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hantom of the Opera (오페라의 유령) / 한국어 앨범 하이라이트
Various Artists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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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브라이트만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한 호텔에서 열린 청음회장에서였다. 오디오가 워낙 좋아서였기도 하겠지만 이전까지 그렇게 노래 잘하는 가수를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감탄했다. 그 때 All I Ask of You(나의 바람은 그대뿐, 이 번역도 참 멋있다)도 들었는데 이 곡이 오페라의 유령에 나온 곡임은 나중에 알았다. 당연히 그가 나온 오리지널 음반도 듣고 디브이디도 구입하였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뮤지컬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된 데에는 사라의 역할도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오페라의 유령은 여전히 매력적인 뮤지컬이다. 올해에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공연이 이루어졌을 정도로. 


이 음반은 한국인들만 출연하여 만들었다. 영어버전을 제외하고는 최초다. 그만큼 실력이 빼어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의 애정이나 열정이 컸다는 반증이다. 다소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처음부터 우리 귀에 익숙한 말을 들었을 때의 감동은 사소한 단점은 커버하고도 남는다. 다만 아쉽다면 하이라이트가 아니라 전곡을 다 담은 음반이었다면 더 좋았을 뻔 했다. 소개지도 단순한 가사해설이 아니라 보다 다양한 이야기거리를 실어 소장가치를 높일 필요도 있었는데. 그래도 이렇게나마 음반으로 발매해준 유니버설 사에 감사를 전한다. 참고로 유령은 윤영석, 크리스틴은 이혜경, 라울은 류정한이 맡아 열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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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Mozart [뮤지컬 모차르트] O.S.T - [Original Cast]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노래 / Polydor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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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기이한 일이 많다. 모차르트를 둘러싼 갖가지 일화도 그 중 하나다. 어떻게 30대 초반에 삶을 마감한 음악가가가 그토록 많은 곡을, 그것도 장르불문하고, 썼고 대부분 명곡일 수 있었을까? 오늘날로 치면 록, 힙합, 레게, 더 나아가 트로트까지 작사 작곡하고 죄다 차트 1등에 올린 셈이랄까? 그의 삶 또한 독특했다. 아버지의 훈육과 학대, 아내의 푼수끼(?), 주변 지인들의 질투까지 하나의 이야기로서도 충분한 생이었다. 영화 <아마데우스>는 이런 사실에 바탕해 창작의 날개를 달아 만든 명작이었다. 그렇다면 뮤지컬은? 당연히 나와야 마땅한데 그 거대한 작업을 미하엘 쿤체가 해냈다. 체코 출신의 그는 독일에서 뮤지컬로 잔뼈가 굵었는데 영미계통의 감미로운 선율과 달리 매우 직선적이고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실 이 뮤지컬은 전체를 보기 전에 <황금별>을 듣고 먼저 반해버렸다. 내친김에 오리지널 캐스팅 음반까지. 브로드웨이나 이스트 엔드처럼 하이라이트와 전 녹음을 분리하여 장삿속을 채우기보다 한 음반에 24곡을 꽉꽉 채워넣은 점도 마음에 든다. <황금별>뿐만 아니라 <내 운명 피하고 싶어>나 <난 예술가의 아내라> 등을 원곡으로 감상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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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비시 에브리원에서 매주 월요일 밤 8시 30분에 방영중인 요트원정대 


넘실대는 바닷물을 화면 가득 실컷 본 게 언제 적인가?


아무리 인터넷의 발달로 나라와 나라가 가까워졌다고 해도 다른 국가나 문화에 대한 관심은 수그러들지 않는다.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해외여행을 나가는 사람들을 보라.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보통 배짱이 아닌 다음에야 지금 시국에 외국에 나갈 엄두를 내기란 어렵다. 설령 간다고 하더라도 2주간 자가 격리는 기본이니. 덕분에(?) 그 많던 여행프로그램도 싹 다 없어졌다. 대신 국내를 돌아다니는 식으로 대체가 되긴 했는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갑자기 확진자수가 늘어나서다. 더 이상 여행 관련 방송은 못 보겠다고 포기하려는데 뜻밖의 대박 작품이 탄생했다. 이래서 하늘에도 솟아날 구멍이 있는 것인가? 


주인공은 엠비시 에브리원의 <요트 원정대>다. 말 그대로 요트를 타고 바다를 항해하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남십자성을 보고 돌아오는 것인데, 특정 국가를 방문하는 일정이 아니니 걸림돌도 없다. 오로지 바다를 떠돌다 올 뿐이다. 우연한 기회에 첫 회를 보고 바로 반해버렸다.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가친 파도와 싸우는 다큐에 가까웠다. 함께 하는 이들도 배우, 가수, 아트창작자 등 어울릴 듯 어울리기 힘든 조합이라 도리어 흥미를 끌었다. 곧 적당한 긴장과 갈등이 있었다. 실제로 진구와 송호준 사이에는 묘한 불편함이 있어 보는 이들도 덩달아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한다. 초반에 기세등등하던 최시원이 멀미에 혼비백산하고 반면 배 울렁증이 심하던 진구는 의연하게 변화하는 반전라마도 재미있었다. 결벽증에 강박증이 덧붙여진 장기하의 모습도 의외였다. 그럼에도 역시 주인공은 바다. 저렇게 넘실대는 바닷물을 화면 가득 실컷 본 게 언제 적인가? 역설적으로 그들이 사투를 할수록 시청자는 손에 땀을 쥐게 된다. 이제 겨우 2회밖에 방영되지 않았지만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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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편히 묵기에는 최고인 


제주 더 큐브 리조트


여행이든 출장이든 집 바깥에 나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불편함 때문만은 아니다. 마음에 드는 숙소를 찾기 어려워서다. 일단 호텔은 너무 비싸다. 그렇다고 여관을 가자니,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못내 찜찜하다. 대안은 하룻밤 자는데 4~5만 원 내는 모텔인데 이게 좀 어정쩡하다. 한창 취재를 다닐 때 이용한 적이 있는데 마음 편히 잠을 청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방음이 안 되는 것은 기본이고 청결하지도 않고 주변도 어수선했다. 오죽했으면 서울에서 창원까지 가서 당일날 다시 올라왔겠는가? 그 다음 행선지는 부산이었는데. 아무튼 숙소에 대한 악몽 때문에 국내 여행을 꺼려했다.


