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콘서트 2 - 우리 동네 집값의 비밀에서 사무실 정치학의 논리까지, 불확실한 현실에 대처하는 경제학의 힘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2
팀 하포드 지음, 이진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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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가 일상의 일들을 겪다보면, 세상의 많은 부분이 참 합리적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합리적이라는 말은 옳다거나 바르다는 의미를 품은 가치판단의 성격이 짙게 배여 있다는 것을 먼저 언급해야겠지만, 여하튼 세상의 룰을 도덕적이거나 윤리적인 면에서 알고 지키며 산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들일수록 그러한 생각을 더 많이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요즈음의 많은 경제학 서적들은 그러한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사실들이나 이해되지 않는 애매한 일들을 경제학의 사고방식을 빌어서 우리에게 설명하곤 합니다. 그래서 무릎을 치며 '그렇구나'를 연발하게 하곤 하지요. 이 책도 첫번째 책에 이어서 그러한 일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현상들을 경제학의 관점과 이론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세상은 합리적이지도 않고 올바르지도 않은 것 투성이라고 외치면, 저자는 세상이 올바르지 않은 것들 투성이인 것은 사실일지 몰라도, 합리적이지 않은 것은 결코 아니라고 대답해 줍니다. 사람들은 바르거나 옳은 것을 따라서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지는 인센티브에 따라서 합리적인 방식으로 행동할 뿐이고, 그 결과가 바람직한가와는 전연 다른 문제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즉 인센티브에 반응하여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방식이 올바른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주장하는 두가지는, 합리적인 행동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이루어 지고 있다는 것과 그러한 합리성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신념은 숨겨진 인센티브에 의한 합리성이라는 실질적인 통찰을 제공하고 또한 그러한 통찰을 통해서 애매하고 비합리적이라고만 생각했던 세상의 많은 것들을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세상의 많은 일들의 합리성을 이해하는 열쇠는 인센티브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책 내용의 이해를 위해서는 저자가 말하는 합리성이라는 말에 대한 이해가 우선일 것 같습니다. '합리적인 사람은 인센티브에 반응한다'라고 한다면 곧 그 말은 '어떤 일에 많은 비용이 따른다면 사람들은 그 일을 더 적게 하'고 '그 일을 하는 것이 쉽거나 저렴하거나 혜택이 크다면 사람들은 그  일을 더 많이 하게 된다'는 의미이고, 또한 거기에는 '하나의 선택에 따르는 비용과 혜택' 그리고 '전체 예산'과 '현재의 선택이 가지고 올 미래의 결과도 고려할 것'이라는 의미도 함께 담고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비용이란 단순한 금전 거래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데, 예를 들면 섹스의 대가로 발생하는 비용이란 'AIDS에 걸릴 위험과 원하지 않은 임신의 위험' 등이 포함되고, 비용을 줄인다는 것은 좀 더 안전한 섹스를 찾게 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 됩니다. '예산이란  운행계좌의 현금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 에너지, 재능, 관심 등을 포함하고 어떤 자동차를 살지, 어떤 배우자를 선택할지 등과도 관련된' 것입니다, 그리고 합리적인 인간이라는 말이 반드시 호모 에코노미쿠스와 같은 냉혈한의 모습으로 '완전히 이기적이거나 돈에만 집착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AIDS에 대한 공포나 부모에 대한 두려움' 또는 '낭만적인 사랑이나 합리적인 증오와 같은 감정'에 의해서 동기를 부여받은 문제들에도 관여하고, 또한 돈 문제 못지 않게 계획하고 전략을 세우는 합리적인 과정을 거치는데, 반드시 의식적인 과정을 거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뇌가 무의식적으로 그러한 계산을 하고 반응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합리성이 전지전능함을 말한다거나 비합리적인 변덕과 약점을 가진 제한적인 합리성에 대한 것을 부인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이러한 이야기의 결론은 '사람들이 항상 합리적인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합리적이라는 사실'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의미에서의 사람은 합리적이라는 관점에서 시작된 이 책은 십대들의 섹스 행태에서부터 시작하여, 게임과 중독, 사랑과 결혼과 이혼, 직장에서의 동료와 경쟁자와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듯한 상사와 막대한 연봉을 챙기는 CEO에게서 느껴지는 온갖 부조리한 현상들 속에 담긴 합리성을 찾아내고 그러한 현상들을 이해시켜줍니다. 