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할 줄 알면서 저지르는 일들 - 일도 사랑도 꼬이고 막히는 그녀들을 위한 쿨~한 조언
이소연.박형진 지음 / 예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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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의 제목과 책표지의 일러스트가 상큼하게 다가왔다.  다이어리 너머 불안한 시선으로 어딘가를 바라보는 젊은 여자.  우린 살아가며 많은 선택과 시행착오 후회와 또 간간히 성공을 맛보며 살아가고 있다.  누구라도 후회하는 인생을 살고 싶진 않을 것 이다.  한번 사는 인생 조금더 잘 살아보고 싶고, 성공한 인생을 살고 싶은건 누구나 같은 마음이 아닐까?   우린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에 쫒기며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기에 자기계발서나 성공에 관련된 에세이들을 찾아 읽는건 아닐까...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보이는 것은 늘 서투름뿐이다.

반복되는, 어리석은 초보의 동동거림.

그런데, 우리 모두 한 번 사는 삶이니까, 모두가 초보일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그러니까

너만 서투른 건 아니야.

너만 어설픈 건 아니야.

너만, 매번 넘어지고 깨지고 부딪히고 아픈건 아니야.

모두, 한 번 사는 生인 거니까. 

처음 지구에 살러 온 우리니까.  -p10

 

'일도, 사랑도 꼬이고 막히는 그녀들을 위한 쿨~한 조언' 이란 책표지의 문구는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요즘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면 책을 읽는 이들이 부쩍 많아진걸 느낀다.  그런데 그 비율을 보면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런 이유일까?  여자들을 위한 이러한 지침서가 많이 출간 되는 이유는...  남자들은 일도 사랑도 평탄할까? 왜 여자들만 이러한 조언을 책을 통해서라도 읽어야하는 건지..<시작부터 삐딱선을 타려는건 아니지만 살짝 눈에 걸리는건 사실이었다.>

 

이 책은 4개의 파트로 나누어 이야기 하고 있고, 물론 사랑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part 1. 사랑엔 예행연습이 필요해 - 사랑을 시작하면서 저지르는 일들

part 2. 사랑은 너무 복잡해 - 사랑하면서 저지르는 일들

part 3. 달콤한 지옥에서 살아남는 법 - 일하면서 저지르는 일들

part 4. 인생의 봄날이 오긴 오겠지요 - 살아가면서 저지르는 일들

 

이야기는 다른이들의 경험담을 담고 그를 하나씩 카운셀러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아마도 책을 읽는 대상을 이십대 초반에서 삼십대 초중반으로 설정한것 같다.  사랑, 일에 관한 부분은 크게 와닿기 보다는 그랬었지, 그런때가 있었지 하며 읽어나갔다.  이십대를 지나 삼십대를 살아가고 있는 시점에선 어쩌면 지나온시간을 인정하기 싫은 부분도 있고 아마도 조금이나마 알았더라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 부분도 있었지만 책의 제목처럼 삶이란 그 순간을 최선이라 생각하고 선택함에도, 한편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내포하고 있는것이 아닐까?

 

늘 똑같은 자리에 내리 앉아만 있는, 돋보기로 신문조차 읽지 않는, 그런 삶.

언젠가 정숙이 단호하게 말했었다.

머물러 있는 것은 가장 나쁜 거야.

늙어서 껌처럼 씹을 수 있는 추억들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야해.

그게 인생이야.    -p234

 

과거에 불안했던 시간이 지금의 안정을 지원하고,

과거에 흔들렸기 때문에 지금 흔들림 없이 나아가고 있다.

