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갈리기 쉬운 말 1 -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 말
곽지순 지음, sam 기획 그림 / 영진미디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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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에 대한 책들을 좋아하는 편인지라, 아이들에게도 자주 그런 책들을 안겨주곤 합니다. 물론 단순히 우리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를 원하는 것도 있지만, 내 경험을 돌이켜 보면, 처음에 배울 때 제대로 배우지 못하거나 헛갈리는 내용들은 시간이 흘러 배우거나 고치려면 갑절 이상의 시간이 들고, 많은 것들은 말짱 도루묵이 되어버리더라는 경험에 의한 교훈도 한 몫 작용을 한 것이지요. 매번 새로운 책을 보거나 새로운 말들이나 바르지 못한 철자법, 용법에 대한 내용을 배우고 나서는 정말로 뭔가 개선이 될 듯이 새 지식들과 낱말들로 머릿속이 충만하지만,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고, 한달 두달 세월이 흐른 뒤에는 여전히 동일하게 철자를 헛갈려하거나 새로운 어휘들은 사장된 채, 기존의 닳고 닳은 낱말들이 여전히 내 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더라는 그러한 허망한 깨달음이 결국 아이들이 처음 말을 배우는 시기에 확실히 알고 이해하게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에 이르게 한 것이지요. 그 결과가 아마도 책장 한구석을 메우고 있는 아동용(?) 우리말 서적들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다고 그런 책을 억지로 읽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슬쩍 아이들의 행동반경에 던져 놓는 것이지요. 물고기가 떡밥을 물듯이 덥썩 물어 올리기를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우리말 속담 중의 하나입니다. 어느 나라 말이나 다 그런 면이 있겠지만, 글자에 들어가는 모음의 모양 하나로 말의 무게감이 달라지고, 또한 내용까지도 달라져 버리는 우리말의 특별한 모습이나 상황에 따라 미묘한 차이를 가지게 되는 우리말의 오묘한 부분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많은 헛갈림의 이유도 바로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의 특징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 책은 바로 우리말의 헛갈리기 쉬운 부분에 대한 내용입니다. 아예 잘못 사용되고 있는 말들에 대한 내용도 있고, 서로 헛갈려서 잘못 사용되고 있는 낱말들에 대한 바른 사용법에 대한 내용도 있습니다. 발음이 부정확하게 사용되는 낱말에 대한 지적도 있고, 뜻이 다른데 헛갈리고 있는 말이나 철자법에서 헛갈려서 사용되는 말까지 엉뚱한 모양이 되어있는 40가지의 낱말들에 대한 만화 이야기와 퀴즈, 자세한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낱말의 선택은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를 바탕으로 하였다고 하니,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쓰고 있는 말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고, 그러한 말들을 헛갈리고 있다는 것은 우리의 무관심(?) 아니면 우리말의 자유분방함(?)이라고 해야 하나요.....^^

 '뭉그적'과 '뭉기적', '임마' 와 '인마', '딱따구리'아 '딱다구리',  '깍쟁이'와 '깍정이', 나무의 '밑동'과 '밑둥', '이제'와 '인제', '알갱이'와 '알맹이', '신김치'와 '쉰김치', '여느 때'와 '어느 때'..... 이 책에 소개된 잘못 쓰이거나 뜻이 다른데 헛갈리고 있는 말들 중의 일부입니다. 평상시에는 아무 문제 없이 알듯하던 말들인데, 이리 모아 놓고 구별할라치면 상당히 헛갈리게 하는 구석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만큼 우리의 언어생활 속에 혼재되어 있다는 이야기가 될 터이고, 그걸 깨닫지 못하고 무심코 사용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성의 감정도 슬며시 고개를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책도 여느 책들처럼 아이들이 읽기전에 내가 먼저 읽고나서 아이들 손에 들려 주어야겠습니다. 최소한의 부모로서의 체면유지를 위해서 말입니다.....^^ 아이들이 만화를 보며 낄낄거리는 모습을 보면 염려스러운 생각이 자주드는 부모지만.....그래도 애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이런 고백도 이제 해야 할까 봅니다.^^  '애들아! 나도 만화 좋아하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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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선생님이 알려 주는 교과서 속 화학 교실 밖 신나는 수업 7
