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망합니다 - 고단한 영혼을 어루만지는 마음의 기도문 133편
조성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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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른 아침에 잠을 깨어  / 이슬을 머금은 풀밭을 거닐면서도 / 자연의 아름다움에 넋을 빼앗기기 보다는 / 그 안에 담긴 당신의 섭리를  먼저 알아볼 수 있는 자가 되기를 / 나는 소망합니다. 

 사람들이 모두 나를 외면하는 곳에서도 / 당신이 나와 함께 하심을 / 다른 이들의 마음에 역사하고 계심을 / 또한 내 작은 마음에 들어와 사랑을 알게 하심을 / 내 영혼이 알기를 / 나는 소망합니다.... 

 한껏 멋을 부려 보지만 헨리 나우웬의 '나는 소망합니다'에 담긴 깊은 영적인 울림을 따라가지 못함을 고백합니다. 누구나 자신의 짐이 있고, 자신만의 아픔이 있기는 하지만, 그 깊이와 넓이와 울림은 그 사람의 삶이 지닌 순종과 묵상과 인내의 폭만큼만 허락하는 것인것 같습니다. 주님! 저도 그리 하고 싶은데.... 매번 거기에 이르지 못하는 것은 어인 연고입니까?....... 

 성 프란시스의 '평화의 기도'나 맥아더의 '자녀를 위한 기도'는 꼭 신앙인들이 아니더라도 이미 많은 이들이 은혜스럽게 받아들이는 글들입니다. 사람을 겸손하게 하고, 또한 다른 이들에 대한 사랑과 감사를 배우게 하는 글들이라는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가장 관심있고 감명깊게 대했던 기도문은 아마도 한 소방관의 희생에 바치며 한 신문에 실렸던 '소방관의 기도'라는 기도문입니다. 다른 사람보다는 나를 우선시하고, 함께 누리는 것보다는 내가 먼저 누리는 것을 우선시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우리의 사회문화적 분위기 속에 '우리'와 '행동으로 나타내는 사랑'의 의미를 제대로 나타내는 기도문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이 책에는 우리도 삶의 어느 순간엔가는 그리 기도 드렸을 것들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담은 기도문의 기록들입니다. 사람에 따라, 또한 현재의 마음의 상태에 따라 서로 영향받고, 은혜받는 부분의 차이는 있겠지만, 각각의 저자들 모두 자신만의 절실한 상태와 환경하에서 드린 기도들이기에 조금만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묵상한다면 그 안에 담기 깊은 신앙적인 의미들을 묵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 스스로도 여러 기도문을 나의 상태에 어울리는 것과 조금은 실상과 먼 내용들을 구분하듯이 많은 이들이 제각각 호불호를 달리하기는 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마음이 통하였다는 것이겠지요..... 

 페이지마다 박힌 색색의 책갈피를 보면서 믿음의 선진들의 간절한 소망과 기도의 제목들을 다시금 되새김하게 됩니다. 하나님안에서의 소망과 희망, 절망뒤의 승리, 실패뒤의 사랑 등을 절절히 고백했던 선진들의 진솔함을 다시금 마음에 되새기게 됩니다. 하나님 앞에서 필요한 것은 바로 내안의 모든 것을 내려 놓는 것, 그리고 하나님을 오로지 나의 능력과 소망으로 인정하는 것이라는 것은...... 그런 깊은 묵상을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기도문을 통해 나우웬은 이리 고백합니다. 

 나는 소망합니다 / 내가 누구를 대하든 그 사람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 타인의 죽음을 볼 때마다 내가 작아질 수 있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 내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때문에 /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줄어들지 않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 상대가 나에게 베푸는 사랑의 기준이 / 내가 그에게 베푸는 사랑의 기준이 되지 않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 모두가 나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주기를 / 그러나 나  자신만은 그렇지 않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 언제나 남들에게 용서를 구하며 살기를 / 그러나 그들의 삶에는 용서를 구할 일이 없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게 되기를 / 그러나 그런 사람을 애써 찾아다니지를 않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 언제나 나의 한계를 인식하며 살기를 / 그러나 그런 한계를 스스로 만들어내지는 않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 사랑하는 삶이 언제나 나의 목표가 되기를 / 그러나 사랑이 내 우상이 되지 않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 모든 사람이 언제나 소망을 품고 살기를 