다들 경험을 자산 삼아 성장해 나가고 있다. -p237

 

아마도 삼십대 여성들이 읽으며 가장 많은 공감을 하는 부분이 네번째 파트일것 같다.  아무것도 버리지 못하고, 다이어트중에 폭식을 하기도 하고, 욱하는 마음에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모두에게 착한여자가 되고 싶어하기 등  어쩌면 내 상황이었고 주변에 있는 나의 친구 이야기인듯 하기도 하다.  그래서 더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고 읽는 동안 무엇을 더 찾아보고자 했던 파트였다.  자기계발서나 에세이를 읽을 수록 느끼고, 경험으로 체험한 것은  아무리 많은 것을 알고 있다 한들 내게 맞고, 나에게 좋은것을 스스로 선택,결정하여 실천하지 못한다면 후회할 만한 실패도 없을 것이고, 기쁨에 넘치는 성공도 맛보지 못할 것이다.  실패와 성공은 그차이가 극명하지만 때로는 삶의 아픔들이 쌓이고 경험이 되어서 훗날 성공의 자양분이 되어주지 않을까?  나는 앞으로 살아가며 더 많은 후회를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후회들을 두려워하기 보다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는 지혜를 갖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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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살에 후회하지 않는 30대 인생법
마츠바라 준코 지음, 송수영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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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정리하다 발견한 자기계발서중 한권.  아마도 이십대후반, 삼십대 나의 막막한 미래를 조금은 두려워하며 준비하고자 구입했던 책이었던것 같다.  4년이 흐른 지금에야 꺼내들게 된 책이 지금 내가 처한 상황과 현실, 그리고 답답함까지 정말 시원하게 풀어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이 책을 왜 지금에서야 읽게 되었을까?

 

'마츠바라 준코' 그녀는 자신이 30대에 해야 할 일을 찾지 못하고 방황했던 쓰라린 경험을 바탕으로 그녀의 지나온 30대를 살아가는 후배 여성들에게 몇가지 조언을 해주고자 한다.  젊다는 것에 있어서 20대와 30대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20대를 전체인생의 '리허설'이라고 한다면 30대는 '본무대'가 펼쳐지는 시기라고 한다.  미묘한 나이 30대. 그 미묘한 30대를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나머지 인생이 결정된다고한다.

 

아마도 삼십대 미혼여성의 제일 큰 고민은 '결혼' 이 아닐까?  서른이 넘어가게되면 주변에서 불안해들 한다.  왜 안가는지? 못가는 건지? 등등 관심들도 많아주신다.  내나이 또래, 또는 이제 막 서른에 접어드는 친구들이 제일 많이 하는 고민이 결혼, 앞으로 해야할 일<진로> 이 두가지가 대부분 인것 같다.  나이가 들고 주변 친구들도 하나둘 짝을 찾아 결혼하니 나도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진 친구들이 있는 반면, 결혼도 해야겠지만 나의 일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다.  또는 직장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새로운 탈출구를 결혼으로 생각하는 여성들도 많은것 같다.  하지만 과연 인생의 탈출구 라는게 있을까?  '결혼'이 지금까지의 삶과 다른 탈출구가 될까? 

이제는 더이상 미루지 말고 자신에게 똑바로 물어보아야 한다.  정말로 결혼을 원하는지, 원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모두 그렇게 하니까? 결혼해서 안정을 찾고 싶어서? 혼자 있는 것보다 결혼하는 것이 행복할 것 같아서? 아이를 갖고 싶어서? 일이 지겨워서? 지금의 생활이 지겨워서? 생활을 바꾸고 싶어서? 고민 끝에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점이 '결혼'이라는 결론이 나왔다면 앞으로는 이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살아야 한다. 자신에게 그럴듯한 변명을 갖다 붙이는 짓은 집어치우고 결혼이라는 목표점을 향해 매진하는 것이다. -p017

 

기억해두자.  인생은 결혼, 아이, 돈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30대에는 진정한 의미의 현명함을 익혀야 할 시기다. -p027

 