박종규 지음, 홍우리 그림 / 길벗스쿨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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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초등 3학년인 아이가 시험을 보고 나면 하는 말 중의 하나가, 자기 반은 과학은 잘하는데 사회는 시원치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1학기 내내 하는 말이었던 것 같은데, 아마도 선생님의 가르치시는 취향이 아이들하고 맞아 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과학이라는 과목을 무서워하지 않고 친근하게 생각하는 모습이 마음을 흐뭇하게 하였던 기억입니다. 물론 사회도 과학도 모두 잘하는 거라면 부모의 욕심에 더 기뻤을테지요.^^
 화학, 물리, 생물, 그리고 지구과학. 고등학교때 배웠던 과학관련 과목입니다. 그러한 바탕이 있기에 어른이 된 지금도 여러가지 것들이 어떤 분야의 문제인지에 대한 가늠정도는 하는 수준이겠지요. 하지만 아직 막 과학이라는 과목을 접한 아이가 그러한 구분을 할 수 있을리가 없습니다. 다만 교과서을 통해서 과학이라는 세계의 이곳 저곳을 탐구해보며 그 맛을 보고 있는 과정이라고 해야 하겠지요. 그러고 보면, 요즈음은 학교 교과 과정보다 주변의 부교재나 읽을거리에 해당하는 도서 시장이 훨씬 더 앞서 나간다고 해야겠습니다. 이미 여러가지 책들이 과학을 물리와 화학, 그리고 생물과 지구와 우주 등의 세분한 이야기들로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으니 말입니다. 다양하고 세밀한 지식을 전해준다는 의미에서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교과서나 아이들의 지적 수준에 너무 앞서 나가서 아이들이 먼저 식상하거나 질려서 나가 떨어지게 만들어 버리는 것은 아닌지 하는 염려도 앞서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책은 초등생들의 과학 교과서에서 화학에 해당되는 부분들을 모아서 흥미롭게 꾸민 내용입니다. 교과서를 너무 벗어나거나 단순하게 배열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기초에서부터 여러가지 흥미로운 화학에 관한 내용들에 이르기까지 나름의 틀안에서 재배열하고, 해당되는 내용들은 흥미로운 사실과 연결시켜 호기심을 끌기 위한 이야기의 전개와 화학적 사실에 대한 설명이 어우러져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어렵지 않고, 흥미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이야기의 전개에 대한 배려도 느껴집니다. 학습내용에 대한 이해와 설명이라는 기본원칙에서 벗어나지 않고서도 주변사물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이미 인기를 끌고 있는 만화를 바탕으로 내용을 이끌어가는 여러 책들에 대한 부모로서의 염려를 덜어줄 만한 책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합니다. 물론 아이들은 만화의 유혹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하겠지만, 각각의 물음에 답하며 전개되는 물질의 구성, 물질의 상태, 용액과 혼합물의 분리, 연소와 반응에 대한 70여가지의 내용은 읽으면서 세상을 알아가는 즐거움을 아이들에게 충분히 가르쳐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초등학생들에게 과학이라는 과목은 결코 쉬운 과목은 아닐 겁니다. 더구나 화학이라는 분야는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하면 재미보다는 싫증과 두려움을 먼저 안겨줄 만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화학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원소주기율표인데, 아직도 생각만 하면 머릿속이 윙윙 거리는 느낌입니다- 물론 아이들의 교과서에는 그러한 화학적 사실들을 좀더 흥미롭게 접근하고 쉽게 이해하도록 여러가지 배려와 장치가 담겨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딱딱하기 쉽고, 갈수록 어려워질 가능성이 농후한 분야인 것도 사실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초등학생들이 가볍게 읽으며 여러가지 화학적인 사실과 원리들을 이해하게 해주고, 그러한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어느날 새로 배운 교과서 내용이 이러한 것이었구나 라고 깨닫는 즐거움을 줄 수 있겠습니다. 특히나 아이들과 함께 하며 그들이 어려워하던 것, 즐거워하던 것들에 대한 지식을 가진 선생님이 쓴 것들이니 더더구나 군더더기 없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흡수될 수 있는 화학의 영양분 그 자체라고 칭찬을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너무 앞서 나가지 않으면서도 알려 줄 것들은 모두 쓸어담은 이 책 속에, 교과서속 화학이 맛있게 녹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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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강의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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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벽은 절실하게 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걸러내려고 존재합니다. 장벽은, 당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멈추게 하려고 거기 있는 것이지요."

