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정치 (양장) - 기독교와 정치에 관한 새로운 비전
짐 월리스 지음, 정성묵 옮김 / 청림출판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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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는 인간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에너지원이다. 하나님이 어떤 명분이나 과제를 명령하시거나 허락하신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 사람(혹은 정부나 종교단체)이 못할 일은 없다. 전 세계적으로 종교에서 비롯한 미움과 학살, 압제의 역사는 실로 엄청나다. 이런 상황을 다루는 일에 누구보다도 앞장서는 사람들이 바로 선지자들이다. / 종교를 정직하고 겸손하고 자비로운 상태로 유지시키기 위해 선지자들은 지금도 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목소리 역할을 하고  있다. 선지자들은 불의, 특히 종교의 허울을 쓴 불의의 낌새를 금세 알아챈다. 아무리 멀리 떨어진 불의도 알아챈다. 선지자들은 위선, 특히 종교적 태도를 취한 위선을 간파해 낸다. - p187. 유진 피터슨, "아모스 개관" <메시지>에서...

 책을 읽는 내내 세상에서 많은 것들을 이루고 성취했지만, 예언자적인 정신과 소명을 잃어버린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과 교회에 대한 부단한 일깨움과 회심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신앙은 개인적이지만 사적이지는 않다'는 지적안에 담긴 목소리를 통해,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영역에 갇혀버린 신앙인들과 교회의 모습으로 인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는 갈등의 소리를 새삼스럽게 듣게 되고, 그러한 갈등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 다시금 생각하고 깨닫게 됩니다. 공적인 영역에서까지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신앙을 탈피하지 못하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들이대며 자신의 종교를 은연중에 과시하거나 최소한 포장할려고 하였던 결과물들로 인한 소란스러움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는지..... 새로이 기독교인 대통령이 들어섰다고 교회가 무슨 큰 면류관을 얻은 듯이 -실제로는 사회와 국가에 대한 더 큰 의무와 책임이라는 짐을 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내심 그 뒤로 줄서기를 하느라고 잃어버린, 다윗의 죄악을 책망하며 하나님의 단호한 말씀과 의를 설파하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나단 선지자와 같은 -하나님 편에 서서 권력자와 세상을 책망하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그러한 살아있는 정신의 상실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지적은 우리 교회와 신앙인들에게 꾸준히 지적되어 오던 문제였고, 요즈음은 좀더 직설적으로 지적당하는 것이긴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다시 한번 각성하기를 바라는 하나님의 책망의 손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정치와 종교.... 현대의 민주국가에 이르러서는 이 두가지가 당연히 분리되고 서로를, 특히 종교가 정치에 관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금기시 되고 있는 것이 엄연한 사실입니다. 물론 국교를 가지고 강제하는 나라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러한 것이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형식의 문제를 떠나 실질적인 내용의 문제로 넘어간다면 이러한 이야기는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겠고, 이 책은 그런 면에서의 하나님과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시작하여. 