이십대 중반에 접어들면서부터 내심 초조했었다.  삼십대 나의 모습들에 대해 막연한 생각이나 꿈만 꾸어왔던것 같다.  아직도 허황된 꿈만을 쫒고 있는건 아닌지 그로 인해서 지금 현재를 바로 보고 있지 못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취미로 비즈를 시작했다가 자격증을 취득해두어도 좋겠다 싶어서 강사준비도 하다가 어느정도 수준에 오르니 싫증도나고 어려워져서 포기했다.  그 이후 손뜨개에 재능이 있는것 같아 책이며,실이며, 제도반과정까지 수강해가며 열의를 불태우며 나도 무엇인가를 해보고자 했지만 그것도 어느새 시들해져 지금은 2~3년째 그냥 묵혀만 두고있다.  지금도 커피에 관심이 많아 '바리스타'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클래식 기타'도 언젠간 꼭 배우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직도 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시도하고, 생각하고, 망설이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내가 진정으로 즐기고 그것으로 인해 행복해 질 수 있는것을 찾기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 일련의 과정들이 순수한 열정만으론 현실을 살아가기 어렵기에 '수익'으로도 연관지어지다 보니 잦은 마음의 변화가 생기게 되는것 같다.  이젠 슬슬 불안해진다.  이러다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채 40대가 되는건 아닐지...솔직히 겁도 난다.

30대의 10년은 매우 긴 시간이다.  그 10년 동안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하는가 하지 못하는가에 따라 후반 인생이 크게 달라진다.  소박하게 주변 사람들과 다르지 않는 길을 원하는지, 아니면 외로워도 다소 다르게 사는 것을 즐기는지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중략...당신의 인생에서 현재의 위치를 가늠해볼 때, 진정으로 당신이 원하는 인생이었는가.  '이대로 살다 죽는 거야'라는데 한 표 던질 것인가.  가능성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당신이 미리 포기해버린 것은 아닌가. 그것이 정녕 내가 원했던 것인가.  지금 그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 내 자신을 속인다면, 중년이 된 뒤 크게 벗어나버린 궤도를 수정하려 들때 훨씬 더 힘이 들게 된다. -p031

 

저금을 하려거든 미래의 자신을 위해 투자하라.  아직도 미래의 꿈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것을 발견하기 위한 여행이나 영화감상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아라.  반복해 말하지만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돈을 쫓아다니기 시작하면 인생은 그것으로 끝난다.  생활하는 데 급급한 인생을 살 것인가?  세상에 태어난 특권을 누리면서 인생을 즐길 것인가?  당신이 선택할 몫이다. -p112-113

 

한장 한장 꼼꼼하게 읽었던 것 같다.  삼십대 여성이 나 자신, 사회, 가정, 대인관계 등 여러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상황들을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진솔하게 들려주고 있는것 같아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적지 않은 나이에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하고 행동해야하는 건 앞으로도 나의 몫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적으로 많은 위안과 도움을 겪려를 받은것 같아서 든든했다.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건지, 난 어디쯤인 것인지 누군가에게 이야기 하고 싶지만 다 털어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때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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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백과사전 - 광수의 뿔난 생각
박광수 글.그림 / 홍익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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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수의 책을 처음 읽었던 때가 아마도 고교졸업 쯤이었던 것 같다.  순정만화를 비롯하여 이쁜 만화만을 보다가 우연히 독특한 캐릭터를 만나게 되었다. 이쁘지도 멋지거나 잘생긴 그림도 아니었지만 편안하면서도  매력적이었다고 할까?  그렇게 만난 캐릭터가 '신뽀리'였다.  지금은 가끔 광수본인도 만화에 등장하지만 그땐 그의 작품 중인공은 '신뽀리'였다.  사회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비판이 그당시에도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는데 세월이 흐르며 그의 감각도 함께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것일까?  이 책을 만나기 전에 들었던 <참 서툰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읽어지지가 않아서 2~3번인가 읽기를 시도하다가 결국 내려놓았다.  아마도 조금은 빽빽한 여백없는 공간이 광수답지 않다는 생각에서 였을까?  내가 생각하고 있는 광수라는 작가에 대한 저 밑바닥의 어떤 편견이 그 책을 더 읽지 못하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광수아저씨의 책은 영원히 안녕인가~" 하고 생각하던 즈음~

 

<악마의 백과사전> 이라는 독특한 제목의 책이 출간되었다.  '광수의 뿔난 생각' 책표지는 빨간 양장 백과사전같이 생겼고 금박으로 새긴 글씨와 뿔도 귀엽게 두개가 자리잡고 있다.  얼마나 악마적인 생각을...^^  하지만 책의 띠지에 둘러있던

나는 인생이 끝나는 순간에,

이렇게 말하리라는 걸 알고 있다.