또한 아주 가벼운 편견에서 비롯되지만 사회적 문제로 발전하게 되는 인종과 계급과 소득에 따른 차별 문제와 나이나 피부색 심지어 이름만으로 취업에 차별을 당하게 되는 경우에 적용되는 합리성에 대한 고찰을 통해서는 합리적이라는 것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물론 그에 대한 통찰이 그러한 문제에 대한 기존의 해법과는 다른 해결책의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신선함을 느끼게 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사람들로 넘쳐나 복잡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몰려드는 도시, 투표에서의 한표의 의미와 소수자를 위해 다수자의 이익이 희생되는 보조금 제도를 존속시키는 정치, 부유한 나라의 이면에 숨은 경제성장의 비밀과 분업의 우수성, 경제발전에 대한 말라리아의 영향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분야로까지 확장하여 '인간은 합리적이다'라는 잣대를 통한 통찰력 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인간은 합리적인가?'라는 질문에 저자는 '그렇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읽는 이들로 하여금 그러한 이유에 대한, 즉 경제학자의 합리성의 잣대를 통해서 세상을 보았을 때 얼마나 많은 부분들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과 이해를 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려줍니다. 이러한 놀라운 안목과 능력은 많은 이들에게 감찬과 놀라움을 안겨주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 뒤에 더 크게 남는 것은 저자가 말했듯이 '합리적인 행동이 종종 사회의 부작용을 낳기도 하'지만, '우리가 당면한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해서 경이로운 결과를 낳을 수도 있'고 그러한 결과로 인류가 앞으로 닥칠 여러 위험에도 불구하고 '생존의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희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팀 하포드식으로 이해하는 사랑의 합리성 안에서 느끼는 그 동안 알지 못했던 사랑의 방정식의 적나라한 모습이나 미처 생각하지 못한 도시와 정치, 국가에 이르기까지 합리성의 돋보기를 들이대고 그 안에 숨어있는 인센티브를 통한 합리성을 짚어내는 탁월함이, 읽는 이로 하여금 세상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재미를 더해 주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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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 곰팡이와 여행하다 집요한 과학씨, 웅진 사이언스빅 13
오치 노리코.유재일 지음, 김주영 옮김, 정하진 그림, 아자와 마사나 사진, 김완규 감수 / 웅진주니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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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팡이'라는 주제를, 생물시간에 배우던 난해하기 짝이 없던 생물 분류체계 속의 한 가지로만 생각하고 어렵게 외워대던 기억만 남아있는, 그리고 먹다 남긴 음식이나 죽어가는 것들 위에 피어나는 외면하고 싶은 것들로만 생각하고 있는 내게, 이런 식으로 멋지고 흥미롭게 책 한권을 꾸며낼 수 있는 저자들의 재주가 새삼 감탄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역시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니고 -물론 우리나라 책들도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담은 내용들이 있긴 하지만- 일본 사람들이 저자네요. -내용과는 무관하지만 이런 걸 볼 때마다 저들이 우리보다 앞서가는 저력을 본다고나 할까요.-

 요즈음의 아이들은 그래도 다양한 책과 프로그램 덕분에 과학에 대해 많은 것들 접하고 교육을 받을 기회를 가진다고는 하지만, 이 책이 다루는 곰팡이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은 접하지 못했을 듯 합니다. 물론 페니실린에 대한 이야기를 통한 푸른 곰팡이나 술이나 된장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발효에 대해서는 단편적인 지식들을 가지기도 하겠지만, 이 책이 소개하는 곰팡이의 역할에 대한 흥미롭고 신비롭기까지 한 사실들은 모르고 있을 듯 합니다. 감수자가 말하는 것처럼 곰팡이라고 하면 막연하게 해롭거나 더러운 것, 별로 유용하지 못하고 병을 유발시킬 것 같은 불쾌감을 느끼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곰팡이에 대한 지식이지 않을까 하는데, 이 책은 곰팡이에 대한 그런 몰이해에서 벗어나 자연에 존재하는 다양한 곰팡이를 통해서 그들의 본디 모습과 역할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통해서 그것들이 자연속에 존재하며 제 역할을 한다는 것의 오묘한 자연의 이치를 깨닫게 해 주고 있습니다.