 .... 하지만 난 그러지 못하였답니다... 주님.....하지만.... '내 인생으로 들어오셔서 나를 변화시켜주시옵소서 제발'.....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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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난다 성경암송
한명철 지음 / 두란노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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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하기에 온전케 하려 함이니라 - 딤후3:16-17 

 하나님의 말씀은 살았고 운동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고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감찰하나니 - 히4:12 

 너희가 거듭난 것이 썩어질 씨로 된 것이 아니요 썩지 아니할 씨로 된 것이니 하나님의 항상 살아있고 항상 있는 말씀으로 되었느니라 - 벧전1:23 

 하나님의 말씀의 능력을 선포하는 위와 같은 성경구절을 읽거나 볼 때면, 나를 비롯한 많은 크리스챤들은 말씀의 온전함과 생동감 있는 능력, 중생의 능력 등 살아있고 내면에 역사하고자 하는 말씀의 능력을 느끼곤 할 것 같습니다. 또한 자신의 삶의 중심에 적어도 하나 둘 쯤의 성경구절을 새기고, 시시때때로 그러한 말씀을 통해서 스스로를 바로잡기도 하고 위로받기도 하고 다시 일어서기도, 용감하게 세상을 향해 나아가기도, 때로는 겸손하게 하나님께 돌이키기도 할 것이고, 그러한 시간들을 생각한다면 성경 말씀이 살아서 내 안에 역사한다는 사실, 성령께서 우리를 돕고 계신다는 사실에 대한 신앙적인 체험을 순간순간하며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은 이렇게 우리 안에 역사하시는 말씀의 능력을 성경 암송이라는 적극적인 노력으로 말씀을 잇고 엮어서 체계화시키는 과정을 통해서 극대화시키고, 훨씬 생동감 있는 말씀으로 사는 삶을 제안하는 책입니다. 먼저는 저자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생기있고 능력있는 하루하루를 살게 한 성경 암송을 통한 축복의 고백으로 처음을 시작하고 있는데,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수록 어떤 관성에 사로 잡혀 흘러가고 있는 내 신앙생활의 단면을 반성하고 새롭게 말씀안에서 살아갈 수 있는 자극을 느끼는 부분입니다. 두번째 부분은 저자가 성경 암송을 통해서 받은 살아있는 말씀의 능력들에 대한 부분인데, 신앙인이라면 모두가 흠뻑 젖어서 누리고 싶은 능력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런 매력적인 능력들에 대해 저자는 그런 능력이 성경 암송을 통해 순간순간의 말씀 적용속에서 찾아오더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대단한 능력이나 권세를 지닌 사람이 아니더라도 평범하지만 말씀안에서 겸손히 길을 찾는 이들에게는 매력적이고 살아있는 삶의 모습인 중보와 역전, 회개와 생명, 용서와 신유, 형통과 전도, 그리고 화목과 기도의 능력이 언제든지 그들의 삶 가운데 주어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세번째 부분은 성경암송을 위한 실질적인 준비과정에서 시작하여 말씀을 잇고 엮는 방법, 그리고 무작정 외우기를 시도하기보다는 기도하며 엎드리는 겸손함의 필요성 등 성경 암송을 위한 실질적인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열성적인 말씀 암기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 조용히 나아가는 기도의 시간이라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과한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주일학교에서 아이들에게는 많은 성경구절에 대한 암송의 기회가 주어지고, 또한 잘 실천했을 때는 많은 칭찬과 상품이 따르기도 합니다. 그러한 모습을 부모의 한사람으로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내 아이가 제법 잘 외울때면 신앙적으로 한뼘이나 더 자란 아이를 생각하며 기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와는 다르게 성경 암송을 너무(?) 강조하는 모임이나 단체들을 접하게 될때면, 그리고 사람들의 문제들에 대해서 외우고 있는 말씀으로 즉석해서 권면을 해대는(?) 