"젠장,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많이 행동할 걸....."

 요 문구가 책의 내용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걸 살짝 예고해주는 것 같았다.  인생이 끝나는 순간 나는 과연 어떤말을 하게 될까?  지금의 나의 생활들로 보자면 나에게 딱 맞는 저 문구 때문에 더욱 콕콕...가슴을 후벼팠던 짧은글.  그럼 이 책엔 인생에 대한 어떤 이야기들이 있는걸까?  후회하지 않을수 있는 방법같은? 

 

까만 종이에 <악마의 속삭임>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정말 내가 금지된 곳을 몰래 방문하는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친구가 내게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하는 얘기하며 비밀을 털어놓았다.'  이때의 다양한 대처방법들, 그러나 절대 평범하지 않다. 일상적이지만 그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만나는 이야기들은 새롭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악마의 속삭임>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악마의 백과사전>은 일반 사전처럼 'ㄱ'~'ㅎ'까지 차례대로 진행되며 작가의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본 사물이나 단어에 대해 사전적인 의미와 작가가 생각하는 바를 함께 담고있다.

 

문득 책을 집필하는 작가로서 '책'에 대한 정의가 궁금해졌다

책 冊 book

(명사) 종이를 여러 장 묶어 만든 물건, 일정한 목적, 내용, 체재에 맞추어 감정,지식,사상 등을 글 또는 그림으로 표현하여 적거나 인쇄하여 묶어놓은 것.

광수생각 - 글자를 깨알같이 수놓은 수면제. 그밖에도 베개, 라면냄비 받침대, 화가 날 때 돌멩이나 야구공 대신, 처음 만난 여인에게는 유식함을 나타내는 액세서리로, 아무튼 종이로 만든 것 중에서 가장 용도가 다양한 물건이다.  하지만 역시 참삶의 길을 묻는 자에게 지혜를 가르쳐주는 책의 본래 목적으로 사용할 때 제일 좋은것. -242

실제로 책의 용도는 다양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렇게 사전적 정의를 해보고자 했다는 생각이 독특하고 기발한것 같다.  주변의 사물을 그냥 흘려버리지 않고 관찰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살면서 우리가 그냥 지나치는 어쩌면 죽는 그 순간 후회할지도 모르는 것들을 단어로, 사전형태로 나열하고 있다.

 

궂이 많은 생각을 하며 읽지 않아도 좋다.  편안하게 손에 잡히는 대로 원하는 부분부터 펼쳐 읽어도 좋다.  하지만 그냥 한두장씩 읽어가다보면 어느덧 그 글의 깊이에 젖어들고 만다.  재미도 있으면서 인생을 돌아보고 생각하게 하는 뿔난 광수작가의 <악마의 백과사전>.  책의 띠지에 둘러져있던 "젠장,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많이 행동할 걸....." 이 문구는 마지막 장에서도 읽을 수 있다.  그가 진정 하고 싶었던 얘기는 이 한줄의 문장에 다 담겨있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것을 알고있다고 해도 행동하지 않으면 내것이 될 수 없고, 많이 행동한다해도 생각이 없다면 무의미하다.  이 두가지가 적절히 내 의지대로 실행되었을때 후회없는 삶이 되지 않을까?  내가 어디쯤에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만 복잡하다면 <악마의 백과사전> 과 함께 뿔난생각을 함께 해보시는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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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러브 - 색色 쓰던 여자의 아프리카 색色 이야기
고영희 지음 / 글로세움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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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자신만의 색과 향기를 품고 있다.  그 색과 향기는 소리 없이 사방으로 퍼져 주변을 물들인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삶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내가 어떤 색과 향기를 품느냐는 오로지 내게 달렸다.  매일매일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나의 작은 노력으로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빛깔과 향기로 바꿀 수 있다.  이 소중한 사실도 늦은 나이에 이 땅의 사람들을 통해 알아가고 있다. -p6
 