  카네기 멜론 대학의 말기암을 앓고 있는 교수의 '마지막 강의'에 대한 동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기사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대했을 내용입니다. 그의 강의는, 물질적인 풍요와 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다른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는 번영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되는 이 시대에도, 결국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삶에 대한 성찰과 애정을 담은 이야기라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시대가 변할수록 소홀히 하고 잊혀져 가는 가치있는 것들에 대한 일깨움을 주었다고 하겠습니다. 마지막 강의의 주인공인 47세의 랜디 포시는 췌장암으로 위플이라는 방식-췌장과 십이지장, 담도와 간의 일부를 제거하는-의 대수술을 받았지만, 간에 전이된 열개의 종양이 발견되어 치료불가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말기암 환자입니다. 그에 앞서 다섯살과 두살의 아들, 그리고 한살의 딸을 둔 한 집안의 가장이고, 한 여자의 남편이고, 많은 젊은이들에게는 가르침을 주는 스승(교수)이고, 또한 한 가정의 아들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그러한 사실에 앞서 가장 절박한 현실은 그가 인생을 얼마 누리지 못할 말기암 환자라는 것이겠고, 또한 그러한 사실로 인해 그의 삶과 남겨진 시간의 의미는 이제까지와는 또다른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남겨진 시간이 얼마되지 않기에 누구보다도 시간이 중요하고 가치있었을 그가, 가족들과 중요한 시간을 함께 하기를 고집하는 자신의 부인을 설득하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하는 '마지막 강의'를 하고자 하는 이유와 의미에 대해서 말한 이유중의 하나가 '다친 사자라도 여전히 으르렁거릴 수 있는지 알고 싶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어린 자녀들이 나중에 아버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을 때 자신들의 아버지가 누구였고,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한 답의 일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병력과 그가 말한 이러한 이유에 눈길을 두다보면 독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인생의 심오한 뜻이나 꿈을 담은 대단한 내용을 기대하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삶의 대단한 것들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와 살아왔던 과거에 있어왔고, 맞이하게 될 미래의 일상속에 담겨 있을 것이라는, 그리고 중요한 것은 삶에 대한 자세라는 평범한 진실을 -자신의 어린시절의 꿈과 그것을 이루어온 과정을 담담하게 이야기하지만 그 안에 강한 호소력이 담긴 언어로 일러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부인에게 '부상당한 사자라도 으르렁거리고 싶은 것'이라고 했던 말처럼, 병마와의 싸움이라는 고통속에서도 용감하게 세상에 나서서 마지막 포효를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공포와 위압감을 주며 으르렁거리는 것이 아니라 용기와 소망과 위로를 주는 따뜻함과 강인함을 담은 자기 고백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의 마지막 강의와 이 책의 내용은 어찌보면 평범한(?) 한 사람의 일대기에 죽음이라는 소재가 가미되어 진지함을 담은 교훈으로 발전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듣는 사람들은 그의 강의를 듣거나 이 책을 읽기 전부터 그에게서 그러한 가르침을 기대하고, 또한 기꺼이 그러한 가르침에 감동할 수 있게 마음을 열어두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그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어릴때 꿈을 이루어가는 그의 모습은 분명 일상적인 평범한 사람의 모습 이상의 무엇을 담고 있고, 또한 그가 강의와 책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이나 방식은 인생을 잘 정리하고 나서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훈계를 남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가 현실속에서 이루어가기 위해 노력하던 목표와 가치있는 것들에 대한 꾸미지 않은 일상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고, 아마도 그러한 바탕이 그의 강의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그는 죽음 앞에 섰지만 지나온 자신의 삶과 현재의 자신의 삶, 그리고 미래로 이어질 자신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 할 줄 아는 사람이었고, 자신의 눈앞에 다가온 그림자를 또한 담대하게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였지만, 죽음이라는 것에 집착하고 그로인해 더욱 삶에 집착하며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자신의 죽음 뒤에도 여전히 살아 있을 미래의  자신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는 면에서는 일상속에서 지혜를 얻은 현자를 생각하게도 합니다.