 책을 펼치면, 요상한 모양의 모티에렐라 곰창이 '쿠'가 소개되면서 바로 나오는 각종 음식과 신문지에 핀 곰팡이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어, 곰팡이가 피었잖아! 웩, 더러워!'라는 생각을 바로 가지게 합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 나오는 가까이서 관찰한 곰팡이의 사진은 일견 우리가 꽃을 보면서 감탄하곤 하는 그러한 모습을 보입니다. 여러 곰팡이를 한데 모은 사진들은 영락없는 아름다운 꽃밭처럼 보이기도 하구요. 이쯤되면 더럽다느니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느니 하는 불평은 잠시 뒤로 하고, 곰팡이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알아보고자 할만한 여유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젠 그리 마음에 준비가 되었다면 곰팡이 친구 쿠를 따라 곰팡이 나라로의 여행을 할 수 있겠네요. 쿠가 소개하는 곰팡이 나라는 여러 식물의 잎이나 열매, 줄기, 동물이나 곤충 그리고 맑은 시냇물에 이르기까지 어디에나 있습니다. 신선한 바람속에는 곰팡이의 포자가 가득하고, 우리가 먹는 음식들도 곰팡이를 이용해서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균사와 포자로 이루어진 곰팡이의 구조에 대한 설명과 곰팡이가 포자를 통해 다른 곳으로 옮겨가서 번식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자연의 청소부로서의 역할을 하는 중요한 이야기도 쿠를 통해서 들을 수 있네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식물이건 동물이건 건강한 개체에겐 일반적으로 곰팡이가 병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 그러니까 약해지고 죽은 것들만 먹어서 분해한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곰팡이가 핀 음식을 먹는다면 배탈이 나는 등의 병치레를 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가 건강하다면 공기중에 무수히 떠다니는 곰팡이의 포자를 마셔댄다고 하더라도 병에 걸리지 않을 거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자연의 눈으로 보면 곰팡이가 중요한 더 큰 이유는 바로 죽은 생명체를 썩게 만들어서 자연이 다시 재활용하게 만들어 준다는 사실이겠고,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발효라는 특별한 과정을 통해 술이나 치즈, 된장 등의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고, 페니실린 같은 항생제, 화장품의 미백제 같은 물질을 만들어 내는데 유용하게 사용된다는 점이겠습니다.

 생물시간에 종류며 특징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깨알같은 글씨로 적어놓고 시험을 볼때면 지루하게 외우기를 반복했던 곰팡이나 버섯류에 대한 생각이 새삼스럽게 떠오릅니다. 아마 그 때 이 책처럼 예쁜 곰팡이 사진과 함께 모양을 보여주고, 곰팡이의 일생을 차분히 설명하고 자연에서의 역할이나 일상에서의 유용성 등을 알려주었다면 훨씬 재미있고 유익했을텐데 말입니다. 이 책을 대한 우리 아이들은 나중에 생물시간에 곰팡이를 만나게 되면, 이 책속의 곰팡이 친구 '쿠'를 생각하고 예쁜 근접사진들과 내용들을 기억해내며 먼저 반가워하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과학이라는 것이 단순히 외우고 시험보는 것이 아닌, 세상의 이치를 밝히고, 이해하고 보는 범위를 넓히는 유용한 학문이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주는 좋은 책을 만나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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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 잉글리쉬 - 포스트잇 시리즈 1
김연남 지음 / 판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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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Hey, 아들! Wake up. It's time to wake up.

아들: 5분만더 잘래...

나: 더 잘거면 영어로 말해 봐....

아들: 음..... I want to sleep five more minutes....  에이 잠깼네...