색色 쓰던 여자의 아프리카 색色 이야기

<블랙러브> 제목에서부터 아프리카지역일거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책의 작가인 고영희 작가는<이하 샐리> 가족과 함께 연수차 떠났던 남아공에서 아프리카와 사랑에 빠진다.  아예 남아공으로 이주해 디자이너로 일하며 아프리카 미술 디렉터로서 아직은 낯선 아프리카의 미술과 한국의 문화교류를 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작가님의 책으로 먼저 만나보았던 남아공.. 샐리는 그곳에 반해 아예 가족이 이주를!!  이쯤되면 그곳의 매력은 무엇인지 정말 궁금해진다.

 

샐리. 그녀는 풍경보다 사람들을 사진에 담고 있다.  웃음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그 미소만으로도 빛나는 사람들.  그녀의 카메라를 통해 바라본 남아공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어떤 인종이건 흑인이건 백인이건 그 미소들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 사람도 있고, 백인, 칼라드, 흑인, 인도인... 밖으로 한발짝만 내디뎌도 온통 사람으로 가득한 세상.  그 안에서 인연이란 이름으로 스쳐 지나간 수많은 사람들.  그 안에서 그저 함께 있어도 좋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처음 만났을 때의 반가운 그 마음 안고, 믿음을 쌓아가며 아끼며 그 마음을 지켜가는 인연은 또 얼마나 될까?  인연은 만드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p83   인종과 피부색에 관계없이 사람과 사람으로, 그 안에서 인연이라 스쳐간 사람들에게 난 어떤 사람이었을까?  아직 ’인연’ 이라는 기준에 인종과 피부색까지 얘기할 정도로 폭넓은 대인관계는 아니지만 ’인연’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며, ’이미 나의 인연’인 사람보다는 새로운 관계들속에 더 많은 노력을 하며 살아왔던것 같다.  ’인연’ 이란새로 만나는 사람들도 중요하지만 나와 관계하고 있는 인연들도 중요하다는걸 다시 한번 마음 깊이 새겨보았다. 
 

에이즈에 감염된 사실도 모른 채 한 주먹이나 되는 약을 2년동안 복용해온 몬잘라의 이야기엔 마음이 너무나 아팠다.  어른들의 무지 때문에 부모도 사촌들도 에이즈로 죽었지만 보호자인 할머니도 아이가 무슨병인지도 모르고 혹시 그 아이도 자기 자식들처럼 잘 못될까봐 보건소에서 주는대로 약만 타다 먹인것이다.  그냥 보면 천진난만하고 개구쟁이 같은 이 아이들의 삶이 들추어보면 구석구석 곪아 터져 있고, 아프고, 부족함이 가득하다.  어린 나이에 자신이 무슨 병이 걸린지도 모르고 매일매일 약을 한 주먹씩 챙겨 먹어야 하는 이 아이.  이미 정해진 시간을 향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남은 날들에 조금이라도 이 아이가 세상의 아름다움, 기쁨,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오늘이 선물 되었으면 좋겠다. -p149

 

임부말로와노 초등학교에서 처음 미술수업 시작할때는 재능있는 몇몇의 아이를 찾아내서 잘 가르쳐보고자 하는 마음이었지만 2년이란 시간을 지나오며  아이들을 만나는 일주일의 한번 이란 시간으로 인해 한 명의 아이라도 조금이나마 생각과 생활의 변화가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때로는 순수하고 말랑한 그 아이들에게 때로는 자극이 되고 때로는 자신감과 용기를 채워주는 그런 관계가 되길 바란다는 샐리. 

