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걸의 아린. 직업 여가수들도 인정하는 미모라고 하는데 직접 보지 못해 잘 모르겠다. 그러나 최신곡 <비밀정원>이 그녀의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열여덟에 맞이한 전성기가 어떤 느낌인지 아린은 지금은 잘 모를 것이다. 아마 영원히 알지 못할지도.
내 안에 소중한 혼자만의 장소가 있어
고만고만한 상대가 많을수록 한 팀이 우뚝 솟게 마련이다. 비교우위효과다. 현재 여자 걸그룹들 가운데 넘버원은 역시 트와이스. 레드 밸벳이 아성에 도전하고 있지만 일단 수에서 밀리고 노래 수준 또한 한 수 아래다. 가창력을 말하는게 아니다. 세련되게 뽑아내는 기술을 말한다. 게다가 비주얼과 춤실력은 또 어떻고. 아무리 아이린이 얼굴로 열일한다고 해도 아홉명이 돌아가며 매력을 뽐내는데 당해낼 재간이 없다.
그러나 숨은 복병이 등장했으니 바로 오 마이 걸. 데뷰 때나 지금이나 열혈 팬들은 여전하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윈디 시티>가 역주행을 했다는 정도가 기사거리였다. 그런데 뜻밖에도 걸그룹 개인별 파워분석을 해보니 무려 3위를 차지했다. 주인공은 아린. 1999년생이니 올해 만 18세. 2015년에 데뷔했으니 그 때는 그럼 15살이라는 소린데. 완전 애기 아닌가? 참고로 1위는 트와이스의 사나, 2위는 레드 밸벳의 아이린.
메인 보컬도 아니고 춤이 빼어나지도 않은데 도대체 왜? 가만히 있기 때문이다. 곧 나서지 않고 살짝 살짝 드러내서 더욱 신비감을 준다. 아린이 더욱 인기를 끄는 이유는 어린 나이와 더불어 알 수 없는 마력이 있기 때문이다. 최신곡 <비밀정원>은 대표적이다.
오 마이 걸은 자신만의 색깔을 그대로 유지하는 드문 그룹이다. 전자음악으로 치장한 과장이나 파워풀한 매너없이 그렇다고 마냥 청순청순만 내세우지 않고 아련한 그 무엇인가를 떠올리게 한다. 단조를 적절히 사용한 작곡이 주 원인이지만 맴버 개개인이 각자 묘한 느낌을 주는 이미지이기에 가능했다.
내 안에 소중한 혼자만의 장소가 있어
아직은 별거 아닌 풍경이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곧 만나게 될 걸
이 안에 멋지고 놀라운 걸 심어뒀는데
아직은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알게 될 거야
나의 비밀정원
<비밀정원>의 가사는 마치 한편의 서정시를 연상시킨다. 하나같이 뽐내고 싶어 안달하는 21세기 대한민국의 걸그룹 전쟁터에서 오 마이 걸은 고고하게 자신들만의 세계를 지켜나가고 있다. 그것이 고도의 전략이든 아니면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든 한가지 분명한 건 언젠가 이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대표적인 그룹임은 분명하다.
덧붙이는 글
이 노래의 작사가는 서지음씨다. 위태로운 여중생의 감성을 잘 전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랑도 하고프지만 자신만의 성도 만들고 싶어하며 때로는 일탈도 꿈꾸는. 스스로 내 안의 중2 느낌을 철들게 하지 않는게 목표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