉽게 돈을 빌려 주고, 정작 가난한 사람들은 외면할까요?"

 믿음의 씨앗을 뿌리고, 작지만 따스한 손길 속에서 건강하게 피어나는 무지개를 보면서, 내가 건강해지고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고 부유해진다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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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시계 놀이책 토마스와 친구들 9
아동문학 편집부 엮음 / 아동문학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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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가 세상에 나서 자라면서 여러가지 것들로 부모의 마음을 기쁘게 하지요. 모든 부모에게 아이들이 처음에는 손발을 꼼지락거리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귀엽고, 나중에는 눈을 깜빡이는 모습이, 그리고 조금 지나서는 옹알이를 하고, 뒤집고, 기고, 서고 하는 모습 하나하나가 모두 감동의 연속일 거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신체의 자람과는 다른 면에서의 감동스런 장면을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도 '엄마' 또는 '아빠'라는 말을 또렷이 할 때, 수개념이 생겨 숫자놀이를 할 때, 글자들을 또박또박 정확히 읽어낼 때, 그리고 또 한가지는 이 책과 관계된 기억인데 바로 시계를 보고 시간을 정확히 알아낼 수 있을 때 등이 아닐까 합니다. 분명 아이가 신체적으로 자라는 것과 함께 마음과 정신이 함께 자라고 있다는 기쁨을 주는 시간이지요.

 이번에는 토마스와 친구들이 책에 시계를 달고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보니 우리 아이들과 시계놀이를 하고 싶은가 봅니다. 7시에 일찍 일어난 토마스와 퍼시가 역에 나타났습니다. 일찍 일어났지만 하루 일과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눈빛이 초롱초롱하네요- 이렇게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책속의 시계를 7시에 맞추고 보여주면 되겠네요-. 이번에는 8시, 사장님이 아침 식사를 마치고 일을 시작하는 시간입니다. 9시가 되면 토마스가 승객들을 기다리면  제임스와 수다를 떨고 있습니다..... 이렇게 매시간마다 토마스와 친구들이 하루 일과를 성실하게 마치고 저녁 7시 차고로 돌아올 때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꼭 시계를 제대로 돌려서 아이들에게 시간이란 개념과 시계를 보는 방법을 은연중에 알려 주는 것이겠지요. 

 처음 이 책을 보면서, 작년까지만 해도 시계의 긴바늘(분침)을 헷갈려하던 아들이 생각났습니다. 다른 분야에 비해 유독 시계보는 것에 대해서 어려워하였던지라, 이 책을 읽고나서 슬쩍 놀릴 겸 시침과 분침을 돌려 시간을 말하라고 하였더니, 어이없어 하는 표정입니다. 이젠 그럴 나이가 지났다는 것이겠지요. 그래도 작년 기억을 떠올려주며 한번 읽어보랬더니, 틀리지 않고 거침없이 시간을 읽어내네요. 분명 작년까지만 해도 바늘달린 시계보다는 숫자가 나오는 시계가 좋다고 우겨대더니.....

 책을 보면 볼수록 참 깜찍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계놀이라는 목적이 있는 만큼 딱딱할 수도 있는데, 토마스와 친구들의 일과를 통해서 아주 자연스럽게 하루의 시간시간을 익히게 해주고 있고, 선명한 일러스트도 마음에 들구요. 아이들도 부모와 함께 이 책을 읽는 동안은 자신이 시계보는 공부를 하고 있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겠지요.^^ 그냥 책제목처럼 재미있는 놀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러니 아이를 사랑하시는 많은 부모님들 부디 아이가 중간에 시간을 좀 틀리더라도 강요하시지 마시고 재미있게 노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그리 재미있는 시간 반복하다보면 오늘 모르던 개념을 내일은 분명 깨우칠 것이고, 설령 내일 모른다고 하더라도 우리집 아들처럼 어느 순간 때맞춰 알아야 할 것들을 깨우칠겁니다. 전 아이가 이미 커버렸지만, 아직 시간을 알아야 할 아이를 가지신 분들은 이 책을 가지고 아이와 함께 재미있게 했던 시계놀이에 대한 추억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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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와 친구들 플랩 사운드북 토마스와 친구들 15
월버트 오드리 지음, 아동문학 편집부 옮김 / 아동문학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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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마스와 친구들', 솔직히 지금의 우리 아이들에게는 많이 자랐다는 이유만으로 외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어렸을 때 -그러니까 지금부터 2-3년전만 하더라도- 는 TV에서 하는 애니메이션에 심취하곤 했었지요.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TV 보겠다고 조르고, 끝날때까지는 시선을 화면고정 모드로 유지했던 프로그램중의 하나였으니까요. 그리고 아직도 토마스의 둥그런 얼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짓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이 책을 처음 받아들면서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이걸 책이라고 해야하나 장난감이라고 해야하나.... 토마스가 휴가를 가면서 함께 떠나는 친구들과 여행을 하면서 지나는 곳에 대한 이야기가 있으니 이야기 책의 일종이기는 하지만, 플랩을 젖히며 숨은 그림 찾기를 하고 또한 버튼을 눌러 친구들이 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으니 장난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어찌보면 아이에게는 그런 구분이 필요가 없겠지요. 그냥 재미가 있으면 될테니까요. 그리고 어른인 내가 보기에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구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눈과 귀와 손을 이용해서 아이가 한참을 재미있게 놀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으니까요.