 

사랑은...싫은 것, 맘에 안 드는 것들을 꼬집어 말하고, 큰소리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게 아니라 더럽혀진 곳을 닦아주고 매만져 주는 일, 그리고 그 위에 아름다운 빛깔들로 그림을 그려주는 일이다.  반복된 그 일들로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손길이 닿는 곳곳마다 사랑의 바이러스가 퍼져 나가길.  모두의 가슴에 시기와 질투와 미움과 증오가 그 사랑으로 닦아지고 사랑으로 채워지길... 아이들의 손길이 닿아 갖가지 고운 빛깔로 칠해진 세상은 아름답다.  -p165 

두 사람의 눈빛과 미소가 아름다워 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한시도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몰라 했다.  눈망울이 커다랗고 까만 남자아이.  아이의 웃음을 보면 그 아이가 얼마나 큰 행복 안에서 살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꼬마를 가슴으로 낳았다는 젊은 부부의 말에 한동안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중략...피부 빛깔은 달랐지만 이미 ’사랑’이란 끈이 그들에게 가족이란 이름표를 달아주었다. -p212    

 이주 9년차인 샐리의 <블랙러브>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보낸 '러브레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관광지를 소개하는 여행책자가 아니라 진정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관한 책이다.  숨겨진 문화, 역사, 예술, 자연,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여행자의 시선이 아닌 현지에서 그들과 부대끼며 사는 사람 '샐리'의 '마음의 시선'으로 바라본 그들의 이야기.  가난하지만 웃음을 잃지 않은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삶에 불평하지 않고 그대로 수용하며 또 웃고 사는 사람들.  마음으로 쓴 글이라고 밖에는 표현되지 않을것 같다.  그냥 까만 아이들이라고만 생각했고, 게으르기 때문에 가난하고, 무지하기때문에 에이즈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내가 생각하고있던 편견을 조금 걷어내고 보니 정말 이기적인 편견이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환한 웃음이 눈에 아른거려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녀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사랑에 빠졌으며, 아직도 사랑을 배워가고 있다고 말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게 된것 같다.  더구나 이 도서의 인세는 전액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미술심리치료와 넬슨 만델라 어린이재단을 통해 에이즈에 걸린 아이들을 위해 쓰여진다니 좋은 책도 읽고 아이들도 도울수 있는 너무 좋은 기회인것 같다.

샐리님이 직접 운영중인 블로그에서도 아프리카의 이야기들을 만나볼수 있다. ^^

http://africaar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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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 하나로 세상을 희롱한 조선의 책 읽어주는 남자
이화경 지음 / 뿔(웅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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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이라는 짧은 제목이 궁금증을 유발한다. 꾼...옆에 부연설명이 제법길다. '이야기 하나로 세상을 희롱한 조선의 책 읽어주는 남자' 문든 어린시절 동생들과 듣던 전래동화 테이프가 생각났다.  부모님이 맞벌이로 바쁘셨던 어린시절 책을 읽기엔 좀 귀찮을때면 우리 형제들은 쪼르륵 누워서 전래동화 테이프를 들으며 낮잠을 청하곤 했었다.  그당시엔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또는 거의 외우는 지경임에도 불구하고 성우의 목소리가 재미있어서, 그 어린나이에도 책에서 글로 읽는것과는 다른 재미가 느껴져서 듣는 이야기를 좋아했었다.  옛날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옛날 옛날에~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하는 이야기는 이제 들을 수 없지만 아직도 그 시절의 향수가 가끔 그립다.

 

그런 생각에서 였는지 이야기로 세상을 희롱했다는 책읽어주는 남자의 이야기에 호감이 생겼다.  문득 조선시대면 양반들이 읽는 책을 그냥 읽어준다는건지 아님 세간의 이야기를 지어내서 이야기 한다는 것인지 책을 읽기전에 나름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세상에는 사연 없는 인생은 없었다.  인생의 사연 속에는 너무도 기이하고 다양한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고단한 길 위에서, 주막에서, 그 인생들은 휘황찬란한 글속은 없어도 절절한 사연들을 맛나게도 풀어냈다.  쓰고 달고 시고 짠 인생의 맛이 그들의 이야기 속에 녹아 있었다.-p54