사람들을 볼 때면 내 자신이 신앙인이라고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상당한 불편감을 느끼곤 하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나의 시각에는 성경 암송이라는 것이 무조건 마구잡이식으로 성경을 암송하여 자신의 이해력 안에서 꿰어 맞추는 것 -신앙적으로 생각한다면 성령님께서 질서있게 정리해 주신다고 해야할 것이지요^^- 이라는 교만섞인 편견이 끼어 들어 있었기 때문이고, 한편으로는 이해하는 방식은 선호하지만 우선 외우고 보자는 방식을 상당히 싫어하는 태도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는 것은 어린아이들의 신앙의 성장을 위한 자양분으로서 권장되는 성경 암송이라면, 더 성숙함을 이루어야 하는 어른들에게는 더욱 더 필요한 것이지 않은가라는 매우 단순한 물음이었습니다. 결국 방법이 문제인 것이 아니라 그것을 실제 삶에 적용하는 사람의 자세의 문제라는 것..... 그리고 성경 암송이라는 것을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 앞에 겸손히 나아가기 위한 삶의 한 방식으로 이해한다면, 나의 삶을 말씀속에 푹 담굴수 있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라는 부분에까지 생각이 이릅니다. 점점 더 타성적이 되어가는 내 신앙생활을 생기있는 말씀 안으로 맞아 들일 수 있는 매력적인 방법하나를, 내 안의 편견으로 마음 한켠에 밀려나 있던 의외의 곳에서 발견한 것 같습니다. 나도 한 번 시도해 보고 싶다는 간절함이 저자가 말하던 능력있는 삶의 첫걸음이 될 수 있기를.....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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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끈이론: 아인슈타인의 꿈을 찾아서 살림지식총서 126
박재모.현승준 지음 / 살림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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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눈을 돌리게 되면, 그리고 현재까지 밝혀진 많은 사실들을 읽다보면, 결국 우주만물의 질서나 규칙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들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 대답으로 우리가 물리시간에 배웠던 내용들이 하나 둘 다시금 얼굴을 내밀며, 베일에 싸인 우주에 대한 설명을 위하여 단상에 등장합니다. 고전적인 뉴턴의 중력이론을 시작으로 20세기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과 불확정성의 원리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물리학적인 성과들이, 관찰된 우주에 대한 설명을 위하여 등장합니다. 뉴턴의 중력이론이 우리의 일상적인 환경에서 느끼고 관찰하며 살던 세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담고 있다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사람들이 체험하거나 생각하기 어려운 매우 빠른 속도 (빛처럼)로 움직이는 거시세계에서 관찰되는 시간과 공간등의 세계와 중력이 작용하는 세계에 대한 설명들을 멋지게 해냅니다. 양자역학은 눈에 보이는 거시세계와는 반대편의 미시세계 (원자와 전자, 소립자 등)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설명입니다.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으로 대표되는 현대 물리학은 각각의 분야에서는 세상에 대한 성공적인 설명을 통하여 확고한 이론으로서 자리를 잡은 듯 하지만, 만물의 질서를 탐구하는 물리학자들의 관심이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거시세계와 미시세계의 규칙을 동시에 설명할 수 있는 통합 이론에 대한 탐구로 옮겨가게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더더구나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을 통일한 양자중력이론은 곧 우주에 존재하는 중력과 전자기력, 강력과 약력이라는 네 힘을 통일적으로 기술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그것은 멋지게 이 우주만물의 신비를 벗겨낼 마법의 반지같은 역할을 해 줄지도 모르니, 호기심과 탐구욕이 넘치는 과학자들이 가만 있질 않겠지요.....^^