 삽화는 선명한 색감을 잘 살려 놓았고, 이야기를 읽으며 매 페이지마다 숨겨진 등장인물들을 찾아서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형식이, 글을 아직 읽지 못하지만 이제 책에 대해서 아이의 관심을 유도하고자 하는 부모님들에게 독서라는 훌륭한 습관을 시작하는 책으로는 그만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이런식으로 책을 대하게 되는 아이들은 책도 자신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의 일종으로 받아들이겠지요. 딱딱하게 앉아서 글을 읽고 이해하기 위해서 끙끙거리는 모습이 아니라, 즐겁게 놀수 있는 도구처럼 느낄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글을 모르는 아이라도, 굳이 읽어주지 않더라도, 그림을 보고 플랩을 젖히고 버튼을 눌러 등장인물들의 생생한 소리를 들으며 놀다보면 책이라는 물건(?)을 대하는 것도 자연스러워질거고, 이제 막 글을 더듬거리는 아이들에게는 글을 배우고 읽는 재미가 남다르게 느껴지는 경험도 될 수 있을거라는 생각입니다. 아이가 가지고 노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토마스처럼 웃음짓게 하는 매력이 숨겨진 이 책은, 힘겨운 글읽기가 아닌 흥미로운 놀이를 가득 품고 있는 책(? 장난감)입니다. 자! 이제 모든 것을 뒤로하고 아이와 함께 토마스를 타고 여름 휴가를 떠나 볼까요!!!!! 가는 길에 버티와 헤롤드와 디젤도 찾아서 함께 데려가도록 해 보지요. 멋진 소리로 인사를 나누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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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만화 한자 교과서 2 되기 전에 시리즈 11
권욱 글 그림, 박원길 감수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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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의 많은 부분이 한자어에서 비롯되었기에 한자에 대한 지식이 곧 생활의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책을 읽고 이해라는 것도 한자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훨씬 수월하고 깊이를 더할 수가 있고, 특히 전문적인 분야에 들어갈수록 많은 용어를 한자어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구요. 또한 밖으로 눈을 돌려보면, 우리 주위의 중국이나 일본의 경우도 나랏말이 한자가 중심이 되어 형성되어 있는지라, 한자를 안다는 것은  우리와 같은 한자 문화권의 여러나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도 큰 도움이 되는 일이겠습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들로 이제는 어려서부터 아이들에게 한자에 대한 공부를 하게 하는 부모도 많고, 나도 그러한 부모 중의 하나입니다. 아이들에게 카드를 사서 익히게 하기도 하고, 학습지 비슷한 것들을 골라서 시키기도 해보고, 때로는 방문 학습지를 시도하기도 하였고.... 이런 저런 기회를 아이들에게 줄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배우는 것이 더디고, 생각만큼 체계적이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던 듯 합니다. 하여간 이거저거 배울 것이 많은 요즈음 아이들에게 한자학습을 한다는 것도 무거운 짐 하나를 더 지는 것이지, 결코 어휘가 늘고, 생각이 깊어지고, 이해의 범위가 넓어지는 그래서 결국은 삶의 범위와 깊이가 더해지는 즐거운 여정이 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러한 만화 교과서가 그나마 그런 우리 아이들에게 희소식일려나요.^^