우리 사회와 정치적인 이슈와 문제들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고, 의견을 표출하고, 자신의 뜻을 이루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실천적인 고민과 그 과정을 담은 책이라고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설명한다면 대통령이 '내가 기독교인이니까 교회에 많은 지원을 하고 편의를 봐 주라'라는 식의 단세포적이고 지극히 사적인 모습이 신앙의 표현이 아니라-실제로 이러지는 않았겠지요-, 공적인 영역에서의 여러 사회 문제와 정책들에 신앙인으로서의 자신의 가치를 어떻게 반영하고, 의를 이루어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말하는 책이요, 각개 신앙인들의 경우라면 어떻게 복음을 전하고 사람들을 전도할 것인가 하는 신앙적인 면에 대한 것이 아닌, 국가의 정책이나 사회 문제를 대할 때 자신의 신앙적인 가치관을 어떤 형태로 반영하여 표현하며, 그러한 의견의 기초가 될 신앙적인 기반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저자의 주된 목소리는 현재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들어선 이후로 빚어지는, 말로는 여러가지 신앙적인 가치를 들먹이며 하나님의 선을 이야기 하지만 실제로 성경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발생하는 여러가지 영적인 가치와 정치 영역의 갈등과 바르지 못함에 대한 것들입니다. 그 주된 부분은 9.11 사태로 촉발된 테러와의 전쟁과 이라크 전쟁에 대한 바르지 못함에 대한 책망, 그리고 부자들을 위한 정책 등에 대한 비판 등인데, 여기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저자 및 그와 함께한 이들이 교회와 신앙안에서만 자신의 의견을 소극적으로 개진하고 반대한 것이 아니라, 성경의 말씀과 정신에 기초한 적극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그것들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노력하고 현재까지도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의 올바른 목소리가 전해질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면이라는 생각입니다. 즉 신앙안에서의 하나님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공적인 영역에서 하나님의 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이루어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의 예를 보여주는 면이 현재의 우리 교회와 신앙인들이 부딪힌 벽을 보는 신앙인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의 노력과 각성이 부족했던 부분에 대한 깨달음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현대에 이르러서 성경이 말하는 공적인 의를 이루기 위한 예언자적인 삶을 산 표본으로 꼽는 현실 정치인들로는 남아공의 만델라 대통령, 미국의 링컨 대통령과 마틴 루터 킹 목사, 인도의 간디 등을 들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이들의 삶과 이상을 바라보노라면 우리의 종교가 무엇이든, 우리의 가치가 무엇이든 모두가 그들의 생각과 행동에 존경을 표할 수 있는 이유가 되는 것은 바로 그들이 추구한 이상이 인류가 소원하는 평화와 사랑, 자유와 평등 등의 소중한 이상과 합치하는 것이었고, 또한 그들의 삶이 그러한 이상을 이루기 위한 고뇌와 투쟁, 그러면서도 하나님이 말하는 의와 동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앞의 예에서 간디의 경우는 기독교라는 종교의 관점에서는 예외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 안에 담긴 정신이라는 맥락에서는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러한 현실속의 정치인의 예를 차치하고서라도, 차분히 생각하고, 다시 성경을 들여다 본다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성경에 수도 없이 언급되고 있고, 그 일례로 미가 선지자를 통해 우리를 향해 이리 말씀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이 오직 공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미6:8)