 집에서 영어로 한마디라도 말해보기로 작정하고, 어느날 아침에 아이를 깨운다면 아마도 우리 집은 이런 식의 대화가 오갈 것 같습니다. 영어 반, 우리말 반, 그리고 영어를 조금 배웠다는 아들은 아마 주어하고 동사를 다 생각하며 이렇게 완전한 문장을 만들려고 머리를 굴리다가 잠이 깨어버리겠지요.^^

 영어로 듣는 것도 어렵지만, 많은 부모들은 아이가 영어로 말문을 여는 것이 어지간히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할 것입니다. 문법에, 단어 외우기에, 독해를 반복하는 교육에 익숙한 부모세대의 입장에서는 영어책을 읽는 것에 대한 것은 어느 정도 예측가능한 목표를 가지고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고, 듣기의 경우에는 최소한 여러 듣기 교재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편이 있어서 그나마 서툴더라도 시도할 수는 있는 부분이지만, 영어로 된 책을 곧잘 읽어내고 듣는 것도 어느정도 하는 아이라고 할 지라도 입을 여는 것은 겨우 기본적인 Ye(s), No 등의 몇가지 패턴만을 반복하고 마는 경우가 많은 듯 하고, 그런 아이를 둔 대부분의 부모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어찌해야 하나' 하는 고민과 혼돈에 빠지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영어로 소통할 기회를 가지지 못한 것일텐데, 즉 일상 생활을 가장 많이 공유하는 부모나 가족과의 생활에서 영어로 소통하지 못하는 것이 큰 이유겠지요. 아이의 말문을 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부모가 아이와 생활속에서 영어로 대화를 나누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되겠구요.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는 읽기는 되지만, 듣기는 부족하고 막상 말하기에 들어가면 앞의 예문처럼 정형화된 문장 몇개만이 입에서 나올 뿐 많은 생각이나 요구 사항들을 영어로 표현하지 못하고, 결국 우리말로 대신하다 보니 처음의 넘치던 의욕이 꺽이고, 결국은 아무런 발전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정형화된 한 문장 정도에서 끝나고 마는 부모와 아이들과의 일상생활에서의 대화를 두 문장, 세 문장으로 늘려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만한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일상 생활의 각 장소와 시간 등에 대한 대화 상황을 설정하고 그에 적절한 예문들을 담아 놓았기 때문에 찾고 골라서 실제 생활에 적용해 볼수 있겠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잘 튀어나오지 않아 억지로 외우고 어색하게 말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겠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상의 여러 상황에 대한 적절한 표현을 골라서 반복해서 사용하다 보면 응용력도 생기고, 다른 적절한 말을 가져다 붙일 수 있는 재치도 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책에는 없는 자기 가족만의 포스트잇 문장도 생기겠지요. 물론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어렵고, 어색해도 포기하지 않고 영어대화를 시도하는 도전정신(?)이겠지요. 그렇게 노력하다보면 한 문장이 두 문장이 되고, 두 문장이 다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대화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열리지 않는 아이의 말문을 바라보지만 말고, 아이와 함께 영어를 배운다는 자세로 한 문장 한 문장 반복하다보면 아마 아이의 입에서만이 아니라 부모의 입에서도 영어가 술술 풀려 나오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저자가 서문에 말한대로 아이가 질문 하나를 해오면, 그 질문을 시작으로 상황과 장소에 어울리는 대화를 한 문장씩 만들어 채워 간다면, 그러고 그러한 반복이 쌓이면 분명 엄청난 발전을 가져오겠지요.^^ 결국 아이의 말문을 부모의 정성과 노력을 통해서 열 수 있는 열쇠 하나를 선사해 주는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열매는 고스란히 꾸준히 노력하는 부모와 아이의 몫이겠구요... 생활속에서 영어로 말하기 위한 매우 실용적인 안내서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간을 들여 반복과 노력을 해야한다는 너무 당연한 과정을 요구하는 기본을 가르쳐주는 책이기도 하다는 생각입니다. 왕도는 없지만, 조금 돌아가더라도 아예 길을 헤매고 잃어버리지는 말아야 겠지요.^^ 집안이 좀 어수선해지고 어지럽혀지더라도 포스트잇이 많이 붙은 집의 아이가 영어로 말문이 열릴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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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도둑 - 한 공부꾼의 자기 이야기