 초끈 이론이란 기존의 물리학에서는 질량을 가지는 점으로 생각하던 소립자를 끈이 진동하면서 만들어내는 특별한 파동으로서 생각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중력을 매개하는 중력자도 끈의 진동에서 나오는 것으로 설명합니다. 끈의 크기가  10-31 cm 정도로 작아서 지금까지의 물리학이 그러한 끈을 소립자로 관찰한 것이 무리는 아닐 것이고, 초끈 이론의 '초'가 뜻하는 것은 자연계에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중요한 대칭성의 하나인 '초대칭'을 갖는 끈이론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이 책은 현재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을 통합한 양자중력이론의 유력한 후보로 생각되고 있는 이 초끈 이론에 대한 일반인을 위한 대중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초끈이론이 탄생한 배경에서 시작하여, 초끈 이론의 구조와 이론적 결과들, 끈이론의 기본적인 개념들과 난해하게 얽혀있던 여러 물리학의 난제들을 유용하게 해결한 경우, 그리고 끈이론이 해결해야 할 과제들에 대한 쉽고 간단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일반인들에게는 쉽고 간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아실 겁니다.....^^  

 초끈 이론에서 자연에 존재하는 끈은 열린 끈 (open string)과 닫힌 끈 (closed string)이 있고, 각각의 진동모드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양자로 존재하게 되고, 중력자의 경우는 닫힌 끈의 모드 중 하나라고 하는데..... 이해가 쉽지 않아 그려려니 넘어갑니다.^^ 양자적 정합성을 요구할 경우, 끈이론은 오직10차원의 공간에서 존재할 수 있고, 또한 10차원의 공간에서는 서로 다른 초끈 이론 다섯가지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 다섯가지 형태의 초끈이론은 11차원의 M 이론에 의해 모두 설명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지만, 물리학자들도 그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도 탐구중(?)이라고 하는 것이 맞는 말인 듯 합니다. 뒤에 이어지는 초끈이론을 통한 블랙홀의 엔트로피 문제의 해결 등을 설명하는 부분은 물리적 지식이 바닥 수준인 내겐 너무 어려웠다-는----.

 우연히 아이들의 우주에 대한 호기심 담긴 책을 읽다가, 우주의 여러가지 사실들을 설명하기 위해서 사용된 무수한 과학적인 지식들을 대하게 된 것이, 초끈 이론이라는 생소하고 난해한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실제 상대성 이론까지는 들은 풍월이 있었지만, 초끈이론이니 M이론이니 하는 말들은 처음에는 생소한 용어들이었고, 그런만큼 호기심도 컸다고 해야겠습니다. 이 책도 그러한 관심의 표현으로 시작한 것인데..... 솔직히 일반인이 대상이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인 개념이나 지식이 많지 않기에, 읽고 이해하기는 상당히 난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우주 만물의 질서에 대한 탐구의 여정이 물리학적으로는 뉴튼 역학에서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 그리고 이제는 초끈이론이라는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과 초끈이론이 말하는 끈이 무엇인지, 그 특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금 더 지식을 더 한 것만으로도, 내가 좀더 세상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비록 아직까지는 초끈이론이 많은 풀어내고 설명해야 할 부분이 남은 이론일 뿐이지만, 우주 만물의 질서에 대한 인간의 탐구는 그 너머로도 계속될 것이고, 어느 단계에서 멈춰선 대단치 않은 내 지식에 계속되는 그러한 탐구에 대한 관심의 이음새를 하나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내겐 두고두고 의미있는 일이 될테니 말입니다.....^^  '세상은 끈으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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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1분 - 가치 인생을 위한 하루 1분의 좋은 습관
신경하 지음 / 은행나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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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는 분명 그런 것이 아니었는데.....  '1년 365일 중 주일을 제외한 보통의 날들마다 삶의 소금이 될 만한 313개의 에피소드를 엮었'다는 저자의 들어가는 글에서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책을 집어들자마자 마구 읽어 나가기 시작합니다. '좋은 글들이야.' '이건 내가 우울할 때 도움이 되겠는데....' '이 내용은 정말 하나 복사해서 책상머리에 붙여놓고 싶네.' '아이 뜨끔해라. 반성, 반성, 그리고 또 반성.' ...... 바쁜 세상, 무엇이든지 빨리빨리가 미덕이라는 신념이 판을 치는 세상에 어찌 감질나게 하루에 겨우 1분씩 투자하며 1년을 끌수가 있겠느냐는 태도로 단박에 책장을 넘기며 글을 통해 쏟아지는 풍요로운 양분들을 이리저리 맛보면서 흡족해 하는 모습..... 아마 이 책을 읽는 사람 중, 나만 그러는 것은 아니었겠지요?.....^^ 

 그리 속도를 내며 10페이지, 50페이지, 100페이지..... 그리고 134페이지 '은메달의 눈물'에 이르렀는데..... 갑자기 속도를 늦추는 정도가 아니라 급브레이크를 밟고 멈추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매사에 기다리지 못하고, 허겁지겁 서두르며, 남보다 앞서려고 발버둥치는 우리 사회는 고장 난 속도계를 고칠 여유와 지혜가 필요합니다.'.....  313일간 매일 아침 1분을 투자해서 하라고 한 일을 2-3일간 다섯시간 얼른 투자해서 끝내버리려고 작정한 내게 강펀치가 하나 날아 들었습니다. 아마도 우리 작가 목사님은 이 책을 쓰면서 나같은 사람이 꼭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걸려 넘어질 곳을 만들어 두셨던 것 같습니다.....^^  '속도계 좀 고치세요..... 이 책까지 그리 바쁘게 읽을 필요는 없답니다.....' 정신을 번쩍 들게하는 소리입니다.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모양새.' 쑥쓰럽게도 브레이크를 밟고 멈춰있는 내 모습입니다.  