김흑의 본명은 '운득' 미천한 반인의 신분으로 성균관 유생들의 심부름을 하며 이결 선생을 모셨었으나 패관소품체에 빠져있던 이결 선생이 왕의 노여움으로 쫓겨나고 운득은 상좌일행의 금강산 유람 수행을 나섰다가 죽을고비를 넘기게 된다.  살아난 그는 비천한 신분을 버리고 스스로 '김흑' 검은쇠, 검은놈이라는 이름으로 새로 태어난다.  세상을 떠돌며 이야기가 좋아서 이결 선생의 어깨넘어로 보던 그 패관서체가 좋았고 세상사 많은 이야기들을 듣고 전하고 그것이 즐거웠던 그리하여 그 이야기로 세상과 소통하고 세상을 꿈꾸었던 이야기꾼 의 이야기. 

 

한갓 계절을 맞이할 때도 이전 계절과 이별해야만 가능할 테지만 사람을 만나고 떠나는 것에는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았다.  길 위에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과 떠난 뒤에 남는 적적함가 쓸쓸함을 그는 견디기 힘들었다.  어이하여 만남은 슬픔과 고통을 통하여서만 가능한 것인가.  이별 없는 만남은 없는 것인가.  어쩌자고 죽음 앞에서만 비로소 생은 무시무시하게 또렷해지는가. -p131

김흑은 자신이 앞으로 가야할 길에 앞으로 만날 사람과 세상이 두려운것을 알았던 것이다.  정을 주었던 사람들이 등을 보이며 떠나는게 제일 두려운 것이라했다.  김흑은 알고있었다. 혀로는 사랑을 잡을 수도 없고, 죽음을 이길수도 없으며 그에겐 두려움을 벨 만한 무엇인가가 간절히 필요했다.  삶이란 만남과 이별의 연속이 아닐까?  '왕'인 정조는 사도세자였던 아버지와의 이별을 통해서 강해졌고 자신을 더욱 강하게하여 나라를 다스리고 문체가 이념과 사회 생각을 반영한다는 생각에 엄하게 중신들을 자신을 다스렸던걸지도 모르겠다.

 

이야기는 허공에 의지해 그림자를 잡는 짓이고, 현실에 의지한 거울과도 같은 것이었다....중략...이야기가 무서운 것은 그 어떤 것보다 감염력이 강하다는 데 있었다.  감염력은 허구에서 나온다는 것을 김흑은 알게 되었다.  삶밖의 삶, 현실 바깥의 세계, 사랑 너머의 사랑, 죽음 이후의 죽음은 바로 허구 그 자체지만, 사람들은 그 허구를 갈망하고 사랑했다.  그 허구에 대한 여인들의 다함없는 열망과 사랑이 있기에 그가 먹고살 수 있었다. -p199-200

김흑이 영의정 노옹의 딸 유리와 지독한 사랑에 빠지며 이야기는 더욱 긴장감을 더해간다.  노옹은 정조의 문체반정에 앞장서던 인물이었기에 책 읽어주는 '꾼'이었던 김흑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마음에 품게된다.  그녀에게 가까이 가기 위해 이야기 꾼으로 대가댁 마나님들께 책 읽어드리기를 시작하며 유리에게 서서히 다가가기 시작한다.  병이있어 걷지 못했던 유리는 세상과 의 소통을 책으로 하고자 했고 그 소통 통로를 통해 유리에게 이야기 꾼으로서 다가가길 원했던 것이다.

 

사랑에 빠진 김흑과 유리의 이야기, 그리고 김흑보다 더 열정적인 삶을 살았던 정조의 이야기는 다양한 이야기들과 어우려져 그 시대의 시대상과 인물들의 흐름을 엿볼 수 있었다.  <꾼> 이야기해주는 사람이라는 간단한 주제만이 아니라 한 평범할 수도 있었던 남자의 일생과 왕의 일생이 어찌보면 그 시대를 치열하게 살기위한 욕망이 아니었을까..  오랫만에 책읽는 즐거움에 책장이 넘어가는 재미가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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