장회익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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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입시에서 우수한 성적의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나왔던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는 우스개 소리가 한창 유행(?)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덧붙여서 대입에서 수석을 한 학생들 대부분은 방송 인터뷰에서는 '과외는 하지 않았구요, 학교 수업을 충실히 받고,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를 했습니다'라는 식의 언급이 빠지지 않곤 합니다. 진실인지 약간의 거짓을 보태 사회적인 불합리를 들추지 않으려고 애쓰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공부도둑'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는 이 책을 보면서 그런 정답같은 삶을 산 사람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정말로 즐겁게 공부를 하면서 다른 어떤 것보다도 쉽게 쉽게 -실은 남들이 모르는 눈물과 노력이 있었겠지요- 자신의 학문에의 길을 닦아가고, 스스로가 자신만의 학문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세상에 정말 공부하는 것이 쉬운 사람, 교과서와 학교 수업만 가지고도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뛰어난 사람이 있다는 것을 곧이 믿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문하는 사람, 다르게 말하면 공부꾼을 저자는 학문도둑이라고 표현합니다. 인류가 지금까지 쌓아두었던 학문의 보고에 들어가서 학문의 정수들만을 골라내고 자신의 것으로 삼아버리는 행위도 일종의 도둑질이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것은 공인되고 사람들이 권장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다른 일반적인 도둑질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자신이 훔친 학문으로 더 나은 지식을 생산해내고, 사람들을 위해 다시 창고에 쌓아두는 것이니, 더 풍요롭게 되는 도둑질이요, 훔쳐간다고 그 지식이 사라지거나 없어지지 아니하고 아무리 나누어도 줄지 않는 것이니, 인류의 풍요와 발전을 위해서는 더더욱 권장하고 격려해야 할 일이겠지요. 이 책의 내용은 그런 보물창고에서 이것 저것 멋모르고 도둑질을 하는 과정에서 시작하여 점점 자신에게 필요한 보물들만을 모으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효율적인 도둑질 과정을 거쳐, 자신에게 쌓인 보물들을 더 갈고 닦아서 자신의 향기가 담긴 새로운 보물을 쌓는 과정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여기 저기 보물창고를 뒤져서 모은 보물들을 통해서 이제는 자신만의 보물을 만들어 창고 한구석에 쌓아놓고, 야심만만한 다른 공부도둑이 들어와서 자신의 보물을 살펴보고 훔쳐갈 수도 있도록 공개적으로 도둑질을 권장하는 이야기입니다.

 공부도둑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는 저자의 5대조 할아버지와 관계된 호랑이 이야기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13세의 5대조 할아버지가 위독했던 아버지의 약을 호랑이의 도움으로 구해서 병이 완쾌되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인데, 가문의 흥망성쇠와 학문에서 아예 멀어져 버리는 과정의 시작을 가첩에 근거를 둔 자신의 5대조 할아버지에서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러한 조상에 대한 이야기는, 고조 할아버지와 증조할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와 아버지 대를 거쳐 자신에게까지 이어져온 집안 분위기는, 자신의 9대조였던 여헌 장현광 -조선 중기의 대학자-의 직계로서의 격조 높은 학풍이 단절되고, 가통있는 집안에서 볼 수 있는 이렇다할 가풍을 유지하지 못하고 쓰러진 가풍의 부재 상태였고, 그러한 문제가 곧 자손들의 자녀교육에까지 그대로 미쳐 자신의 초기 공부하는 길이 얼마나 험난했는가에 대한 반추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인 듯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조상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서 저자 자신의 공부의 이력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국민(지금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육, 공사의 교관 생활을 거쳐 미국 유학과정까지 어디에서나 창고속에 감춰진 학문의 보물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또한 그것들을 훨씬 빛나게 갈고 닦아내곤 하던 모습에 대한 이야기들인데, 쉽게 쉽게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 이면에 담긴 눈물과 노력은 읽는 이들이 감안을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실제 글을 읽다보면 이 사람은 정말 공부에 귀신같은 재주가 있거나, 뛰어난 선천적인 능력을 타고 난게 아닌가 하는 절망감(?) 