 어찌보면 저자가 말하는 공적인 영역에서도 살아있는 영적가치의 발현이라는 것은 바로 이러한 말씀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리 간단한 말씀 속에 다 담겨있는 오묘한 깊이는 사람이 다 할 수 없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것이 아니라면 자신의  욕심에 마음을 빼앗겨, 내가 하나님 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내 편으로 줄세우기한 지극히 사적이고 개인적인 신앙으로 인한 것은 아닐는지.... 저자의 목소리를 통해서 우리의 사회와 정치와 경제 문제에 이르는 공적인 영역에 적용되어야 할 하나님의 말씀과 영적 가치들에 대한 선지자적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의미있는 책이었습니다. 이러한 책들과 계기를 통해서 살아계시는 하나님, 의로우신 하나님, 모든 이를 사랑하시는 평화의 하나님이 또한 (개인으로서의) 나의 하나님 임을 나를 비롯한 모든 신앙인들이 붙들수 있었으면 합니다. 또한 그러한 깨달음을 통해 신앙인들이 그 분의 편에 서서 세상을 변화시키고, 소경이 보고 귀머거리가 들으며, '나라와 나라가 칼을 들고 서로를 치지 않'고 '다시는 군사 훈련을 하지 않'고, 어린아이가 독사굴에 손을 넣어도 물리지 않는 해됨도 없고 상함도 없는 진정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충만한 세상을 선포한 이사야의 이상을 우리의 현실에 심어가는 작은 밀알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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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족을 믿지 말라 스펠만 가족 시리즈
리저 러츠 지음, 김이선 옮김 / 김영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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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의 방을 도청하는 부모, 딸의 남자 친구의 신원조사를 마다하지 않고 또한 딸의 일거수일투족을 거리낌없이 미행하는 어머니, 가족들을 미행하여 약점을 잡고 금품을 갈취(?)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하게 협상을 이끄는 여동생, 변호사답게 한없이 잘난척 잔소리를 해대고 협상에 자신이 있다는 듯이 가족과의 관계에서 이런 저런 협상을 남발하지만 여전히 완전한 남자의 면모를 과시하는 오빠, 그리고 미행하는 부모의 차에 거침없이 망치질을 해대고 도청에 반항하여 마약하는 장면을 꾸며대는 주인공...... 어찌보면 이 가족은 사립탐정이라는 가업만큼이나 자신들의 가족관계에도 가업정신을 훌륭히 적용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어려서부터 부모가 하는 사립탐정세계의 이런저런 일을 거들게 되고, 커가면서 점점 더 많은 일과 역할 분담을 하게 되면서 몸에 배인 습관이 자연스럽게 가족관계에도 표출되고 있으니까요. 물론 부모들도 자신들이 일을 처리하던 방식대로 자식들과 관계되는 일에 대응하게 된 것이 이렇게 불량하고 콩가루 같은 가족의 모습으로 이야기되게 된 것이라고 해야겠습니다. 아마도 부모가 교사나 의사 또는 기타 그럴듯한 모양의 직업을 가진 이들이고, 그들이 자신의 직업적인 면모가 가시지 않은 모습으로 자기 가족들의 문제들을 대하고 처리해 간다면 이리 꼴사납다고 느끼지는 않았을텐데...... 하지만 어찌하겠습니까?......     주인공의 부모는 이미 사립탐정의 길에 들어서 그러한 삶이 몸에 밴 베테랑들이고, 그들의 자녀들도 그러한 세계에 중독된(?) 사람들이니, 그들의 방식대로 사랑하고 서로를 위할 수 밖에...... 그러한 내력이 바로 이 가족이 서로 갈등하고, 반목하고, 미워하고, 도망치고 싶어하는 근본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세상에는 존재하는 사람들의 숫자보다는 적겠지만, 그만큼 다양한 가족의 모습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가족의 삶의 모양은 각 가족 구성원의 특징에서부터 시작하여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이웃과 사회, 문화와 국가의 차이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을 하게 되겠지요. 이 책의 이야기만큼 별난 직업을 가진 별난 가족도 있을거고, 하루세끼 챙겨 사는 것으로 자족하는 평범한 가족들도 있을 겁니다. 각각이 다른 모양의 생각과 가치관과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갈 것이고, 또한 가족이라는 울타리의 돈독함에 기대어 일체감을 느끼며 마음의 평안을 구하기도 하겠지요. 그래서 그들 각각의 이야기를 책으로 기록한다면, 주인공의 가족만큼 별나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는 많지 않더라도, 훌륭하게 한권의 이야기를 꾸며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책이 들려주는 가족의 이야기가 흥미롭기는 하지만, 가족의 가족다움을 회복하기 위해서 가출한 여동생 레이의 이야기와 그 과정을 통해 다시 가족이 하나가 되는 이야기의 결국을 대하게 되면, 결국 결론은 하나 '바로 가족이란 그런 것이다'라는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고나 할까요.....