 책의 각장에 담긴 이야기들은 저자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자, 또한 읽는 독자들에 대한 권고의 의미가 담긴 교훈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저자는 그것들을 자신의 삶을 통해서 깨달은 교훈들과 연관시켜서 독자들에게 전함으로써 단순하게 교훈을 주는 선생으로서의 모습이 아니라, 모범을 보이고 시범을 보인 스승으로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신이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고 말한다면 왜 그런 말을 자신이 하게 되었는지, 그러한 경험에서 얻은 교훈이 무엇이었는지 등에 대해서 이야기 함으로써 읽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이 얼마나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지 등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느끼게 만들어 줍니다. 그러한 모습이 아마도 그의 강의와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호소력있게 작용하는 이유가 되겠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것의 바탕에는 자신의 삶과 가족, 동료와 이웃에 대한 신실한 사랑이라는 기초가 있구요. '나는 이길 수 없는 시나리오는 믿지 않아요.'..... '절대로 포기하지 마십시오.'..... '감사하는 마음을 보여주세요, 감사할수록 삶은 위대해집니다.'..... '만약 당신이 인생을 올바른 방식으로 이끌어간다면, 그 다음은 자연스럽게 운명이 해결해 줄 것이고 꿈이 당신을 찾아갈 것입니다.'..... 이리 사람들에게 말하며 강의를 마쳐가는 그는 정말 용기있는 사람이고, '오늘 이 마지막 강의는 내 아이들에게 남기는 것입니다.'.....라며 강의를 마치는 그는 삶의 끝자락에서 진정한 삶를 얻은 행복한(?)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강의의 마지막 슬라이드에서처럼 그와 그의 가족이 행복하고, 또한 그의 자녀들이 건강하고 미소을 잃지 않고 사랑스럽게 자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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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경제학 -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핵심 재테크 노하우
최용식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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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버는 공부가 진짜 경제학이다!'... 아직도 학문에 대한 약간의 부황기(?) -학문하는 것이 고상해야 한다는 식의-가 있는 나로서는 띠지에 적힌 단도직입적으로 파고드는 이 말이 조금은 거부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내가 그리고 우리 사회가 너무 고상하다거나 이 말이 너무 천박하다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부자되세요!'라는 인사가 한 카드회사 광고에서 사용된 이후로 천박한 것이 아닌 평범한 인삿말의 하나가 된지도 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돈을 모으려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돈에 독이 올라서 바둥거리는 모습을 좋게 보아줄리 없는 우리사회의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얼굴을 향해서 진실을 들이대는 듯한 섬뜩함을 느낀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서로 알고 있는 것이니까 숨기지 말고 내놓고 이야기하자는 것처럼 들린다고 할까요....^^

 여전히 자기계발서와 재테크 서적이 서점가의 베스트 목록에 올라있는 것을 보면, 아직도 우리 사회는 경제적인 풍요를 얻기 위한 지난한 노력을 기울이거나, 스트레스를 받고 사는 사람들이 넘치는 중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좀 빗나간 이야기지만 얼마전 신문에서는 하버드생들과 서울대생들의 독서목록을 비교하며 조금은 문제가 있다는 식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하버드생들의 독서 상위목록의 많은 부분을 고전들이 차지하고 있는 반면, 서울대생들의 목록에는 신간들이 주 목록을 이루었고, 그것도 가벼운 읽을거리가 많았다는 내용이었는데, 그러한 모습도 결국은 우리 사회의 단면이겠지요. 