비슷한 것을 느끼게 만들거든요.^^- 그리고 다음으로 자신이 대학에 돌아와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달에 손가락질 하며 달이라고 폼잡는 학자가 아니라 진정 달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느끼게 만들고 싶어하는 선생으로서의 길을 가고자 헌신하는 모습과 또한 자신의 학문세계를 통해서 새롭게 생명을 해석하고자 하는 노력과 결과물들을 스스럼없이 독자들에게 내놓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생명에 대한 낱생명, 온생명에 대한 개념은 조금 생소한 감은 있지만 참으로 인상적인 내용입니다. 우리가 기존에 파악하던 생명에 대한 개념에서 몇발짝 더 나아간 통찰력을 지닌 해석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그 이론의 잘잘못은 차치하고서 말입니다-. 또한 조상들이 이루었던 -저자의 경우는 자신의 9대조였던 여헌 장현광이 남겼던- 학문적 성취에 대해서도 의미를 두고 그 뜻을 이해하고 뿌리를 이으려는 학문적인 노력과 진보를 이야기한 대목도 있는데, 이 또한 서양학문에 빠져서 이제는 우리의 전통과 학문의 계승이 요원해져버린 현실에 대한, 그리고 우리 학문적, 문화적, 정신적 유산의 가치 대한 새로운 지평-즉 지식을 사물에 대한 경험을 담은 대물지식, 사람과 접하면서 생기는 대인지식, 자신의 삶자체가 요구하는 내적 경험을 표현하는 대생지식으로 나누고 서양학문의 경우 대물지식과 대인지식으로 분화하여 대생지식도 그것들에 흡수되어버리는 양상이지만, 동양학문의 경우는 대인지식과 대물지식이 대생지식의 형태로 통합되어 성공적인 삶, 사람다운 삶을 지향하는 학문으로 발전하게 된다는 개념- 을 열어주고 있는 점은, 단순히 한 뛰어난 학자의 공부이야기를 뛰어넘어 학자로서 앎을 추구한다는 것이 무엇이고, 진정한 앎에 이르는 길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모범과 또한 진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노라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공부도둑으로서 산다고 하겠지만, 대부분은 자신이 배운 것도 다 소화시키지 못하고 나자빠지는 좀도둑 수준에서 못벗어나는 듯합니다. 조그만 상자의 열쇠하나를 가지고 다 가진듯이 뻐기는 못난이도 있고, 맞지 않는 열쇠를 가지고 보물상자를 열려는 우둔한 이도 보이는 듯 하고, 또한 그러한 모습이 내가 아닐까 하는 반성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격물도 중요하지만 치지에 이르지 못한다면 그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책속의 글처럼 진정한 앎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그나마 좀도둑의 수준을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이 있는 것이요, 저자가  추구하는 학문의 길에 대해 귀기울여 듣는다면 학문의 보물창고를 드나드는 마스터키는 아니더라도, 작은 상자나 맞지 않는 열쇠를 가지고 낑낑거리는 못난 도둑은 되지 않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여하간에 자신의 삶을 통해 학문하는 이로서의 하나의 본을 보이고, 또한 그 안에서 얻은 즐거움과 자신이 얻은 보물들을 내놓고 작은 학문도둑들에게 기꺼이 선물하기를 마다하지 않는 저자의 노력과 열매에 감사의 박수를 보내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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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의 우주를 여는 비밀 열쇠 조지의 우주 시리즈 1
루시 호킹. 스티븐 호킹 지음, 김혜원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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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 시대의 가장 뛰어난 우주물리학자 중의 한사람이라고 인정받는 스티븐 호킹 박사가 썼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이미 이 책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남음이 있습니다. 거기다가 우리나라에서는 얼마전에 이소연씨가 최초로 우주를 다녀왔고, 그런 모습이 안방에 그대로 중계된 터라, 더더욱 이 책에 대한 관심은 각별한 것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이제 우리 아이들도 우주라는 공간을 막연히 미국이나 러시아, 중국 등 열강들의 각축장 쯤으로가 아닌 미래에 우리가 활동하고 개척해 나가야 할 공간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고, 이 책은 그러한 아이들의 꿈을 좀더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현실적이라는 말은 내용이 공상과 모험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적어도 우주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의 전개라서 단순히 모든 것을 상상으로만 채운 것이 아니라는 의미에서의 이야기입니다.