 이미 '중학생이 되기전에 꼭 읽어야 할 ....' 만화 교과서 시리즈는 많은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책이고, 부모들에게도 학습을 위해 신중하게 고려된 기획으로 많은 관심과 함께, 만화라는 형식상의 문제로 인한 염려도 받는 책이지요. 분명 곁에서 지켜보면 아이들은 만화로 된 내용을 훨씬 쉽고 재미있게 받아들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시리즈를 비롯해서 나름의 장점을 가진 많은 만화학습서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구요. 한자에 대한 만화 학습서들도 이미 여러가지를 구경한 기억입니다. 다 장단이 있고, 어떤 것은 훨씬 만화라는 형식적인 면에 치중한 것도 있고, 이 시리즈처럼 학습이라는 측면이 강조된 것도 있구요. 만화한자교과서 두번째 책인 이 책은 네 글자에 담긴  옛 사람들의 지혜와 철학, 그리고 우화가 담긴 고사성어에 대한 내용입니다. 고사성어를 배우고 적절한 곳에 사용하여서 지식을 뽐내는 것이 한자를 배우는 과정에서 빠지지 않는 재미겠지요. 성질이 급한 친구를 달랠 때 '서두르지 말아라'고 하는 것보다는 '연목구어하지 말아라'고 하든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적이 오르고 성장하는 친구에게 '너 공부 열심히 했구나'라고 하기 보다는 '네 실력이 일취월장 하는구나!'라고 하고, 오래된 친구를 소개할 때 '내 초등학교 친구야'하는 것보다는 '내 죽마고우야'라고 하며 으쓱해하는 것이 바로 한자를 배운 보람을 느끼는 순간 중의 하나겠지요. 이런 일상에서의 상용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딱딱한 고사성어 사전이나 책처럼 한자어를 무작정 따라하며 뜻을 외우는 고집스런 전통적인 한자 책보다는 이리 만화로 되어 이야기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끌어가며 익히게 하는 책들이 훨씬 효과적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만화 이야기 속에서 그러한 고사성어가 사용되는 자연스런 상황과 또한 거기에 배인,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에는 조금 모호한 뉘앙스까지 익힐 수도 있을테니까요. 분명 그러한 면에서는 이러한 만화교과서와 같은 형식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의 구성은 우선 중학교 수준의 133가지 고사성어를 9가지 주제에 따라 분류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자를 배운 세대라면 이미 한번쯤 듣고 익혔을 만한, 반포보은, 죽마고우와 같은 사람과 관계에 관련된 고사성어에서부터 감탄고토, 박장대소와 같은 말과 행동을 표현하는 고사성어; 청출어람, 일취월장 같은 가능성과 능력과 연관된 고사성어; 계란유골, 연목구어와 같은 성공과 실패; 곡학아세와 같은 거짓과 욕심; 절치부심, 격세지감 같은 희노애락과 감정; 내우외환, 백척간두, 풍전등화 등의 고통과 위기, 노력; 교언영색, 배은망덕 등의 태도와 모습; 구우일모, 일목요연 등의 상태와 상황을 나타내는 고사성어까지 100여개가 넘는 각각의 고사성어가 한 페이지에서 네 페이지에 이르는 요약된 내용의 만화로 설명이 되어있고, 또한 각각의 고사성어에는 따로 뜻풀이와 비슷한 말, 예문 등의 설명란을 두어 조금 더 다양하고 깊이있는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어른인 내가 보기에도 재미있고 쉽게 이해되는 내용들이기에 아이들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즐거움이 함께하는 배움의 시간이 될 수 있겠지요. 또한 많은 아이들에게 힘겨운 공부시간이 아닌 즐거운 독서시간 또는 어른들이 말하는 만화보는 시간이겠지요.^^ 이렇게 만화로 보고 나서도 어김없이 그 내용을 실생활에서 풀어내는 이들이 또한 아이들이기에 훨씬 능률적으로 한자를 익히는 시간이 될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많은 어른들의 염려스러운 시선이 항상 따라 붙는 것은 결국은 그래도 만화라는 형식의 문제인데, 아이들에게 바람이 있다면 이러한 만화교과서를 통해서 즐겁게 익히고 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하듯이, 만화가 아닌 이것과 관련된 책들도 이러한 계기를 통해 익힌 지식을 바탕삼아 진득하게 앉아서 소화해 낼 수 잇는 아이들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나의 아이들이 만화에서 느끼는 재미만큼, 글자로 가득한 책속에서도 독서의 재미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여하간 이 책이 다른 만화교과서처럼 어렵게 외우지 않고도 아이들이 깊은 의미가 담긴 한자어를 수월하게 익힐 수 있는 장점을 지닌 책이라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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