 이 가족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우리네 가정사에도 이 가족의 이야기에 못지 않은 갈등과 오해와 방황, 그리고 때로는 미움까지 배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등 돌리고 외면하며 서로의 영혼에 깊은 생채기를 내기도 할거구요. 하지만 대부분 -물론 모두라면 좋겠지만 다는 아닐것 같습니다-은 그러한 갈등과 오해와 방황과 미움, 그리고 생채기를 한 가족이라는, 같은 피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 안에서 이런저런 모양으로 해결하고 한울타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해야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 가족의 이야기가 조금 독특하긴 하여도, 자신들의 삶의 현장에서 한 가족으로서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고 또한 알아가는 과정에 대한, 한 가정이 성숙해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가족이 별나 보여도 결국 커다란 의미에서의 가족은 바로 그런 것이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 이야기는 우리의 각 가정의 모습의 한극단을 비취는 거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잘 느끼지는 못하겠지만 나와 여러분의 가족도 이 가족만큼이나 그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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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철학자 50
夢 프로젝트 지음, 박시진 옮김, 배일영 감수 / 삼양미디어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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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어떤 책을 처음 손에 들게 되면, 거기서 뭔가를 얻게 될 거라는 기대감에 충만하게 됩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것들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이겠지요. 물론 이 책도 그런 기대감 -실제로는 나보다는 나의 아이들에게 들려줄 가치가 있을까 하는 판단을 위한 책읽기가 먼저이기도 하지만- 을 가지고 들여다 보게 되었습니다. 세계의 철학자 50명의 사상을 꿰뚫을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순진한 생각이 우선이었고, 내가 읽고 나면 나중에 아이들에게도 자신있게 들려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뒤따랐던 시간이었지요. 그리고 많은 책들을 읽고 나면, 한편으로 뭔가 얻은 것이 있지만, 허전함이 더 많이 남았던 기억만큼이나 이 책도 그런 허전함, 나의 부족함을 더 느끼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4-6페이로 방대한 철학자의 일생에서부터 각자의 독자적이고 깊이 있는 사상을 파헤치고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나 기대 자체가 어찌보면 우스운 일이었겠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이 책에 대해서 할 수 있는 말은, 철학 개론서나 철학 소개서라기 보다는 그동안 인류의 역사에 커다란 발자국을 남긴 철학자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서라고 생각할 수 있는 책이라는 말입니다.

 저자가 소개한 철학자들은 이미 교과서나 다른 매체들을 통해서 귀에 익은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최초로 철학을 시작한 탈레스를 비롯한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들에서 시작하여, 소피스트,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거쳐서 아우구스티누스, 토머스 아퀴나스로 이어지고, 다시 근세 (프란시스 베이컨, 데카르트, 토머스 홉스, 파스칼, 루소 등)와 근대 (칸트, 헤겔,쇼펜하우, 키르케고르, 벤담 등)의 철학자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존철학을 뛰어넘은 마르크스, 프로이드, 니체 등의 사상의 선구자들이 소개되고, 자크 라강, 미셸 푸코, 자크 데리다 등으로 대표되는 포스트모던의 사상가들에 대한 소개가 뒤따릅니다. 마지막장에는 동양의 철학자들에 대한 소개가 이어지는데, 석가모니에서 시작하여 공자와 노자, 장자, 맹자, 순자, 원효, 이황과 이이, 사이쵸와 구카이에 대해 소개되고 있습니다. 어떤 이의 이름은 귀에 익은 만큼 그들의 사상에 대한 친밀감을 느끼게 만드는 이도 있고, 아마도 이 쪽에 한번이라도 심취했던 사람이라면 이 중의 한두 사람의 저작은 한 번쯤 파고들며 읽었을 것입니다. 물론 막연히 들어 알고 있거나, 교과서로 배웠던 이들에 대해서는 그만한 친밀함도 그들에 대한 앎의 깊이가 없음도 사실이구요. 다만 이 책을 통해서 자세히 알지 못하던 이름들에 대한 좀더 지식거리를 늘릴 수 있었다는 것은 이러한 책이 주는 장점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어찌보면 이 책은 제목처럼 우리가 살아갈 때 품고 갈 상식 몇가지를 늘려 주는 것으로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거기서 더 바란다는 것은 욕심이겠구요. 