결국은 기초부터 차분히 쌓아올리기 보다는 눈앞의 즐거움이나 이득을 취하고 보겠다는 사회적인 분위기의 일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어찌보면 이 책도 결국은 그런 부류의 책에 속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존의 인기를 끌었던 <괴짜 경제학>, <경제학 콘서트>, <이코노믹 씽킹>, <이코노미 2.0>등의 서적과 비교해 보았을 때는 훨씬 그러한 차이를 심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책들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경제이론 -고전경제학이든 현대의 행동 경제학이든-을 고찰하며 우리의 삶속에 경제학을 적용하고 타당한 이유를 설명하여 우리의 시각을 넓혀주었다면, 이 책은 주식이나 부동산, 펀드 등의 투자를 생각하는 또는 현재 투자하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투자시장을 이해하고, 그 추세를 판단하고, 수익을 얻기 위한 적절한 포인트와 손실을 회피하기 위한 분석 등에 대한 저자 나름대로의 이론들을 이야기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서로의 분명한 지향점의 차이를 느끼기에 충분하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정글같은 시장에서 이익을 위하여 일합을 겨루기를 마다하지 않는 투자자들에게는 훨씬 실용적이고 실전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저자 스스로도 자랑스러워 하는 내용인 '수요와 공급이 시간 이동을 한다', '가격 이론에 품질을 도입해야 한다', '경제학에도 병리현상이 있다'는 등의 내용은 우리가 현실에서 겪는 시장의 생리와 변화를 읽는데 다른 어떤 책에서 보았던 것보다 훨씬 적절한 이해를 도와 주는 이론적인 바탕이라는 것은 인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물론 이것은 다른 경제학자들에 의해서 증명이 되어야겠지만 말입니다-. 또한 수요와 공급의 원리,가격 결정의 원리와 통화의 원리, 소득의 원리 등을 통하여 시장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내용들도 기존의 경제학의 틀을 과감히 탈피하기도 하면서 시장을 실전적으로 탐색하여 설명하고자 한 저자만이 들려줄 수 있는 시장과 경제를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프로들의 바둑을 해설하는 방송을 보다보면, 해설자가 '정수'니 '속수'니 하는 말을 많이 합니다. 바둑판 전체를 생각하고 큰 틀을 짜가는 수가 '정수'일 것이고 눈앞의 작은 것에 집착해서 큰 이득을 희생하는 것이 아마도 '속수'일 터인데, 그 사이에서 많이 듣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실전적인 수'라는 말입니다. 정수도 아니고 속수도 아니고 실적적인 수라니.... 물론 꼭 정해진 정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속수가 있는 것도 아니겠지만 아마도 실전적인 수라는 표현은 프로가 둔 속수, 또는 상황에 따라서는 두어야 되는 속수라는 의미가 있는 수라고나 할까요..... 분명 이 책도 저자 스스로가 말했듯이 정통적인 경제학이라는 흐름에서는 약간 빚나간 속수의 느낌을 가지게 하는 내용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꼭 그럴 필요는 없겠지만 정통 경제학에 편입되어 받아들여진다는 의미에서 생각한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들이 저자가 자신하였듯이 눈에 보이는 경제현상들을 훨씬 더 잘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한다는 면을 긍정하여 준다면 결국은 미래의 정수라고 할 수 있거나 적어도 현재의 상황에서는 매우 실전적인 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초보가 두면 속수지만 각고의 노력으로 인정받은 프로가 두면 실전적인 수가 될 수 있듯이, 이 책도 실물경제와 부단히 부딪히며 자신의 패러다임을 구축한 저자의 노력이 있었기에 경제 현실을 훨씬 잘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으리라는 면에서 매우 실용적이고 실전적인 책이라는 찬사를 받아도 될 듯 합니다. 물론 이러한 패러다임에 입각한 돈버는 경제학 너머를 생각하고 그 이후를 준비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그야 말로 실전적인 투자자를 넘어선 고수라고 할 수 있겠지요.^^ 결론은 이러한 실전적인 책이 손에 쥐어졌어도 결국 돈을 버는 것은 오롯이 그것을 받아들이고 이해하여 실전에 적용하려는 부단한  노력을 아까워하지 않을 부지런한 독자의 몫이라는 사실이겠지요. 책을 읽은 것이 꼭 돈을 벌기 위한 것은 아닐지라도, 시장을 보고 이해하는 안목을 키워줄 만한 매우 실전적인 지식들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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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신화와 전설 2
베르나르 브리애 외 지음, 마르셀 라베르데 외 그림 / 지엔씨미디어(GNCmedia)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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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화나 전설이라는 단어를 대할 때면 항상 떠오르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어렸을 때 '인간시대(? 극장)'라는 프로그램에 소개된 이야기인데, 우리나라 어느 시골의 농부와 송아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송아지는 막 태어나서 부모의 젖을 먹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러한 송아지를 농부가 키우는 모습을 담은 것이었는데, 어린아이에게 우유병을 물리듯이 커다란 통에 젖꼭지를 만들어서 송아지를 자식처럼 먹여 키우는 과정을 농부의 투박한 모습과 농촌의 꾸밈없는 풍경과 함께 소개하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농부와 송아지를 클로즈업하면서 이야기의 마지막에 붙었던 멘트가 바로 전설이나 신화, 또는 옛날 이야기들을 대할 때면 수시로 생각하게 되는 '때로 현실은 동화보다도 아름답고, 전설보다도 신비롭다'는 말입니다. 