 나를 가꾸고, 남을 바꾸고, 만족을 주고, 비전을 세우고, 열매를 맺고, 절망을 이기며, 세상을 밝히는 사람이 되고자 매일 아침 1분을 투자하는 것. 저자가 읽는 이들에게 제안하는 이 책을 읽는 방법입니다. 하루 1분이라는 시간을 투자한다는 면에서는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매일 이어가야한다는 꾸준함이라는 면에서는 많은 도전을 주는 책읽기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일 아침 1분보다는 며칠에 걸쳐 5시간정도를 투자해서 읽어버리려고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마도 대부분 '바쁘고 시간이 없어서'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실제 그 이면에는 꾸준히 이어가는데 필요한 절제와 성실함이라는 덕목의 상실이 더 큰 이유일 것 같습니다. 그러한 이유를 바쁘게 사는데 익숙한 사람들 중 실제로 저자가 제안하는 책읽기 방식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말로 이 책이 말하는 여러가지 의미있는 변화를 내면에 불러 일으키기 위해서는 저자가 말하는 매일 아침 1분의 책읽기와 잠깐의 묵상, 그리고 하루의 삶속에서의 되새김질과 내면화의 과정이 꼭 필요할 것이라는, 그리고 이 책을 묵상이나 내면화의 과정없이 단지 몇 시간에 걸쳐 읽는 것만으로는 마음과 생각과 행동의 변화는 결코 이룰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겠지요. 결국 이러한 결론에 다다르면, 이 책을 읽는다는 것만이 아니라, 읽는 방식의 문제,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얻고자하는 것들에 대한 문제 모두가 진지한 선택의 문제가 되는것 같습니다.....

 우화 '토끼와 거북이'에서 경주를 이기는 쪽은 거북이였습니다. 저자는 이 책속의 글들을 우화속의 거북이처럼 조금씩 꾸준히 읽고 새기자고 권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삶을 통해서, 현대인들이 삶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서 그들의 인생에서 정말 필요한 것은 토끼의 날랜 달음박질이 아니라 거북이의 느리지만 꾸준한 한걸음 한걸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겠지요. 매일 아침 1분을 투자하는 사람이 결국 이기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래서 나는 처음으로 돌아가서..... 매일 아침 1분을 투자하기로 작정합니다. 내 인생을 바꾸는 하루 1분의 멘토링을 기대하며..... 1년이라는 경주를 이제부터 시작할 겁니다. drheaven  figh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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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마타사부로 / 은하철도의 밤 지만지 고전선집 231
미야자와 겐지 지음, 심종숙 옮김 / 지만지고전천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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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야자와 겐지..... 낯선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바로 이 책의 저자에 대한 기억과 어렸을 적에 손꼽아 기다리며 보곤 했던 TV 프로그램 <은하철도 999>에 대한 기억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넷 서점 어디선가 읽었던, 부유하였던 자신의 태생과는 동떨어져 자신의 철학과 신념에 충실하려 했던 작가의 치열했던 삶과 그의 대표작 <은하철도의 밤>이 어린 시절 재미있게 보았던 <은하철도 999>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내용을 접하며, 그의 동화들을 읽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으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대하면서의 감정은 반가움 그 자체였습니다. 마음 한구석에 담아두고 기다렸던 뭔가를 드디어 마주 대하게 되었다는 그런 반가움..... 그리고 이 책이 동화이기는 하지만, 요즈음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니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동화니 하는 기획들이 많은지라 어른이 동화를 읽는다는 것이 그리 흠이 되지 않는 시대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이들 책을 자신이 먼저 골라 읽어보거나 아이들과 함께 읽고 나누는 부모들도 많은 시대이기에 어른이 동화책을 들고 다닌다는 것은 좋은 부모의 증거가 될 수도 있다는 허영심(?)까지 끼어들었습니다. 결국 이 책을 손에 들게 된 계기는 미야자와 겐지라는 작가의 작품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하였지만, 그 이면에는 아이들에게 새로이 권할만한 이야기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부모로서의 기대-어렸을 적에 <은하철도 999>를 보며 느꼈던 그런 감정들을 아이들에게도 선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숨겨져 있기도 했습니다.