이 책을 읽고  철학자체에 대해 깊이를 더하게 된다거나 철학하는 방법이나 욕구를 채울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철학자들이 자신들의 일생을 걸고 추구했던 것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듣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잘 모르던 철학자들의 사상에 대해서는 그들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일생 씨름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간단하나마 몇가지 지식 꾸러미를 챙길 수 있기도 하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한 철학자의 일생에 걸친 작업을 단 몇페이지로 깔끔하게 정리해 낼 수는 없는 일이겠기에, 이 책에는 그만큼의 역할만 기대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청소년들에게도 전체 철학사를 관통하는 인물들에 대한, 그리고 그들의 사상에 대한 간결한 소개서 정도로 권장될 만한 책이 될 듯합니다. 더 바라는 것은 책을 읽은 이들이 이만큼의 상식으로 만족하여 철학을 아는 듯이 떠들지 말고, 좀더 깊이 있는, 자신과 자신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는 시작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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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E - Movie Storybook
매튜 앤 가렛 개작, 마라 대미아니.앤드리아 캐골 그림, 최문희 옮김 / 예림당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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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모두 나빠진 환경을 피해 우주로 도망가고, 로봇들이 우주공간의 우주선에서 사람들을 시중드는 시대.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의 현실보다는 사이버 세계에 빠져 진정한 현실을 잃어버린 시대.... 이 책(영화)의 배경은 우리 거의 모두가 맹신(?)하고 있는 과학의 발전, 사람들의 탐욕스러움과 안락함의 추구, 그리고 거기에서 비롯된 소비의 극대화의 결과로 나타난 폐허가된 29세기 지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도시에는 마천루들이 솟아있고, 넓직한 도로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인공물들이 가득하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땅과 나무와 새와 곤충 등 자연을 대할 수 있는 세상이지만, 29세의 지구는 가득쌓인 쓰레기들을 치우기 위한 폐기물 수거용 로봇 '월. E'만이 지키고 치우는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사람들은 쓰레기를 쌓아놓고 이제는 살수 없다며 무책임하게 우주선을 타고 우주여행을 떠나 버렸구요. 월.E는 외롭게 혼자남은 지구에서 <헬로 돌리!>라는 영화를 보며 주인공들처럼 사랑에 빠지는 꿈을 꾸며, 사람들이 돌아올 수 있게 열심히 청소를 하고 있고, 또한 쓰레기 더미속에서 보물들도 모으고 있습니다. 더이상 외롭지 않을 사랑을 꿈꾸면서 말입니다.  그러던 중 자신의 보물 중 가장 진기한 목록이 될 녹색식물을 발견하게 되고, 비슷한 시기에 지구에 사람이 살수 있는 증거 즉 '녹색식물'을 찾으러 온 하얀 로봇 '이브'를 만나게 됩니다. 물론 우리의 월.E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사랑에 빠지게 되고, 이브를 따라나선 모험이 시작됩니다. 우주선의 자동로봇 오토는 이브가 가져온 녹색식물을 폐기하고자 하고 - 이 모습은 인간들마저 조정하려고 하는 기계의 섬뜩함을 느끼게 합니다- , 그 과정에서  월.E와 이브, 그리고 버려진 로봇들은 녹색식물을 지키고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서 오토와 대항하여 싸워나가는데, 그 안에 담긴 기본은 바로 월.E의 희생과 사랑, 그리고 망겨져버린 월.E를 살리기 위한 이브의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흐름은 비록 로봇끼리의 감정교환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미래에도 우리에게 희망이 되는 것은 서로를 아끼고 보호하려고 하는 사랑이라는 것을, 보편적이지만 결국은 가장 중요한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지구의 환경오염, 로봇에 의지하는 세상, 로봇이 지배하는 세상, 소비와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문제 등에 대한 여러가지 묵직한 주제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재미있게 보는 것이겠지요....^^ 책을 보고 나니, 케이블 TV에서 보았던 영화의 일부내용을 소개하던 내용이 더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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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전쟁 화폐전쟁 1
