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큼 오묘한 맛의 전복효정갱정식
지루한 장마 끝에 햇살이 드리운다. 주말에는 또다시 막바지 비가 내린다고 하는데. 일단 이 때다 싶어 외식을 했다. 제대로 된 집밥이 그리워 들른 곳은 필동 한국의 집. 한정식이 유명한 곳이라고 하는데 점심에는 단품메뉴도 나온다. 한께 간 사람이 곤드레 밥이 먹고 싶다고 하여 그걸 하나 시키고 나는 전복효정갱정식을 주문했다. 원래는 삼계탕을 먹으려고 했지만 익히 아는 맛이라 굳이.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전복이 들어간 건 알겠으나 나머지는 도통 모르겠다. 처음 들어보는 메뉴지만 다들 이 음식만은 꼭이라고 추천을 해서. 참고로 현재 지붕공사로 한옥에서 식사는 불가능하다. 당초 카페로 활용되던 곳에서 단품식사를 할 수 있다.
일단 전복 사이즈에 놀랐고, 비록 한 개였지만, 소고기도 실하게 들어가 있고, 얇게 썬 고기와 갈비가 함께 있다. 버섯도 큼직큼직하고, 고사리도 보였다. 누군가 덜 매운 육개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말이 딱 맞는 비주얼이었다. 말은 오묘했다. 갈비탕 같으면서도 해장국 같고. 아, 맞다. 궁중식 해장국이라고 했지. 한 가지 확실한 건 재료가 좋아서 그런지 먹고 나서 속이 편했다.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정갈했다. 일종의 전채요리에 해당하는 전복죽이나 절임들도 식욕을 돋구었다. 마지막으로 나온 오미자차가는 순한 맛이 아니라 코가 찡할 만큼 짜릿했다. 먹은 음식을 단방에 소화시켜주는 느낌이랄까? 일행이 시킨 곤드레 밥도 조금 먹어보았는데 일품이었다. 특히 함께 곁들여 먹는 된장국도 깔끔했다. 흔히 된장국하면 걸쭉한데 이곳은 재료가 아삭아삭 씹힐 정도로 신선해서 도리어 담백했다. 가격은 시레기밥은 17,000원, 전복효정갱정식은 18,000원.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이기는 하지만 들어간 재료의 신선도를 볼 때 그 값을 하고도 남았다.
직원들의 서비스도 좋았다. 과하지 않게 적절하게 손님들을 응대했다. 매장 내 음악소리가 다소 커서 줄여달라고 하니 바로 볼륨을 다운시켜주었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음식에 정성이 들어간 걸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있다. 탕을 담은 그릇의 국물을 마저 먹기 위해 살짝 기울여보니 받침대에 알루미늄 호일이 있었다. 뜨거움을 유지시켜주려는 작지만 세련된 배려였다.
사진 출처 : https://blog.naver.com/myul/222051690093
* 이 글은 해당 업체를 포함한 어떠한 단체나 기관의 후원 없이 썼습니다. 직접 먹어보고 정보차원에서 올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