동화보다도 아름답고, 전설보다도 신비로운 현실속의 이야기들..... 아마도 조상들의 삶속에서 그러한 현실에 상상력이 더해지고 세월이 흐르면서 꾸미고 다듬어져 전래동화가 되고, 전설과 신화가 된것은 아닐는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지금 우리의 눈으로 보면, 신화나 전설의 내용을 문자 그대로 이해하는 것은 허무맹랑하기 이를데 없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신화와 전설을 읽을 때면, 우선 필요한 것이 그러한 이야기가 잉태된 당시의 문화와 시대상황에 대한 이해가 앞서야 되고, 이야기에 담긴 사실과 각색된 부분, 즉 사람들의 소망이나 의도가 투시된 부분에 대한 이해가 뒤따라야지 완전하게 그 의미를 이해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그러한 이야기 속에 담긴 상상력 넘치는 등장인물들과 우리가 느끼는 세상과 다른 환상적인 세상에 대한 무한한 상상이라는 측면이지 않을까 합니다. 최근까지도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책(만화)중의 하나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것이었고, 그러한 인기의 비결은 기존의 창작동화나 고전들이 담지 못한 무한한 상상속의 세상에 대한 날개를 마음껏 달아주었던데 있었다고 한다면, 우리의 과학이 개척하고 있는 우주나 땅속에 묻힌 공룡시대에 대한 열광만큼이나 다양하고 흥미로운 내용을 품고 있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더더구나 그러한 신화와 전설속에는 단순한 재미와 상상력만이 담긴 것이 아니고, 옛조상적부터 꾸준히 이어져온 이상과 꿈이 담긴 메세지, 즉 옳고 그름, 선함과 악함, 용기와 불의, 욕심과 악행에 대한 징벌, 나라와 민족 더 나아가서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도리 등에 대한 교훈이 담겨서 은연중에 후대로 전해지는 매개수단이 되었다는 면에서는 우주선이 날아다니고 컴퓨터로 세상이 하나로 연결되어 온갖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는 현대에도 가장 중요한 인류의 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 책은 그러한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 신화와 전설을 기존의 우리가 접했던 지역에 따른 구분 -즉 그리스 로마 신화, 북유럽 신화, 중국 신화, 일본 신화 등으로-이 아니라, 아이들의 눈높이를 다르게 유도하여, 각 신화에 등장하는 동물이나 배경을 주제로 곰, 늑대, 사자와 호랑이, 용, 바다 그리고 상상속의 동물들로 주제로 내용을 분류하였습니다. 2권에는 용과 바다, 상상속의 동물들에 대한 주제로 세계 각국의 신화나 전설을 분류하여 실었는데, 같은 동물이라도 나라마다 그리고 이야기가 전개되는 배경에 따라 모양이나 심성이 다르게 표현되어 있어 색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합니다. 서양에서의 용이 주로 사람과 적대적인 관계에 놓인 경우가 많지만, 동양에서는 수호신이나 숭배의 대상, 그리고 인간에게 유익을 끼치는 존재로 여겨졌던 것처럼 말입니다. 바다 편에는 옛날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경이로움의 대상이었고, 지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공간답게 손오공이 용왕을 만난 이야기에서 부터 낙원에 대한 것들까지 여러 나라의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상상속의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익히 귀에 익은 미노타우루스나 페가소스, 키마이라와 같은 동물들의 이야기도 있지만 잉카의 천상의 라마 야카나, 중앙아시아의 천둥 낙타, 말레이지아의 로크 등 무한한 상상력이 담긴 동물들을 만날수가 있습니다.

  이야기들 속에 등장하는 여러 동물들을 보면서 새삼 그러한 이야기 속에 담긴 무궁무진한 상상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게 됩니다. 영화나 드라마, 소설, 그리고 온라임 게임 등을 이야기할 때면 등장하고 있는 스토리텔링에 대한 중요한 보물들이 이러한 유산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또한 아이들에게도 단순히 상상력이나 창의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보다는 이러한 이야기 속에 담긴 세계를 통해서 생각지 못한 또다른 세계로의 길을 열어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섞인 기대도 품어 보구요. 읽는 것만으로도 참 재미있을 책입니다. 거기다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생각지 못한 상상과 환상의 나라를 여행할 수 있는 멋진 이야기들까지 마음에 새길 수 있다면 아이들에게는 정말 멋진 시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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