쑹훙빙 지음, 차혜정 옮김, 박한진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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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미국인이 끝까지 민간은행으로 하여금 국가의 화폐 발행을 통제하도록 둔다면 이들 은행은 먼저 통화 팽창을 이용하고 이어서 통화 긴축 정책을 써서 국민의 재산을 박탈할 것이다. 이런 행위는 어느 날 아침 그들의 손자들이 자기의 터전과 선조가 개척한 땅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은 깨달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토머스 제퍼슨-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에 걸쳐 <대국굴기>라는 중국의 한 텔리비젼 프로그램이 우리 사회에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며 책으로도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지난 몇 세기에 걸쳐 경제적으로 -군사적인 힘도 배제할 수 없겠지요- 세상을 호령했던 대국들에 대한 중국인의 시각에 의한 연구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그 내용을 통해서 저들의 야망이랄까 속내를 읽으면서 저들이 바라는 중국의 미래에 대한 것들을 나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의미로는 앞선 경제대국들을 배우자는 것이지만, 진정한 속내는 그들을 극복하고 중국이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되는 세상을 세우자는 것이겠지요. 한데 책장을 넘기며 남는 음습함은 아마 저들도 그들과 다름없는 동일한 대국의 길-힘을 앞세운 무자비한-을 추구하고 있지는 않는가에 대한 염려 비슷한 감정들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당시에 읽었던 '대국굴기'라는 책이 생각나는 것은 책의 의도가 서로 비슷한 면이 있다는 점에서인듯 합니다. 세계의 경제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진정한 강자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금융강국, 화폐와 금융의 중심으로 자리잡기 위한 중국인으로서의 고민과 전략이 담겨 있다는 의미에서 입니다. 내용을 더듬어 보면, 과거의 화폐와 금융시장의 발전(?)을 철저히 국제은행재벌들의 화폐발행권 확보와 금본위제의 폐지 등을 위한 음모론적인 관점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결국 그 끝은 그러한 금융시장의 안보이는 세력들을 제어하고 중국의 위안화가 과거의 파운드화나 현재의 달러처럼 세계의 기축통화가 되고 진정한 국제화폐로서 역할을 하기 위한 전략이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찾기와 일깨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대도무형의 초특급 부호 로스차일드 가문의 부흥에서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저자가 음모론의 배후로 지목하고 있는 국제은행재벌의 대명사로 지칭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과 이들의 유럽에서부터의 행적이 저자가 말하는 음모론의 전개와 맞아떨어지는 면이 있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18세기후반 일찌기 은행업에 뛰어든 로스차일드 가문의 형제들이 영국,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유럽의 주요 공업국가에 부를 축적하고 화폐 발행 권리를 교묘하게 취득하면서 시작된 화폐를 둘러싼 음모와 전쟁은 미국으로 넘어가서는 민영중앙은행의 설립과 화폐발행권의 각축, 금본위제의 폐지 등을 둘러싸고 링컨 대통령과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 그리고 최근의 레이건 대통령의 피격으로까지 이어졌다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두차례의 세계대전과 미국의 경제대공황, 뉴딜정책, 유럽 및 라틴아메리카 그리고 아시아의 경제 위기-우리나라의 외환위기도 포함하여-도 모두 국제은행재벌의 철저한 음모와 사전모의를 통한 부의 탈취과정으로 해석합니다. 그리고 그들을 뒷받침하는 세력으로는 국제금융재벌이 설립한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와 미국외교협회를 핵심조직으로 하고 이에서 파생된 경제분야의 빌더버그 클럽(Bilderberg Club)과 정치쪽의 삼각위원회(Trilateral Commission)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직들의 방대한 인맥과 영향력을 통해서 국제은행재벌들이 이제는 자신들의 원대하고 대담한 목적-극소수에 의해 통제되고 정치 및 세계경제 체제를 주도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의 구축이라는-을 세우고 실현하고자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음모론의 결국은 국제은행재벌이 궁극적으로 한 나라의 화폐발행권을 넘어서 이제는 세계의 경제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통제하면서 해체'해서 자신들-런던의 금융가와 월가-가 축이 되어 통제하는 '세계정부'와 '세계화폐' 및 '세계세금' -저자는 현재의 화폐를 채무화폐로 규정하는데 이유는 현재의 발행화폐들이 기본적으로 금은본위제에 충실한 실질화폐가 아닌 미래의 국민의 세금을 담보로 발행되는 법정화폐이고 이러한 미리 당겨서 쓰는 채무에는 반드시 이자가 따르고 그것 또한 국민의 세금으로 메워진다는 의미에서의 세금- 체제를 완성하는 것이라 것입니다. 