그러나 작년부터는 마음이 바뀌었다. 잘 찾아보면 합리적인 가격에 편안하게 묵을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이를테면 온양관광호텔도 비싸지 않는 가격이지만 깔끔했고 송도의 홀리데이인 같은 경우도 중저가지만 쾌적했다. 특히 작년에 들른 설악산 인근의 오색그린야드호텔은 스무 평이 넘는 방을 매우 싼 가격에 묵어 만족도가 높았다.


올해 제주를 가게 되면서 고른 장소는 더큐브제주리조트다. 주변이 다소 황량하고 편의시설이 없다는 점을 빼고는 가성비가 좋다는 평을 보고 선택을 했다. 당초 하루만 묵고 다음 날은 북제주에서 다른 숙소를 잡으려고 했는데 어차피 렌터카로 이동하니까 내리 이틀을 투숙하기로 했다. A, B, C 세 개의 동이 있는데 다행히 A동으로 안내를 받았다. 앞 전망이 막히는 곳이 없어 멀리 바다까지 볼 수 있었다. 실내도 깔끔했고 화장실도 널찍했고 침대도 킹사이즈라 편안했고 소파와 의자까지 있어 시설은 합격이었다. 외진 곳이라고 했지만 차로 이동해보니 서귀포나 중문을 10분에서 15분 내외로 오고가는 것이 가능했다. 리조트 구조라 실내에서 음식도 해먹을 수 있지만(주방도구들도 만 원 내면 빌려준다) 인근 이마트나 올레시장에서 장을 보고 가져와서 먹어도 상관이 없었다. 부대시설은 운동기구가 있는 방 하나. 식당. 편의점으로 단출했지만 주로 관광을 하고 돌아와 잠만 청하는 사람들에게는 별 불편함이 없었다. 와이파이도 잘 터지고 티브이도 50인치라 큼지막했다. 


무엇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좋았다. 제주도내 비슷한 규모의 방에 비해서는 거의 절반가까이 쌌다. 물론 성수기와 비수기, 그리고 요일에 따라 가격은 조금씩 다르다. 제주공항까지는 차로 약 한 시간 거리다. 참고로 조식은 권하지 않는다. 프로모션 기간이라 일인당 만 천원을 받는데 정직하게 말해 이 가격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또한 로비는 물론 복도에서도 계속 음악소리가 흘러나오는데 이것도 은근히 거슬린다. 줄여달라고 말을 하기는 했지만. 참고로 늦은 밤시간에는 꺼준다. 


* 이 글은 해당 업체를 포함한 어떠한 단체나 기관의 후원 없이 썼습니다. 직접 이용해보고 정보차원에서 올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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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가타 미스터리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76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강호걸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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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면 무얼 하며 시간을 보낼까 고민하며 젊은 나날을 보내는 사람은 없다. 지금도 바빠 죽겠는데 무슨 뭐 그냥 적당히 편하게. 나는 좀 달랐다. 언젠가 시간이 태산처럼 많아지면 읽고 싶은 책들을 잔뜩 봐야지. 일단 지금은 모아두자. 돈 대신 북으로. 새 책 헌 책 가리지 말고 사자. 그 중에는 해문 출판사의 아가사 크리스티 전집도 있었다. 적당한 분량으로 심심할 때 꺼내 먹듯 읽기 딱 좋은 책이니까. 어제도 그랬다. 대충 지하철에서 보낼 시간을 계산해보니 단편집이 눈에 들어왔다. 게다가 마플, 포와로, 파커 파인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니 고르고 말고 할 필요조차 없었다. 


이 책은 10개의 단편을 담고 있다. 이곳저곳에 실은 글을 하나의 단행본으로 만든 것이라 짜임새는 덜하지만 읽기에 괴로운 수준은 아니다. 기호에 따라 골라 읽으면 된다. 나야 마플팬이니까 당연히 ‘마플 양, 이야기를 하다’부터 보았다. 심심한 듯 하지만 조근조근 사건을 쪼아가는 특유의 매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있다. 아쉽게도 마플은 이번 한번 뿐이다. 대신 파커의 단편이 많은 편이다. 섬뜩한 사건보다 실생활 전문 해결사다운 파커의 매력은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기 어렵다. 그럼에도 가장 재미있는 글은 포와로가 등장하는 ‘당신은 정원을 어떻게 가꾸시나요?’다. 포와로는 귀족들의 내면을 꿰뚫어보고 그들의 허상을 벗겨나가는데. 앗, 여기까지만. 지루한 장마 끝에 맞이한 찜통더위. 코로나 19의 재확산과 태풍으로 심란하다. 다행히 바비는 한반도를 비껴갔지만 조만간 또 다른 녀석이 올라온다고 하니. 이럴 땐 냉커피 한 잔 타서 홀짝거리며 선풍기 앞 탁자에 발을 올려놓고 크리스티에 빠져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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