 지구 보호를 위해 모든 문명과 과학의 이기를 거부하는 생태환경운동가인 부모와 함께 사는, 하지만 컴퓨터를 무척이나 가지고 싶어하는 주인공 조지는 우연한 기회에 이웃에 사는 애니의 집을 방문 -무단침입?-하게 되고 뜻하지 않게 애니의 아버지 에릭을 통해 코스모스라는 컴퓨터의 신기한 능력을 보게 됩니다. 바로 우주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우주로 통하는 문을 열어주는 능력을 지닌 컴퓨터인데, 애니와 함께 직접 그 문을 통해서 혜성을 타고 토성과 목성, 소행성대를 여행하기도 합니다. 그 일로 애니의 아버지로부터 꾸지람을 듣기는 하지만 그 일은 에릭에게는 잊지 못할 경험이 되고, 애니와는 더욱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되지요. 이렇게 부모들과는 다르게 과학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그것을 이용해서 지구를 보호하는데 더 유용하게 사용하고자 하는 조지는 컴퓨터가 상품으로 걸려있는 과학발표대회에 나가기로 하고,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에릭이 집에서 하는 과학자들의 모임에 참석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신비한 능력을 가진 컴퓨터 코스모스를 차지하려는 그리퍼의 음모에 함께 휘말려 들어가게 됩니다. 음모의 결과로 지구를 대신할 새로운 행성을 찾고자 나선 에릭은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고, 급기야는 그리퍼 무리에게 컴퓨터를 탈취당하게 된 순간, 우리 주인공 조지의 활약이 시작됩니다. 애니와 애니의 어머니와 협력하여 코스모스를 다시 찾고 블랙홀에 갇힌 에릭은 무사히 귀환하게 되고, 또한 조지는 자신의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우주의 문을 여는 나의 비밀열쇠'라는 주제의 발표로 그토록 원하던 컴퓨터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덤으로 과학과 문명에 그리도 거부감을 보이던 조지의 부모님이 자신들의 주장을 꺾고 과학을 이용해야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도 됩니다.

 조지의 모험속에는 여느 공상과학모험들처럼 우주로 떠나는 모험담이 담겨 있습니다. 코스모스가 만들어준 문을 통해서 혜성에 올라타 미지의 우주 공간을 여행하는 이야기는, 빛의 속도로 우주를 여행하는 전형적인 공상과학 모험소설의 이야기와 비슷하다는 생각입니다. 다른 점이라면 우주로 나가는 방법에서의 차이가 있다고 할까요? 코스모스라는 컴퓨터가 시도하는 우주로의 통로가 훨씬 더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 부분이 저자의 상상일 뿐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저자는 실제로 미래의 언젠가는 그러한 개념의 우주여행이 가능할거라는 현실적인 상상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조금 황당하기 하지만- 들곤 합니다. 단순한 상상이 아닌 언제가는 가능할 현실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까요..... 물론 이 부분은 저의 상상(?)에 의한 추축입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기존의 우주에 대한 이야기들보다 훨씬 현실에  가깝게 다가오는 것은, 컴퓨터 코스모스를 통해 하는 우주여행이라는 것이 기존의 우리가 생각했던 거창한 준비와 기계들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새로운 개념의 우주로 가는 문을 통해서 일상과 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시도할 수 있게 만든 것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기존의 이야기라면 최소한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나서야 했을텐데, 호킹박사는 그러한 것을 단숨에 생략한 채 집에서 바로 우주복만 입고 우주로 나설 수 있는 길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소리소문없이 그리고 필요할 때는 언제나 편리하게 다녀올 수 있는 방법이지요. 또 하나 비록 상상속에서 만들어진 개념을 통해서 우주공간으로 여행을 나서기는 하였지만, 우주여행을 하면서 관찰하는 행성이나 별, 블랙홀 등의 우주에 대한 이야기들은 현실적인 정보들을 바탕으로 가감없이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도 현실감의 중요한 요인이라 하겠습니다. 거기에 그리퍼라는 비밀스런 인물과 에릭 사이에서 코스모스를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음모의 진행은 이야기에 또다른 재미를 덧붙이고 있구요. 하지만 호킹박사가 이 이야기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뒷부분에 있는 에릭이 블랙홀에서 귀환했듯이 '당신도 블랙홀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개념에 대한 설명과 조지의 발표 내용의 핵심이었고, 조지의 아버지가 조지에게 고백했던 '... 네 생각이 옳아. 우린 이제 더 이상 과학을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이 지구를 구하기 위해 과학을 이용해야지. 과학을 거부해서는 안 되는 거였어.'라는 말속에 담긴 의미, 즉 인류의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서 지구의 생태계 보호를 위한 노력과 함께 과학을 이용해 그러한 노력에 도움을 주고, 또한 새로운 행성의 개척 가능성에 대한 것까지도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에 대한 강조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결국 이러한 자신의 학설에 대한 이야기와 균형잡힌 시각, 그리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이야기의 구성을 통해 '과학을 공상과학소설처럼 신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는 호킹박사의 말처럼,  정말로 우주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마음에 우주에 대한 지식을 재미있게 새겨주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또한 이어질 2, 3부의 이야기들도 아이들에게 우주를 단순한 꿈이 아닌 현실과 맞닿은 미래의 활동공간이라는 소망을 키울 수 있게 해 줄거라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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