그러한 목적으로 그들은 각 나라의 화폐 발행권의 장악에서 시작하여, 금본위제의 폐지를 위한 집요한 노력, 그리고 자신들의 목적에 반하는 도전적인 정치인이나 나라, 체제에 대한 과감한 공격과 제거를 은밀하게 실행하곤 했는데, 그러한 과정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음모론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은 이러한 음모론은 달러를 기축화폐로 삼아 세계를 지배하려는 세력이 부단히 활동하고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겠고, 음흉한 세력의 다음 표적은 당연히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하며 자신들의 기반을 흔들고 있는 중국으로 귀결될 수 있겠습니다. 저자가 정말 말하고 싶은 내용도 단순한 음모론의 제기보다는 바로 현재 중국이 처한 그러한 상황에 대한 급박함을 전하는 것이겠고, 또한 그에 대한 나름대로의 분석과 처방을 알리는 것이겠지요. 저자가 말하는 기존의 화폐제도의 문제점은 채무화폐-미래의 국민세금을 담보로 발행된 법정불환지폐로 일종의 차용증서일 뿐이며 끊임없이 이자를 발생시킨다-라는 점, 금은본위제의 폐지, 부분 지급준비금 제도를 통한 과도한 통화팽창, 통화팽창을 감추기 위한 수많은 파생상품들-저자는 이를 사기라고 하고 있습니다- 등을 지적하고 있으며, 달러와 같은 채무지폐는 결국 언젠가는 과도한 통화팽창으로 인한 달러 범람을 통해 마지막까지 부풀어진 거품이 터지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달러는 아무런 실질가치가 없는 '차용증+약속'이라는 종이조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설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달러 거품의 치명적 급소인 신용 -'차용증+지불약속'이라는 면에서-의 위기를 단박에 제압할 수 있는 절대고수로 과거에 왕좌에 있었으나 이제는 연금당한 채 금융세력에 의해 고의적으로 외면당해 왔던 '황금'이라는 실질가치를 지닌 화폐의 제왕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론을 바탕으로 저자가 말하는, 중국이 눈앞에 다가온 국제금융세력 또는 자본세력과 일합을 겨루고 세계 화폐의 중심에 서기 위한 처방은, 달러와 같은 채무를 바탕으로 하는 화폐가 아닌, 일반 위안화와 금과 은을 기축으로 하는 위안화의 '이중 병행제 화폐 체계'를 수립하고 꾸준히 금을 모아들이는 것이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안정적이고 실질가치를 지닌 화폐 시스템을 정착하여 나간다면 금과 은으로 교환가능한 위안화가 당연히 세계 금융업계의 관심의 초점이 되고, 과거의 파운드나 달러가 그랬듯이 세계에서 가장 튼튼하고 강한 화폐가 되고  자연스럽게 달러 이후시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으리라는 이야기입니다.

  길이의 단위도, 무게의 단위도, 부피의 단위도 현명한 사람들의 생각 덕분에 과거에도 오늘에도 동일한 길이요 무게요 부피가 됩니다. 저자의 분석에 의하면 금본위시대에는 화폐의 가치도 그러한 도량형의 동일함과 비슷하게 시간이 흐른다고 그 가치가 크게 훼손되거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서 수십 퍼센트씩 가치가 감소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서로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이 우스울 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화폐제도가 도입되고, 화폐발행이 남발되면서 통화팽창과 수축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어제의 1달러가 오늘의 1달러가 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고, 우리주위에서도 이제는 다시 마이너스 금리시대니, 인플레이션의 공포니 하는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것에 대한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한 내용들은 상당부분 이러한 사소한 것 보다는 보다 원대하고 거시적인 내용들이겠고,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개인적이고 음모론에 치우친 분석들도 있다는 느낌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금융의 깊은 분야에까지 지식이 이르지 못한지라 그러한 느낌은 느낌대로 남겨둘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겠고, 다만 내게는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화폐의 실체를 다시금 생각해보고, 그러한 화폐를 둘러싼 여러 세력들의 각축을 나름대로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화폐를 기본으로 구축된 내가 깨닫지 못하던 시장과 경제의 일면을 알게 되었다는 것 등 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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