 <바람의 마타사부로>와 <은하철도의 밤>. 이 책에 실린 두편의 동화입니다. <바람의 마타사부로>는 9월 첫째날 바람과 함께 골짜기 계곡 물가의 작은 학교에 아버지를 따라 전학왔다가 아버지가 돌아가게 되면서 바람처럼 사라져버린 아이와의 12일간의 생활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학교 아이들은 다카다 사부로가 처음 나타난 날이 니햐쿠토카(입춘에서 210일째로 이 날 전후로 태풍이 부는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였고, 또한 이름도 비슷하여 다카다를 마타사부로라고 부릅니다. 만난 첫날부터 아이가 떠난 12일까지 함께 어울려 놀았던 일과 그러던 중에 바람과 연관하여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중심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배경이 되는 마을과 지역에서 마타사부로라는 이름의 의미와 지역적인 특색, 9월이면 태풍이 자주 불어와서 큰 피해를 남기고는 한다는 등의 향토색 짙은 예비지식이 없다면, 작가가 이 동화를 통해서 전하고자 하는 온전한 의미를 알기는 어려울 것같다는 한계를 지적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문화와 지역적 특성과 시간적 차이 (20세기초와 21세기에 접어들었다는...) 만큼의 괴리감이 이 동화를 이해하는데 장애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은하철도의 밤>은 바다에 고기잡이 나간 아버지를 기다리며 어머니와 생활하고 있는 조반니가 은하수를 쳐다보는 중에 상상하는 -또는 꿈을 꾸는- 형식의 동화입니다. 은하수를 관통하는 은하열차를 타고 자신의 절친한 친구 캄파넬라와 여행하며 겪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작가의 여러가지 철학이나 신념이 담겨있는 부분인지라 이 또한 작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름대로 이 동화를 읽으며 잡은 하나의 실타래는 끝부분에 이르러서야 겨우 하나 꿰어맞춘 다음과 같은 깨달음입니다. 여행의 끝에서 캄파넬라가 사라져버려 슬픔에 담긴 조반니는 '저 꼭 잘 살아갈게요. 반드시 진정한 행복을 찾겠습니다.'라는 다짐을 하며 현실로 돌아오는데, 실제 현실속에서는 친구 캄파넬라가 은하수가 비추이는 강물에 빠져 정말로 사라져 버리고, 그러한 친구를 뒤로하고 조반니가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으로 이야기가 끝을 맺고 있습니다. 은하 여행중에 만난 등대지기의 '무엇이 행복인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어떤 괴로운 일이라도 그것이 올바른 길을 걸어가는 도중에 생긴 일이라면 고갯길의 오르막도 내리막도 모두 행복으로 다가가는 한 발자국이니까요.'라는 말처럼, 친구가 강물 속으로 사라져 버렸지만, 그러한 사건을 뒤로하고 아버지가 돌아오실거라는 소식을 가지고 집으로 달려가는 조반니의 달음질 속에 작가는 우리의 삶에 대해 그런 의미를 담아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당혹(?)스러움..... 나름대로 이리저리 이해해보려고 하지만, 정말로 작가가 이 동화들을 통해서 하려고 했던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혼돈스러움이 남습니다. 아마도 앞에서 말했듯이, 문화와 지역색, 그리고 시대의 차이로 인한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은하철도의 밤에서 작가의 상상속에서 태어난 은하에 대한 이야기 또한 작가보다 좀더 많은 은하와 우주에 대한 우리의 앎으로 인한 작가의 상상력이나 감성과의 차이와 작가의 철학이나 신념에 대한 이해의 부족 등이 이 동화를 편하게 이해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요즈음의 여러 동화들은 아이들이 눈높이에서 세상의 여러가지 것들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비해, 이 책속의 두 동화는 작가의 눈높이에서 자신의 생각과 신념, 철학 등을 동화를 읽는 독자들에게 말하고 전달하고자 한 경향이 짙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눈높이의 차이가 느껴지기도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글을 쓰다 보니 좋은 동화를 읽고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한풀이마냥 괜한 딴지 걸기를 하고 있지 않나 하는 뜨끔한 생각이 든다는.....^^  여하튼 여러 이유로 인해 시간을 내서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보고 싶은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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